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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회장님들 ‘동유럽 심장부’ 방문 앞두고 추석 연휴에도 분주

4대 그룹 총수들이 하반기 경영 구상과 체코 방문 준비로 다소 분주한 추석 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는 이들은 ‘원전 수주’ 지원 사격뿐 아니라 반도체와 자동차, 에너지 사업 등에서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공 들이는 반도체 산업 협력 기대 11일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이 추석 연휴 후 곧바로 이어지는 체코 방문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길에 동행한다. 4대 그룹 총수 모두 경제협력단으로 참여하는 건 올 들어 처음이다. 지난 6월 중앙아시아 3국 순방길에는 최태원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이 출격한 바 있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원전 수주에 있다. 24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과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를 경제인들이 지원 사격하는 격이다. 내년 3월 최종 수주가 결정된다. 총수들은 원전 수주를 위해 체코와 경제협력 보따리를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우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산업과 관련한 논의를 펼칠 전망이다. 체코는 지난해 유럽연합(EU)에서 반도체법을 제안할 정도로 반도체 산업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체코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온세미 유치도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체코 프라하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어 이를 토대로 반도체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체코는 ‘동유럽 심장부’로 전자업의 생산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체코 정부가 이재용 회장에게 반도체 공장 설립과 관련해 매력적인 세제 혜택을 제안할 수도 있다. SK그룹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와 SK키파운드리의 생산법인을 체코에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이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의 투자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체코 정부와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조업이 발달한 체코를 유럽의 반도체 전략기지로 삼는 것도 향후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많은 기업의 관계자들이 체코로 떠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순방 기간 사업 협력을 위해 추석 연휴 기간에 준비해야 할 서류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체코 순방길에 오르기 전 북유럽의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추석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은 바 있다. 자동차와 전장사업 확대 기회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사업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우선 현대차는 체코를 유럽의 전략 요충지로 삼고 있다. 자동차 생산공장은 물론이고 배터리 시스템 생산공장도 갖추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체코 현지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 총수들이 현지 사업장을 점검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과 함께 생산 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LG그룹도 구광모 회장이 총수가 된 뒤 처음으로 인수했던 전장 업체 ZKW가 체코 브라티모프에 위치하고 있다. 올로모우츠 지역에는 ZKW의 연구개발 법인이 가동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지난 1992년 판매법인을 설립한 후 30년 이상 가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장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로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공장들이 즐비한 체코에서 협력 확대를 기대할 수도 있다. 한 재계 전문가는 “4대 그룹 총수가 올해 처음으로 총출동하는 만큼 굵직한 이벤트들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동시에 물밑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2 07:00
산업

삼성전자 제친 LG전자, 'LG 승부수 옳았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와 증권사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제치는 등 분위기를 타고 있다. LG전자는 매출 20조4178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이라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 1분기 1조9429억원 영업이익은 넘지 못했지만 지난해 4분기 693억원과 비교하면 2060%나 증가한 수치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머물렀다. 전년 동기 대비 96% 급감한 성적표를 받았고, 업황 침체로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 볼륨 차이는 3배 이상이다. 무엇보다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에 우위를 점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구광모 회장의 과감한 결단에 있다. 적자와 저성장 사업부를 정리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구 회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에 대처하는 컨트롤타워 격인 '워룸(전시상황실)'을 선제 운영하며 전사적인 재고 관리와 수익 개선에 힘써 왔다. 이런 와중 구 회장은 최근 현장 경영의 비중을 높이는 등 미래 동력 찾기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가 휴대폰과 태양광 사업 등을 접고 가전 중심으로 전환한 게 주효한 전략으로 보인다. 지난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재고를 소진한 것도 적중했다”고 평가했다. 구광모 회장은 2019년까지 영업적자만 5조원에 달했던 ‘아픈 손가락’인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했다. LG전자의 3대 사업 중 하나였고 브랜드 이미지와 직결됐던 부문이라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과감한 결단으로 수익성 강화에 성공했다. 이어 중국의 저가공세로 어려움이 예상됐던 태양광 사업도 지난해 철수했다. LG전자의 태양광 기술력은 일류지만 미래 비전과 성장 측면에서 구 회장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LG퓨얼셀시스템즈, LG히타치워터솔루션 등도 매각하며 포트폴리오 개선에 심혈을 기울였다. 대신 구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공을 들였던 전장사업(VS)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VS사업부의 매출액이 8조6496억원을 기록해 LG전자의 전체 매출 비중 10%를 넘어섰다. 전기차 확대 등으로 VS사업은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1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이 전망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전장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 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가서 액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주력인 가전에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고성과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미국의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을 제치고 가전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앤드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는 지난해 29조895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업황 침체에도 매출 30조원 돌파를 목표로 세울 정도로 1위 수성을 자신하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A 부문은 가전 수요 약세에도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12.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 증가한 4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처음으로 앞서기는 했지만 완승을 거뒀다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은 넘어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4.26 07:00
IT

삼성·LG 미래 연구소 '원픽'은 베트남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베트남을 '미래 연구소'로 지목했다.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키운다. 굳이 한국을 놔두고 베트남을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는 베트남에서 운영 중이던 R&D(연구·개발)센터를 공식 법인으로 승격한다고 9일 밝혔다.LG전자 베트남 R&D법인은 가전과 함께 주력으로 떠오른 전장(자동차 전기장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책을 맡았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소프트웨어(SW) 개발과 검증을 담당한다. 텔레매틱스(무선통신)·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이 주요 제품이다.LG전자는 2016년 베트남 생산법인 아래 하노이 전장 R&D센터를 설립하고, 2020년 다낭에 R&D센터 분소를 추가하는 등 전장사업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또 현지 인력을 육성·확보하기 위해 2021년부터 다낭 및 인근 지역 소재 대학교와 우수 인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입사를 보장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 하노이 소재 대학교로 확대할 예정이다.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2200여 명의 연구원이 상주하는 대규모 종합 연구소를 베트남에 세웠다. 글로벌 기업 첫 사례다. 지난해 12월 준공식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공을 들였다.베트남 삼성 R&D센터는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다. 모바일 디바이스용 SW의 핵심 기술인 멀티미디어 정보 처리와 무선 통신 보안 분야에 특화해 전문성을 확보할 계획이다.최첨단 연구시설은 물론 피트니스 센터·구내식당·옥상 정원·동호회 공간 등 남부럽지 않은 복지시설을 갖췄다. 베트남은 우수한 인력 자원이 매력이다. 개발자 몸값이 치솟은 우리나라와 달리 저렴한 비용으로 기술 혁신을 이룰 수 있다.베트남 구인·구직 사이트인 '톱데브'의 2020년 동향에 따르면 현지에서 매년 5만여 명의 IT 관련 전공자들이 배출됐다. 하지만 신규 인력 수요는 매년 약 50% 증가하다 2019년에 6만3000여 명에 달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했다.이런 상황과 겹쳐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덕에 중국과 인도를 위협하는 상위 5대 IT 아웃소싱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아직은 제조 및 가공부문이 주를 이룬다.LG디스플레이(15억 달러)와 삼성(9억2000만 달러)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애플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3억 달러)과 덴마크 레고(13억2000만 달러) 등이 지난해 주요 FDI(외국인직접투자)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도 디지털화·도시화가 진행 중인 베트남은 주요국과 달리 꾸준한 경제 성장을 보여주고 있어 곧장 소비시장을 공략하기에도 용이하다.제조업 회복 및 수출 증가로 2022년 경제 성장률은 8.02%를 기록했다. 올해도 6%대의 경제 성장이 기대된다.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베트남 정부도 본격적으로 디지털 경제 육성에 나서면서 관련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베트남 디지털 전환의 한계점과 잠재적 위험에 대한 경계도 필요하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3.10 07:00
IT

삼성·LG 미래 먹거리 '전장', 반도체·가전만큼 키운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기불황 속에서도 1분기 깜짝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못 찾고 있다. 연초 대비 각각 15%, 17%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된 원인으로 꼽히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1%가량 하락한 것을 보면 마냥 외부의 환경을 탓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지만 두 회사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더는 단기 호실적이 기업 가치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장(전기·전자 장치)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나섰다. LG전자 CEO도 팔 걷어붙인 전장 사업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매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조87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썼지만 63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래도 작년 3분기에 5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 치고는 선방한 셈이다. 김주용 LG전자 VS경영관리담당은 지난달 28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일부 생산·공급 차질이 있었지만 각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했다"며 "IVI(인포테인먼트)를 포함한 스마트부문, LG마그나(전기차 파워트레인), ZKW(램프)가 70대 10대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흑자 전환 시기를 언급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2016년 1분기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장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3년 5월 자동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링 회사 V-ENS를 품고 두 달 뒤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2018년 8월에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1조400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지난해 7월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본사를 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합작법인을 출범했다. VS사업본부·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ZKW는 LG전자 전장사업을 이끄는 삼각편대다. VS사업본부는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ADAS(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운전 공간) 등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담당한다. LG마그나는 구동모터와 전력변환장치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를 맡는다. ZKW는 전조등, 안개등, 주간 주행등과 같은 차량용 램프를 생산·판매한다. 지난해 말 취임한 조주완 LG전자 CEO도 전장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취임 후 첫 출장을 ZKW가 있는 오스트리아로 갔다. 최근에는 2023년까지 연면적 2만5000㎡ 규모로 멕시코에 구축 예정인 LG마그나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한국 인천과 중국 남경에 이어 3번째 공장이다. 2030년까지 자국 판매 신차의 50%를 친환경 전기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미국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LG전자는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에 ADAS 전방 카메라를, 르노의 전기차 신모델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며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 부품의 성장성은 여타 가전 업체와의 주가 차별화를 만들 수 있는 포인트"라며 "올해 VS사업본부 매출은 8조 원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전사 매출의 12%에 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결실 본 삼성 하만 삼성전자 역시 일찌감치 전장사업에 발을 들였는데, LG전자에 비춰봤을 때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2017년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3000억 원)에 커넥티드카·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끌어안았지만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삼성전자 전장사업팀과 협업은 하지만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던 당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하만은 JBL·AKG·하만카돈 등 오디오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잘 알려졌지만 차량 보안·ADAS·텔레메틱스(차량용 무선 통신)·V2X(차량-사물 통신) 등 미래차 기술 역량도 뛰어나다. 아우디·BMW·크라이슬러·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브랜드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미국 GM은 2년 연속 올해의 공급업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미주·유럽·아시아 전역에 약 3만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5000만대 이상의 차량에 자체 오디오와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탑재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하만은 올해 2월 독일의 AR(증강현실) HUD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흡수했다. 디지털 콕핏 제품에 실제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전장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2021년에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 연간 영업이익은 6000억 원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대비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000억 원으로, 이 흐름을 유지하면 전년 수준의 성과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하만은 북미·유럽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디지털 콕핏 중심으로 수주가 급증했다. 디지털 콕핏은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만 구성한 운전석과 조수석 전방 영역을 의미한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플랫폼을, BMW 럭셔리 SUV 전기차 아이엑스에는 5G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전공을 살린 카오디오 시장에서는 1위를 확고히 했다. 각각 작년과 올해 출시한 제네시스 GV60과 G90에는 하만의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갔다. 아직 주력 사업과 비교해 매출 비중은 눈에 띄지 않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가전과 TV가 아닌 모빌리티 영역에서도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지난해 차량용 통신장비 시장 현황 조사에서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7.9%였다. LG전자는 GM·폭스바겐과 손잡고 중국·미국 등에서 입지를 탄탄히 하며 35.2%의 점유율로 1위를 가져갔다. 하만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용 5G 장비에 집중하며 3위(12.7%)에 올랐다. 2위는 25.3%의 독일 콘티넨탈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하만은 자동차 분야 전문성과 삼성의 강력한 유통채널로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면서 입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5.10 07:00
경제

주력 사업 최대 실적 이재용·구광모, '미래 먹거리' 준비 향방은

삼성과 LG가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는 산업 전환기에도 주력 사업인 전자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변혁의 시대인 만큼 그 흐름을 읽고, 차세대 동력을 찾는 게 중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풀어야 할 큰 과제다. 이에 삼성과 LG의 향후 향방을 가를 핵심 ‘미래 먹거리’를 들여다봤다. 삼성, 바이오 ‘제2의 반도체’ 낙점, 배터리 국내 3위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바이오·배터리, LG는 배터리·자동차 전장 사업에 중점을 두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와 바이오, 자동차 전장(전자장비)는 모두 차세대 산업으로 성장하는 분야다. 이에 양사 모두 역량 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바이오, LG는 배터리 부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의 주력인 삼성전자는 2021년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279조60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 51조6339억원, 39조9075원으로 따뜻한 연말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강화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향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 세계 1위로 올라서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래서 ‘제2의 반도체’ 찾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이런 의중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전문 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 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며 “바이오산업 강화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시스템이 접목되면서 폭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기도 하는 등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창사 9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바이오는 느린 산업'이라는 업계의 정설을 깨뜨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표주자인 한미약품, 유한양행, GC녹십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훌륭한 미래 먹거리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의 2021년 실적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3.5%나 성장하며 영업이익률이 30%대로 올라섰다. 위탁생산(CMO)은 영업이익률이 다른 사업군에 비해 확연히 높다. 또 2017년 최초로 흑자가 발생한 이후 4년 만에 무려 8배나 뛰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공장은 3개 완공된 상황이다. 단일 최대 규모인 4공장(25만6000ℓ)가 완공되면 생산 능력 62만ℓ로 세계 1위 CDMO 규모 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배터리 부문도 차세대 먹거리다. 삼성은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측근인 ‘재무통’ 최윤호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올해 삼성SDI의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I는 2021년 매출 13조5532억원, 영업이익 1조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 20%, 59%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드러내고 있다. 역대 최대 실적이고 처음으로 영업이익도 1조원을 돌파했다. 그럼에도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에 이어 국내 배터리 부문에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LG 배터리 사업 확장, 전장 사업 물음표 LG그룹은 주력인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70조원을 최초로 뛰어넘으며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매출 74조7216억원과 영업이익 3조8638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다음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는 2차 전지를 주력으로 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세계 1위 배터리 회사를 겨냥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전자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에 올라 있다. LG전자는 시총 순위 16위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선임했다. 권 부회장은 올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을 이끌었고,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실적도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매출 17조851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 7685억원과 9299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마치며 성장세에 시동을 걸고 있다. 반도체보다 커질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정복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시설에만 6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투자액인 4조원보다 58% 증가한 수치다. 권영수 부회장은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 외에도 전장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취임 후 전장 업체를 연이어 인수하는 등 적극성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행보에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그동안 적자에 빠졌지만, 올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장 사업 분야는 LG전자를 중심으로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도 관련이 있다. 이중 LG이노텍이 주목받고 있다. LG이노텍은 차량용 카메라, 통신 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장부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전장 사업 매출이 1조3903억원으로 17.1% 증가세를 보였다. 이외도 2021년 LG이노텍의 실적은 최고치를 찍었다. LG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미래 동력으로 배터리와 전장 사업을 꼽고 있다. 아직 매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전장 사업의 경우 LG전자를 제외하곤 LG이노텍의 비중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총수의 의중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 LG는 배터리 분야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며 세계적인 미래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배터리와 LG의 전장 사업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11 07:00
경제

밑져도 전장사업 투자…LG 구광모 역발상 통할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그룹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누적 5조원대 적자의 늪에 허덕였던 모바일(MC) 사업부를 철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렇지만 5년 연속 적자를 내며 또 하나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전장사업(VS:Vehicle components Solution) 분야에서는 여전히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이런 역발상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장사업은 LG그룹 내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계속해서 키워야 할 미래 먹거리로 분류되고 있다. 지난 23일 LG전자가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벨럼(이스라엘)의 지분 인수를 체결한 데서 구광모 회장의 의중은 여실히 드러난다. LG전자는 우선적으로 확보한 지분 63.9%에 신주투자 계약까지 더하면 이번 사이벨럼 인수에 1억1000만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설립된 사이벨럼은 직원 50여 명 정도의 스타트업 수준이지만 LG의 전장사업 확대를 위한 파트너로 선정됐다. 사이벨럼은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 부사장은 "이번 사이벨럼 인수로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의 사이버 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LG CNS의 자회사인 V-ENS를 170억원에 인수·합병하면서 전장사업이 본격화됐다. 자동차 엔지니어링과 부품 설계 전문인 V-ENS의 역량은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흡수됐다. 이후 LG는 굵직한 인수·합병(M&A) 등 2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으며 전장사업 키우기에 나섰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시장의 선두업체인 ZKW를 인수했다. ZKW 인수 금액은 1조4400억원으로 LG그룹의 역대 M&A 최대 규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LG는 전장사업을 미래의 캐시카우로 성장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2020년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인수에 나섰다. 5016억원 투자해 올해 7월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LG전자의 전장사업은 크게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3개축으로 나뉜다. ‘커넥티트카 시대’ 전환 가속화에 따라 전장사업의 사이버 보안은 더욱 중시되고 있다. LG전자는 사이벨럼의 사이버 보안 역량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신뢰도 높은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ZKW는 세계적인 기술력으로 앞세워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를 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마그나 역시 제네럴모터스·포드·크라이슬러·BMW·폭스바겐 등 미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로 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모빌리티 솔루션은 2022년 1조8000억 달러(약 2116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앞으로 전장부품의 통합 솔루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커넥티드 기술력과 보안이 '고객 신뢰'를 얻기 위한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신뢰를 유달리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세밀히 이해하고,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며 “기존의 틀과 방식을 넘는 새로운 시도가 중요한 차이를 만들고 비로소 고객 감동을 완성한다”고 말했다. 올해 임원 회의에서는 전장사업을 인공지능(AI)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꼽기도 했다. LG의 VS사업본부는 2016년부터 5년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3675억원까지 불어났다. 긍정적인 건 매출도 지속적인 성장세라는 점이다. 2016년 2조773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5조801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LG는 전장사업의 성장세로 내년부터 흑자 전환을 바라보고 있다. ‘애플카’의 공급 파트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대를 맞아 모빌리티 솔루션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아직 뚜렷한 리딩업체가 없어서 LG를 비롯해 삼성·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28 07:02
경제

LG전자, 매출 63조-영업이익 3조원 최초 달성 '역대 최대실적'

LG전자가 지난해 코로나19의 펜트업·집콕 수요를 등에 업고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도 63조원을 넘어서며 영업이익·매출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2620억원, 영업이익 3조195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5%, 31.1% 증가한 것으로 LG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3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액은 4년 연속 60조원을 상회했다. 지난해 4분기로도 매출 18조7808억원, 영업이익 6502억원을 기록해 역대 4분기 가운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매출 16조612억원, 영업이익 1018억원) 대비 각각 16.9%, 538.7% 증가한 것으로 매출은 전체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주력인 생활가전과 TV 부문 덕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언택트)의 일상화로 펜트업(억눌린)·집콕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전과 TV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의류관리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생활가전(H&A)에서만 지난해 매출 22조2691억원, 영업이익 2조3526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영업이익률(10.6%)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2019년에 다소 부진했던 TV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8분기 만에 4조원을 회복하는 등 올레드(OLED) 등 프리미엄 TV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 향상에 보탬이 됐다. 현재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조정 안이 검토되고 있는 스마트폰(MC) 부문은 4분기 들어서도 부진했다. 4분기 영업적자가 2485억원으로 3분기보다 늘었다.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전장사업(VS) 부문은 4분기 영업적자를 20억원으로 줄이면서 올해 흑자 전환의 전망을 밝게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1.29 16:18
경제

경영 복귀 이재용 1일 삼성 51주년 창립일 '뉴삼성' 구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며 ‘이재용 시대’를 알리고 있는 삼성이 1일 창립 51주년을 맞았다.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1인자가 나서게 된 이 부회장은 '뉴삼성'으로의 변화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복합 위기에다 수사·재판으로 인한 사법 리스크까지 안은 상황에서 '포스트 이건희' 시대를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부담을 안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창립기념일이 휴일이고, 이 회장 장례 후 삼우제 등을 고려해 기념 행사는 2일 진행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 별세 후 처음 맞는 창립기념일에 이재용 부회장이 메시지를 내 놓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메시지 등을 통해 직접적인 입장을 내지 않으면, 사업장 방문 등 현장 경영 행보를 하면서 '이재용 시대' 비전을 조금씩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이 피고인인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경영권 승계 의혹 1심 재판 대응에 주력하면서 동시에 '뉴삼성'으로의 변화와 미래 도약을 위한 경영 활동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가깝게는 국내외 현장 경영과 연말 인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를 뚫고 지난 5월 중국으로 올해 첫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지난달에는 네덜란드와 베트남을 연이어 방문했다. 사업장을 점검하고 고객과 해당 국가 주요 인사들을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다음 출장지로는 일본, 중국, 미국 등이 거론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베트남 출장 후 귀국길에서 "일본도 고객들을 만나러 한번 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 정기인사는 통상 12월쯤 이뤄진다.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인사인 만큼 안정과 변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내용으로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5월 삼성의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대국민 사과를 통해 '뉴삼성' 비전을 제시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늘날 삼성을 가능하게 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정신을 계승·발전시킬 것으로 본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인공지능(AI), 5세대·6세대 이동통신, 전장사업 등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과 혁신을 위한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등 과감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회장이 쓰러지며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서게 됐을 때 처음으로 내놨던 작품이 M&A였다는 점이 이같은 예상에 더욱 힘을 싣는다. 삼성은 2014년 말과 2015년 석유·방산, 화학 사업을 각각 한화그룹과 롯데그룹에 매각했고 2016년에는 미국 하만을 인수했다. 이 부회장이 본격 수사·재판을 받게 되면서부터는 굵직한 M&A가 끊긴 상태다. 최근 대만 TSMC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를 더 벌려가고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나 등 각종 인수합병이 활발한 시장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삼성도 대대적인 추가 투자나 M&A에 뛰어들 가능성이 열려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1.01 15:39
생활/문화

LG전자, 코로나에도 2분기 선전…생활가전 영업이익 6000억 넘어

LG전자가 코로나19에도 2분기에 선전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12조8338억원, 영업이익 4954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은 작년 동기 15조6292억원 대비 17.9%, 1분기 14조7278억원)에 비해 12.9% 줄었다. 영업이익도 작년 2분기 6523억원 대비 24.1%, 1분기 1조904억원 대비 54.6% 각각 감소했다. 코로나 락다운 영향으로 일부 글로벌 공장과 전자제품 유통업체들이 문을 닫고, 예년보다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하지만 당초 우려에 비해 선전하면서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585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 늘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4년 연속 1조5000억원을 상회했다. LG전자는 5월 이후부터 코로나19로 폐쇄됐던 글로벌 유통망이 다시 문을 열고, 각국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등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되면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LG전자의 주력인 생활가전이 크게 선전했다. 2분기 생활가전 부문의 매출은 5조1551억원, 영업이익은 62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000억원대였던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했다. 코로나 여파로 국내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줄었지만 스타일러·건조기·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신가전 판매가 호조를 띠면서 2분기와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12.2%, 13.1%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도 2017년 이후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TV(HE)사업본부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128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높았다. 이익 기여도가 높은 올레드(OLED), 나노셀 등 프리미엄 TV와 시장이 선전했다. 모바일(MC)은 매출 1조3087억원, 206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북미와 한국 등 주요 지역에서 판매 증가로 전분기 대비 31% 늘었고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으로 손실 규모는 작년과 1분기보다 다소 줄었다. 전장사업부(VS)는 코로나 영향으로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울 겪으면서 2분기 20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비즈니스 솔루션(BS)사업 부문은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회의와 온라인 개학 등의 영향으로 노트북·모니터 등 IT 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었지만 태양광 모듈 판매 등이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못미쳤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는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재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작년 동기 수준의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TV 시장은 3분기에 올레드·나노셀 TV 등이 선전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모바일 사업부에서는 LG 벨벳의 해외 출시를 늘리고 보급형 신모델 판매를 확대해 매출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7.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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