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빚더미’ 공기업, 자녀 유학비용에 가족 틀니비용까지 챙겨줘?
‘빚 더미’위에 앉은 공기업들이 자녀 유학비용에 직원 가족의 틀니 비용까지 챙겨주는 것으로 드러났다.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www.alio.go.kr)에 따르면 부채 상위 12개 공공기관이 지난 5년간 직원 복지를 위해서 쓴 돈이 22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공공기관이 지출해야하는 부채 이자비용은 하루 평균 214억원.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은 해외에서 학교에 다니는 직원 자녀에게도 학자금을 지급했다. 수자원공사는 5년간 59명에게 총 5억5166만3000원의 해외 학자금을 지원했다. 평균 1인당 935만원 가량의 유학비를 지급한 셈. 광물자원공사도 같은 기간 해외 중·고등학교 학자금을 1인당 1046만9000원 지원했다. 도로공사는 해외 대학 학자금도 대줬다. 5년간 해외 대학에 다니는 120명에게 1인당 195만9000원씩, 총 2억3515만원을 지출했다.의료비 혜택도 있다. 가스공사는 직원 본인과 가족에게 100만원 한도에서 틀니와 임플란트 등 치과 치료비를 대줬다. 시험관 아기 시술비 등 200만∼300만원 한도의 난임극복 시술비도 지급했다. LH는 직원과 직원 가족에게 중대 암,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3대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성 질병에는 재직 중 2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었다. 경조금·유족 위로금 부분도 통큰 혜택이 이어졌다. 한전은 직원이 업무상 사망하면 1억5천만원의 유족 위로금을 기관 예산으로 지급한다. 여기에 '본인 사망' 경조금 2000만원도 추가로 준다. 수자원공사는 업무상 사망 직원 유족에게는 5000만원, 업무와 관계없이 사망한 직원 유족에게는 2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예금보험공사는 가족이 아파 간호하려고 휴직하면 6개월까지 기존보수의 40%를 지급하는 규정도 두고 있다.최근 LH는 정부에 '방만경영 중점관리 8대 항목(유가족특별채용, 퇴직금, 휴가·휴직, 경영·인사, 휴직급여, 보육비·학자금, 건강검진·의료비, 경조금)을 모두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또 그동안 '과도한 혜택'으로 지적됐던 무급 자기계발제도와 3년의 안식년 휴가, 직원가족 특별채용 등은 폐지키로 했다.한편, 지난해 말 기준 이들 12개 기관의 부채 총액은 412조3418억원으로, 전체 295개 공공기관 부채 493조원의 83.5%에 이른다. 이는 올해 한국 정부 예산 355조원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금융성 부채인 장기(1년 이상)·단기(1년 미만) 차입금도 305조1956억원에 이르러 이들 12개 기관의 이자비용은 7조8092억원으로 불어났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2014.02.10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