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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우상과 한솥밥, 손동현 "상수 형과 우승 순간 함께 했으면" [IS 인터뷰]

시범경기 7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ERA) 3.38(8이닝 3자책). 화려하지는 않지만 의미는 있었다. KT 위즈 투수 손동현(22)은 군 전역 후 치르는 첫 시즌 시범경기에서 탄탄한 투구를 선보이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현재 KT 마운드는 위기다. 지난해 팀내 홀드 1위 김민수(30)와 ‘홀드왕’ 출신 주권(28)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공백이 생겼고, 부상에서 회복 중인 박시영(34) 조현우(29)도 복귀는 아직 요원하다.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이채호(25)와 프로 2년차 박영현(20), 군 전역 후 중간 합류한 김민(24)이 필승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가 많은 긴 시즌을 치르기엔 이들만으론 부족하다.이때 떠오른 선수가 바로 손동현이었다. 새 시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손동현은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시범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첫 경기였던 13일 키움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손동현은 15일 한화전서 1⅔이닝 4실점(3자책)으로 흔들렸지만, 이후 5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강철 감독도 “이렇게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불펜진 운영이 수월해진다”라면서 손동현의 활약을 칭찬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동현은 아직 100%가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컨디션이) 밑바닥을 찍고 다시 올라오는 중이다. 구속도 147㎞/h까지 올라왔지만, 더 올라와야 한다”라면서 “스프링캠프에서 훈련량도 많았고 해외에 오래 있다 보니 (한국에 돌아와서 치른) 시범경기 초반엔 컨디션이 확 떨어진 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 회복을 잘하고 있다. 시즌 개막까지 더 열심히 몸을 끌어 올려서 시즌 땐 더 완벽한 투구를 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비시즌 손동현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이를 악물고 새 시즌을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군 전역 후 치르는 첫 시즌이기 때문에 의욕이 강하다. 손동현은 “김민 형이 상무 야구단 동기라 같은 시기에 전역했지만, 민이 형은 지난해 막판 1군 경기를 뛰고 나는 지켜만 봐야 했다”라면서 “자극이 많이 됐다. 그래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시즌 준비를 더 일찍 시작하자고 다짐했다. 비시즌 동안 스피드를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몸을 일찍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어렸을 적 우상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손동현은 초등학생 시절 당시 삼성 라이온즈 선수였던 김상수를 롤모델로 삼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워왔다고 고백했다. 그랬던 롤모델이 이젠 자신의 뒤를 지키는 든든한 동료가 됐다. 손동현은 “(김)상수 형과 한솥밥을 먹는다는 게 정말 꿈만 같다. 상수 형이 뒤(유격수)에 있어 든든하다”라면서 “함께 야구하면서 많이 친해지고 싶고, 상수 형도 나도 잘해서 함께 우승 순간을 맛보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손동현의 올 시즌 목표는 ‘40경기 출전’이다. 데뷔해인 2019년 34경기에 출전했고, 2020년엔 23경기에 출전했다. 올해는 당시보다 더 많은 40경기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지금 (주)권이 형이랑 (김)민수 형이 다쳐서 공백이 있는데, 그 공백을 100%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잘 메우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라며 팀의 ‘믿을맨’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2023.03.29 11:35
프로야구

[IS 피플] '연쇄사인마' 보고 자란 초딩들이 이렇게 컸습니다

“꿈만 같았죠. 제 뒤에 (김)상수 형이 있다니...”수년간 우상의 등만 바라보고 뛰어왔던 어린 선수의 등 뒤에 이젠 그 우상이 서 있다. 어렸을 적 우상과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기분은 어떤 느낌일까. 롤모델이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린 선수는 매 순간이 감동이었다. KT 위즈 투수 손동현(22)은 인터뷰 도중 떨리는 손으로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어렸을 적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상수(33)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손동현은 “당시 ‘삼린이(삼성팬 어린이)’이자 팀에서 내야수였던 나는 (김)상수 형이 롤모델이었다. 야구 게임 아이디도 상수 형과 관련된 이름일 정도로 ‘찐팬’이었다”라면서 “목동에서 상수 형을 봤을 때 벅찬 마음에 뛰어가 사인과 사진 요청을 했는데 흔쾌히 받아주셨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보니 더 멋있었고, 그날을 계기로 상수 형 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꿈만 같았던 우상과의 만남.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꿈이 아니었다. 이젠 한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선후배 사이가 됐다. 손동현은 “상수 형이 삼성에 있었을 때 투수와 타자로 맞대결을 펼쳤던 기억이 있다. 날짜는 기억이 안 나지만 꿈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은 있다”라면서 “그랬던 상수 형이 이젠 (유격수로서) 내 뒤에 있다. 경기 내내 뒤에서 따뜻한 말을 건네주시면서 격려하는 형의 모습이 아직 어색하지만 든든했고, 가끔 아직도 꿈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수 형과 함께해서 정말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손동현과 비슷한 경험을 했던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내야수 강민성(24)도 어렸을 적 김상수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대구에서 자란 강민성도 초등학생 시절 대구 시민야구장 앞에서 김상수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후 프로에서 우상과 한솥밥을 먹게 된 그는 김상수에게 먼저 다가가 어렸을 적 사진을 보여줬다. "기억나십니까"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강민성은 “어렸을 때 상수 형만 보면서 컸는데 KT에서 함께 하게 돼 너무 신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함께 훈련했는데 정말 설렜고 너무 좋았다"라면서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배고, 나도 상수 형같은 선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여러 번 말했다.김상수는 이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김상수는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연쇄사인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수많은 팬에게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는 그가 모든 사람을 기억할 순 없었다. 손동현과 강민성도 마찬가지. 두 선수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받은 김상수는 “내가 사진을 이렇게나 많이 찍었구나”라고 껄껄 웃었다. 그는 “사진을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기분이 색다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상수는 “내가 이승엽(47·두산 베어스 감독) 선배를 동경하면서 커왔던 모습과 같다”고 했다. 손동현과 강민성처럼, 그도 초등학생 시절 당시 삼성 선수였던 이승엽 감독과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나도 이승엽 선배를 바라보며 선수의 꿈을 키웠다. 이젠 내가 이승엽 선배의 입장이 된 게 아닌가”라면서 “이 친구들과 함께 뛰고 있는 만큼, 경기장에서나 밖에서나 생활을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생긴다”라고 말했다.감회에 젖은 그는 “이렇게 프로에서 함께 뛰는 것이 후배들에게 영광이겠지만, 나도 영광이다. 나도 이승엽 선배를 따라간 것처럼, 후배들도 누군가의 우상이 돼서 사진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다”라면서 “경기장에서나 밖에서나 팬들과 함께 잘 어우러져 열심히 뛴다면 기회는 충분히 온다.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멋진 선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웃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03.29 06:30
해외축구

한여름밤의 추억 남기고 떠난 토트넘 세비야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마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훗스퍼와 스페인 라리가1 세비야 FC가 한국을 떠난다. 토트넘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팀K리그를 상대로 6-3 승리를 거두고, 16일 2차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 세비야를 맞아 1-1 무승부를 거뒀다. 팬들에게는 마치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시간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본다'는 장난 섞인 감상도 올라왔다. 두 팀 모두 한국 팬들의 격렬한 사랑에 놀랐다. 지난 10일 인천공항에는 한국에 들어온 토트넘 선수단을 보기 위한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장거리 비행에 피곤했지만 이반 페리시치 등의 선수는 팬 서비스를 잊지 않으며, 수많은 한국 팬들을 양산하기도 했다. 토트넘보다 앞서 입국한 세비야 선수단 또한 가는 곳마다 팬들이 장사진을 이뤘지만 '연쇄사인마'의 모습으로 팬들을 대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 한여름 더위를 이겨냈다. 손흥민의 동료 루카스 모우라는 '한국 과자' 선물을 받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또 '단짝' 해리 케인 역시 SNS를 통해 '서울의 놀라운 환영! 전 세계 어디에서나 우리를 응원하는 팬들이 놀랍다'라는 말을 전했다. 세비야 선수단은 한국 문화 체험에 앞장섰다. 한국어로 응원가를 녹음하는가 하면, 경복궁 투어, K팝 댄스까지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각 팀 감독들 역시 한국팬들의 사랑과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방한 직후 토트넘 안토니오 콘테 감독 "한국팬의 열정이 대단했다. 성과로 보답해야 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세비야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토트넘과 경기 직후 손흥민에 대한 질문에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선수, 한국 팬들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국투어를 마친 각 팀은 빡빡한 일정이 남아있다. 세비야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포르투갈의 강호 스포르팅 CP와 경기를 치르고, 토트넘은 23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에서 레인저스 FC와 경기가 있다. 이동건 기자 movingun@edaily.co.kr 2022.07.17 11:54
프로축구

감동서비스에 수백명 줄 선다…K리그 '연쇄사인마' 이승우

“초등학교 저학년 때 (이)승우는 K리그 경기를 관전한 뒤 선수단 출입구 앞에 서서 한참을 기다리곤 했어요. 좋아하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죠. 사인이라도 한 장 받는 날이면 신이 나서 웃으며 뛰어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프로축구 수원FC 공격수 이승우(24)의 부친 이영재 씨가 떠올린 아들의 어린 시절 기억이다. 지난 8일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가족들과 함께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이 씨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 시절부터 이탈리아(헬라스 베로나), 벨기에(신트트라위던), 포르투갈(포르티모넨세) 등등 어느 곳에서 뛰든 승우는 팬 서비스에 진심이었다”고 했다. 올 시즌 이승우는 K리그 무대에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시즌 초반 소속팀의 원정 5연전에 교체 출장하며 일종의 적응기를 보낸 뒤 본격적인 골 사냥을 시작했다. 이후 6경기에서 4골(2도움)을 몰아쳤다. 올 시즌 득점과 도움을 합친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 전체 5위(6개)다. 드리블 성공 횟수 4위(21회 중 11회 성공), 탈압박 5위(8회) 등 여러 가지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이다. 8일 서울전은 이승우의 날카로운 공격 본능을 재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동료 미드필더 박주호가 이른 퇴장(전반 35분)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인 상황에서 0-1로 뒤진 후반 21분 김승준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역습 상황에서 이승우가 전광석화처럼 공간을 파고든 뒤 정확한 패스로 득점을 돕자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이 일순 침묵에 휩싸였다. 후반 중반 이후 급격히 체력이 떨어진 수원FC가 이후 두 골을 더 내주며 무너졌지만, 이승우의 존재감은 빛났다. 김도균 수원FC 감독은 “이승우가 6월 A매치에 축구대표팀에 승선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칭찬했다. 안익수 서울 감독도 “한국 축구에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카타르월드컵 본선 도전을 6개월 앞둔 지금, 이승우 발탁 여부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관련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승우가 골을 넣은 뒤 즉흥적으로 선보이는 흥겨운 춤사위는 올 시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이승우에 자극 받은 상대팀 선수들도 골 넣을 때마다 경쟁적으로 세리머니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축구 팬들은 “이승우가 K리그에 춤바람을 일으켰다”며 즐거워한다. 이승우는 “세리머니를 미리 구상하진 않는다. 골 넣은 직후의 쾌감을 즉석에서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리그 팬들이 이승우에게 붙여 준 또 하나의 새 별명은 ‘수원종합운동장의 연쇄사인마’다. 홈 경기 후 줄지어 서서 기다리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주는 것에서 유래했다. 처음엔 수십 명 정도였지만, ‘이승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엔 수백 명으로 늘었다. 이승우는 경기 도중 허리를 다쳐 치료 받은 5일 홈 경기를 제외하고 매 경기 ‘미니 팬 사인회’를 거르지 않았다. 팬들을 응대하는 이승우의 1원칙은 ‘어린이 우선’이다. 이와 관련해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시절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 응대하는 장면을 보며 성장했다”면서 “한편으론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경기 후 기다리는 아이들에게서 어린 시절 내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어린이에 진심인 이승우는 유소년 육성에도 열심이다. 바르셀로나식 훈련 방법을 도입한 유소년 축구클럽(FC 포텐셜)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P급 라이선스를 보유한 스페인 지도자를 모셔와 선수들을 가르친다. 지난달 한국 대표로 출전한 포르투갈 유소년 국제대회에서 11세 이하 팀 우승, 13세 이하 팀 준우승을 이루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승우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정의석 올리브크리에이티브 대표는 “K리그 무대에서 경기력과 흥행 모두 기여하겠다는 선수의 의지가 강하다”면서 “어린이 팬들에게 사랑 받는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에 다가서다보면 자연스럽게 축구대표팀 복귀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2022.05.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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