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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노량’ 허준호 “기회 올 거라 예상 못 해…한때 배우 안 하겠다 생각했는데”

“왜 나를 찾아주는 걸까도 알고 싶지 않아요. 그저 감사하죠.”배우 허준호에게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영광과 감사 그 자체였다. 허준호의 진심이 느껴진 건 인터뷰에서였다. 인터뷰 도중 ‘감사’라는 단어를 수 없이 말했던 게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걸 보니 말이다.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허준호와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허준호는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으로 분했다.허준호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참여하는 건 부담감 때문에 항상 피해왔다면서도 ‘노량: 죽음의 바다’에 참여한 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량: 죽음의 바다’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도망갈 구멍이 없나 살펴봤다”며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허준호는 “처음 김한민 감독과 두 시간 반 정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나를 홀려놨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 분초까지 이야기하더라.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싶었다”며 “이순신 장군을 이 사람만큼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믿음이 생겼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극 중 등자룡은 현실적인 도독 진린(정재영)과 달리 이순신(김윤석)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우정을 지닌 인물이다. 등자룡은 이를 바탕으로 이순신을 도와 왜군에 맞선다.허준호는 “왜 등자룡이 이순신 장군을 도와주려 했는지 그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했다”며 “목숨을 내어줄 수 있는 관계는 혈연밖에 없지 않나. 아마 등자룡과 이순신 장군은 그 정도로 절친한 관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등자룡이 명나라 사람인 만큼 연기는 100% 외국어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연기 경력이 40년 가까운 허준호에게도 생소한 경험이었다. 허준호는 “그냥 외웠다. 선생님이 뉘앙스를 봐줬지만, 외우는 방법밖에 없더라”라며 “촬영 들어가기 전에도, 들어가서도 대본을 보고 외웠다”고 했다.외국어 대사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있었다. 허준호는 함께 명나라 군인을 연기한 정재영에 대해 “이번에 정재영의 대사가 많아 별로 대화를 못 했다. 처음에는 오해할 정도로 밥만 먹고 가더라”라며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니 정재영의 부활이 보여 너무 좋았다. 너무 멋지더라. 가라앉아있는 듯한 정재영만 봤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고 기립박수를 쳤다”고 미소 지었다.‘노량: 죽음의 바다’에 출연한 배우들은 ‘현장에서도 김윤석은 이순신 장군 그 자체였다’고 칭찬한 다. 김윤석을 가까이에서 본 허준호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솔직히 걱정되기도 했다. 얼마나 부담이었겠나. 김윤석이 가진 부담이 클 거라 생각해 ‘어떻게 도와줄까’, ‘어떻게 서포트할까’를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허준호는 최근 몇 년간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광장’에서 맡은 캐릭터를 위해 20kg을 감량할 정도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허준호는 “이 정도 나이에는 보통 작품 수가 줄어드는데 나에게 시나리오를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한때는 배우를 하지 않겠다고도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기회가 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허준호는 ‘노량: 죽음의 바다’를 볼 관객에게 “많이 봐달라. 꼭 봐달라”며 “경제도 중요하지만, 문화도 중요하다. 문화 산업이 회복돼야 경제도 회복되는 거니까 많이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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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노량’ 이무생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가슴이 웅장했죠”

누가 가슴 뛰지 않을 수 있을까. ‘명량’,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노량: 죽음의 바다’에 참여하는 것은 배우 이무생에게도 가슴 뛰는 일이었다.이무생은 최근 ‘노량: 죽음의 바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가슴이 웅장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이무생이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맡은 역은 일본 장군 고니시. 고니시는 이미 전쟁에서 진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한다.어려웠던 점을 꼽자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가장 우선적이었던 건 외국어 대사였다. 배우들끼리 외국어로만 소통을 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대사까지 외우며 준비해야 했다.“선생님들이 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검사받는 느낌으로 공부를 했죠. 거의 숙제 검사 받는 느낌으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나요. 선생님들이 상당히 적극적이었고, 그분들 덕을 많이 봤죠.” 이무생은 모든 대사를 누가 탁 치면 바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그 정도가 아니면 촬영장에서 너무 긴장감이 클 거라 생각했다. 이무생은 “안 그러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겠더라”고 털어놨다.어떤 것이든 공부를 할 때는 처음엔 머리로 하지만, 나중엔 몸에 녹아들게 된다. 이무생은 “뇌가 아닌 입으로 기억한다는 느낌으로 쉬지 않고 외웠다. 그래야 속편하게 촬영에 들어갈 수 있더라”고 설명했다.또 한 가지 힘들었던 건 분장과 갑옷. 영화에서 이무생이 연기한 고니시는 파격적인 M자형 존마게 헤어로 시선을 강탈한다. 이 분장을 하는 데만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갑옷의 무게도 상당했다. 군인 시절 완전군장을 했을 때가 기억났을 정도였다. 이무생은 “갑옷 무게가 30kg 정도 된 것으로 안다. 그 무게를 몸으로 느끼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그래서 체력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운동도 열심히 했고요. 사실 고니시는 일단 빨리 도망을 가야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몸을 많이 움직이진 않았으나 정신을 집중하는 데도 체력이 중요하더라고요. 나중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항상 촬영 전에 스트레칭과 운동을 했습니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외국어로 연기를 해야 했던 ‘노량: 죽음의 바다’는 배우로서 큰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작품에 합류한 건 “안 할 수 없어서”였다. 이순신 장군의 커다란 세 번의 전투를 다룬 작품, 게다가 그 피날레를 장식하는 영화인 만큼 촬영 후 개봉을 기다리는 감회가 남다르다.이무생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이 내 온 몸을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내가 해야할 몫을 꼭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부분에 집중을 했다”고 설명했다.“아직도 기분이 얼얼해요. 곧 ‘노량: 죽음의 바다’로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되는데, 영화가 개봉하고 나면 저도 마음이 조금 정리될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이번 영화를 대하는 마음이 정말 조심스럽거든요. 많은 분들이 와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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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노량’ 이규형 “외국어 대사 통째로 암기… 절박함 표현하려 했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왜군 책사 아리마 역을 맡은 배우 이규형이 외국어 연기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이규형은 최근 ‘노량: 죽음의 바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어 연기를 위해 공부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김윤석)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이규형이 맡은 아리마는 자신의 주군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 빨리 조선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 이규형은 아리마의 절박함을 외국어 대사 속에 녹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보통 일본어도 아니고 옛날 일본어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디테일하게 공부를 했다”면서 “전에 무대에서 짧게 일본어로 인사 정도 하는 연기는 해봤지만, 이렇게 오래 일본어로 연기를 한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특히 이규형은 자신의 주군 고니시 역의 이무생과 호흡을 할 땐 상대방의 대사까지 통째로 외워야했다. 서로 일본어로만 대화를 주고받는 설정이다 보니 상대방의 말이 언제 어느 타이밍에 끝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이규형은 “이무생과 나 모두 거의 신 자체를 다 외우고 촬영에 임했다”면서 “상대방이 연기를 하고 있는데 언제 끝나는지 몰라 눈치게임을 할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자연스럽게 대사를 주고받기 위해 애썼다”고 설명했다.이어 “우리나라 말로 연기를 할 때는 쓰여 있는 대사와 조금 다르게 말이 나와도 매끄럽게 문장을 완성할 수 있는데 외국어는 안 그렇지 않느냐”며 “누구 하나도 틀리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웠다. 잘해내야겠다는 마음이 컸고 모두 예민했다”고 털어놨다. “왜군의 입장에선 절박한 상황이었을 거예요.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본국에 돌아가야만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절박한 와중에도 제정신을 가지고 있으려 하는 그런 인물로 아리마를 표현하고자 했죠.”아리마는 영화에서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왜군 총사령관 시마즈(백윤식)에게 도움을 청하러 간다. 이규형은 이 때를 떠올리며 “백윤식 선배가 정말 대단하고 느꼈다. 그 무거운 갑옷을 입고도 힘든 기색 없이 계시더라”며 “처음에 문을 하나 사이에 두고 대화를 하는데, 그때 선생님의 목소리만으로도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많이 배웠다”고 이야기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을 마무리하는 작품. 이규형은 “이런 작품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촬영장에 가는 게 너무 좋고 행복했다”면서 “‘서울의 봄’이 흥행하며 한국 영화에 길을 열어준 것 같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이어져서 극장이 사람들로 북적였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이규형이 출연한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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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이 오네요” 이순신 3부작의 마무리, 노련미 집대성한 ‘노량’이 온다[종합]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여정이 마무리된다.김한민 감독은 12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언론 시사회에서 “이런 날이 오나 싶다”며 지난 10년의 소회를 드러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을 잇는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이 되는 작품. 동아시아 최대의 해양 전투로 꼽히는 임진왜란 노량해전을 담아냈다.역사가 스포인만큼 많은 이들이 알겠지만, 이번 영화는 이순신 장군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담고 있다. 그만큼 비장하고 웅장하게 영화가 진행된다.김한민 감독은 앞서 “‘죽음의 바다’라는 말만큼 ‘노량’을 잘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고 했던 바 있다. 그만큼 수많은 캐릭터가 등장하고, 일부 캐릭터는 장엄한 끝을 맞는다.김한민 감독은 “‘노량’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순간이 오게 됐다”면서 “노량해전은 역사적 기록만 봤을 때도 너무 큰 전투였다. 그만큼 치열했고 난전이었다. 그런 해전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그러면서도 “스케일을 키운 전쟁을 보여주기보다 전장의 중심에 있던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잘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최민식, 박해일에 이어 마지막 이순신을 맡아 연기한 김윤석은 “너무 부담스러우면서도 영광인 역이었다”며 “다시는 이 땅을 넘볼 수 없게 하겠다고 생각하신 장군님의 마음을 따라가는 게 힘들었다. 모두가 전쟁을 그만하자고 하는데 이순신 장군님은 어떤 생각이셨을지 고민하는 게 힘들지만 벅찬 순간이었다”고 했다.김윤석은 또 “세 작품(명량, 한산, 노량) 가운데 하나를 하라고 하면 ‘노량’ 이 작품을 하고 싶었다”면서 “최민식, 박해일이 표현했던 것을 머릿속이 모두 담고 연기했다. 다음엔 나보다 훌륭한 배우가 이순신 장군을 연기해줬으면 한다”고 희망했다.이번 영화의 특이점은 명나라 수군이 합류한다는 것. 허준호와 정재영이 도독과 부도독을 맡아 또 하나의 중심을 우뚝 세운다. 배우들의 수준급 외국어 연기 역시 볼거리다.허준호는 “정재영 배우와 작품을 많이 해서 친한 사이고 사담도 할 정도다. 그런데 이번 현장에서는 대화를 잘 안 했다. 대사 보기 바빠서 대화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귀띔했을 만큼 모두 열심이었다.일본어 공부를 해야했던 백윤식 역시 “‘배우는 표현을 잘해야 할텐데’ 하면서 열심히 했다. 제작사에서 외국어 선생님을 붙여줘서 공부했다”고 밝혔다.연기파 배우들과 지난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에서 쌓은 노하우가 총집합한 이번 작품. 김한민 감독은 “다들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셔서 너무 감사했다. 배우들 덕에 깊이 있고 섬세한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2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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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백윤식 “배우는 분량만 생각할 수 없다… 일본어 공부 열심”

배우 백윤식이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펼친 외국어 연기에 대해 언급했다.백윤식은 12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언론 시사회에서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분량이 얼마 안 되는 줄 알았다”고 운을 뗐다.그는 “배우는 분량만 갖고 생각할 순 없다”면서 “제작사에서 외국어 선생님과 공부를 시키는데 그때부터 보통 분량이 아니구나 했다. 표현을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영화에서 주로 호흡을 맞춘 박명훈에 대해서는 “박명훈 배우와 현장에서 감정선을 연기해야 했다. 워낙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서로 전달이 됐고 소통이 잘됐다”고 설명했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0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2 17:34
프로야구

[인생2막] KIA 3라운더→3년 차 교사 윤정우 “선수 생활이 만든 제2의 인생”

배트 대신 출석부와 분필을 들었다. 야구 선수였던 윤정우(35)는 이제 체육 교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달 의왕시 소재 갈뫼중학교에서 만난 윤정우는 학생들이 모두 하교한 뒤 이튿날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 인터뷰는 중앙 현관 옆 스탠드에서 이뤄졌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윤정우의 새 무대는 이제 교실과 운동장이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아직 어색한 것 같았다. 윤정우는 “새로운 걸은 지 3년 차지만, 아직 ‘선수’로 불리는 게 익숙할 때도 있다"라고 했다. 가장 달라진 점을 묻자 그는 “하루하루 새롭다. 체육 특기자로 학창 시절을 보낸 탓에 경험하지 못한 게 많았다. 학생들과 교육 과정을 밟으면서, 오히려 내가 학생이 된 것 같더라”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윤정우는 전도유망한 외야수였다. 원광대에서 두각을 드러낸 그는 2011년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4순위)에 KIA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았다. 신인 선수가 입단 첫해(2011년)부터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KIA 야수 중 가장 발이 빨랐던 신종길과 비견될 만큼 강점이 분명한 선수였다. 빼어난 신체 조건(키 1m88·체중 85㎏)에 수려한 용모까지 갖춰, 스타 탄생을 알렸다. 2011년 1군에서 58경기에 나선 그는 그해 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에 지명되며 이적했다. 이후 2013년 군 입대,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했다. 유망주의 전형적인 코스를 밟던 윤졍우는 좀처럼 1군에 안착하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로 다시 KIA로 이적했다가,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로 향했다. 그해 한 번도 1군을 밟지 못했다. 불투명한 미래에 윤정우도 경각심이 생겼다. 더 노력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1군 스프링캠프도 합류했다. 하지만 이런 조바심이 화를 불러일으켰다. 2019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자주 도루를 시도하며 경쟁력을 어필했지만,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상무에서 뛸 때도 다친 부위였다. 윤정우는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뤘다. 결국 현실을 인정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자신이 꿈꾸던 모습들을 떠올렸다. 야구 지도자·스포츠 에이전트 등. 윤정우의 선택은 교사였다. 사범대(체육교육과)를 졸업한 덕분에 2급 교사 자격증이 있었다. 무엇보다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높은 목표를 두고 도전하면 그토록 좋아했던 야구도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윤정우는 은퇴를 결정하고, 2019년 12월부터 독서실을 다니기 시작했다. 교원 임용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일단 한국사능력검정시험부터 공부했다. 1월 자격증을 딴 뒤 본격적으로 임용시험 공부에 돌입했다. 벽밖에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다. 윤정우는 “처음에는 문제가 마치 외국어 같았다. ‘어떻게 하라는 거지’하는 생각뿐이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스포츠 사회·심리·체육사·체육교육학·생리학 등 여러 과목 중에서도 운동역학 공부가 가장 힘들었다. 점수 배분이 높고, 변별력이 있는 과목인데 그랬다"라고 돌아봤다. 오기로 버텼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버티는 것만큼은 자신 있었다. 운동하던 시절 몸에 밴 끈기와 승부욕이 공부할 때 작용한 것. 윤정우는 마치 중독된 사람처럼 공부했다. 더 이상 야구를 보지 않게 됐다. 야구로 만든 인연들도 잠시 끊었다.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알리지 않았다. 그렇게 4~5개월이 지난 뒤 비로소 문제의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시험에 합격했다. 윤정우는 “야구를 22년 동안 했다. 그만둔다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슬픈 게 승부할 대상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래서 임용시험에 도전한 것 같다. 당시 나에게는 넘을 수 없을 것 같던 산이었으니까. 야구할 때처럼 미친 사람처럼 그저 버티고 부딪힌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면접에서도 야구 선수의 길을 걸을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실수로 준비물을 갖고 오지 않은 학생을 어떻게 교육하겠는가’라는 물음에 선수 시절 겪은 지도자들과의 일화를 떠올리며 답변했다고. 윤정우는 “내 인생에 야구 선수였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 계기다. 마치 (야구 선수에서 선생님이 된 게) 점으로 이어진 것처럼 말이다”라며 웃었다. ‘선생님’ 윤정우는 이전과 달라졌다. 그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내성적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남들 앞에서 서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학교 체육 대회에서 진행을 위해 마이크를 잡기도 한다. 그는 “그래도 같은 수업을 (각 반) 8번씩 하다 보니 말하는 것도 늘더라.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라고 했다. 적성도 딱 맞는다. 윤정우는 “나만 잘 하면 됐던 선수 시절과 달리 학생들을 이끌고, 챙겨야 하는 자리에 있다. 선수였을 때도 내 조언이나 팁이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때 정말 기뻤다. 윤정우는 초임 교사로 부임했던 덕장중학교에서 갈뫼중학교로 전근했다. 3년 차 교사인 만큼 이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교육 과정도 이해하고 있다. 더불어 자신의 교육관도 생겼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학생이 차별받지 않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피드백하고 서포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 출신이다 보니 운동을 하는 ‘’학생 선수’들에게도 눈길을 두고 있다. 이들이 제2의 인생을 가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해당 종목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100명에 1명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운동을 그만두는 선수들이 막막한 심경을 느끼지 않길 바란다. 윤정우는 “오랜 시간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쉽지 않은 문제인 건 알고 있다"라며 “나는 그저 학생 선수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 지 스스로 물어 보라’라는 당부를 해주고 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다록 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승부욕을 만족하기 위해 야구 선수를 했고, 새로운 도전으로 선생님이 된 윤정우. 그의 시선은 또 다른 곳으로 향한다. 학생 체육 시스템 개선과 스포츠 산업이 연계될 수 있도록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다. 야구 발전에도 자신의 힘을 보태려 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만든 'MZ 위원회(SHIFT)' 전문위원을 맡아 야구 흥행을 위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는 야구인"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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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달로리안3’ 정이삭 감독 “‘미나리’때 가족 같은 분위기 생각났죠” [IS인터뷰]

2021년 영화 ‘미나리’로 국내에 이름을 알린 정이삭 감독이 정반대의 장르인 스타워즈 ‘만달로리안’ 시리즈로 돌아왔다.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만달로리안’ 시즌3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은 17일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이어갔다.‘만달로리안’ 시즌3는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과 포스를 다루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그로구가 다시 만나 만달로어 행성으로 향하며 펼쳐지는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영화 ‘스타워즈’의 외전이다.정이삭 감독은 ‘만달로리안3’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저 2019년 영화 ‘미나리’를 편집하고 있던 시기에 매일 저녁 ‘만달로리안’을 보며 휴식을 즐겼다는 일상적 서사였다. 정 감독은 당시 “‘미나리’는 ‘만달로리안’과 다른 성격의 프로젝트였지만 저 시리즈를 연출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밝혔다.“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여정이 시작됐죠. ‘만달로리안3’를 연출하며 그렇게 VFX가 많을 줄 몰랐고 배울 게 많았어요. 여러 컴퓨터 기술을 사용해서 하나의 세계와 환경을 조성하고 연출하는 과정이 창의적이고 좋았어요.” ‘만달로리안’ 시즌3의 연출진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아이언맨’, ‘정글북’, ‘라이온 킹’ 등 수많은 작품을 성공시킨 존 파브로 감독이 지난 시즌에 이어 연출과 각본, 제작에 참여했다. 동시에 ‘쥬라기 월드’ 시리즈로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한 배우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다시 한 번 연출자로 나섰으며, ‘그리프 카가’ 역의 칼 웨더스도 참여한다.이 외에 지난 시즌부터 ‘스타워즈’ 시리즈를 이끌었던 릭 파미아와 ‘블랙 팬서’ 촬영 감독 레이첼 모리슨,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피터 램지 감독도 에피소드 연출자로 합류했다.만족감을 드러낸 정이삭 감독은 “할리우드의 내로라 하는 장인들이 모여서 만들었다”며 “본인의 분야에서 최고의 스태프들이 꾸려졌다. 전설적인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협업 자체가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존 파브로 감독이 ‘미나리’를 보고 연출 제의를 했어요. 배우들의 연기를 극대화하는 부분에 있어 포텐셜을 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생각죠. 또 이번 에피소드에서 배우들과 협업하는 게 너무 재밌었어요. ‘미나리’때 가족적인 분위기가 생각나더라고요.”‘만달로리안’은 조지 루카스의 전설적 SF 영화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스토리를 담아냈다. 원래부터 ‘스타워즈’ 팬이라고 밝힌 정이삭 감독은 “어릴 때부터 너무나 좋아하던 영화였고, 나중에 은하계에 가겠다는 상상도 했던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전 세계 다양한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에요. 누구나 다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시리즈의 일부를 맡아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만달로리안3’ 시리즈의 주인공 ‘딘 자린’ 역의 페드로 파스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페드로 페스칼은 ‘굿 와이프’, ‘성범죄 수사대: SVU’, ‘뉴욕 특수수사대’, ‘왕좌의 게임4’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대세 배우다.“페드로 파스칼은 정말 재능있고 어마어마한 헌신을 하는 좋은 배우예요. 그와 함께 한 시간이 고맙고 영광스러울 뿐이죠.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인간성까지 드러낸 엄청난 배우예요.”그는 한국 배우 중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가 있느냐는 질문에 영화 ‘미나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윤여정을 언급했다. ‘미나리’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112관왕을 차지한 명작으로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다. “윤여정 선생님과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한국 배우 중에서 정말 최고의 배우죠. 이 기사를 윤여정 선생님이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언제나, 100% 윤여정 선생님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길 바랍니다.”끝으로 정이삭 감독은 국내 팬들을 향해 “‘미나리’를 봐주시고 좋아해주신 팬들께 항상 감사하고 감동을 느낀다”면서 “한국에 계신 ‘스타워즈’ 팬들도 이번 제 에피소드를 가족과 함께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한편 ‘만달로리안’ 시즌3는 지난 8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됐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3.17 13:16
영화

정이삭 감독 “윤여정과 다시 작업하고 싶어..최고의 배우”

영화 ‘미나리’에서 배우 윤여정과 함께 작업한 정이삭 감독이 윤여정에과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만달로리안’ 시즌3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은 17일 화상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윤여정을 언급했다.지난 2021년 개봉한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주연 영화 ‘미나리’는 제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등 전 세계 영화제에서 112관왕을 차지한 명작이다.이날 정이삭 감독은 한국 배우 중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윤여정 선생님과 다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며 “한국 배우 중 최고의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는 이 해당 기사를 윤여정이 봐주길 바란다며 “제가 언제나, 100% 윤여정을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그러면서 현재 연출작인 ‘만달로리안3’를 언급하며 “윤여정 선생님을 스타워즈 은하계로 요청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농담을 해 웃음을 안겼다.한편 정이삭 감독이 합류한 ‘만달로리안’ 시즌3는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딘 자린’과 포스를 다루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그로구’가 다시 만나 모든 것이 시작된 그곳, 만달로어 행성으로 향하며 펼쳐지는 원대한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만달로리안’ 시즌3'은 지난 8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됐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3.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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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이호원 “최양업 신부 연기, 똑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접근”[일문일답]

무언가에 과할 정도로 몰입하는 경향,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성격. 배우 겸 가수 이호원은 어쩐지 영화 ‘탄생’ 속 청년 최양업 신부와 닮아 있었다. ‘탄생’ 개봉을 맞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호원에게 ‘땀의 신부’라 불리는 최양업 신부를 준비한 과정과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과할 정도로 공부하고 납득되는 선까지 멈추지 않는 것. 이호원은 그런 마음으로 ‘탄생’을 준비했고, 그런 성정은 자연스레 그가 연기한 캐릭터에까지 묻어났다. -‘탄생’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원래는 상대적으로 분량이 조금 적은 역을 맡을 예정이었다. 특별출연 개념이었다. 어느 날 의상 피팅을 하러 제작사 사무실에 갔는데 감독님이 날 보시곤 ‘최양업 신부의 대사를 한 번 읽어볼 수 있겠느냐’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내게서 최양업 신부님이 보인다고 하셨다. 배우로서 더 큰 롤을 맡는 건 영광이기 때문에 좋다고 말씀을 드려서 이 역을 맡게 됐다.” -윤시윤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주축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데. “대본 분량 자체는 많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버전을 보니 편집된 부분도 많아서 외국어 연기하는 장면이 한국어로 연기하는 장면보다 더 많다는 느낌도 들더라. 개인적으로 편집이 돼 아쉬운 장면들도 있지만 영화는 의미 있게 잘나온 것 같아서 좋다.” -어떤 장면이 편집된 게 아쉬웠나. “김대건(윤시윤 분) 신부와 둘이서 신을 믿는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나름대로는 이 영화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며 찍었다. 종교를 다루는 많은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그런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나. 그런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외국어 연기 장면이 많은데. “사실 영화에 나온 장면이 다가 아니다. 더 많았다. 감독님께 얘기를 들어 보니 처음 편집을 마쳤을 때 영화가 5시간 분량이었다고 한다. 그걸 다시 반으로 줄여서 ‘탄생’의 최종 버전이 나오게 됐다. 외국어 대사량 역시 영화에 나온 것의 거의 두 배 정도였다.” -어떻게 준비를 했나. “하루에 3시간 정도 공부했다. 한 시간은 중국어, 한 시간은 라틴어, 한 시간은 불어를 공부했다. 사실 외국어를 잘하지는 못하는데 공부하는 건 좋아한다. 영어랑 일본어를 최근 몇 년 동안 과외를 받으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외국어를 공부하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서 공부하는 게 힘들거나 재미없거나 하지는 않았다.” -라틴어 연기는 특히 어려웠을 것 같은데. “가르쳐준 선생님도 완벽하게 알지는 못하더라. 선생님이 중간에 바뀐 적도 있었다. 유튜브에서 영상도 찾아봤는데 많지 않아서 어려웠다. 아쉬운대로 영화 같은 걸 찾아보면서 자연스러운 억양을 나름대로 찾았던 것 같다.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영화에서 진짜 자기 말을 하는 것처럼 들려야 하니까.” -실제론 종교가 없는 걸로 안다. “‘탄생’은 조선 말이 배경이다. 조선시대는 유교 사상이 지배하던 시대고 ‘평등’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다. 노비, 양반의 신분 격차는 무척 컸고. 그런 때에 ‘인간은 평등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무척 허무맹랑했을 거다. 조선은 천주교를 선교사를 통한 종교가 아닌 학문으로 처음 받아들였다. 그것을 학문으로 받아들였을 당시 사람들의 심리에 궁금증이 생겼다. 종교는 없지만, 하느님을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조선시대에 ‘평등’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갖온 분들이니까 그것만으로도 존경할 부분이 크다고 생각하고 참여하게 됐다.” -실제 신부를 만나거나 성당에 나간 적이 있나. “영화를 준비하며 꽤 다녔다. 혼자서 조용히 계속 성당에 나가니까 수녀님이나 다른 일하시는 분들이 세례 이야기를 하더라. 사실 영화 찍는 동안에는 믿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천주님은 이런 생각이실 거야’라는 등의 대사가 있는데, 그 말을 하는 순간만큼은 진심을 다해 하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천주교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바뀐 점은 있다. 전에는 신이 있을까 없을까에 대한 생각이 반반이었지만 지금은 신의 존재는 확실하다고 믿고 있다.” -최양업 신부는 실존 인물이다. 어떻게 공부했나. “어떻게 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공부했다. 감독님이 정말 학자 스타일이다. 공부를 많이 하시고 똑똑하시다. 그런데 최양업 신부님에 대한 것만큼은 내가 감독님보다 더 잘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많이 했다. 영화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최양업 신부님이 음악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찬송가 작곡도 많이 하셨더라. 최양업 신부님이 쓰셨던 편지 내용도 구해서 번역을 의뢰해 보기도 했다. 굉장히 성격이 강직하고 세시더라. 천주교 규율이 굉장히 세지 않나. 그런데 윗분들한테 따지는 듯한 내용의 편지도 쓰셨던 걸 봤다.” -실존 인물인 데다 성인을 연기하는 데 대한 부담은 없었나. “솔직히 말하자면 ‘똑같은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최양업, 김대건 신부님 같은 분들을 떠올리면 성스럽게 접근을 해야 할 것 같지 않나. 그런데 우리 영화 대본에 보면 그 두 분이 ‘신이 진짜 있는 걸까’라는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실제 성당에 가서 만난 신부님이나 수녀님들도 나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더라. 같은 사람이라는 지점에서 오히려 감명받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 훌륭한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감사하지만, 연기를 할 때 포인트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가져갔다.”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을 꼽자면. “야자수 아래에서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최양업 신부는 고해성사에 대해 ‘작은 죄까지도 전부 고백해야 한다’고 한다. 최양업 신부가 실제 어떤 인물인가를 공부하고 연기해서 그런지 공감되는 부분이 컸다.” -인간 이호원으로서 최양업 신부라는 인물에 얼마나 이입했는지. “솔직히 내가 목숨을 걸고서라도 남을 위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상상을 해도 잘 떠오르지 않더라. 내가 무슨 영웅도 아니고 ‘여기 있는 100명을 대신해서 죽겠습니다’라는 말을 어떻게 하겠나. 그런데 그 죽는 사람 100명 안에 내 가족이 있다고 하면 내가 대신 죽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를 들어 내 친한 친구가 노비인데 평등을 외치다 맞아 죽었다고 하면, 이모가 천주교인이라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다면 나를 희생해서라도 그들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이입했다.” 이호원이 ‘땀의 신부’ 최양업으로 열연을 펼친 ‘탄생’은 지난달 30일 개봉, 꾸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자리하며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12.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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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김대건 신부의 뜨거운 일대기 “단순 종교물 NO” [종합]

‘탄생’이 세대와 종교를 뛰어넘는 뜨거운 감동을 예고했다. 11일 오전 영화 ‘탄생’ 제작보고회가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흥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윤시윤, 윤경호, 이문식, 김강우, 이호원, 송지연, 정유미, 하경, 박지훈, 로빈 데이아나 참석했다. 혈액암 투병 중인 안성기는 불참했다. ‘탄생’은 조선 근대의 길을 열어젖힌 개척자 청년 김대건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 바다와 육지를 넘나드는 모험과 아편전쟁 속에서도 희망과 의지를 불태운 글로벌 리더 김대건의 3574일의 여정을 담았다. 제작보고회 시작에 앞서 진행을 맡은 박경림은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날 박흥식 감독은 “조선 사극이면서 중국 사극이기도 하다. 프랑스, 영국, 필리핀도 나온다. 코로나19 때문에 현지에 갈 수는 없었지만, 서울만 빼고 전국 팔도에서 찍었다. CG의 도움을 받아서 과거의 장면을 멋지게 재현했다”고 자신했다. ‘탄생’은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 기념으로 기획돼 바티칸 교황청 시사를 준비 중이다. 박 감독은 “내일 출발한다. 교황님은 인간적인 면으로도 존경하는 분이다. 바티칸에 갔을 때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걸 보고 왜 서 있나 했는데 교황님이 지나가시더라. 이렇게 영화로 뵙게 될 줄은 몰랐다. 가문의 영광이고 벅차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오늘 함께하지 못한 안성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안성기 선생님은 유진길 역을 맡았다. 캐스팅도 제일 먼저 됐다. 대본을 드렸더니 뭐든지 하겠다고 하시더라”며 “지금 투병 중이신데 우리 영화에서 최선을 다해 임해줬다. 아주 건강한 모습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을 거다. 이후 VIP시사회, 언론배급시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조선 최초의 신부 김대건 역을 맡은 윤시윤은 “김대건 신부의 서신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거기에 3개 국어가 나온다. 김대건 신부가 거의 완벽한 문장력을 구사했다. 그래서 부족하게 외국어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역할을 설명하고 첨언한다는 게 어렵다”며 “모든 배우분이 다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다. 서사도 있지만, 각각의 마음속에 있는 신앙들이 순교로서 표현이 된다.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에너지를 쏟아내 줬다. 그에 비하면 나는 참 작은 역할이었다 싶어서 안심된다”고 덧붙였다. 윤경호는 김대건이 아버지처럼 따르는 인물이자 조력자인 현석문을 연기한다. 그는 “현석문이란 인물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가까웠다고 한다. 나이 차이가 많지는 않지만, 아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애정을 갖고 연기했다”고 남다른 케미를 자랑했다. 그러면서 “실화를 다루고 있지 않나. 이 영화가 가진 무게감과 톤앤매너 자체가 진중하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개인적인 캐릭터를 만들려기 보다는 인물에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윤경호는 “‘탄생’은 출연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아 참여했다. 영화로서 값어치가 대단하고, 지금 젊은 시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거라는 자긍심이 생겼다. 이 영화를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분이 의미 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정약용의 조카 정하상을 맡은 김강우는 캐릭터에 대해 “시대를 앞서가는 인물이다. 명문 집안의 자제이지만, 가톨릭이라는 신앙 안에서 만인을 평등하게 대한다”고 설명했다. 김강우는 “김대건 신부님은 존경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는 분이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 그러기 쉽지 않았을 텐데 개척자, 모험 이 모든 걸 갖춘 분이다. 하지만 '탄생'은 단순히 종교 영화라 생각하시지 말고, 한 인물의 일대기에 초점을 맞추셨으면 한다. 굉장히 가슴 뜨거워질 수 있는 감동을 주는 영화다”고 전했다. 이호원은 김대건의 신학생 동기 최양업 캐릭터로 등장한다. 현장에서 언어 천재로 활약했다는 이호원은 “외국어 대사가 많지는 않았다. 적은 양을 많이 반복하다 보니 잘 들어주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이에 윤시윤은 “극 중 점점 실력이 좋아져야 하는데 처음부터 너무 잘해서 초반에는 라틴어 실력을 일부러 낮춰서 촬영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로빈 데이아나는 김대건의 스승이자 신부를 맡았다. 그는 “두 분 다 라틴어 대사가 많았다. 라틴어는 지금 쓰지 않는 언어인데도 연습을 많이 하시더라”며 “사전에 걱정을 많이 했다. 너무 잘하셔서 긴장 다 풀리고 가르쳐 줄 필요가 없을 만큼 준비를 잘하셔서 부담 없는 촬영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궁녀 박희순으로 분한 정유미는 “아무래도 실존 인물이다 보니 연기할 때 마음가짐이 달랐다. 짧은 신이지만 임팩트 있게 감정을 담아야 했기에 집중해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종교적으로 천주교를 믿는 입장에서 당연히 대본을 보고 어떤 역이든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었다”며 “‘탄생’이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넘어선 믿음, 신념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한다.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천주교 종교 영화로만 각인이 되는 것 같은데, 보면 인식이 싹 바뀔 거다”고 자신했다. 윤시윤은 “위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소소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관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야기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대단한 메시지나 깨달음을 드리는 게 아니라 인물 한명 한명을 다 만나보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탄생’은 11월 30일 개봉한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1.1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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