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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IS] '군함도·옥자' 김민희까지… 70회 칸 韓영화 빛 받을까
제70회 칸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 잔치가 될까.세계 3대 영화제인 제70회 칸영화제가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치러진다. 충무로는 칸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준비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엔 총 5편의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 갔다. '아가씨(박찬욱 감독)'는 한국 영화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고, '곡성(나홍진 감독)'은 비경쟁 부문, '부산행(연상호 감독)'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단편 경쟁 시네파운데이션 '1킬로그램(박영주 감독)', 감독주간 단편 '히치하이커(윤재호 감독)'등도 칸의 부름을 받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성과를 낼 듯하다. 경쟁 부문도 조심스럽게 기대하는 분위기다. 주요 배급사 출품 영화는?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현재 각 배급사들은 비공식적으로 칸영화제 출품을 준비 중이다. "출품한다"고 미리 큰소리쳤다가 초청받지 못하면 괜한 오명을 덮어쓸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고 싶다는 입장이다.한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매년, 어느 영화제가 그렇듯 이번 칸영화제에도 알게 모르게 많은 한국 영화들이 도전장을 내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출품 여부를 오픈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혹여 초청이 불발되면 모두가 민망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영화들이 끝까지 비밀에 부치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다.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지난해 '부산행'도 출품이 알려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초청 사실이 전해지며 '아가씨' '곡성'에 비해 더 큰 축하를 받았고 깜짝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며 "초청을 받으면 당연히 기뻐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을 땐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부분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충무로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출품작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으며, 몇몇 작품은 벌써 출품을 완료했다는 후문이다. 현재까지는 CJ E&M '군함도(류승완 감독)', 쇼박스미디어플렉스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NEW '옥자(봉준호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7호실(이용승 감독)'이 유력하게 꼽힌다. 올 여름 시장 개봉을 확정 지은 대작들이 대부분 포함된 모양새다. 지난해 '부산행'이 5월 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후 여름 시장 첫 타자로 나서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한 성공 사례가 올해도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무엇보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옥자' '7호실' 모두 작품 자체에 의미가 깊어 눈길을 끈다. '군함도'는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하던 조선인들의 탈출을 그렸고,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독일 기자와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굵직한 사건을 소재로 삼은 만큼 세계 무대에서 선보일 기회가 생긴다면 감회가 남다를 전망.봉준호 감독 신작 '옥자'는 일찌감치 글로벌 프로젝트로 명성을 떨치고 있어 세계 무대에서 선보이기에 손색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상당하다. 만국의 공감대를 얻을 만한 인간과 동물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도 유리하다. 넷플릭스에서 600억을 투자, 브래드 피트가 대표로 있는 할리우드 제작사 플랜B가 제작에 참여했고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했다. '7호실'은 앞의 세 작품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영화제에 가장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평이다. 망해 가는 DVD방에 각자의 비밀을 감춘 DVD방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이 점점 꼬여 가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홍상수·김민희 2연패 도전그동안 칸영화제에서 8번이나 초청받은 홍상수. 그가 2012년 영화 '다른나라에서'에 이어 5년 만에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열린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김민희와 함께한 두 번째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칸영화제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보단 프랑스 국민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한 '클레어의 카메라'를 출품할 확률이 높다. 할리우드리포트 등 외신도 '클레어의 카메라'가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 영화 역시 김민희가 출연한다. 지난해 '아가씨'로 김민희가 칸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홍 감독이 칸에 같이 가서 찍은 영화다. 프랑스 파트타임 교사이자 작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정재영과 장미희도 출연한다.홍상수 영화가 경쟁 부문에 오른다면, 김민희는 2년 연속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후보 자격으로 레드카펫을 밟는다. 수상까지 이어진다면 베를린에 이어 칸까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두 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한국인 배우가 된다. 칸 레드카펫 밟을 뉴 페이스들 출품이 끝은 아니다. 결국 어떤 부문이건 초청이 돼야 영화인의 '꿈의 무대'라 일컬어지는 칸 레드카펫을 밟을 수 있다.칸영화제는 공식 섹션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을 비롯해, 미드나잇·주목할 만한 시선·특별상영·시네파운데이션·단편영화 부문으로 나뉘며, 병행 섹션은 칸 클래식·황금카메라, 그 외 섹션으로 감독주간·국제비평가주간을 통해 초청받는다.초청받은 작품의 감독과 주연배우들은 특별한 이변이 없다면 레드카펫에 올라 세계 영화인들과 인사한다. '군함도'는 황정민·소지섭·송중기, '택시운전사'는 송강호·토마스 크레취만·유해진, '옥자'는 릴리 콜린스·틸다 스윈튼·제이크 질렌할·안서현·변희봉, '7호실'은 신하균·도경수가 이끌었다. 특히 소지섭·송중기·도경수는 국내에서 한류 스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인물들이다. 당연한 설레발이지만 이들이 한류 스타를 넘어 영화배우로서 칸 무대에 서는 영광까지 누리게 될지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이와 함께 벌써 칸영화제행을 결정지은 작품도 있다. 배기원 감독의 단편영화 '인터뷰-사죄의 날'이 그 주인공이다. '인터뷰-사죄의 날'은 대전시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로 재개발구역에서 펼쳐지는 철거민과 용역 사이의 갈등을 통해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적으로 묘사해 호평받았다. 김연지 기자, 조연경 기자
2017.03.15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