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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광주, 승점 삭감 피했다…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선수 영입 금지 1년에 집행 유예

재정 건전화 규정을 지키지 못한 K리그1 광주FC가 승점 삭감을 피했다.프로축구연맹은 1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광주 구단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연맹은 광주에 제재금 1000만원과 선수 영입 금지 1년 징계를 내렸다. 다만 선수 영입 금지 징계는 2027년까지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광주가 2027년 회계연도까지 완전 자본 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거나, 집행유예 기간 내에 연맹 재무위원회가 2025년 2월 5일 승인한 재무 개선안을 미이행할 때 즉시 제재를 집행하게 된다.이는 광주의 지속적인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에 따른 결정이다.광주는 재정 건전화 제도 시행 전인 회계연도 2022년도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으며, 재정 건전화 제도 시행 이후 회계연도 2023년에도 14.1억 손실로 순익 분기점 지표를 준수하지 못했다. 또한, 구단이 제출한 재무 개선안을 이행하지 못해 자본잠식이 더욱 심화했다.이후 광주는 회계연도 2024년에도 23억원 손실로 손익분기점 지표를 재차 미준수했고, 구단이 제출한 재무 개선안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이 과정에서 광주는 2024~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참가에 따른 전력 강화 목적으로 2024년도 선수 인건비 상한을 증액하기 위해 수익을 과대 계상하여 연맹에 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실제로 대규모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K리그 상벌 규정 유형별 징계 기준 제11조는 재정 건전화 규정 및 세칙을 위반할 때 경고, 제재금 부과, 승점 감점, 선수 영입 금지, 하부리그 강등 조치의 징계를 부과할 수 있게 돼 있다. 광주 이정효 감독에게는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했다.이정효 감독은 지난달 28일(수)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6라운드 광주와 울산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해당 경기의 주심을 맡은 심판의 이름을 특정하여 언급하며 본인의 ‘팀과 잘 맞지 않는다’ 등 사후 심판 및 판정을 비방하는 행위를 한 바 있다.K리그 상벌규정 유형별 징계기준 제2조는 심판의 권위를 부정하는 행위를 할 경우 제재금 부과 또는 출장 정지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충북청주 구단에는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했다.이는 지난달 31일(토) 청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14라운드 충북청주와 경남 경기에서 발생한 사안에 관한 결정이다.당시 충북청주 구단 관계자는 경기 중 대기심에게 여러 차례 항의했고, 경기 종료 후에도 퇴장하는 심판진에 접근해 지속적인 불만 표시를 했다.K리그 상벌규정 유형별 징계 기준 제2조는 심판 판정에 대한 과도한 항의를 할 경우,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김포 박경록에게는 2경기 출장 정지 사후징계를 부과했다.박경록은 이달 8일(일) 김포 솔터축구장에서 열린 K리그2 15라운드 김포 대 천안 경기 중 후반 36분 김포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골키퍼와 1대1인 상황인 상대 공격수를 뒤에서 밀었다. 당시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이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프로평가패널회의에서 상대 공격수가 1대1 상황에서 명백하게 득점을 시도하려는 순간 박경록의 반칙은 자연스러운 플레이 동작이 아니며, 단순히 손으로 밀쳐 상대방의 득점 기회 저지를 방해했으므로 퇴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연맹 상벌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의 평가 결과 및 연맹 기술위원회의 의견을 종합해 박경록에게 2경기 출장 정지를 부과하기로 했다. 출장 정지 징계는 15일(일) K리그2 16라운드 김포 대 경남 경기부터 적용된다.김희웅 기자 2025.06.12 22:02
영화

‘소주전쟁’ 유해진 “책임질 가정 없기에 연기 전념 가능” [인터뷰②]

유해진이 ‘소주전쟁’ 배역 종록과 실제 자신을 비교했다.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소주전쟁’에 출연한 유해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유해진은 “저희 때는 (극중) 종록 같이 집은 뒷전이고 하는 일이 삶의 전부인 양 살던 아버지들이 꽤 많았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아버지가 보기 드물어졌다”며 “우리 아버지도 그랬다. 그때 분들이 가정에 소홀하고 가족과 외식도 생각도 않고, 그랬던 시대같다”고 말했다. IMF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유해진이 연기한 종록은 애사심과 사명감이 투철해 외국투자기업의 자본잠식으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이다. 그덕에 가족과는 멀어져 홀로 지낸다.그런 종록을 두고 유해진은 “공감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것도 있었다. 회사를 위하는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라면 완전히 뒷전이진 않을 것 같다. 알뜰살뜰 가정 챙기지 못하더라도 그렇게까지 사는 건 썩 바람직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제가 만약 가정이 있다면 직업상 지방에 많이 가고, 밤새고 생활이 불규칙하더라도 가족을 뒷전으로 살진 않을 거 같다”며 “(오히려)제가 계속 영화를 할 수 있던 이유도 아직 가정을 안 꾸려서 일 수도 있겠다”고 깜짝 고백했다.이어 그는 “(가정이 있다면) 작품이 안 들어오고 힘들 때도 가정을 위해 원하지 않는 작품을 해야할 수도 있다.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현재 생활에 만족을 표했다.한편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6.09 11:18
프로축구

“재정 건전화 제도 준수 못했다” 광주 공식 사과…“채무 발생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

광주FC가 재정 건전화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것에 고개를 숙였다.광주는 29일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구단은 2024년 재정 운영 결과 약 2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여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재정 건전화 제도(손익분기점 지표)를 준수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구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따른 선수단 규모 확대, 인건비 상승 등 지출이 상승했지만, 이에 상응하는 수입이 부족한 결과라고 짚었다.2023년 도입된 재정 건전화 제도의 목적은 합리적인 예산 수립과 수입을 초과하지 않는 지출 유도, 장기적 관점에서의 지출 관리, 재무 자료의 투명성 및 신뢰성 확보, 지속 가능한 클럽 운영 유도 등이다.K리그 재정 건전화 제도의 대표적인 내용은 ▲각 구단은 매년 손익분기를 달성해야 하며 ▲선수 비용은 당기 총수익의 70%를 초과하여 지출할 수 없고 ▲완전 자본잠식 구단의 경우 개선 방안을 제출해 연맹이 정한 기한 내에 해소해야 하는 것 등이 있다.광주는 “구단은 2025년부터 재정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과 자체 수입 확대를 통해 더 이상의 채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 건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채무도 연차별로 상환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광주FC 사과문.광주FC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재정건전화 규정을 준수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축구를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과 관계기관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단은 2024년 재정운영 결과 약 23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여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재정건전화 제도(손익분기점 지표)를 준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는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에 따라 수반되는 선수단 규모 확대와 인건비 상승 등 필수적인 지출이 증가한 반면, 이에 상응하는 수입이 부족한 결과입니다. 구단은 그 동안 선수단 성적과 함께 광주광역시 지원, 입장 수익, 상품 판매, 이적료 등의 수입이 2023년 약 150억 원에서 2024년 약 214억 원으로 1년간 64억원이 증가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건전화 제도를 준수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구단을 사랑해 주시는 시민과 팬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구단은 2025년부터 재정 건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불요불급한 예산 절감과 자체수입 확대를 통해 더 이상의 채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정 건전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채무도 연차별로 상환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시 한 번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팬 여러분께 부끄럽지 않은 책임 있는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광주시민프로축구단김희웅 기자 2025.05.29 14:35
영화

날린 돈만 200억원…롯데·메박 합병에 엇갈리는 시장 전망 [IS엔터주]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이 손을 잡았다. 매해 쌓이는 적자로 그룹 전체 재무구조까지 크게 훼손되면서 결국 합병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업계 1위 CJ CGV의 대항마가 탄생하는 셈인데 이를 바라보는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롯데그룹과 중앙그룹은 자회사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 간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롯데컬처웍스는 국내 극장체인 2위인 롯데시네마를, 메가박스중앙은 3위인 메가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적자 또 적자…합병이란 최후의 카드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롯데컬처웍스 지분(86.37%)과 콘텐트리중앙이 보유한 메가박스중앙 지분(95.98%)을 기반으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계약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쳐 신규 투자금 유치에 돌입할 계획이다. 합작법인 지분은 절반씩 나눠 가진다.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이 같은 결단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다. 롯데컬처웍스는 결손금 누적으로 심각한 자본유출을 겪으면서 2023년 완전자본잠식(-211억원) 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2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 자본잠식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차환 부담을 안고 있다. 메가박스중앙 역시 자본확충을 위해 2023년 플레이타임중앙 지분 100%(1243억원) 현물출자에 나섰으나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올해 상황도 좋지 않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약 24.9% 하락한 86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04억원에 달했다. 메가박스중앙(플레이타임중앙 제외) 매출액 역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7.4% 급감한 44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손실은 103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양측의 이 같은 적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제작 감소, 흥행작 부족, 관객수 저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연초 흥행 및 대형 콘텐츠 부재로 전체 박스오피스가 2082만명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33% 감소,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1위 대항마 VS 규모 아닌 내실 먼저합작법인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엇갈린다. 대체로 장기간 이어졌던 CJ CGV의 독주 체제가 깨지고 극장업이 3강에서 2강 체제로 재편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합작법인이 출범하게 되면 전국 1682개(롯데시네마 915개·메가박스 767개)의 스크린을 확보, 업계 1위인 CJ CGV(1346개)를 넘어서게 된다. 시장점유율도 CJ CGV 43.8%(이하 2024년 기준), 롯데시네마 29.8%, 메가박스 24.9% 순에서 합작법인 54.7%, CJ CGV 43.8%로 역전된다.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동경영 체제 하에서 합작법인은 전국 131개관을 운영하게 될 예정”이라며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이 상존하나 운영 효율화, 콘텐츠 다양화, 특별관 중심 극장 경험 제공 등 다방면으로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극장 외 투자배급업 부문(롯데엔터테인먼트·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에서의 시너지도 기대를 모은다. 중복 비용 제거로 신규 IP(지식재산권) 투자 여력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란 의견이다.다만 단순 합병만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을 거란 지적도 적지않다. 올 1분기 전체 영화관 매출액은 20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3.6%(1014억원) 감소했다. 당분간 현상 유지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시장 점유율 확보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게 더욱 시급하다는 평가다.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합작법인 점유율이 CJ CGV와 유사하거나 소폭 앞설 가능성은 있으나 이번 합병이 경쟁 강도를 실질적으로 높일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영화 산업 전체가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수익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합작법인 소식이 보도된 후인 지난 9일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 대비 8.57%(5700원) 오른 7만2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콘텐트리중앙은 장 초반 4%대 강세를 보였으나 전날 공시된 1분기 실적 등의 영향으로 결국 하락 마감했다. 콘텐트리중앙의 이날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3%(120원) 떨어진 9640원이다. 12일에도 롯데쇼핑은 5.13% 상승한 7만 5800원, 콘텐트리중앙은 3.53% 하락한 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13 06:00
산업

'입점사 정산지연' 발란, 결국 결제도 막혔다

판매대금 미정산 논란이 불거진 명품 플랫폼 발란의 결제 서비스가 전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30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8일 밤부터 상품 구매·결제가 막히면서, 현재 결제창에는 ‘모든 결제 수단 이용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이 뜨고 있다. 발란 자체 결제서비스 발란페이도 정지된 상태다.앞서 발란은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대한 판매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판매대금 미정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발란 측은 정산 오류가 발생해 정산 일정을 미뤘다면서 이달 28일까지 정산 재개 일정을 재공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실행되지 않았다.이에 최형록 발란 대표가 정산 지연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 입점사를 직접 만나 그간 경위와 계획을 설명하겠다고 해명해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일각에서는 제2의 티메프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2020~2023년 4년간의 발란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업황 부진과 소비자 이탈 등으로 적지 않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실이 커지면서 2023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3.30 13:46
산업

2심 무죄 이재용, '10년 족쇄' 털어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길고 길었던 ‘사법 리스크’가 마침표를 향해 가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을 시작으로 부당합병·승계 의혹, 회계부정, 프로포폴 불법투약까지 모두 법정의 판결로 죗값을 치르거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총수의 ‘사법 리스크’로 잃어버린 10년의 시간을 보냈던 삼성그룹은 이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2심의 변수 ‘회계부정’도 무죄 서울고법 형사13부는 3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정,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2월 5일 1심 무죄 선고에 이어 2심도 같은 판결을 받으면서 이 회장은 긴 시간 사투를 벌였던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서 대법원에 상고를 하더라도 1·2심 모두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사법 리스크’의 출발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이사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결의하면서 부당한 경영권 승계 논란이 일었다. 이어 12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변경되면서 ‘회계부정’ 이슈가 발생했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미전실 주도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계획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개입한 혐의를 추가하면서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기소했다. 2심 판결의 쟁점은 ‘회계부정’ 판단 여부였다.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회계처리를 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행정법원은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 등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별다른 합리적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지배에서 공동지배로 변경됐다고 주장하면서 시점을 2015년 12월 31일로 보아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처리를 했다”며 “이는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에피스 투자주식을 부당하게 평가함으로써 관련 자산 및 자기자본을 과대계상한 것”이라고 적시했다.이는 이 회장의 형사재판 1심 재판부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회계사들과 올바른 회계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결과였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과 합병 시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여부 등 쟁점 사항에 대해 차례로 판단한 뒤 검찰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특히 재판부는 허위공시·부정회계 의혹에 대해서는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되면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잃는다는 사실이 주요 위험이라고 공시했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은폐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법조계 관계자는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으면 대법원에 가더라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결은 ‘유죄’이와 달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사실상 유죄를 선언한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반대 소송을 하면서 이에 대해 합의하면서 724억원을 배상한 바 있다. 또 엘리엇은 정부를 상대로 같은 건으로 소송을 진행했고,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는 정부가 69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개인적 ‘사법 리스크’는 모두 털어냈다.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후 부당합병 승계 의혹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부정 관련 재판이 합쳐지면서 주기적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했다.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이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가석방되기까지 4년 9개월 동안 시달려야 했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5년을 선고받고 구속돼 삼성그룹은 비상이 걸렸다. 이듬해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으로 석방돼 다시 기업 경영에 복귀하는가 했지만 2019년 대법원이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사법 리스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2021년 1월 서울고법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으면서 다시 구속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장은 그해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되면서 수감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여기에 이 회장은 2020년에는 프로포폴 불법투약 의혹 사실이 보도되면서 곤욕을 겪었다. 그는 2015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41차례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의료 외 목적으로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이듬해 검찰이 약식기소했고, 법원이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국정농단 사건의 재판으로도 버거웠던 이 회장은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다. 가석방 이후인 2021년 10월 진행된 프로포폴 공판의 최후진술에서 “이번 일은 모두 제가 부족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치료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의혹을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사법 족쇄를 푼 이 회장은 위기를 맞고 있는 그룹 경영을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심에서도 무죄가 나왔기 때문에 경영적인 움직임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수장으로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지금은 초격차가 아닌 다시 본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무죄 선고와 관련해 이재용 회장 측은 재판 후 취재진과 만나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제는 피고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반도체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 고전하며 위기를 맞고 있다. 2024년 실적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역대 최대인 23조46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김두용 기자 2025.02.04 07:00
프로축구

다음 시즌부터 ‘잔디 불량’ 시 경기장 변경 명령 가능…연맹 제5차 이사회 결과 발표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29일 K리그 대상 시상식이 열린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제5차 이사회를 개최, ▶화성FC 회원 가입 승인 ▶K리그2 동남아시아 쿼터 폐지 ▶경기장 시설 기준 가이드라인 제정 등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특히 연맹은 다음 시즌부터 ‘잔디 불량’ 시 경기장 변경 명령이 가능하도록 근거규정을 신설했다.가장 먼저 연맹은 화성FC의 K리그 회원 가입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화성FC는 2013년부터 K3리그에 참가해 왔다. 지난해 리그 우승과 올해 준우승을 거둔 강팀이다. 화성FC는 지난해부터 K리그 가입을 추진했고, 올해 10월 연맹에 K리그 회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사회는 화성시 인구 규모, 지자체 지원 수준, 홈 경기장인 화성종합운동장의 규격과 설비 등을 검토한 결과 화성FC가 K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화성FC의 K리그 회원 가입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화성FC의 회원 가입이 확정되면 2025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하게 되며, K리그2는 14개 팀이 팀당 39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이어 K리그2 동남아시아 쿼터가 폐지된다. 대신 국적무관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최대 5명 등록으로 늘어났다.연맹은 “지난 2023년 12월 이사회에서 K리그1과 K리그2의 아시안쿼터를 2025년도부터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는데, 이번 이사회에서는 K리그2에만 있던 동남아시아 쿼터도 효용성이 높지 않다는 다수 구단 의견을 수렴하여 2025년부터 이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쿼터가 없어지는 대신 구단은 국적과 상관없이 외국인선수를 추가로 1명 더 등록할 수 있다.이번 결정에 따라 2025시즌부터 K리그의 외국인선수 쿼터는 국적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 K리그1은 최대 6명 등록에 4명 동시출장 가능하다. K리그2는 최대 5명 등록에 4명 동시출장 가능으로 구성된다. 또 K리그 경기장 시설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경기장 시설기준 가이드라인’이 제정됐다. 이 가이드라인은 ▲관람 시설 ▲경기 구역 ▲관계자 시설 ▲미디어 시설 ▲안전 및 의료시설 ▲친환경 및 지속가능시설 등 6개 분야, 19개 세부 사항에서 경기장 시설 수준을 정량적 지표로 평가해 별 1개 등급부터 별 4개 등급까지 부여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2027년부터는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K리그1는 별 2개 등급 이상, K리그2 경기장은 별 1개 등급 이상을 취득한 경기장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경기장 등급제가 실시된다.한편 올 시즌 내내 논란이 된 잔디 상태에 대해서도 연맹이 칼을 빼들었다. 연맹은 “정상적인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정도로 그라운드 상태가 심각하게 불량할 경우 연맹이 홈과 원정 경기장을 바꾸거나, 홈 팀에 제3의 경기장을 찾을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신설했다”고 알렸다. 경기 수준을 높이고 부상을 방지하는 것과 함께 경기장 관리주체에 책임성과 경각심을 부여하는 취지다.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구단의 지원을 위해 경기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경우, 상대팀 동의가 없더라도 연맹이 직권으로 일정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연맹은 “국제대회 참가 구단들에 대한 일정 배려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국제대회 토너먼트 병행으로 인한 리그 일정 불안정을 방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끝으로 재정건전화 규정을 위반할 경우 기존 재무위원회의 건전성 강화 조치뿐 아니라 상벌위원회가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징계기준이 추가됐다.군 팀은 AFC 클럽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AFC의 유권해석을 클럽라이선싱 규정에 명문화했다.구단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유도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규정에 보수주의에 입각한 회계원칙을 명시하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구단에는 재무위원회에 재무개선안 이행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김우중 기자 2024.11.30 11:38
산업

고려아연 "MBK에 경영권 넘어가면 한국 반도체 생산 빨간불"

글로벌 비철금속 1위 고려아연이 영풍·MBK파트너스의 M&A(인수·합병)가 현실화하면 한국 반도체 경쟁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영풍·MBK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은 6일 "노조가 MBK의 공개매수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고 핵심 기술 인력 이탈도 예상돼 반도체 황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반도체 황산을 공급받는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역시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려아연의 울산 울주 온산제련소는 지난해 반도체용을 포함해 연간 140만t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급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고순도 황산을 뽑아냈다.고순도 황산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과 불순물을 제거할 때 쓰인다. 반도체 제조 초기와 후반 공정에 필수다.고려아연은 "적대적 M&A가 이뤄지면 노조와의 갈등과 파업 가능성으로 반도체 기업들은 2년 전 화물연대 총파업 때처럼 반도체 황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온산제련소의 핵심 기술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은 반도체 황산 생산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고려아연 노조 조합원 70여 명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 MBK 본사 앞에서 공개매수 시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이어 24일에는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과 기술 인력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영풍·MBK 연합이 경영권을 가져가면 전원 퇴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노리는 영풍·MBK 연합은 지난 4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75만원에서 83만원으로 올렸다. 고려아연이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대항 공개매수가와 똑같이 맞췄다.영풍은 고려아연이 동업의 상징이었던 서린상사 경영권을 장악한 뒤 황산 취급 대행 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등 행위로 자사 핵심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의 위기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의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도 나타냈다.양사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모두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6 17:20
경제일반

영풍, 고려아연 '맞고소'…법적 공방으로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노진수 고려아연 부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25일 영풍은 서울중앙지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최 회장과 노 부회장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파트너스를 고소한 것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2019년 10월부터 원아시아파트너스의 8개 사모펀드에 6040억원을 투자했지만 고려아연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투자손실만 366억원에 달한다"며 "(8개 사모펀드 중 하나인) 하바나제1호가 청산되면서 현물로 배당받은 SM 주식도 주가가 하락해 145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또 "하바나제1호가 SM 주식 공개매수 당시 주식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게 됐는데 하바나제1호 지분 99.82%를 보유한 고려아연도 시세 조종에 따른 배상 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영풍은 이어 "고려아연이 202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이그니오 홀딩스를) 5800억원을 들여 인수했는데, 2022년 11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은 7월 당시보다 더 비싼 주당 가격으로 이그니오 주식을 취득했다"며 "매출액이 불과 29억 원인 회사를 6000억원 가까운 금액으로 인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투자를 했다"고 지적했다.더불어 씨에스디자인그룹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주장했다.앞서 고려아연 측 최씨 일가 지분이 많고 최윤범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영풍정밀이 장형진 영풍 고문과 김광일 MBK 부회장 등을 배임 혐의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09.25 11:17
산업

울먹인 고려아연 산증인 "K반도체 재료 중국에 안 넘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 고려아연이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맞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파트너에서 적으로 돌아선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쥐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이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게 뻔하다는 주장이다. MBK는 투자 관련 배임과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등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흠집 내기로 맞불을 놓고 있다.중국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 넘봐이제중 고려아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회장은 24일 서울 종로 그랑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철금속은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에 핵심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이라며 "MBK라는 투기 자본이 중국 자본 등을 등에 업고 고려아연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이런 약탈적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또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쓰는 황산 절반이 우리 제품"이라며 "고려아연이 반도체 황산 생산을 멈추면 반도체 고객사는 셧다운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황산은 세정 공정에 주로 쓰인다.지난 1985년에 입사해 40여 년간 몸담은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이날 19명의 핵심 기술 인력들과 기자들을 마주한 자리에서 홀로 입장문을 낭독한 뒤 자리로 돌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것을 우려한 회사 만류에도 이 부회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은 최대 2조원을 쏟는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 때문이다. MBK는 오는 10월 4일까지 고려아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해 최소 7%에서 최대 14.6%의 지분을 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달 4일 기준 고려아연 주주 구성을 보면 장형진 영풍 회장 및 친인척 등 영풍 측 지분은 33.13%,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및 친인척과 파트너사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 등 고려아연 측 지분이 33.99%로 팽팽하다.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7.57%다.고려아연 배당금으로 영풍 먹여살려 이처럼 영풍이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의 운전대에 목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같은 비철금속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영풍이 글로벌 우위를 점한 고려아연의 배당금으로 부족한 곳간을 채우고 있어서다.올 상반기 영풍은 별도 기준 5억85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 263억원 덕분에 영업외이익을 반영하는 당기순이익은 253억원을 기록했다.영풍이 고려아연으로부터 받은 연간 배당금은 2018~2019년 500억원대에서 2020~2021년 700억원대로 오르더니 2022년 약 1037억원, 2023년 155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고려아연은 올해 2분기 매출이 3조582억원으로 분기 최대를 경신했고, 영업이익은 2687억원으로 2000년 이후 98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이에 반해 영풍은 주력 사업장인 경북 봉화군의 석포제련소가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세 차례의 근로자 사망 사고로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지면서 영업이익이 8338만원에 그쳤다.핵심 계열사가 최대주주를 배당금으로 먹여살리는 셈이다.두 회사의 실적 차이를 두고 이제중 부회장은 "경영 능력과 기술력이 다르다"며 "최 회장(고려아연)은 직원을 가족처럼 대한다. 장 고문은(영풍) 머슴처럼 관리하는데 누가 애사심을 갖겠나"라고 꼬집었다. 안전에 관심을 갖도록 자사 온산제련소 직원들에 매달 10만원씩 현금으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를 예로 들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75년 동업자 관계에 금이 간 것도 배당금이 원인이다.고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영풍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공동 창업하고, 1974년에는 자매회사인 고려아연을 설립했다.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맡고 있다.그러다 최씨 일가 3세 최윤범 회장이 2022년 고려아연 수장이 되면서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영풍의 배당금 확대 요구에도 최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이차 전지 소재·자원 순환 사업을 3대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미래 비전으로 제시하며 투자에 더욱 주력했다.이에 지난 3월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졌고, 배당을 늘리는 영풍의 정책 변경 제안이 부결됐다.최 회장 경영 능력 의심하는 영풍·MBK이날 MBK도 입장문을 내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중국에 매각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문제 삼았다.MBK는 "대한민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투자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 회장의 SM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미국 전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를 거론했다.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 하락 이유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는 단순 재무적 분산 투자다. 당시에 현금(약 2조5000억원)이 많았다"며 "이그니오의 경우 우리나라에 자원이 없을 것을 고려해 미국의 냉장고, TV 등 폐자재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로 가져와 새로운 자원을 얻기 위한 장기적 관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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