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39)이 '공블리'가 아닌 '동백이' 혹은 '동블리' 수식어를 획득했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타이틀롤을 맡아 믿고 보는 배우의 파워를 입증했다. 자체 최고 시청률 2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2019년 KBS 최고의 드라마에 등극했다. '동백꽃 필 무렵' 제작진이 공효진을 위해 1년이란 시간을 왜 기다렸는지, 왜 공효진이어야만 했는지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임상춘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
"동백이 같은 사람인 것 같다. 기본적으로 화나 짜증이나 고집을 부려서 본인을 어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보다도 5살 이상은 어린것 같다. 확실한 걸 안 좋아해서 나이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 작가님 성향상 나서는 게 극도로 힘들다. 마지막 방송 날 인사하고 싶었는데 엠티 장소 오던 길에 위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힘들어했다. 작가님을 지켜주고 싶다."
-동백이는 처음부터 공효진이었다.
"현실적으로 스케줄이 맞지 않아 진행이 불가능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대본을 읽으면서 정말 행운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동백이는 다른 배우가 했어도 이렇게 사랑받았을 것이다. 구성적으로 응원받을 수밖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오히려 노규태를 오정세 배우가 안 했으면 안 됐을 것 같다. 덕순 회장님을 고두심 선배님이 안 했으면, 우리 엄마를 (이)정은 엄마가 하지 않았다면 신파가 됐을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재기발랄한 역할들이 많았다. 난 축처럼 서 있었고, 그 옆에서 다들 바람개비를 돌렸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제작발표회 때 '또'란 느낌의 질문이 많았지만 자신감이 넘쳤었다.
"공수표가 아니라 다행이다. 사실 그때 떨면서 말했는데 내겐 드라마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고 대본에 대한 남다른 느낌이 있었다. 물론 그동안 내가 했던 로맨틱 코미디 주인공과 동백이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가님이 뚝심 있게 마무리를 잘해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내가 또 잘 찾아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체적으로 본인이 해결하고 성공을 이뤄낸 이야기였다. 결국엔 동백이가 까불이도 잡지 않나. 결국에는 본인이 다 해결했다."
-손담비가 자신의 은인이라고 표현하더라.
"향미 역할이 진짜 좋다고 생각했다. 시너지를 내려면 동백이가 약해 보이고 향미가 좀 더 기운이 센 느낌이 있었으면 했다. 동백이가 수수하다면, 향미가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사람이 하길 바랐다. 담비 자체가 평소 리액션이 별로 없다. 약간 나무늘보 같은 스타일이다. 그냥 담비는 너무 향미 같다. 그 느낌을 너무 잘 살렸다. 아마 시청자들이 더 놀란 이유는 향미를 간과했는데 담비도 간과했기 때문에 더블로 타격을 받은 것 같다. 향미 덕분에 드라마가 더 탄력을 받은 느낌이다. 진짜 예사롭지 않은 드라마가 됐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매니지먼트 숲, 팬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