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겨우 6년만 뛰고도 향후 유력한 명예의 전당 입성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7일(한국시간) "2024년 선수들 중 40명의 잠재적인 명예의 전당 후보"라며 오타니를 그들 중 하나로 꼽았다. 40명으로 묶은 건 이유가 있다. 향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선수들이 1955년부터 1995년 사이 매년 평균 39명이 뛰었기 때문이다.
매체는 "오타니를 빼고도 이 명단을 만들 수 있다. 그는 MLB에서 단 6시즌만 보내 입성 조건인 10년을 채우지 못했다. 아직 다저스에 적응을 마치지도 않았다.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는 걸 고려하면 투타겸업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한 활약을 했다는 칭찬을 덧붙였다. 매체는 "오타니는 두 개의 MVP(최우수선수)와 신인왕을 탔고, 베이브 루스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 끝없이 찬사를 받는다. 오타니가 향후 뛰어난 활약을 펼쳐 뉴욕 북부(쿠퍼스타운)에서 불멸의 존재로 마무리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기가 어렵다"고 그의 입성을 낙관했다.
매체의 극찬처럼 오타니는 이미 '황금의 3년'을 만든 바 있다. 2018년 투타겸업으로 신인왕을 수상한 오타니는 2021년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투수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첫 MVP를 수상했다. 이어 2022년 타자로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투수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MVP 2위에 오른 오타니는 지난해 타자로 타율 0.304 44홈런 95타점, 투수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로 두 번째 MVP 트로피를 들었다. 3년 연속 MVP 투표 2위 이내를 기록했고, 두 차례 수상 모두 만장일치로 이뤄냈다. 만장일치 2회는 역대 최초 기록이다.
오타니와 '데뷔 동기'인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비교하면 상당한 극찬이다. MLB닷컴은 두 선수를 "이들을 전설이라 부르는 게 아주 이르지는 않다"고 분류했다. 매체는 "그들의 커리어가 어떻게 기억될지 확실히 안다고 말하기는 좀 이르다. (올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한) 아드리안 벨트레는 30대 중반까지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하지 않았다"면서도 "이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출발'을 잘 했다는 정도의 칭찬인 셈이다.
특히 비슷한 세대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가져와 "타티스도 과거 이 그룹에 있었다. 아직 25살이라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재능 있는 선수가 낙오되려면 부상이나 경기 외적인 문제가 필요하다. 그는 두 가지를 모두 겪었다. 아직 돌아올 수 있지만, 그러려면 멀었다"고 전했다. 타티스는 지난 2022년 교통사고와 약물 사용을 연달아 일으켜 논란을 빚었다.
한편 MLB닷컴은 가장 입성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를 꼽았다. 아직 올해 소속팀을 못 찾은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레인키, 조이 보토는 그 다음 그룹으로 묶었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상 다저스), 폴 골드슈미트, 놀란 아레나도(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0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도 한 그룹으로 묶여 소개됐다.
매체는 이들 외에도 코빈 캐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잭 홀리데이(볼티모어 오리올스)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 등 신인급 선수들도 후보로 두루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