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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괴물'이어야 한다는 부담 내려놓으니 '8이닝 무실점'...류현진이 6월을 지배한다

약속의 땅에 괴물이 강림했다.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12년 만에 돌아온 청주에서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리빙 레전드'다운 모습으로 리그를 압도했다.류현진은 18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5승(4패)을 수확했다. KBO리그 역대 15번째 13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8이닝을 던진 건 올 시즌 처음이다. 2012년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하기 전 마지막 등판인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 이후 처음이고, MLB를 포함하면 2019년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만 해도 완봉승을 포함해 3경기 연속 8이닝 이상 소화를 해냈다.6월의 류현진은 문자 그대로 완벽하다. 3경기에서 단 한 점의 자책점도 내주지 않았다. 최근 6경기(5월 14일 이후)로 범위를 넓혀도 평균자책점이 0.73이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1위. 류현진은 그 어떤 선발 투수들보다 완벽했다. 돌아보면 류현진에 대한 기대치는 처음부터 이 정도였다. 지난해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현역 빅리거로 뛰었던 류현진이다. 2019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 2020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2년 전이긴 해도 KBO리그 경험도 풍부했다. 많은 이들이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로 류현진을 첫 손에 꼽았다.기대치는 하늘 높이 치솟았는데 류현진은 첫 걸음부터 휘청였다. 3월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4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 때는4와 3분의 1이닝 9실점으로 커리어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평균자책점이 8.36까지 치솟았다.호투만 해도 낮추기가 힘들었는데 이후에도 기복이 반복됐다. 뜻하지 않은 이슈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던 류현진은 5월 14일 NC 다이노스전부터 반등했다.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더니 이후 매 경기 1자책점 이하로 상대 타선을 묶었다. 이뤄지지 않던 통산 100승도 달성했다. 모두가 완벽할 거로 기대했다. 류현진은 의식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괴물'도 사람이었다. 안정감을 되찾은 후 류현진은 "처음엔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모두의 기대처럼 0점대, 1점대 평균자책점을 하려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려 던져야 했다. 보더라인을 의식하고 강하게 던지려 할 때마다 볼은 많아졌다. 가볍게 방망이로 공을 맞히는 타자들의 연타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날도 반복됐다.한 점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을 버리고서야 비로소 철벽으로 돌아왔다. 타자 친화적인 청주에서도 그랬다. 이날 류현진은 8회까지 단 101구만 소화하면서 키움 타자들을 잡아냈다. 사사구가 단 한 개도 없었다. 투수 친화적인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을 상대로 9실점하고 무너졌던 4월의 류현진은 청주에선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류현진은 경기 후 구단 '이글스티비'와 인터뷰를 통해 "투구 수 관리가 처음부터 잘 돼 8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 일요일 등판도 예정돼 있어 결정했다. 김경문 감독님께서 '편하게 던지고 싶은 만큼 던져라'고 해주셔서 편하게 던졌다. 만약 일요일 등판이 없었다면 9회 등판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웃었다.타자 친화적인 청주 환경도 그에겐 '약속의 땅'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청주에서 완봉승도, 9이닝 17탈삼진(정규 이닝 최다 기록) 완투승도 거둬봤다. 통산 전적도 8승 2패에 달한다. 류현진은 "청주 구장에서는 좋은 기억이 많아 처음부터 편안하게 준비했다. 펜스도 높아져서 투수들에게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이어 "특별히 좋은 이유는 없다. 여기는 아무래도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다. 최대한 주자를 많이 루상에 안 나가게 하려고 그 부분만 신경썼던 것 같다"고 공격적 투구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오늘 가장 좋았던 것도 볼넷이 없었다는 점이다. 볼넷이 없는 경기를 하면 대량 실점이 안 나오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신경썼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다시 한 번 '내려놓기'를 강조했다. 그는 "아무래도 처음보다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처음엔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어 대량 실점도 많이 나왔다"며 "그걸 완전히 놔 버리면서 나만의 스타일로 경기를 하다 보니 좋은 경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내려놓은 류현진은 기대대로 KBO리그 굴지의 에이스 중 한 명이 됐다. 18일 기준 평균자책점 3.38로 국내 투수 중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08)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외국인 투수를 합쳐도 제임스 네일(2.21) 원태인, 카일 하트(3.18)에 이은 리그 4위에 해당한다. 한 달 전만 해도 5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의 앞 자리를 가볍게 2점이나 낮췄다.한화는 이제 딱 70경기를 소화했다.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스타트가 조금 늦었지만, 류현진은 류현진이다. 투수 골든글러브 경쟁도, MVP 경쟁도, 어쩌면 한화의 가을야구 도전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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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이숭용 감독이 반긴 전의산의 자제력...성장세 확인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거포 기대주' 전의산(24)의 성장세에 만족감을 전했다. SSG는 1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2024 KBO리그 시범경기를 치른다. 이숭용 감독 체재로 처음으로 공식전을 치르고 있는 SSG는 앞선 네 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했다. 이숭용 감독은 "오늘부터 실전 모드"라고 선언했다. 외국인 투수 로버트 더거를 선발로 내세웠고, 주축 투수 문승원도 투입한다. 상대 중심 타선 타자들에 맞혀 내세울 계획이다. 여러 선수에 대해서 얘기하던 이숭용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성장세를 보인 전의산을 언급하며 미소를 지었다. 캠프 시작 전 큰 틀에서 간결한 스윙을 주문했고, 상황에 맞는 타격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지난 10일 치른 롯데 자이언츠전 타석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8회 초 2사 1·2루에서 바뀐 투수 최준용을 상대한 전의산이 풀카운트에서 투수가 구사한 체인지업을 골라내 볼넷으로 출루, 만루를 만든 점을 언급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물어보니 '변화구가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라고 하더라. 그런 면에서 나아진 걸 느낀다"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은 투수진 개막 엔트리 구성을 두고 행복한 고민 중이다. 한두솔, 이기순 등 새 얼굴들이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점에 고무됐다. 오히려 검증된 몇몇 투수들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며 반겼다. SSG는 이날 키움전을 야간 경기로 치른다. 앞으로 한 경기 더 오후 6시 경기를 갖는다. 대비 차원이다. SSG는 14일 키움전에서 최지훈(중견수) 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 최정(3루수) 한유섬(우익수) 고명준(지명타자) 박성한(유격수) 전의산(1루수) 안상현(2루수) 조형우(포수) 순으로 나선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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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KT 감독 "타선은 살아나, 선발 버텨야 DH 잡는다"

“KT는 선발 야구해온 팀이다. 선발이 최소 실점하면 해볼 만하다” 이강철 KT 감독이 선두싸움의 분기점이 될 28일 수원 NC전을 앞두고 선발 투수들에 무게를 실었다. KT는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NC와 더블헤더 시리즈를 치른다. KT는 27일 삼성에 반 경기 뒤처져 있는 2위(74승 58패 8무)다. 더블헤더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선두 탈환도 가능하다. 중요한 시리즈를 좌우할 이들은 선발진이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1차전 선발로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2차전 선발로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예고했다. 하루 두 경기를 치르는데다 2승이 필요한 상황. 불펜 기용으로 변칙을 둘 수 도 있지만 이 감독은 선발 투수에 더 무게를 뒀다. 이 감독은 “중간 투수들보다는 오늘 선발 투수들이 좋다. 쉽게 바꾸지는 않겠다”며 “KT는 선발 야구를 해온 팀이고 중간 투수들도 많이 지쳐있다”고 이날 기용 전략을 전했다. KT는 최근 초반 실점이 잦다. 19일 이후 6경기를 치르면서 5패를 당했는데, 모두 선취점을 내줬고, 5회 이전에 3실점 이상하며 패했다. 그나마 함께 부진했던 타선은 최근 타선이 살아날 기미를 보인다. 24일 키움전에서 7득점, 27일 NC전에서 6득점을 기록했다. 마운드가 버텨준다면 승산이 있다. 이 감독은 “타선이 지금만큼만 해주면 좋겠다. 모두 집중력 있게 열심히 해주고 있다”며 “최대한 막고 가야 하는데 초반 실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투수가 누구인가보다도 저희가 잘 막아야 경기 중반 이후에도 겨룰 수 있다”며 “선발이 초반에 최소실점으로 막아놔야 싸울 수 있다”고 했다. 수원=차승윤 기자 2021.10.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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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점령' 원태인 "내 루틴 있다...여름 이후? 자신 있다"

루틴이 생겼고 지켜나가고 있다. 원태인(21·삼성)은 후반기에도 잘할 자신이 있다. 원태인은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5피안타·4볼넷·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소속팀 삼성은 그가 마운드에 있을 때 3점을 지원했다. 4-0 승리. 원태인은 시즌 6승째를 거뒀다. 1.18이었던 평균자책점은 1.00으로 낮췄다. 리그 다승·평균자책점 모두 1위다. 원태인은 "지난해보다 나아진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패스트볼의 구위와 제구력이 좋아졌고, 슬라이더 활용폭이 더 넓어진 점을 꼽는다"라고 했다. 두 구종이 완성도를 높이자, 체인지업까지 효과를 봤다. KT전에서는 체인지업 위력이 돋보였다. 특히 KT 간판타자이자 리그 타율 1위인 강백호에게 제대로 통했다. 1-0, 1점 앞선 7회 말 2사 1·2루 위기에서 강백호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1회 첫 타석, 3회 2번째 승부에서도 체인지업으로 각각 삼진과 뜬공을 잡아냈다. 원태인은 현재 외국인 투수들보다 위력적인 투수다. 아직 남은 경기 수는 많다. 그러나 2017년 박세웅(롯데), 2019년 이영하(두산)에 이어 다시 한번 토종 우완 에이스가 등장해줄 것이라는 야구팬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원태인도 "가장 가까이 보이는(최종엔트리 발표가 머지않은) 국가대표가 가장 욕심난다"라고 했다. 선수 시절, 통산 152승을 기록한 이강철 KT 감독은 원태인을 향해 "모든 구종이 완벽하더라"라고 했다. 현재 구위와 구종 완성도는 분명히 리그 정상급이다. 변수는 부상과 체력 관리. 풀타임 2년 차, 데뷔 3년 차 투수인 원태인에게는 아직 몸 관리 노하우와 '1년 단위' 루틴이 정립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2년(2019~20시즌) 모두 전·후반기 편차가 컸다. 2020시즌은 전반기(14경기 기준) 6승2패·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지만, 이후 13경기는 승수 없이 8패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6.38. 2019시즌도 전반기 평균자책점 2.86, 후반기는 9.45를 기록했다. 같은 패턴을 반복할 생각은 없다. 올해는 다른 페이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원태인은 "그저 (올 시즌 치른) 7경기, 한 달 잘하기 위해서 준비한 건 아니다. 2021시즌뿐 아니라 1년, 2년 뒤에도 꾸준히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작년과 다르게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후반기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층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고 있는 트레이닝 파트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 그는 "매 경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시 한번 각오를 전했다. 일단 국가대표팀은 반갑다.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은 현재 원태인이 올림픽에서 활약해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다. 여기에 후반기까지 좋은 모습을 이어가면 삼성의 명가 재건도 탄력을 받게 될 것. 원태인의 등판을 향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5.14 13:08
야구

한화 카펜터, 5이닝 무실점 역투…2경기 연속 8K

한화 새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29)가 또 한 번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카펜터는 26일 KT 위즈와 수원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면서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 수는 76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였다. 한화는 카펜터의 호투를 앞세워 KT에 6-5로 이겼다. 카펜터는 지난해 대만 프로야구 라쿠텐 몽키스에서 10승을 올린 왼손 투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총액 50만달러에 계약했다. 50만달러는 새 외국인 선수 계약 총액 상한선(100만달러)의 절반에 해당한다. 옵션 10만달러를 제외한 실제 보장 액수는 40만달러다. 그럼에도 카펜터는 기대 이상의 역투로 정규시즌 희망을 밝히고 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인 21일 LG 트윈스전에서도 3과 3분의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맞고 8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비록 시범경기라 해도, 두 경기 연속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을 보여준 건 고무적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카펜터는 키(1m96㎝)가 커서 릴리스 포인트가 높다. 그동안 KBO리그 타자들이 상대했던 왼손 투수들보다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고 호투 비결을 분석하기도 했다. 두산 베어스는 잠실에서 LG 트윈스를 7-3으로 제압하고 시범경기 4연패 뒤 첫 승을 올렸다. 두산 선발 이영하는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3과 3분의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LG 선발 정찬헌은 3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2실점(비자책) 했다. LG 오지환이 이영하를 상대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03.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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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놀랐다…'ERA 1위' 요키시 90만 달러 재계약

"정말 100만 달러(11억원)를 넘지 않은 게 맞아요?"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31·키움)의 재계약이 발표된 뒤 한 복수의 야구 관계자가 보인 반응이다. 키움은 지난 2일 요키시 재계약을 완료했다. 키움 구단에 따르면, 요키시의 2021시즌 계약 총액은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90만 달러(9억9000만원)다. 올 시즌보다 총액이 20만 달러(2억2000만원)가 올랐다. 하지만 A 구단 단장은 "솔직히 (낮은) 계약 금액에 놀랐다"고 말했다.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됐다. 요키시는 올 시즌 27경기에 선발 등판해 12승 7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3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키움의 에이스인 그는 리그 평균자책점 1위(2.14)에 올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팔꿈치 부상으로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빠졌을 때 요키시는 흔들림 없이 선발진을 이끌었다. 팀이 가을야구(와일드카드 결정전)를 경험할 수 있던 원동력 중 하나였다. 계약 전망은 밝았다. 요키시에 앞서 재계약이 발표된 애런 브룩스(KIA)는 총액이 크게 올랐다. 올 시즌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47만 9000달러 등 총액 67만 9000달러(이적료 별도)에 계약했던 브룩스는 보장 금액 12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10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연봉이 두 배 이상 인상됐다. 요키시의 성적은 브룩스(11승 4패 평균자책점 2.50)와 비교했을 때 뒤처지지 않는다. 지난 3일 재계약이 발표된 '탈삼진왕' 댄 스트레일리(롯데)의 2021시즌 보장 금액도 120만 달러(13억2000만원·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90만 달러)로 브룩스와 동일하다. 두 선수는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따로 받는다. 실수령액이 더 될 수 있다. 요키시의 계약이 발표된 뒤 야구계 안팎에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과도한 투자를 경계하는 키움 구단 기조를 고려하더라도 '염가 계약'이라는 평가다. 브룩스와 스트레일리가 KBO리그 2년 차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요키시는 3년 차다. 공교롭게도 요키시의 계약 규모는 매년 20만 달러씩 늘었다. 요키시는 키움과 처음 계약한 2019년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한 금액이 총 50만 달러였다. 첫 번째 재계약한 지난해 총액은 70만 달러. 두 번째 재계약한 이번에도 20만 달러가 올랐다. 눈여겨볼 부문은 협상 과정이다. 계약 조건에 큰 이견 없이 원만하게 합의를 이뤘다. 드류 루친스키(NC),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을 비롯해 현재 재계약 협상 중인 다른 투수들보다 빠르게 계약이 발표된 이유다. 김치현 단장은 "가장 중요한 건 수요다. 계약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며 "보통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른 리그 팀들이 관심을 보이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해외 구단들도 적극적으로 돈을 쓰기 어렵다. 이 부분이 계약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옵션 내용에 관해선 따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1군) 등록만 돼 있어도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요키시는 옵션을 다 받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07 06:00
야구

[선동열 야구학] ①강속구의 시대, 한국 야구는 왜 소외됐나

일간스포츠가 창간 51주년 특별기획 ‘선동열 야구학’을 연재합니다. ‘선동열 야구학’은 야구를 가르치는 내용이 아닙니다. 야구를 새로 배우는 과정입니다. 국보 투수로, 프로야구 감독으로, 국가대표 코치·감독으로 지낸 과거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40년 넘게 축적된 ‘선동열 야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은 올해 초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습니다. 그의 전문 분야인 투수 파트 외에도 타격과 수비, 작전 등을 폭넓게 경험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프런트 오피스 미팅을 통해 구단의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할 계획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연수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온택트(ontact)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MLB를 공부했고, 오프라인에서 야구장 밖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수개월 동안 야구를 공부하면서 선동열 전 감독은 새로운 정보를 얻었습니다.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야구를 봤습니다. 관념적으로 알았던 정보를 데이터를 통해 재해석 했습니다. 그의 여정을 일간스포츠가 따라갑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편집자 주〉 야구는 시속 100마일(161㎞)의 강속구 시대를 맞이했다. 미국에서 투수가 시속 160㎞ 이상의 공을 던지는 것은 더는 뉴스가 아니다. 메이저리그(MLB)와 마이너리그를 포함하면 100마일 투수가 1000~1500명 정도 있다고 한다.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서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시속 160㎞가 넘는 강속구가 얼마나 위력적인지, 그런 공을 던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또 타자들은 그 공을 쳐 내기 위해 어떤 방법을 찾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었다. 시속 160㎞는 내가 한 번도 던진 적이 없는 공이다. 그러나 MLB와 일본 야구에서 꽤 많은 투수가 던지고 있다. KBO리그에는 왜 160㎞를 던지는 투수가 없는 것일까? 내 야구 공부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했다. MLB ‘스탯캐스트’에 패스트볼 속도 대비 타율 기록이 있다. 2018년 MLB 타자들은 92마일(148㎞)의 공을 때렸을 때 타율 0.283, 출루율 0.364, 장타율 0.475를 기록했다. 148㎞도 빠른 공에 속하지만, 타자들이 곧잘 대응했다. 투수의 공이 빨라질수록 타자의 기록이 점차 나빠졌다. 101마일(163㎞)의 패스트볼에는 타율 0.198, 출루율 0.257, 장타율 214에 그쳤다.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강속구는 역시 최강의 무기다. 투수의 체격과 비례하는 ‘강속구’ MLB를 보면 ‘강속구의 시대’를 실감할 수 있다. 뉴욕 양키스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고 지난달 돌아오자마자 163㎞의 패스트볼을 던졌다. 코로나 19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시즌이 치러지는데도, 올 시즌 MLB에서 161㎞ 이상의 공을 던진 투수는 10명이 넘는다. 브루스더 그라테롤(LA 다저스)은 161㎞ 싱커를 던졌다. 특출한 투수의 공만 빨라진 게 아니다. MLB 투수 전체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2년 143㎞였던 게 2019년 149.8㎞로 올라갔다. MLB 구성원들은 강속구가 야구 자체를 바꿨다고 보고 있다. 2018년은 150년 MLB 역사상 처음으로 삼진(총 2430경기에서 4만1207개)이 안타(4만1018개)보다 많은 시즌이었다. KBO리그가 역사적인 타고투저(打高投低) 시즌을 보내는 동안 MLB 투수의 강속구는 타자를 압도했다. 이 현상은 2019년(4만2039안타, 4만2823삼진) 더 심화했다. 2019년 MLB 전체 타율(0.245)은 1972년 이후 가장 낮았다. 올해도 이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MLB 투수들의 공은 왜 빨라지는 것일까. 그 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MLB를 대표하는 투수 클레이턴 커쇼(LA 다저스)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스피드의 증가는 게임의 진화일 뿐이다. 축구나 농구 선수들도 더 커지고, 강해지고, 빨라지고 있다. NFL(미국 프로풋볼리그) 선수의 운동능력을 보라. 야구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실제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선수들은 어느 세대보다 좋은 체격을 타고났다. 어려서부터 영양을 충분히 섭취했고, 과학적인 체력 훈련을 받았다. 일부 선수들은 부모의 지원을 받아 사설 기관에서 훈련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좋은 체격을 물려받은 데다, 체계적인 트레이닝 환경까지 제공받는 것이다.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MLB에서 활약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웨이티드볼(Weighted ball, 실제 공보다 두 배 무거운 훈련용 공)을 이용해 몇 주 동안 구속을 5㎞ 정도 늘려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체격의 향상이 ‘100마일 시대’를 열었다는 가설은 틀림없는 것 같다. MLB 투수들의 스피드는 체격과 함께 증가했다. 2019년 MLB 투수들의 평균 신체는 키 192㎝, 몸무게 98㎏이다. 미국인들은 원래 체격이 좋았을 것 같은데, 2000년(189㎝·98㎏), 1960년(186㎝·86㎏) 자료와 비교하면 차이가 꽤 난다. 전설적인 투수 놀란 라이언(73)은 1974년 세계 최초로 100마일이 넘는 공을 던졌다. 1970~80년대 MLB를 주름잡았던 그는 많은 투수들의 우상이자, 거인이었다. 라이언의 프로필을 보니 키가 188㎝, 몸무게가 86㎏였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MLB 투수의 평균 체격이다. 현재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 중 하나인 채프먼(193㎝·98㎏)은 다른 투수들보다 뛰어난 하드웨어를 갖고 있다. 체격과 근력은 대체로 비례한다. 근력이 좋아지면 더 강한 공을 던질 가능성이 커진다. 게다가 팔과 다리가 길면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던질 수 있다. 일본도 ‘속도 경쟁’ 중이다 그렇다면 한국인과 비슷한 체격 조건을 가진 일본 투수들은 어떨까?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NPB) 투수들의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143.7㎞였다. 일본 투수들의 구속도 우상향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상위 투수들은 ‘100마일 시대’를 이미 열었다. 2010년 사토 요시노리(당시 야쿠르트)가 NPB 최초로 161㎞를 던졌다. 최근에는 센가 고다이(소프트뱅크), 타이라 카이마(세이부), 후지나미 신타로(한신) 등이 160㎞를 돌파했다. 일본 최고 구속은 MLB에 진출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2016년 니혼햄 시절 기록한 165㎞다. 고교 시절에 이미 160㎞를 던진 19세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는 “오타니 선배를 넘어 170㎞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일본 야구는 전통적으로 정교한 제구와 수직 무브먼트를 강조한다. 동시에 강속구에 대한 열망도 가지고 있다. 일본의 톱클래스 투수들을 보면 MLB 못지않은 힘과 스피드를 갖고 있다. 오타니(193㎝·92㎏), 센가(187㎝·90㎏), 후지나미(197㎝·89㎏), 로키(190㎝·85㎏) 등이 그렇다. 사토(179㎝·80㎏)와 타이라(173㎝·100㎏)의 체격은 그리 크지 않다. 사토는 늘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타이라는 아직 21세다. 즉 ‘MLB급 구속’을 내는 아시아 투수들은 대부분 ‘MLB급 체격’을 갖췄다. 일본 선수들의 구속 향상을 보면 KBO리그 투수들의 정체가 더욱 와 닿는다.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들을 거의 찾기 어려워졌다. 선발 투수 중에서는 최고 150㎞를 던지는 구창모(NC), 불펜 투수 중에서는 157㎞를 기록한 적이 있는 조상우(키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KBO리그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2019년 기준)은 141.9㎞에 불과하다. 이는 2002년 MLB 투수들의 패스트볼보다도 느리다. 2019년 MLB 기록과는 7.9㎞ 차이가 난다. 그리고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에도 여러 이유가 있다. 2010년 전후만 해도 한국 투수들의 체격이 일본 선수들을 앞섰다고 봤다. 최근엔 그렇지도 않다. 일본 야구의 저변이 워낙 넓어서 뛰어난 체격과 재능을 가진 투수들이 많이 프로에 입단하고 있다. 스피드 향상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스피드는 천부적인 소질이라고 믿는다. 프로야구에 입단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투수가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스피드는 5㎞ 정도라고 본다. 그것도 좋은 지도자를 만나고, 선수가 엄청나게 노력해야 가능하다. 열심히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는 투수에게는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그건 엄연한 현실이다. 원석이 좋아야 세공을 거쳐 훌륭한 보석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KBO리그가 원석을 그대로 두지도 못한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현재 KBO리그 투수들의 체격은 향상되고 있다. 예전에 비해 투구 수를 관리하고, 트레이닝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KBO리그 투수들의 패스트볼 구속은 10년 가까이 정체돼 있다. 나는 그 이유를 투수들의 훈련법과 투구 폼에서 찾는다. KBO리그 투수들 가운데 하체 중심 이동이 자연스러운 투수가 많지 않다. 스트라이드가 안정적인 투수가 릴리스 때 어깨와 팔꿈치를 수평으로 만들 줄 아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선수 시절 내 폼도 완벽하지 않았다. 몸 전체가 구부러져(arching) 부담이 가는 자세였다. 그러나 내 몸에 맞는 폼으로 조금씩 바꿔가며 최적의 밸런스를 찾으려 했다. 이런 이유로 내가 투수코치나 감독을 할 때 선수에게 내 폼을 참고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각자의 신체와 특성이 다양한 만큼, 힘을 모으고 폭발하는 메커니즘은 각자 다르다. 선수들과 함께 고민하며 밸런스를 찾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다. 투구 밸런스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튼튼한 하체를 바탕으로 하는 기본기다. 이건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은퇴할 때까지 소홀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KBO리그의 ‘원석’은 여기에서부터 흠집이 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따로 설명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지금 KBO리그 투수들은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까? 최고의 무기 강속구를 갖기 위해 당장 웨이티드볼을 던지고, 무거운 역기를 들어야 할까? 시속 5㎞라도 스피드를 늘리려고 무슨 수라도 써야 할까? 그래서 평균 140㎞의 패스트볼을 던졌던 투수가 145㎞를 던질 수 있게 됐다면? 코치나 감독은 최강의 무기를 가진 그 투수를 당장 활용해야 할까? 아니다. 내 것이 아닌 무기를 욕심내다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2020.09.09 06:00
야구

등판 전후에도 생기는 '구창모 효과'

마운드에 서면 가장 많은 타자를 잡는 남자. 올 시즌은 단연 NC 구창모(23)다. 왼손 투수 구창모는 13일까지 경기당 투구 이닝 1위에 올라있다. 평균 6⅓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경기당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진 국내 선수는 구창모가 유일하다. 투구 이닝 톱10에 이름을 올린 국내 투수 역시 구창모뿐이다. 11경기에서 73이닝을 던져 8위에 올라있다. 구창모는 이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외국인 투수들보다 한두 경기 적게 등판했다. 12일 LG전에서 2이닝을 던졌지만, 우천으로 노게임이 선언돼 한 차례 등판이 물거품 됐다. 최다 이닝 1위는 KT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79⅔이닝)로 구창모보다 두 차례 더 많은 13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경기당 평균 투구이닝 1위 기록에서 볼 수 있듯, 구창모는 등판 대비 가장 뛰어난 이닝 소화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는 올해 국내 투수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입단 5년 차였던 지난해 개인 첫 10승 고지를 밟은 구창모는 올해 8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 팀의 에이스를 넘어 리그 최고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다승 공동 1위, 탈삼진 1위(82개), 승률 1위(1.000), 평균자책점 2위에 올라 있다. 두 달 동안 선두를 질주 중인 NC의 선전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에이스를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7회로 가장 많다. 다른 팀 에이스보다 1~2차례 적게 등판했지만, 가장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킨다는 의미다. 구창모의 역투는 팀에 1승 이상의 효과를 안겨준다. 그의 경기 앞뒤 경기에도 마운드 운용에 여유가 생긴다. 지난 11일 LG전에서 NC는 마이크 라이트가 흔들리자 2⅓이닝(5피안타 3실점) 만에 교체했다. 외국인 투수 교체로는 상당히 빠른 타이밍이었다. 이후 연장 12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해 6-6 무승부로 끝났다. NC는 이 경기에 마무리 원종현을 포함해 총 8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날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리고 다음날(12일) 선발 투수가 구창모라는 점도 감안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구창모의 이닝 소화력과 안정감을 믿기에 그의 등판 전날 경기에 많은 투수를 투입할 수 있다. 연장 11회 접전 끝에 NC가 8-10으로 패한 지난달 30일 롯데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라이트가 6이닝(3실점, 투구수 102개)을 던지고 내려간 뒤 총 7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다. '구창모가 6~7이닝을 던져줄 것이다'는 신뢰가 이런 마운드 운용을 가능하게 돕는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창모에 대한 믿음이 있다. 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 항상 6이닝은 던져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든든해 했다. 벤치 입장에서는 구창모의 등판 직전 경기와 등판 다음 경기의 마운드 운용이 한결 수월해졌다. 올 시즌 KBO 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한 구창모가 만든 또 하나의 긍정적인 효과다. 이형석 기자 2020.07.15 09:10
야구

코로나19 때문에…미뤄지는 모터의 '타격' 검증

테일러 모터(31·키움)의 '타격'을 확인할 기회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대만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키움 선수단에 찍힌 물음표 중 하나가 모터의 타격이었다. 모터는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대만 프로팀과 연습경기(6경기)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몰아치기도 없었다. 멀티히트 제로. 마지막 연습경기이던 지난 5일 퉁이 라이온스전에선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손혁 감독은 찜찜함을 안고 캠프를 마무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여파로 구상에 차질이 생겼다. 모터의 타격을 시범경기에서 확인할 계획이었지만 불발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개막전까지 미뤄졌다. 모터는 캠프가 끝난 뒤 팀 동료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와 함께 한국이 아닌 미국 플로리다로 향했다. 1군과 분리돼 따로 몸을 만들었다. 당시 손 감독은 "경기할 때 움직임이나 국내 투수를 상대로 적응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모터는 지난 26일 브리검, 요키시와 함께 귀국했다. 개막일이 확정되면 2주 전 팀에 복귀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스케줄이 조정됐다. 27일부터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한해 2주 자가격리 방침을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키움은 두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뒤 음성 판정이 나오면 외국인 선수들을 4월 3일부터 팀에 합류시키려고 했다. 시범경기는 취소됐지만, 자체 청백전을 통해서라도 모터의 타격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그런데 이 계획도 일단 무산됐다. KBO는 모터가 입국한 26일 오후 외국인 선수가 '지각 합류'한 키움, 삼성, 한화, LG, KT 5개 구단에 외국인 선수 2주 자가격리를 지시했다.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기를 고려해 혹시 모를 감염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였다. 이 결정에 따라 키움은 최소 4월 9일까지 외국인 선수가 팀 훈련에 참여할 수 없다. 구단은 현재 4월 6일까지만 훈련 스케줄을 확정한 상태다. 손혁 감독은 "(투수들보다) 모터가 조금 걱정된다.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을 거다"고 우려했다. 미국과 한국 투수의 볼 배합 자체가 다르다는 게 손 감독의 생각이다. 생소한 국내 투수들을 상대하려면 적응기가 필요하지만, 모터는 이 기간이 짧은 상황이다. 아무리 미국에서 철저하게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고 해도 체계적인 팀 훈련과는 차이가 있다. 긴장감 자체가 다르다. 모터는 공격보다 수비가 강점이다. 내야와 외야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다. 일단 손혁 감독은 주전 3루수로 기용을 고려 중이다. 그런데 대만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타격 능력이라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때마침 포지션 경쟁자인 김웅빈이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실전 테스트를 거쳐 모터에 찍혀 있는 타격 물음표를 지워내야 하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3.30 06:00
야구

'투구이닝 20명 중 14위' 다익손, 소사에게 자리 내주나

SK가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25)은 교체 위기에 놓였다. 캐나다 출신인 다익손은 총액 70만 달러를 받고 올 시즌 SK에 합류했다. 키가 203cm에 달하는 장신인 데다 나이도 20대 중반으로 젊어 입단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SK는 다익손과 계약하면서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0km 직구가 위력적"이라며 "큰 키에도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릴리스포인트가 안정적이어서 제구력이 좋다"고 기대했다. 개막 이후 성적도 나쁘지는 않았다. 올해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2패·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뛰고 있는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20명 가운데 8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점이다. 다만 12번의 등판 가운데 6이닝을 채 던지지 못한 경기가 9게임이나 될 정도로 이닝 소화력에 의문부호를 남겼다. 4월 6일 삼성전에서 7이닝을 던진 게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 총 투구 이닝은 65⅔이닝으로 1일까지 10개 구단 전체 외국인 투수 가운데 14위에 머문다. 구속도 충분히 올라오지 않았다. 염경엽 SK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여러 차례 "다익손은 미국에 있을 때 최고 시속 151㎞까지 던졌던 투수"라며 "평균 구속이 시속 147~148㎞ 정도는 나와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익손의 현재 직구 구속은 시속 144~145㎞에 머문다. 구단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외국인 투수에게는 국내 투수들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다익손은 SK 국내 선발진인 김광현(77⅔이닝 평균자책점 2.67) 박종훈(63⅔이닝 평균자책점 3.11)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같은 팀 외국인 동료인 앙헬 산체스(68⅔이닝 평균자책점 1.83)와 비교하면 더 그렇다. 올 시즌 SK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2연패'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산과 올해도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도 리그 정상급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두산은 선발진 관련 여러 지표에서 모두 SK를 앞서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지금 SK에 필요한 것은 '괜찮은' 외국인 투수가 아니라 '강한' 외국인 투수다. 결국 SK는 대체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시즌 도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KBO 리그 적응 기간이 필요 없는 소사에게 눈을 돌렸다. 대만 푸방 가디언스 소속인 소사는 KIA와 키움·LG를 거치면서 KBO 리그 통산 7시즌 동안 194경기에 나섰다. 통산 성적은 68승60패 2홀드 1세이브·평균자책점 4.32다. 시속 150㎞ 후반대 강속구를 던지고 이닝 소화력이 좋다. 염 감독은 2일 인천 한화전에 앞서 "이 부분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통상적으로 일하는 과정이고, 팀은 일단 다익손의 기량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다익손도 들었을 텐데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된다. 현장과 선수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인천=배영은 기자 2019.06.0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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