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홈쇼핑서 티켓 팔고, 야구단 협업 옷 출시하고…프로야구와 손잡는 유통가
유통가와 패션 업계가 프로야구에 푹 빠졌다. 프로야구가 탄탄한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면서 '돈이 되는 분야'라는 인식이 확실히 잡혔다는 방증이다. 의류 업체가 야구단과 손잡고 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상품을 까다롭게 선정하기로 유명한 홈쇼핑 업체는 야구 티켓을 단독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현대홈쇼핑은 지난 22일 LG 트윈스 홈경기 티켓 교환권 '무적 티켓'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무적 티켓은 내달 9일부터 시즌 종료까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 홈경기 중 원하는 경기를 선택해 입장할 수 있는 상품이다. 홈팀 좌석이 아닌 원정석을 대상으로 좌석별 4장·6장·8장씩 묶어 파는 방식이지만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여러 파격적 혜택을 안겼기 때문이다.현대홈쇼핑과 LG는 이번 상품 가격을 좌석별로 15~20% 할인 가격에 제공했고, 고객이 선호하는 경기 일정에 맞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티켓 교환권을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원샷 치킨&음료'를 최소 2장에서 최대 4장까지 줬다.티켓 판매도 선방했다는 자체 평가다. 24일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당초 예상 목표치대로 무난하게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CJ오쇼핑에서 SK 와이번스의 시즌권을 판매한 적이 있다. 시즌권은 수백만원짜리 등 가격대가 다소 높은 편이었다"며 "이번 LG 티켓 교환권은 수도권팀의 정규 시즌 경기 중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팬들의 마음을 더 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대홈쇼핑은 향후 LG 외에도 다른 구단과 함께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 업계에 문화·레저 콘텐트 이색 방송이 확대 추세"라며 "특히 국내 스포츠 중 야구 인기가 높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구단과도 협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의류 업계도 탄탄한 고객층을 가진 프로야구단의 문을 두드린다.이랜드리테일의 슈즈 SPA(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 회사가 맡는 의류 전문점) 브랜드 '슈펜'은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엠블럼과 마스코트의 특징을 살린 슬리퍼·스니커즈·에코백 등 총 17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야구장에 입고 갈 때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대표 상품인 이글스 베이직 스니커즈와 타이거즈 베이직 스니커즈는 슈펜 베이직 스니커즈에 구단 로고를 결합하고 기능성을 개선했다. 또 뒤축이 없는 뮬 디자인에 구단의 로고로 포인트를 준 이글스 뮬 스니커즈와 타이거즈 뮬 스니커즈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각 구단의 개성을 살린 슬리퍼와 에코백 상품이 있다.슈펜 측은 "내년 프로야구 시즌에는 더 많은 구단과 협업할 예정이며, 프로야구뿐 아니라 다른 스포츠로도 적극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KBO 리그는 2016년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8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국내뿐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면서 유통가도 움직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미 프로야구팀 LA 다저스 한정판 하이트 제품을 출시하는 등 LA를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유통 업계가 기업·제품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프로야구를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9.06.25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