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평창, 안녕하십니까]北 응원단이 왜 '선수 승하차장'을 이용하나요
2018 평창겨울올림픽의 주제는 '평화올림픽'이다.북한이 참가했기에 가능한 주제였다. 서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과 북한의 현실을 넘어 스포츠와 올림픽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평화올림픽을 향한 긍정적인 시선이 있다. 한국과 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동시입장하자 많은 이들이 깊은 울림을 받았다. 외신들도 평화의 상징이라고 극찬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북한 사이에 긍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반대의 시선도 있다. 북한을 향한 '특혜'에 대한 반감이다. 그동안 북한 특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북한 선수단에게만 전용버스를 제공하고, 과도한 경호와 과잉보호 등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우려다. 한국 자원봉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와 비교되면서 논란은 커졌다.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북한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 포착됐다.이곳에서는 평화올림픽의 상징인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경기가 펼쳐졌다. 스위스와 격돌이었다. 단일팀이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북한 응원단이 빠질 수는 없는 일이다. 이 경기에서도 북한 응원단은 열띤 응원을 펼쳤다.특혜로 볼 수 있는 부분은 그들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 장소였다. 북한 응원단이 '선수 승하차장'을 이용한 것이다.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경기가 끝난 뒤 빠져 나갈 때 장소는 모두 선수 승하차장이었다.선수 승하차장은 말 그대로 경기에 뛰는 선수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올림픽의 주인공이자 가장 보호받아야 할 이들이다. 그렇기에 선수들은 그 누구의 방해와 지체 없이 경기장으로 들어설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제공받는 것이다. 선수 승하차장은 곧 선수들의 권리인 셈이다. 이런 공간을 왜 북한 응원단이 이용하는 것일까.안전을 위해서 그럴 것이다. 언론과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이해할만한 부분이다.하지만 북한 응원단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수의 고유 권한을 침범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선수 승하차장이 아닌 다른 장소를 제공했어야 했다.게다가 북한 응원단이 탄 버스는 경기 시작 전 오랜 시간 선수 승하차장에 머물러 있었다. 좁은 도로로 인해 다른 자동차들이 어렵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북한 응원단은 버스에 내리지 않은 채 대기하고 있었다.한 관계자는 "차를 빨리 빼라는 요구가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강릉아이스 아레나에 간 응원단 동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기다렸다가 만나서 꼭 같이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응원단 버스를 대기시킬 수 없었고, 결국은 먼저 입장했다.선수가 아닌 이들의 선수 승하차장 이용. 이는 분명 특혜로 지적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강릉=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8.02.1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