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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1년'하고 '1경기' 검증...보스턴은 왜 크로셰에 2500억 태웠나→"매년 우승 도전하기 위해"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판도를 흔들 준비를 시작했다. 개럿 크로셰(26)와 연장 계약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미국 ESPN, 디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지난 1일(한국시간) 크로셰가 보스턴과 6년 1억 7000만 달러(2502억원) 조건에 연장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해당 계약은 2026년부터 시작되고, 2030시즌을 마친 뒤 선수가 옵트아웃(계약 파기 후 FA 선언)을 행사할 수 있다.크로셰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202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크로셰는 부상과 성장통을 겪다가 지난해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떠올랐다. 최고 100마일(161㎞/h) 강속구를 던지는 그는 커터로 기록되지만 슬라이더에 가까운 변화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지난해 32경기에 선발 등판, 6승 12패 평균자책점 3.58을 남겼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이 2.69일 정도로 투구의 질이 빼어났다. 크로셰의 퍼포먼스에도 화이트삭스는 MLB 전체 최하위에 머물렀다. 화이트삭스는 현재보다 미래가 필요했고, 현재가 필요한 보스턴이 접근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보스턴이 포수 카일 틸(트레이드 기준 MLB닷컴 유망주 랭킹 25위) 외야수 브랜든 몽고메리(전미 54위) 내야수 체이스 메이드로스(보스턴 팀 내 11위) 오른손 투수 위켈맨 곤잘레스(보스턴 팀 내 14위)를 화이트삭스에 내주고 크로셰를 차지했다.보스턴이 크로셰에게 기대하는 건 황금 세대를 이끌 에이스다. 크로셰 트레이드에 유망주를 유출했는데도 보스턴은 젊은 야수 자원이 많다. 지난해 타율 0.285 OPS(출루율+장타율) 0.834 21홈런 2루타 48개를 기록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8.7(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을 기록한 재런 듀란과 함께 전미 유망주 2위 로만 앤서니, 6위 크리스티안 캠벨, 11위 마르셀로 마이어가 MLB에서 활약할 준비를 마쳤다. 켐벨은 개막에 맞춰 데뷔했고 나머지 2명도 시즌 내 콜업이 유력하다. 다만 뛰어난 유망주 풀에도 1선발을 맡을 에이스가 부족했다. 크로셰는 보스턴의 기대에 부응할 구위를 갖췄다. 다만 불안 요소가 있다. 보스턴도 이를 안다. 디애슬레틱은 "크레익 브레슬로 보스턴 단장은 이번 계약의 위험 요소를 안다. 크로셰는 빅리그 로테이션에서 단 한 시즌을 뛴 것(보스턴 이적 후는 1경기)뿐이다. 지난해 32번의 선발 등판 중 7월 2일 이후 등판에선 4이닝 이상 던진 적이 없을 정도로 투구를 엄격히 제한헸다"고 설명했다.매체에 따르면 브레슬로 단장은 "이러한 유형의 계약은 항상 위험이 따른다. 우리도 이를 안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25세(현지 기준)의 엘리트 선발 투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 믿고, 전성기를 기다리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가 해낸 일뿐 아니라 할 수 있는 일까지 지켜보고 있다"고 기대했다. 크로셰와 계약은 시작에 불과하다. 보스턴은 크로셰 외에도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3년 1억 2000만 달러에 영입한 바 있다. 현재 보스턴의 팀 페이롤은 2억 5000만 달러로 사치세 기준을 초과했다. 더 이상 돈을 아낄 이유가 없어진 상황. 앞으로는 젊은 선수들과 연장 계약도 추진해야 한다.디애슬레틱은 "보스턴은 이제 젊은 야수들의 재능도 확보해야 한다. 빌리 아브레이우, 듀란, 트리스톤 카사스 등과 연장일 수도 있고 캠벨, 마이어, 앤서니와 연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높다"며 "이미 지난 주말 캠벨은 구단과 연장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브레슬로 단장은 "이번 계약이 매년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지구 우승을 놓고 경쟁하는 지속 가능하며 건강한 조직을 위한 하나의 계단이 되길 바란다"고 다짐했다. 보스턴이 올라오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판도도 변한다. 앞서 2021년엔 탬파베이 레이스가, 2022년과 2024년은 뉴욕 양키스, 2023년은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지구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보스턴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이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거로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4.02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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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김혜성과 만난 최지만...동산고 3호 빅리거 등장 기원

김혜성(26·LA 다저스)이 고교 동문이자 빅리그 선배 최지만(34)을 만났다. 최지만은 24일(한국시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김혜성과 만나 함께 포즈를 취하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배경은 한식당. 최지만은 '"대동산고" 가자!!'라는 문구도 함께 게재했다. 김혜성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진행 중인 소속팀 다저스의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시범경기에 출전, 이날까지 세 경기를 소화했다.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는 첫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최지만은 빅리그 구단과의 계약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까지 KBO리그 팀 LG 트윈스의 배려 속에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더언 스쿨 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최지만과 김혜성은 인천 동산고 동문이다. 1945년 창단한 동산고는 4대 메이저 대회(대통령배·청룡기·황금사자기·봉황대기)에서만 10번 우승한 인천 고교 야구 명문이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현 한화 이글스)이 졸업한 학교로 알려졌고, 최지만도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고, 2016년 LG 에인절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하며 학교를 빛냈다. 김혜성이 2025 MLB 정규시즌에 데뷔하면 역대 28번째 '한국인 빅리거'로 이름을 올린다. 동산고 졸업생으로는 역대 세 번째 빅리거가 된다. 한편 최지만은 최근 국내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병역을 소화한 뒤 KBO리그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전한 바 있다. 최지만은 2023시즌까지 빅리그에서만 통산 525경기에 출전, 타율 0.234(1567타수 367안타) 67홈런 238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이었던 2020년, 한국인 야수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기도 했다. 현재 뉴욕 양키스 에이스 개릿 콜을 상대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15년 넘는 미국 무대에서의 도전을 마치고 새 출발을 노리고 있다. 그런 최지만이기에 김혜성에게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을 해줬을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2.25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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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 소토+에이스 투수까지?…'리빌딩 이즈 오버' 준비하는 보스턴

2020년부터 5시즌 동안 팀 쇄신에 들어갔던 보스턴 레드 삭스의 올 겨울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각종 최대어와 모두 연결되면서 대대적 전력 보강을 노리는 중이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보스턴이 소토에게 첫 제안을 했다고 전해졌다. 보스턴은 추가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온 에이스급 선발 투수들도 보스턴에 오도록 설득 중"이라고 전했다.MLB닷컴에 따르면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최근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보스턴이 블레이크 스넬, 맥스 프리드와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스넬과 프리드는 이번 겨울 투수 최대어들이다. 지난 2018년 아메리칸리그, 2023년 내셔널리그에서 각각 사이영상을 수상한 스넬은 지난겨울 대형 계약을 맺는 데 실패했으나 단기 계약을 맺고도 올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12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6시즌 동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꾸준히 활약한 프리드는 올해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25를 남겼다.보스턴이 영입을 준비 중인 선수는 이들만 있는 게 아니다. 지역 매체 매스라이브는 앞서 16일 보스턴 수뇌부가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후안 소토와도 만났다고 전한 바 있다.매체에 따르면 소토와 구단의 미팅은 3시간 가량 진행됐고, 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으나 나쁘지 않은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보스턴 측은 소토가 데이빗 오티즈 등 보스턴의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 선배들의 뒤를 이을 수 있다고 프레젠테이션을 펼쳤다. 소토 역시 이를 마음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이 전력 보강에 나서는 이유가 있다. 지난 2018년 월드시리즈에 우승한 보스턴은 2019시즌 종료 후 무키 베츠와 데이빗 프라이스를 다저스에 트레이드시키며 연봉 감축에 나섰다. 이후 2021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오르긴 했으나 팀 연봉 유동성은 계속 유지했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 스타 젠더 보가츠가 나갔고, 빈자리를 대체할 트레버 스토리나 요시다 마사타카 영입 등은 실패에 가까웠다.인고의 시간 끝에 보스턴은 미래를 얻었다. 2024년 기준 MLB 전체 유망주 랭킹 톱 100에서 보스턴은 7위 로만 앤서니, 7위 마르셀로 메이어, 10위 크리스티안 캠벨, 25위 카일 틸을 포함해 6명이나 100위 안에 넣었다. 올해 성적은 정규시즌 81승 81패로 딱 5할 승률을 맞췄다. 나쁘지 않지만, 우승 도전을 하기엔 아직 현재 전력이 미약하다.황금 세대와 진격할 때가 된 만큼 보스턴은 강점도 더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MLB닷컴은 "보스턴 선발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공동 7위(3.81)를 기록했다. 다음 시즌 복귀하는 브라이언 벨로, 태너 하욱, 커터 크로포드도 있다. (FA인) 닉 피베타도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면 돌아올 수 있다"며 "하지만 스넬이나 프리드가 추가된다면 보스턴은 2024년 부족했던 두 가지를 얻을 수 있다. 왼손, 그리고 진정한(수준 높은) 에이스다"라고 전했다. 보스턴이 소토, 그리고 에이스급 선발 투수 1명을 추가하게 된다면 라이벌 뉴욕 양키스에 대해서는 '완벽한 한 방'을 날리는 셈이 된다. 양키스는 올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정상에 올랐고 2009년 이후 첫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했다. 다만 우승엔 실패했다.양키스가 우승을 위해 여러 유망주를 내주고 데려왔던 게 바로 소토다. 내년 시즌에도 그가 필요한 양키스는 당연히 보스턴과 함께 소토 영입전에 뛰어든 상태다. 만약 보스턴이 양키스를 제치고 소토 영입에 성공한다면 올해 라이벌 매치를 더 뜨겁게 달구기 충분한 소재다.만약 새로 영입한 선수들과 함께 우승까지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다. 양키스는 2001년 이후 2009년 한 차례만 우승에 성공했다. 반면 보스턴은 1918년 이후 우승이 없다가 2004년 정상에 올랐고, 이후 2007, 2013, 2018년 세 차례나 다시 우승 반지를 손가락에 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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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닷컴 "오타니, 겨우 6년 뛰었지만…명예의 전당 못 가는 것 상상 어려워"

"그가 쿠퍼스 타운에서 불멸의 존재로 마무리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기가 어렵다."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겨우 6년만 뛰고도 향후 유력한 명예의 전당 입성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7일(한국시간) "2024년 선수들 중 40명의 잠재적인 명예의 전당 후보"라며 오타니를 그들 중 하나로 꼽았다. 40명으로 묶은 건 이유가 있다. 향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들이 1955년부터 1995년 사이 매년 평균 39명이 뛰었기 때문이다.매체는 "오타니를 빼고도 이 명단을 만들 수 있다. 그는 MLB에서 단 6시즌만 보내 입성 조건인 10년을 채우지 못했다. 아직 다저스에 적응을 마치지도 않았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는 걸 고려하면 투타겸업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하지만 이미 충분한 활약을 했다는 칭찬을 덧붙였다. 매체는 "오타니는 두 개의 MVP(최우수선수)와 신인왕을 탔고, 베이브 루스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 끝없이 찬사를 받는다. 오타니가 향후 뛰어난 활약을 펼쳐 뉴욕 북부(쿠퍼스타운)에서 불멸의 존재로 마무리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기가 어렵다"고 그의 입성을 낙관했다. 매체의 극찬처럼 오타니는 이미 '황금의 3년'을 만든 바 있다. 2018년 투타겸업으로 신인왕을 수상한 오타니는 2021년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첫 MVP를 수상했다. 이어 2022년 타자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MVP 2위에 오른 오타니는 지난해 타자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투수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두 번째 MVP 트로피를 들었다. 3년 연속 MVP 투표 2위 이내를 기록했고, 두 차례 수상 모두 만장일치로 이뤄냈다. 만장일치 2회는 역대 최초 기록이다.오타니와 '데뷔 동기'인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비교하면 상당한 극찬이다. MLB닷컴은 두 선수를 "이들을 전설이라 부르는 게 아주 이르지는 않다"고 분류했다. 매체는 "그들의 커리어가 어떻게 기억될지 확실히 안다고 말하기는 좀 이르다.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아드리안 벨트레는 30대 중반까지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출발'을 잘 했다는 정도의 칭찬인 셈이다.특히 비슷한 세대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가져와 "타티스도 과거 이 그룹에 있었다. 아직 25살이라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재능 있는 선수가 낙오되려면 부상이나 경기 외적인 문제가 필요하다. 그는 두 가지를 모두 겪었다. 아직 돌아올 수 있지만, 그러려면 멀었다"고 전했다. 타티스는 지난 2022년 교통사고와 약물 사용을 연달아 일으켜 논란을 빚었다. 한편 MLB닷컴은 가장 입성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를 꼽았다. 아직 올해 소속팀을 못 찾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조이 보토는 그 다음 그룹으로 묶었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다저스), 폴 골드슈미트, 놀란 아레나도(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0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도 한 그룹으로 묶여 소개됐다.매체는 이들 외에도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홀리데이(볼티모어 오리올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 등 신인급 선수들도 후보로 두루 꼽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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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세대' 갖춘 시애틀, 이치로 시절 이후 '21년 만에' 가을 무대 복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가 21년 만에 가을야구에 참여한다. 무려 스즈키 이치로(49)의 신인 시절 이후 처음이다. 시애틀은 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86승 70패를 기록한 시애틀은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자격 획득을 확정했다. 시애틀은 8회까지 오클랜드와 1-1로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그러나 9회 말 2사 상황에서 대타로 출전한 칼 롤리가 끝내기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선발 투수 로건 길버트가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이어준 덕분에 만든 승리였다. 무려 21년 만에 나온 포스트시즌 티켓이다. 시애틀은 지난 2001년 116승으로 MLB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162경기 체제에서 116승은 오직 시애틀만 이룬 대기록이다. 그러나 당시 AL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패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은 이루지 못했다. 당시 시애틀의 질주를 이끌었던 리드오프가 바로 이치로다. 이치로는 그해 활약으로 AL 신인왕은 물론 타격왕(타율 0.350) 최다안타(242안타) 도루왕(56도루)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결국 AL MVP(최우수선수)까지 손에 넣었다. 그러나 시애틀은 이후 PS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치로는 10년 연속 200안타와 골드글러브 수상을 이루며 레전드가 됐으나 팀 전력은 같은 지구 팀들에게 밀렸다. 역시 레전드로 꼽히던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2005년 데뷔해 2019년 시애틀에서의 커리어를 마칠 때까지 단 한 번도 PS를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리 디포토 사장이 부임한 후 유망주를 꾸준히 수급했고, 이들이 지난해부터 동시 폭발하기 시작했고, 올 시즌 가을야구로 향하는 주축이 됐다. 1일 경기에서 호투한 길버트, 유망주 시절 제구력 평가 80점 만점을 받은 조지 커비 등 영건 에이스들을 여럿 갖췄고, 야수진에서는 2022년 AL 신인왕이 확정적인 5툴 플레이어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와 장타력을 갖춘 타이 프랑스 등이 두루 활약하고 있다. 로비 레이, 루이스 카스티요등 외부에서 영입한 에이스급 투수들도 시애틀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남은 건 포스트시즌에서 성과다. 시애틀은 지구 우승만 세 차례 경험했을 뿐 월드시리즈 우승은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같은 지구에 AL 대표 강팀 휴스턴이 있지만, 황금 세대가 만들어진 만큼 더 높은 곳을 향할 동력은 충분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1 16:50
메이저리그

'양키스 황금 불펜 주역' 베탄시스, 다저스 재기 실패→은퇴

뉴욕 양키스를 대표하던 필승조 델린 베탄시스(34)가 유니폼을 벗는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은 18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전 올스타 구원 투수 베탄시스가 은퇴했다'고 전했다. 베탄시스는 지난 4월 LA 다저스와 계약했지만,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15경기 평균자책점이 11.08로 좋지 않았다. 심지어 마이너리그 최저 레벨인 루키리그에서도 4경기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 시즌 마이너리그 평균자책점이 10.26으로 높다. 2011년 양키스 소속으로 빅리그 데뷔한 베탄시스는 2014년 센세이션한 활약을 펼쳤다. 70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40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4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되며 양키스 필승조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앤드류 밀러-아롤디스 채프먼과 함께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을 이끈 주역이다. 하지만 2019년 3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12월 뉴욕 메츠와 1년 계약하며 양키스를 떠났지만, 그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잔부상이 시달리며 2020년 15경기 등판(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6월 어깨 수술을 받고 조기에 시즌 아웃됐다. 다저스에서 재기를 노렸지만 결국 은퇴로 귀결됐다. 베탄시스의 빅리그 통산(10년) 성적은 21승 23패 121홀드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이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18 17:38
야구

든든한 KT의 버팀목…'수원의 엘 두케' 데스파이네

'엘 두케' 올란도 에르난데스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오른손 투수다. 1998년 서른세 살의 늦은 나이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해 2007년까지 통산 90승을 기록했다. 뉴욕 양키스의 황금기를 이끌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4개나 챙겼다. 투구 시 왼 무릎을 어깨높이까지 올리는 하이 키킹 동작으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투구 밸런스 때문에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그만의 시그니처였다. 그뿐만 아니라 주자 상황에 따라 팔 각도와 구속, 구종까지 달리했다. 몬트리올 엑스포스 포수 크리스 위저는 "에르난데스는 예측할 수 없는 투수"라고 했다. KT 위즈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4)는 '수원의 엘 두케'다. 에르난데스와 같은 쿠바 출신으로 투구 시 왼 무릎이 어깨높이까지 올라가는 것도 닮았다. 에르난데스만큼은 아니어도 KBO리그 보기 드문 하이 키킹 투구폼을 사용한다. 한 타자는 "원 투에 타격해야 하는데 원 투 쓰리까지 되는 느낌"이라며 "타격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중 오버핸드로 던지다가 갑자기 스리쿼터로 바꿔 타자를 혼란스럽게 하는 '변칙 투구'도 에르난데스와 판박이다. MLB 시절부터 위력을 인정받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데릭 노리스는 데스파이네에 대해 "앵글을 잡기 힘든 선수"라고 말했다. 그만큼 공이 어느 각도에서 날아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까다로운 하이 키킹 투구폼에 투구 각을 달리해 기술적으로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종을 다양하게 만든다. 대런 발슬리 전 샌디에이고 투수 코치는 "데스파이네는 정말 독특하다"며 타자를 상대하는 12가지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데스파이네는 "모든 구종을 던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데스파이네는 올 시즌 평균구속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직구·27.7%)에 투심 패스트볼(23.1%) 컷 패스트볼(11.4%) 커브(22%) 체인지업(15.8%)을 섞었다. 특정 구종에 편식하지 않는다. 이충무 KT 스카우트 팀장은 "다양한 변화구와 이닝 소화 능력을 갖췄다. 미국에 있을 때는 언제든지 나가서 던질 수 있는 이른바 '고무팔'에 가까운 선수였다. 여기에 구속까지 갖췄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데스파이네는 1선발의 자질을 90% 이상 갖췄다. 게임을 운영할 줄 안다. 타자를 쉽게 상대한다"고 했다. 2020년 KT와 계약한 데스파이네는 어깨가 무거웠다. 11승을 기록하고 팀을 떠난 라울 알칸타라(현 한신 타이거즈)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년 연속 리그 최다 이닝 투수가 되며 연평균 14승(15승→13승)을 책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려 20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불펜 소모를 줄여주며 확실한 '1승 카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에이스의 입지가 좁아졌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워낙 페이스가 좋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1위를 결정하는 단판 승부(타이 브레이커)는 물론이고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 선발 등판도 쿠에바스였다.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가 쿠에바스 쪽에 쏠렸지만 데스파이네는 크기 신경 쓰지 않았다. 17일 열린 KS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동안 2피안타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으며 팀의 시리즈 3연승을 이끌었다. 항상 그랬듯 묵묵하게 마운드 위에서 제 몫을 다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11.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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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동 4위' NYY 단장, "최악의 상황, 박효준 승격은 해결책 아냐"

근래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뉴욕 양키스의 수장이 팀 부진을 인정하면서 박효준(25) 등 마이너리거 승격이 아닌 현 빅리그 선수들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30일(한국시간)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이 팀을 직설적으로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캐시먼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끔찍하다(We suck right now)”라며 “최악의 상태다”라고 팀의 현 상태를 직설적으로 진단했다. 최근 라이벌 보스턴과의 4연전을 모두 내준 것에 따른 대답이다. 지난 수년간 그랬고 올 시즌 역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우승 후보였던 양키스의 현 성적은 지구 4위에 불과하다. 이날 전까지 지구 선두 보스턴과의 경기 차는 7경기 반이나 벌어졌다. MLB.com은 이날 전까지 기록한 양키스의 40승 38패가 2016년 이후 가장 느린 출발이라고 전했다. 2016년 불펜 필승조였던 앤드루 밀러와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을 트레이드로 보내며 리툴링을 단행했던 양키스는 2017년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1번의 지구 우승, 4번의 포스트시즌 진출, 2번의 시즌 100승, 2번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을 이뤄냈다. 황금기에도 월드시리즈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젊은 주전 선수들이 있어 여전히 올해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계속된 주전 부상, 타자들의 부진으로 어색한 성적표를 들고 있다. 최악의 상황이지만 감독 경질은 없을 예정이다. 캐시먼 단장은 “최악인 상황을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이 상황은 에런 분 감독이나 다른 코칭 스태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경질 문제에 대해 선을 그었다. 시즌 초 감독에 대한 신임을 언급했던 그는 “전에도 말한 적 있는데 다시 말하겠다. 그들은 필요한 일을 해내고 있지만 필요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라며 “그들을 지지한다. 우리는 이 일을 함께하고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선수단도 급격한 변화는 없다. 트리플A에서 활약 중인 박효준의 콜업도 어려워질 예정이다. 캐시먼 단장은 “현재 26명의 선수 명단이 양키스가 모을 수 있는 최고의 내부 자원들이다”라며 “이곳에 있는 선수들은 더 나아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트리플A에서 타율 0.320, OPS 1.008 8홈런을 기록 중인 박효준이지만 구단 방침에 따라 빅리그 승격은 어려울 전망이다. MLB.com은 “내, 외야수 박효준과 데릭 디트리히, 외야수 트레이 앰버기 등이 트리플A 스크랜튼, 윌크스배리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캐시먼은 1군 전력을 확실히 업그레이드해주는 승격 대상자가 없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6년 같은 리툴링 개념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캐시먼은 “내부적인 수정 및 보강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면서도 “다만 어느 시점에 이르러 그럴 이유가 없어진다면 다른 방향의 대화를 해야 한다. 아직은 그럴 때는 아니다”라고 향후 성적에 따라 구단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6.3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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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번의 시즌, 282번의 경기, 2만8629개의 공… 야디&웨이노, 영혼의 짝꿍은 현재진행형

미국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의 베테랑 배터리인 야디에르 몰리나(39)와 애덤 웨인라이트(40)가 역대 배터리 최다출장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웨인라이트와 몰리나는 24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 선발 투수와 포수로 출전해 배터리를 맞췄다. 2005년부터 이적 없이 함께 뛴 두 사람은 이날까지 총 282경기에서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교체 출전까지 합치면 두 사람이 함께했던 경기는 325경기 1868이닝에 달한다. 커리어 동안 16명의 포수와 합을 맞췄던 웨인라이트지만 몰리나를 제외하면 100이닝을 넘긴 포수는 토니 크루즈 한 명(109이닝)에 불과할 정도로 커리어 전반을 몰리나와 함께 보냈다. 긴 시간을 함께 하며 팀도, 개인도 황금과 같은 시간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이 뛴 17년 동안 세인트루이스는 2006년과 2011년 두 차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내셔널 리그 우승은 3번, 중부지구 우승은 7번을 기록했다. 와일드카드 3회까지 합치면 총 10번의 가을 야구, 3번의 월드 시리즈, 2번의 우승을 함께 한 셈이다. 선수 개인으로도 웨인라이트는 3번의 올스타, 4번의 사이영 파이널리스트, 2번의 골드 글러브와 1번의 실버 슬러거를 기록했고 몰리나는 9번의 올스타, 1번의 MVP 파이널리스트, 9번의 골드 글러브, 1번의 실버 슬러거를 기록했다. 최고의 팀이었고 최고의 선수였던 셈이다. ESPN의 버스터 올니 기자는 “통계 사이트 엘리아스 스포츠에 따르면 (이날 전까지) 웨인라이트가 몰리나에게 던진 공은 2만8528개로 2000년 이후 최고 기록이다”라며 “바로 다음인 매디슨 범가너와 버스터 포지의 2만2589개보다 거의 6000개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8이닝 101구를 던지면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공은 이제 총 2만8629구에 달한다. 282경기는 역대 배터리 출장 중 공동 5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1930년부터 1946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함께 뛰었던 레드 러핑과 빌 디키가 기록한 바 있다. 한 경기만 더 나와도 공동 4위에 진입한다. 1957년에서 1967년까지 함께 뛰었던 LA 다저스의 돈 드라이스데일과 존 로세보로가 283경기를 기록했다. 커리어 막바지에 다다랐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상위 3개 배터리도 40여 경기 이내에 있다. 역대 3위는 1914년에서 1926년까지 같이 뛰었던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레드 파베르와 레이 샬크의 306경기다. 이어 전설적인 좌완 워렌 스판이 델 크랜달과 보스턴-밀워키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전신)에서 1949년부터 1963년까지에 걸쳐 316경기에 함께 출전했다. 이어 1963년부터 1975년까지 미키 롤리치와 빌 프리헌이 디트로이트에서 만든 324경기가 현재까지 역대 1위 기록을 지키고 있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5.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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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 보스턴 감독도 혀 내둘렀다···"토론토는 류현진의 날"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천적'을 또 하나 없앴다. 메이저리그(MLB) 최강으로 꼽히는 보스턴 레드삭스 타선을 올 시즌 최고 피칭으로 잠재웠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3연승으로 시즌 4승(2패)째를 올렸고, 평균자책점은 2.95에서 2.51로 낮췄다. 더 큰 수확도 있다. 보스턴은 콜로라도 로키스, 뉴욕 양키스와 함께 '3대 천적'으로 꼽히던 팀이다. 류현진은 앞선 세 차례 보스턴전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가 보스턴, 양키스와 같은 지구(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소속된 토론토로 이적하자 주위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던 이유다. 모두 기우였다. 이미 양키스 징크스를 극복한 류현진은 이날 보스턴 타선을 상대로도 에이스 위용을 뽐냈다. 지난달 21일 맞대결에서 5이닝 8피안타 4실점 한 아쉬움을 완전히 털어버렸다. 보스턴이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와 정면 대결에서도 압도적으로 이겼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강력하게 출발했다. 올 시즌 한 차례 홈런을 맞은 알렉스 버두고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다음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무사히 이닝을 끝냈다. 2회와 3회는 삼자범퇴. 일사천리로 아웃카운트를 쌓아나갔다. 4회가 처음이자 마지막 고비였다. 또다시 버두고에게 외야 오른쪽 펜스 앞까지 굴러가는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후엔 잰더 보가츠의 땅볼 타구를 토론토 유격수 보 비셋이 잡지 못해 1·3루 위기가 왔다. 이때 류현진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그는 라파엘 디버스를 내야 플라이로 유도해 3루 주자를 묶어두고 투아웃을 채웠다. 이어 크리스티안 바스케스를 외야 플라이로 잡아 실점을 막았다. 5회 첫 타자 헌터 렌프로의 큼직한 우중간 안타 때는 한 차례 수비 도움도 받았다. 토론토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레이저 송구로 렌프로를 2루에서 아웃시켰다. 이후엔 일사천리였다. 류현진은 다음 두 타자를 내야 땅볼로 솎아내고 5회를 끝냈다. 6회 또다시 유격수 실책으로 무사 1루를 맞았지만, 버두고와 보가츠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워 4회의 아쉬움을 되갚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2사 후 마지막 타자 렌프로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시즌 세 번째 7이닝 투구였다. 올 시즌 가장 많은 공(100구)을 던지면서 직구(31개), 체인지업(26개), 컷패스트볼(21개), 커브(15개) 등을 황금 분할했다. 에이스의 역투를 발판 삼아 승리한 토론토는 지구 1위 보스턴을 0.5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토론토 구단은 경기 후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감탄사를 쏟아냈다. 류현진의 이날 성적을 소개하면서 "그는 자신이 '엘리트'라는 걸 알아야 한다. 류현진의 날(Ryu's Day)이었다"고 썼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한글로 '류는 매혹적입니다'(Ryu is mesmerizing)라는 해석까지 직접 덧붙이는 정성을 보였다. 토론토 감독은 물론이고, 상대 팀 사령탑도 혀를 내둘렀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능력을 인정한다.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나 빠르게 타자들을 아웃시켰다. 류현진은 직구, 커브, 체인지업으로 우리 타선을 압도했다. 그가 현재 최고 투수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류현진도 경기 후 편안한 표정으로 화상 인터뷰를 했다. 그는 "내 컨디션과 제구가 (지난 보스턴전 등판과는) 달라서 위기 상황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몸 상태가 너무 좋다. 앞으로도 이런 이닝 수와 투구 수를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타고난 강심장으로 유명하다. 그가 위기에서 더 집중하고 강해지는 비결이다. 그는 "나도 마운드에서 긴장되고 흔들리거나 밸런스를 잃을 때가 있다. 하지만 상대를 알고, 내가 준비한 방식을 생각하고, '한 번에 너무 크게 무너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던져서 제구를 잡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경기에 3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해 2점 홈런을 쳤다.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하다 17일 복귀한 그는 두 번째 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해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탬파베이는 13-6으로 크게 이겼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5.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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