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구원 난조+선발 난항' 장현식, 험난한 KIA 연착륙
붉은색 유니폼이 여전히 어색하다. '타이거즈맨' 장현식(25)이 포효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장현식은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소속팀 KIA가 4-3으로 앞선 6회 말 2사 만루에 등판했다. 리드를 지키겠다는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의지였다. 그러나 대타 김인태 불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를 자초했다. 이 상황에서 던진 시속 146㎞ 포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렸고, 통타당해 중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승기를 내주는 피홈런. 장현식은 이어진 박건우와의 승부에서도 좌전 안타를 맞았다. 결국 교체됐다. 필승조 일원이지만 박빙 상황에서 고전하고 있다. 22~23일 고척키움전에서도 각각 4점과 2점을 허용했다. 두 경기 모두 2~3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2일 키움전에서는 중견수 김호령의 글러브에 잡힌 이정후의 타구가 2루심의 오심으로 인해 2루타로 둔갑하는 악재가 있었다. 그러나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은 타구였다. 이어진 상황에서 허정협에게 허용한 좌월 홈런도 실투였다. 가운데 높은 코스로 들었다. KIA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6경기에서 5이닝 9피안타 8실점을 기록했다. 피홈런은 3개다. 윌리엄스 감독은 23일 키움전을 앞두고 "우리 팀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수다"며 장현식을 격려했다. 그러나 빠른 공은 가운데로 몰리고, 포크볼은 움직임이 밋밋해서 쉽게 간파당한다. 2013 2차신인드래프트1라운더(NC 지명)은 장현식은 데뷔 4년 차던 2017시즌에 9승(9패)을 거두며 선발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 시즌 종료 뒤 만 24세 이하, 프로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만 출전 자격을 얻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했고, 박세웅(롯데), 임기영(KIA)과 선발진 한 축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두 시즌(2018~2019년)은 부상과 부진으로 존재감이 미미했고, 올 시즌도 투구 기복을 보이며 자리를 잡지 못했다. 소속팀에 선발투수로 보직 전환을 요청했고, 실제로 등판 날짜도 받았다. 그러나 우천 순연 탓에 기회를 잃었다. 결국 지난 12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됐다. 야수 김태진과 함께 KIA 유니폼을 입었다. 우승을 노리는 NC는 불펜 보강을 위해 아끼던 유망주인 장현식을 내주고, 2019시즌 세이브 5위(24개) 문경찬을 영입했다. 두산은 강속구 투수 홍건희(전 KIA)를 영입해 허리진을 보강했다. 영입 초반에는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SK도 두산으로부터 포수 이흥련을 영입했고, 그의 타격 능력에 힘입어 연승을 거뒀다. 트레이드는 구단의 쇄신 의지가 담겨 있다. 대체로 분위기 전환은 성공한다. 손익 계산을 떠나서 말이다. 그러나 KIA는 영입 효과가 미미하다. 김태진은 부상 재활 중이기 때문에 장현식의 퍼포먼스가 주목되고 있다. 투구 기복이 너무 크다. 당장은 선발 활용도 없을 전망이다. KIA는 허리 통증으로 내달 1일까지 휴식을 부여받은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기훈과 차명진, 남재현을 대체 선발 후보로 생각 중이다"면서도 장현식에 대해서는 "나중에는 기용할 수 있는 선수지만 (브룩스의 자리를 메워야 하는)당장은 아니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8.27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