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IS 포커스]커브로도 잡는 스트라이크...달라진 안우진, 10승 찍고 전반기 마쳤다
'광속구' 에이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개인 첫 10승을 달성하고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달라진 커브 제구로 만들어낸 기복 없는 투구 덕분이다. 안우진은 지난 10일 고척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8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1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10승을 기록했다.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경기였다. 데뷔 첫 시즌 10승을 전반기 마지막 등판으로 이뤄냈고, 개인 한 경기, 한 시즌 최다 이닝도 함께 경신했다. 최고의 경기를 치렀지만, 이날 그의 컨디션은 최고가 아니었다. 최고 시속 157㎞를 기록한 직구 구위는 여전했지만, 주 무기인 고속 슬라이더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작년의 안우진이었다면 자멸할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이날은 대신 커브를 꺼내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날 그가 던진 총 18개의 커브는 최고 시속 137㎞의 구위도 막강했지만, 12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변화구 제구는 올 시즌 안우진이 중점 두는 포인트 중 하나다. 경기 후 안우진은 "스트라이크를 잡는 변화구가 종전에는 슬라이더밖에 없었다. 지금은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많이 들어가면서 투구하기 편해졌고, 체인지업도 이전보다 제구가 좋아졌다"고 전했다. 안우진을 두고 "작년보다 피홈런이 많이 줄었다. 부리한 카운트에서도 승부할 수 있는 공을 개발하면서 자신감이 붙은 덕분"이라고 칭찬한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후에도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달라진 그의 모습을 짚었다. 이날 해설을 맡았던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경기 후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경기 후 안우진에게 물어보니 슬라이더가 생각보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졌다고 했다. 대신 커브를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이 이전보다 투수로서 성장한 부분”이라며 “지난해까지는 변화구도 힘으로 던지려 해 볼이 많았다. 올해는 부드럽게 던지면서 제구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고속 커브라는 점도 위력을 더한다. 양상문 위원은 “커브라는 구종이 시속 130㎞를 넘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며 "보통 슬라이더가 시속 133㎞에서 137㎞인데, 슬라이더보다 떨어지는 폭이 훨씬 큰 커브가 날아오면 타자들이 배트 중심에 맞추기 힘들다”며 안우진의 커브 구위를 치켜세웠다. 커브와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면서 안우진은 완성도 높은 네 구종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최고 시속 159㎞의 직구, 최고 시속 147㎞ 이상의 고속 슬라이더에 고속 커브와 체인지업까지 타자를 위협하고 있다. 구위가 확실한 만큼 더 이상의 구종을 추가하지 않고도 호투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구사해 이슈가 됐던 포크볼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이유다. 홍원기 감독은 "포크볼은 부상 우려가 있어 자제했으면 한다"고 전했고, 양상문 위원도 "안우진은 다른 구종으로도 타자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투수다. 아직 어리고 구속도 더 나올 수 있으니 구종은 천천히 추가해도 된다"고 전했다. 더 공격적으로 변한 안우진은 이제 탈삼진왕 타이틀을 정조준한다. 이날 탈삼진 11개를 더한 안우진은 시즌 125탈삼진으로 드류루친스키(NC)와 함께 이 부문 리그 공동 1위에 올랐다. 안우진은 "아쉽게 2등을 하는 것보다 1위 하는 게 당연히 더 좋다. 욕심도 나고 차이도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던질 때 타이틀을 의식하면 투구가 좀 달라지는 것 같다. 의식하지 않고 던지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지니 삼진도 많이 나오는 듯하다"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07.12 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