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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박정아 "김연경 룸메이트의 마법 실제 있다" 인증

여자배구 국가대표 박정아가 '김연경 룸메이트의 마법'이 실제로 있음을 고백한다. 내일(29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될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에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의 주인공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 박정아, 표승주, 정지윤과 함께하는 '오케이 공자매' 특집 2탄으로 꾸며진다. 앞서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6인은 올여름 온 국민을 울리고 웃겼던 도쿄올림픽 4강 신화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 국가대표급 입담을 자랑했다. 이를 증명하듯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9월 4주 화제성 지수에서 수요일 비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번 2탄에는 룸메이트 생활부터 연애담까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코트 밖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다. 먼저 국가대표 선수들은 '식빵 캡틴' 김연경의 룸메이트에 얽힌 신비한 마법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정아는 "김연경 언니가 나랑 방을 쓰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더라. 실제로 그 시즌에 MVP가 됐다"라고 밝힌다. 현재 V리그 '연봉퀸' 양효진도 김연경 룸메이트 출신이라며 김연경 룸메이트의 마법설에 대해 인증한다. 특히 양효진은 서른 살까지 김연경과 룸메이트를 했다며 남다른 톰과 제리 케미스트리를 자랑한다. 그러자 김연경은 양효진이 연봉퀸이 되기까지 자신이 크게 일조했다고 주장하며 "내가 강하게 키웠다"라는 일화를 공개해 현장을 초토화시킨다. 과연 연봉퀸 메이커 김연경의 마법은 무엇일지 호기심을 유발한다. 도쿄올림픽에서 룸메이트로 생활한 김연경과 표승주의 신혼부부 같은 일화도 언급된다. 김연경은 "표승주가 내조의 왕처럼 나를 챙겨줬다. 주변에서 신혼 부부 같다더라"라고 귀띔한다. 그러자 표승주는 김연경을 질색하게 만든 모닝 엔젤(?)이 된 비화부터 김연경의 SNS 업로드 컨펌을 한 이유까지 직접 밝힌다. 김연경과 룸메이트로 생활한 후배 세명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김연경은 16년 간의 국가대표 생활 동안 경험한 최고의 룸메이트를 뽑는다. 국가대표팀의 막내 정지윤도 김연경이 키운 '연봉퀸' 강력 후보라고 주장한다. 초등부 당시 김연경 장학금을 받고 배구를 시작했다는 정지윤은 '연경 키즈'로 시작해 국가대표까지 될 수 있었던 감동 스토리를 들려준다. 도쿄올림픽 직후 치러진 2021 코보컵 대회에서 MVP까지 차지한 정지윤은 이번 대회에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고백하며, 이후 김연경 덕분에(?) MVP 등극할 수 있었다고 회상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09.28 09:07
스포츠일반

'농구 남매' 박지현, 오빠 박지원 커피차 응원에 '으쓱'

"'에이스'보다는 '챔피언'으로 불리고 싶어요." 여자프로농구(WKBL)는 아산 우리은행 가드 박지현(21·183㎝)이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2020~21시즌 WKBL은 다음 달 24일 개막한다. 우리은행은 4시즌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우리은행은 2017~18시즌까지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 6연패를 달성했다. 박지현은 2018~19시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받고 우리은행에 입단해 데뷔 시즌 신인왕을 수상했다. 공교롭게도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입단한 후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박지현은 "최고의 팀에 입단했는데, 아직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트로피를 들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박지현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경험이다. 그는 올여름 전주원 감독(우리은행 코치)이 이끄는 여자 농구대표팀에 발탁돼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대표팀의 막내 박지현은 빛났다. 그는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 8위 세르비아를 상대로 17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덕분에 한국은 세르비아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박지현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팀과 겨뤄보니, '다음엔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짧은 기간 동안 몇 년에 걸쳐 쌓아야 할 경험을 얻은 기분이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데 큰 힘과 자신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 평균 15.4득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현재 팀의 베테랑 김정은과 박혜진이 부상에서 회복 중이라 다가오는 시즌에는 박지현이 초반 해결사 노릇까지 해내야 한다. 박지현은 "지난 시즌보다 나은 모습을 팬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지현은 두 살 위 오빠와 우애 좋은 남매 농구 선수로 유명하다. 오빠 박지원(23·192㎝)은 지난 시즌 부산 KT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박지원은 지난달 30일 우리은행 훈련장 앞으로 커피 트럭을 보냈다. 훈련에 지친 동생을 위한 '깜짝 선물'이었다. 박지현은 "오빠 덕분에 팀 언니들에게 생색 좀 냈다. 고마웠다. 오빠는 워낙 팬이 많아서 내가 따로 보답은 안 해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박지현은 이어 "오빠와 올 시즌은 나란히 리그 최고 선수가 되자고 약속했다. 서로 힘들 때 조언하고 용기를 준다"고 덧붙였다. 박지현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 번 더 소속팀을 비운다. 27일 요르단 암만에서 개막하는 여자 아시아컵에 출전한다. 일본과 뉴질랜드, 인도와 조별리그 A조에 묶인 한국은 2007년 대회(인천)에 이어 통산 1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박지현은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기분 좋게 돌아오겠다. 그 뒤부터는 우리은행 우승을 위해 총력전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2021.09.09 16:16
스포츠일반

농구 간판 박지수 “여자배구 인기 부러웠어요”

“다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위로해줬어요. 감사하지만, 솔직히 그런 말이 싫어요. 지면 그냥 진 거잖아요.”여자농구대표팀 센터 박지수(23)의 말이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소속으로, 라스베이거스 MGM 콘도에서 지내고 있는 박지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한국여자농구(세계 19위)는 올여름 도쿄올림픽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를 기록했다. 8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선전했다. 첫 경기에서 세계 3위 스페인에 69-73으로 석패했다. 스페인은 작년에 37점 차 대패를 안긴 팀이다. 한국은 3차전에서도 세계 8위 세르비아에 4점 차(61-65)로 아깝게 졌다. 세르비아 주장 옐레나 브룩스는 “한국팀의 광기에 놀랐다”고 했다.박지수는 “스페인전을 앞두고 다들 ‘또 대패하면 어쩌지’라고 걱정했을 거다. 막상 붙어보니 ‘이길 수 있겠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긴 채 전반전을 마쳤는데, 제가 제공권과 몸싸움에서 밀렸다”며 자책했다. 키 1m96㎝의 박지수는 조별리그에서 전체 리바운드 1위(평균 10.7개), 블록슛 1위(3.3개)에 올랐다. 하지만 그는 “8강에 올랐다면 모를까 떳떳한 기록이 아니다. 아무 의미 없다”고 했다.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박지수와 동료들이 손발을 맞춘 건 나흘뿐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상 진천 선수촌에 합류할 수 없어서였다. 원소속팀 청주 KB의 훈련장에 홀로 머물렀는데, WNBA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상태였다. 박지수는 “동료들과 함께할 시간이 더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워했다.반면 일본여자농구는 도쿄올림픽에서 유럽 강팀들을 연파하고 깜짝 은메달을 땄다. 일본의 평균 신장은 1m76㎝로 한국(1m80㎝)보다 작았다. 박지수는 “일본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아서 열심히 봐야 하는데 보기가 싫었다”면서도 “일본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상대 선수의 키가 20~30㎝ 큰 데다 힘이 엄청나게 좋다. 그런데 일본은 스피드와 패턴 플레이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사실 일본농구가 과거 한국 선배들이 펼쳤던 농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4강 진출 당시) 전주원 대표팀 감독님 등은 슛이 정확하고 스피드도 있었다”고 했다.박지수는 “WKBL(여자프로농구)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꽤 오래 있어서 우리 선수들에게 ‘외국인은 막지 못한다’는 생각이 무의식에 박혀있다. 올림픽 때 붙어보니 ‘쟤네도 별거 아니구나’라고 느꼈다”면서 “대회 전에 평가전이나 친선 경기를 몇 번이라도 했으면 어땠을까”라며 아쉬워했다.한국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33)을 앞세워 4강 신화를 썼다. 박지수는 “일본 여자농구보다 한국 여자배구가 더 부러웠다. 우리가 저랬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인기를 높이려면 역시 국제대회에서 잘해야 한다”며 “(김)연경 언니는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대단하다. 솔직히 ‘내가 연경 언니처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지수는 “가드 박지현(21·우리은행)과 10년은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해서 일본처럼 8강, 4강에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지금은 오프시즌인 데도 박지수는 농구를 하러 미국에 건너갔다. “키가 커서 농구를 잘한다”는 말을 가장 싫어하는 그는 WNBA에서 세 번째 시즌을 뛰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인디애나 피버전에서 개인 최다 타이인 8점을 올렸다. 팀은 19승 7패로 2위다. 라스베이거스가 플레이오프를 끝까지 치르면 시즌이 10월 30일경 끝난다. WKBL은 10월 24일 개막한다. 바쁜 와중에도 박지수는 KB 훈련 영상을 인터넷으로 보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9.03 08:54
축구

'도쿄 리' 이동경, 도쿄 다녀온 뒤 '미친 왼발'

‘도쿄 리’ 이동경(24·울산 현대)이 도쿄올림픽에 다녀온 뒤 ‘미친 왼발’을 선보이고 있다. 이동경은 지난 29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8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멀티 골을 몰아쳐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동경은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교체 투입됐다. 2분 뒤 이청용이 자기 진영에서 높이 뜬 공을 절묘하게 트래핑했다. 상대 2명 사이로 볼을 빼내 적진으로 치고 들어갔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은 아크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땅볼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경은 후반 23분에는 자기가 때린 논스톱 슛이 골키퍼 맞고 나오자 왼발로 재차 차 넣었다. 지난 7일 강원FC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이동경은 이날 2, 3호 골을 뽑아냈다. 7월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이동경은 8월에만 3골째다. 올여름 K리그1에서 가장 ‘핫’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됐다. 이동경은 경기 흐름을 한 순간에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 김도훈 전 울산 감독처럼 홍명보 현 감독도 이동경을 주로 교체로 투입한다. 상대가 힘이 빠져 발이 느려진 순간 이동경을 ‘슈퍼 조커’로 내보낸다. 이동경은 폭발적인 움직임으로 분위기를 반전 시키는 매력이 있다. 왼발이 자신 있다 보니 과감하게 왼발 슛을 많이 때린다. 인천전에서도 들어가자마자 왼발 중거리슛을 꽂았다. 잘 나가는 이동경 옆에는 울산 동료이자 선배 ‘블루 드래곤’ 이청용(33)이 있다. 축구 센스가 뛰어난 이청용은 볼을 가지고 움직이며 동료가 최상인 위치를 파악한다. 인천전에서도 수비가 따라붙지 않자 이동경에게 패스를 내줬다. 이동경은 경기 후 “청용이 형은 가까이서 보고만 있어도 배울 게 많은 선수다. 본인이 가진 걸 가르쳐 준다”고 고마워했다. 이동경과 이청용의 활약 덕분에 울산은 최근 3연승 포함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를 달리며 선두(승점 54)다. 2경기를 덜 치른 2위 전북 현대와 승점을 7점 차로 벌렸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독음 ‘동경’과 같아서다. 도쿄는 그에게 특별한 장소였지만 올림픽에서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한국 올림픽축구 대표팀은 7월 31일 멕시코와 8강전에서 3-6 참패를 당했다. 이동경은 왼발로 2골을 넣으며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올림픽팀 에이스였던 이동경은 경기 후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동경은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상대 선수 악수를 거부하는 듯한 행동으로 논란이 됐다. 이동경은 도쿄에 다녀온 뒤 한층 성숙해졌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체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최근 이동경의 활약이 반갑다. 이동경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1, 2차전 명단에 뽑혀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동경은 A대표팀에서도 왼발 킥을 정조준한다. 이동경은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이 있다면 최대한 잘하고 싶다. (올림픽을 비롯해 바쁜 해를 보내고 있지만) 힘든 것은 없다. 선수가 계속 경기장에 나가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공격수다보니 찬스에서 득점에 신경 쓰겠다. 한국이 월드컵을 나갈 수 있게하는 시작점에서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린 기자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8.31 06:00
축구

이승우·이강인, 실력 증명해 봐

한국 축구의 두 ‘젊은 피’ 이승우(23·포르티모넨세)와 이강인(21·발렌시아)은 도쿄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운명이 걸린 마지막 테스트가 다가왔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두 차례(12, 15일 오후 8시) 열리는 한국과 가나의 두 차례 올림픽대표팀(24세 이하 팀) 평가전이 도쿄행 최종 관문이다. 올림픽 출전은 축구 인생에 새 이정표를 세울 중요한 도전이다. 게다가 세상을 떠난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영전에 승리를 전하려는 후배들 각오는 남다르다. 김학범(61)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달 말 최종 엔트리(18명)를 확정한다. 만 23세 이하 선수(도쿄 대회만 24세 이하)만 참가하는 대회이지만,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3장이 있어 실질적으로 엔트리는 15명인 셈이다. 더구나 골키퍼(2명)를 빼면 필드 플레이어 자리는 13개다. 이승우와 이강인은 유럽파라고는 해도, 올림픽팀에서는 엄연히 후발 주자다. 여러 차례 소집훈련에 참가했던 국내파와 달리,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돼 김학범 감독 앞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가 부족했다. 설상가상으로 소속팀에서도 출전 기회가 적어 경기력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 올여름 나란히 이적을 준비하는 두 선수에게 올림픽은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다. 특히 이강인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경우 병역도 해결할 수 있다. 귀국 거부와 입대 기피로 물의를 빚은 석현준(30·트루아) 사례에서 보듯, 해외에서 뛰는 군 미필 선수에게 병역은 중요 변수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선수로는 처음 국제축구연맹(FIFA) 연령별 월드컵 및 아시아축구연맹(AFC) 주요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그간 17세 이하 월드컵(2015년), U-20 월드컵(17년), 월드컵, 아시안게임(이상 18년), 아시안컵(19년) 본선에 출전했다. 마지막 하나가 올림픽이다. 올림픽만 채우면 한국 축구에 새 역사를 쓴다. 차범근(68), 박지성(40), 손흥민(29·토트넘) 등 한국 축구의 최고 별들도 가보지 못한 전인미답 경지다. 국제대회 경쟁력은 두 선수의 장점이다. 이승우는 U-17 월드컵부터 아시안게임까지 연령별 대회마다 득점포를 터뜨리며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이강인은 2019년 U-20 월드컵 당시 팀의 에이스로 준우승을 이끌었고, 골든볼(최우수선수상)까지 받았다. 경험에 그치지 않고 경쟁력을 증명했다. 유상철 전 감독 별세 소식은 두 선수를 더 단단하게 했다. 어린 시절 ‘날아라 슛돌이’ 멤버로 유 전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은 이강인은 소셜미디어에 “저에게 베풀어주신 은혜에 보답하기 전 세상을 떠나셔서 마음이 아프다”는 애도 글을 적었다. 이승우도 에이전시를 통해 “유상철 감독님은 모든 면에서 모범이 되는 선배이셨다. 진심을 담아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조의를 전했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김학범 감독은 두 선수는 테스트 기회를 충분히 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두 선수를 포함해 최종 엔트리 선발의 핵심 기준은 체력과 협력이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매 경기 기복 없이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을지, 동료와 잘 어우러지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유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6.11 07:50
스포츠일반

백신 믿고 도쿄올림픽 강행? 깊어지는 일본의 고민

도쿄올림픽 개막(7월 27일) D-200(4일)을 즈음해 대회 개최 여부가 또다시 글로벌 이슈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암울한데, 일본 정부와 조직위원회의 대회 강행 의지는 여전하다. 일본 NHK는 5일 “정부가 이르면 7일 수도권 4개 지역(도쿄도, 사이타마·지바·가나가와현)에 한 달간 코로나19 긴급사태를 선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이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긴급사태를 발동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이후 매일 3000명대 추가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누적 감염자 수는 25만 명까지 치솟았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올림픽과 관련한 입장은 변화가 없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일 “올여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개최해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 만들 것”이라고 선언했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사흘 뒤인 4일 “어떻게든 (올림픽을) 개최한다. 100년 전 스페인 독감이 대유행한 이후 열린 1920 앤트워프올림픽이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민은 회의적 반응이다. 지난달 NHK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3%가 “올림픽 취소 또는 재연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달 전 조사보다 부정 여론이 15% 상승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가 대회를 강행하려는 건 천문학적으로 투입한 비용 때문이다. 일본 간사이대 연구에 따르면, 올해 무관중으로라도 올림픽을 치를 경우 예상 손실액은 1조4000억엔(15조원) 안팎이다. 취소할 경우 손실액이 4조5000억엔(50조원)까지 치솟는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재정적자가 심각한 일본 정부 입장에서 ‘열지 못한 잔치’로 50조원의 빚은 재앙이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는 백신 보급에 따른 집단 면역에 기대를 건다. 다음 달 말부터 시작해 올해 상반기 중 원하는 국민 모두에 대해 접종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집단면역 형성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본선 준비 과정에 선수 안전을 보장할 장치가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다. 대회 기간 못지않게 종목별 예선을 치르는 1~5월 전 세계 코로나 상황도 중요하다. 도쿄올림픽 본선 엔트리 1만1000여명 중 일찌감치 출전이 확정된 선수는 전체 57%다. 핸드볼·복싱·레슬링·체조 등은 예선을 치르지 못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전 종목 자동 출전권을 보장받은 일본조차 33개 종목 600명으로 꾸릴 선수단 중 13개 종목 117명만 뽑은 상태다. 여전히 코로나가 기승인 데다, 변이 바이러스까지 등장한 상황. 전 세계 선수가 한자리에 모일 종목별 예선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치를지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갈팡질팡한다. 지난해 11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 참가 선수에게 의무적으로 코로나 백신을 맞게 하겠다”고 말했다가 거센 비판에 부딪혔다. 일부 국가와 선수가 “백신이 경기력에 미칠 영향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결국 바흐 위원장은 “(백신 접종 여부는) 자율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어떻게든 대회가 열려도, 만에 하나 취소 사태가 벌어져도, 후폭풍이 불가피한 상황. 일본 정부와 IOC는 깊은 코로나 수렁에 빠진 채 고민만 깊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1.06 08:50
스포츠일반

3점포에 리바운드까지, 진화한 ‘슬테판 커리’ 강이슬

“한층 업그레이드 된 ‘슬테판 커리’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부천 하나원큐 강이슬은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3점 슈터다. 지난 시즌 국내 선수 평균 득점(16.85점) 1위, 3점 슛 성공(66개) 1위, 3점 슛 성공률(37.9%) 1위다. 3점 슛 타이틀은 3년 연속 차지했다. 미국프로농구(NBA) ‘3점슛의 달인’ 스테판 커리(32ㆍ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빗댄 ‘슬테판 커리’, ‘강이스리포인트’ 등으로 불린다. 올 시즌도 슈팅 감각이 날카롭다. 강이슬은 24일 2020~21시즌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팀 내 최다인 18점(3점슛 2개)을 터뜨렸다. 하나원큐는 68-65로 이겼다. 지긋지긋한 우리은행전 26연패 사슬을 끊었다. 2015년 2월 26일 이후 5년 8개월 만에 우리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맛 봤다. 28일 신한은행전에서도 18점을 넣었다. 팀은 72-80으로 졌다. 인천 청라의 훈련장에서 만난 강이슬은 “앞선 네 경기에서 부진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제 몫을 한 것 같아 속이 시원하다. 만족하지 않고 경기력을 더 끌어올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이슬은 올여름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리바운드다. 여자농구는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다. 하나원큐처럼 외곽슛이 강점인 팀에는 불리하다. 장신 외국인 선수가 맡았던 가장 확실한 공격 루트인 골밑 공격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선수치고는 키가 큰 편인 강이슬(1m80㎝)은 내외곽을 넘나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팀의 해결사로 불리는 선수라면 3점 슛 능력은 기본이다. 그 외 한 가지 장점이 더 있어야 한다. 리바운드를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이슬은 프로에서 줄곧 슈터 역할만 했다. 공을 정확하게 던지는 연습만 했지, 몸싸움을 하고 공을 잡아채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골밑 싸움에서 버티기 위한 근력을 키웠다.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살았다. 팀 훈련이 끝난 뒤에도 홀로 남아 30분씩 리바운드 연습을 했다. 이미지 트레이닝도 자주 했다. 강이슬은 “그동안 리바운드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서 볼을 따내야 하는 상황에서 몸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컨디션은 끌어올렸고, 남은 골밑 싸움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강이슬의 목표는 두 가지다. 그는 “3점 슛 타이틀은 꼭 지키고 싶고, 열심히 해서 프로 첫 우승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2년 데뷔한 강이슬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가 최고 성적이다. 이후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도 도전한다. 그는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워싱턴 미스틱스 트레이닝 캠프에 초대됐다. 올 2월 도쿄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예선 영국전에서 3점슛 7개 중 6개를 성공시킨 신들린 3점슛이 주목받았다. 한국여자농구는 12년 만의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강이슬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남겨서 기분 좋게 미국 무대에 도전하겠다. WNBA는 꿈이었다”고 강조했다. 강이슬은 29일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2주 휴식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리그는 한 달 가량 휴식기에 접어든다. 다음 경기는 다음 달 22일 청주 KB전이다. 인천=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10.30 10:52
축구

휴식기에 훈련 또 훈련…‘창’ 다듬는 권창훈

“파주에서 운동하고 오는 길이에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SC프라이부르크 미드필더 권창훈(26)은 21일 인터뷰 장소를 경기도 고양시로 하자고 요청했다. 원래 집이 수원인 권창훈은 “임시로 일산에 한 달짜리 거처를 구했다. 파주까지 20분이면 오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축 멤버인 권창훈(A매치 23경기 5골)은 대한축구협회 배려로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소속팀에서 제공한 훈련 프로그램을 따른다. 2019~20시즌 일정을 마친 권창훈은 지난달 29일 귀국했다. 경기도 양평에서 2주간 자가격리했는데, 숙소 앞 작은 마당에서 꾸준히 운동했다. 5주 간의 꿀맛 같은 휴식기도 권창훈의 훈련 열정은 식지 않았다. 권창훈은 지난해 6월 디종(프랑스)을 떠나 프라이부르크로 이적했다. 두 달 뒤 파더보른을 상대로 분데스리가 데뷔골, 1월 마인츠전에서 2호 골을 터트렸다. 올 시즌 34경기 중 23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출전은 6경기에 그쳤다. 부상이 아쉬웠다. 권창훈은 디종에서 치른 2018~19시즌 프랑스 리그 최종전에서 점프 뒤 위험하게 떨어져 목뼈를 다쳤다. 프라이부르크 팀닥터 조언에 따라 시즌 초반 조심하면서 차분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했다. 공교롭게도 프라이부르크가 시즌 초반 3위로 고공행진하면서 기회의 문이 더욱 좁아졌다. 감독이 기존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권창훈은 주로 후반에 교체 투입돼 활기를 불어 넣는 역할을 맡았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독일 무대 데뷔 시즌에 20경기 이상 출전한 건 소득이다. 권창훈은 “프랑스 리그가 개인기를 중시한다면, 독일은 조직력 위주다. 바이에른 뮌헨 같은 강팀을 상대하며 많이 배웠다. 지방을 빼고 근육량을 늘렸다. 수비수와 부딪히기 전에 한발 빨리 움직이려했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프랑스에서처럼 독일 동료들은 그를 ‘창’이라 부른다. 권창훈은 올여름 중동팀에서 거액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2017년 수원 삼성에서 유럽으로 떠날 때도 그랬다. 권창훈은 “유럽에서 최대한 오래 뛰고 싶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경험하고 배우고 도전하겠다”고 했다. 권창훈은 2018년 5월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프랑스 리그에서 11골을 넣으며,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한달 앞둔 때였다. 부상으로 월드컵은 물론, 그해 열린 아시안게임과 이듬해 초 아시안컵까지 세 번의 메이저급 대회에 불참했다. 시련과 좌절의 시기였지만, 권창훈은 묵묵히 재활에 몰두했다. 7개월(214일)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권창훈은 “누구를 원망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좀 지나면 아무는 것 같다. 그저 ‘세상에 결과로 보여주자’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에이전트인 류택형 월스포츠 상무는 “득도한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해 최고의 축구를 지향한다’는 심플한 사고방식의 소유자다. 어쩌면 오직 축구만 바라보는 마지막 사커키드일지 모른다”고 했다. 아버지가 빵집을 운영하던 시절, 권창훈의 별명은 ‘빵훈이’였다. 이젠 ‘축구 도인’에 가깝다. 권창훈은 “다치고 얼마 안돼 (이)청용이 형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 마음 잘 안다’며 격려해줘 힘이 됐다”고 했다. 이청용(울산)도 2011년 오른쪽 정강이뼈가 이중골절되는 큰 부상을 겪었다. 김학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1순위로 권창훈을 꼽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은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 권창훈은 “저보다는 해당 연령대 선수들이 더 아쉬웠을거 같다. 지난 1월 올림픽 최종예선을 봤는데, 감독님이 엔트리에 오른 선수를 고루 기용했다. 선수 구성에 맞춰 전술을 바꾼 장면이 놀라웠다. 난 올림픽행이 보장된 게 아니다. 그저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 뿐”이라고 했다. 1994년생 권창훈은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획득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무에 입단하려면 내년 여름에 K리그로 돌아와야한다. 프라이부르크와 계약 기간은 다음 시즌까지고, 1년 연장 옵션이 있다. 권창훈은 “(고민이 많지만) 일단 한 시즌을 잘 치르자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고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7.22 08:58
스포츠일반

보험 든 IOC·중계방송사 ‘도쿄올림픽 취소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올여름 도쿄올림픽의 취소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만에 하나 대회가 취소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미주 지역 중계권사인 NBC,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등이 입는 재정 손실은 얼마나 될까. AP통신은 11일 “IOC는 생각보다 재정적인 피해가 작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IOC는 취소에 대비해 보험을 들어놓는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IOC는 취소 보험료로 2016년 리우올림픽은 1440만 달러(173억원), 2018년 평창올림픽은 1280만 달러(153억원)를 지불했다. 도쿄올림픽 보험료 액수는 더 높을 수밖에 없다. AP는 “보험회사가 상당한 손실 비용을 IOC에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OC는 또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까지 운영비로 충당할 수 있는 예비비 성격의 20억 달러(2조4000억원)를 따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NBC는 2014~20년 네 번의 올림픽 중계권료로 IOC에 43억8000만달러(5조원)를 지불했다. 대회당 평균 10억9500만달러(1조3000억원)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면 중계권료는 몽땅 날린다. IOC 측에 손해배상을 청구할까. 변호사 업계는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장기적인 동반자 관계라서다. 게다가 NBC가 입는 손실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에 들었기 때문이다. NBC의 모기업인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회장은 “광고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리우올림픽 당시 NBC의 광고 수익은 2억5000만 달러(3000억원)였다. 도쿄올림픽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IOC와 중계방송사와 달리 도쿄올림픽조직위가 받는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대회 준비에 공식적으로 126억달러(약 15조원)를 지출했다. 실제로 투입한 돈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중에 보험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는 건 최대 예산의 3%인 4600억원 정도다. 이 밖에도 대회 준비를 위해 투자했던 호텔·식당 등 도쿄의 서비스 업체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AP는 “서비스 업체들이 전부 보험에 가입한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SMBC 닛코증권은 6일 “도쿄올림픽이 열리지 않으면 7조8000엔(약 80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1.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전망이 쏟아지면서 도쿄조직위도 올림픽 개최 강행에서 다소 물러난 모습이다. 다카하시 하루유키 조직위 집행위원은 11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올여름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옵션이다. (가을에는) 미국 프로야구, 프로풋볼, 유럽축구 등 메이저 이벤트와 겹칠 수 있어 1년 이내 단기간 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만에 하나 도쿄올림픽이 2년 연기될 경우, 2022년에는 베이징 겨울올림픽과 도쿄 여름올림픽, 카타르 월드컵이 같은 해에 열리게 된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3.12 08:31
스포츠일반

키 커서 슬픈 박지수 “나를 쌍둥이로 낳아주지…”

“엄마. 차라리 내가 두 명이면 좋을 텐데, 쌍둥이로 낳아주지. 아니면 키 큰 동생이라도….”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22·KB)가 국가대표팀에 다녀오면 엄마한테 건네는 농담이다. ‘혹사’ 논란에 휩싸인 한국 여자농구, 그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슬픈 농담’이다. 한국 여자농구는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올여름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그런데 이문규(64)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몰빵(표준어 몰방, 총포를 한꺼번에 집중해 쏘는 것, 스포츠에선 특정 선수에만 의존하는 것) 농구’ 논란에 휩싸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국은 10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끝난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B조 3위(1승2패)로, 4개 팀 중 3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잡았다. 문제는 영국과 2차전(한국 82-79 승)이었다. 한국 선수 12명 중 6명만 코트를 밟았다. 그중 3명(강이슬·김단비·박혜진)은 1초도 쉬지 못한 채 40분 풀타임을 뛰었다. 키 1m96㎝ 센터 박지수도 37분19초를 뛰었다. 4쿼터 중반까지 16점 차로 앞섰던 한국은 1점 차까지 쫓겼다가 겨우 이겼다. 주전의 체력이 고갈된 한국은 다음날 중국과 3차전에서 40점 차(한국 60-100 패)로 졌다. 스페인이 영국을 잡아준 덕분에 올림픽 본선에 진출 ‘당했다’. 11일 귀국길에 박지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창피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선수 혹사 문제를 공론화하는 ‘작심’ 발언이었다. 이문규 감독은 “혹사라는 건 있을 수 없다. (국내 경기에서도) 선수들은 40분을 다 뛴다. 장기전도 아니고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한 게임을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영국전 40분은 죽기 살기로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이 감독 말대로 영국에 가까스로 이겨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그래도 많은 팬은 “투혼만 강요하는 구시대적 전술”이라며 감독 사퇴를 요구했다. 13일 KB금융그룹 천안연수원에서 훈련 중인 박지수를 찾아갔다. 그는 “선수들과 감독님 사이 불화설은 사실이 아니다. 선수가 감독님에 대해 감히 언급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에 관한 질문을 거듭하자 그는 조심스레 분위기를 전했다. “영국전 전날 배탈이 났다. 경기 당일 워밍업 때 숨통이 안 트였다. 감독님께 요청해 2쿼터에 3~4분 정도 쉬었다. 파울 트러블(5반칙 퇴장 직전까지 가는 것)에 걸려 몸싸움이 쉽지 않아 (코트 밖으로) 나가 쉬는 게 팀에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시절 벤치를 지킨 시간이 길다 보니, 벤치의 언니들을 보며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몰빵 농구’를 언급하자 “조심스럽다”던 박지수는 한참 생각하다 말을 이어갔다. “1차전(중국-스페인전)에서 당연히 스페인(세계 3위)이 이길 줄 알았는데 중국(9위)이 이겼다. 중국은 12명이 20~25분씩 나눠 뛰었다. ‘외국에서 우리를 어떻게 볼까’ 생각이 들었다.” 내친김에 중국전 대패에 대해서도 물었다. “점수 차가 많이 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아 포기해버리는 내 모습이 실망스러웠고 화가 났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81-80으로 꺾었다. 두 달 만의 리턴매치에서 망신을 당했다. 복수의 여자농구 관계자를 취재한 결과 대표선수 12명 중 부상 선수는 김정은(우리은행)뿐이었다. 발목이 좋지 않았던 강아정(KB)도 진통제를 투여 후 뛸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영국전에 6명만 썼다. 이 감독은 과거 부천 신세계 감독 시절부터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감독은 “벤치 멤버를 5분이라도 내보내 주전을 좀 쉬게 했으면 어땠을까. 전술적 패턴도 아쉬웠다. 영국전 4쿼터에 사이드에서 계속 3점 슛을 허용했다. 그런데도 지역방어를 대인방어로 바꾸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지수가 가장 아쉬워한 건 대회 준비 과정이었다. 그는 “국내에서 남자고교 팀이나 여자프로팀 두 팀을 합한 팀과만 연습경기를 했다. 중국은 현지 평가전도 했다고 들었다. 우리끼리 ‘그 정도 준비한 건데, 대단한 거다’라고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고 전했다. 대표팀 센터에 배혜윤(삼성생명)이 있다. 하지만 박지수는 거의 풀타임으로 뛴다. 그는 “중국은 나보다도 큰 선수들이 5분씩 나눠 뛴다. 내가 지칠 때 쌩쌩한 선수가 들어온다”고 한탄했다. 도쿄올림픽에는 세계 1~9위 팀 등 모두 12개국이 참가한다. 한국(19위)보다 하위 순위 팀은 푸에르토리코(22위)뿐이다. 1승도 쉽지 않다. 박지수는 “12년 만의 올림픽인데, 속수무책으로 지고 싶지 않다. 배구도 올림픽을 계기로 인기가 올라갔다. 나도 김연경 언니처럼 잘하고 싶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문규 감독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대한농구협회는 모든 건 절차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안=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2.1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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