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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요즘 뭐 봐?]‘이재, 곧 죽습니다’, 회귀물로 펼쳐놓은 장르 종합선물세트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그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에 빠져들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며 조금은 달달한 드라마가 당기기도 한다. 그래서 드라마들은 이른바 ‘멀티 장르’를 종종 시도해왔다. ‘동백꽃 필 무렵’이 멜로드라마에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범을 등장시켜 스릴러 장르를 끼워 넣음으로써 달달함과 따뜻함으로 자칫 느슨해질 수도 있는 드라마의 텐션을 높여놓는 그런 방식이다. 도저히 하나로 엮일 수 없을 것 같던 멜로와 스릴러도 엮이니, 의학과 사극이 더해지고, 무협액션과 멜로가, 심지어 크리처물과 시대극이 더해지는 건 이제 더 이상 이상한 일도 아니게 됐다.그래서일까.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이재, 곧 죽습니다’를 보면 아예 본격적인 장르의 종합선물세트도 가능해졌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첫 회 한 회차만 봐도 청춘멜로와 재난물이 등장하더니 2회에는 학원액션물에 조폭누아르가 펼쳐진다. 3회로 가면 감옥을 배경으로 하는 액션스릴러가 펼쳐지더니 4회에서는 또 눈물샘을 자극하는 절절한 멜로가 등장한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회귀물이라고 하는 신박한 장치를 환생 판타지와 엮어 가능해진 서사다. 드라마는 회귀물의 정석대로 주인공인 취준쟁 이재(서인국)가 등장한 지 15분 만에 절망의 끝에 내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태강그룹 최종 면접에서 불운하게 떨어진 이후 오래도록 취준생의 삶을 살아온 이재는 여자친구 지수(고윤정)와도 소원해지고 아르바이트로 번 돈 전부를 투자 사기에 날려버린 후 삶에 대한 의지를 놓아버린다. 그는 “사는 게 두렵지 죽음 따윈 전혀 두렵지 않다”며 건물 옥상에서 투신한다. 하지만 이렇게 삶을 함부로 하고 ‘죽음’을 업신여긴 대가는 혹독했다. 깨어난 이재 앞에 나타난 죽음(박소담)이라는 미스터리한 여인은 그가 저지른 죄에 대한 벌로 12번의 죽음을 겪는 고통을 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죽음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가를 알려주겠다는 것. 그래서 죽음에 의해 삶으로 되돌려준 이재는 12번의 새로운 몸으로 들어간다. 재벌 3세 박진태(최시원)로 깨어나 개인 전용 비행기를 가진 부자로서의 삶을 꿈꾸게 되지만 그 꿈은 이내 추락하는 비행기와 함께 사라져버린다. 새로운 몸으로 깨어나긴 하지만 그 몸의 주인들은 모두 죽을 위기에 처해있다는 게 함정. 이재는 그 위기를 넘어야 비로소 그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처지에 놓인다. 다양한 장르의 변주는 그래서 이재가 새로운 삶으로 들어갈 때마다 가능해진다. 박진태가 재난물의 장르를 가능하게 한다면, 두 번째로 깨어난 몸인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 송재섭(성훈)은 낙하산 없이 추락해 안전그물이 처진 곳으로 떨어져야 하는 미션을 수행함으로써 코믹 액션 장르를 가능하게 한다. 또 세 번째 몸으로 회귀한 권혁수(김강훈)가 열일곱살 고등학생으로 학교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학원 액션물의 서사가 펼쳐지게 해준다. 이즈음 되면 시청자들은 이 신박한 세계관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지루해질 틈 없이 전개되는 새로운 서사와 새로운 장르들이 펼쳐지는데, 그것이 하나로 꿰어져 있어 일관된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어서다. 회귀물이라는 실로 다양한 장르와 서사들의 구슬을 꿰어 놓았다고나 할까. 이재 역할의 서인국과 죽음 역할의 박소담이 전체를 꿰어주는 실이 되어주면서 여기 꿰어지는 다채로운 배우들의 반짝반짝 빛나는 구슬 같은 존재감도 매력적이다.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오정세 같은 대세배우들이 저마다의 매력적인 연기를 색다른 장르 속에서 풀어내고 여기에 고윤정, 김지훈, 김성철, 유인수, 려운 같은 배우들이 연기 앙상블을 만들어낸다. 시청자들로서는 이처럼 다양한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워진다. 그리고 이 화려한 장르의 종합선물세트를 따라가다 보면 그 재미 속에서 묵직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그것은 죽음 따윈 전혀 두렵지 않아 쉽게 죽음을 선택했던 이재가 새로운 삶들로 회귀되면서 점점 살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는 데서 나온다. 죽음을 마주해서야 비로소 보이는 삶의 의지. 그 의지가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의 삶조차도 하나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고 드라마는 말하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4.01.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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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이' 이규성, 프레인TPC와 전속계약…오정세와 한솥밥[공식]

배우 이규성이 프레인TPC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이규성은 지난 2016년 웹드라마 '웰컴 투 피키'로 데뷔해 다수의 연극과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았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도경수(로기수)의 인민군 동료 만철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드라마 '스케치', '진심이 닿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2019년에 방영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연쇄살인범 '까불이' 박흥식으로 분해 순박함과 싸늘함을 오가는 입체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극의 텐션을 좌지우지하는 활약을 펼치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이규성은 5월 3일 첫 방송될 KBS 2TV 새 월화극 '오월의 청춘'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프레인TPC에서 새로운 도약을 알린 이규성의 행보에 주목된다. 프레인TPC에는 배우 김가은, 김무열, 김범수, 김신비, 김현준, 류승룡, 류현경, 박용우, 박지영, 박형수, 엄태구, 오정세, 원현준, 유다인, 유재상, 윤승아, 이세영, 이소희, 이준, 이하나, 정영섭, 조은지, 조현철, 최명빈, 황선희가 소속돼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4.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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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염혜란, 국어선생님을 꿈꾸다 배우가 된

아직은 이름 석 자가 낯설 수 있다. 본인도 "엄혜란 아니고 염혜란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홍자영이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배우 염혜란(43)이 '동백꽃 필 무렵'으로 활짝 피었다. 그간 필모그래피만 보아도 대단하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는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딸로 '도깨비'에서는 조카를 구박하는 극악무도한 이모로 '증인'에서는 소름끼치는 반전의 가정부로 '라이프'에서는 깔끔한 일 처리 능력의 비서를 맡았다. 이번에도 변신은 성공했다. 남자를 리드하는 똑부러진 변호사 홍자영을 연기, '국민 누나'라는 별명도 얻었다. 남자가 아닌 여자들의 워너비로 불릴 정도다. 실제 마주한 염혜란은 수줍음 많지만 할 말은 하는 매력 넘치는 배우였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나."아직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냥 돌아다니면 많이 알아봐준다. 그리고 커피나 음료, 과자 등 사람들이 자꾸 무얼 주고 간다. 마음의 표현이니 너무 감사하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홍자영과 싱크로율이 높지 않다. 홍자영은 내가 못 가진 것들을 가졌다. 실제 가지지 못 한 것들이라 연기하면서 좋았고 뿌듯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어땠나."4회까지 받았는데 정말 감각적이었다. 임상춘 작가의 전작을 좋아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거란걸 알고 있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작가의 깊이가 드러나는데 너무 좋았다." -임상춘 작가는 역시 훌륭했나."작가님은 정말 천재다. 홍자영에게 주옥같은 대사를 많이 줬다. 그래서 홍자영이 많지 않은 분량에도 시청자들의 뇌리에 기억될 수 있었다. 작가님이 30대라고 들었는데 나이를 가듬하기 어려운 감각적인 대사들이 많았다. '남편이 녹가락지인데 시어머니는 다이아를 준 줄 안다'는 대사는 어떻게 썼나 궁금하다. 천재다." -홍자영을 어떻게 분석했나."멋진 여자라는건 알았는데 내가 잘 연기할 수 있을까 너무 걱정됐다. 정감 넘치고 미워도 밉지 않은… 그럼에도 미운 모습이 있다. 그 고장에 없는 똑똑한 매력이 잘 전달될까 걱정이 많았다. 시청자들이 나를 보고 채널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촬영을 하면 할수록 배우들 및 제작진과 공동작업이라는게 여겼고 좋은 경험을 했다." -외로운 캐릭터다."동네에서 술 마실 사람도 오정세(노규태) 밖에 없지 않냐. 보기엔 센 여성이지만 고독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남편과 이혼하고 술 한 잔 하자는 친구도 없는 멘트를 할 때 슬펐다." -까불이의 정체를 알았나."중반까지는 흥식이 아버지라고 생각했다. 작가님도 그걸 감안해 여러 장치를 만들었고 누군인지 헷갈리게 하면서 압박해오는데 긴장되더라. 제작진도 현장에 시민들이 몰리니 일부러 오해하게 역스포일러를 낼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시어머니와 대립이 많았다. 실제 시어머니와 관계는."우리 시어머니 진짜 좋은 분이다. 원래 시어머니면 어려운 게 있는데 우리는 아니다. 서로 배려한다고 너무 챙긴다. 시어머니께서 '너무 재미있더라'고 좋은 반응을 보였다." -멜빵 키스신이 화제였다."원래는 이름 부르고 끝나는 장면인데 무언갈 보여주고 싶었다. 홍자영은 늘 주체적인 여성이었기에 키스할 때도 멜빵을 당기는 장면을 생각했고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애드리브가 많았나."충분히 재미있는 대본이고 디테일하게 나와있어 애드리비를 할 게 없었다. 대본만 오롯이 잘 구현해내고 싶었다." -결말은 마음에 들었나."120% 마음에 들었다. 막판에 분량을 많이 줘 과분했다. 과거가 이랬나 싶었을 정도였고 프러포즈도 놀라웠다." -공효진·강하늘과 호흡은 어땠나."두 사람 다 정말 연기를 잘한다. 강하늘은 늘 반갑게 맞아주고 인사를 잘하더라. 정말 좋은 사람이다. 공효진은 똑똑한 배우다. 상황파악을 잘하고 객관적이다. 해야 할 것과 안 될 것을 구별할 줄 안다. 둘 다 나이는 어리지만 선배같다." -촬영 중 힘들었던 점은."환경이 아닌 나 스스로 힘들었다. 나 스스로 '못할거야'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규정을 짓고 내 멋대로 편견을 갖고 틀안에 가둬놓더라. 이번에 염혜란의 편견을 깨뜨린 작품이 됐다." -왜 그렇게 의심이 많았나."홍자영 역할에 1순위 캐스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배역이 돌고 돌아 나한테 오지 않았을까 혼자 고민했다. 지금껏 해 온 작품 중 흔히 말하는 '사짜'는 처음이었다. 평소에 말도 똑 부러지게 못 하는데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었다." -연극을 오래했는데 드라마가 적응이 됐나."무대에서는 서로 연습하는 기간도 많으니 수정할 수 있는 기간도 많다. 드라마는 그럴 시간도 없고 시간이 다 돈이더라. 한 번 더 찍고 싶어도 그걸 더 하자는 게 죄송하더라. 많은 사람을 움직여야 하지 않냐. 다른 신을 찍기 위해 세팅까지 바뀐 상황이라 더 말도 못 하고 있었는데 오정세가 말해줘서 한 번 더 찍은 적이 있었는데 너무 고마웠다. 나중에 감독님들도 왜 말을 못 했냐고 하더라." -임팩트있는 역할을 많이 맡았다."한 배우가 특정 캐릭터로 기억되기 어려운데 여러가지가 언급되는거 보면 배우로서 행운이다."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진 않나."오랜 시간 지속되지 않을 거란 걸 안다. 이 관심은 귀한 손님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돌려보내는 일이 중요하다. 주변에서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니 너무 감사하다." -원래 꿈이 배우였나."국문과를 졸업했다. 국어선생님 아니면 배우가 되고 싶었다. 생각보다 선생님같은 면이 있다. 보수적이고 누군가에게 가르치는걸 좋아한다. 그러다 선생님이 국어만 가르치면 되는게 아니란걸 알았다. 임용고시를 준비했는데 오래 가지 못 하고 꿈을 접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에이스팩토리 제공 2019.1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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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공효진 "임상춘 작가, 동백이 같은 사람…지켜주고파"

배우 공효진(39)이 '공블리'가 아닌 '동백이' 혹은 '동블리' 수식어를 획득했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타이틀롤을 맡아 믿고 보는 배우의 파워를 입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2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2019년 KBS 최고의 드라마에 등극했다. '동백꽃 필 무렵' 제작진이 공효진을 위해 1년이란 시간을 왜 기다렸는지, 왜 공효진이어야만 했는지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임상춘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동백이 같은 사람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화나 짜증이나 고집을 부려서 본인을 어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보다도 5살 이상은 어린것 같다. 확실한 걸 안 좋아해서 나이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작가님 성향상 나서는 게 극도로 힘들다. 마지막 방송 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엠티 장소 오던 길에 위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힘들어했다. 작가님을 지켜주고 싶다."-동백이는 처음부터 공효진이었다. "현실적으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진행이 불가능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본을 읽으면서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동백이는 다른 배우가 했어도 이렇게 사랑받았을 것이다. 구성적으로 응원받을 수밖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오히려 노규태를 오정세 배우가 안 했으면 안 됐을 것 같다. 덕순 회장님을 고두심 선배님이 안 했으면, 우리 엄마를 (이)정은 엄마가 하지 않았다면 신파가 됐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재기발랄한 역할들이 많았다. 난 축처럼 서 있었고, 그 옆에서 다들 바람개비를 돌렸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제작발표회 때 '또'란 느낌의 질문이 많았지만 자신감이 넘쳤었다. "공수표가 아니라 다행이다. 사실 그때 떨면서 말했는데 내겐 드라마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고 대본에 대한 남다른 느낌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 내가 했던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과 동백이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가님이 뚝심 있게 마무리를 잘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내가 또 잘 찾아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적으로 본인이 해결하고 성공을 이뤄낸 이야기였다. 결국엔 동백이가 까불이도 잡지 않나. 결국에는 본인이 다 해결했다." -손담비가 자신의 은인이라고 표현하더라. "향미 역할이 진짜 좋다고 생각했다. 시너지를 내려면 동백이가 약해 보이고 향미가 좀 더 기운이 센 느낌이 있었으면 했다. 동백이가 수수하다면, 향미가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이 하길 바랐다. 담비 자체가 평소 리액션이 별로 없다. 약간 나무늘보 같은 스타일이다. 그냥 담비는 너무 향미 같다. 그 느낌을 너무 잘 살렸다. 아마 시청자들이 더 놀란 이유는 향미를 간과했는데 담비도 간과했기 때문에 더블로 타격을 받은 것 같다. 향미 덕분에 드라마가 더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진짜 예사롭지 않은 드라마가 됐다.">>[인터뷰③] 에서 계속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매니지먼트 숲, 팬엔터테인먼트 [인터뷰①]공효진 "'동백꽃' 통해 위로 많이 받아, '고맙습니다' 이후 처음"[인터뷰②]공효진 "임상춘 작가, 동백이 같은 사람…지켜주고파"[인터뷰③]공효진 "강하늘, 첫 리딩부터 잘할 줄 알았다…호흡 굿" 2019.11.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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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칫솔 사, 자고 가게” 박력 있는 누나 저력 보여준 염혜란

“누나 동기 새끼들은 다 판검사인데 굳이 왜 나랑 결혼을 해?” “난 너랑 있으면 편해. 넌 사람이 행간이 없잖아.” 21일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마지막 회에서 학창시절 공부 빼고 다 하고 다닌 안경사 노규태(오정세)와 공부만 열심히 해서 변호사가 된 홍자영(염혜란) 부부가 결혼 전 나눈 대화다. 20부작의 대장정을 마무리 짓는 회차인 만큼 ‘까불이’ 흥식이(이규성)를 비롯해 옹산을 휘젓고 다닌 인물들의 전사가 차례로 드러났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통상 주인공의 해피엔딩을 위해 달려가기 바쁜 드라마들과 달리 ‘사짜 부부’가 쌓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와준 덕분이다. 시청률 23.8%를 기록한 이날 방송에서 홍자영의 ‘누나미’도 폭발했다. 입시학원에서 만난 노규태를 기억하고 맞선에 나온 그는 “네 차 탈 거야? 내 차 타”라며 첫 만남을 리드한 데 이어 칼국수 먹자고 대부도에 가서는 “너 칫솔 사. 자고 가게” “3월에 하자, 우리 결혼” 등 3연타를 날렸다.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훅훅 치고 들어온 ‘선방’에 무너져 내린 노규태처럼 시청자들도 눈을 비비며 그를 다시 봤다. 이 누나가 멋진 건 진작에 알아 봤지만, 이 정도로 매력이 차고 넘칠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그는 같은 아줌마라 해도 옹산 게장 골목을 꽉 잡고 있는 ‘옹벤져스’와는 또 다른 얼굴을 지녔다. 파마머리에 몸빼바지를 입은 시장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혼자 숏커트에 바지정장 차림이어서가 아니다. 주인공 동백이(공효진)부터 동백이 엄마 조정숙(이정은), 용식이 엄마 곽덕순(고두심) 등 모성애가 무엇보다 중요한 드라마에서 아이가 없다는 것은 그녀가 보여줘야 할 덕목이 다르단 얘기다. 그래선지 그는 관계 맺기에는 서툴지만 의외의 순간에 속마음을 드러내며 마음을 산다. 이를테면 동백이가 남편의 불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법적 지원 필요하면 연락하라”며 명함을 건네는 것처럼 말이다. 돌이켜 보면 배우 염혜란(43)이 그간 맡아온 캐릭터도 그랬다. 1999년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하면서부터 “다른 여배우들은 모두 예쁘고 날씬해서 혼자 아줌마 역할을 도맡아 왔다”고 했지만, 그는 전형성에 기대지 않았다. ‘도깨비’(2016~2017)에서 은탁이 이모나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의 해룡이 엄마처럼 다른 엄마들과는 다른 ‘한 끗’을 만들어냈다. 애초에 모성애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비뚤어진 인물이었지만 누군가의 이모나 엄마보다는 그 역할이 지닌 고유한 성격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과거 인터뷰에서 “빨간색과 다홍색이 다른 것처럼 아줌마 연기에도 차별성을 두고 싶다”고 말한 것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이는 그를 향한 러브콜이 끊임없이 이어지게 만든 이유기도 하다. 연극 ‘이’에서 광대 역할을 맡은 염혜란을 본 봉준호 감독이 오디션을 제안하면서 ‘살인의 추억’(2003)으로 스크린에 진출하게 된 그는 드라마 데뷔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나문희와 호흡을 맞춘 연극 ‘잘자요 엄마’를 본 노희경 작가가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2016)에서도 딸 선영 역을 추천한 것. 영화 ‘밀양’(2007) 오디션 영상을 눈여겨본 조감독의 추천으로 진주댁에 캐스팅된 ‘아이 캔 스피크’(2017) 등 눈 밝은 제작진은 그를 다양한 매체로 불러냈고, 극 중 나문희와 모녀지간에서 절친이 된 그는 뻔하지 않은 연기로 보답했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덕분에 그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사’자 들어가는 직업은 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올해는 ‘동백꽃’에서 이혼전문변호사로 이름을 날렸고, 작년엔 ‘라이프’와 ‘무법 변호사’에서 각각 대학병원 비서실장과 지방 소도시 비선 실세로 활약했다. 작품마다 제법 결이 달라서 “같은 배우인지 못 알아봤다”는 반응이 계속됐다. 섭섭할 법도 한데 그는 그 말을 “가장 듣고 싶은 칭찬”으로 꼽았다. 상투적 역할에서 벗어나고자 덧붙인 한 끗의 다름이 모여 제법 다른 얼굴을 빚어냈음을 방증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역할의 비중이 커질수록 그가 만들어내는 변화 역시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그가 한때 꿈많은 문학소녀였다는 사실도 생활밀착형 배우로서 지닌 강점이다. 시장 인근에서 장사하던 집에서 태어나 학창시절 국어교사를 꿈꾸며 서울여대 국문과에 입학한 그는 대학 시절엔 방송국 PD를 꿈꾸며 방송반에 들어갔다가 실망해 연극반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졸업 후 입사한 출판사까지 합하면 꽤 다양한 직업군을 체험한 셈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얼굴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안다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그의 지난 인터뷰에는 하나같이 적잖은 행간이 느껴졌다. 단어 하나 허투루 말하지 않는 신중함과 삶에 뿌리내리고 있는 사람만이 지닐 수 있는 단단함 같은.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얼굴이 궁금하다. 관련기사 '동백꽃' 향미 덕에 '미쳤어' 섹시 퀸 벗어났죠 '존경'은 찌질이도 춤추게 한다…결핍 속에 핀 꽃 오정세 “주인공만 주목받는 더러운 세상”에 일침 가하는 김혜윤 더욱 더 만화스럽게, 웹툰 원작 드라마 달라진 공식 이경영도 움찔하게 만든 악역의 탄생…칼 갈고 나온 문정희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2019.11.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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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필력 압도적…공효진 끌고 강하늘 밀고

'동백꽃 필 무렵' 임상춘 작가가 3연속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며 스타 작가로 등극했다. 드라마에 3년 만에 복귀한 공효진의 긴 기다림의 이유가 입증됐고 강하늘의 군 복귀작이 꽃길을 장식하며 대박 포텐을 터뜨렸다. 21일 종영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2019년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국 가구 시청률 19.7%, 23.8%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49 수도권 타깃 시청률은 10%, 12%를 나타내며,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었다.(닐슨코리아 제공) 이러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가장 큰 공은 임상춘 작가의 필력이다. '백희가 돌아왔다' '쌈, 마이웨이'에 이어 통통 튀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이야기로 시선을 압도했다. 촌스럽지만 다음 회가 기대되고 궁금해지는 포인트를 앞세워 시청률 상승을 이끌었다. 드라마 관계자들이 "대본이 정말 완벽해서 뭔가를 더 할 필요가 없었다. 책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 대본에 표현된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기만 해도 성공한다는 생각이었다. 대본이 굉장히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는 게 목표였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임상춘 작가의 공은 컸다. 공효진(동백)과 강하늘(용식)의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인간미 넘치는 옹산이라는 장소, 주변 이웃들,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마의 등장이 정겨우면서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로맨스 4, 휴머니즘 4, 스릴러 2라는 황금비율을 지켜가며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었다. 차영훈 PD의 연출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인기의 큰 지분을 차지했다. 공효진은 세상의 편견에 기죽어 지내지만 맹수와 같은 단단한 내면을 가진 동백 그 자체였다. 강하늘은 촌스럽지만 은근히 섹시한 황용식을 만나 펄펄 날았다. 비호감이 될 수도 있었던 캐릭터를 귀엽게 살린 오정세(노규태), 걸크러시의 새 지평을 연 염혜란(홍자영), 시청자의 눈물을 쏙 뺀 손담비(향미), 툭툭 내뱉는 말과 달리 공효진을 아끼는 게장 골목 언니들 '옹벤져스'까지 연기 구멍도 없고 개연성 없는 배역도 없다. 여기에 공효진의 아들이었던 김강훈(필구)의 활약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19.11.2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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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손담비 "공효진 추천 덕분 '동백꽃' 합류, 내 은인이다"

배우 손담비(36)가 연기 도전 10년 만에 인생작을 만났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향미를 통해 인생작과 인생 캐릭터를 동시에 손에 쥔 것. 도전을 쉼 없이 이어왔고 결실을 맺었다. 손담비의 얼굴엔 기쁨이 만개했다.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배우 공효진의 추천 덕분에 '동백꽃 필 무렵'에 합류할 수 있었다. "나의 은인"이라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손담비는 오랜 연습생 시절을 거쳐 두 장의 앨범을 냈다. 그러나 실패했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발표한 것이 타이틀곡 '미쳤어'(2008)였다. 섹시한 의자춤과 함께 크게 히트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손담비는 이듬해 드라마 '드림'으로 연기 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씁쓸했다. 연기력 혹평과 시청률 저조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도전 의식을 불태웠고 결국 해냈다.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는데 너무 잘 됐다. 종방연에 참석해 마지막 회포를 열심히 풀었다. 포상휴가 대신 M.T를 떠났다. 마지막 회를 함께 모여 볼 수 있어 좋았다." -3년만 드라마에 복귀했다. "일단 영화를 먼저 했고 다음에 선택한 게 향미였다. 우연치 않은 기회로 캐스팅이 된 거였다. 효진 언니가 추천을 해줘 시작된 것이다. 감독님과 작가님은 날 향미로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 효진 언니가 향미를 보면서 내 생각이 났다고 하더라. 그렇게 얘기가 잘 되어 책을 봤는데 너무 재밌게 봤고 좋은 캐릭터란 생각이 들어 욕심이 났다. 정말 이 작품만 생각하며 달려온 시간이었다." -어떤 모습을 보고 공효진이 추천했을까. "평상시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길 들은 적 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싶었다.(웃음) 향미란 캐릭터가 까멜리아 주인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센 캐릭터에 외적인 부분이 화려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래서 내 얼굴을 떠올린 것 같다. 언니 덕분에 인생 캐릭터를 만났는데 지금 뭐라도 사줘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언니한테 더욱 잘하려고 한다. 내가 칭찬을 받으니 나보다 언니가 더 기뻐한다. 정말 대인배다. 친하기도 하지만 선배로서 존경한다." -인생 캐릭터란 평가를 받았다. 어떤 기분이었나. "얼떨떨하긴 하다. 당연히 잘 될 거란 생각은 있었다. 임상춘 작가님 글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글 때문에 항상 흥분된 상태였다. 배우들만 잘하면 된다고 할 정도였다. 너무 감사드린다. 덕분이 힘을 얻었다. 다음 작품에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지도 생겼다." -임상춘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우비소녀란 표현이 딱이다. 하얀 얼굴에 키가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다. 저렇게 귀여운 얼굴에 어떻게 이런 글을 쓰지 싶었다. 임상춘이라는 활동명과 전혀 반대적인 이미지를 가진 분이다." -향미를 연기하면서 속이 시원했겠다. "툭툭 내뱉는데 정곡 찌르는 말을 많이 하지 않나. 지이수(제시카)한테 쏟아낼 때나 오정세(노규태) 오빠한테 양아치가 어쩌고 저쩌고 할 때 진짜 시원했다." -초반에 연기적으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향미 자체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아 초반에 잡기 힘들었다. 실제 나는 말을 빨리 하는 스타일인데 향미는 말을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었다. 맹하게 보이면서도 눈치가 빨라 다른 사람들의 속내는 다 알아채야 했기에 그걸 얼마나 디테일하게 표현해야 할지가 관건이었다.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그게 제일 큰 물음표였다." -극을 자유롭게 거닌 기분이다. "초반엔 살짝 불안했는데 내 안에서 많이 풀리니 자유로워지더라.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땐 스스로 못 놨는데 1, 2회 차 지나고 나니 향미 캐릭터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점점 빠져들게 되더라. 그때부터 향미 같다는 얘길 들은 것 같다." -'동백꽃 필 무렵'이 향미로부터 시작됐다는 얘기도 있다. "키를 가지고 있는 여자라는 건 알고 시작했다. 향미가 죽음으로서 모든 것들이 하나씩 펼쳐져 나가지 않나. 동백이와 향미가 같은 초등학교를 나오고 물망초라는 술집과 관련되어 있음이 시청자들에게 알려졌다. 작가님이 디테일하게 향미를 표현하는 것을 봤을 때 향미를 먼저 생각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까불이의 정체에 대해 알고 있었나. "처음엔 몰랐다. 중반부에 알았는데 그게 또 아니라고 하더라. 한참 혼선을 겪다가 거의 나 죽을 때쯤 정확하게 알았다. 주변에서 까불이 누구냐고 묻는 문자를 엄청 많이 받았다." -뿌리 염색 안 된 머리, 까진 손톱 등은 본인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더라. "향미라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많은 사람이 공감해줘 놀랐다. 뿌듯하다. 그리고 코펜하겐에 실제로 가게 됐다. 화보 촬영으로 가게 됐는데 '동백꽃 필 무렵' 영향을 받아 코펜하겐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했다. 신기하다.">>[인터뷰②]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키이스트 [인터뷰①]손담비 "공효진 추천 덕분 '동백꽃' 합류, 내 은인이다"[인터뷰②]손담비 "강하늘, '천사'라고 불러…심성 자체가 착해"[인터뷰③]'연기도전 10년' 손담비 "인생작 만난 것 꿈만 같아" 2019.11.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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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IS] '동백꽃 필 무렵' 유종의 미…2019 지상파 미니 최고 23.8%

'동백꽃 필 무렵'이 '2019년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혼수상태였던 이정은은 눈을 떴고, 공효진과 강하늘은 백년해로의 약속을 지켜낸 해피엔딩을 맞았다. 21일 종영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전국 가구 시청률 19.7%, 23.8%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49 수도권 타깃 시청률은 10%, 12%를 나타내며,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강하늘(용식)은 까불이 검거에 성공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신문성(석용)도 마치 모르는 일인 것처럼 속 시원히 답을 못했다. 이를 수상쩍게 여긴 강하늘은 신문성에게 거짓말로 손담비(향미)가 얼마나 끔찍한 최후를 맞았고, 사체가 어땠는지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신문성은 거세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가 진짜 까불이가 아니라는 증거였다. 그 시각 공효진(동백)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는 이규성(흥식)에게 따뜻한 밥을 서비스로 내어주며 위로했다. 그러나 이규성은 "내가 불쌍하니까? 동네에서 제일 불쌍한 동백이보다도 내가 더 불쌍하니까"라며 열등감을 폭발시켰고, 발작성 기침을 시작했다. 5년 전 '옥이 에스테틱'에서 들었던 바로 그 기침이었다. 그 순간 손담비를 죽인 까불이가 이규성이라는 것을 알아챈 공효진은 손담비의 '오백잔'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까불이? 까고 자빠졌네"라는 속 시원한 욕은 덤이었다. 그 일격에 이규성은 나자빠졌고, 그 이후엔 눈에 쌍심지를 켠 '옹벤져스'가 나서 검거를 도왔다. 이들의 합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하늘은 우여곡절 끝에 사라진 이정은(정숙)을 찾아냈다. 이미 때는 늦어 의식불명 상태. 주치의 홍서준은 "사실상 기적이 아닌 이상 힘들다"며 비관했고, 공효진마저 절망했다. 그 소식에 슬퍼했던 건 동백만이 아니었다. 고두심(덕순)을 비롯한 옹산의 모두가 슬픔을 나눴다. 슬픔은 착한 사람의 기백으로 이어졌다. 죽이고 살리는 건 하늘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그 전까지는 사람이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오지랖으로 굴러가는 민족답게 옹산의 모두는 주위에 내로라하는 인맥을 총동원했다. 백반집 이선희(귀련)는 옹산병원에서 일하는 동생을 쪼았고, 오정세(규태)는 국내최대 의료장비를 갖춘 사륜구동 구급차를 섭외했다. 전배수(변소장)는 도로에 홍해를 가르며 진두지휘했다. 마지막으로 염혜란(홍자영)의 인맥인 신장내과 명의의 집도 아래 이정은은 마침내 눈을 떴다. 기적은 없었다. 다만 우리 속 영웅들의 합심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공효진은 자신의 신장을 내어줬고, 엄마와 7년 3개월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딸을 위해 무언가는 꼭 해준다던 이정은은 자신의 보험금으로 공효진에게 까멜리아를 사줬다. 이제 어엿한 가게 주인이 된 공효진은 까멜리아에 택배보관함을 마련하며 오랜 꿈도 이뤘다. 택배 주인들이 모두 공효진에게 '고맙습니다'라는 감사 인사를 전했기 때문. 강하늘과의 사랑도 지켜냈다. 그동안 품지도 내치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던 고두심이 "헤어지고 말고야 니덜 쪼대로 하고. 그래도 기어코 나한테 온다믄, 내가 너를 아주 귀하게만 받을게"라며 공효진을 따뜻하게 품은 것. 그렇게 공효진과 강하늘은 백년해로를 가약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함께 했다. 손담비의 이름을 딴 '황고운'이라는 딸을 낳았고, 김강훈(필구)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이름 날리는 스타 야구 선수가 됐다. 그동안의 얄궂은 세월이 스쳐지나간 공효진은 활짝 웃었다. 모두가 바란 꽉 막힌 해피엔딩이었고, 인생의 고비를 넘어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모두를 향한 응원이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19.11.22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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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대작 아닌 '동백꽃 필 무렵' 어떻게 20% 넘었나

'동백꽃 필 무렵'이 마의 20%를 넘고 올해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정조준한다.13일 방송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34회는 20.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1회 6.3%로 시작했지만 입소문과 함께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며 종영을 6회 남겨두고 20% 고지를 밟았다.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중 시청률 20%를 돌파한 건 '동백꽃 필 무렵'과 더불어 SBS '열혈사제'(22.0%)와 KBS 2TV '왜그래풍상씨'(22.7%)까지 단 세 작품뿐이다. '동백꽃 필 무렵'을 집필한 임상춘 작가는 '백희가 돌아왔다'(2016) '쌈, 마이웨이'(2017)에서 통통 튀는 유머러스한 대사와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담긴 이야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차기작이 기대되는 작가가 됐다. 여기에 드라마 시청률 제조기로 불리는 공효진이 '질투의 화신'(2016) 이후 3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스펙타클한 소재가 있거나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소위 말하는 대작은 아니었기에 이토록 좋은 성적과 뜨거운 성원은 예상외라는 반응이다. ▶공효진부터 옹벤져스까지…살아있는 캐릭터 사랑스러운 인물들이 인기의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공효진(동백)·강하늘(황용식)은 물론 오정세(노규태)·염혜란(홍자영)·손담비(향미)·김강훈(필구)·고두심(곽덕순)·이정은(정숙)·전배수(변소장)·김선영(박찬숙)·김미화(김재영)·이선희(정귀련)·한예주(조애정)·김모아(양승희)·백현주(오지현)는 사람 냄새 폴폴 나는 캐릭터로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공효진은 세상의 편견에 기죽어 지내지만 맹수와 같은 단단한 내면을 가진 동백 그 자체였다. 강하늘은 촌스럽지만 은근히 섹시한 황용식을 만나 펄펄 날았다. 비호감이 될 수도 있었던 캐릭터를 귀엽게 살린 오정세, 걸크러시의 새 지평을 연 염혜란, 시청자의 눈물을 쏙 뺀 손담비, 툭툭 내뱉는 말과 달리 공효진을 아끼는 게장 골목 언니들 '옹벤져스'까지 연기 구멍도 없고 개연성 없는 배역도 없다. ▶관계자들의 극찬 "대본이 워낙 좋아서" 이렇듯 실제 옹산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캐릭터는 배우들의 열연도 큰 몫을 했지만, 관계자들은 "대본이 정말 완벽해서 뭔가를 더 할 필요가 없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속사 관계자는 "책 자체의 완성도가 높다. 대본에 표현된 캐릭터를 그대로 연기하기만 해도 성공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본이 굉장히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하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맛깔나는 대사도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하고 있다. 공효진에게 차인 강하늘이 한 '제일로 귀여운 건 똥개예요. 원래 봄볕에 얼굴 타고 가랑비에 감기 걸리는 거라구요'나 강하늘의 이벤트에 감동한 공효진이 한 '나는 걸을 때도 땅만 보고 걷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자꾸 나를 고개 들게 하니까. 이 사람이랑 있으면 내가 뭐라도 된 것 같고, 내가 꼭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으니까. 더는 안 참고 싶어진다고', 또 달라진 공효진에게 오정세의 '아임 쏘리 입니다. 쏘리라굽쇼' 등 매주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웃음 짓게 하는 명대사가 탄생하고 있다. ▶로맨스 : 휴머니즘 : 스릴러 = 4 : 4 : 2 황금비율 그러나 입소문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바로 까불이다. 로맨스인 줄 알았지만 1회부터 살인 사건이 벌어졌고, 시청자의 궁금증은 곧바로 연쇄 살인마 까불이의 정체에 집중됐다. 임상춘 작가와 차영훈 PD는 로맨스와 휴머니즘, 스릴러를 황금비율로 녹여내 답답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허무하지도 않게 야금야금 까불이에 대한 단서를 풀었다. 수·목요일만 되면 시청자들은 탐정이 돼 까불이 추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방송과 동시에 '까불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드라마 관계자들은 철통 보안에 힘썼다. 스릴러가 로맨스, 휴머니즘을 장악하지 않고 세 가지 장르가 유기적으로 연결됐다는 점이 '동백꽃 필 무렵'의 만듦새를 높였다. 스릴러 때문에 로맨스에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지만, 휴머니즘이 스릴러를 이기기도 한다. 손담비를 없애버릴 동기가 있어 용의자로 지목됐던 오정세·염혜란·김지석(강종렬)·지이수(제시카)가 사실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목격자라는 게 밝혀진 34회 전개는 임상춘 작가의 치밀한 설계와 차영훈 PD의 연출이 빛을 발했다. 종영이 다가오고, 까불이 용의자가 좁혀졌지만 여전히 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유는 바로 이 황금비율에 있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1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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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남은 '동백꽃 필 무렵', 더욱 예측할 수 없는 전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종영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방송에서 손담비(향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드러나며 극의 긴장감을 올리고 있는바. 제작진은 “앞으로 더욱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예고하며, 남은 4회(PCM 기준 8회)의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 손담비를 죽인 범인은 까불이? 까불이를 빙자한 원한? 옹산의 비밀탐지기인 손담비는 ‘십시일반으로 1억 모으기’ 프로젝트를 위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고, 그 결과 주위에 원한 관계만 늘었다. 그런 와중에 누군가에 의해 희생됐고, 그녀의 마지막을 본 사람들은 공교롭게도 손담비를 죽일 그럴듯한 동기를 가진 용의자들이었다. 김지석(강종렬), 지이수(제시카), 오정세(노규태), 염혜란(홍자영) 그리고 이정은(조정숙)까지. 파면 팔수록 늘어나는 의심스러운 사람들에 손담비의 죽음이 까불이와 연관이 되어있는 것인지, 아니면 까불이를 빙자한 원한인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 공효진, 신장 투석 중인 엄마 이정은과의 결말은? 7살 때 엄마와의 이별을 겪은 공효진(동백). 그 후로도 첫사랑 김지석과 헤어지고, 가족과도 같던 손담비와 헤어지면서 더 이상 그 누구와도 헤어지고 싶지 않은 공효진이었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신지 그녀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치매에 걸린 척까지 하며 27년 만에 자신의 곁으로 돌아온 엄마가 알고 보니 신장 투석 중이었고, 이식을 받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생사를 오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기 때문. 설상가상 엄마가 자신의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돌아왔다고 오해한 공효진이 이정은을 버리면서 그녀의 행방까지 묘연해졌다. 오해로 인해 엇갈리게 된 이들 모녀, 이번엔 ‘이별’하지 않을 수 있을까. #. 고두심의 완강한 반대, 공효진X강하늘 커플의 미래는? 공효진이 넘어야 할 난관은 이뿐만이 아니다. 공효진과 강하늘(황용식)의 사랑이 두터워질수록 공효진을 향한 고두심(곽덕순)의 마음도 삐뚤어졌다. 자기가 더러운 꼴을 다 보며 평생을 애지중지 키워온 강하늘인데, 남의 자식을 키우게 하는 힘든 길을 가라고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 심지어 까불이까지 얽힌 공효진 때문에 탈 한번 없이 키운 강하늘이 온 팔에 화상을 입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이에 노하지 않을 부모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을까. 오로지 자식만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설득하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바. 공효진과 강하늘은 힘들게 이룬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까.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11.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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