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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예] ‘프리다’와 ‘인생’ 견디는 삶의 찬란함

영화의 매력은 작품 안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확장된다는 점 아닐까요. 좋은 영화 한 편이 촉발한 감상과 의미를 다른 분야의 예술과 접목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환승연예’는 영화, 음악, 도서, 미술 등 대중예술의 여러 분야를 경계 없이 넘나들며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푸구이. 지주집의 아들로 태어난 푸구이는 이름처럼 부유하고 귀하게 자랐다.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말처럼 타고 다닐 정도로 세상이 우습다.그런 그의 삶에도 위기가 닥친다. 노름판에서 전재산을 잃은 푸구이는 그때부터 인생의 무서움을 알게 된다. 살아 있는 동안 푸구이는 문화대혁명, 대약진운동 등 중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몸으로 겪었고,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내를 비롯헤 가족들이 한 명, 한 명 세상을 떠나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가졌던 모든 것을 잃고 아내, 딸, 사위, 손자까지 모두 떠나는 것을 그저 바라보고 있어야만 할 때의 심경이란 얼마나 절망스러울까. 절대자가 예고도 없이 던지는 풍파 속에서 그저 버티고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인생. 중국 문학계의 거목 위화가 쓴 소설 ‘인생’은 장이머우 감독의 손에서 1995년 영화로 탄생하기도 했다.푸구이의 삶이 지나치게 극적인가. ‘설마 저 정도로 비극이 몰아치는 인간이 어딨느냐’는 생각이 든다면 뮤지컬 ‘프리다’ 관람을 추천한다.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다룬 이 작품을 통해 50년이 채 되지 않은 삶 속에서 한 인간이 얼마나 갖은 고통을 다 당할 수 있는지 알게 될 테니 말이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은 그야말로 장애물의 연속이었다. 어릴 때는 소아마비를 앓았고, 꿈 많은 캠퍼스 라이프를 그리던 10대 후반에는 척추를 으스러뜨린 교통사고를 겪었다. 사고를 목격한 연인은 프리다 칼로의 곁을 떠나고, 어떻게든 연인을 잡아보려 몸에서 유일하게 움직여지는 오른손으로 쓴 편지는 차갑게 버려진다. 침대 위에서 오로지 오른팔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보낸 시간이 9개월. 그는 그 팔과 손으로 실연과 육체적 고통이 안기는 절망 속에 있는 자신의 얼굴을 그렸다. 그것이 프리다 칼로의 첫 작품이다.그 후에도 프리다 칼로의 고통은 끝나지 않는다. 사랑을 맹세했던 남자 디에고 리베라는 결혼 후에도 계속된 여성편력을 보이고, 기어이 칼로의 여동생하고까지 잠을 잔다. 희망처럼 품고 있던 뱃속의 아이는 유산되고,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다. 마치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순간에도 고통은 멈추질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다리가 썩어들어가기 시작한 것. 절단하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다.‘인생’의 중국어 원제는 ‘활착’이다. 활착이란 씨앗이 바람에 나부끼다 떨어진 곳에서 그대로 싹을 틔우고 살아간다는 의미다. 삶이란 자신이 싹을 틔울 곳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시간이 이끄는대로 흘러가며 그저 자신에게 주어지는 눈과 비와 바람을 견디는 것이라는 것. 그것이 아마 위화의 인생관이었나 보다. ‘프리다’에서 프리다는 척추가 부서진 뒤에도 살기로 결심한 자신에게 데스티노가 “하지만 삶은 너에게 좋은 것만 주지는 않을 거야”라고 하자 “나도 알아. 굿바이 키스를 보낼게”라고 답한다. “괜찮아 달라질 뿐 사라진 건 아니니까. 더 굳세게 더 강하게 내게 갑옷을 줘. 화살을 견딜 총알을 견딜 내게 갑옷을 줘”라는 그는 그 순간 운명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며 그저 견뎌야하는 것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견디는 삶. 자신이 당도한 그곳에서 끈질기게 싹을 틔우고 생을 유지하는 삶이란 얼마나 처절하고 또 찬란한가.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8.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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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재원 쿨투라 편집장, 韓 최초 골든글로브 국제투표단 참여

골든글로브®는 2023년 4월 10일(태평양 표준시)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국제 투표단에 문화전문지 쿨투라 설재원 편집장이 한국 1호(최초) 투표회원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골든글로브®는 95명의 HFPA 회원과 215명의 국제 투표단으로 구성된 310명의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투표단을 발표하였다. 새롭게 구성된 투표단은 라틴계 25%, 아시아계 14%, 흑인 10%, 중동계 9%, 백인 42%이며 유권자 중 최소 17%는 스스로를 성소수자라고 밝혔다. 헬렌 호니(Helen Hoehne) HFPA 회장은 “광범위한 글로벌 모집 노력을 한 결과 다가오는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300명의 투표인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며, “유권자의 58%가 스스로를 인종적 다양성(ethnically diverse)에 부합한다고 밝힌 전례 없는 성과를 달성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투표단은 200명의 유권자로 구성되었으며 이 중 52%가 스스로를 인종적 다양성에 부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가오는 제81회 시상식에서는 다양성의 증가와 함께 새로운 국가를 대표하는 유권자가 늘어났다. 한국, 카메룬, 코스타리카, 쿠바, 과테말라,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세르비아, 탄자니아 등 새로 추가된 국가를 포함하여 총 76개국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게 된다. HFPA의 최고 다양성 책임자인 닐 필립스(Neil Phillips)는 “다양한 유권자를 발굴하고, 참여시키고, 적극적으로 모집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골든글로브가 스스로를 확장하고 재구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강력한 증거”이며 “올바른 리더십, 효과적인 커뮤니티 파트너십,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통해 다양성에 대한 괄목할 만한 혁신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국제 유권자의 기준은 미국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고 인쇄, 방송, 라디오, 사진 및 온라인을 포함한 국제 미디어 매체의 검증된 엔터테인먼트 저널리즘 활동을 보유한 인물이며 외부 독립 저널리즘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격 증명 위원회에서 검토하여 자격을 부여한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투표단 한국 투표회원 1호로 참여하게 된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 설재원 에디터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였으며, 쿨투라 파리특파원을 거쳐 현재 편집장을 맡고 있다.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메스티아영화제, 판타지필름페스트, 네덜란드씨네키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지난 10여 년간 국내외 주요 영화제에 영화담당 에디터로 참여하며 취재해 왔다. 영화제 외에도 프랑크푸르트 도서박람회, 국제무용올림픽 탄츠올림프, 샤갈미술관 공식 초청 관람 등 다양한 문화예술 취재를 진행하였으며, 도서편집자로서 80년대 한국영화를 이끈 배창호 영화감독의 대담집 ‘배창호 영화의 길’, 전양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영화관에서의 일만 하룻밤’, 유성호 한양대 인문대 학장의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시·소설·영화·드라마’ 시리즈 등 예술과 문학에 관한 책을 100권 이상 기획했다. 주로 영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으며 현재 대학원에서 문학과 영화를 공부하고 있다. (주)Writer 대표이사이며, 작년 겨울에 창간한 계간 한미문예잡지 ‘K-Writer’ 발행인이기도 하다. 설재원 편집장은 “한국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 투표회원으로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 소비해야 할 영화와 드라마가 무척 많아지겠지만, 마법 같은 콘텐츠를 즐겁게 시청하며,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선정하는 데 작은 목소리를 내겠다. 더불어 한국콘텐츠의 우수성을 골든글로브 시상식 투표단에 알리고 한국영화·드라마의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투표자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행동 강령의 적용을 받으며, 약력과 사진 등은 골든글로브 웹사이트에 곧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1944년부터 시작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시상식인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TV와 영화 분야의 영예로운 성취를 기리기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2024년 1월 7일(일)에 개최된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4.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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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승연예] '바빌론'·'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에 대한 거장의 러브레터

영화의 매력은 작품 안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확장된다는 점 아닐까요. 좋은 영화 한 편이 촉발한 감상과 의미를 다른 분야의 예술과 접목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환승연예’는 영화, 음악, 도서, 미술 등 대중예술의 여러 분야를 경계 없이 넘나들며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마지막 단 한 신을 위해 영화 ‘바빌론’을 만들었을지 모른다. 무려 189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을 가진 이 영화가 그 많고 많은 이야기를 거쳐 도달하는 곳은 결국 영화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다.‘위플래쉬’, ‘라라랜드’ 등 시간이 지난 뒤에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작품들을 여럿 연출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 ‘바빌론’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이런 명작들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데는 천부적 재능만큼이나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사랑이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바빌론’의 배경은 유성영화가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1920년대의 할리우드.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 ‘바빌론’에 비유되던 할리우드에서 꿈을 위해 모인 사람들이 이를 쟁취하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브래드 피트부터 마고 로비, 디에고 칼바에 진 스마트, 조반 아데포, 리 준 리, 토비 맥과이어까지 할리우드에서 이름 좀 날린다는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그만큼 ‘바빌론’이라는 작품이 굵직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 뜻이리라. 영화는 18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 실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전개된다. ‘위플래쉬’ 때 봤던 스피디한 편집과 연출을 ‘바빌론’에서도 만날 수 있다. 영화는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할애하는 법 없이 할리우드에서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면면을 짚는다.사람은 왜 영화를 만들까. 왜 누군가는 영화를 꿈으로 간직하며 살까. ‘바빌론’은 그것이 유한한 인생의 찰나를 영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인간들의 염원이라고 이야기한다. 절대 대체될 수 없을 것 같던 스타도 어느 순간 하락기를 맞고, 순수 문학에 삶을 바칠 거라 생각했던 문학도가 스타의 뒷이야기를 좇는 가십 전문 기자가 되고, 꿈이 영화인지 사랑인지 헷갈리던 청년은 결국 그 사이 어딘가에서 좌절하고 마는 참 아름답지만 잔혹한 할리우드.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빌론’은 어떠한 개인의 영광과 슬픔도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다만 영화라는 거대한 이야기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그 모든 다양한 감정과 사건들만은 영원히 남게 될 것임을 상기시킨다. 매니 토레스(디에고 칼바 분)가 마지막에 극장에서 보는 영화의 장면들은 이 업계에 대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찬사다. 빠르게 지나가는 그 모든 영화의 장면들 가운데는 극장에 있는 관객들에게 친숙한 작품도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영화관에 앉은 관객들과 영화 속 매니 토레스, 그리고 영화를 만든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하나가 된다.할리우드 영화계에 대한 절절한 러브레터에 다름 아니라는 점에서 ‘바빌론’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을 떠올리게 한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 게임이 지배하는 2045년의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한 SF물이다. ‘오아시스’의 개발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 문화를 집대성한 거대한 퍼즐을 만든 뒤 그것을 푸는 사람에게 보물을 주겠다고 공헌했고, 이에 플레이어들은 이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주요 스토리 골자가 이렇다 보니 ‘레디 플레이어 원’은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비디오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자연스럽게 훑게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자신의 작품인 ‘백 투 더 퓨처’와 ‘죠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비롯해 ‘배트맨’, ‘스타워즈’ 시리즈,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 게임 ‘블리자드’ 등이 영화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약 2000억 원이었던 제작비의 80%를 판권 대여에 썼다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말은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마치 대중예술에 대한 찬사 그 자체라 느껴지게 한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탄생한다고 했던가. 이 말을 할리우드에선 이렇게 바꿔야 할 것 같다. 천재 감독은 1%의 영감과 99%의 애정으로 탄생한다고. 자신이 몸담은 업계에 대한 깊이 있는 애정과 감사. 그 마음이 전해지기에 ‘바빌론’과 ‘레디 플레이어 원’ 모두 관객들에게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여운을 남기는 것 아닐까.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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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식탁' 맛+힐링+감성까지 한번에 사로잡은 미식 배송

'로컬식탁'이 예술과 낭만의 도시 부산의 로컬(local) 음식과 4MC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월요병 퇴치에 나섰다. 지난 7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MBC 미식 인문학 토크쇼 '로컬식탁' 2회에는 이상민이 두 번째 호스트로 나서 부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로컬 푸드를 소개했다. 먼저 첫 번째 코스는 부산의 분식으로, 가래떡 떡볶이와 어묵 등 부산 포장마차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음식들의 푸짐한 자태는 식탁 여행자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히든카드 쥐포 튀김은 달달한 맛과 독특한 식감으로 입맛을 사로잡았다. 4MC의 맛깔나는 먹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상민은 재벌 7명이 모여 부산에서 떡볶이를 공수해 먹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주우재는 "아빠, 됐다고요! 450억 필요 없다고요"라는 유쾌한 재벌 상황극으로 거침없는 입담을 뽐내 웃음을 안겼다. 두 번째 음식으로 부산 기장 붕장어 회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붕장어 회는 눈꽃 빙수를 보는 듯한 새하얀 비주얼과 고소한 맛은 시청자들의 여행 욕구를 자극했다. 식사를 이어가던 그때,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이를 본 배성재는 "하늘에서 붕장어가 내려와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4MC는 부산 차이나타운의 만두를 시식했다.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배성재는 두 접시에 담긴 군만두의 차이점을 예리하게 파악 후 질문했다. 그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며 먹방 요정에 이은 질문 요정에 등극했다. 통통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부산 차이나타운의 군만두를 맛본 하석진은 "소울(soul)을 다 집어넣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극찬했다. 뿐만 아니라 박형진 마케팅 전문가의 바다 향 가득한 위스키 페어링으로 로컬 음식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으며, 최태성 역사 강사가 들려주는 부산 차이나타운의 역사 이야기는 몸과 마음의 양식을 동시에 채웠다. 이렇듯 '로컬식탁'은 전국 각 지역의 핫 플레이스와 로컬 음식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켜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2.03.0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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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서 찾은 옛 스승들의 발자취…'차이나는 클라스: 인문학 편' 출간

중앙북스는 JTBC 대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의 강연 내용을 엮은 '차이나는 클라스: 인문학 편'을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지난 5년간 223회에 달하는 강연을 펼쳤다. 신간은 인류가 문명을 이룩한 이래 인간적인 삶에 대해 고민했던 흔적들을 고전·철학·예술 분야로 나눠 석학들과 되짚는다. 프로그램 메인 프로듀서인 신예리 보도제작국장은 "앞선 인류가 축적된 지혜와 경험으로 수많은 난관을 돌파했던 것처럼 우리 역시 그럴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조심스레 품어본다"고 말했다. 1부 '지속 가능한 문명을 만든 지식'에서는 인간이 문명의 새벽부터 암흑의 시대를 거쳐 뉴노멀(새로운 기준)의 시대를 이룩하기까지 생존을 위해, 성장을 위해, 성찰을 위해 쌓아 올린 수많은 생각의 기록들을 살펴본다.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는 플라톤 철학의 기본 원리인 대화에서 얻는 깨달음의 즐거움과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기본 원리인 경계를 뛰어넘는 탐구의 즐거움에 대해 조명한다. 임석재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는 인류에게 잊혔던 그리스 신전이 새롭게 부활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한다. 2부 '삶의 지혜를 일깨우는 예술과 문학'에서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노력했던 예술과 문학 선구자들의 삶을 돌아보고, 인생의 지혜를 배운다.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서양 문학의 뿌리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권력의 도구로 활용한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아우구스투스 황제를 통해 권력의 막후를 살핀다. 박상진 부산외대 이탈리아어과 교수는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이라 불리는 단테와 그의 작품 '신곡'에 주목한다. 이 밖에 박승찬 가톨릭대 철학과 교수, 김이재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오순희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등이 지혜를 전한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1.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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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IS] 이규형 "초등학교→군복무 연극활동, 무대 놓지 못할 것"

평생을 연기와 함께 한 이규형이다. 배우 이규형의 매력으로 가득 채워진 화보가 공개됐다. 이규형은 보그 7월호를 통해 화려한 색채 속 유니크한 콘셉트를 보이는 컷과 더불어 이규형의 얼굴로 꽉 채워진 비주얼 흑백 컷을 함께 공개했다. 레드 톤의 배경에 앞에 선 이규형은 토끼를 소중히 안고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살짝 내려온 선글라스 뒤 이규형의 귀여운 시선처리가 돋보인다. 이어 컬러풀한 의상을 소화한 컷에서는 졸린 듯한 포즈로 콘셉트를 극대화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마지막으로 공개된 흑백 톤의 사진에서는 이규형이 카메라를 잡고 직접 촬영한 듯한 포즈로 밀착된 화보 컷을 완성. 이규형의 무한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특히 연기 장인다운 이규형의 깊은 눈빛과 다채로운 표정 변화는 현장의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촬영 내내 기분 좋은 에너지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끄는 이규형의 ‘찐매력’에 촬영 스태프 모두가 푹 빠져들었다는 후문이다. 화보와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규형은 초등학생 때 연극반에 든 것을 시작으로 고교 재학 시절 연극제에 참여해 무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마추어의 연기에도 마음을 움직여주는 관객을 보며 배우가 되고 싶었고, 사람들을 울고 웃게 하고 싶었다. 무대는 카메라가 낼 수 없는 호흡이 있기에 놓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군 복무 시기에도 무대에 올랐던 이규형은 “군 연극단에 잘하는 배우가 넘쳐 오디션이 치열했다. 운 좋게 거의 매일 공연을 했다. 지금 트로트가 엄청 인기인데, 그때도 트로트를 부르면 반응이 가장 좋았다. 지금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배우가 되기 위해 걸어온 길과 무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동시에 전했다. 한편, 이규형은 무대로 돌아가 뮤지컬 ‘팬레터’ 투어 공연에 한창이다.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문인들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문학을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소년 정세훈이 당대 최고의 인기 소설가 김해진에게 팬레터를 보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이야기다. 이규형은 주인공 김해진 역으로 분해 사랑, 고뇌, 분노 등 복잡한 감정선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김해진의 서사를 완벽히 구현, 매 공연 관객의 찬사를 받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6.2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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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역사 '기생충'②] "우먼파워↑" 곽신애·이미경 '기생충' 레이스 1등공신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오늘이 있기까지, '기생충'을 함께 완성한 '기생충'의 일원들에 대한 고마움을 여러 번 표했다. 아름다운 시나리오가 있었고, 시나리오의 대사를 멋스럽게 표현해준 배우들이 있었다면, 그들이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도록 전폭적 지지와 울타리가 되어 준 이들도 있다. 바로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다. '기생충'이 처음 소개됐던 무대는 지난해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기적과 전설, 새 역사의 첫 발을 내딛은 '기생충'이 선보여지기까지 그 과정에는 '기생충'의 투자·배급을 담당한 CJ그룹과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가 존재했다.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 안 팎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이미경 부회장은 글로벌 '기생충'의 초석을 마련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최정상 무대를 조력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 이미경 부회장은 박근혜 정권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는 관계. '계획에는 없었던' 일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악문 블랙리스트의 완벽한 승리가 됐다. 실제 9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 4관왕 성과 뒤에는 한국영화계 최초로 진행됐던 '아카데미 캠페인' 과정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연례 행사처럼 벌이는 캠페인이지만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은 하나하나 부딪혀가며 긴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이미경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CJ ENM은 '기생충'의 북미 개봉(10월 11일) 이전부터 일찌감치 캠페인 예산을 수립하고 북미 배급사 네온(NEON)과 함께 투표권을 가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모션 활동을 벌였다. 봉준호 감독은 캠페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작년 9월 이후로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수 백 차례에 걸친 외신 인터뷰와 행사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했고, 송강호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관계자도 바쁜 시간을 쪼개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힘을 보냈다. "상상도 못한 일" 곽신애 대표의 꿈 충무로 대표 영화 패밀리 일원으로 유명한 곽신애 대표는 곽경택 감독의 친동생이자, 정지우 감독의 아내로 먼저 언급됐지만 이제는 곽신애의 오빠, 곽신애의 남편이라는 표현이 더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점쳐진다. 두 감독의 그늘 아닌 그늘에 있어 묵묵히 제 할 일을 했던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을 통해 완벽한 존재감을 각인시켰지만 사실 오래 전부터 '영화인'으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쏟아낸 인물이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1990년대 영화 전문잡지 '키노' 창간 멤버로 3년간 활동한 곽신애 대표는 1997~1999년 김조광수 감독과 영화홍보대행사 '바른생활'의 공동대표로 본격적인 영화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LJ필름, 신씨네 등 영화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았고, KNJ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았다. 2010년 바른손이앤에이 입사 후 영화사업부 본부장과 바른손필름 대표이사를 거쳐 2015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기생충'의 제작자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치게 됐다. 곽신애 대표는 앞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기생충' 현장을 회상하며 "그들 사이에 낑겨 있는 것이 행복했다. 특히 배우들 입장에서는 내가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이물감이 들 수도 있는데, 흔쾌히 멤버로 받아들여줬다. 호흡과 정서를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애틋한 느낌이 가득했다. 제작자로서 고충도 없었다. 좋은 시나리오, 좋은 감독,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은 이미 전체 프로덕션에 안정감을 선사했고, 나는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영향력을 받기만 하면 됐다. 걱정이 많은 편인데 최대한 큰 마음으로 있어야 하는 직책 같다. 일희일비, 안절부절과 최대한 이별하려 노력 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기생충'이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되는 순간, 가장 먼저 불린 이름은 '곽신애'였다. 곽신애 대표는 벅찬 감정을 숨기지 못하며 "말이 안 나오네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까 일단 너무 기쁩니다. 지금 이 순간에 뭔가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듭니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드립니다. Thank you"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스카 캠페인' 진두지휘…이미경 부회장 리더십 '기생충'의 오스카 4관왕이 더욱 의미있는 이유는 '아카데미 캠페인 노하우'가 한국영화산업에 경험치로 쌓였다는 지점이다. 캠페인은 말 그대로 캠페인이다. 영화를 알리는 것이 목표이자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대규모 예산과 인맥이 필요한 것이 사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 캠페인에 약 100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 문화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의 힘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미경 부회장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세를 떨치는 인물. 미국 드림웍스에 투자하는 등 스티븐 스필버그와의 인연도 화제를 모았다. 2017년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2014년부터 미국에 머물며 그룹의 해외 문화사업을 이끌었다.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책임프로듀서 자격으로 약 10년 만에 칸을 찾아 지원했다. 이후 오스카 레이스는 함께 달렸다.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시상식에 직접 참석해 '기생충'의 성과를 지켜봤다. 이미경 부회장은 '기생충'의 최우수작품상 확정 후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올라 벅찬 수상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안녕하세요! 봉준호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당신이어서 감사합니다. 저는 그의 미소, 그의 독특한 머리 스타일, 그가 말하는 모습, 걷는 모습, 특히 감독으로서의 그의 모습까지, 그의 모든 것이 좋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의 유머 감각입니다. 그는 진지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유쾌한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생충'을 지원해준 모든 사람들, '기생충'과 함께 일한 모든 사람들, '기생충'을 사랑해 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일지라도 항상 우리의 꿈을 지원해주는 저의 남동생 이재현 회장에게 감사드립니다. 저의 남동생 이재현 회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특히, 항상 우리 영화를 지지해주고, 망설임 없이 영화에 대해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우리 한국 영화 관객들에게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영화 관객분들 덕분에, 우리는 자만하지 않고, 감독, 창작자들과 함께 한계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관객 여러분, 당신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에 없었을 것입니다. 매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新역사 '기생충'①] "4번의 호명, 4번의 전율" 전세계 홀린 오스카 황홀경[新역사 '기생충'②] "우먼파워↑" 곽신애·이미경 '기생충' 레이스 1등공신 2020.02.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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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어디] 추울 때 제격, ‘갤러리’로의 산책

코끝이 시린 날씨에 야외 활동이 두려워지는 요즘, 평소에는 그저 지나치던 실내의 공간들을 찾게 된다. 만만한 대형 쇼핑몰도 좋지만, 오랜만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은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도 추천한 올겨울 가볼 만 한 갤러리를 소개한다. 미술 작품을 즐기다,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은 지난 2018년 6월에 개관한 부산광역시 공공 미술관이다. 지상 3층을 제외한 각 층에 전시 공간이 있고, 1층에는 구조가 독특한 카페, 지하 1층에는 어린이예술도서관이 자리 잡았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외관부터 특별하다. 건물 외부와 내부를 식물이 수직으로 자라게 하는 정원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이 자체가 ‘수직 정원의 거장’ 패트릭 블랑의 작품으로, 조성 당시 식물 175종을 심었다. 겨울의 찬바람에 푸르름이 예전만 못하지만,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멋스럽다. 내부로 들어서면 널찍한 로비에 형형색색 패턴이 눈에 띈다. 독일 작가 토비아스 레베르거의 작품을 활용해 입체적으로 꾸민 곳이다. 전시실은 모두 5곳이다. 1층 전시실은 특별전과 해외 작가 초대전이 주로 열리고, 나머지 전시실은 상설전과 기획전, 소장 작품전 등으로 꾸며진다. 현재는 오는 27일까지 1층에서 열리는 ‘랜덤 인터내셔널 : 아웃 오브 컨트롤’ 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런던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번 전시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레인 룸’이 특히 인기다. 이는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인데, 사진 촬영의 명소로 알려지면서 여행자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레인 룸’은 길고 어두운 터널로 시작한다. 멀리서 빗소리가 귀를 자극하고, 곧 나타나는 100㎡ 직사각형 공간에 굵은 빗줄기가 하염없이 내린다. ‘레인 룸’에 설치된 센서 8개가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반지름 1.8m 내에 비가 내리지 않게 한다. 즉, 엄청난 폭우는 내리지만, 100㎡ 공간 어디서도 비를 맞지 않는 체험을 하는 것이다. ‘레인 룸’에 들어서면 아주 천천히 걸어야 한다. 대략 한걸음에 1초 이상 걸려야 센서의 반응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세차게 내리는 빗속에서 외롭게 빛나는 전등을 배경 삼아 사진을 찍는다. 사람의 실루엣과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가 사진을 만든다. 지하 1층에서는 ‘가장 멀리서 오는 우리 : 도래하는 공동체’ ‘시간 밖의 기록자들’ 전이 오는 2월 2일까지 열리며, 어린이예술도서관에서는 아이들이 편하게 책을 마주할 수도 있다. 예술과 전원 풍경 깃든 ‘힐링’ 공간,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북 남원시 춘향테마파크 뒤쪽 함파우길에 자리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은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의 대표작을 기증받아 열린 곳이다. 미술관은 외관부터 볼만하다. 네모난 돌출형 건물은 바닥에 물이 잔잔하게 담겨 있는 모양이 퍽 도드라진다. 미술관은 화가이자 작가 김병종의 작품 400여 점을 소장하고, 그중 수십 점을 상설 전시한다. 남원에서 태어난 김 작가는 ‘바보 예수’ ‘생명의 노래’ ‘화첩 기행’ 등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쳤으며, 남원에서 보낸 유년 시절을 작품에 투영했다. 미술관은 3개 갤러리로 나뉜다. 남원 지역 미술 작가 36인의 작품을 전시하는 ‘남원 미술, 요즘’이 오는 27일까지 열리는데, 남원 일대 미술의 세대별 현주소를 엿보는 기회다. 갤러리2는 창밖으로 지리산 능선을 한 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는 곳이고, 갤러리3은 빛과 어둠을 대조적인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이다. 미술관 입구에 자리한 북카페 ‘화첩기행’에서는 미술과 문학, 인문학 관련 도서도 보고, 너무 맛있어 미안한 '미안커피'와 직접 만든 케이크가 메인 메뉴도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곁으로 돌아온 용산공원갤러리 서울 용산의 외국군 주둔은 지금까지 진행형이고, 그 중심이 ‘주한 미군 용산기지’다. 용산공원갤러리는 용산기지 반환에 앞서 일반에 공개된 곳으로, 약 110년 동안 굳게 닫혀 있던 금단의 땅으로 내딛는 첫걸음이 됐다. 용산공원갤러리는 용산기지와 한강대로를 사이에 둔 캠프킴 부지에 있다. 미군위문협회(USO)가 사용하던 건물을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꾸민 곳이다. 일본군이 조선육군창고로 쓰던 단층 건물에 1978년 미군이 증축한 2층 건물을 연결해 ‘ㄱ 자형’이다. 건물에는 각각 ‘1224’와 ‘S1225’라는 문패가 달렸다. 미군이 건설한 기지 내 건물은 알파벳과 숫자 조합이 명칭을 대신하는데, 모든 건물은 T(temporary, 임시)와 S(semi-permanent, 반영구)로 구분한다. 영구(permanent)를 의미하는 P를 사용하지 않는 점이 인상적이다. 용산공원갤러리는 서울역사박물관과 국가기록원, 용산문화원에서 제공받은 지도와 사진, 영상으로 꾸몄다. 그 가운데 용산기지의 변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지도가 눈길을 끈다. 일본군이 태평양전쟁에 패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용산은 일제의 병참기지 역할을 했다. 당시 기지 모습은 1948년 미군이 촬영한 항공사진과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군위문협회의 활동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전시물도 재밌다. 메릴린 먼로와 데비 레이놀즈 같은 할리우드 여배우가 미국위문협회 초청으로 내한했으며, 패티김과 김시스터즈, 조용필 등 내로라하는 국내 가수가 미국위문협회 오디션을 거쳐 미8군 무대에서 데뷔했다. 미군이 연회장으로 사용하던 S1225는 지난해 7월 일반에 공개됐다. 1층에는 1225카페가 있고, 2층은 용산기지를 거쳐 간 다양한 인물의 실물 크기 사진을 전시한 기획전시실과 함께 청룡 만들기 등 다양한 무료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으로 꾸며졌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1.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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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 인문학 강좌&도시재생투어 참여자 모집

토크콘서트와 투어를 통해 서울의 도시재생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12월 4~8일까지 열리는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 행사 중 도시재생을 주제로 한 인문학강의와 도시재생투어에 참여할 시민들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은 도시재생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모여 서울시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의 취지와 가치를 공유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올해 처음 개최되는 행사다. 처음 열리는 도시재생 주간인 만큼 ‘도시를 만드는 사람들(Urban Change Maker)’을 주제로 도시재생에 참여하는 다양한 주체를 조명하고, 다 주체 참여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목표다.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을 중심으로 돈의문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에서 정책심포지엄과 기획전시, 인문학강좌, 투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 중 12월7일 토요일에 열리는 도시재생 인문학강좌와 12월8일 일요일에 열리는 도시재생투어에 함께 할 참가자를 모집한다. 먼저 7일에 열리는 인문학강좌는 건축가 김진애, 방송인 홍석천, 음악감독 신대철이 각각 1시간씩 ‘나의 도시재생 이야기’를 주제로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진애 박사는 도시건축가로서 현장에서 목격한 도시 재생의 환상과 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다년간 이태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이태원의 변화를 직접 겪은 방송인 홍석천은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한 생생한 경험을 들려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이자 현재는 복합문화공간 ‘플랫폼 창동 61’을 기획해 서울 동북 4구(성북구∙강북구∙도봉구∙노원구)의 도시재생을 견인하고 있는 신대철 음악감독이 문화와 예술과 도시재생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강연은 오후 1시30분, 3시, 4시30분에 시작되며 회당 100명씩 총 300명을 모집한다. 22일부터 12월4일까지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8일에 진행되는 도시재생투어는 ‘그림으로 보는 옛 서울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이태호 명지대 교수와 함께 한다. 1부와 2부로 나눠 강연과 현장 탐방을 진행한다. 1부에서는 서울의 옛 모습과 현재를 비교하고 계속되는 도시의 변화와 도시재생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2부에서는 경희궁과 사직단, 서울의 근대와 현재의 모습이 비교적 잘 공존하는 서촌을 구석구석을 돌아볼 계획이다. 1부 강연은 오전 9시30분~11시30분에 진행되며, 100명까지 참여할 수 있다. 2부 도시재생투어는 오전 11시30분~오후 2시에 진행되며 30명의 참여자를 모집한다. 22일부터 12월4일까지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서울특별시도시재생지원센터 김종익센터장은 “지난 4년간 도시재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관계자들과 시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2019 서울도시재생 주간’을 기획하게 되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도시재생 관계자들이 서로 격려하고 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별첨_2019 서울도시재생주간 내용]- 장소 :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서울시 종로구 송월길 14-3 돈의물박물관마을 내)- 전체 진행 일정 : 12월 4일(수) ~ 12월 8일(일) 5일간 진행- 세부 일정 2019.11.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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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돌아온 팬레터, 개막일 전석 매진… 17일까지 로비 음악회

뮤지컬 '팬레터'가 지난 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과 동시에 전석 매진으로 2년 만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뮤지컬 '팬레터'는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환상적인 선율의 음악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초연과 재연에 이어 이번 2019년 삼연의 첫 공연부터 전석 매진을 달성하며 명실상부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임을 입증했다. 1930년대 자유를 억압하던 일제강점기 시절, 당대 최고 문인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문인들의 예술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 '팬레터'는 그 시대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과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천재 소설가 김해진(김재범-김종구-김경수-이규형)과 그를 동경하는 소설가 지망생 정세훈(이용규-백형훈-문성일-윤소호), 비밀에 싸인 천재 여류작가 히카루(소정화-김히어라-김수연) 세 인물을 주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2019년의 첫 공연부터 초-재연에 참여했던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찰떡궁합’ 케미스트리와 완벽한 하모니가 돋보이며 ‘역시 믿고 보는 팬레터’라는 평으로 이어 나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다. 뮤지컬 '팬레터'는 역사적 사실과 상상을 더해 만들어진 모던 팩션(Faction) 뮤지컬로 실존 인물인 이상과 김유정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와 함께 순수문학단체 구인회를 모델로 한 문인들의 모임 ‘칠인회’ 이윤(박정표-정민-김지휘), 이태준(양승리-임별), 김수남(이승현-장민수), 김환태(권동호-안창용)를 등장시켜 극의 재미와 긴장을 더해 모던했던 당대 시대 분위기와 예술적 감성을 완벽히 표현하며 관객들을 또 다시 사로잡고 있다. ‘칠인회’가 머무르는 명일일보 신문사를 주축으로 꾸려진 무대는 재연과 동일하게 2층으로 분리, 인물들이 동선을 다양하게 함과 동시에 독립적인 공간을 선사해 공간감을 배가시켰다. 또한 이번 시즌 역시 조명을 적절하게 사용해 각 캐릭터들의 심리 상태를 깊이 있게 표현해내 관객들의 기대를 모은다. 또한 무대 위 비춰지는 원고지 조명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그림자를 통한 연출도 놓치지 말아야할 것이다. 한편, 제작사 라이브㈜는 뮤지컬 '팬레터'의 재공연을 한결같이 기다려준 관객들에게 고마움을 담아 개막 주간 특별한 이벤트로 17일까지 ‘로비 연주회’를 선보인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객석 1층 로비에서 진행되는 ‘로비 연주회’는 ‘유고집’, ‘섬세한 팬레터’, ‘거짓말이 아니야’, ‘해진의 편지’, ‘내가 죽었을 때’ 등 뮤지컬 '팬레터'의 다채로운 넘버들을 피아노 선율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팬레터'는 7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19.11.1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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