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필 무렵'이 '2019년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혼수상태였던 이정은은 눈을 떴고, 공효진과 강하늘은 백년해로의 약속을 지켜낸 해피엔딩을 맞았다.
21일 종영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전국 가구 시청률 19.7%, 23.8%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2049 수도권 타깃 시청률은 10%, 12%를 나타내며, 마지막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강하늘(용식)은 까불이 검거에 성공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있었다. 신문성(석용)도 마치 모르는 일인 것처럼 속 시원히 답을 못했다. 이를 수상쩍게 여긴 강하늘은 신문성에게 거짓말로 손담비(향미)가 얼마나 끔찍한 최후를 맞았고, 사체가 어땠는지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신문성은 거세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가 진짜 까불이가 아니라는 증거였다.
그 시각 공효진(동백)은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외면 받는 이규성(흥식)에게 따뜻한 밥을 서비스로 내어주며 위로했다. 그러나 이규성은 "내가 불쌍하니까? 동네에서 제일 불쌍한 동백이보다도 내가 더 불쌍하니까"라며 열등감을 폭발시켰고, 발작성 기침을 시작했다. 5년 전 '옥이 에스테틱'에서 들었던 바로 그 기침이었다. 그 순간 손담비를 죽인 까불이가 이규성이라는 것을 알아챈 공효진은 손담비의 '오백잔'으로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까불이? 까고 자빠졌네"라는 속 시원한 욕은 덤이었다. 그 일격에 이규성은 나자빠졌고, 그 이후엔 눈에 쌍심지를 켠 '옹벤져스'가 나서 검거를 도왔다.
이들의 합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강하늘은 우여곡절 끝에 사라진 이정은(정숙)을 찾아냈다. 이미 때는 늦어 의식불명 상태. 주치의 홍서준은 "사실상 기적이 아닌 이상 힘들다"며 비관했고, 공효진마저 절망했다. 그 소식에 슬퍼했던 건 동백만이 아니었다. 고두심(덕순)을 비롯한 옹산의 모두가 슬픔을 나눴다.
슬픔은 착한 사람의 기백으로 이어졌다. 죽이고 살리는 건 하늘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그 전까지는 사람이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겠냐는 것. 오지랖으로 굴러가는 민족답게 옹산의 모두는 주위에 내로라하는 인맥을 총동원했다. 백반집 이선희(귀련)는 옹산병원에서 일하는 동생을 쪼았고, 오정세(규태)는 국내최대 의료장비를 갖춘 사륜구동 구급차를 섭외했다. 전배수(변소장)는 도로에 홍해를 가르며 진두지휘했다. 마지막으로 염혜란(홍자영)의 인맥인 신장내과 명의의 집도 아래 이정은은 마침내 눈을 떴다. 기적은 없었다. 다만 우리 속 영웅들의 합심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공효진은 자신의 신장을 내어줬고, 엄마와 7년 3개월보다 더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딸을 위해 무언가는 꼭 해준다던 이정은은 자신의 보험금으로 공효진에게 까멜리아를 사줬다. 이제 어엿한 가게 주인이 된 공효진은 까멜리아에 택배보관함을 마련하며 오랜 꿈도 이뤘다. 택배 주인들이 모두 공효진에게 '고맙습니다'라는 감사 인사를 전했기 때문. 강하늘과의 사랑도 지켜냈다. 그동안 품지도 내치지도 못하고 속앓이를 했던 고두심이 "헤어지고 말고야 니덜 쪼대로 하고. 그래도 기어코 나한테 온다믄, 내가 너를 아주 귀하게만 받을게"라며 공효진을 따뜻하게 품은 것. 그렇게 공효진과 강하늘은 백년해로를 가약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함께 했다. 손담비의 이름을 딴 '황고운'이라는 딸을 낳았고, 김강훈(필구)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이름 날리는 스타 야구 선수가 됐다. 그동안의 얄궂은 세월이 스쳐지나간 공효진은 활짝 웃었다. 모두가 바란 꽉 막힌 해피엔딩이었고, 인생의 고비를 넘어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모두를 향한 응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