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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합심] 기싸움에서 이기는 팀, 구심점과 계기

투수의 공이 등에 꽂히는 느낌이었습니다. 퍽~.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 선수는 그러나 별다른 반응 없이 1루로 뛰어갔습니다. 마운드를 향해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결을 지켜보던 더그아웃의 코치진과 관계자석의 프런트에서 약간의 술렁임이 있었습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만, 당한 쪽에선 투수의 고의성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앞선 타석에서 선배 투수의 공을 잡아당겨 담장 밖으로 넘긴 뒤 오른손을 번쩍 치켜든 세리머니 탓이었을까요. 일단 벤치에선 그를 빼고 대주자를 넣습니다. 부상 정도를 확인하려고 교체합니다. 긴장감도 잠시, 미묘한 상황은 그렇게 끝났습니다.2012년 창단 첫 해 다이노스가 퓨처스(2군)리그를 뛸 때 이야기입니다. 그해 4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찰청 야구단과의 경기를 7-1로 다이노스가 이깁니다. 그러나 경기 후 다이노스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퓨처스리그의 디펜딩 챔피언인 경찰청을 맞아 완승했는데 왜일까요. 상대의 도발을 지켜보기만 한 벤치의 선수들에 대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동료를 지키기 위해 보복구를 던져야 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당시 다이노스를 이끈 초대 김경문 감독님은 ‘빈볼’에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학생야구 선수 때 큰 부상을 여러 차례 당했던 감독님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는 용납하지 않는 ‘깨끗한 야구’를 강조했습니다. 코칭스태프는 얌전하게 구경꾼처럼 앉아있던 선수단 분위기를 지적했습니다. 그라운드에 서있는 우리 팀 선수가 주눅이 들지 않게 벤치의 동료들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줘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프로에서 첫 시즌을 시작하는 다이노스의 젊은 피들은 그렇게 야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더그아웃은 시끌벅적해졌습니다.그래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상대 팀의 길들이기는 갈수록 매서웠으니까요. 대표적인 예로 신생팀의 간판이 된 나성범 선수 경우 그해 퓨처스 시즌 동안 33번이나 공에 맞습니다. 그가 1군 무대인 KBO리그에서 12시즌(2013~2024) 동안 기록한 몸맞는 공은 124 차례로, 시즌당 10.3회 정도였습니다. 퓨처스 레벨을 감안하더라도 첫해 신고식을 얼마나 세게 치렀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퓨처스 경기였지만 상대 라인업에는 프로 1군에서 몇 시즌을 뛴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신인급 선수로 구성된 다이노스는 '물정 모르는 막내' 취급을 받곤 했습니다. 다이노스의 어느 투수는 낮 경기 출장을 위해 얼굴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를 경기 전에 지우라는 말을 비아냥과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젊은 선수들 중심을 잡을 베테랑 선수의 필요성을 현장과 구단 모두 느꼈습니다. 첫 KBO리그 진입을 앞두고 그해 말(2012년 11월) 이호준 선수를 팀의 첫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유에는 이런 맥락도 있습니다. 든든한 형의 꿀리지 않는 존재감으로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동생들(다이노스 선수들)이 그냥 얻어맞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채널을 통해서라도 돌려줘야 할 메시지는 전달됐습니다. 감독이나 구단이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이후 대형 FA 계약으로 들어온 양의지 선수도 비슷했습니다. 어느 주심의 콜과 판정이 오락가락하며 경기가 뒤집히려 할 때 그는 더그아웃에서 “이런 경기 지면 안돼!”라고 고함을 칩니다. 더그아웃 복도 뒤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였습니다. 정신이 번쩍 든 동료 선수들은 경기를 잡아냅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동료들이 힘들어 할 때 자신이 구심점이 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곤 합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도 비슷합니다. 현지 미디어에서는 “마침내 길거리 싸움 (street fight)을 이겼다”는 식의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론 거칠고 공격적인 스타일로 팀 분위기를 바꾸며 응집력을 발휘하는 다저스가 됐다는 겁니다. 고비에서 얌전하게 물러나는 그런 팀이 더이상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요즘 팀 빌딩에 대해 일반 조직에서 강의를 할 때가 있는데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곤 합니다.강팀은 만들어집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조합으로, 어떤 계기를 맞아 함께 싸워 나가면서 내부의 기운을 쌓아 갑니다. 그런 팀을 지켜보는 건 팬으로서 즐겁습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 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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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300억 사나이' 최정 "이제 목표는 600홈런, 동기부여 된다"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 KBO리그 역대 '최고 몸값 선수'로 올라섰다. SSG는 6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최정과 기간 4년, 총액 110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30억원, 연봉은 80억원이다. 전액 보장 계약이다. 최정은 통산 최다 홈런(495개) 보유자다. '국민 타자'로 불린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서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도 더 강한 기운을 뿜어냈다. 최정은 SSG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세 번째 FA 계약을 했다. FA 누적 총액 300억원(302억원)을 돌파하며 양의지(277억원)를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청라돔 시대'를 앞둔 SSG는 팀 역대 최고의 선수와 동행 하게 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음은 계약을 마친 최정의 일문일답. - FA 계약 소감은. "먼저 구단에서 좋은 조건으로 이렇게 협상 테이블을 열어 주셔서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신인 때부터 계속 커왔던 팀이고 제일 정이 많이 가는 팀이다. 협상하는 데 조금 오래 걸렸지만, 남고 싶은 생각이 컸었다. 계약이 좋게 잘 마무리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분이 좋다. 협상 기간이 오래 걸려 많이 기다리셨을 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고, 앞으로 계약 기간 동안 팀을 위해서 열심히 뛰도록 하겠다."- FA 누적 금액 300억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금액 달성을 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제 자신에게 자랑스럽고 영광스러운 일인 것 같다. 그만큼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시즌 준비와 목표를 전한다면. "올해 FA로 새로 계약을 했지만, 매 시즌을 준비하는 것처럼 똑같이 준비를 할 것이다. 올해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내년 시즌에는 선수들끼리 더 똘똘 뭉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일단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리고 매년, 매 시즌 기록을 숫자 1개라도 더 늘릴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싶다. 항상 그래왔듯이 내년 시즌도 똑같은 목표로 큰 부상 없이 열심히 하겠다." - 500홈런 대기록을 앞두고 있다. "작년에도 최다 홈런 신기록 관련해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똑같은 것 같다. 5개 남았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 못 깨면 사고다. 그래서 500홈런도 정말 자연스럽게 넘어갔으면 좋겠고 경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달성되는 기록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큰 목표는 600홈런이다. 이제 목표가 하나 생겼다는 부분에 더 동기부여가 된다. 더 잘 해야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500홈런보다는 600홈런을 목표로 설정해서 열심히 뛰겠다." - 홈런 기록 이외에 욕심나는 기록, 타이틀은."일단 홈런왕 타이틀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그리고 요즘 3루 포지션에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더 경쟁력 있게 한 시즌을 잘 보내서 골든글러브를 한 번 더 받고 싶다."- FA 계약을 완료했는데 감사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일단 올 시즌 FA해기도 하고 중요한 시즌이었는데 믿고 배려해 주신 이숭용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은 도움을 주신 코치님들께도 감사드리고, 협상 기간 동안 고생해 주신 에이전트 대표님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뒤에서 묵묵하게 믿고 기다려준 가족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혼자 야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즌을 잘 치를 수 있게 도와준 팀 동료 선수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 팬들에게 한마디."이제 비시즌에 머리 아플 일은 끝난 것 같다. 다시 한번 오랜 협상 기간 동안 많이 기다리셨을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기다려 주신 만큼 정말 팀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청라에 가기 전에 문학에서 한 번 더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안희수 기자 2024.11.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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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골 통증' 결국 결장한 양의지 "준PO 맞추려 노력, 15승 곽빈 대견" [WC1]

"수비는 괜찮은데 타격이 안 된다. 준플레이오프에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두산 베어스가 결국 양의지(37) 없이 포스트시즌 첫 단계를 치른다.두산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KT 위즈와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74승58패2무, 승률 0.521)은 WC 결정전에서 한 경기만 이겨도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한다.상대 KT는 하루 전 SSG 랜더스와 포스트시즌 진출을 두고 5위 결정전을 펼치고 온 상태. 혈투를 벌인 직후라 휴식을 취한 두산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다만 두산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있다. 중심 타자 양의지가 결국 결장하게 된 점이다. 양의지는 지난달 21일 LG 트윈스전 도중 왼쪽 쇄골 통증을 느꼈고, 이후 계속 출전하지 못하다 시즌을 마쳤다. 두산 타선에 양의지는 빼놓을 수 없는 '핵'이다. 올 시즌 타율 0.314 17홈런 94타점을 기록한 그는 김재환(29홈런)과 양석환(34홈런)이 갖추지 못한 콘택트, 정수빈과 허경민이 갖추지 못한 파워를 두루 갖춘 완성형 타자다. 포스트시즌 경험도 풍부하고 포수로서 투수를 이끄는 능력까지 정상급이다.이승엽 감독은 경기가 없을 때에도 매일 양의지의 상황을 확인했지만, 결국 당일까지도 출전이 불가능해 결장을 결정했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아직 선발로 나갈 상태는 아니다. 70~80%면 나갔을텐데. 연습하는 걸 봤는데 좋아지고 있는 상태긴 하다"며 "교체도 수비 정도만 가능할 것 같다. 타격은 조금 힘들 것 같다. 본인도 수비는 괜찮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취재진과 만난 양의지는 "연습 배팅은 3회 정도 소화했는데, 100%로 쳐야 출전이 가능할텐데 (아직 그러지 못하다).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일단 기다리고 있다. 열심히 동료들을 응원하겠다"고 전했다.양의지는 "수비가 아니라 타격에 지장이 많다. 휘두를 때 통증이 온다"며 "타격 훈련을 재개해도 봤지만, 통증을 느껴 멈췄다. 이후 3일 동안 쉬었다. 주사를 맞으면 바로 출전할 수 있지만 그럴 수 없어 약으로 대체 중인데 빨리 잡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양의지는 비록 함께 나갈 수 없어도 후배들을 믿는다. 그는 "요즘 어린 친구들은 우리 때와 다르다. 큰 경기를 즐기는 것 같다. 긴장하기 보단 더 하고 싶고, 기대하는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상대해본 후배들이다. 잘 던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1선발로 중책을 맡은 곽빈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 양의지는 "15승 달성을 두고 선물 내기를 했는데, 이미 줬다. 꽤 액수가 큰 선물"이라고 웃으며 "정말 대견하다. 신인 때 내 손 잡고 나가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양의지는 "작년부터 빈이에게 '넌 10승 투수니까 10승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지 말고, 그 이상을 바라봐라'고 했다"며 "올해 더 많이 성장했고 멘털도 강해졌다. 시즌 초 흐름이 안 좋았는데도 15승을 한 건 멘털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은 아프지도 않고 혼자 로테이션을 지켰다"고 칭찬했다.양의지의 복귀 목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승리할 경우 열릴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다. 양의지는 "준플레이오프 일정에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다.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계속 치료해 주시고 있다. 배팅 때 아프지만 않다면 바로 나갈 수 있다. 수비는 문제 없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 2024.10.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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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추신수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뿌듯, 유종의 미 거두고 싶다" [주간 MVP]

베테랑 추신수(42·SSG 랜더스)가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쟁쟁한 후배들을 제쳤다.추신수는 지난주 프로야구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였다. 주간 5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이 0.529(17타수 9안타). 출루율은 0.579로 KBO리그 전체 1위였다. 지난 9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선 자신이 보유한 KBO리그 최고령 도루 기록(42세 27일)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의 송구를 뚫고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추신수를 8월 둘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추신수가 조아제약 주간 MVP로 뽑힌 건 2021년 10월 이후 근 3년 만이다. 그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상을) 받게 돼 좋다. 다음 주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 같다.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추신수의 후반기 키워드는 '반등'이다. 스프링캠프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추신수는 지난 5월에는 어깨 근육 손상 문제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하지만 노련하게 위기에서 탈출했다. 14일 기준으로 추신수의 8월 월간 타율은 0.519(27타수 14안타)에 이른다. 그는 "야구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배운 건 상황을 부정하기보단 받아들이자는 거였다. 쉽지 않겠지만 빨리 잊고 현재 놓여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마음이 괜찮아졌다”며 "어깨가 안 좋을 때는 투수와 싸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과 싸웠다. 어깨를 비롯한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투수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반겼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 동안 활약한 추신수는 2021년 2월 KBO리그에 입성, 4년째 SSG에서 뛰고 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 올해부터 리그에는 그의 장남(추무빈)과 동갑인 2005년생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기 시작했다.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지난겨울 선언한 상황. 아들뻘 후배와 경쟁하면서 욕심은 내려놨다. 추신수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20(홈런)-20(도루) 기록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깨가 아프면서 모든 개인 성적은 내려놓은 상태"라며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게끔 보탬이 되는 거밖에 없는 거 같다. 개인 성적은 전혀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추신수는 "아이들이 마지막 시즌이라는 걸 알고 방학 기간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요즘 '아빠 생각을 바꿔서 내년에도 할 생각이 없냐'는 말을 많이 한다. 나보다 더 아쉬워하는데 전혀 그런 마음이 없다"며 "(성한 곳이 없는) 몸과 싸우고 타협도 하면서 지쳐있는 상태다. 몸이 괜찮고 성적이 좋으면 욕심이 날 수 있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올해 연봉(3000만원)을 전액 기부했다. 이밖에 유소년 야구부 지원, 아동 도서 기부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모든 일에는 다 전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10명에게 나눔을 주면 10명 모두 나눔의 감사함을 알아달라고 하는 건 욕심이다. 다만 한두 명이라도 감사함을 알고 그 사람들이 나중에 베풀면 그게 4명, 8명이 되길 바라는 거"라고 기대했다. '선수 추신수'의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추신수의 8월 고감도 타격 덕분에 SSG는 5강 경쟁에서 힘을 내고 있다. 추신수는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좋은 그림은 팀이 우승하고 떠나는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8.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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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구] "공격만 잘 하는 게 아냐, 이정도면 양의지급" 포수 강백호, 사령탑도 반했다

"그래도 우리 강백호가 제일 무섭죠."강백호(KT 위즈)는 21일 기준으로 48경기 타율 0.338(리그 5위) 14홈런(1위) 46타점(1위) 69안타(1위)를 기록 중이다. 장타율도 0.603(3위)으로 데뷔 후 최고다.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에 신음했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강철 KT 감독은 "요즘 리그에 잘 치는 타자들이 많다. 김영웅(삼성 라이온즈) 김범석(LG 트윈스)이 무섭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난 우리 강백호가 가장 무서운 타자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포수를 맡은 게 (강백호) 타격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프로 데뷔 후 외야수와 내야수를 오갔던 강백호는 올 시즌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안정을 찾았다. 3월 8경기에서 타율 0.265에 그쳤던 강백호는 3월 3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마스크를 쓴 뒤 40경기 타율 0.353, 장타율 0.647을 기록할 만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강백호는 본지와 이전 인터뷰에서 "포수로 출전한다고 심리적으로 달라진 건 솔직히 없다"라면서도 "포수를 하면서 배우는 게 많다. 투수와 많이 대화하고 투구를 많이 보면서 시야가 넓어진 게 타격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이강철 감독도 "포수는 공 배합을 하면서 머리를 쓰는 포지션이다. 공도 많이 보기 때문에 타격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또 "포수는 팀을 지휘하는, 영향력 있는 포지션이다. 강백호가 안방에서 진두지휘하면서 (야구를) 더 즐기는 것 같다. 개인 플레이보다 팀 플레이를 우선시하는 면에서도 강백호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 한국 최고의 포수들도 강백호의 재능에 혀를 내둘렀다. 양의지와 만난 일화를 소개한 이강철 감독은 "양의지가 '강백호는 앞으로 훨씬 잘 칠 겁니다'라고 하더라. 강백호를 이젠 (양)의지급이라고 봐도 되지 않느냐"라며 웃었다. 단순히 잘 치고 잘 잡는 포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볼 배합도 곧잘 해낸다. 이강철 감독은 "(장)성우와 볼배합이 완전 다르다. 상대 타자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다"라고 강백호를 칭찬했다. 아울러 "송구 능력도 좋아 도루 저지 능력도 수준급"이라며 포수로서의 강백호의 재능을 극찬하기도 했다. 강백호의 포수 전향은 타격뿐 아니라 몸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데뷔 때부터 '천재 타자'로 이름을 알린 강백호지만, 확실한 수비 포지션이 없다는 점은 그의 가치를 책정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강백호가 포수로 안착하면서 시선이 달라졌다. '포수 품귀' 현상이 심한 KBO리그에서 공격력까지 갖춘 '포수 강백호'는 확실히 매력적인 카드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향후(2025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계약 총액의) 앞자리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05.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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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왜 안돼?” K-보라스의 반문, “K-오타니, 왜 안된다고 생각해요?”[창간 54]

“오타니가 한국에서 나오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이예랑 리코 에이전시 대표가 반문했다. '이도류(투·타 겸업)'로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과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정상에 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보며 '한국에는 왜 이런 선수가 없을까'라는 시선에 대한 이 대표의 질문은 이랬다."왜 안된다고 생각해요?" 이는 끊임없이 반문하며 도전한 그의 인생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였다. “왜 안돼?”로 시작한 K-보라스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 계약을 담당하며 ‘슈퍼 에이전트’로 유명해진 이예랑 대표지만, 이 타이틀을 얻기까지 수많은 “안 돼”와 싸워야 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아나운서에 도전했을 때도, 서른이 넘은 늦은 나이에 스포츠 에이전트를 도전했을 때도 모두가 그를 말렸다. 여기에 “에이전트는 남자도 하기 힘들어”라는 편견도 이어졌다. 노력 끝에 에이전트가 된 후에도 여자인 그가 롱런할 거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럴 때마다 이예랑 대표는 “왜 안돼?”라고 반문하며 오기를 품었다. 마음을 더 굳게 먹고 치열하게 준비했다. 야구 규칙과 규정 공부는 기본. 선수와의 소통 방식부터 선수가 착용하는 장비까지 면밀하게 연구하면서 선수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2014년엔 MLB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무작정 미국을 찾기도 했다. 대부분 백인 남자들이 주를 이루는 윈터미팅(시즌 뒤 구단 관계자들과 에이전트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낯선 한국 여성은 당당히 명함을 돌리며 자신을 소개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이예랑 대표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이 대표는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MLB 진출을 이끌어내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이 대표는 양의지, 이정후 등 초대형 선수들과 손을 맞잡으며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에이전트가 됐다. MLB의 유명한 에이전트의 이름을 딴 ‘한국의 스캇 보라스’라는 별명도 얻었다.“저한테는 ‘안 돼’라는 건 없어요. 세상엔 무조건적인 단점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처음 이 일을 시작했을 땐 ‘여자’라는 시선과 프로 야구단에서 일한 경험이 없는 ‘일반인’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어요. 하지만 워낙 치열하게 살다 보니 그런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진입장벽이 있었지만, 그 벽을 넘는 쾌감으로 더 열심히 했어요. 오기로 버텨내는 것 같아요.” K-오타니, “왜 안돼?”'한국의 오타니'에 대한 생각도 "왜 안돼?"에서 시작된다. “오타니가 한국에서도 나오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라고 반문한 그는 “요즘 어린 선수들을 보면 피지컬(신체)이 상당하다. 재능도 뛰어나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라면서 “한국에서도 충분히 세계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이예랑 대표는 “어린 선수들을 위해 구단과 리그 차원의 지원이 더 필요하다. 아마추어 지원은 물론이고, 이들을 가르치는 지도자들을 위한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2023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등록된 아마추어 야구 선수는 1만1458명(403팀). 고교 야구 선수는 3694명에 이른다. 그에 반해 등록된 고교야구 지도자 수는 306명(스포츠지원포털 기준). 한 사람당 12명의 선수를 지도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포지션도 다르고, 신체 능력이나 생각도 다양한 선수들을 지도할 코치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 이에 이예랑 대표는 “인력 보강이나 코치들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어린 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이예랑 대표는 또 해외 진출 제도가 유연하게 바뀌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KBO리그는 해외에 다녀온 아마추어 선수가 2년 동안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없고, 모교가 5년 동안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규정이 있다. 해외 무대에 도전하려는 어린 선수가 짊어지는 짐이 너무 크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5시즌만 뛰고 미국에 진출했다. 오타니의 해외 진출 요구를 소속팀(닛폰햄 파이터스)이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하면서 계약이 성사됐다. 덕분에 오타니는 전성기를 MLB에서 보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당초 오타니는 2014년 고등학교 졸업 직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닛폰햄이 오타니의 이도류 도전과 향후 포스팅(비공개 입찰) 시스템을 통한 MLB 진출을 약속하면서 NPB에 먼저 입성했다. 이후 구단은 약속을 지켰고, 2018년 오타니가 빅리그에 입성했을 때 나이는 24세에 불과했다. 이예랑 대표는 "KBO리그의 포스팅 조건은 7시즌이다. 대졸 선수들은 고졸 선수들보다 4살 더 많지만 조건(7시즌을 뛴 후 해외 진출)이 같다. 아무리 빨라도 30대가 다 돼서야 해외에 진출할 수 있다”라면서 “오타니처럼 세계적인 선수의 탄생을 원한다면 해외 진출을 위한 제도도 조금 유연하게 바뀌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이예랑 대표는 자신을 소위 ‘국뽕(국수주의)’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며 웃었다. 유학 시절 소니·혼다 광고 일색이었던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삼성·LG 등 한국 기업 광고가 등장해 뿌듯해했던 그는 스포츠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연경(흥국생명)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같은 세계적인 스타가 꾸준히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K-POP이라는 말이 나오기까지도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나. 안 된다는 고정관념과 싸우며 수십년간 노력을 한 끝에 해냈다. 스포츠, 야구도 할 수 있다”라면서 “에이전트들도 그저 ‘선수 편’이 아닌 한국야구가 발전하길 원하는 ‘동반자’로서 노력하겠다. ‘한국의 오타니’가 나올 수 있도록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윤승재 기자◆이예랑 리코에이전시 대표한국의 스포츠 에이전트. 2015년 김현수를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마이너리그 거부권 포함 2년 700만 달러 계약을 성사한 것을 시작으로 유명세를 탔다. 2019시즌엔 양의지를 KBO리그 FA(자유계약선수) 계약 역대 2위의 금액(4년 125억원)으로 NC 다이노스에 입단시킨 데 이어, 2020시즌엔 안치홍을 KBO리그 최초의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 도중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 조항을 포함해 롯데로 이적시키며 '슈퍼 에이전트'의 호칭을 얻었다. 이 대표는 테니스(권순우), e스포츠(LOL 기인) 등으로 범위를 넓혀 에이전트 생활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2023.09.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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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강민호에 가렸던 김태군, KIA 포수의 리더로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온 김태군이 모처럼 주전 안방마님이 됐다. KIA 타이거즈의 안방을 책임진다. KIA는 지난 5일 내야수 류지혁을 삼성 라이온즈에 내주고, 포수 김태군을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김태군은 트레이드가 이뤄진 5일 인천 SSG 랜더스전 시작 1시간여 전에 도착해 8회 교체 출장했다. 6일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해 양현종과 배터리 호흡을 이뤄 7-6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지난해에도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박동원을 트레이드 영입했다. 박동원은 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와 FA(프리에이전트) 계약해 떠났다. KIA는 자체 포수 육성을 기대했지만, 여의찮았다. 팀 성적이 9위까지 떨어지자 결단을 내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먼저 트레이드를 제의하자 카드를 맞췄다. 김태군에게도 새로운 기회다. 김태군은 2008년 LG 입단 후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 2012년 100경기에 출장했다. 이듬해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NC 다이노스로 이적, 단숨에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2015년 144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6년(2012~17년) 연속 100경기 이상 나섰고, 2017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도 뽑혔다. 그러나 한순간에 자리를 잃었다. 김태군이 2018년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사이, NC가 2019년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현 두산 베어스)를 영입한 것이다. 김태군은 2019년 8월 전역해 팀에 합류했으나 백업 포수로 밀려났다.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은 후에는 시장의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결국 기대보다 적은 4년 13억원의 계약으로 NC에 잔류했다.김태군은 2021년 지명타자로 주로 나선 양의지보다 더 많은 수비 이닝을 책임지며 주전급에 가까운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어느 팀에 가도 주전으로 뛸 수 있었지만, 국가대표 포수에 가로막혔다. 김태군은 2021년 12월 심창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당시 삼성에는 또 한 명의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있었다. FA 협상 중이던 강민호가 삼성을 떠나고, 김태군이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기도 했다. 삼성은 김태군을 데려오고 열흘 뒤 강민호와 FA 계약을 완료했다. 김태군은 삼성에서도 백업 포수였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김태군은 다시 주전 포수가 됐다. 현재 KIA에는 주효상(256경기), 신범수(96경기), 한준수(12경기) 등 젊은 포수들로 가득하다. 김종국 KIA 감독은 "김태군은 투수 리드와 수비력이 좋다. 우리 포수 대부분 경험이 적은 반면, 김태군은 경험도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NC 시절에는 타격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졌는데, 요즘은 콘택트도 좋아졌다"고 공격력까지 기대했다. KIA 포수의 리더를 맡게 된 김태군은 "KIA의 포수 포지션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앞으로 그런 평가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의 경험을 잘 살려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류지혁이 KIA에서 좋은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팀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군은 올 시즌 종료 후 개인 두 번째 FA 자격 얻는다. LG, NC, 삼성에 이어 KIA에서의 새로운 출발이 포수로서 가치와 능력을 다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동기부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형석 기자 2023.07.07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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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h 강속구? 스위퍼 연마로 진화 노리는 안우진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스위퍼(Sweeper)를 연마하고 있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전망이다. 지난 13일 안우진의 잠실 두산 베어스전 등판은 유독 주목받았다.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바로 전날(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국내 투구 역대 최고 구속(160.1㎞/h)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현재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인정받는 투수.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안우진은 13일 두산전에서 최고 구속 158.2㎞/h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구속(158.4㎞/h)보다 조금 느린 공이었다. 안우진은 이날 강속구뿐 아니라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배합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키움의 9-2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경기 뒤 안우진은 "160㎞/h는 당연히 던지고 싶은 기록이다. 나는 의식하고 강하게 던져도 안 나온 구속을 해낸 문동주가 대단하다"면서도 "(13일) 두산전에서 구속은 의식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공을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우진은 더 빠른 공보다 효과적인 공 배합,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는 변화구 구사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현재 횡(좌우)과 종(위아래) 방향으로 변하는 2가지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화제를 모은 구종인 스위퍼를 연마하고 있다. 안우진은 "던져보고 싶어서 연습 중이다. (팀 동료) 에릭 요키시가 그립을 알려주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스위퍼는 변형 슬라이더 일종으로 수평으로 크게 휘어 마치 홈플레이트를 빗자루질하는 것과 흡사하다며 붙여진 명칭이다. 슬라이더에 비해 상하 움직임은 적지만, 좌우 변화가 크다. 구속은 더 느리다. 지난 3월 미국과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9회 초 2사에서 일본 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소속팀 팀 동료이자 미국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을 잡을 때 구사한 공이 바로 스위퍼였다. 안우진은 "요즘 투수들이 스위퍼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 오타니를 좋아하는 선배들도 여러 정보를 알려줬다"며 "아직은 내가 던지면 옆으로 휘지 않고 아래로 떨어진다. 아직 잘 안 되지만, 연마하면 우타자를 상대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안우진은 빠른 공만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변화구 제구력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지난해 6월 29일 나선 KIA전에서는 송신영 투수 코치에게 배운 포크볼을 처음으로 실전에서 활용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올 시즌은 등판한 3경기에서 포크볼을 1개도 던지지 않았다. 안우진은 "포크볼은 삼진을 잡는 데 유용하지만, 손가락이 조금 아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슬라이더를 두 종류로 던진다. 구속과 각도를 다르게 하면 상대 타자는 다른 공으로 여길 수 있다"고 전했다.안우진은 13일 두산전에서 리그 대표 타자 양의지를 슬라이더로 제압했다. 2회 말 첫 승부에서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보여준 뒤 풀카운트에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4회 1사 1루에서 맞이한 2번째 승부에서는 최근 연마했다던 스위퍼를 구사한 것 같다. 앞선 2회 보여준 슬라이더보다 바깥쪽 대각선으로 휘어지는 각도가 훨씬 컸다. 양의지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올 시즌 19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고, 삼진은 29개나 잡은 안우진이다. 스위퍼까지 장착하면 얼마나 더 강해질까.안희수 기자 2023.04.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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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상무 동기' 영수와 호철 '우리가 NC의 미래'

'공룡 군단'이 젊어졌다. 올 시즌 NC 다이노스의 선수단 평균 연령은 27.2세로 KBO리그 최연소다. 2021년 12월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KIA 타이거즈)이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뒤 타선에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지난겨울엔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등이 이적했다. 내부 육성에 집중하면서 NC 기대주들의 경기 출전 횟수가 부쩍 늘었다. 1루수 오영수(23)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서호철(27)도 그중 하나. 두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시즌 초반 타격감이 뜨겁다. 첫 11경기 타율이 오영수는 0.314(35타수 11안타) 서호철은 0.375(24타수 9안타)이다.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으로 팀 타선에 활력을 더한다. 임선남 NC 단장은 "두 선수는 내야 세대교체의 핵심인데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입단 기준으로는 오영수가 '선배'다. 오영수는 2018년 신인 2차 2라운드 19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서호철은 1년 뒤인 2019년 2차 9라운드 87순위 지명자다. 하지만 대졸인 서호철의 나이가 네 살 더 많아 둘은 선·후배가 아닌 형·동생으로 지낸다. 2군 생활을 함께했는데 2020년 5월 상무야구단까지 동시 합격, 눈물 젖은 빵을 같이 먹었다.오영수는 "호철이 형은 상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더 대단한 건 그걸 매일 했다는 거"라며 "식단 조절까지 해서 복근이 나오기도 했다. 2인 1실 생활관에서 같이 자면서 많이 배웠다. 믿음직한 분대장이었다"고 껄껄 웃었다. 서호철은 "영수가 어리지만 어른스러운 게 많다. 상대의 고민을 들을 줄 알고 반대로 표현할 줄도 안다. 하나에 꽂히면 파고들어 해결하는 스타일인데 나와 대화 코드가 잘 맞다"고 맞장구를 쳤다.지난겨울 둘은 다른 곳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오영수는 지난 1월 초 2주가량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 훈련했다. 에이전트가 장소를 주선해 '더 볼 파크(The Ball Park)'라는 야구센터에서 타격 메커니즘을 점검받았다. 서호철은 호주 프로야구리그(ABL) KBO리그 연합팀인 질롱 코리아에서 경기를 뛰었다. 쉴 틈 없이 훈련하고 2월 미국 애리조나 구단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니 기량이 부쩍 늘었다. 서호철은 "송지만 타격 코치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코치님이 믿어주시고 서로 혼란이 오지 않게 (생각했던 걸) 계속 밀고 가자고 하시더라. 코치님이 믿어주셔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다"고 공을 돌렸다. 오영수도 "(야구센터에서) 요즘 야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트렌드를 배웠다"며 "코치님 스타일상 개인의 메커니즘이나 루틴을 정말 존중해주신다. 무서운 타자가 아니더라도 까다로운 타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둘은 될성부른 떡잎이다. 서호철은 상무 소속이던 2021년 퓨처스리그(2군) 타격왕 출신이다. 오영수의 지난해 2군 타율은 0.387로 4할에 이른다. 1.5군으로 분류됐던 두 선수는 올해 도약했다. 2루수와 3루수를 번갈아 가면서 맡는 서호철이 던지면 1루수 오영수가 받는 장면이 연출된다. 서호철은 "내가 못해도 뒤에서 이렇게 해주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영수가 1루에 있으니까 수비하는 게 편하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오영수는 "호철이 형은 그라운드에 있으면 활기차다. '영수야'라고 부르면 어떤 말을 할지 알 거 같다"며 "1군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좀 더 뜻깊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두 선수 다 NC가 특별하다. 오영수는 창원 출신에 마산 연고 용마고를 졸업했다. 고졸 미지명자인 서호철은 동의대 졸업 후 가까스로 프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래서 기회가 더 소중하다. 서호철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절실하다. 프로에 한 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는데 NC라는 좋은 팀에 와서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게 영광스럽다"고 했다.스타일은 정반대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같은 배트(길이 33.5인치, 무게 870g)를 사용하지만 미세하게 다르다. 장타를 노리는 오영수는 배트 헤드에, 정확도가 우선인 서호철은 배트 중간에 밸런스가 잡힌다. 하지만 바라보는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서호철은 "지난해보다 성장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영수는 "100경기 이상 출전에 두 자릿수 홈런이 목표다. 무서운 타자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4.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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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4년 만에 친정 복귀 양의지 "2020년 우승 때문에 못 돌아올 줄 알았죠"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우승했다. 우승하고 잘 안 우는데, 그때는 격하게 다가와서 눈물이 나더라."역시 친정은 친정이다. 두산 베어스로 돌아온 양의지(36)가 지난 4년 동안 느꼈던 그리움에 대해 전했다.양의지는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입단식을 치렀다. 지난 2019년 NC 다이노스와 4년 총액 125억원에 계약했던 그는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혔고, 4+2년 152억원을 제시한 친정팀 두산의 계약서에 서명했다.양의지는 "떠난 후 상대 팀으로 만날 때 두산 벤치를 많이 쳐다보게 됐다. 그리움이 남아서 그랬던 것 같다"며 "가장 컸던 건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우승했을 때다. 우승한 후 잘 안 우는 편인데, 그때는 격하게 다가와 눈물이 나더라"라고 돌아봤다. 그는 "그것(두산을 상대로 우승) 때문에라도 두산으로 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팬분들께서 작년 '다시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셨다. 원정 호텔 앞에도 찾아와 얘기해주셨다. 거기에 힘을 많이 얻어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았나 한다"고 했다.양의지와 함께 왕조를 시작했던 두산은 지난 시즌 부진했다. 2년 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랐던 두산은 지난해 창단 첫 9위에 머물렀다. 양의지는 "상대 팀으로 있을 때 두산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느꼈다"며 "후배들에게 내 모든 걸 다 주고 싶다. 기존에 있던 김재환, 허경민, 최원준 등이 같이 힘을 모아서 두산이 다시 강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내 역할이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 좋았던 모습을 찾으려면 경기장에서 빨리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이승엽 감독님께서 새로 오셨으니 두산도 더 힘을 얻을 것 같다"라며 "2023년이 걱정되기보다는 기대된다. 빨리 야구장에 나가 팬들에게 (우리의 야구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했다.그는 "상대편으로 만나는 두산은 정말 부담스럽다. 홈런도 많이 치고 빠른 선수도 있다. 수비도 좋아서 경기를 이기기 힘든 팀이었다"며 "작년에는 뭔가 안 풀리는 경기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안 풀리는 경기를 빨리 잊고 정비했어야 했는데, 부상 선수들도 많았다. 그런 문제들이 하나 하나 꼬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또 "9위를 했더라도 언제든 반등할 수 있는 팀이 두산이라 생각한다. 좋지 않았던 부분을 빨리 찾아 동료들과 힘을 모아 올해를 좋은 시즌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한 가지 더 그리웠던 게 있다. 그에게 안타와 홈런을 주문하던 두산의 응원가다. 양의지는 "요즘 유튜브로 몇 번 다시 들어봤다. 귓가에 맴돌고 있다"며 "만약 첫 타석에 그 응원가가 나온다면 집중이 안될 것 같다. 약간 소름 돋을 거 같다"고 웃었다. 또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주셔서 불러주시면 저도 힘을 많이 받아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도 덧붙였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1.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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