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SK가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25)은 교체 위기에 놓였다.
캐나다 출신인 다익손은 총액 70만 달러를 받고 올 시즌 SK에 합류했다. 키가 203cm에 달하는 장신인 데다 나이도 20대 중반으로 젊어 입단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SK는 다익손과 계약하면서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최고 시속 150km 직구가 위력적"이라며 "큰 키에도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릴리스포인트가 안정적이어서 제구력이 좋다"고 기대했다.
개막 이후 성적도 나쁘지는 않았다. 올해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2패·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뛰고 있는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20명 가운데 8위에 해당하는 평균자책점이다.
다만 12번의 등판 가운데 6이닝을 채 던지지 못한 경기가 9게임이나 될 정도로 이닝 소화력에 의문부호를 남겼다. 4월 6일 삼성전에서 7이닝을 던진 게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 총 투구 이닝은 65⅔이닝으로 1일까지 10개 구단 전체 외국인 투수 가운데 14위에 머문다.
구속도 충분히 올라오지 않았다. 염경엽 SK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여러 차례 "다익손은 미국에 있을 때 최고 시속 151㎞까지 던졌던 투수"라며 "평균 구속이 시속 147~148㎞ 정도는 나와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익손의 현재 직구 구속은 시속 144~145㎞에 머문다. 구단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외국인 투수에게는 국내 투수들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다익손은 SK 국내 선발진인 김광현(77⅔이닝 평균자책점 2.67) 박종훈(63⅔이닝 평균자책점 3.11)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같은 팀 외국인 동료인 앙헬 산체스(68⅔이닝 평균자책점 1.83)와 비교하면 더 그렇다.
올 시즌 SK의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아니다. '한국시리즈 2연패'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산과 올해도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SK도 리그 정상급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지만, 두산은 선발진 관련 여러 지표에서 모두 SK를 앞서고 있는 유일한 팀이다. 지금 SK에 필요한 것은 '괜찮은' 외국인 투수가 아니라 '강한' 외국인 투수다.
결국 SK는 대체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시즌 도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KBO 리그 적응 기간이 필요 없는 소사에게 눈을 돌렸다. 대만 푸방 가디언스 소속인 소사는 KIA와 키움·LG를 거치면서 KBO 리그 통산 7시즌 동안 194경기에 나섰다. 통산 성적은 68승60패 2홀드 1세이브·평균자책점 4.32다. 시속 150㎞ 후반대 강속구를 던지고 이닝 소화력이 좋다.
염 감독은 2일 인천 한화전에 앞서 "이 부분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통상적으로 일하는 과정이고, 팀은 일단 다익손의 기량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다익손도 들었을 텐데 상처를 받았을까 걱정된다. 현장과 선수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