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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가정부’, ‘식모들’ ‘차칸남자’ 이어 제목 변경할까
SBS 새 월화극 '수상한 가정부'가 방송 전부터 제목 논란에 휩싸였다. 대본에 없는 '가사도우미' 설명 장면까지 추가했지만, 여성단체 측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10일 SBS 측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최근 '가정부'라는 단어에 대한 여성단체 측의 항의를 받아들여 '제목에만 '가정부'라는 단어를 넣고, 극중 내용에는 최대한 사용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 대본에 없는 장면도 넣었다. 이성재(은상철) 가족의 옆집 아이가 최지우(박복녀)를 보고 '옆집 가정부다'고 말하자, 아이의 엄마가 '그럴 때는 '가정부'가 아니라 '가사도우미'라고 말해야 하는 거야'라고 교정해주는 장면이다. 극중 가정부라는 단어들도 가사도우미로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여성단체들은 '가정부'라는 단어를 대본 뿐 아니라, 제목에도 넣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측은 "'가정부'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 달라고 분명히 SBS 측에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다. 앞으로 추가 항의 등의 구체적인 계획은 SBS 측의 대응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SBS에 의견서를 보낸 데 이어 6일에는 서울 목동 SBS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이들은 "'가정부'는 가사노동자를 비하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용어"라며 "우리는 가사일을 전문으로 하는 가사노동자다"고 주장했다.'수상한 가정부'에 앞서 지난해에는 KBS 2TV '닥치고 패밀리'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가 비속어 및 맞춤법 논란에 휘말린 끝에 '패밀리'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제목을 변경했다. 2011년에는 KBS 2TV '식모들'이 여성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로맨스타운'으로 제목을 바꾸기도 했다. SBS 관계자는 "'수상한 도우미'나 '수상한 가사도우미'로 제목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일본 원작의 제목이 '가정부 미타'이고, 여기서 '가정부'라는 단어가 지니는 극적 효과가 있다"며 "이미 항의 내용을 최대한 접수해 극중 내용까지 바꾸고 있으니, 제목 만큼은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원호연 기자 bittersweet@joongang.co.kr 사진=SBS 제공
2013.09.11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