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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IS시선] 또 무엇이 ‘영끌’ 부추기나

또다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이라는 단어가 살아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면서 가계대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보통의 직장인 연봉으로 서울의 집을 살 수 없는 시대에 ‘영끌’은 언젠가부터 아파트 매입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붙게 됐다. ‘영끌’ 조짐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7월 첫째 주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100.4를 기록했다. 지난 2월 둘째 주를 시작으로 21주 연속 상승했고, 이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서며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넘어갔다. 집을 사려는 수요자가 많아 팔려는 공급자가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의미다. 2021년 11월 둘째 주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 100을 넘어선 것이다. 2021년은 ‘영끌’ 붐이 일어난 시기였다. 높은 집값이 ‘저출산’의 중대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또다시 영끌의 등장은 가히 반갑지 않다. 그럼 무엇이 영끌을 부추기고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복합적인 요소가 있겠지만 정책 자금(신생아 특례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1월 29일부터 6월 21일까지 총 2만3412건, 5조8597억원의 대출 신청이 들어왔다고 공개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에 최저 1.6%의 저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가격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가 대상 주택이다.신생아 특례대출은 지난해 8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저출산 극복을 위한 주거지원 방안’ 중 하나로 제시한 제도인데 되레 부동산 가격 상승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올해 1월 말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이후 2월부터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줄곧 상승하기 시작했다. 박상우 현 국토부 장관도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 원인으로 신생아 특례대출을 꼽으며 “버팀목 대출 등으로 서민을 위해 저리의 전세자금을 빌려줬는데 전세에 대한 과소비를 불러일으켰다”고 시인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0% 올라 2021년 9월 셋째 주(0.20%)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가계대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7월 들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단 나흘 만에 약 2조2000억원이 불어나는 등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급등을 지적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 식 행태를 보여준다. 국토부가 정책 자금으로 가계대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키고 있는데 금감원은 엉뚱하게 은행들을 감시·제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여기에 금감원은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실행을 2개월 연기하며 가계대출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분 대부분이 자체 마케팅 상품이 아닌 정책 자금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토부와 금감원의 엇박자가 가계대출 증가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2024.07.09 07:00
연예일반

‘尹지지’ 김흥국 “큰일 만들고 있어…지원유세, 이천수보다 내가 더 효과”

지난 대선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던 가수 김흥국이 4·10 총선을 앞두고 정치 입문 의지를 시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흥국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 나와 “큰 일좀 만들어 보고 있다. 조만간 발표가 날 것”이라고 밝혀 향후 행보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켰다.김흥국은 지난 4일 유튜브 채널 ‘이봉규TV’에서 진행자인 이봉규 시사평론가가 ‘창당을 하느냐’고 묻자 “창당할 시간은 없다”며 부인했다. 이어 김흥국은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았는데, 곳곳에 저를 필요로 하는 친구, 후배가 많다”고 전했다.‘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 지원 유세를 하느냐’는 질문에 김흥국은 “날아야지 놀면 뭐 하나. 우리 대한민국을 위해서 우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과반수가 좀 넘어야 될 것 아닌가. (국민의힘이) 숫자가 너무 열세다 보니까 윤석열 대통령께서 마음대로 또 못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동작을에 재도전하는 나경원 전 의원 등도 자신이 유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김흥국은 원희룡 전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천 계양을에서 맞붙어서 이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원 전 장관이)워낙 너무 잘하기 때문에, 제주도 출신이긴 하지만 (여당)험지에 가서 살아보겠다는 정신은 대단하다”고 추켜세웠다.이어 최근 원 전 장관을 지원유세를 하고 있는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 이천수를 언급하며 “이천수 씨가 지금 나대신 하고 있는 모양인데, 내가 (지원유세)가면 몇 배 효과는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3.07 08:21
산업

무주택 청년, 청약통장 가입하면 연 2% 주담대 받는다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 청약통장에 가입해 주택을 분양받으면 주택담보대출을 연 2%의 저금리로 받을 수 있게 된다.정부와 국민의힘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 내집 마련 123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확정했다.기존의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 종합저축'을 확대 개편한 '청년전용주택드림 청약통장'은 가입 요건을 연소득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완화했다. 제공되는 금리는 4.5%로 상향된다. 납부 한도는 월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어난다.이 청약통장으로 주택 청약에서 당첨되면 분양가의 80%까지 연 2%대 고정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청년주택드림대출)을 받을 수 있다. 결혼·출산·다자녀 등 요건을 충족하면 추가 우대금리가 적용된다.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청년이 미래 중산층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산 형성, 내 집 마련의 기회를 함께 제공하고 결혼, 출산 등의 생애주기에 맞춰 혜택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했다.기존의 청년 우대형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는 새 청약통장으로 자동 전환된다. 가입 기간과 납입 횟수도 모두 인정받는다.만기가 최장 40년으로 고정·저금리가 적용되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은 2025년 출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연간 약 1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1.24 14:11
프로축구

울산시 행정에 들끓는 팬들의 분노…관중석 철거하고 유스호스텔 건립 '재추진'

울산광역시를 향한 울산 현대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울산시가 문수축구경기장 3층 관중석 일부를 철거해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3층 관중석 최소 5000석을 철거하고 1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인데, 팬들은 무의미한 세금 낭비 행태일 뿐이라며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21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비 190억원(추정)을 들여 문수축구장 내 3층(연면적 4100㎡)을 증축, 유스호스텔 46실 등을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김두겸 울산시장의 공약 중 하나로, 최근 울산연구원을 통한 타당성 조사 용역까지 마친 상태다. 현재는 경기장 일대 체육공원에 지정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특히 최근 김두겸 시장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만나 직접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고, 원 장관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 인허가 등 절차를 거쳐 경기장 내 공사가 진행된다는 게 울산시 관계자의 설명이다.문수축구장 내 유스호스텔을 건립하는 건 10년 전인 민선 5기 때도 추진됐던 사업이다. 당시엔 경기장에서 축구 종목만 열리는 데다 경기장 입장객 수도 적어 축구장 이용률 제고의 일환으로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민선 6기 출범 직후 효율성 부족 등을 이유로 사업이 백지화됐다가, 이번 민선 8기가 들어선 뒤 주변 환경과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 숙박시설 부족문제 해소 등을 명목으로 10년 만에 다시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정작 문수축구장을 찾는 K리그 팬들 입장에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점이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데 반해 이번 사업이 추진되면 관중석이 최소 5000석이 줄어드는 데다, 숙소가 지상 20m 높이에 건립되는 만큼 안전성 등도 우려가 된다는 것이다. 더구나 경기장 인근에 상업시설마저 거의 없는 상황에 유스호스텔이 들어선다고 해도 이용률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굳이 190억원을 들여 관중석을 철거하면서까지 유스호스텔을 건립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주목적이 개발제한구역 해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될 정도다.실제 올해 문수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무려 31만 7352명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수는 1만 7631명이다. FC서울에 이어 K리그 전체 2위다. 지난 9월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 땐 무려 3만 756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10년 전 울산의 평균 홈 관중은 8834명, 유료 관중만 집계하기 시작한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평균 7523명과 9692명이었다는 점을 돌아보면 눈에 띄는 상승폭이다. 최근 기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문수축구장을 찾는 관중 수는 더 많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관중석을 대거 철거하면서까지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겠다는 울산시의 계획은 울산 팬들 입장에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현재 문수축구장 수용인원은 3만 7897명이다.울산시청 게시판 시민다듬이방에도 “적자개선을 위한 수익성 모델 발굴이라고 하는데, 정말 세금 낭비의 표본이 아닐 수 없다. 건설하고도 안전성에 위험이 따르고 관중석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그린벨트 해제와 건설에 따른 이권개입이 있을 수 있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시장은 건설하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문수구장의 유스호스텔은 흉물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유스호스텔 건설계획을 백지화하라”는 제안글이 올라왔다. 나흘 만에 담당 부서 답변(30명 이상 공감)과 토론장 의제화(200명 이상) 기준을 훌쩍 넘는 700여개의 공감을 받았다.울산의 한 팬도 “수익성 증가를 위해 증축한다는 게 명목이지만, 사실 문수축구장 근처엔 연계할 수 있는 시설이 전무하다. 요즘엔 경기를 보기 위해 3층 관중석에도 팬들이 찾아오고 있다”면서 “문수축구장 3층에 유스호스텔을 건축하면, 아무리 보강공사를 한다고 해도 20년이 넘은 대형 콘크리트 건축물에 예정과 다른 설계를 올리다 보니 대형사고의 위험성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팬들의 비판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유스호스텔 건립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 우선 그린벨트가 해제돼야 하고, 그다음 인허가 등 절차를 진행한 뒤에야 공사에 들어가게 된다. 지금은 체육공원 전체에 대한 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절차도 간소화하기 위해 그린벨트 전체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체육공원 전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사업을 검토하고 있고, 그 안에 유스호스텔 건립이 포함돼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처음 검토했을 땐 기존 관중석의 8000석을 철거해야 한다고 봤지만, (유스호스텔) 하부 공간 높이가 사람 키보다 높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것으로 파악돼 5000석 정도만 철거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 안전성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 초기 단계부터 구조물을 상부에 올렸을 때 안전성이 확보되는지를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검토가 끝났다. 저희도 팬들의 의견을 잘 알고 있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다. 팬들의 목소리는 신중하게 듣고 있고, 팬들뿐만 아니라 구단 의견 등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울산 구단 관계자는 “울산시에서 관심을 가지고 경기장을 리노베이션 하려는 의지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계획안은 우리 경기장에 관중들이 적을 때 상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은 관중들도 많고 좋아진 상태”라며 “(유스호스텔이 아닌) 다른 방식의 투자로 경기장을 더 랜드마크화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는 건 어떨지에 대한 의견이 구단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울산시와도 계속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전했다.김명석 기자 2023.11.22 10:03
부동산일반

[IS시선] GS건설·LH의 예고된 네탓대전..."원희룡 장관님 어디 가셨나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님이 직접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시지 않았나요?" 지난 4월 지하 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13블록 입주 예정자 A 씨가 긴 한숨을 쉬었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설계·감리·시공 등의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고 발표한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지만, 시공사인 GS건설과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재시공 비용 부담을 둘러싸고 '네탓공방'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입주 시기 지연에 따르는 피해에 대해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하겠다던 GS건설과 네 탓만 외치는 LH를 보고 있으면 속이 탄다"며 "한때 우리 사고에 관심을 가져주던 원희룡 장관은 왜 보고만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인천 검단 21블록 입주 예정자인 B 씨도 아파트 생각을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21블록은 지난 6월 감리단에 의해 13개 동 중 4개 동의 지하 벽체 주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LH는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알았음에도 언론 보도 이후에 입주민들에게 문자로 통보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아파트에 정상적으로 입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LH는 보강공사를 주장하면서 재시공 의견을 낸 감리단장을 해임했다. 입주 예정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운 건 국토부와 LH의 태도다. 21블록 입주 예정자들은 국토부에 민원과 면담 요청을 했지만, LH로 이관되거나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태반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마치 폭탄을 돌리는 듯한 각 부처의 태도에 하루하루가 고통이라고 했다. 원희룡 장관을 향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B 씨는 "검단신도시 아파트가 붕괴됐을 때 원희룡 장관이 페이스북 등을 통해 크게 화를 내고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를 걸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데 요즘 국토부 장관의 SNS에는 화려한 해외 순방 소식과 신도시 착공 소식만 가득하다. 서민들의 안전이 달린 부실시공 이슈는 좀처럼 꺼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서민에게 '내 집'은 생에 가장 큰 꿈 중 하나다. 안정적인 내 집이 있어야 자녀를 낳아 기를 수 있으며, 알토란같은 미래를 설계해 나갈 수 있다. 인천 끝자락의 작은 신도시에 비로소 내 집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뻐했던 입주예정자들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불어나는 중도금 이자를 감당할 여력조차 없다. 원희룡 장관은 페이스북에 "국민안전이 최우선이다. 국토부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해왔다. LH와 대형시공사의 끝없는 공방과 국토부와 LH의 '폭탄돌리기'는 국토부 장관의 이런 뜻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이제 입주 예정자들의 "원희룡 장관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라는 슬픈 외침에 장관이 직접 답할 때다. 2023.10.24 07:01
부동산일반

[IS시선] '국피아' '엘피아'...아파트 부실시공은 민관 합작품

"K팝과 K드라마, K건축까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이 글로벌 표준이 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열린 '2023 K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알파벳 'K'가 붙으면 전 세계의 이목을 잡아끄는 가운데 문화를 넘어 건축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말처럼 K건축과 건설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바이의 초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와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 대교'는 모두 K건축과 K건설이라는 빼어난 브랜드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을 갈고닦고, 쌓아서 최첨단 국가로 탈바꿈시킨 K브랜드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문제는 K건축과 K건설의 브랜드력을 깎아 먹는 후진적인 관행이다.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순살아파트' 사태는 K건축·건설의 문제가 아니었다. 퇴직 관료가 유관 기관에 취업해 각종 사업 때 특혜를 받아오는 '관피아'와 민간기업이 만든 합작품이었다. '엘피아(LH+마피아)' '국피아(국토교통부+마피아)'는 퇴직과 동시에 회전문처럼 관련 기업으로 향했다. 엘피아들은 건설업계의 3권(설계·시공·감리)을 쥐고 있는 주요 업체에 들어가 LH와 수의계약이나 감리를 할 때 민간 기업의 잘못을 눈감아줬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국피아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난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 퇴직자 60명 중 전체 재취업자 93%에 해당하는 56명은 유관 기관과 협회에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3명은 건설·주택 관련 협회 및 협회 산하조직에 취업했다. 공공기관(18명), 교통 관련 협회 및 협회 산하조직(14명), 민간기업(4명), 기타 유관 기관(1명) 등에서도 일하고 있다. 특히 대한건설협회의 경우 최근 5년간 국토부 퇴직 공무원 3명이 부회장, 본부장으로 재취업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LH는 물론 국토부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이권 카르텔' 혁파를 위한 조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K브랜드는 이제 세계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다. K건축과 K건설을 향한 세계인의 호감도도 상승 중이다. 그러나 관행이라는 미명 아래 엘피아·국피아들이 민간기업과 손잡고 부실한 건물을 짓기 시작할 경우 K브랜드는 결코 날아오를 수 없다. "더욱 강도 높은 잣대로 수술하고, 스스로 매를 들 것"이라던 원 장관의 약속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이유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19 07:00
산업

원희룡 "규제 양산 않고 설계·시공·감리 견제시스템 구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건설 산업 혁신 방안'을 마련 중인 정부가 규제·처벌을 양산하기보다는 설계·시공·감리의 상호 견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밝혔다.국토교통부는 6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건설산업 정상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어 오는 10월 발표할 건설 산업 혁신 방안의 기본 방향을 논의했다.TF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아 운영하며, 국토연구원·국토안전관리원·건축공간연구원, 한국조달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이날 회의에서 원 장관은 "규제와 처벌 엄포를 놓고, 거론되는 모든 정책 수단을 열거해 대책을 발표했지만, 막상 실효성과 현장에서의 수용도는 고려하지 않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단순한 규제, 처벌을 늘리기보다는 발주자의 관리 책임과 설계·시공·감리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하는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원 장관은 "설계·시공·감리에 단편적으로 접근하다 보니 발주자가 현장에 관여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설계·시공·감리의 견제 및 소통,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건설업 전반의 연관 관계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TF 위원들 사이에서도 규제가 미비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또 건설 현장에서 너무 많은 주체에게 권한이 분산돼 책임이 모호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각자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원 장관은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해선 "정성평가가 너무 많다"면서 "직전에 퇴직한 전관이 있으면 '전문가 보유 점수'를 가장 좋게 받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지만, 이 부분만 고쳐서는 안 되기에 깊이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종합심사낙찰제는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지나친 가격 경쟁, 부실 공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보통 정량평가가 20%, 정성평가가 80%를 차지한다.가격 외에도 공사 수행 능력이나 사회적 책임 이행 여부 등을 반영해 입찰자를 선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평가자들의 주관이 크게 작용해 전관 업체 우대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국토부는 TF 논의 결과와 전국 무량판 구조 아파트 안전 전수점검 결과를 토대로 건설산업 혁신 방안을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06 14:25
부동산일반

[랜드 IS리포트] 온라인은 '무량판 갈라치기' 한창...부실 아파트 공화국의 슬픈 자화상

지난 4월 검단 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에서 시작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철근 누락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시공사인 GS건설에 최장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가운데, 해당 아파트처럼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무량판 구조의 민간 아파트 리스트가 공유되면서 이른바 '무량판 갈라치기' 논란도 벌어지고 있다. 주홍글씨된 무량판 "문제는 '철근누락'이지 무량판 구조가 아닙니다. 무량판 구조로 갈라치기하는 사람들 때문에 2차 피해가 우려됩니다."A 씨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에 살고 있다. 유명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가 적용됐고, 소위 말하는 상급지에 있는 단지다. 그러나 최근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 명단에 거주 중인 단지명이 거론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혹시라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가치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돼서다. A 씨는 "요즘 무량판 구조 아파트 명단이 온라인에 떠돌면서 단지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근거 없는 비난이 나온다"며 "입주민대표회의가 나서 명예훼손으로 고발이라도 해야 하나싶다"고 했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민간 아파트 리스트가 떠돌고 있다. 서울은 물론 지방권까지 동네와 단지명까지 적시돼있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리스트에는 매매가가 수십억 원을 넘나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명이 다수 적혀 있었다. 무량판 구조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구조 확인법까지 떠돈다. '건축물대장에 철골철근콘크리트라면 무량판 또는 기둥식'이라거나, '평면도에서 회색으로 표현된 부분이 있으면 무량판식'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다.무량판 구조가 적용되지 않은 것을 홍보 포인트로 삼기도 한다. 경기도 남양주시 '해링턴 플레이스 다산파크' 분양 업체는 홍보 문자에 "철근 콘크리트 벽식 구조"라는 소개글로 주목받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무량판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몇몇 신축 아파트 입주자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무량판 구조를 채택하지 않았다면서 환영의 글을 적은 현수막을 걸어 눈길을 끌었다. 무량판은 죄가 없는데… 무량판 공법은 보 없이 기둥 위에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얹는 공법이다. 수평 기둥인 보가 있는 기둥식(라멘) 구조 대비 건축비와 공사 기간의 절감 효과가 상당하다. 공간 활용에 유리하고 층간소음이 비교적 적어서 인기를 끌었다. 도면에 따라 정확하게 짓는다면 안전하다. 실제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삼성동 아이파크는 2013년 중형 헬기가 24~26층에 충돌했지만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됐다. 1970년대 지어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무량판 공법의 시초로 알려진다. 하지만 최근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에서 잇따라 부실시공이 드러나면서, 무량판 구조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이다. 물론 무량판 구조는 설계 도면에 따라 제대로 짓지 않을 경우 사건사고가 터질 수 있다. 1995년 붕괴돼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 삼풍백화점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월 외벽이 붕괴된 광주 화정 아파트 역시 무량판 공법을 사용했다. 온라인상에 '무량판 포비아'가 번진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는 안전하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는 주거공간에서 많이 쓰인 검증된 공법"이라며 "검단 신도시 아파트 사례처럼 철근 누락은 시공의 문제인데, 무량판 공법까지 위험하다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은 아쉽다"고 했다.무량판 구조 공법 자체가 아니라 공법대로 설계와 시공, 감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에 대한 과한 공포심을 심기보다는 앞으로 무량판 구조에 대한 설계 및 시공 지침서 등을 도입해 철저히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도 무량판 공법 포비아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293개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이르면 9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건축구조 등 민간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무량판 긴급점검 기술자문위원회' 심의를 통해 판정기준 및 안전점검 매뉴얼을 확정하고 있다. 김규철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향후 전국 무량판 아파트의 전수조사가 철저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지자체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주거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30 07:01
산업

국토부, ‘철근누락’ GS건설 10개월 영업정지 처분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 누락으로 붕괴 사고를 촉발한 GS건설에 대해 10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이 추진된다.국토교통부는 27일 오후 원희룡 장관 주재로 회의를 한 뒤 "사고 책임 주체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처분키로 했다"면서 이같이 발표했다.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검단아파트 시공업체인 GS건설 컨소시엄 및 협력업체에 대해 부실 시공을 이유로 국토부 장관 직권으로 영업정지 8개월을 추진키로 했다.국토부는 또 불성실한 안전 점검 수행 등의 이유로 서울시에 GS건설 컨소시엄에 대한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건설사업관리자인 목양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에 대해서는 고의 또는 중대 과실을 이유로 6개월간의 영업정지를 처분할 방침이다.국토부는 이와 별개로 경기도에 건설공사 주요 구조에 대한 시공·검사·시험 등을 빠뜨렸다는 점을 이유로 이 업체에 2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국토부는 설계업체인 유선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에 대해선 서울시에 자격등록 취소 내지 업무정지 2년을 요청키로 했다.또 관계 전문기술자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국토청장이 자격정지 1년을 처분키로 했다.나아가 국토부는 설계·시공·감리 업체의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하기로 했다.이와 관련 GS건설은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기대와 책임에 부응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8.27 15:04
부동산일반

LH, '철근누락' 이후 전관업체와 648억원 계약…전면 취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설계·감리 등 용역계약 체결 절차를 전면 중단한 데 이어 이미 체결을 마친 전관 업체와의 용역계약까지 해지하기로 했다.LH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의 철근 누락 사실을 발표한 지난달 31일 이후 체결된 전관 업체와의 계약이 해지 대상으로, 648억원(11건) 규모다.입찰 또는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설계·감리 용역 23건에 대해선 후속 절차를 전면 중단했다. LH는 20일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로 열린 'LH 용역 전관 카르텔 관련 긴급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LH는 용역 업체와의 통화, 임원 확인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31일 이후 전관 업체가 참여해 계약을 체결한 설계 공모는 10건(561억원), 감리용역은 1건(87억원)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계약은 취소한다.전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와의 계약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7월 31일 이후 입찰 공고와 심사 절차를 진행한 설계·감리용역 23건은 후속 절차를 중단한다.낙찰자를 선정하지 않은 용역은 설계 11건(318억원), 감리 12건(574억원)이며, 모두 892억원 규모다. 이들 용역은 공고를 취소한다.LH는 계약을 취소한 용역과 향후 발주할 용역에 대해서는 LH 계약·심사 관련 내규를 신속히 개정해 전관 업체 입찰을 배제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설계·감리 용역 업체 선정 때는 LH 퇴직자 명단을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퇴직자가 없는 업체에는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즉시 시행하기로 했다.전관 업체의 설계·감리 용역 전면 배제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선 기획재정부의 특례 승인이 필요하다.국토부는 LH 퇴직자 및 전관 업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관리하기로 했다.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 심사 대상은 2급 이상 퇴직자로 LH 직원의 5.4%에 해당한다. 이들을 제외하곤 재취업 정보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다.LH가 최근 5년 내 LH와 설계·감리 계약을 맺은 적 있는 업체를 전수조사해 퇴직자 및 전관 업체 DB를 구축하고, 앞으로 진행되는 설계·감리 참여자에 대한 DB를 수시로 갱신하기로 했다.LH 퇴직자의 취업제한 대상 기업도 확대한다. 지금은 자본금 10억원 이상, 매출 100억원 이상인 기업에 취업할 때만 취업심사를 받도록 해 취업심사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국토부는 이런 방안들을 담아 10월 중 건설 분야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원희룡 장관은 "전관을 고리로 한 이권 카르텔은 공공의 역할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민간 자유 경쟁시장을 왜곡시키고 공정한 경제 질서를 정면으로 파괴하는 행위"라며 "건설산업 제2의 도약을 이끌어야 할 미래 세대에게는 기회를 빼앗는 세대 약탈 행위"라고 비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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