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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터져버린 티몬·위메프 사태, 'K커머스' 꿈꾼 구영배의 큐텐이 어쩌다

쿠팡의 미래 라이벌을 자처하며 K커머스 비전을 선포했던 구영배 대표의 큐텐이 계열사 위메프, 티몬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절벽에 내몰렸다. 무리한 사업 확장의 부작용이 결국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로 번지자 존폐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정산 밀리고 환불은 지연24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와 티몬의 입점 판매자와 소비자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이들 이커머스와 계약을 맺은 결제 대행(PG) 업체는 신용카드 거래를, 은행들은 판매 대금 대출 실행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달 판매 대금 정산과 환불의 지연이 끊임없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다음 주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티몬에서 항공권을 예약했던 A 씨는 "지난 2월 결제한 항공권을 두고 갑자기 여행사가 티몬 결제를 취소하고 직접 예약할 것을 요청했다"며 "티몬보다 비싼 것은 제쳐 두고 환불이 될지가 미지수"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8일 위메프의 정산 지연이 시작이다.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판매 대금을 제때 받지 못했다는 셀러들의 불만이 커지자 정산 시스템 이상이 원인이라고 위메프는 설명했는데, 보름 넘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 등 여행사들은 위메프와 티몬에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고, 롯데백화점과 GS리테일(GS숍), CJ ENM(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등 유통사들은 일찌감치 판매를 중단했다.업계 관계자는 위메프와 티몬에서 유독 여행 상품 피해가 많았던 것과 관련해 "마진을 따지지 않고 여름휴가 수요를 노려 공격적으로 싸게 판매했을 수 있다"며 "의류의 경우 한동안 재고 밀어내기에 집중해 '온라인 동묘'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결국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티몬과 위메프의 선정산 대출 실행을 멈췄다. 선정산 대출은 판매자가 이커머스 대신 은행으로부터 판매 대금을 받고, 나중에 은행이 이커머스와 정산을 완료하는 구조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인한 고객들의 추가 피해를 막고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무리한 확장에 무너진 'G마켓 신화'일각에서는 'G마켓 신화'를 다시 쓰려 했던 구영배 대표의 몸집 불리기가 악순환의 고리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구 대표는 국내 1세대 이커머스 G마켓의 창업자이자 인터파크의 창립 멤버다.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한 뒤 2010년 동남아를 겨냥한 이커머스 큐텐을 설립해 거점인 싱가포르를 비롯한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5개국에서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자리 잡았다.구 대표는 이베이와 약속한 '10년간 겸업 금지' 조건이 풀리자마자 다시 한국으로 눈을 돌렸다. 2022년 9월 티몬, 2023년 3월과 4월에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품었다.큐텐의 가족이 된 티몬은 지난해 거래액이 66% 늘고, 위메프는 특가 매장의 거래액이 140% 증가하는 등 성과를 보이는 듯했다.그러다 큐텐의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2월 큐텐은 미국 쇼핑 플랫폼 위시를 1억7300만 달러(약 2300억원)에 인수했다. 전체 거래액의 80%를 책임지는 유럽과 북미 시장으로 발을 넓히기 위한 결단이었다.하지만 위메프와 티몬이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큐텐의 위시 인수는 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일각에서는 위시 인수 비용을 위메프와 티몬의 판매 대금으로 충당한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정부, 정산 주기 점검 나설 듯위메프의 지난해 재무제표 감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은 "2023년 12월 31일 기준 유동자산 대비 유동부채가 2481억3200만원을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했다.티몬과 위메프가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각각 7193억3735만원(2022년), 3098억3923만원(2023년)으로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티몬 1309억6971만원, 위메프 617억748만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났다.티몬은 작년 재무 현황을 볼 수 있는 감사보고서도 4개월째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큐텐그룹)가 얼마나 구제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위메프와 티몬은 오래전 자본 잠식으로 돌아선 성황이라 역량이 됐다면 이미 했을 것"이라며 "파산 가능성과 피해 보상 등 그 향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정부는 이번 사태의 조사와 함께 이커머스 생태계의 오래된 과제인 판매 대금 정산 방식·주기와 관련해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도 티몬과 위메프를 전자금융업자 입장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25 07:00
프로야구

1할대 슬럼프 빠진 추신수, 운명의 '부산'으로 향한다 [IS 피플]

타격 슬럼프에 빠진 추신수(42·SSG 랜더스)가 고향 부산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추신수는 23일부터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 원정 3연전을 통해 선발 복귀할 전망이다. 그는 21일 LG 트윈스와 치른 더블헤더(DH) 두 경기 모두 벤치에 앉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부산전부터 제대로 스타팅(선발) 내서 3경기를 지켜보려고 한다"며 추신수 선발 기용 방침을 예고했다.추신수의 타율은 22일 기준 0.125(24타수 3안타)다. 득점권에선 6타수 무안타.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에 걸맞은 성적표가 아니다. 개막전 견제구에 맞아 오른 약지가 골절됐는데 지난 11일 복귀 후 힘을 전혀 못 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졌다.이숭용 감독은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좀 더 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추신수가) 괜찮다고 해서 조금 과감하게 밀어붙였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자책했다. 추신수는 대만 2차 스프링캠프 막판 장염 문제로 중도 귀국, 국내에서 따로 몸을 만들었다. 이숭용 감독은 "보통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타석 수를 맞춰줘야 한다"며 "추신수는 시범경기도 못 뛰었다. 시즌에 들어와서는 부상까지 당해서 타석 수가 부족하다"고 선수를 옹호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총 9타석을 소화하고 개막을 맞이했다. 한유섬(27타석) 최정(23타석)을 비롯한 팀 후배들과 비교해 차이가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가락까지 다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추신수는 21일 경기에 앞서 강병식 타격 코치와 타격 폼을 조정했다. 이를 지켜본 이숭용 감독은 "치는 걸 보니까 (문제점이) 잡히는 모습이 보이더라. 본인도 '괜찮습니다'라고 해서 부산 시리즈부터 좋아지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SSG-롯데전은 '유통 대전'으로 불리는 라이벌전이다. 인천에서 개막 2연전으로 치러진 시즌 첫 맞대결에선 SSG가 모두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SSG가 한 수 위지만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한 롯데의 흐름도 만만치 않다. SSG로선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려면 추신수의 반등이 절실하다.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고 예고했다. 일찌감치 최저 연봉(3000만원)으로 계약한 뒤 전액 기부 의사를 밝힌 상황. '유종의 미'로 향하는 첫 관문으로 부산 원정 3연전이 떠올랐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08:01
산업

롯데 신동빈, 유일한 프로야구 2곳 구단주...이승엽·이대호와 남다른 인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단 2곳의 구단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일본 프로야구 진출도 적극적으로 돕는 등 야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거포’ 이승엽, 김태균, 이대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는 1995년 일본 지바 롯데마린즈 대표이사 겸 구단주 대행을 역임하다 2020년부터 구단주를 맡고 있다. 또 한국 롯데자이언츠의 구단주이기도 하다.신 회장은 ‘라이언킹’ 이승엽의 일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엽은 일본에 진출하면서 2004~2005년 2년간 롯데 마린스에서 활약했다. 특히 2005시즌은 정규리그 30홈런과 함께 일본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롯데 관계자는 “2004년 당시에는 한국 선수들의 일본 진출 초창기라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아 이적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며 “신동빈 회장이 일본에서 협상 과정에서 에이전시를 소개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이승엽의 영입을 지시했고, 롯데마린즈는 2005년 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이어 김태균도 2010년과 2011년 롯데마린즈에서 뛰면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0년 타점왕을 차지했고, 김태균은 그해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는 신 회장의 결단으로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며 다시 주목을 끌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하위권에 머물렀던 롯데의 돌풍을 주도하며 ‘부산 야구의 봄’을 다시 불러일으킨 바 있다. 최근에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데려오면서 새로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와의 인연이 가장 주목을 끌었다. 구단주로서 직접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이대호의 은퇴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신 회장이 은퇴 선물로 준비한 ‘10번 반지’도 화제가 됐다. 당초 이대호의 반지만 준비했는데 신 회장이 ‘커플 반지’가 좋겠다고 의견을 내서 추가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호가 ‘반지 선물’에 본인이 직접 쓰던 1루수 미트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는데 아이처럼 좋아하는 구단주의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이대호가 은퇴사에서 “앞으로 더 과감하게 지원해주시고, 특히 성장하는 후배 선수가 팀을 떠나지 않고 잘 성장하게 보살펴달라”고 당부하자 통 크게 화답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롯데 자이언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190억원 유상증자에 의결했다. 넉넉해진 ‘실탄’으로 롯데는 박세웅, 노진혁, 유강남과 대형 계약을 할 수 있었다. 신 회장으로선 유통 라이벌 SSG랜더스의 구단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구단과 스킨십을 높이기 위해 그는 올해 통 큰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4~5월 15년 만에 구단 최다 연승인 9연승을 달리자 38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선수들에게 안겼다. 롯데 구단은 “신동빈 구단주가 1군 코치진, 선수단, 트레이너, 통역, 훈련 보조 요원 등 총 54명에게 고급 드라이어 혹은 헤드셋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선수 개개인에게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지금처럼 '하나의 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후회 없이 던지고, 치고 또 달려주십시오.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지속적인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신 회장은 젊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는 롯데 자이언츠의 시스템을 사장단회의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사례를 강조하면서 “조직문화 혁신과 공정한 인사를 하라”고 경영진에게 주문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7 06:50
프로야구

SSG, 사직 노래방의 붉은 물결을 잠재우다···롯데 한 달 만의 열세 시리즈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이틀 연속 만원 관중(2만 2990명)을 달성한 부산 사직구장에서 홈 팀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SSG는 2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1회 초 최정의 결승 솔로 홈런(시즌 8호)과 선발(커크 맥카티)과 불펜으로 이어진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6-3으로 이겼다. 전날 5-0 승리에 이어 2연승을 올린 SSG는 26승1무14패를 기록, LG 트윈스와 공동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롯데는 4월 14~16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처음으로 열세 시리즈(3연전 기준)를 기록했다. 이번 3연전은 그룹의 자존심이 걸린 '유통 대전'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SSG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겸 랜더스 구단주의 적극적인 행보와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창단 2년 만인 2022년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겨울 190억원 유상증자로 야구단을 지원한 바 있다.정용진 구단주는 지난 19일 박세웅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앞세운 롯데가 SSG를 7-5로 꺾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달린 한 팔로워의 답글에 '롯데는 롯데다'라고 썼다. 상대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일 만한 코멘트였다.3연전에 앞서 SSG가 승률 0.649로 1위, 롯데가 0.636으로 2위였다. 정상에서 만난 라이벌을 보기 위해 사직구장에는 사흘 동안 총 6만 4991명의 관중이 모였다.롯데는 이번 3연전을 구단 대표적인 팬 이벤트인 '부산 시리즈'로 개최했다. 입장권 가격이 평소보다 1만1000원 비싼 대신, 관중 모두에게 붉은색 동백 유니폼을 선물했다. 사직구장은 '붉은 물결'로 가득했고, 팬들의 함성으로 '사직 노래방'이 됐다. 하지만 SSG는 롯데의 기세를 꺾었다. 21일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최정이 롯데 선발 찰리 반즈에게서 솔로 홈런을 뽑았다. 3회 초 1사 1·2루에서는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최주환의 연속 적시타가 터졌다. 이어 오태곤의 희생 플라이로 SSG는 4-0까지 달아났다. 5회 말까지 2안타로 묶인 롯데는 6회 말 맥카티를 공략했다. 선두 김민석의 2루타에 이은 안권수의 볼넷으로 찬스를 연결했다. 안치홍이 번트를 대려다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으나, 한동희(2루타)와 윤동희의 적시타로 2점을 추격했다. 하지만 롯데로선 한동희의 타구가 펜스 최상단 철조망을 맞고 나온 게 못내 아쉬웠다. 또한 윤동희의 적시타 때 SSG 중견수 최지훈이 공을 한 번 놓쳤지만, 한동희가 3루에서 멈춰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 1.000을 자랑하는 SSG는 이후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노경은과 최민준, 고효준이 무실점으로 이어 던졌다. 그러자 9회 초 에레디아가 쐐기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롯데는 2-6으로 뒤진 9회 말 세이브 1위 서진용을 상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한 점을 뽑는 데 그쳐 패배가 확정됐다. 롯데는 전날(20일) SSG 선발 김광현의 호투에 막혀 팀 2안타 영봉패를 당했고, 21일에도 5안타 8볼넷 3득점으로 부진했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21 19:54
프로야구

정상에서 처음 맞붙는다···롯데-SSG 사직 유통 대전

그룹의 자존심이 걸린 '유통 대전'이 이번 주말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정상에서 맞대결하는 건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항구 도시 부산과 인천을 연고지로 둔 양 팀은 19~21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18일 기준으로 SSG가 1위(승률 0.649), 롯데가 2위(승률 0.636)에 올라 있어 뜨거운 대결을 예고한다. 롯데와 SSG는 시즌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한 모기업이 유통 라이벌이어서 이번 맞대결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SSG가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랜더스를 창단하면서, 두 팀은 자연스럽게 비교대상이 됐다. 서로를 의식하고 견제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겸 랜더스 구단주는 지난해에만 인천 홈구장에서 42경기를 관전했다. 오너의 적극적인 행보와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SSG는 지난해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야구장을 방문하는 등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롯데는 지난겨울 190억원 유상증자로 야구단을 지원하고, 올 시즌에는 선수단에 선물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상대 전적과 시즌 성적에서 SSG는 롯데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박빙이다. 1992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롯데가 선두 싸움에 합류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를 5-3으로 꺾고, 같은 날 두산 베어스에 0-2로 패한 SSG를 끌어내리고 3949일 만에 1위(시즌 10경기 이상 기준)에 등극했다.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 이미지에서 탈피한 롯데는 투타에서 모두 안정된 전력을 선보이며 지난 16일 SSG를 다시 2위로 밀어내고 선두를 탈환했다. 다음날(17일)에는 롯데가 연장 접전 끝에 한화 이글스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SSG는 NC 다이노스에 승리해 하루 만에 1위가 또 바뀌었다. 두 팀은 올 시즌 제대로 맞붙은 적이 없다. 지난달 4일 인천에서 만나 SSG가 3-1로 이겼다. 이 경기는 9회까지 열리지 않았고, SSG의 7회 강우 콜드 승으로 종료됐다. 4월 5~6일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두 팀은 '역전의 명수'들이다. 올 시즌 SSG가 12번, 롯데는 10번 승부를 뒤집었다. 반면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SSG가 17승 무패, 롯데가 19승 무패를 기록했다. 롯데는 홈 승률 1위(0.688), SSG는 원정 승률 1위(0.650)를 달리는 점도 흥미롭다. 야구팬들이 이번 부산 3연전을 잔뜩 기대하는 이유다. 선발과 불펜진 평균자책점 모두 SSG가 앞선다. 국내에서 가장 작은 인천SSG랜더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SSG가 홈런(32개-16개)에서 앞선다. 롯데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득점권 타율(0.303-0.233), 대타 타율(0.304-0.194) 모두 압도적인 우위다. 팀 도루와 성공률은 롯데가 근소하게 앞선다. 팀 실책은 롯데가 15개로, SSG(39개)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롯데는 박세웅-댄 스트레일리-찰리 반즈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한현희의 등판을 하루 앞당겨 박세웅을 SSG와 주말 3연전에 내보내도록 일정을 맞췄다. SSG는 선발 로테이션에 따르면 송영진-김광현-커크 맥카티 순으로 나설 차례. 그러나 전날(18일) NC 다이노스전 이날 선발 예고된 박종훈을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마무리 투수 서진용(SSG)과 김원중(롯데), 방출생 김상수(SSG→롯데) 노경은(롯데→SSG)의 우완 필승조 맞대결도 이목을 끈다.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 올 시즌 한층 달라진 경기 운영으로 롯데의 선전을 이끄는 래리 서튼 감독 간의 국내-외국인 사령탑의 지략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롯데는 이번 3연전을 '부산 시리즈'로 개최한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이 행사는 2017년 '팬 사랑 페스티벌'로 첫선을 보인 이후 매회 만원 관중을 기록한 롯데의 대표적인 팬 이벤트다. 선수단은 부산을 상징하는 동백 유니폼을 착용한다. 21일에는 '세븐 일레븐 데이'를 연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9 11:10
산업

이커머스 라이벌은 공구하는 셀럽? '인플루언 셀러' 키우는 쿠팡·11번가

쿠팡과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계의 '스타 셀러' 키우기 열기가 뜨겁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 유명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들이 개인 채널에서 '공동구매(공구)'를 통해 통신판매업에 뛰어들면서 잠재적 경쟁 상대로 떠오르자, 자체적으로 '인플루언셀러(인플루언서와 셀러의 합성어)'를 지원하고 육성해 외연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SNS 공구'로 돈 버는 셀럽40대 직장인 A 씨는 방송인 겸 약 9만4000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현영이 개인 SNS 채널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을 본 뒤 구매 여부를 두고 고민 중이다. 현영이 "제품을 바르면 피부에 광이 난다"면서 직접 시연까지 하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A 씨는 "평소 들어보지 못하던 화장품 브랜드지만, 셀럽인 현영이 SNS에서 계속 품질이 좋다고 칭찬하고 공구를 하니까 '나도 바르면 피부가 좋아질까' 싶다"고 털어놨다. 해당 제품은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 중이지만, A 씨는 현영의 SNS의 화장품 공구 일정만 들여다보고 있다. 그는 "보통 G마켓이나 11번가 등 큰 규모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여러 할인 혜택이 있어서 더 싼데, 이 제품은 신기하게도 현영의 SNS에서 공구할 때 구성이 훨씬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 상에서 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인들이 이커머스 업계 라이벌로 부상했다. 이들은 개인 SNS에서 공구 형식으로 물건을 팔고 수수료 등을 받으며 돈을 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물건 팔이'라면서 꺼렸던 분야이지만, 최근 상당수의 셀럽들은 다 함께 공구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그만큼 돈이 된다. 인플루언서 분석업체 하이프오디터에 따르면 팔로워가 1000~1만명인 인플루언서는 평균 월수익이 185만원, 1만~5만명 사이는 268만원, 5만~50만명이면 457만원, 50만~100만명일 경우엔 760만원, 100만명을 넘으면 1996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는 평균치일뿐 대중에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인들이 SNS 공구를 통해 얻는 소득은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추측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18만7809명이던 통신판매업 사업자 수는 지난해 47만8563명 수준까지 늘어났다. 본지가 11일 인스타그램에 '#공구' '#마켓'이라고 검색하자 수백만 건 이상의 관련 게시물이 떠올랐다. 업계는 국내 SNS 마켓 시장 규모를 약 20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외국계 화장품을 전개 중인 B사 관계자는 "요즘은 올리브영 입점보다 인스타그램 공구로 버는 돈이 더 쏠쏠한 브랜드가 많다"며 "보통 이커머스나 오프라인 매장에는 20~30% 더 비싼 가격을 받지만, 셀럽의 SNS 공구에서는 정상가에 판매하거나 제품을 더 끼워주는 전략을 쓴다"고 했다.이 관계자는 또 "셀럽들은 홍보와 판매의 대가로 수익을 나눠간다"며 "요즘 인기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매장에 들어가려면 수수료율이 20~60%에 달해서 SNS 공구가 차라리 수익 면에서 낫다"고도 했다.인플루셀러 키우는 이커머스 셀럽의 SNS 공구 시장이 확대될수록 이커머스 업계는 시장을 빼앗기게 된다. 각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스타 셀러나 인플루언셀러 키우기에 열심인 이유다. 쿠팡은 스타 셀러를 키우는데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꼽힌다. 쿠팡은 오는 5월 31일까지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활동할 인플루언셀러를 모집한다.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판매자가 신청서를 내면, 1차 후보자를 추리고 난 뒤 인터뷰를 통해 최종 선발된다. 인플루언셀러로 선발되면 쿠팡이 주관하는 주요 세미나·웨비나에 초청자 혹은 튜터로 참여해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쿠팡에서 제작하는 다양한 영상·글 콘텐츠 제작에 참여가 가능하다. 쿠팡 측은 "인플루언셀러는 쿠팡이 제작하는 다양한 콘텐츠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성공 사례도 공유하고 브랜드 홍보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기회"라며 "쿠팡은 앞으로도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판매자들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했다.11번가는 올해 입점한 신규 판매자를 대상으로 라이징 스타 패키지를 제공 중이다. 11번가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판매자가 월 매출 1000만원 규모의 스타 셀러가 될 때까지 3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지원을 펼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입점 초기인 사업 활성화 단계 판매자는 모바일 앱 메인 화면에 상품 노출과 함께 광고비 30만 포인트를 제공한다. 같은 달 매출이 기준 이상 발생할 경우 11번가 전용 기획전에 상품을 노출해 판매 활성화를 돕는다. 이밖에도 11번가 라이브 방송인 ‘LIVE11’에 참여시켜 타깃 소비자 대상 마케팅 활동도 지원해 줄 계획이다.이현주 11번가 셀렉션 담당은 "올해 11번가는 신규 판매자가 빠르게 사업을 활성화해 스타 셀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업계 관계자는 "SNS 공구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입점보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어 앞으로도 더 성장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입장에서는 자체 인플루언셀러를 키우고 확대해 이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12 07:07
프로야구

7명에게 300억 투자…롯데의 '자이언트 스텝'

30년째 우승하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고 있다. 롯데는 지난 17일 FA(자유계약선수) 한현희를 3+1년 총 40억원에 영입했다. 이로써 롯데는 외부 FA 영입 한도인 3명을 꽉 채웠다. 롯데가 최근 3개월 동안 7명과 계약하며 투자한 총액은 300억원이 넘는다. 지난해 10월 말 박세웅과 5년 총 90억원의 다년 계약을 신호탄으로 유강남(4년 총 80억원) 노진혁(4년 총 50억원) 한현희 영입에 총 260억원을 썼다. 게다가 지난해 뛴 3명의 외국인 선수(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잭 렉스)와 재계약에 투자한 355만 달러(44억원)까지 포함하면 300억원을 돌파한다.롯데의 올겨을 행보를 '자이언트 스텝'이라 할 만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면 '빅스텝'이라고 하고, 0.75% 포인트를 인상하면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한다. 최근 롯데의 행보는 '거인의 발걸음'처럼 파격적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말 롯데 구단에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구단은 "확보한 자금으로 선수 계약 및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과 NC 다이노스 노진혁을 데려와 취약 포지션의 고민을 해결했다. 또 상무 야구단에 지원한 박세웅이 롯데와 다년 계약하면서 입대를 미뤘다. 한현희의 영입으로 국내 선발진에 따라붙는 불확실성을 제거했다. 롯데의 보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대호가 빠졌지만 안권수(외야수·전 두산 베어스)와 이정훈(포수·전 KIA 타이거즈) 등 젊은 방출 선수를 데려와 보강했다. 역시나 타 구단에서 방출된 차우찬(LG)과 김상수(SSG 랜더스), 윤명준(두산) 등 베테랑 투수를 대거 영입했다. 지난해 롯데 1군에는 외국인 코치가 세 명 있었지만, 올 시즌엔 전원 국내 코치로만 구성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배영수(1군 투수) 최경철(1군 배터리) 이종운(퓨처스 감독)을 영입하고, 허삼영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전력분석 코디네이터로 계약했다. 선수단 구성에 대변화가 발생했다. 롯데는 2019년과 2020년 총 연봉 1위 팀이었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적은 나빴다. 2019년 10위, 2020년 7위였다. 성민규 단장 부임 후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통해 몸집을 줄여나갔다. 이를 통해 샐러리캡(선수 지급 금액 상한액) 여유도 확보했다. 그리고 유상증자를 통한 모기업의 지원을 받으며 한 번에 '올인'하고 있다. '유통 라이벌' 신세계 그룹이 SSG 랜더스 인수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오른 것에도 영향을 받은 듯하다. 유상증자를 통한 야구단 지원에 나선 것도 이런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는 "코로나 19로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롯데지주는 이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고 구단의 미래 역량 확보 투자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자이언츠의 2023년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지난해 12월 이강훈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가 새로 부임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반드시 성적을 내야 한다'고 여긴다. '윈나우'를 향한 롯데의 '폭풍 영입'에 타 구단들이 놀라고 있다. A구단 단장은 "비시즌에 롯데가 전력을 많이 보강했다. 이 정도 전력이면 우승 후보라고 할 수 있다. 약점이던 포수와 유격수는 물론 마운드 보강까지 이뤘다"며 "한현희는 실력이 뛰어난 투수다. 한현희의 합류도 엄청나게 커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형석 기자 2023.01.18 18:31
산업

'유통 맞수'에서 '야구 맞수'로…신동빈‧정용진 자존심 싸움

유통 업계 라이벌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구단 운영을 놓고 자존심 대결에 나섰다. 앞다퉈 투자 보따리를 풀고 있다. 두 수장은 각각 야구팀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맞수 간 승부가 프로야구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동빈, 자이언츠에 '통 큰' 투자 롯데지주는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 균등배정 방식으로 롯데지주가 보통주 196만4839주를 주당 9670원에 취득한다. 이에 따라 롯데자이언츠는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이언츠에 190억원이라는 '실탄'을 쥐여준 것이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이언츠를 확실하게 밀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투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 설명이다. 신 회장은 롯데자이언츠와 일본 지바 롯데마린스의 구단주다. 신 회장은 올해 들어 야구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6년 만에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지난달 4일에는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와 그 가족을 초청하는 ‘2023 롯데자이언츠 루키스패밀리 데이’를 여는 데 이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축전과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달 8일 열린 이대호 은퇴식에도 직접 참석해 ‘10번’ 영구결번 반지를 이대호와 아내 신혜정 씨에게 선물했다. 이 커플 반지는 신 회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롯데자이언츠는 신 회장은 지원을 발판삼아 선수 계약과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힘쓸 계획이다. 첫 행보로 지난달 26일 팀의 간판 선발 투수인 박세웅과 자유계약(FA)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원)을 구단 최초로 체결했다. 또 야구장, 과학 장비 등 구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야구 마케팅으로 '홈런' 날린 정용진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6년 만의 홈구장 나들이와 더불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이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대한 경쟁심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SK그룹(SK와이번스)로부터 1352억원에 야구단을 인수, ‘SSG랜더스’를 창단한 후부터 각별한 사랑을 쏟아붓고 있다. 팀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추신수와 김광현을 영입, 국내 무대에 세웠으며 클럽하우스에도 40억원을 투자해 전면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SSG랜더스 관련 굿즈와 행사도 연달아 진행, 팬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경기가 있는 날은 수시로 현장을 찾아 팬들과 함께 열띤 응원을 펼치며 ‘찐’ 야구 사랑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SSG랜더스는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SSG랜더스의 올해 총 관중 수도 98만1546명으로 전체 구단 중 1위다. 인천을 연고로 한 구단으론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정 부회장은 청라를 중심으로 '인천상륙작전'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월 신세계그룹은 인천광역시와 함께 스타필드 청라, 야구 돔구장 건설 및 지하철 역사 신설을 포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정 부회장은 추진 중인 돔구장은 2만석 규모로 야구 경기 관람뿐 아니라 K-팝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 역할도 겸하는 최첨단 멀티스타디움이다. 야구 144경기 중 홈구장에서 72경기만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야구가 열리지 않는 293일에도 인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관람관으로 조성한다. 정 부회장이 꿈꾸는 신세계유니버스의 집합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오너들의 야구 사랑은 종종 눈에 띄었다"면서도 "최근엔 롯데·신세계의 유통 라이벌 구도가 야구판으로 확대되면서 두 기업 오너가 화끈하게 맞붙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 오너가 야구를 통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건 롯데와 신세계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며 "앞으로 두 업체가 유통과 야구를 결합해 어떻게 마케팅을 해나갈지도 관심거리"라고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1.01 07:00
산업

'유통 맞수' 롯데·신세계 이젠 전기차 충전 시장 라이벌

유통 라이벌 롯데그룹와 신세계그룹이 앞다퉈 전기차 충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양사 모두 지금까지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의 주차장을 외부 충전사업자에 임대했지만, 앞으로는 직접 신사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충전소를 마련하고 각종 포인트 등으로 충전요금을 결제 또는 할인해주는 서비스 등을 선보이게 될 경우 충성 고객 확보는 물론 더욱 다양한 형태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자회사 중앙제어를 통해 전기차 충전서비스 브랜드 '이브이시스(EVSIS)'를 출시했다. 중앙제어는 초급속, 급속, 완속 등 모든 종류의 충전기 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올해 초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브이시스는 사용자 앱·PC 웹·충전기를 통합 연결하는 충전 운영 플랫폼이다. 전기차 사용자는 전용 앱을 통해 충전소 검색·예약·결제·평가를, 운영자는 운영 관리·원격제어·모니터링·실시간 장애 관제·정산을 한 번에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시보드의 통계 및 분석 기능으로 전체 현황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장점이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롯데백화점, 마트 등 고객 접근이 용이한 주요 도심지 주차장에 급속 위주의 이브이시스 충전기를 1500기 이상 오픈하는 것이 일차적인 계획"이라며 "향후 유통사, 주유소, 주차장 사업자 등과 협업해 충전소를 지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신세계아이앤씨도 연내 전기차 충전 정보 통합 조회 플랫폼 '스파로스 EV'를 출시하고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스파로스 EV의 상표를 출원한 상태다. 구글과 애플 양대 앱 마켓에도 등록됐다. 스파로스 EV 앱에서는 이용자 위치 기반 전기차 충전소 찾기, 실시간 충전기 상태 확인, 충전 시작·진행·종료 알림, 충전기 예약 등 사용자 편의 기능이 구현될 예정이다. 특히 전기차에 충전기를 연결한 후 QR코드 인식만으로 주차와 충전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할인쿠폰, 충전 리워드 등 다양한 프로모션도 연동될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 등록된 앱은 테스트를 위한 시범운영 단계"라며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그간 마트와 백화점 주차장 내 충전사업을 정부나 민간 사업자에 임대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라 그룹이 직접 나서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전기차 등록 대수는 29만8633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17만3147대였다. 1년이 지난 시점에서 12만5000대 이상이 판매돼 매달 전기차가 1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시점에서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3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충전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해 서울·인천·부산 등 주요 도시의 급속충전기 한 대당 전기차 대수는 20대가 넘는다. 결국 전기차 차주들은 충전소가 있는 대형마트·편의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고, 충전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상품을 구매할 확률도 높아진다. 더욱이 롯데와 신세계는 마트와 백화점을 보유해 전기차 충전사업의 필수 조건으로 꼽히는 주차장 확보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향후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와 백화점 내 자체 충전소를 마련하고 각종 포인트 등으로 충전요금을 결제 또는 할인해 줄 경우 수익과 더불어 충성 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며 "유통 대기업 입장에서는 충분히 노려볼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9.27 07:00
프로야구

은퇴 시즌 최고령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대호가

은퇴 시즌에도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의 방망이는 여전히 뜨겁다. 까마득한 후배, 외국인 선수와 타격왕·최다안타 1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이대호는 20일 기준으로 타율 0.347를 기록,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5월 31일까지 타율 0.400을 기록한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0.355)의 방망이가 여름(6월 타율 0.231) 들어 주춤하면서 격차를 많이 좁혔다. 타율 3~5위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0.341), 롯데 한동희(0.339)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0.337) 등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이대호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대호는 최다안타 부문에서도 3위(85개)를 기록, 1~2위 소크라테스(89개)와 피렐라(87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의 반환점도 돌지 않은 데다 부상 등 변수가 많아 타이틀 경쟁을 주목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전반기 타격 레이스를 주도하는 선수가 이대호이기에 의미가 있다. 이대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다. 통산 홈런 3위(359개)위 올라 있다. 부드러운 스윙과 콘택트 능력까지 겸비한 덕분에 2006년(0.336)과 2010년(0.364), 2011년(0.357) 등 3차례 타격왕에 올랐다.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에 타격왕을 차지한다면 장효조(1983·1985·1986·1987년)와 양준혁(1993·1996·1998·2001년)이 가진 최다 타격왕(4회)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이대호가 넘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록은 KBO리그 최고령 타격왕이다. 현재 이 기록은 LG 이병규 퓨처스리그 타격 코치가 갖고 있다. 1974년 10월생인 이병규는 서른아홉 살이었던 2013년 타율 0.348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초대 타격왕 백인천 역시 이병규와 같은 39세에 타율 1위에 올랐지만, 생일이 이병규보다 한 달가량 늦다. 이대호는 올해 마흔 살이다. 이대호가 대업을 이룬다면 메이저리그(MLB)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1958년, 전 보스턴), 개인 최다 홈런(756개) 기록자 배리 본즈(2004년, 전 샌프란시스코)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윌리엄스와 본즈 둘 다 40세에 타격왕에 올랐다. 이대호는 경쟁자들보다 꾸준하다. 피렐라와 소크라테스, 한동희는 다소 기복을 보이지만, 이대호는 월간 타율 0.323~0.356를 오가고 있다. 타격왕에 오른 경험도 있고,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 경쟁자들보다 체력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은퇴를 앞둔 40대 선수의 성적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다. 해외 무대 진출 전인 2011년(타율 0.357)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대호는 KBO리그에 복귀한 2018년 타율 0.320, 이듬해 타율 0.333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세 시즌 타율은 0.285-0.292-0.286로 3할에 미치지 못했다. 이대호는 '개인'보다 '팀'을 강조하고 있다. 은퇴 시기를 밝힌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내가 못해서 벤치에 앉아 있더라도, 팀과 후배들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2001년 입단 후 롯데에서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우승의 한'이 있어서다. 지난해 1월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 2년 계약하며, 우승 옵션을 1억원씩 넣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대호의 활약은 곧 승리의 징검다리다.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유통 라이벌' SSG 랜더스와 홈경기에서 이대호는 2-4로 뒤진 8회 말 무사 1·2루에서 1타점 적시타로 팀의 7-4 역전승을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9일 삼성전에서는 연장 11회 말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고 12일 KT 위즈전에서는 멀티 홈런(5타수 4안타 3타점)을 폭발했다. 그는 "떠나는 마당에 (개인 성적에) 욕심 없다. 정규시즌 144번째 경기가 내 마지막 경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가을야구 1~2경기라도, 더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이형석 기자 2022.06.21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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