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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데 한미 임종훈 라크로스 ‘아빠 찬스’ 특혜 의혹

한미약품그룹이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과 각종 잡음으로 시끄럽다. 이런 가운데 지주사 임종훈 대표이사는 한가로이 한국라크로스협회 회장을 맡아 자녀들을 위해 회사 예산을 선심 쓰듯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임종훈 대표의 딸도 한국 라크로스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아빠 찬스’ 대표팀 선발 특혜 의혹 17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대표의 한국라크로스협회 회장직에 의문이 가득하다. 임 대표는 표결 승기를 잡았던 지난 3월 첫 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뜬금없이 한국라크로스협회의 4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유례없는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한층 시끄러울 때 협회장직을 맡은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에서 이전까지 스포츠 단체를 후원하거나 인연을 맺은 전례가 없었기에 더욱 의문부호가 달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장악하기도 전에 협회장직을 급히 맡아야 하는 일이 있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라크로스는 스포츠 망이 달린 스틱을 사용해 공을 주고받거나 달리며 골을 넣어 득점하는 스포츠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비인기 종목이지만 북미에서는 프로리그가 운영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대기업들이 아마추어 종목의 유소년 육성과 발굴 등의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후원을 결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처럼 갑자기 뛰어드는 사례는 드물어 더욱 의구심을 자아냈다. 그러다 임 대표가 협회장에 오른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로 쌍둥이 자녀인 임윤지 양과 임후연 군이 라크로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둘은 고등학생으로 미성년자이지만 한미사이언스 지분 1.08%를 보유한 대주주이기도 하다.미국에서 고교를 다니는 임윤지는 U20 한국 여자대표팀에 선발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8월 홍콩에서 열린 U20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에 출전했다. 그러나 라크로스 선수 학부모들 사이에서 ‘대표팀 선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실력은 뛰어나지 않은데 협회장인 아빠의 후광에 힘입어 대표팀에 선발됐다는 의혹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의 공식 후원사이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골을 많이 넣고 출전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는데도 임윤지가 공격수로 선발됐다”고 입을 모았다. 임윤지의 실력은 수치상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한참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협회 홈페이지를 보면 전국연합인 ‘더블더블’ 팀에서 임윤지의 올해 출전 경기수는 단 2경기에 불과하다. 대표팀에 선발된 다른 선수보다 출전 기록이 저조했다. 공격수임에도 1골도 넣지 못했고, 단 2경기에서 슈팅 2개만 기록했다. 참고로 라크로스는 한 경기마다 10골 이상이 터질 정도로 골이 많이 나는 경기라 공격수의 득점이 많은 편이다. 임윤지와 함께 대표팀 공격수로 선발된 피비 김과 김가예는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 이전까지 여자 성인부 경기에서 각각 25골 5도움, 4골 2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세계 대회에서도 임윤지는 6경기 모두 출전했지만 단 1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반면 다른 공격수들은 골과 도움을 올리며 제 몫을 다해줬다. 한국라크로스협회 관계자는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임 회장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을 해줄 수 없다”며 피했다. 협회 후원 착착, 계열사 예산 집행 저지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 계열사 한미약품 간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각자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표결 대결을 예고하는 등 지배구조가 불안한 형국이다. 특히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예산 일부를 결재하지 않으면서 업무의 차질을 빚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위탁계약을 통해 한미약품의 회계 업무를 맡고 있다. 한미약품 측은 “그동안 인사, 회계, 관재, 전산 등의 업무를 한미사이언스에 위탁계약을 통해 맡겨 왔는데 한미사이언스 측이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급여 등이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와 관련해 "임종훈 대표가 10년 가까이 라크로스 후원을 계속 해왔고, 그 인연으로 회장으로 추대된 것"이라며 "한미약품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고, 부당하게 임명돼 인사명령이 취소된 두 명의 임원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집행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있지만 신규 항목인 한국라크로스협회 후원사 기부금에는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월 1000만원씩, 3·4분기에 총 6000만원의 기부금을 집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경우 예산이 집행되지 않아 업무가 마비되는 상황인데 후원사의 기부금은 착착 집행되고 있어 내부에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체육업계에 따르면 라크로스는 주로 부유층 자제들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로 불린다. 한국라크로스협회 소속의 여자부 고교 6개팀만 하더라도 민족사관학교, 인천 포스코고, 용인 한국외대부설고, 경기외고, 인천 하늘고, 충남 삼성고 등 특수고와 자율형 사립고로 채워졌다. 라크로스가 미국에서는 인기 스포츠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위한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 대학입시 관계자는 “미국 대학 진학에 라크로스 종목의 대표팀 경력은 좋은 스펙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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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임원 오너가 비중 가장 높은 그룹 KCC, 10대 그룹 중에는 GS

자산 5조원 이상 국내 대기업집단 중 KCC그룹의 등기임원 오너가 비중이 가장 높았다. 10대 그룹 중 GS의 오너일가 등기임원이 가장 많았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88개 기업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78개를 대상으로 등기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등기임원 1만2719명 중 830명(6.5%)이 오너일가인 것으로 집계됐다.등기임원 중 오너일가 비중이 30%를 넘는 그룹은 KCC(42.4%) 등 총 6곳이다. KCC는 전체 등기임원 59명 중 오너일가가 25명이나 됐다. 이어 영원(38.6%), 셀트리온(34.9%), SM(33.9%), 부영(30.6%), 농심(30.0%) 등의 순이었다.오너일가 등기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SM(76명)으로 우오현 SM 회장과 자녀인 우연아·지영·명아·기원 등 오너일가가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GS(37명), 영원(34명), 보성(33명), KG(31명)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오너일가 등기임원이 단 한 곳도 없는 그룹은 DL, 미래에셋, 이랜드, 태광 4곳이다.총수가 있는 10대 그룹의 오너일가 등기임원 비중은 1.9%로 집계됐다. 삼성(0.3%)의 경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했으며, LG 역시 구광모 회장이 그룹 내 등기임원 중 유일한 오너일가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5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이재용 회장은 과거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사법 리스크 부담 등으로 현재까지 미등기임원으로 활동 중이다.SK는 전체 등기임원 1052명 중 오너일가가 11명(1.0%)으로 집계됐다. 현대자동차는 등기임원 368명 중 10명(2.7%)이 오너일가였고, 롯데는 489명 중 6명(1.2%), 한화는 501명 중 4명(0.8%)이 오너일가인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그룹 중 오너일가 등기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GS로 등기임원 463명 중 37명(8.0%)이 오너일가다.등기임원 겸직 수가 가장 많은 오너일가는 박흥준 SM그룹 정도경영본부장이다. 총 62개의 계열사 중 SM스틸 등 17개(27.4%)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본부장은 우오현 회장의 사위다.이중근 부영 회장은 21개 계열사 중 15개(71.4%)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해 뒤를 이었고, 이 회장의 막내딸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도 계열사 13개(61.9%)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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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임시 주총 개최 결의했지만 '경영권 분쟁 종식'은 글쎄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의 향방을 가를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확정했다. 그렇지만 한미그룹 오너일가가 팽팽히 맞서고 있어 당분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주도권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11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27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통해 임시 주총 개최 날짜가 정해졌다. 임시 주총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은 내달 22일로 설정됐다. 이번 임시 주총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의 요청에 의해 열리게 됐다. ‘3자 연합’은 정관 변경(이사회 정원 기존 10명 → 11명 확대)과 신 회장·임 부회장 이사 선임을 임시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은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제안한 ‘감액 배당’ 안건을 상정한다. 정관 변경 안건이 경영권 분쟁의 핵심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은 형제 측이 5대 4 정도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3자 연합’은 6대 5로 전세를 뒤집기 위해 이사회 정원 11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관 변경의 경우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안건이라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3분의 2 찬성을 위해선 대략 60% 이상의 지분율이 필요한 데 3자 연합과 특별관계자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48.13% 수준이다. 임종윤·종훈 형제와 그 특별관계자 지분은 29.07%다. 이로 인해 양측은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기관, 소액주주 등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6.04%의 지분을 갖고 있다. ‘3자 연합’ 입장에서는 정관 변경으로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소액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만약 이사 선임이 1명만 추가된다면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사 선임은 주총 출석 의결권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에 통과가 유력하다. ‘3자 연합’ 측에서 이사로 추천한 신동국 회장이 이사로 선임된다면 이사회 구도는 5대 5가 된다. 힘의 균형이 5대 5로 맞춰지면 이사회 의사 결정은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이 5대 5가 되면 그룹이 중대한 결정을 빨리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 주총을 통해 최대 주주인 신 회장의 파워만 더 강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지난 3월 주총에서 형제 측을 지지했던 신 회장은 지난 7월 모녀 측으로 돌아서며 ‘3자 연합’을 구성했다.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인 신 회장은 송 회장·임 부회장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면서 14.97%의 최대 주주가 됐다. 여기에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진 한양정밀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3.95%를 취득하며 그룹 내 영향을 키우고 있다. 한편 한미그룹은 특별 세무조사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관들이 한미그룹 본사에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가의 민감한 사안인 임종윤 사내이사의 개인 회사 코리그룹과 북경한미 사이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 등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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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김동선, HD현대·한화갤 지분 '폭풍 매입' 속내는

최근 경영 승계를 앞둔 후계자들의 폭풍 지분 매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500억원 안팎을 투입해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배력 강화, 상속세 절약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배력·승계 굳건, 상속세도 절약 8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일가 중 정기선 부회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주식 매입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우선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5~7월에 집중적으로 HD현대 지분을 장내 매수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만 해도 지분율이 5.26%이었는데 총 40여 차례에 걸쳐 집중 매입하는 모습으로 지분율을 6.12%까지 끌어올렸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6.60%로 HD현대의 최대 주주다. 이어 국민연금이 8.82%로 2대 주주, 정 부회장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HD현대의 경우 정 이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전문경영인 체제였다. 그러다 정 부회장이 오너가 경영 체제를 선언하면서 경영 승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그룹 유통·로봇 분야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선언하며 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기존 지분율이 2.32%였던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지분율이 단숨에 19.86%까지 치솟게 된다. 매입 규모가 544억원에 달하고 자신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 126만주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가 지분 36.31%로 최대 주주다. 이어 김 부사장이 19.86%로 2대 주주가 되면 한화갤러리아는 사실상 경영 승계가 완성된다. 김 부사장은 지난 8월 전략부사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하기도 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김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후계자들의 폭풍 매입은 지배력뿐 아니라 상속세 절약과도 연관이 있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실탄’이 충분하다면 장내 또는 공개 매수가 가장 유리하다. 만약 주식 상속을 받는다면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 상속세법상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 상속할증 20% 적용돼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야 한다. 만약 정 부회장이 HD현대 지분 26%를 물려받는다고 가정하면 무려 8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지불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경우 12조원의 상속세로 인해 오너가의 지분 대량매도 행보가 그룹의 적지 않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상속 받기 전에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나간다면 향후 상속세 마련의 부담감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업 앞두고 주가 부양 긍정적 대주주의 지분 확대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이 같은 대주주의 책임경영 행보는 더욱 환영받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주가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책임경영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집중 매입을 시작했던 5월 초 HD현대의 주가는 6만4000원 선이었다. 40여 차례의 집중 매수 행보에 HD현대 주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였다. 8일 현재 HD현대는 7만7400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5월 초 대비 20% 가량 오른 가격이다. 김동선 부사장의 공개 매수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이 3400만주를 매수한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1303원에서 1500원대로 뛰었다. 8일 현재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1539원으로 공개 매수 발표 이전과 비교해 18% 이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와 한화갤러리아는 대주주의 대량 매입이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부각되면서 하락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후계자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가 지분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롯데지주 지분을 확보한 신 전무는 이달 5일 4255주를 추가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두 차례 매입으로 롯데지주 지분 0.01%를 보유하게 됐고, 규모는 3억여원에 머물렀다. 앞선 후계자들과 달리 매입 규모가 미미하다 보니 롯데지주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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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라진 한미약품그룹의 운명은

한미약품그룹이 가족 분쟁으로 인해 사실상 둘로 갈라졌다.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면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한미약품은 2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종윤 사내이사 등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을 논의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임종윤 이사의 대표이사 선임과 북경한미약품 동사장 교체 및 동사 선임 안건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써 임종윤 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요구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의 교체는 물거품이 됐다. 동시에 형제의 한미약품그룹 장악 희망도 사라졌다. 1차 가족 분쟁이었던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승리했던 형제 측은 당시 한미사이언스 대표직 등을 차지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장악한 한미약품 대표이사 자리는 끝내 가져오지 못했다. 지난달 말 한미약품이 독자경영을 선언하면서 발발한 2차 가족 분쟁에서도 임종윤 이사는 이사회를 소집해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노렸지만 표결 대결에서 패했다. 이로써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모녀 측 인사인 박재현 대표가 계속해서 맡게 됐고, 독자노선은 탄력을 받게 됐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7대 3 구도로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3인 연합’ 측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형제 측의 요구가 수용되기 힘든 구조다.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분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계열사별 독자경영’은 선진 경영 시스템으로 평가받지만 한미약품그룹은 이와는 다른 성격을 지닌다. 가족 분쟁으로 지주사와 갈라지게 된 특수한 경우다.보통 오너가는 지주사 지분을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오너일가가 반으로 나눠진 상황이라 지주사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독자경영’ 선언으로 봐야 한다. 양사가 틀어지게 된 건 ‘경영 체제’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한미사이언스의 형제 측은 ‘오너가 경영’을 추구하고 있고, 한미약품의 ‘3인 연합’ 측은 ‘전문가경영인 체제’를 지향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가진 한미사이언스를 이끌고 있는 임종훈 대표는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진과 경영진을 교체하는 것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미약품의 독자경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김태윤 한미약품 사외이사는 “매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임직원 모두 세계 최고의 R&D(연구개발) 중심 제약회사를 지향하는 한미약품이 안정적 경영을 이루고 거버넌스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면에서 오늘 이사회 결의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3인 연합’ 측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32.74%로 형제 측 지분(20.94%)에 우위를 지키고 있다. ‘3인 연합’ 측은 특별관계자와 우호 지분을 포함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3인 연합’의 뜻대로 흘러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가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을 품지 못한다면 영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임종윤·종훈 형제가 추진하는 외부 투자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분쟁 이후 드라마처럼 뒤집히는 사례가 발생했듯 대주주의 변심이나 외부 세력 가세 등으로 향후 향방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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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일가 지분가치 155조 돌파...효성, 자녀세대 비중 1위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보유 지분이 자녀세대로 활발하게 상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그룹의 경우 자녀세대 지분 비중이 92.7%까지 늘어났다. 19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4년 지정 대기업집단 88곳 중 동일인이 있는 78곳의 오너일가 계열사 보유주식 및 지분 가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5월 말 기준 지분 가치는 총 155조6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말의 136조8369억원과 비교해 18조8221억원(18.3%) 증가한 수치다.오너일가 중 부모세대의 지분 가치는 81조5149억원으로 2022년 말의 72조8821억원 대비 8조6328억원(11.8%) 늘었다.자녀세대 지분 가치도 같은 기간 63조9548억원에서 74조1441억원으로 10조1893억원(15.9%) 증가했다.다만 부모세대의 지분 가치 비중은 2022년 말 53.3%에서 현재 52.4%로 줄어든 반면, 자녀세대의 비중은 46.7%에서 47.6%로 늘었다.자녀세대 지분 가치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대기업집단은 영원이다. 2022년 말에는 0.8%에 그쳤으나 현재 29.2%까지 늘어났다. 영원무역그룹은 창립자 성기학 회장에서 차녀 성래은 부회장으로 2세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3세 승계를 준비 중인 한솔그룹도 자녀세대 지분 가치 비중이 2022년 말 19.7%에서 현재 45.1%로 증가했다. 조동혁 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의 지분 가치 비중은 이 기간 9.5%에서 35.4%까지 확대됐다.효성그룹은 2022년 말 77.9%였던 자녀세대 비중이 92.7%로 더 늘었다. 조현준 회장의 지분 가치 비중은 34.7%에서 현재 51.0%로 증가했다.고 조석래 명예회장 보유 지분 상속을 진행 중인 효성그룹은 내달 1일부터 조현준 회장이 이끄는 기존 지주사 효성, 조현상 부회장이 이끄는 신설 지주사 HS효성 등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된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19 08:34
산업

남보다 못한 혈육들…아워홈, 사모펀드에 넘어가나

국내 2위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고 구자학 회장이 2000년 LG 유통에서 독립해 창립한지 24년 만에 '남매 갈등'으로 인해 회사 이미지 추락은 물론, 경영권이 외부 자본에 넘어갈 가능성마저 커졌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남보다 못한 혈육'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회사서 쫓겨나는 셋째 딸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아워홈을 이끌어오던 구지은 부회장은 오는 3일을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지난달 3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지은 부회장의 사내이사직 연임 통과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안은 아예 상정도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이 주총에 올린 구재모(구 전 부회장의 아들) 씨의 사내이사 선임 건은 통과됐다.이날 주총 결과에 따라 아워홈의 사내 이사(총 3명)는 구재모 씨를 비롯해 구미현 씨, 이영렬(구미현 씨의 남편) 씨 등 모두 구본성 전 부회장 측 인사들로 채워지게 됐다.아워홈의 지분은 구자학 회장의 자녀들인 장남 구본성, 장녀 구미현, 차녀 구명진, 삼녀 구지은 씨가 98% 이상 갖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미현 씨가 19.28%, 구명진 씨가 19.6%,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구본성 전 부회장에게 1명만 협조해도 지분이 50%가 넘는다. 그동안 '캐스팅 보터' 역할은 구미현 씨가 해왔다.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은 2016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이날 주총에 구미현 씨가 구본성 전 부회장의 편을 들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사실상 쫓겨나게 된 것이다. 매각 급물살 탈 듯아워홈 오너일가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장남·장녀 연합의 승리로 끝이 나면서 아워홈은 혼돈의 시기를 맞게 됐다.당장 대표이사 취임을 공언한 구미현 씨는 전업주부여서 매출 2조원에 달하는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워홈은 구지은 체재하에 지난해 2조에 육박한 1조983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최근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특히 구미현 씨는 아워홈 보유 지분 매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회사 매출 증대보다는 매각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물밑에서 아워홈 매각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현 씨가 대표이사직에 오르기를 자처한 것도 매각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구미현 씨는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했을 때도 오빠와 의견을 같이하면서 동반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의 지분을 합치면 57.84%나 되기 때문에 이들 지분 전체가 사모펀드에 팔릴 경우 회사 경영권까지 넘어가게 된다. 다만 경영권 사수 의지가 강한 구지은 부회장과 구미현 씨 간 법적 분쟁 소지는 남아있다.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는 2021년 구본성 전 부회장을 퇴출하면서 주총에서 의결권을 동일하게 행사하자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이를 어기면 개인당 3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구지은 부회장은 구미현 씨가 계약을 어겼다며 위약금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위약금이 최대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는 회사 매각에도 막대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노조 리스크도 변수다. 이미 노조는 지난달 31일 아워홈 본사 앞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회사 성장에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배임·횡령으로 재판 중인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주주에서 물러나라"고 주장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6.03 07:00
산업

정지선·교선 현대백화점 형제 배당금 80% 증가 왜?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 오너일가의 배당금 규모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전년보다 배당금이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오너일가의 경우 배당금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해보다 83.42% 증가한 143억여원의 배당금을 받고, 정교선 부회장은 86.07% 늘어난 90억여원을 받는다.둘은 지주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 출범 이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해 보유 주식이 늘어나면서 총배당 규모도 자연히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월 공식 출범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은 지분을 각 38%, 28% 보유하고 있었다.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이 각 39.67%, 29.14%로 늘어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그룹사에서 받은 배당금이 전년 대비 5%가량 늘었다. 신 회장은 올해 롯데지주를 비롯한 4개 사에서 325억5573만원가량의 배당금을 받는다. 그는 롯데지주의 우선주 8만1354주와 보통주 1368만3203주를 보유해 총 206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는다.롯데쇼핑에서는 110억여원, 롯데웰푸드에서 5억4600만원, 롯데칠성에서 3억6000만원가량의 배당금을 수령해 지난해보다 총배당금이 5.12%가량 늘어났다. 롯데쇼핑이 실적개선에 따라 1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500원 높였고,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31% 증가한 데 따라 주당 배당금을 700원 늘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신세계그룹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이 총 103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주식 517만2천911주를 보유하고 있다.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69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1주당 2000원을 배당하기로 해 정 부회장의 배당금 규모도 유지됐다.정 부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총 95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이 회장의 경우 올해 신세계가 1주당 배당금을 4000원으로 250원 늘리면서 총배당금도 2.66% 증가했다.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날로부터 94억7000만원가량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정 총괄사장의 배당금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실적 부진으로 배당을 축소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0.87%가량 줄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1 17:57
산업

'정의선 리스크 해소', 재벌들 ‘지분 쇼핑’ 길 열렸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벌들에게 ‘지분 쇼핑’의 길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너일가의 지분 쇼핑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에서 재벌들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익 편취 리스크’가 해소됐다. 지난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가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제재와 관련한 불복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고법 행정6-2부는 최 회장과 SK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이 사건은 공정위가 '지배주주의 사업기회 이용'에 제재를 가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SK는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뒤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만 추가 매입했고,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이에 대해 공정위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지주사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것이라고 보고 지난 2021년 12월 최 회장과 SK에 대해 각각 8억원씩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 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불복 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쇼핑과 비슷한 케이스로 정의선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미국의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80% 중에는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에 더해 정 회장의 개인 지분 20%도 포함됐다. 당시 정 회장은 기업 총수로는 드물게 사재 2389억원을 털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20%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었지만 충분한 지배구조 조건을 확보한 상태여서 정 회장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사업을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다. 3개사 이사회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당초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총수 개인의 투자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문제를 삼기 어렵다’며 사익 편취 위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매입 당시 공식적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SK가 합리적 검토 없이 지분을 양보했고, 결국 최 회장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29.4%를 할인된 가격인 1만2871원(정상가 1만8000원)에 매입한 바 있다. 정 회장의 경우 지분 매입을 이사회 승인을 얻어 진행했고,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 의혹’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면서 향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내 대기업은 총수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이익을 위한 지분 매입’이라는 결론을 내기에도 수월한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국의 특수한 오너 경영 체제에서 총수들이 사실상 이사회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쇼핑’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은 경영 승계자금 마련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소프트뱅크와 합의한 대로 2025년까지 미국 상장에 성공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5배 이상 폭등할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과거 쿠팡의 상장 성공으로 지분 가치가 6배까지 뛴 바 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산술적으로 정 회장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향후 지배구조 개선과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향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의 큰 액수다.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천문학적 상속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벌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전망이다. 이미 오너 일가들은 상속세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개인 기업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자신이 98.5%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홀딩스의 미국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9 07:00
금융·보험·재테크

금감원장 이복현, 태영건설 워크아웃 자구계획 작심 비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이 내놓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자구계획을 비판했다. 이복현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이 협력업체나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위해 지원하기로 한 제일 최소한의 약속부터 지키지 않아 당국 입장에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전날 발표한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 입장에서는 태영건설 자구계획이 아니라 ‘오너일가 자구계획’"이라며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채권단 입장에서는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라는 표현을 쓰며 질타했다.그는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보면 '견리망의(이익을 보면 의리를 잊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난다"며 "태영건설은 시공·시행을 한꺼번에 맡아서 하면서 1조원 넘는 이익을 얻었고, 이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다운턴에서는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수분양자·채권단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고 비판했다.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4가지 자구안에 대해서도 안건별로 구체적으로 따져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태영건설은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블루원 지분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이 지난달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가운데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원을 갚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고는 기초적인 신뢰 축적이 어렵다"고 말했다.그는 "외담대를 금융채권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외담대가 망가지면 앞으로 채권 형태의 자금 유통이 불가능해진다. 워크아웃의 대전제인 신뢰를 첫 시작 단추부터 무너뜨린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원장은 채권단의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 SBS 지분 매각 대신 TY홀딩스 지분을 활용할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특히 그는 태영건설이 오는 11일로 예정된 제1차 채권단 협의회까지가 아니라 바로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을 수준의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11일 당일에 이런 방안을 내놓고 동의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다른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을 넘게 되면 설득 시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이 원장은 워크아웃과 관련 "모든 경우의 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채권단 설득이 되지 않으면 워크아웃이 무산될 가능성을 시사했다.그는 워크아웃과 관련한 당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당국은 워크아웃에 대해 답을 최종적으로 제시하거나 채권단에 무리하게 동의하라고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채권단과 태영건설 간 불신이 있는 지점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오늘 간담회도 당국 입장을 가감 없이 말해서 꼬인 실타래를 푸는 데 일말이라도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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