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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제11회 들꽃영화상 대상 ‘절해고도’, 이름을 남기다

지난 5월29일에 열린 제11회 들꽃영화상 시상식의 최대 이변은 대상 수상작이었다. 극영화 감독상과 다큐멘터리 감독상 후보 모두를 대상으로 해서 그중 최고작에 수여하게 되는 그랑프리 대상을, 올해는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가 차지했다. 시상식 내내 각본상, 주연상, 감독상 등에 호명되지 않아서 김미영 감독 스스로도 살짝 수상을 포기하고 있던 터였다. 시상자인 정지영 감독이 대상을 호명할 때 시상식이 열린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1관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절해고도’는 지난 9월 개봉 당시 단 4046명의 관객만이 들었던 영화였다. 들꽃영화상은 외면 받은 수작의 독립영화를 다시 모아 재평가의 기회를 얻게 한다. ‘절해고도’는 상업적인 성공은 거두지 못했을지언정 작품성만큼은 제대로 인정을 받게 된 셈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독립영화는 죽어도 이름을 남긴다.들꽃영화상은 사전에 수상자를 공표하지 않는 영화상이다. 그런 점에서 귀감이 된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되기에는 주최 측의 지난한 노력이 있었던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심사를 끝내고 시상식이 있기까지 약 2주 정도는 들꽃영화상 운영위원회는 수상자(작) 공개 ‘압력’에 시달린다. 수상을 하면 참석하고 그렇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겠다, 혹은 참석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게 되기 때문이다. 스타급 배우들이 참석하면 행사의 흥행으로 이어지기 쉽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칸영화제도 개인상(주연상)을 받는 사람에게 시상식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정도로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대놓고 당신, 상을 받는다고 말해주지는 않는다. 들꽃영화상이 스타 섭외라는 멍에의 굴레를 벗어나 있는 것은 독립영화 배우라 스타성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겠다. 그러나 그것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금까지 수상한 사람들 면면을 보면 ‘기생충’의 최우식도 있었고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김선영 같은 배우도 있다. 스타들이 시상식에 대해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갖게 하느냐는 그 시상식이 지켜내야 할 모토 같은 것이다. 들꽃영화상은 총 16개 부문(사전제작지원 부문, 특별상 혹은 공로상 부문 포함) 후보 거의 전원이 참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들꽃영화상의 심사 방식은 비교적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더욱 특징적인 것은 출품 형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의 영화상은 출품을 해야 후보 자격을 얻는다. 출품이 원칙이다. 그래서 왜 이렇게 좋은 작품이 후보에도 오르지 못 했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과거 이창동 감독의 작품 중 ‘버닝’이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상을 탔지만 청룡영화상에서는 상을 못 탄 이유는 청룡영화상에는 출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들꽃영화상은 지난 해 3월1일부터 올해 2월말까지 극장에서 단 하루라도 상영된 독립영화 전편을 대상으로 한다. 올해 1차 심사 대상은 176편이었다. 들꽃은 총 네 차례 정도의 심사 과정을 거치는데 176편 중 절반 정도를 운영위원회가 걸러내는 것이 1차이고 그 절반을 두고 8명의 예심위원들이 투입되는 것이 2차 예심이다. 또 거기서 뽑힌 36편 정도의 작품으로 5명의 심사위원이 심사하는 3차 본선이 있다. 특히 올해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본심에서 뽑힌 16편 중에서 다시 최종심을 갖는다. 이 최종심은 일종의 미국 아카데미 방식으로 지난 회까지 수상을 한 모든 수상자들이 투표를 하고 이를 집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뽑혀진 작품이 올해의 16개 부문 영화들이다.한편 들꽃영화상이 국내의 영화제, 영화상과 두드러진 차별성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지원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민간과 영화인들의 순수한 후원 협찬으로 운영된다. 늘 예산 부족에 허덕이지만 비교적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상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올해의 수상작들은 7월2일~6일간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제2관에서 재상영된다. 상영 스케줄은 추후 자료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6.1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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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미키17’이 워너가 마음에 안 들어 연기한다고? 사실은..[전형화의 직필]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미키17’을 두고 말들이 무성하다. 개봉이 연기된 게 처음에는 칸영화제를 겨냥한 큰 그림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워너브라더스 홀대론까지, 말과 말이 쌓여 더 큰 말들을 만들고 있다.참다 못한 봉준호 감독이 작정하고 입을 열었다. 봉 감독은 지난 9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된 ‘저주받은 아이들’ 관객과의 대화에서 “잘못된 기사들이 자꾸 나와서, 오보들이 나와서 속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이틀 전 미국매체 월드오브릴에서 현지 영화기자 다니엘 리치먼의 말을 빌려 “봉준호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미키17’을 공개하고 싶어했으나 워너브라더스 측이 봉 감독의 감독판을 못마땅하게 여겨 내년 1월로 개봉이 미뤄지게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스튜디오에서 봉 감독에게 조금 더 대중적인 버전으로 최종본을 편집하길 요구했으나 봉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해당 매체는 ‘미키17’ 감독판이 극장에서 개봉되지 않을 예정이라고까지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 내용이 국내에도 전해지면서 영화팬들 사이에 일파만파되자 봉 감독이 직접 정정한 것.봉준호 감독은 “애초부터 저는 그 영화를, 디렉터스 파이널 컷(감독 편집본)으로 계약을 했고, 저의 편집본으로 작년 11월에 잘 마무리 되서 끝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스튜디오(워너브라더스) 분들도 되게 점잖은 분들이어서 상호 존중 하에 영화가 잘 끝났습니다”라고 덧붙였다.또 봉준호 감독은 “그래서 이제 마케팅 시작, 홍보 시작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정상적으로 내년 1월에 개봉이 되는 건데”라며 “미국의 어느 그, 모르겠어요. 잘 알 수 없는 인터넷 매체에서 자꾸 이상한 추측성 기사를 내는데, 또 한국 영화 사이트에 옮겨져 오다 보니까. 자꾸 주변에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봐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주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되고 있다”고 말했다.‘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이 2019년 ‘기생충’으로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차지한 이후 내놓는 첫 작품이다.에드워드 애쉬튼의 소설 ‘미키7’을 각색한 영화로 얼음 세계 니플하임을 식민지로 만들기 위해 파견된 인간 탐험대의 일회용 직원 익스펜더블의 이야기를 그린다. 할리우드 톱스타 로버트 패틴슨,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등이 출연해 전세계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았다.하지만 지난 1월 미국 버라이어티에서 올해 3월29일 개봉이었던 ‘미키17’ 개봉이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연기됐다고 보도한 뒤 각종 설이 난무했다. 국내 영화계에선 ‘미키17’ 개봉 연기가 올해 칸국제영화제 공개를 염두에 둔 것이란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기대를 부풀렸는데, 정작 워너브라더스가 북미에서 내년 1월31일, 한국에선 1월29일 개봉이라고 공식 발표하자 그런 기대가 이내 짜게 식었다. 이후 버라이어티에서 워너브라더스에서 봉준호 감독 버전에 대한 반응이 안 좋았다는 후속보도가 이어지자, 국내에서도 1월말 개봉은 한국은 설시즌이라지만 미국은 비수기가 아니냐며 홀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보도들이 이어지자 봉 감독은 지난 4월14일 내한한 조지 밀러 감독과 ‘퓨리오사:매드맥스 사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미키17’ 후반작업을 사실상 지난해 11월 마무리했으며, 리터치 등 후속 작업만 하고 있다”고 귀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홀대론이 이어지자 직접 입을 연 것이다.사실 ‘미키17’ 개봉 연기 소식은 지난 1월 버라이어티에서 처음 보도되긴 했으나, 국내 영화계에선 지난해 11월부터 봉준호 감독 지인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지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후반작업 일정이 안 맞아 개봉이 연기될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일찌감치 흘러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할리우드에선 영화 촬영이 끝나면 편집이 들어가기 전 촬영본에 락(접근금지)을 걸어둔다. 이후 해당 촬영본을 언제까지 편집해야 한다는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다. 그 편집이 끝나면 CG 등 후반작업이 언제까지 진행돼야 한다는 데드라인이 역시 정해져 있다. 감독마다 계약조건이 다르긴 한데, 봉준호 감독은 스스로 밝혔듯이 애초 감독편집본으로 개봉한다고 계약했기에 파업 여파로 미뤄지긴 했지만 해당 일정을 정해진 시간 안에 적확히 마쳤다. 파업 여파로 일이 미뤄졌을 때는 봉 감독은 국내에서 늘 그랬듯 즐겨 가는 커피숍에 가서 하루 종일 글을 썼다. 그 커피숍에 우연히 갔던 봉 감독과 친분이 없는 한 후배 감독이 그 광경을 보고 차마 인사는 못하고 돌아와서 자신을 크게 돌아봤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봉 감독은 그 와중에도 아끼는 후배인 영화 ‘잠’ 유재선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선배 감독이 재능 있는 후배 감독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 돈 되는 일도 아닌데, 자기 일처럼 직접 발품까지 파는 경우는 드문 터라, 지인들 사이에선 “저러니 복을 받지”란 말도 돌았다. 봉 감독은 그렇게 어떤 말들이 떠돌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자기 영화를 세상에 선보일 날을 꼼꼼히, 아주 꼼꼼히 준비하고 있었다.다만 봉준호 감독은 과거 ‘설국열차’ 미국 개봉 당시 미국 배급사 대표 하비 와인스타인의 악명 높은 가위질에 당한 전례가 있어서, ‘미키17’은 특히 감독편집본을 처음부터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오스카 위너’ 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니 감독편집본이 극장에서 개봉되지 못할 것이란 보도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미뤄 짐작할 만하다. 봉준호 감독은 현재 ‘미키17’ 개봉을 준비하는 한편, 차기작인 애니메이션 준비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키17’ 개봉을 기다리는 건, 그 누구보다도 봉준호 감독 자신일터다.믿고 기다리고 보는 감독이란 말에 ‘봉준호’ 이름 석자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차분히 기다리면 보면 봉준호의 매직이 스크린에 구현되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4.06.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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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혼란한 극장가 구세주는 결국 관객

스크린 독과점 얘기가 다시 고개를 쳐들고 있고 넷플릭스 무한독주 시대란 말이 거의 정설로 굳혀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법과 제도,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겠지만 결국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는 길은 관객과 수용자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단 소비자들이 영화에 대한 감별 능력을 높이면 특정 사업자가 아무리 배급과 유통을 밀어 붙인들 그것 만이 능사가 되는 일은 생기지 않기도 하는 법이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영화들, 의미 있는 영화들이 진열대 위에서 반짝반짝, 도드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영화에 대한 글쓰기, 리뷰, 비평 등 영화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이유다. 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극장가에 이변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그다지 좋은 신호는 아니다. 5월의 텐트 폴 영화는 ‘스턴트맨’ ‘혹성탈출 : 새로운 시대’ ‘쿵푸팬더4’였다. 유니버설, 월트디즈니, 드림웍스 등 모두 할리우드 메이저들이다. 메이저 영화라고 다 잘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성적들이 기대에 너무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홍보마케팅에만 35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진 작품들이다. 이중에서 ‘스턴트맨’은 아주 된서리를 맞은 케이스인데, 현재 21만을 갓 넘긴 정도다. 이건 거의 재앙 급 수준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무엇보다 원작을 재창조해 내는 신선도가 약한 영화인 건 분명하지만 ‘스턴트맨’의 흥행 나락은 할리우드 영화들에게도 적신호가 켜졌음을 시사한다. 국내 시장이 이상하게 왜곡되고 있다는 진단들이 속출하고 있다. ‘혹성탈출’ 시리즈가 아무리 한국에서는 안 먹히는 작품이고, 그래서 디즈니가 애를 쓰고 있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100만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악마와의 토크 쇼’같은 작은 영화가 7만 8000여명의 관객을 모은 것은 놀라운 일이다. 작은 영화가 입소문을 탄 전형적인 사례인데 사람들이 시리즈물에 지쳐 있고 좀 더 새로운 얘기들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워너브라더스가 배급한 ‘정말 괜찮은’ 영화 ‘챌린저스’가 여기에 비해 7만 5000여명을 모으는 데 그친 것은 약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 있다. 이건 도무지 관객들의 속마음을 짐작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금 관객들은 도대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배급전문가들, 홍보마케팅 전문가들은 지난 시절의 매뉴얼이 전혀, 단 1도 안 먹히는 것이 요즘이라고들 입을 모은다. 어떤 마니아 급 영화 애호가가 ‘챌린저스’는 젠데이아 콜맨보다 조쉬 오코너를 더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했어야 했다고 말했을 때 다들 실소했지만 어쩌면 그게 맞는지도 몰랐을 얘기이다. 관객들의 생각과 영화를 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어쩌면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그 부분이다.한국영화 ‘그녀가 죽었다’가 45만명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다지만 이건 그냥 기분만 좋은 수준이다.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150만의 관객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장 매출이 150억원이 나오고(티켓 1만 5000원 기준) 이걸 극장과 투자배급사가 5:5로 나눈다는 원칙을 잘 지킬 때 75억원이 들어 올 수 있으며 그 때에야 비로소 총 제작비 70억원을 상회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주연배우와 감독이 환하게 웃으며 무대 인사를 다니고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고 있을 때 무대 뒤 기획자와 제작자는 가슴이 타 들어 갈 것이다. 이들의 관심은 이제 얼마나 손실분을 줄일 수 있을까에 모아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영화계는 더욱 숨통을 조이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영화계는 점점 더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수준을 넘어 아무도 영화를 만들지 않는 지경까지 이를 것이다. 지구가 망하기 전에 한국영화계가 먼저 망할 수 있다는 얘기는 더 이상 농담이 아니다.‘그녀가 죽었다’가 어느 정도 버텨야 7월의 ‘탈출 : 프로젝트 사일러스’, 8월의 ‘행복의 나라’에도 그나마 기대를 모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두 작품 모두 이선균의 유작이다. 이미 완성됐던 작품들이고 자칫 극장 개봉이 어려울 뻔 했던 영화들이다. 이선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크지만 영화 흥행은 기본적으로 완성도와 재미가 결정할 것이다. 5월말 개봉하는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 6월 개봉하는 이성민 주연 ‘핸섬가이즈’도 마찬가지다. 현재 영화계는 극장가의 이상한 판을 누군가 뒤집어 주길 원하는 분위기다. 결국 관객 밖에 없다. 극장의 미래는 관객에게 있다. 관객의 눈이 더 밝아지도록,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좋은 정보를 제공하고, 진열대에 더 좋은 영화들이 보이도록 놓아야 한다. 속담과 구전에는 참고할 말이 많다. 늘 그런 법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5.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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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퓨리오사’ 할리우드 공세의 점화

이런 걸 이이제이(以夷制夷)라고 해야 할지 고민은 고민이다. ‘범죄도시4’가 오랑캐는 아니니까. 다만 너무 독주하고 있고 다른 영화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있으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로라도 그 질주를 막기를 바랄 수밖에. 극장 입장에서 볼 때는 일종의 흑묘백묘(黑猫白描)다. 검은 고양이(자본주의)든 하얀 고양이(사회주의)든 쥐만 잡으면 된다라던 과거 중국 지도자 덩샤오핑의 말마따나 극장으로 봐서는 그게 ‘범죄도시4’든 할리우드의 다른 큰 영화든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다. 물론 관객 입장에서는 다른 이야기다. 예컨대 ‘차이콥스키의 아내’나 ‘할리우드 살인사건’, 홍상수의 ‘여행자의 필요’ 같은 영화가 끼어들 틈이 좀 더 주어지면 좋을 것이다. ‘할리우드 살인사건’은 개봉은 했지만 아예 스크린에 걸리지 않았다. 전국 어느 ‘산골짜기’ 극장에 걸렸을 것이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전국 단 1개의 극장에서라도 개봉을 하면 부가판권의 가격이 올라간다. 그래서 개봉은 했다지만 보이지를 않는다.이이제이가 됐든 흑묘백묘가 됐든 ‘범죄도시4’가 천만을 넘는 순간부터 할리우드의 대공세가 시작될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중 ‘쿵푸 팬더4’는 전초전으로서 할 만큼 했다. 175만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스턴트 맨’은 완전 흥행에 실패했고, 막 개봉한 ‘혹성탈출 : 새로운 시대’는 미안하지만 크게 기대할 작품은 아니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과거 찰턴 헤스턴 주연 영화였던 1968년작 ‘혹성탈출’ 원판을 뛰어 넘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그건 어차피 올드한 평론가의 생각이고 젊은 관객들은 원작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1968년 작품의 그 묵시록적이고도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흥행의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리메이크 시리즈는 그걸 액션으로 분칠해 버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일종의 ‘철학의 빈곤’이 작품의 의미 뿐 아니라 재미까지 분쇄한 셈이다.할리우드의 공세는 아마도 22일 개봉하는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가 불 지를 가능성이 크다. 제목의 ‘사가(saga)’는 전설적인 이야기, 대하소설이란 뜻이다. 사가보다는 프리퀄의 설정에 가깝지만 감독 조지 밀러는 이를 단순한 ‘이전 이야기’의 틀에서 벗어나 확장판의 새로운 시리즈로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매드 맥스의 주인공을 맥스(멜 깁슨, 톰 하디)에서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안야 테일러 조이)로, 일종의 성 전환을 시도하고 싶은 생각인 듯 보인다. 바야흐로 지금은 여성 전사(戰士)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매드 맥스’ 시리즈는 조지 밀러가 호주에서 1980년에 첫 작품을 만든 후 지난 40년 넘게 ‘퓨리오사: 매드 맥스 사가’까지 5편이 이어져 왔다. 특이한 것은 1,2,3편은 모두 1980, 1981, 1985년에 만들어졌고 4편인 ‘매드 맥스 : 분노의 도로’는 30년만인 2015년에 나와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임페라토르 퓨리오사라는 캐릭터(샤를리즈 테론)가 나온 것은 이때다. 퓨리오사는 물과 기름을 독점해 군중들을 통치하는 악당 임모탄의 전투 사령관이었다. 그러나 독재자 임모탄의 지나친 폭정에 반발해 포로로 잡혀 있던 맥스와 힘을 합쳐 그에 저항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퓨리오사가 왜 임모탄을 배신하고 그에게 저항하게 됐는지 그 전사(前史)를 보여주는 것이 이번 영화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다. 시대 배경은 문명 붕괴 후 45년째인 해이다. 디스토피아 SF액션 활극이다. 이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 흥행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실제로 미국 개봉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일제히 호평 일색이고 다소 흥분하는 분위기다. 24일 전 세계 동시 개봉이지만 한국은 이틀 빨리 개봉한다. 막 시작된 칸 영화제에서 17일에 공개되기에 한국 시사회는 16일로 잡혀 있다.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가 돌풍을 만들어 낸다면(호사가들 예상치는 550만) 그 바통은 2주후인 ‘발레리나’(‘존 윅’ 시리즈 스핀 오프)가 받고 또 다시 그 바통은 6월말의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번 째 날’과 7월 초의 ‘데드풀3’ 그리고 7월 중순의 재난영화 ‘트위스터’가 받을 것이다. 그리고 여름 성수기에 ‘에일리언 : 로물루스’가 기다린다. 다소 무시무시한 라인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영화는 ‘범죄도시4’에 ‘몰빵’ 하느라 이렇다 할 라인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다양성의 상실은 모 아니면 도 전략과 같아서 한편이나 두 세편이 시장의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의존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 수익금이 다른 작은 영화 제작으로 이어 지지도 않는다. 소위 ‘낙수 효과’는 현실에서 잘 실현되지 않는다. 적어도 영화계에서는 그렇다. 어쩌느니 저쩌느니 해도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는 보고 싶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번 째 날’도 땡긴다. ‘에일리언 : 로물루스’는 지겹지 않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까 궁금해진다. 한편으로 한국영화가 걱정된다. 그것도 심히.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5.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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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흥행 법칙?…'서울의 봄' '파묘'엔 OOO가 있다 [줌인]

“무엇이 흥행할지 좀처럼 예측할 수 없다.” 최근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영화 시장에는 멀티캐스팅, 스타 감독, 백억원 대 규모 등 또렷한 흥행 공식이 존재했다. 2000년대 초반 대형 배급사를 중심으로 한 스튜디오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자리 잡은 것들이다.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타를 맞으며 한국 영화 시장은 무너졌고 흥행 공식도 사라졌다. 급기야 어떤 영화가 터질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모두가 ‘대박’으로 점쳤던 영화가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하고 퇴장하는가 하면, 이곳저곳에서 투자를 거절당하다 겨우 만들어진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최근 흥행작에도 명확한 공통점이 존재한다. 놀이문화로의 파생이다.올 1분기 국내 극장가를 먹여 살린 영화는 ‘서울의 봄’과 ‘파묘’다. 지난해 11월말 개봉한 ‘서울의 봄’은 총 1312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배급사 플러스엠에 첫 1000만 영화(단순 배급작 제외)를 선물했고, 여전히 뒷심을 발휘 중인 ‘파묘’는 누적관객수 1150만명을 넘어선 역대 오컬트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서울의 봄’은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평점이 낮아 12월이 아닌 비수기인 11월 22일 개봉했고, ‘파묘’ 역시 흥행을 점칠 수 없어 설 연휴가 지나서 개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흥행이 아닐 수 없다. 두 영화는 장르도, 타깃층도 완전히 다르지만 관객에게 놀거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맥이 통한다. 단순 러닝타임 동안만 영화를 즐기는 게 아닌, 극장 밖에서도 계속해서 영화로 놀 수 있게 만들어 준 점이 MZ관객들에게 주효했다. ‘서울의 봄’은 개봉 직후 한 관객이 올린 심박수 측정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흥행에 적잖은 공을 세웠다. 이른바 ‘심박수 챌린지’로, 영화 관람 도중 스마트워치로 심박수를 측정해 이를 찍어 SNS에 인증하는 놀이다. 심박수가 높을수록 영화 속 상황(이 영화는 12.12 군사 반란을 모티브로 했다)에 화가 많이 났다는 의미로 이는 곧 영화에 대한 완성도, 만족도로 해석됐다. ‘파묘’는 이스터에그(영화 등에 숨겨진 메시지나 기능)를 찾는 ‘맛’이 하나의 놀이가 됐다. 메가폰을 잡은 장재현 감독은 캐릭터 이름, 차량 번호 등 영화 곳곳에 항일 코드를 녹였다. 이를 알아차린 관객들은 X(구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온라인상에서 오가던 수많은 이야기는 자연스레 팬덤과 관심 여론을 형성했고 영화의 흥행에 불을 지폈다. 더욱이 이러한 놀이 문화는 새로운 관람객을 유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관객들의 N차 관람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효과가 크다. 실제 CJ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을 3번 이상 본 관객은 전체 3%, ‘파묘’는 2%(4월 8일까지)로 나타났다. 그간 개봉한 1000만 영화의 3회 이상 관람률 평균이 1.2%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수동적으로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영화를 매개로 뭔가에 참여해 영화 흥행에 일조한다는 느낌이 통한 것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짤을 만들 수도 인증샷을 찍을 수도 있고 의견을 공유할 수도 있다. ‘서울의 봄’의 심박수 챌린지나 ‘파묘’의 해석을 찾는 것 역시 결국엔 참여감을 제공하는 놀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의 주 관람층인) MZ세대는 놀이성이 강해서 참여감을 중요시한다. 즉, 즐길 거리를 많이 제공할수록 극장에 관객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이것이 영화관의 미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 같은 참여형 놀이 문화는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가 유효하다는 걸 입증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지점이다. 영화는 바이럴 마케팅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완성도가 떨어지면 여느 다른 상품들, 콘텐츠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인터넷을 통해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상품은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즉각적이지만 영화는 극장에서 관람하기 위해 시간이 더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 바이럴 마케팅은 후기가 매우 중요한 법인데, 이들 흥행작들은 영화 완성도와 바이럴 마케팅이 결합돼 큰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영화 마케팅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영화 관계자는 “기존 영화 마케팅은 개봉을 앞두고 많은 정보를 쏟아붙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바이럴 마케팅은 개봉 이후에 보다 초점이 맞춰진다. 두 영화는 각각 다른 방식의 바이럴 마케팅을 했는데, 영화의 재미와 결합돼 큰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바이럴 마케팅은 비용 대비 효과를 지표로 검증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렇게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영화들이 많아지면 영화쪽 바이럴 마케팅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4.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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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극장요금 인하 신호탄?..11월말부터 매주 수요일 7천원 논의中

극장요금 인하 신호탄일까. 멀티플렉스 3사 등 극장들이 11월말부터 매주 수요일 영화 관람료를 7000원으로 인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1일 영화계에 따르면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를 비롯한 극장들은 오는 22일부터 매주 수요일 영화 관람료를 7000원으로 낮추는 것을 놓고 막바지 논의 중이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이 문화가 있는 날로 영화관람료가 7000원으로 할인되는 만큼, 한 주 앞서 시행하는 걸 고려하고 있는 것. 극장들은 영화진흥위원회와 같이 매주 수요일을 영화가 있는 날처럼 기획해 관객들의 관람을 유도하는 것을 놓고 논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각 극장 측은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간 극장들이 영화관람료 인상을 검토하고 시행했지, 인하하는 것을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된다. 실질적인 영화관람료 인하보다는, 이벤트성이긴 하나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모으는 동력으로 만들자는 논의이기 때문이다. ◇참담했던 여름-추석 극장가, 극장요금 인하 논의에 박차 극장들의 영화관람료 인하 검토는 사실 내부적으로 오래 동안 논의돼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이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맞자, 극장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 그 결과 영화관람료는 평균 1만 4500원, 실질적으로 1만 5000원까지 인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화관람료 인상은 오히려 극장을 찾는 관객을 큰 폭으로 줄어들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팬데믹 이전-영화관람료 3년 연속 인상 전인 2019년 극장을 찾은 총관객수는 2억 2667만 8777명이었는데 반해 2022년은 1억 1280만 5094명으로 절반으로 줄었다. 2023년은 10월까지 1억 66만 8401명이 찾아 올해는 1억 1000만 관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여름 극장가와 추석 극장가 등 대목으로 꼽히던 시즌에 관객이 많이 찾지 않아 영화계에 큰 충격을 줬다. 더 이상 작품 탓, OTT 등 다른 플랫폼 탓, 휴대전화를 오래 참지 못한다는 젊은 관객의 관람 패턴 탓 등 외부적인 요인 탓 만을 하기에는 인상된 영화관람료 탓이 지배적이라는 걸 외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극장요금 올랐지만 제작사에 돌아오는 몫은 그대로..심각한 공짜티켓 남발 극장을 제외한 각 영화산업 주체들이 영화관람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것도 고민의 한 요인이 됐다. 극장들은 영화관람료 인상의 명분 중 하나로 영화산업 각 주체들에게 고른 이익이 돌아간다고 주장했지만, 영화관람료는 인상된 반면 투자사 및 제작사들에게 돌아오는 몫인 객단가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1분기 영화관람료가 평균 9500원에서 2023년 1분기 영화관람료 평균은 1만4500원으로 인상된 반면 객단가는 2018년 1분기 7691원에서 2023년 1분기 8901원으로 밖에 늘지 않았다. 투자사에 돌아오는 몫은 대략 4250원 가량에서 4500원 가량으로 늘었다. 제작사에 돌아오는 몫은 투자사에 돌아오는 몫에서 나누는 만큼, 영화관람료가 5000원 가량 늘었지만 인상 전과 큰 차이가 없다. 더욱이 빵원티켓, 스피드 쿠폰 등 마케팅 비용으로 소진되는 공짜티켓들이 남발되면서 제작사는 영화관람료 인상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짜티켓 남발은 심각하다. 1068만 2752명이 찾아 올해 최고 흥행성적을 쓴 ‘범죄도시3’의 극장 매출액은 1046억 8712만 5771원이다. ‘범죄도시3’ 관객수 곱하기 평균 영화관람료 1만 4500원을 곱하면 1548억 9990만 4000원이다. 실제 매출액과 500억원 가까운 차이가 난다. 그 차이가 전부 공짜티켓 탓은 아니지만, 공짜티켓이 많은 몫을 차지하는 건 분명하다. 상황이 이런지라 영화 제작사쪽에선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혜택은 별로 없는데 관객은 줄었기에, 영화관람료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었다. ◇조삼모사란 지적 있지만..극장요금 인하 전기될 지 주목그동안 극장 실무진들은 영화관람료 인하를 놓고 시간대별 차등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해왔다. 문제는 영화관람료를 인하한다고 관객이 극장에 대거 몰려온다는 보장이 없는 것. 그렇기에 섣불리 시행하지 못했다. 실무진으로선 영화관람료를 인하했다가 관객이 늘지 않으면 책임을 뒤집어쓸 수 밖에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그렇기에 매주 수요일 영화관람료 할인이 관객 증가에 분명한 효과가 있다면 다양한 가격 차별 정책이 마련될 전기가 될 전망이다.물론 반대 목소리도 있다. 일주일에 하루만, 신작 개봉일인 수요일에만 영화관람료를 인하하면 결국 아랫돌 빼서 윗 돌 괴는 형국이란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이런 방식은 주말에 움직일 관객을 개봉 첫날 오게 하는 효과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시간대별로, 요일별로, 다양한 할인 정책을 세워서 관객을 유도해야지, 이런 방식은 결국 조삼모사일 뿐”이라고 짚었다.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극장들은 영화관람료를 마블영화나 할리우드 대작 개봉을 앞두고 인상했다”면서 “이런 인하 방식을 실행하려면 ‘더 마블스’ 같은 영화부터 시행 해야지, 한국영화를 시험 대상으로 삼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지적했다. 문화가 있는 날 7000원 할인도 투자사와 제작사가 줄어든 금액 만큼 보전을 받는 게 아니라 손해를 감수하고 정책에 동의한 것인데 아무런 보전 없이 매주 수요일마다 7000원으로 할인하는 건, 극장 좋은 일에 들러리 서는 것이란 의견도 있다. 극장들이 공짜 티켓을 없애지 않으면서 수요일마다 가격할인을 하는 건, 결국 투자사와 제작사만 손해를 보는 일이라는 의견도 만만치않다. 이 같은 반대 의견들이 있기에 극장들은 각 영화산업 주체들이 매주 수요일 극장요금을 인하해 영화가 있는 날처럼 만드는 것에 대해 공론화로 합의가 이뤄지길 내심 바라고 있다. 과연 극장들이 매주 수요일 극장요금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지, 이런 움직임이 다양한 가격 할인 정책으로 이어질지, 11월 극장가를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1.01 10:02
영화

[차트IS] 10월은 ‘30일’이 점령… 굳건한 박스오피스 1위

영화 ‘30일’이 지난 3일 개봉, 월말까지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10월의 영화가 됐다.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0일’은 전날 하루 동안 2만 6053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164만 7866명이다.2위는 9482명을 동원한 ‘플라워 킬링 문’이 차지했다. ‘플라워 킬링 문’의 누적 관객 수는 8만 8081명으로 10만 돌파를 목전에 뒀다.이어 ‘소년들’, ‘블루 자이언트’, ‘1947 보스톤’ 순이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25 08:31
연예일반

‘30일’, 3일 연속 1위..한글날 연휴 흥행 청신호 [IS차트]

남대중 감독의 ‘30일’이 3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한글날 연휴 흥행 청신호를 밝혔다.6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0일’은 5일 4만 1581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개봉해 줄곧 1위를 지키며 누적 27만 6646명을 동원했다. ‘30일’은 현재 추세라면 연휴 기간 동안 100만명 이상을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30일’은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좋아 지난해 8월말 개봉해 198만명이란 깜짝 흥행을 기록한 ‘육사오’ 같은 성적을 낼 지 기대된다.‘천박사 퇴마연구소:설경의 비밀’은 이날 2만 2899명이 찾아 2위를 기록했다. 누적 156만 414명. ‘1947 보스톤’은 1만 3508명이 찾아 3위를, ‘크리에이터’는 1만 928명이 찾아 4위에 올랐다. 올 추석 극장가는 극장요금 3년 연속 인상 전에 비해 총관객이 반토막 날 만큼 크게 줄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로는 일일 총관객수가 11만명대에 달할 만큼 더욱 줄었다. 이 같은 소강 상태에서 박스오피스 1,2위인 ‘30일’과 ‘천박사’가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10.06 08:13
연예일반

정유미·이선균 ‘잠’, 이틀 연속 1위..주말 극장가 정상 예약 [IS차트]

정유미 이선균 주연 영화 ‘잠’이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잠’은 7일 5만 6156명을 동원해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개봉일인 6일 23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오펜하이머’를 제치고 1위로 출발한 ‘잠’은 이로써 이번 주말 극장가에서도 정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누적 고나객 14만 3699명.‘오펜하이머’는 이날 1만 8286명이 찾아 2위를 기록했다. 누적 285만 9719명. ‘달짝지근해: 7510’은 1만 3397명을 동원해 3위를,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1만 2190명이 찾아 4위에 올랐다.한편 이날 극장을 찾은 총관객은 13만 9938명으로 전날 17만 1321명보다 3만명 가량 줄었다. 관객이 큰 폭으로 줄어든 극장가는 추석 연휴를 겨냥한 신작들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월말 즈음까지는 소강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9.08 08:13
영화

‘오펜하이머’‘콘크리트 유토피아’ 주말 극장 쌍끌이..‘엘리멘탈’ 좀비흥행 [IS차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가 개봉 5일만에 100만명을 넘어섰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3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20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펜하이머’는 19일 34만 1204명이 찾아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지난 15일 개봉한 이래 줄곧 1위를 기록하며 누적 131만 7117명을 기록했다. 다만 ‘오펜하이머’는 첫날 55만명이 찾았던 것을 고려하면 흥행속도가 엄청나지는 않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날 20만 7315명이 찾아 2위에 올랐다. 누적 261만 3683명. 현재 추세라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23일께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해진 김희선 주연 ‘달짝지근해:7510’은 10만 340명이 찾아 3위를 기록했다. ‘밀수’는 5만 8732명이 찾아 4위, ‘엘리멘탈’은 4만 4893명이 찾아 5위에 올랐다.한편 ‘오펜하이머’와 ‘콘크리트 유토피아’ 쌍끌이 흥행 체제는 뚜렷한 경쟁작이 없기에 8월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주목할 건 3달이 넘도록 장기 흥행 중인 ‘엘리멘탈’이 어디까지 흥행세를 이어갈지 여부다. 6월14일 개봉한 ‘엘리멘탈’은 19일까지 누적 686만 393명을 동원했다. 여전히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기에 700만명이 넘어 9월까지 흥행세를 유지할지, 그렇다면 올해 가장 놀라운 흥행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8.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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