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위크
[진단is] 영화인들, '부국제' 보이콧 선언…누구를 위한 영화제인가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 영화인 비대위)'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범 영화인 비대위'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했다. 부산시와 영화제 측의 갈등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시작됐다. 이후 파장이 점점 커지면서 보이콧 선언까지 하게 된 셈이다.‘범영화인 비대위’는 각 단체별 회원들에게 부산국제영화제 보이콧 찬반 여부를 묻는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과반수 이상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보이콧에 찬성해 부산국제영화제 참가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이상 9개 영화 단체는 지난 4월 1일부터 일주일간 SNS와 전화설문을 통해 소속 회원 전원에게 찬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했다. 각 단체별 회원 과반수이상이 응답했고 응답자 중 90%가 넘는 회원이 보이콧에 찬성했다. 영화계가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지난 2006년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이후 10년 만이다. ‘범 영화인 비대위’는 지난 3월 21일 기자회견에선 ‘서병수 부산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 즉각 실행과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및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와 부산국제영화제 부당간섭 중단’, ‘부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 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등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에 대한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한바 있다.하지만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자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2016년 10월 6일로 예정된 부산국제영화제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지만 부산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 보장 더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영화인들이 참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산시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져 모쪼록 영화제의 정상화가 이루어지길 강력하게 바란다"고 밝혔다.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부산시는 예정대로 부산국제영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일은 10월 6일로 잡혀있다.물론 진행 과정이 쉽진 않을 듯 하다. 영화제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범 영화인 비대위'의 보이콧은 사실상 부산국제영화제를 진행하는데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갈등이 더해질 수록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의 축제가 되어야할 부산국제영화제가 누구를 위한 영화제인지 점점 정체성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점점 갈피를 못 잡고 있는 형국이다.다수의 영화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반쪽 짜리 영화제가 될지, 갈등을 봉합하고 한단계 더 발전한 영화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쉽진 않아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위기가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2016.04.18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