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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현장] "6년을 기다렸다" 현대차 미래연구소 착공에 들썩이는 '원효로'

서울 용산구 원효로 일대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미래항공 모빌리티(AAM) 연구소 철거 착공 소식에 들썩이고 있다. 원효로 4가에는 과거 현대차그룹이 초고층 복합업무 시설을 지으려고 했으나,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된 뒤 약 6년이나 방치된 원효로 사옥이 위치해 있다. 원효로 주민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AAM 착공 소식에 기대감을 갖는 눈치다. 원효로 사옥 부지가 개발되면서 일대 상권은 물론 산호아파트 재개발, 인근 산천동 일대까지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벌써 착공? 깜짝 놀란 원효로 지난 1일 원효로 4가 114-40 현대차그룹 원효로 사옥에 도착하자 안전모를 쓴 관계자와 바쁘게 움직이는 중장비가 눈에 들어왔다.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원효로 사옥을 철거하는 인력과 장비였다. 틈을 비집고 현장 안을 들여다보자 과거 원효로서비스센터로 쓰였던 건물 외벽에 새겨진 '기술의 현대, 세계의 현대'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현대차 그룹은 2021년 12월 이 자리에 현대차의 미래 성장 동력인 AAM 연구소를 세운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대 규모 지하 5층~지상 7층, 연면적 6만7000㎡(약 2만평)의 도심형 미래연구소를 짓고, 1만4000명의 연구 인력을 이곳에 모은다고 공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발표에도 인근 주민들은 반신반의했다. 2017년에도 현대차그룹이 이 자리에 최고 48층 높이의 호텔과 업무기능을 결합한 복합 시설을 짓는다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서울시의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당시 서울시가 원효로 사옥이 개발되면 주변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동요할 수 있고, 시가 앞장서 여의도와 연계한 '용산마스터플랜'에 따라 개발을 해야 한다면서 협조를 잘 안해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은 빠른 속도에 놀라는 눈치다. 원효로 사옥 옆에 위치한 산호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는 주민 A 씨는 "현대차그룹이 연구센터를 세울 거라는 말은 들었는데 솔직히 이렇게 빨리 시작할 거란 기대는 안했다"며 "거의 6년을 사업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만 하던 부지였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도 한 3~4년은 있어야 삽을 뜨겠지' 싶었다"고 했다. 원효로 4가는 이 지역에서도 개발이 필요한 대표 지역으로 꼽힌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번번이 미뤄지면서 인근 상권이 침체했고, 인프라도 낙후했다는 것이다. 설상가상 2017년 1월13일부로 원효로 사옥에 남아있던 원효로서비스센터가 모두 이전하면서 건물이 모두 비었고, 동네 활력이 떨어졌다. 지역민들의 우려는 늘었다. 주민 B 씨는 "원효로서비스센터가 이전하면서 왕래하는 사람도 부쩍 줄었다. 몇 년째 방치되면서 노후된 시설만 남았다"며 "해가 지면 이 근방은 아이들에게 가급적 혼자 걷지 말고 큰 길로 다니라고 당부한다"고 전했다. AAM 연구소 착공과 함께 동네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AAM 연구소 조감도가 상당히 멋지게 나왔고, 1만4000명의 연구원들이 이쪽으로 오는 것으로 안다"며 "원효로 4가와 전자상가 라인으로 이어지는 곳에 모인 상권은 돈이 돌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규제가 많은 아파트보다는 원효로와 용문시장 근방의 꼬마빌딩 매수를 문의하는 이들도 늘어난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적 입지…산호·산천동도 '화색' 원효로 사옥은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의 첫 출근지라는 상징성 외에도 이상적인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울역과 광화문 등 시내 접근성이 탁월하고, 여의도와 연결되는 길목에 있다. 원효대교와 63빌딩, 여의도 금융가 등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는 풀 한강뷰도 원효로 사옥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서울시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가깝다. 정비사업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원효로 사옥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며 "서울시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부지 옆에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그냥 남겨둘 수 없는 곳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7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하면서 "미래도시 키워드를 담아 글로벌 도시 경쟁력과 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신중심지로서의 국제업무지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원효로 사옥의 착공 소식에 원효로는 물론 인접한 산천동 일대까지 화색이 돌고 있다. 가장 들썩이는 곳은 '용산의 진주'로 불리는 산호아파트다. 최고 높이 47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산호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 4년 만에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재건축 사업의 7부 능선으로 꼽히는 사업시행인가도 코앞이다. 산호아파트는 당초 35층으로 재건축을 하기로 했으나,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부담금이 폭등하자 설계안을 바꿨다. 산호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재건축 추가 분담금 이슈 등으로 산호아파트 거래가 씨가 말랐다"면서도 "AAM 연구소가 착공하는 건 산호아파트의 미래 가치에 청신호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산호아파트 인근에는 1000세대 이상의 산천동 리버힐삼성아파트와 도화동 도화우성아파트 등이 리모델링과 재건축 등을 추진 중이다. 리버힐삼성에 거주하는 C 씨는 "원효로 사옥까지 걸어서 출근 가능한 거리다 보니 젊은 연구원의 수요도 늘어나지 않겠느냐"며 "AAM 연구소 설립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산호아파트와 이 일대 아파트까지 번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2.06 07:01
부동산

"이번에는 진짜죠?" 천지개벽 용산 개발 청사진에 지역민 반응 보니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이 10년 만에 재추진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이 들썩이고 있다. 용산 주민들은 "이번에는 진짜 추진되는 것 맞나"라며 의심하면서도 정부와 서울시의 청사진 발표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6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하고 용산정비창 일대를 용산 국제업무지구로 만드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이번 개발의 핵심은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선 업무·상업 중심지로의 변모다. 서울시는 주거·상업·업무 기능이 복합된 고밀도 개발을 위해 이곳을 첫 '입지규제 최소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용산정비창은 용도지역에 따른 입지규제를 받지 않고, 법적 상한 용적률 1500% 이상의 초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오 시장은 용산정비창 개발 구상에서 '교통'을 강조했다. 개발 구상에 따르면 교통 허브 구상은 크게 지하·지상·공중 3단계로 나눈다. 지하는 차량 중심의 도로교통체계, 지상은 사람이 다니는 보행로와 녹지, 공중은 미래항공교통(UAM)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를 위해 공공에서 먼저 12조원가량을 투자해 부지·인프라를 조성한 뒤 민간이 구역을 쪼개 들어오는 방식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모든 사업 영역을 정부가 떠안았을 때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고 개발계획을 수립한 뒤 2024년 하반기 기반시설, 2025년 앵커부지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은 부침이 많았다. 정부와 서울시의 구체적인 청사진 제시에도 지역민들이 반신반의하는 이유다. 용산 주민 A 씨는 "2000년대 중반 국제업무지구 개발 추진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방치된 땅이 개발될 거란 기대감이 이 지역 전체가 기대감에 찼고 아파트 가격도 50% 수준까지 급등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A 씨는 "그런데 개발이 무산되면서 모든 것이 원위치가 됐다. 국제업무지구도 흙바닥을 내보인 채로 10년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07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시절 이 부지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 포함하며 동북아 최대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하는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시행사인 '드림허브'의 부도로 2013년 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이후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1만여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민 등의 반발로 추진되지 못했다. 국제업무지구는 약 50만㎡로 여의도 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한다. 국제업무지구 인근에 사는 B 씨는 "용산에 국제업무지구처럼 노는 땅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원효로4가 현대자동차 부지 등도 함께 개발돼 어두웠던 동네가 좀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용산은 서울 도심, 지리적 중심지이자 철도 교통의 요충지로 잠재력이 높은 서울의 미래 중심지로 주목받아 왔으나 그동안 많은 부침을 겪었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차질 없이 실행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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