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270건
프로야구

대체선수→내야안타→왼손투수, 하늘도 '마황'을 도왔다 [2024올스타]

"하늘이 도왔다."이렇게 될 운명이었던가.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황성빈(27·롯데 자이언츠)이 우여곡절 끝에 2024 KBO리그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됐다. "흑역사가 돼더라도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겠다"라고 말한 그는 팬들과의 웃음을 지키며 2024 KBO 올스타전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황성빈의 올스타전 출전은 붍투명했다. 올스타전 투표에서 팬 투표 4위(83만5269표) 선수단 투표 9위(52표)로 드림 올스타 '베스트 12' 외야수 명단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외야수 에레디아(SSG 랜더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황성빈이 교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우여곡절 끝에 오른 올스타전 무대에선 펄펄 날았다. 올스타전 본 경기 전에 열린 사전 이벤트 '썸머레이스'부터 존재감을 발휘했다. 팬들과 함께 참여한 레이스에서 폭발적인 주력을 발휘하며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인터뷰에서 그는 "사전 이벤트부터 꼭 이기고 싶었다"라면서 "오늘 우승의 주역은 함께했던 어린이였다. 열심히 해준 어린이 덕분에 롯데의 이름을 가장 높이 올려둘 수 있었다"라며 인상적인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몸풀기에 불과했다. 본 경기에선 더 화끈했다. 3회 첫 타석에 나선 황성빈은 배달원 헬맷과 조끼, 오토바이까지 준비해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안타를 '배달'하는 의미의 코스프레. 오토바이를 직접 몰고 타석에 들어선 황성빈은 타석에서 1루수 왼쪽으로 흘러가는 내야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황성빈은 '배달완료'라고 써있는 쪽지를 팬들에게 선보이며 환호를 이끌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황성빈은 1루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무브'가 된 스킵 동작을 선보이며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황성빈은 시즌 중인 KIA 타이거즈전에서 좌완 투수 양현종을 정면에 두고 '갈까 말까' 스킵 동작을 선보여 투수를 당황하게 한 바 있다. 이후 김태형 롯데 감독의 당부로 해당 동작은 다시 하지 않았지만, 많은 선수가 경기 도중 이를 따라해 하나의 유쾌한 '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황성빈은 이를 재현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상대가 좌투수여서 가능했던 퍼포먼스였다. 대체 선수에서 좌완 투수 상대 출루까지, 모든 우연이 연달아 일어나 황성빈을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황성빈도 "하늘이 도왔다"라고 말했다. "시간이 부족했지만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말한 황성빈은 "앞에 주자가 없어야 하고, 내가 출루를 하면서 상대가 왼손 투수가 돼야 상황이 만들어지는데, 그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 내가 살 수 있게 내야안타가 된 것도 신기하다. 무조건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 1루수 오스틴에게 고맙다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황성빈은 올스타전 전부터 퍼포먼스상만 보고 출전을 준비했다. 경기 도중 로니 도슨(키움 히어로즈)의 탕후루 퍼포먼스와 박지환(SSG 랜더스)의 댄스 등을 보면서 불안했다고도 전했다. 황성빈은 "어제까진 도슨 형 아니면 (퍼포먼스상이) 나라고 생각했다. 경기 후반에 (박)지환이가 춤 추는 것보고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안타 치고 한 번 더 추는 것보고 (불안해서) 물 마시러 갔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지환이가 받아도 괜찮았을 것 같다. 준비도 잘한 것 같다"라며 감탄했다. 그러나 결국 퍼포먼스상은 황성빈에게 돌아갔다. 황성빈의 간절한 소원을 들은 조력자들이 있었기 때문. '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김태형 롯데 감독의 도움이 황성빈을 도왔다. 황성빈이 배달원 퍼포먼스를 할 때 옆에서 그를 도왔던 것도 김태형 감독이었고, 4회 공수교대 땐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을 위해 로진을 '신속배달' 철가방에 담아 배달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이들의 도움이 황성빈을 퍼포먼스상으로 이끌었다. 퍼포먼스상 후에도 황성빈은 뜻깊은 행동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지었다. 사전 행사인 썸머레이스에서 길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의 유니폼을 들고 나섰던 황성빈은 퍼포먼스상 인터뷰 때도 에레디아의 유니폼을 들고 나서 그의 쾌유를 기원했다. 황성빈은 "나도 부상으로 빠져봐서 (그 기분을) 안다. 빨리 회복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면서 "후반기 첫 경기가 인천 SSG전이다. 워낙 영향력이 큰 선수니 우리와의 3연전 뒤에 복귀하면 좋을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7.07 06:04
프로야구

"흑역사라도 팬들 위해서라면" 웃음 배달완료한 마황 황성빈, 올스타전도 홀렸다 [2024 올스타]

"흑역사 돼더라도 팬들을 위해서라면."'마성의' 황성빈(롯데 자이언츠)이 약속을 지켰다. 단단히 준비한 퍼포먼스, 자신을 둘러쌌던 논란까지 웃음으로 승화시키면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황성빈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남다른 끼를 선보였다. 2020년 롯데의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은 황성빈은 5년차인 올해 첫 올스타 무대를 밟았다. 올스타전 투표에서 팬 투표 4위(83만5269표) 선수단 투표 9위(52표)로 드림 올스타 '베스트 12' 외야수 명단에 뽑히지는 못했지만, 외야수 에레디아(SSG 랜더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황성빈이 교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처음으로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황성빈은 그야말로 작정하고 준비했다. 경기 전 만난 황성빈은 "퍼포먼스 상 하나 보고 왔다. 지나고 보면 흑역사가 될 수도 있는데 팬들을 웃겨드리고 싶은 그 목적 하나로, 웃음을 주고 싶어서 준비했다"라며 올스타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황성빈은 그라운드에서 약속을 지켰다. 3회 황성빈의 타석이 오자, 나눔 올스타의 1루 더그아웃 앞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등장했다. 이어 유명 배달앱 헬맷과 조끼를 입은 황성빈이 그라운드에 등장해 관중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안타를 '배달'하는 의미의 배달원 코스프레였다. 이후 황성빈은 오토바이를 직접 몰고 타석에 들어서 관중을 열광하게 했다. 이어 안타로 출루한 그는 '배달 완료'라는 쪽지를 팬들에게 선보이며 환호성을 자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루 주루 도중엔 자신의 '시그니처 무브'가 된 스킵 동작을 선보여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황성빈은 시즌 중인 KIA 타이거즈전에서 좌완 투수 양현종을 정면에 두고 '갈까 말까' 스킵 동작을 선보여 양현종을 당황하게 했다. 이후 김태형 롯데 감독의 당부로 해당 동작은 다시 하지 않았지만, 구자욱(삼성) 황재균(KT) 등이 경기 도중 이를 따라해 하나의 유쾌한 '밈'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에 황성빈은 올스타전에 이를 재현해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팬들에게 "웃음을 주겠다"는 약속을 제대로 지켰다. 한편, 황성빈은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팬들과의 '썸머 레이스'에 포수 정보근과 함께 출전해 롯데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황성빈은 "사전 이벤트부터 꼭 이기고 싶었다.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투표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면서 "오늘 우승의 주역은 함께했던 어린이였다. 열심히 해준 어린이 덕분에 롯데라는 이름을 가장 높이 올려둘 수 있었다"라며 남다른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올스타전 이벤트부터 입장, 퇴장까지 올스타전을 제대로 즐긴 '마황' 황성빈이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4.07.06 20:41
스포츠일반

미국 남자 육상 역사가 바뀌었다, 역대 최연소 16세 '괴물 유망주' 파리 간다

'육상 괴물 유망주' 퀸시 윌슨(16)이 역대 최연소 미국 남자 육상 올림픽 선수로 등극했다.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인사이드더게임즈는 '윌슨이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선발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파리 올림픽 400m 개인전 출전은 실패했지만 4x400 계주 미국 대표팀의 일원이 됐다'고 3일(한국시간) 전했다. 미국 대표팀 명단은 아직 공식 발표 전이지만 윌슨은 개인 소셜 미디어(SNS)에 '우리는 올림픽에 간다'는 단문을 올려 출전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종전 미국 남자 육상 올림픽 최연소 기록은 17세.윌슨은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과의 인터뷰에서 "(출전한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황홀했다"며 "집안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누구나 어렸을 때 올림픽에 나가는 걸 꿈 꾸기 때문에 내겐 놀라운 순간이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저스틴 게이틀린과 우사인 볼트가 맞붙는 경기를 보면서 '나도 언젠가 저 자리에 서고 싶다'고 생각한 기억이 난다"며 "엄마 아빠에게 말했고 이제 그 꿈이 이루어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 메릴랜드주 포토맥 불리스 고교에 재학 중인 윌슨은 지난달 열린 400m 대표 선발전에서 깜짝 놀랄 만한 활약을 펼쳤다. 예선에서 44.66초로 18세 이하 남자 세계 기록을 세웠고 이틀 뒤 열린 준결승에서 44.59로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결승전 6위로 개인전 출전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지만, 계주 명단에 포함됐다. 그는 천재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아 지난해 9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와 마케팅 계약하기도 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ㅊ 2024.07.03 11:19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대박은 맛에서 오지 않습니다

대체로 대박은 맛에서 오지 않습니다. 물론 맛있는 대박집이 있기는 합니다만, 대박 식당에서 맛은 부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대체로 대박은 스토리에서 옵니다. 대박에 대단한 스토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소하지만 인상적인, 더 확실하게는, 다른 식당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그 식당만의 스토리가 대박으로 이끕니다. 사장님 가족의 역사가 식당의 역사로 엮이어 있어 공간과 음식에서 사장님 가족의 역사가 묻어나면 대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취재를 해야 하는 식당이 아니면 저는 대박 식당에 잘 가지 않습니다. 대기하는 시간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여행 중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하나라도 더 보고 더 즐겨야 하는데 줄을 서서 한두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저의 여행법이 아닙니다.제 얼굴이 널리 알려지기 전이었습니다. 지역의 한 대박 식당에 줄을 선 적이 있습니다. 취재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제 앞뒤로 몰카를 몸에 장착한 피디 둘이 붙었습니다. 저는 피디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음식을 드시고 나오는 분들께 제가 이렇게 물을 겁니다. ‘맛있어요?’ 여러분은 그 반응을 담으시면 됩니다.”취재 내용은 ‘대박 식당 음식은 과연 맛있는가’였습니다. 제가 음식을 맛보고 평가를 하는 것보다는 손님들의 맛 평가를 듣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저는 판단하였습니다.저의 “맛있어요?” 하는 질문에 손님들은 대체로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음, 그래요.” “드셔보세요.” “맛은 뭐.” “헤헤.”손님들은 대박 식당이라고 하여 대단히 특별난 맛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닌 듯하였습니다. 호기심에 왔는데, 맛은 예상했던 대로 대단히 특별난 맛은 아니라는 표정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그때에 저는 몰카에다 담기라고 손님들에게 이런 질문도 했었습니다. “평범한 동네 식당에서 이 식당 음식이 나왔으면 어땠을까요?” 이런 말이 돌아왔습니다. “거길 왜 갑니까.” 맛이 아닌 그 무엇을 쫓아서 대박 식당에 왔음을 손님들 스스로 느끼고 있었습니다.대박 식당 음식을 먹으려면 음식 값 외에 적잖은 시간과 돈을 투입해야 합니다. 검색하고 움직이고 줄 서는 데에 들이는 투자입니다. 그렇게 해서 먹는 음식인데 맛이 그저 그러면 실망이 클 것입니다. 자신의 선택이 나쁘지 않았다는 위로가 필요한 타이밍입니다.“내가 선택한 것이 최고야.” 심리학에서는 이를 ‘소유효과’라고 부릅니다. 대박 식당 후기들을 살펴보면 대박 식당의 명성은 손님들의 자기 위로 덕을 가장 크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그래서, 대박 식당이 망하는 예는 드뭅니다.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거나, 원산지를 속였다거나, 음식을 재활용했다거나, 아니면 경영자들끼리 큰 다툼이 있었다거나 하지 않으면, 대박은 이어집니다. 대박 식당 음식에 대해 ‘그저 그런 맛’이라는 평가를 공개적으로 하는 손님은 극소수이고, ‘그저 그런 맛’이라는 평가가 제법 있다 하여도 대박의 대세는 누를 수가 없습니다. 스토리는 맛을 이깁니다.가격 대비 질과 양을 따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외식 경험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식업체가 70여만입니다. 저는 감당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식당 후기를 봅니다만, 살짝 꺾어서 봅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최고야” 하는 심리가 작동했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지요.마찬가지로, 제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먹을거리 생산자와 식당들을 취재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여러분께 ‘여기 맛있어요’ 하는 것도 꺾어서 들어야 합니다. 제가 “대박”을 외치면서 100점을 주면 60점 정도이겠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제가 했던 첫 대중 강연의 제목이 ‘당신의 미각을 믿지 마세요’였습니다. ‘당신’에는 당연히 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저의 미각을 믿지 않습니다. 자신의 미각을 믿는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맛의 세상을 모르거나 맛으로 야바위를 시도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4.06.27 06:59
영화

신연식 감독 “‘삼식이 삼촌’ 시즌2, 이야기는 나눠봤지만…” [인터뷰②]

신연식 감독이 대단원을 내린 ‘삼식이 삼촌’에 얽힌 제작 비화를 밝혔다.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의 신연식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신연식 감독은 ‘삼식이 삼촌’의 후속작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저는 시즌2에 대해 전혀 생각 안 했으나 제작진과 촬영 중 암시하는 장면 하나라도 찍어둘지 이야기는 나눠봤다”고 밝혔다.이어 신 감독은 “이 작품의 주제를 포괄하는 건 ‘천성과 관성’이다. 이야기 구조를 거기서부터 봐주시면 된다”라며 “극 중 모든 인물들이 천성과 관성 속에 있다. (마지막으로 향해갈 때) 삼식이가 자연스럽게 뱉는 대사에 삼식이 삼촌이라는 인물의 천성과 그간 겪어온 모든 부조리가 다 포함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격동의 시기 1960년대 한국의 역사적 사건을 재구성해 글로벌 OTT 디즈니 플러스에서 선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신연식 감독은 “제 모든 작품이 그렇듯 실제 우리가 사는 삶에서 느껴지는 고통, 감정들의 원인을 주목하고 찾고 싶어서 작품을 한다”며 “개개인의 천성과 관성이 작용해 쌓이고 모여 거대한 역사의 흐름에 작용이 되는 것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답했다.그러면서 “단지 한국의 역사가 아니라, 인물의 천성과 관성이 무엇이라 서로의 감정을 저렇게 받아들이는구나, 그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아 한 사회에 작용하고 역사 흐름으로 이어지는구나 하고 봐주시면 좋겠다. 해외 시청자분들도 마찬가지”라고 당부했다.한편 ‘삼식이 삼촌’은 1960년대 하루 세 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과 국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26 12:34
프로야구

루키 손광민에서 2505안타 대타자까지...로이스터, 김무관, 허문회 그리고 강인권 있었다 [IS 피플]

"정말 많이 부족했던 내게 기회를 주신 제리 로이스터 감독님이 생각난다. 김무관 타격 코치님도 그렇다. 강인권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허문회 감독님도 많이 생각난다."시계를 잠시 2006년으로 돌려봤다. 롯데 자이언츠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작은 키의 부산고 외야수 손광민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지명했다. 부산고 시절 지역을 대표하는 타자였으나 키가 작다 보니 상위 순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프로는 치열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막 부임했던 그해 롯데는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거듭나기 시작한 때였다. 그속에서도 손광민은 기회를 얻었다. 시즌 초반인 4월 7일, 현대 유니콘스 상대 데뷔전에서 곧장 데뷔 안타를 때려냈다. 김승관의 대주자로 출전했다가 타석 기회까지 받았다.상대는 대선배 정민태(현 삼성 라이온즈 코치)였다. 19살 신인을 상대로 정민태는 변화구 승부를 노렸고, 손광민은 끈질기게 버티다 역전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18시즌에 걸쳐 수없이 나올 안타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었다. 그는 이듬해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8년 타율 0.303을 기록한 뒤 2009년 이름을 손아섭으로 개명했다. 2010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규정 타석을 채우면서 타율 0.306 11홈런을 때려냈다. 역대 최고로 꼽히는 2010년 롯데 타선에서 당당히 한 축을 맡았다. 2505개의 안타를 때려냈던 날, 손아섭은 그때를 추억했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통산 2505번째 안타를 기록, KBO리그 역대 가장 많은 통산 안타를 때려낸 그는 경기 후 기억나던 지도자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당시 김무관 타격 코치를 꼽았다. 손아섭은 "정말 많이 부족한 선수였던 내게 기회를 주셨던 로이스터 감독님이 생각나다"며 "김무관 코치님도 그렇다. 신인 때 내 스윙을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했다.감독, 특히 1년 차 감독은 베테랑을 믿고 가는 법이 많다. '노 피어'로 유명했던 로이스터 감독은 조금 달랐다. 선수 기용에 선입견을 줄였고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로 유명했다. 로이스터를 만나기 전까지 '미완'이었던 많은 선수들이 그와 함께 롯데를 대표하는 '황금 세대'로 성장했다. 2007~2010년 로이스터 감독과 함께 뛴 선수들은 이후 10년 넘게 롯데를 지켜냈다.그때 김무관 코치와 만난 스윙이 지금의 손아섭을 있게 했다. 손아섭은 "어릴 때 난 신체조건이 정말 많이 부족했다. 그 부분들을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내 작은 체격을 커버할 수 있는 스윙을 많이 연구하면서 나만의 스윙을 만들었다"고 떠올렸다. 롱런에는 계기가 필요하다. 영원히 스무살 손아섭의 자산으로 버틸 순 없었다. 손아섭에게도 위기가 왔었고, 그는 그걸 이겨내고 지난해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 2505안타를 쳐낸 원동력 중 하나다. 롯데에서 만났던 허문회 감독, 그리고 NC로 이적 후 자신을 믿어준 강인권 감독에게 고마웠던 이유다.손아섭은 강 감독에 대해 "내가 부진할 때도 끝까지 믿어주시고, 경기에 내보내셨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허 감독에 대해선 "당시 허 감독님을 만난 후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오는 분이다. 내가 야구적인 생각을 새롭게 할 수 있게 해주셨다. 내게서 야구라는 부분을 바꿀 수 있게 도와주셨던 분"이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1 09:02
프로야구

'2505안타' 신기록 새 역사 손아섭...'전설' 박용택의 축하 받으며 '안타왕' 올랐다 [IS 잠실]

NC 다이노스 손아섭(36)이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의 숫자를 새로 썼다. 이전 기록 보유자였던 '레전드' 박용택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의 축하를 받으며 KBO리그의 새 역사가 됐다.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6회 초 라울 알칸타라가 던진 6구를 가볍게 밀어 3-유간으로 보냈다. 좌전 안타.이 안타로 손아섭은 개인 통산 안타의 숫자를 전날 2504개에서 2505개로 늘렸다. 박용택이 LG 트윈스 시절 세웠던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의 숫자 2504개를 넘긴 신기록이다. 역사는 수원에서 시작됐다. 손아섭은 2007년 4월 7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2015년 2월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000안타 고지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대기록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8년 7월 11일 포함 삼성전에서 1500안타를 때린 그는 2021년 7월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마침내 2000안타 고지에 올랐다. 33세 3개월 22일, 최연소이자 최소 경기 기록이었다. 그리고 첫 안타를 친 후 17년 2개월 13일, 6284일 만에 마침내 통산 최다 안타의 새 역사가 쓰여졌다.200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손아섭은 커리어 내내 3할 타율과 정교함의 상징으로 주목 받았다. 19일 기준 통산 타율 0.321을 기록한 그는 지난해도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신기록을 위해 손아섭의 타석 때마다 특수 표시를 남긴 공을 사용하며 대기록 달성을 준비했다. NC 구단은 경기 전 임선남 NC 단장과 강인권 감독, 두산 선수단 대표, 그리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라운드로 나와 손아섭의 기록을 축하할 거로 전했다. 경기를 중단시키고 싶지 않아 한 손아섭의 의사를 존중해 시상식은 손아섭이 안타 후 득점하거나 아웃돼 더그아웃으로 돌아올 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이날 손아섭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박용택 위원도 손아섭처럼 신기록 당시 이전 기록 보유자의 축하를 받았다. 박 위원은 선수 시절이던 2018년 통산 2319안타를 친 후 2318안타를 기록했던 양 위원에게 축하를 받은 바 있다. 박 위원은 손아섭을 축하하기 위해 6회 초 공격이 끝난 후 꽃을 들고 그라운드를 내려와 임선남 단장, 두산 주장 양석환과 함께 손아섭을 축하했다. NC 구단은 손아섭을 축하하기 위해 자체 제작한 별도의 트로피도 전했다. 지름 35cm의 쟁반형 트로피다. 구단 자체 제작한 기록달성 기념 엠블럼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NC는 해당 엠블럼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교타자라는 의미에서 야구 배트와 소총을 결합해 X자로 교차해 표현했다. 배트 노브 부분에는 손아섭 배트의 상징인 테이핑과 왕(王)을 표시했다"고 설명했다.구단은 "엠블럼 상단에는 배팅헬멧 안쪽에 부착해 화제가 되었던 과녁 표시 형상화했다. 최고의 타자가 되기 위한 손아섭의 끈기, 노력, 근성의 상징했다"며 "2505 숫자 뒤에 +를 추가한 건 신기록 달성 후 마침표를 찍지 않고 계속해서 본인에 의해 갱신될 숫자임을 의미"라고 전했다. NC 이적 후 벤치 리더로 자리잡아 준 손아섭에 대한 의미도 담았다. 구단은 "LEADER는 최다 안타 기록 보유자라는 의미도 있지만, 팀의 선배 선수, 주장으로서 보여주고 있는 손아섭의 리더십 또한 중의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20 20:20
연예일반

[2024 K포럼] ‘슈스스’ 한혜연이 본 K스타일의 현재와 미래

“외국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한국은 옷 잘 입는 사람이 많고, 굉장히 세련됐다’는 얘길 많이 해요. 제가 봐도 그래요. 미국이나 유럽을 가보면 옷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싶은데, 우리나라는 일상에서 패션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은 해외에서도 각광 받고 있는 ‘K스타일’의 비결에 대해 K팝 열풍이나 K드라마, 영화가 해외로 유통될 수 있는 OTT 환경 등 제반 여건이 마련된 점도 주효하지만 궁극엔 ‘사람’의 힘을 꼽았다. 바야흐로 ‘패션피플(패피)’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슈스스’(슈퍼 스타 스타일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쩌면 전문가로서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지나치게 커져 위축되진 않을까.하지만 역시 ‘슈스스’였다. 그는 “전문가는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의 자리에 서서 계속 씨드하는(뿌리는) 역할을 하는 건 맞다”며 “사람들의 취향도 확실해지고 다양해졌지만 우리는 그걸 리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유행을 선도한다기보다는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라고 현 시대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롤’을 언급했다. 제아무리 각자도생 개성 시대라 해도 여전히 K스타일은 K팝이나 K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의 스타일에서 시작되는 경향이 크고, 그들의 스타일은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통해 탄생한다. K스타일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스타일리스트들의 역량도 더 중요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한혜연은 이효리, 한지민, 공효진, 이정재, 임수정, 김태희 등 국내 톱스타들의 스타일링을 직접 맡아온 명실상부 ‘톱 스타일리스트’다. 2012년 온스타일 예능 ‘도전! 수퍼모델코리아’를 통해 카메라 뒤에서 카메라 앞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그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나 혼자 산다’ 등 예능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진정한 ‘슈스스’로 거듭났다. 무수한 ‘베이비’(한혜연이 수퍼모델 도전자를 부르던 애칭. 지금은 유튜브 채널에서 구독자들에게도 같은 호칭을 쓰고 있다)들과 함께 하며 한혜연이 보여준 실력과 열정, 카리스마와 위트에 대중은 열광했다.패션에 관심이 많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주부매거진을 넘어 보그, 논노 등 외국 패션지까지 가까이 접했던 한혜연은 그렇게 일찌감치 패션에 눈을 떴다. 예쁜 배우들의 사진을 책받침으로 코팅해 다니던 시절, 교복 자율화 세대였던 그는 자연스럽게 옷 잘 입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춘기를 보냈고 어쩌다 보니 대학에서도 패션을 전공하며 ‘패션학도’가 됐다. 그 시절 한혜연에게 깊은 영감을 준 스타는 영화 ‘접속’의 전도연이었다. 한혜연은 “영화를 보고 전도연 배우가 입었던 옷을 사러 이대까지 갔다”며 극중 전도연의 스타일에 ‘정말 충격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전도연은 뚜렷한 특색이 있다기보단 도화지 같은 이미지인데 본인이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너무 잘 아는, 정말 옷 잘 입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스타일리스트로 본격 활동을 시작한 뒤론 까다롭기로 소문난 몇몇 스타들에게도 높은 만족감을 선사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아왔다.“저는 완벽주의자예요. 싫은 소리, 부족하단 얘기 듣는 걸 제일 싫어하죠. 준비가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고객의 당일 컨디션이나 일거수일투족까지는 모르니까, 불편한 상황이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하는 편이에요.”언뜻 고집스런 완벽주의자 같지만, 변화에는 누구보다 유연하게 대처해왔고,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단다. 그는 “업계 변화는 당연히 느끼고 자연스럽게 거기 맞춰서 가는 것”이라며 “유튜브도 그렇고 다양한 일들을 해보고 싶고 관심 있으니 여러 가지 도전을 해보는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뭔가 해보는 데 있어 망설이기보단 일단 해보자는 편이에요. 그래서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그런 시행착오들도 다음 스텝에 분명 도움이 되더라고요. 다음에 더 잘 하게 되는 힘이 됩니다.” 인터뷰 말미 한혜연은 K스타일을 대표하는 ‘K메이커스’로서 K스타일 산업의 현 주소에 견해도 덧붙였다. 그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브랜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건 맞지만 지금 잠깐 반짝 관심이 돼선 안 된다. 예를 들어 동양권에서도 일본 브랜드는 인정 받는 게 많은데, 그 브랜드들은 역사가 있다. 해외 관계자들도 ‘한국 패션 너무 좋아, 그런데 너넨 히스토리가 없어’라고 한다”면서 “K팝, K드라마, OTT 등을 통해 해외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니 브랜드 해리티지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너무 가까운 미래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선 K브랜드의 역사를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패션계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요. 지금은 주로 빅브랜드 위주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디자이너 발굴 부분에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봐요. K패션이 전체적으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하려면 국가적 차원에서도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죠. 단기간의 성과만 보는 게 아니라 좀 멀리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6.14 05:45
생활문화

[황교익의 Epi-Life] 노포에서 선불을 당하고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돈을 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돈부터 내고 음식을 먹는 식당도 있습니다. 손님이 음식을 가게 밖으로 들고 나갈 수 있게 해놓은 식당은 선불을 받습니다.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가 대표적이지요. 선불을 받는 식당이 또 하나 있는데, 노포가 그럽니다. 국밥이나 국수를 파는 식당인데 선불을 받습니다. 노포에 자주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노포의 선불 관습을 잊어버립니다. 주문을 하고 나서 종업원이 “선불입니다” 하면 그때서야 “아, 선불이지” 하고 지갑을 찾습니다. 노포에서 단골인 척 종업원이 말하기 전에 지갑부터 꺼내는 일이, 저는 없습니다. 갈 때마다 저는 당황합니다.왜 노포는 손님에게 선불을 요구하는지 ‘진지하게’ 취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별것이 아니었습니다. 옛날에는 원래 거의 모든 식당이 선불이었습니다. 음식을 먹고 돈 없다고 외상을 달거나 도망을 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외상이 너무 많아서 문을 닫는 식당도 있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노포는 옛날에도 선불이었고 지금도 선불이니 달라진 것은 없고, 요즘의 식당들이 선불을 받지 않는 것이지요. 노포에서 선불을 당하고 나면, 마침 제 앞에 누군가가 앉아 있으면, 제 직업 의식이 발동을 하여 한국 외식업의 역사가 제 입에서 조근조근 자동으로 ‘방송’됩니다. 저의 말은 대체로 이렇게 시작됩니다.“윤봉길 의사가 쓴 ‘농민독본’ 알지요? 충남 예산에서 농민 야학을 할 때에 쓴 책이잖아요. 그 책의 농민 편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우리 조선은 농민의 나라이다.’ 당시에 농민이 제일 많았으니까 그의 말이 맞지요. 그 농민들이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윤봉길 의사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정의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노동자의 나라이다.’”거기까지 말하고 나서 저는 일단 입을 닫고 상대방의 표정을 읽습니다. ‘노동자’라는 말에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는 빨갱이의 말이라고 배운 분들은 ‘대한민국은 노동자의 나라이다’라는 문장에 기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표정이 안 좋다고 느껴지면 “이 집 음식은 말이지요” 하며 말을 돌려야 합니다. 제 말에 동의를 하는 표정이면 말을 이어갑니다. “산업사회 이전, 그러니까 한반도 사람들이 대부분 농민이었던 시대에는, 그러니까 윤봉길의 시대에는, 밥은 집에서 먹었습니다. 집 근처의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 밥때가 되면 온 식구가 모여 밥을 먹었습니다. 산업사회의 노동자가 되면 집에서 밥 먹는 일이 줄어듭니다. 노동자는 자본이 지정하는 장소로 이동하여 노동을 팔아야 하니까 외식을 하게 됩니다. 외식업의 발달은 노동자 계급의 확장과 함께 일어납니다.”여기까지 말하면 우리 앞에 놓은 음식이 달리 보이기 시작합니다. 노포의 음식이 노동자의 음식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지요.“제가 외식이라고 했지만 사실을 매식이 적당한 말이지요. 외식은 음식을 먹는 장소에 의미를 둔 단어인데, 밥을 밖에서 먹을 수밖에 없는 노동자의 처지가 반영된 단어는 아닙니다. 노동자가 도시락을 싸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외식 중에 돈을 주고 사 먹는 음식은 매식이라고 해야 바릅니다.”매식이라는 말에 조금 전 종업원이 가져간 선불의 의미가 뚜렷해집니다. ‘돈을 내고 밥을 먹으라.’ 야박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노포의 선불 관습은 우리 선배 노동자의 삶이 고달팠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오히려 저는 고무되어서 이런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이제는 선불 안 해도 되잖아요. 외상 달자는 사람도, 도망가는 사람도 없을 것인데 말이지요. 그럼에도 이렇게 선불 관습을 유지하는 것이 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선불을 당하면서 이런 말로 우리 스스로 위로할 수가 있잖아요. ‘예전에는 말야, 국밥 값 낼 돈도 없어서 먹고 튀는 사람들이 많았대요. 세상 참 좋아진 거지’ 하고요. 안 그래요?” 2024.06.13 07:00
PGA

'골프계 우영우'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 "세계 1위가 목표"

발달장애 프로골퍼 이승민이 세계 장애인 골프랭킹 1위를 목표로 내걸었다.이승민은 11일 매니지먼트 회사인 볼미디어를 통해 "올해 US어댑티브오픈에서 다시 우승해 세계 장애인 골프랭킹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이승민은 세계 장애인 골프랭킹 13위에 올라있다. 자폐성 발달장애 골프 선수인 이승민은 지난 2022년 US어댑티드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듬해 2회 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승민은 올해 4월 유럽장애인골프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글리코 패러골프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8일 일본 미에현에서 끝난 제2회 일본 그랑프리 장애인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이승민은 "일본 장애인 골프 역사가 오래돼 잘 치는 선수들도 많았는데 우승까지 차지해 기쁘다"며 "한국에서도 이런 대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승민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도 올해 4월 파운더스컵에서 공동 49위에 오른 뒤 투어에서 총 5차례 컷을 통과하는 등 선전을 거듭했다. 지난해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선 공동 37위에 오르며 최고 성적을 내기도 했다. 이승민은 13일 강원도 남춘천에서 개막하는 KPGA 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0일 막을 올리는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에도 출전한다. 이후 이승민은 7월 초 미국 캔자스주 뉴턴에서 열리는 제3회 US어댑티브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승민은 "메인 스폰서인 하나은행 대회 예선 통과가 목표"라며 "US어댑티브오픈에서 다시 우승해 세계 장애인 골프랭킹 1위에 오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남춘천=윤승재 기자 2024.06.12 18:04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