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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이루지 못하고 떠난 뷰캐넌과 켈리의 '바람' [IS 포커스]

데이비드 뷰캐넌(전 삼성 라이온즈)과 케이시 켈리(전 LG 트윈스)는 여러 공통점이 있다. 삼성과 LG에서 각각 4년과 6년 동안 활약한 '장수 외국인 투수'이면서 1989년 동갑내기. 여러 해 KBO리그에 몸담으면서 비슷한 목표를 공유하기도 했는데 그중 하나가 '다년 계약'이다.현행 KBO리그는 신규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을 허용되지 않는다. 입단 2년 차부터 재계약 시 다년 계약이 가능한데 전례가 없다.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 자칫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튀어나올 경우 팀 운영에 치명적일 수 있어 다들 꺼린다. 그런데 뷰캐넌과 켈리가 다년 계약을 원한다는 건 외국인 선수 시장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팀에서 활약한 기간이 길어지면서 좀 더 안정적인 조건과 생활을 원하는 건 선수로선 당연했다. 더욱이 국내 자유계약선수(FA)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외국인 선수들이 느끼는 박탈감도 작지 않았다. 뷰캐넌은 지난 시즌 뒤 다년 계약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삼성을 떠났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으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시받은 그는 이를 삼성에 알려 요구가 관철되길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입장을 선회한 삼성도 다년 계약을 수용할 의사가 있었으나 세부 조건에서 이견이 따랐다. 켈리도 다년 계약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전년 대비 총액 기준 30만 달러(4억원·180만 달러→150만 달러) 삭감된 계조건을 받아들여야 했다. 다년 게약을 했다면 어느 정도 보전이 가능했지만, 성적 하락에 따른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현행 KBO리그는 외국인 선수 3명의 계약 총액이 400만 달러(55억원)를 넘을 수 없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 연차에 따라 샐러리캡 한도가 10만(1억3000만원) 달러씩 증액되지만, 미미한 수준. 여기에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의 경우 연봉은 물론이고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등을 합해 100만 달러(13억원)를 넘을 수 없다. '이중 제한(캡)'이 적용되니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총액 100억원을 훌쩍 넘기는 국내 FA와 달리 외국인 선수 투자엔 유독 인색한 모습이다. 지갑을 크게 열어야 하는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은 말 그대로 언감생심이다. 지난 20일 켈리의 퇴출이 확정된 뒤 본지와 연락이 닿은 한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외국인 선수에게) 다년 계약을 주기 쉽지 않다. 아무리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이 좋은 선수이더라도 계약 이후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1년, 1년 기량이 확 달라지는 것도 위험 요소"라고 재차 강조했다. 뷰캐넌과 켈리가 팀을 떠난 뒤 외국인 선수 다년 계약의 벽은 더욱 높아졌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7.23 16:17
프로야구

"고집 피우면 어쩔 수 없다" 알칸타라의 통증과 라이블리의 퇴출 [IS 포커스]

"안 아프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32·두산 베어스) 사태를 지켜본 한 운영팀 관계자의 말이다.알칸타라는 최근 두산 구단과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오른 팔꿈치 통증 문제로 지난달 22일 1군 제외된 그는 국내 병원 세 곳에서 단순 염좌 진단을 받았다. 빠르게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 구단과 달리 알칸타라는 투구 훈련을 주저했다. 결국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 개인 주치의 진료를 받은 뒤 9일 돌아왔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선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미국에 다녀올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두산으로선 알칸타라의 복귀가 절실하지만 재촉할 수 없는 노릇이다. 몸 상태를 판단하고 공을 다시 잡는 건 전적으로 선수의 몫이기 때문이다. A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선수가 고집을 피우면 어쩔 수 없다"며 "이런 걸 예방하려면 계약서에 국내 의료진 소견을 듣고 태업하거나 의견을 따르지 않으면 해당 기간 연봉을 미지급한다는 등의 조항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외국인 선수 계약은 선수 측이 칼자루를 쥔다. 원하는 선수를 영입하려면 불리한 조항은커녕 계약이 중도 해지되더라도 잔여 연봉을 모두 지급하는 '풀게런티(전액 보전)' 조건이 기본. 그뿐만 아니라 선수 가족의 국내 체류비까지 구단이 책임지는 경우가 태반이다.외국인 선수의 '부상 리크스'가 터지면 골치 아프다. B 구단 외국인 스카우트는 "외국인 선수들은 (수술을 비롯해) 근본적인 치료를 원한다. (메이저리그에 있는) 60일짜리 부상자명단(IL)을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구단은 (가능하면) 주사를 맞고 던지길 원한다"고 귀띔했다. 외국인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장기 이탈'은 순위 경쟁에서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구단과 협의해 트리암(미국은 코르티손)이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성분의 주사를 맞으며 '참고 뛰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몸이 재산인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보수적'이다. 2021년 6월 삼성 라이온즈에서 퇴출당한 벤 라이블리도 비슷했다. 당시 어깨 통증을 느낀 라이블리는 미국에서 수술받길 원했다. 반면 그 정도의 부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구단은 주사 치료 후 상태를 지켜보자고 설득했다. 선수의 고집을 꺾지 못한 삼성은 대체 외국인 투수로 마이크 몽고메리를 영입, 그와의 인연을 정리했다.한 야구 관계자는 "병원에서 문제없다고 해도 선수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면 구단 입장에서도 난감하다"며 "계약 규모가 큰 만큼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13 11:00
프로야구

[IS 포커스] 배임수재 등 혐의 김종국 전 감독, 잔여 계약 어떻게 처리되나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종국(51)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잔여 계약은 어떻게 처리될까.김종국 전 감독은 장정석 전 KIA 단장과 함께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전직 구단 임원과 감독이 개인 비리로 영장심사를 함께 받는 건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의 구속 필요성을 심리(결과 기각)했는데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구단은 하루 전인 29일 김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품위손상)했다.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일규)는 '장정석 전 KIA 단장과 김종국 전 감독에 대하여 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장 전 단장은 지난해 3월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의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문제로 징계 위원회에 회부, 해임 조처됐다. 김종국 전 감독은 구단 광고 업체(커피)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알려졌다. 김 전 감독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수취한 돈의 대가성 여부가 법리 다툼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관심이 쏠리는 건 잔여 계약처리다. 2021년 12월 타이거즈 제10대 사령탑에 선임된 김종국 전 감독은 계약기간 3년(총액 10억5000만원)을 보장받았다. 세부 조건은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 계약 마지막 해라는 걸 고려하면 구단이 김 전 감독에게 지급해야 할 잔금은 2024년 연봉에 해당하는 2억5000만원이다. 감독을 경질했다면 구단이 잔여 계약을 보전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 해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KIA가 고심하는 부분이다. 김종국 전 감독의 금품 수수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혐의가 확정된 건 아니다. 재판까지 가더라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유죄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도 적용해야 한다. 귀책 사유를 감독에게 물어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자칫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 부분(연봉 지급 관련)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만약 (계약 해지에 따라 연봉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무혐의가 되면 법적 다툼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품위손상 문제를 (먼저) 적용한 거"라면서 "(잔여 계약 이행 여부에 대해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향후 무혐의가 됐는데 연봉을 안 줬을 때는 감독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다만 KIA는 차기 감독 선임 절차를 빠르게 밟을 계획이다. 유무죄를 떠나 김종국 전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심재학 KIA 단장은 "수습을 좀 빨리해야 할 거 같다"고 말을 아꼈다. 구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하며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감독 및 코칭스태프 인선 프로세스 개선, 구단 구성원들의 준법 교육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또한, 향후 구단 운영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1.31 08:38
프로야구

롯데 지휘봉 내려 놓은 서튼 감독, 30일 도미니카로 출국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내려놓은 래리 서튼 감독이 30일 한국을 떠났다. 구단 관계자는 "서튼 감독이 오늘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출국했다"고 30일 밝혔다. 공식 사퇴 발표 이틀 만이다. 롯데는 "서튼 감독이 27일 KT 위즈전 종료 후 건강상의 이유로 감독직 사의를 표했다. 구단은 숙고 끝에 서튼 감독의 뜻을 존중해 수용한다"고 28일 밝혔다. 서튼 감독은 미국인이지만, 롯데와 동행하기 전에도 아내를 따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거주했다. 6월 말 입국한 그의 아내와 두 딸은 2주 전 먼저 도미니카로 떠났다. 서튼 감독은 최근 성적 부진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서튼 감독은 가까운 지인에게 " 더그아웃에 있는 것조차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병원 검진에서 특별한 병명이나 진단이 나오진 않았지만, 공황장애 증상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서튼 감독의 퇴진을 단순히 건강 문제만으로 보진 않는다. 사실상 자의 반 타의 반 퇴진이다. 팀 성적 부진 속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건 사실이나, 구단의 압박도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월 코치진의 항명 사태와 코치진 개편은 서튼 감독의 입지를 좁히는 모양새였다. 성적 외에도 구단 고위층의 압박으로 서튼 감독의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선수 시절 현대 유니콘스-KIA 타이거즈에서 뛴 서튼 감독은 2019년 마무리 훈련부터 2군에 합류, 롯데와 인연을 시작했다. 이어 2021년 5월 중순 롯데 1군 사령탑에 부임해 53승 53패 8무, 승률 0.500을 기록했다. 기존 2022년까지였던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해 2023년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8위(64승 76패 4무)에 그쳤고 올 시즌엔 6월 초까지 선두 경쟁을 펼치다가 점점 곤두박질쳤다. 최근 7연패를 당해 5강 싸움에서 멀어졌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서튼 감독은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누진 못했으나, 코치진과는 28일 대전 원정을 떠나기 전 짧게나마 만나 인사를 나눴다. 롯데는 서튼 감독의 잔여 연봉을 보전하기로 했다. 이형석 기자 2023.08.30 15:39
메이저리그

3246억 계약 후 고작 8경기 등판, 스트라스버그 은퇴···연봉 보전+최악 먹튀 계약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5·워싱턴 내셔널스)가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MLB닷컴은 25일(한국시간) "2019년 월드시리즈 MVP(최우수선수) 스트라스버그가 은퇴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스트라스버그는 9월 10일 워싱턴 내셔널스의 홈구장 내셔널스 파크에서 은퇴 관련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보인다.은퇴 이유는 잦은 부상이다. 손목, 어깨, 목, 흉곽출구증후군 등으로 2020년 이후 고작 8경기 등판에 그친다. 스트라스버그는 MLB 역사상 최악의 계약으로 남을 전망이다. 그는 2019년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7년-2억 4500만 달러(3246억)에 계약했다. 당시로는 투수 최고액 계약. 워싱턴 내셔널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2012년부터 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했고,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그는 월드시리즈 2경기에서 14와 3분의 1이닝을 던지는 동안 2승 무패와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MVP로 뽑히기도 했다. 그러나 스트라스버그는 초대형 계약 이후 쓰러졌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8경기에서 31과 3분의 1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6.89이다. 올 시즌은 아예 등판 기록이 전혀 없다. 계약 첫해였던 2020년 손목 통증으로 2경기만 등판했다. 2021년에는 어깨와 목 부상으로 5경기만 출전하더니 흉곽출구증후군으로 수술, 1년 동안 재활에만 매달렸다. 지난해 6월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복귀했으나, 같은 부위에 신경계 문제가 생기며 1경기만 등판한 후 시즌을 끝마쳤다. 스트라스버그의 마지막 공식 등판 기록이다. 스트라스버그는 13시즌동안 247경기에서 113승 62패 평균자책점 3.24 기록했다. 아마추어시절부터 강속구를 자랑하며 향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으로 평가를 받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그래도 스트라스버그는 은퇴 후 잔여 연봉을 받을 예정이다. 앞으로 3년간 총 1억 5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일부는 분할 지급돼서 2029년까지 수령한다. MLB 역사상 최악의 계약 중 하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형석 기자 2023.08.25 07:44
프로축구

K리그 최고의 '낭만 이적'…연봉 포기하고 돌아온 무고사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남은 연봉도, 고액 연봉 보전도 필요 없었다. 오직 인천 유나이티드 복귀만을 원했다. 인천이 아니면, K리그 복귀는 의미가 없었다. 인천 팬들을 울리고, 다른 K리그 팬들도 박수를 보낸 낭만적인 이야기는 그렇게 현실이 됐다.무고사(31·몬테네그로)가 인천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여름 비셀 고베(일본)로 떠난 지 꼭 1년 만이다. 무고사는 2018년 인천에 입단한 뒤 4년 반 동안 인천에서만 뛰었던 레전드다. K리그 통산 68골·10도움이라는 기록뿐만 아니라 다른 K리그 구단들의 숱한 이적 제안에도 잔류를 택하는 충성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팬들은 송도에 거주하던 그에게 ‘송도 무씨’라는 별명을 붙였다. 무고사 동상을 세워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늘 있을 정도였다.지난해 여름 눈물과 함께 인천과 이별했다. 고베가 100만 달러의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 그리고 2~3배에 달하는 연봉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인천은 이적을 막을 길이 없었고, 연봉 규모상 설득도 쉽지 않았다.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무고사도 결국 일본행을 택했다. "인천에서 100골을 넣겠다고 약속했는데, 언젠가 그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다짐을 더하고 떠났다.고베 이적 후엔 고난의 시간이 이어졌다. 이해할 수 없는 활용법 탓에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고베 이적 후 1년 간 J리그 6경기(선발 1경기·출전시간 88분) 출전이 전부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컵대회를 포함해도 11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고베 입장에선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영입한 선수를 곧바로 이적시킬 수도 없었다. 모두에게 안타까운 시간만 흘렀다. 친정팀 인천이 손을 내밀었다. 1년간 제대로 뛰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도 내부에서 나왔다. 고액 연봉인 만큼 부담도 컸다. 그러나 무고사가 가진 능력과 상징성을 더 높게 평가했다. 고베 측에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무고사와 개인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고베는 무고사에게 계약 해지를 제안했다. 인천이 무고사와 내년 1월 이적 계약에 합의하면, 여름 이적은 불가능하고 남은 기간 고액의 연봉만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무고사가 결단을 내렸다. 남은 고액의 연봉을 포기해서라도 인천 복귀를 원했다. 이 과정에서 K리그는 물론 다른 구단들의 제안은 모두 단칼에 거절했다. K리그로 돌아가면, 오직 인천으로만 간다는 게 무고사의 확고한 입장이었다. 인천과의 계약 협상에선 고베에서 받던 고액 연봉 보전마저 포기했다. 인천에서 받았던 연봉과 비슷한 수준에 합의했다. 인천 구단은 특별한 오피셜로 레전드의 귀환을 알렸다. 오피셜 사진을 통한 공개가 아니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고사의 입국 장면, 그리고 겉옷을 벗으면서 인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공개하는 ‘옷피셜’까지 함께 선보였다. 무고사의 복귀를 바랐던 인천 팬들에게는 더없이 값진 깜짝 선물이기도 했다.무고사는 인천 합류 직후부터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집을 구하는 대로 몬테네그로에 있는 가족들도 귀국해 다시 한국살이에 나설 예정이다. 소속팀 인천은 리그 9위까지 처져 있다. 반등이 절실한 시점에 무고사가 돌아왔다. 무고사 효과를 앞세워 인천의 상승세가 다시 시작되면, 이 낭만적인 스토리의 끝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다. 김명석 기자 2023.07.12 07:03
프로야구

[IS 포커스] "최대한 팀에 도움되고 싶다"는 이영하, 구원진 ‘모범’ 될 수 있을까

이영하(26·두산 베어스)가 마운드로 돌아온다.지난달 31일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학교폭력 관련 재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이 열린 후 보류 선수 신분이었던 그의 1군 복귀가 가능해졌고, 두산은 선고 후 바로 그와 1억2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보류 선수 기간 동안 받지 못했던 연봉도 전액 보전했다. 이영하는 1일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몸을 만들며 실전 감각을 다지고 있다.불펜 선수층이 얇았던 두산에는 천군만마다.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이영하는 지난 2019년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활약, 두산의 마지막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탠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3년 동안 부진했다. 이 기간 선발로 50경기에 나섰으나 10승 20패 평균자책점 6.04에 그쳤다. 매년 선발로 시즌을 출발해 도중 불펜으로 강등됐다.그런데 불펜으로는 달랐다. 같은 기간 구원으로 48경기 60과 3분의 1이닝을 던진 이영하는 2승 7홀드 평균자책점 1.49로 변신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수호신이 됐다. 2021년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오르게 된 중심에도 이영하가 있었다. 그는 특히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불펜으로 3과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올해 보직도 불펜이 될 예정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달 3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이제 홀가분한 상태가 되지 않았을까. 다른 생각 말고 야구에 집중해 팀이나 어린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며 "무죄가 나왔지만, 구설이 있었다는 건 프로선수로서 좋은 게 아니다. 유·무죄를 떠나 앞으로 생활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이승엽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불펜 피칭을 할 정도라고 보고 받았다. 등판 결과에 따라 1군에서 뛸 기회가 생긴 만큼 구위가 괜찮다고 판단하면 부를 생각"이라며 "선발 준비를 한다면 한두 달 정도 걸리지 않을까 한다. 올 시즌에는 선발로 준비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만약 복귀한다면 릴리프(불펜)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람으로서 모범도 필요하지만, 프로 선수는 실력도 중요하다. 두산은 박치국·정철원·홍건희 등으로 필승조를 운영 중이다. 이승엽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5월에 이르기까지 뒷문을 지키기 위해 여러 실험을 펼쳤다.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투수들을 기용했다. 베테랑 김강률도 복귀했으나, 평균자책점 20.25로 무너진 후 말소됐다. 아직 경험 많은 구원 투수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83(9위·5월 31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이영하가 합류해 지난 3년 동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선고 후 이영하는 "그동안 몸을 잘 만들었다. 작년에 시즌을 마치지 못해 팀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 빨리 팀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면서 사실을 잘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몸을 잘 만들었기에 팀이 불러준다면 언제든 가서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오늘부터 열심히 운동하겠다. 내가 없는 동안 나 때문에 힘들었을 투수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관전 요소는 역시 제구다. 지난해까지도 최고 150㎞/h를 넘는 강속구를 던졌던 이영하다. 그는 1일 퓨처스 첫 등판에서도 최고 149㎞/h(평균 148㎞/h) 강속구를 던지며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9이닝당 볼넷이 5.24개에 달했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60.3%에 그쳤다. 9개월 동안 마운드에 서지 않아 투구 감각이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트라이크만 제대로 던질 수 있다면 이영하가 6월 이후 치고 올라가고자 한 이승엽 감독의 '조커'가 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02 08:10
프로야구

두산 "31일 이영하와 정식 계약...재판 기간 연봉 보전"

두산 베어스가 학교폭력 혐의를 벗은 오른손 투수 이영하(25)와 정식 계약한다고 발표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31일 "이영하가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오늘 오후 계약할 예정이다. 다만 1군 복귀 시점은 코치진이 결정할 것"이라며 "이영하는 약 9개월 동안 재판을 이어가 실전 투구를 하지 못했다. 정확한 몸 상태와 구위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시즌 보류 선수 신분으로 있으며 받지 못한 연봉은 모두 보전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영하는 지난 2021년부터 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렸고 지난해 8월 특수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법적 절차를 밟게 되면서 두산은 피의자 신분인 이영하를 미계약 보류 선수로 구분했고 올 시즌 정식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러나 법원 판단에 따라 폭력 혐의를 벗은 만큼 규정상 현역 복귀에 문제가 사라졌다. 앞서 같은 문제로 법정에 섰던 이영하의 고교 동기 김대현도 1월 군 법원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고 이달 13일 1군에 등록됐다. 다만 이영하의 1군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이영하는 지난해 8월 13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마지막으로 실전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보류 선수 신분으로 있는 동안에는 두산의 2군 구장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개인 훈련 및 부상 재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하는 "실전 감각 문제만 빼면 큰 문제가 없다"며 "개막전 치를 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커리어에 다소 기복은 있지만, 이영하의 합류는 두산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그는 2016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뒤 2018시즌부터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2019년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020년 이후 선발 투수로는 주춤했지만, 2020~2021 두 시즌 동안 주축 불펜 투수로 활약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5.31 12:46
프로야구

[IS 포커스] 야구에서 '아시아 쿼터'는 어떤가요?

프로야구에서 '아시아 쿼터'가 대안이 될 수 없을까.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선 외국인 선수 제도로 논쟁이 벌어졌다. 외국인 선수가 부상 중인 몇몇 구단에서 이른바 '임시 외국인 선수'를 언급한 게 발단이었다. 현행 KBO 규약상 부상 중인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려면 웨이버로 공시한 뒤 퇴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문제는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다. A 구단 단장은 "웨이버를 해도 월급은 다 나가기 때문에 시즌 아웃 정도의 부상이 아니라면 부상자명단 같은 곳에 선수를 넣어놨다가 나중에 쓰면 안 되냐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시 외국인 선수'는 부상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활용하는 한시적 카드다.하지만 큰 진전이 없었다. 실행위원회 공식 안건이 아니었던 만큼 몇몇 구단에서 반발했다. 특정 구단의 '특혜'로 비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감대도 적었다. KBO리그는 올해 도입하려고 했던 육성형 외국인 선수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있다. KBO 공식 발표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9월 실행위원회에서 폐지로 가닥이 잡힌 뒤 10개 구단 모두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를 하지 말자고 한 마당에 '임시 외국인 선수'를 하자는 건 뜬금없다"고 지적했다.설령 제도가 실행돼도 '파트타임'으로 뛸 외국인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KBO리그에서 1~2개월 뛰겠다고 태평양을 건너는 선수가 몇 명이나 될까. B 구단 스카우트는 "다음 시즌 계약을 보장해주거나 잔여 시즌 연봉을 보전해주지 않는다면 영입이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수준이 높지 않은) 미국 독립리그(Independent League)를 물색해야 할 거 같다"고 말한 구단 관계자도 있었다.한편에선 프로야구도 '아시아 쿼터'를 여는 게 어떠냐는 얘기도 나온다. 일본 독립리그나 대만 프로야구 선수를 '아시아 쿼터'로 영입한 뒤 1군에 결원이 생겼을 때 기용하는 방법이다. 그게 아니라면 '임시 외국인 선수'를 '아시아 쿼터'로 활용하는 것도 논의할만 하다. 박희진 브리온컴퍼니 팀장은 "적응 기간과 비자 발급 기간을 고려하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리온컴퍼니는 육성형 외국인 선수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선수를 물색하기도 했다.지난 시즌 일본 선수에 대해서 '아시아 쿼터'를 적용한 프로농구는 올 시즌 필리핀 선수까지 이를 확대했다. 2022~2023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울산 현대모비스)뿐만 아니라 렌즈 아반도(안양 KGC) 이선 알바노(원주 DB) 등이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프로배구(KOVO)도 2023~2024시즌부터 '아시아 쿼터'를 도입한다. 그만큼 다양성과 볼거리를 늘리는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아시아 쿼터'의 가장 큰 난관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될 수 있다. 선수협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제안이 오면 이사회를 통해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2 06:00
프로야구

'감독 자진 사퇴' 홍준학 단장 "잔여 연봉 지급, 작년에 성과"

자진 사퇴로 물러난 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잔여 연봉을 보전받는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1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허삼영 감독의 잔여 연봉과 관련해 "원칙적으로는 안 된다. 하지만 작년에 성과(플레이오프 진출)과 있었고 기여한 바도 있기 때문에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삼성은 허삼영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삼성은 38승 2무 54패(승률 0.413)로 리그 9위. 포스트시즌(PS)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47승 1무 44패)와 승차가 9.5경기까지 벌어졌다. 허 감독은 전날인 7월 3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이 끝난 뒤 구단에 자진 사퇴 의사를 전했다. 허삼영 감독은 2019년 9월 삼성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였다.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는 보통 연봉 보전이 되지 않지만 지난해 팀을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공로(정규시즌 2위, 최종 순위 3위)를 인정해 전액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허 감독의 감독 첫 시즌이던 2020년 성적은 정규시즌 8위였다. 홍준학 단장은 "어제(롯데전) 경기 끝나고 (허삼영 감독이) 면담을 요청했다. (최근 6연전 매치업이) 하위권 팀들이라 좀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 전에도 그런 생각(자진 사퇴)을 좀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코칭스태프 이동에 대해선 "최근에 코치진 개편을 했고 (결정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박진만 감독 대행과 얘기를 추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박진만 2군 감독이 감독 대행으로 1군 선수단을 이끌고 허삼영 감독을 1군에서 보좌하던 최태원 수석 코치가 2군 감독을 맡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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