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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힘이 드신가..한가위 ‘베테랑2’로 마음껏 즐기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만사]

이름값을 할 것이다. ‘베테랑2’를 보면서 118분간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베테랑2’는 지난 5월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된 후 국내에서는 9일 첫 공개됐다. 15일까지 이어지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으로 상영 중이기도 하다. 국내 개봉일은 13일이다. 반복하지만 이 영화, 이름값은 톡톡히 할 것이다. 재미있다. 이야기의 순환 흐름이 좋고 거칠 것이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한다. 상업영화 연출의 최고 기량을 보여 준다. 류승완 답다. ‘베테랑2’는 육상효 감독의 영화 지침서 ‘이야기 수업’에서 얘기하듯 ‘한 줄 스토리’로 요약하거나 ‘로그 라인’으로 정리하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다. 육상효에 따르면 모든 영화는 한 줄 스토리로 정리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안될 때는 대체로 요령부득의 작품일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베테랑2’ 스토리를 스포일러를 고려해 한 줄로 정리하면 “사춘기 아들로 인해 고민이 많은 중년 형사 서도철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다가 범인의 정체를 밝혀 내고 그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이다. 로그 라인은 광고성 문구인 만큼 아까의 문장에서 스포일러를 더 걷어 내야 한다. “형사 서도철이 1편에 이어 또 한번 범인 추적과 체포에 대활약을 벌인다” 정도가 될 것이다. 많은 대중이 ‘베테랑2’를 기대하고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요즘 극장가에 ‘즐길 수 있는 상업영화’가 없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터다.다만 ‘베테랑2’는 육상효 시나리오 제2 법칙, 곧 ‘주제 정리하기’ 부문에서 약간 덜컹댄다. 이 영화의 메시지는 비교적 뚜렷하다. 아니 너무 뚜렷하다. 그래서 상투적이고 진부하다. 늘 하는 소리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정의는 정의여야 하며 살인자는 살인자이고 범죄는 범죄일 뿐이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아니 역설적으로 주제가 애매하다. 류승완이 그간 기본적으로 영화를 통해 얘기하려고 하는 것이 이렇게 단순한 것이었던 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는 그보다 훨씬 더 심오한 얘기를 해왔던, 양립할 수 없는 표현이긴 하지만, 작가적 상업영화 감독이기 때문이다.류승완은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모가디슈’(2021) 등을 통해 안 그런 척, 우리 사회의 비틀린 내면을 그려내는데 주력했다. 할리우드 감독 샘 페킨파가 즐겨 묘사한 ‘총알 발레’식의 폭력 묘사처럼 류승완 역시 폭력 묘사의 수위에 있어 늘 절묘한 경계를 오가며 오히려 사람들이 그것을 유희로서 즐기게 만드는, 재치 있는 연출력을 선보여 왔다. 그는 상업영화를 추구하지만 그 안에 늘 단단한 주제의식을 담아 온 특이한 감독이다. 사회와 정치는 늘 인간성을 비껴가게 마련이며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늘 위악스러우며 항상 배신하기 일쑤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적일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 같은 것, 그 쓸쓸한 회한 같은 것을 영화에 담아 왔다. 이번 ‘베테랑2’는 그런 류승완의 일관된 연출관에서 다소 비껴 서 있는 느낌을 준다. 그게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바야흐로 류승완도 그럴 때가 됐다. ‘밀수’(2023)부터 그는 영화가 꼭 사회정치성이나 역사성을 지녀야 한다는 어감에 대해 반대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까지도 아니다. 그저 궁시렁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 때도 됐다. 관객만 영화를 오락적으로 즐기라는 법은 없다. 영화감독들도 충분히 즐기면서 만들 권리가 있다. 그래도 류승완의 이번 영화를 보면서 비평적으로 점점 할 말이 없어지는 건 다소 서운하고 슬픈 일인 건 어쩔 수가 없다. 그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이후 25년 가까이, 마치 자신의 만든 많은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치열하게 살아온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가 재미있고 즐기는 영화를 잇따라 찍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아주 약간, 불만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얘기를 류승완도 귀담아 들어야 하며,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이번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주인공 서도철(황정민)이 터널 안에서 진짜 범인과 격렬한 싸움을 벌인 뒤 온몸이 피투성이, 멍투성이가 돼 절뚝거리며 걸어가 터널 벽에 기대어 앉는 모습이다. 서도철은 계속 궁시렁댄다. “아우 힘들어 아우 죽겄네.” 그가 앉아 있는 곳으로 팀장(오달수)이 옆으로 슬며시 와서 앉고 후배 형사들(장윤주 오대환) 등이 따라 앉는다. 모두들 지치고 힘든 표정이다. 아 왜 이리 사는 게 힘들어, 하는 표정들이다. 이 한 컷에 ‘베테랑2’의 진심이 다 담겨져 있다. 모두들 힘들게 찍은 영화들이니 만큼 관객들이여 편견없이 즐겨 달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베테랑2’는 우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감독과 스태프, 배우들 모두 전력을 다해 찍은 영화다. 즐거운 세상이 아니다. 류승완은 자신도 그걸 잘 알고 있으니, 어려운 얘기하지 않겠다는 식인 모양이다. 관객들을 2시간 동안 즐겁게 만들겠다고 작정하고 이번 영화를 만든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지금과 같은 세상에서 영화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냥, 그 진심과 진정성이 느껴진다. 모두들 힘이 드신가. ‘베테랑2’로 마음껏 즐기시기들 바란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9.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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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독파해 내기 최고로 어려운 영화 ‘희생’, 이렇게 보면 된다

소련 시대, 러시아의 거장 감독이었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1986년작 ‘희생’의 4K 리마스터링 복원판 시사회에는 영화계의 내로라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한국에서는 1995년에 개봉됐었으니 29년만의 재개봉이다. 2시간29분의 러닝 타임 후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영화는 21일 개봉됐다.‘희생’은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일화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감독 육상효도 이 영화를 ‘픽스 롱테이크 쇼트 때문에 영사기가 멈췄다고 관객들이 항의했던 작품’이라고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영화 안에 담겨진 수 많은 상징과 알레고리, 현학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철학적 담론, 부조리극처럼 이어지는 배우들의 수많은 대사와 연기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희생’을 현대 영화사에 있어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만큼 가장 독파하기 힘든 영화로 생각한다. 깊이 잠들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중반부까지를 잘 참고 넘어 가면 이 영화가 어떤 시대 배경에서 나온 것이고, 또 그래서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인 지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희생’의 시대 배경은 1985년이다. 베를린 장벽은 아직 붕괴되지 않았고(1989년 8월) 소련 연방은 해체되지 않았던 때다.(1992년 공식 해체) 러시아는 여전히 소비에트 연방의 주축국이었고 공산당이 지배하던 체제였다. 고르바초프가 등장하기 직전이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시작된 것은 베를린 장벽 붕괴를 전후한 일이다. 아직 몇 년이 더 걸릴 터였다.그러니까 이 영화가 나온 1986년과 이 영화의 시대 배경인 1985년은 세계가 극도로 불안한 때였다. 당시 미국의 지도자는 로널드 레이건으로 그의 집권 2기 때였다. 로널드 레이건은 소련이 우주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정치적 선전과 함께 미국 스스로의 우주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인 일명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하며 전 세계를 미-소간 우주 핵무기 대결로 치닫게 했다. 바야흐로 1985년은 우주 핵 전쟁으로 인한 제 3차 세계대전과 지구와 인류의 종말이라는 세기말적 분위기가 압도했던 시기였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시대의 아우라를 전폭적으로 극 전체에 깔고 있는 작품이다.‘희생’은 타르코프스키가 1984년 이탈리아 망명 이후 만든 작품이라는 점도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된다. 타르코프스키는 스탈린 체제였던 1932년에 태어나 영화 인생 대부분을 소련 공산당과 갈등을 벌이며 살아 간다. 1966년작 ‘안드레이 루블료프’부터 전설의 소련 SF영화 ‘솔라리스’(1972)에 이르기까지 타르코프스키는 인간 본성의 문제와 우주의 근원, 인간 구원의 종교성까지, 유물론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내세운 소련 당국이 그토록 싫어하는 관념의 영화들을 만들어 내는데 열중했다. ‘희생’은 타르코프스키의 반(反)유물론, 인간이 궁극의 구원에 이를 수 있는 그의 종교 철학적 담론이 집대성 된 것으로 평가된다. 주인공 알렉산더는 인류 종말의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다 비우고(집을 불태우고) 하녀인 마리아와 통정을 한다.(계급을 뛰어 넘으려 한다.) 그는 작은 실천에 애를 쓴다. 죽은 나무를 심고 실어증에 걸린 아들에게, 3년을 물을 주고 정성을 다하면 나무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한다. 알렉산더는 미친 세상을 향해 스스로 미친 사람이 됨으로써 시대가 자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이념의 광기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증명하려 애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은 수많은 질문과 의문부호를 이어가게 한다. 영화 오프닝부터 나오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동방박사들의 경배’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의미일까. 알렉산더가 하녀 마리아와 동침을 하는 장면은 미켈란젤로의 작품 ‘피에타’를 연상시키는 것은 왜일까. ‘희생’의 재개봉이 이번엔 관객들에게서 어떤 반응들을 끌어 낼까. 1995년에 비해 관객들은 성숙했을까. 타르코프스키가 다시 한번 국내에 예술영화 붐을 일으킬 것인가. 그건 꼭 중요한 문제는 아닐 수 있다. 영화는 시대를 넘어 당대에까지 이르며 여전한 세상의 수많은 난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희생’은 바로 그러한 영화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8.2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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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브라질 한국영화제, 무이또 오브리가도!!

브라질 상파울루 한국문화원(원장 김철홍)이 주최하는 한국영화제에는 19편의 영화가 편제됐다. 개막작의 개념은 없으나 행사가 시작되는 20일 오후 4시(한국 시간 21일 오전 4시)에는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상영됐다. 29일까지 정지영 감독의 ‘소년들’을 비롯해 육상효 감독의 ‘3일의 휴가’, 김미영 감독의 ‘절해고도’, 이완민 감독의 ‘사랑의 고고학’ 등 장편 9편과 단편 1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현장에는 육상효 감독이 초청돼 참석한 상태다.‘거미집’ 상영은 당초 약간은 우려가 있었다. 워낙 한국적 상황, 더 나아가 한국영화의 역사가 지닌 특수성에 대해 눈이 밝은 관객이어야만 작품을 알아 보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봤다. 게다가 다소 작가주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다. 상파울루 한국영화제 역시 런던이나 여타 국가의 한국문화원 주최의 영화 행사처럼 교민보다는 현지인 중심으로 관객들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질 관객들에게 ‘거미집’은 상당히 생소한 얘기일 수 있다.‘거미집’을 이해하려면 괴인(怪人) 감독 김기영의 미스터리한 죽음(그는 실제로 원인 모를 화재로 사망했다), 거장 신상옥 감독이 갖는 한국 현대 영화사에서의 위치는 물론 1970년대 한국의 권위주의 정치 상황, 검열 문제 등을 두루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영화가 2023년 칸영화제에서 상영 됐을 당시 5분 넘게 기립박수가 이어졌음에도 한국 개봉에서는 흥행에 참패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른바 국내 MZ세대들의 호응도가 매우 낮았는데 이들의 레트로 감성을 건드리기에 너무 영화 ‘안쪽’의 얘기였다는 점, 영화가 갖는 코믹한 정서가 코로나와 경기 불안 등 현재 한국의 사회 정서에 맞지 않았던 점, 전반적으로 사회와 영화가 공기(共氣)를 나누지 못했던 점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혔다.그러나 브라질 관객들은 달랐다. ‘거미집’의 영화 속 영화 장면, 곧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패러디한 장면들에서 나오는 60년대풍의 신파급 대사 어조에서부터 웃음을 흘렸다. 영화 속 정우성이 맡은 신상옥 감독이 등장하는, 판타지신도 무리없이 이해하는 듯 보였다. 1970년대 한국의 독재정치 시대, 검열의 문화에 대해서는 특히 브라질 자국 역사에 대한 경험과 동일시하는 듯이 보였다. 한 개인의 광기와 예술의 광기, 시대의 광기가 만날 때 어떤 작품, 어떤 예술이 만들어지는 가에 대한 영화의 테마를 진지하게 받아 들였다. 브라질 한국영화제가 열리는 상파울루 시립문화센터 광장에서는 이곳 청소년들의 댄스 연습이 한창이었다. 곧 K팝 댄스 경연대회가 예정돼 있다. 브라질 곳곳에서의 K팝, K시네마의 열기가 심상치 않다. 그건 요즘 세계 어디서든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들 중남미의 K팝 열기에 기인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국내 영화 산업 안으로 잘 끌어 들이고 있느냐는 점이다. 중미권에는 멕시코와 쿠바 외에는 100% 문자 해독 능력을 갖춘 나라가 드물다. 페루,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등은 시장도 작고 문맹률이 높아 모두 더빙을 해야 해 제작비 코스트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브라질은 인구 2억의 큰 시장이지만 남미 대륙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다. 남미 다른 국가는 전 지역이 스페인어권이다. 세계에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국가는 포르투갈과 브라질, 동티모르와 아프리카 소국 한 두 개 나라일 뿐이다. 브라질 한 국가만을 위해 더빙을 준비하는 건, 다소 가성비가 떨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 중남미권을 겨냥한 체계적인 수출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영화의 해외 진출이 가장 부진한 곳이 바로 중남미다. 영화 전문 인력이 배치되기도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한데 워낙 대륙 규모가 크고, 치안이 불안정 해 활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현장에서 한국 영화에 대해 깊은 공감을 갖는 브라질 관객들을 목도하게 되는 건 꽤나 흥분되는 일이다. 한국은 요즘 왜 흥미로운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브라질 상파울루와 한국은 정확히 지구 반대편이다. 비행시간만, 태평양쪽으로 가든 대서양과 인도양쪽으로 가든, 그러니까 오른 쪽으로 가든 왼쪽으로 가든 대기 시간 서너시간을 포함해 도합 30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다. 멀다. 그러나 늘 느끼는 것이지만 영화는 물리적 거리를 가깝게 만든다. 이번 브라질 한국영화제는 영화가 한국과 상파울루의 거리를 두 시간의 러닝 타임 시간 안으로 좁히게 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만들었다. 무이또 오브리가도(대단히 감사합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7.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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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 “가족의 탐구가 곧 삶에 대한 탐구”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가족의 존재감을 느끼게 돼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걸 보면서 ‘아, 나는 가족주의자고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하게 됐어요.”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3일의 휴가’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육상효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3일의 휴가’는 세상을 떠난 엄마가 저승 백일장에서 수상, 이승으로 3일간 휴가를 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김해숙과 신민아가 모녀로 등장, 한 명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야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마음속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앞서 ‘나의 특별한 형제’로 가족에 대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줬던 육상효 감독이 또 한 번 장기를 펼쳤다.“‘나의 특별한 형제’에선 피가 안 통한 사람들이 나누는 가족애를 그렸다면 ‘3일의 휴가’에서는 같은 핏줄인 사람들이 서로에게 갖고 있는 선의 같은 것을 담고자 했어요. 사실 영화에는 서로 상처와 오해를 주는 엄마와 딸이 나오죠. 피를 나눴다고 해서 모든 장면이 용서가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우리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잘못을 저지르고, 또 용서를 하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 거죠.”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감성을 담고 있기에 영화는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을 듯하다. 언론 시사회 때 영화를 본 배우들이 기자회견에 앞서 눈물을 보였을 정도다. 육 감독은 “강기영 배우까지 엄청 울더라. 무슨 짐승 소리 같은 걸 낼 정도로 울었다”고 이야기했다.육상효 감독 역시 시나리오를 보고 작품 연출을 결정했다. 그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종이에 눈물을 뚝뚝 떨궜을 만큼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호흡을 몇 번이나 가다듬으면서 몇 시간에 걸쳐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는 “늦게 낳은 딸이 있어서 그런지 딸이 나오는 장면들이 많이 와닿더라”고 했다.아이를 낳아 기르며 느낀 건 부모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부모 역시 사람이고, 부모라는 입장에 처음 서 보기에 어쩔 수 없이 실수를 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3일의 휴가’에서 진주(신민아)가 엄마 복자(김해숙)를 떠올리며 “엄마도 어쩔 수 없었겠다”고 하는 장면이 특히 와닿았다.“세상 모든 엄마, 아빠에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선택이 있는 것 같아요. 설령 그게 자식에게 해롭거나 나쁘게 작용했더라도요. 그래서 부모를 이해하는 최고의 말은 ‘어쩔 수 없었구나’ 그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3일의 휴가’의 가장 큰 장점은 모녀,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거창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 대단한 드라마가 없는, 평범한 모녀가 시종일관 러닝타임을 담백하게 채운다. 자신이 헌신했던 백반집의 식기를 보는 엄마,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을 마음 한쪽에 간직하며 산 딸, 가족의 부재를 채워주는 이웃의 존재. 그런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이 쌓여 말미에는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된다.“엄마와 딸 사이엔 오해가 쌓이게 마련이고, 서운하고 후회되는 순간도 종종 생기죠. 특수하지 않은, 평범한 모녀의 이야기로도 충분한 감정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들 역시 요란하지 않게, 정확한 연기를 해줬다고 생각해요. 그럴 때 있잖아요. 힘들게 일하다가도 ‘가족이 있다’는 생각만으로 위안이 되는. 가족은 모든 관계의 시작이고, 삶을 탐구하는 길은 곧 가족을 탐구하는 것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1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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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3일의 휴가’ 김해숙 “100점짜리 엄마 아닌데 ‘국민 엄마’… 영광이자 부담”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를 아무에게나 붙여 주시는 건 아니잖아요. 제게 그 정도의 믿음과 기대가 있다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우면서도 영광이죠.”배우 김해숙이 또 다시 엄마를 연기한다. 이번에도 보통 엄마는 아니다. 하늘에서 딸을 보기 위해 3일간 휴가를 나온 새로운 엄마를 보여준다. ‘영혼 엄마’라고 하면 될 듯하다.김해숙은 최근 영화 ‘3일의 휴가’ 개봉에 맞춰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 엄마’의 귀환이라는 평에 대해 “사실 내가 100점짜리 엄마도 아니고 그런 수식어가 처음엔 부담스럽고 죄송스럽기까지 했다”면서도 “그래도 영화를 하면서 정말 다양한 엄마를 연기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미국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줄만 알았던 딸이 자신이 운영하던 백반집을 이어받아 살고 있는 것에 열받아 하는 부분에선 김해숙의 코믹한 매력이, 딸이 마음의 응어리와 짐을 덜어내길 바라는 부분에선 절절한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수많은 엄마를 연기하면서도 틀에 박히지 않은 김해숙의 연기. ‘3일의 휴가’ 육상효 감독이 김해숙을 복자 역으로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2시간여의 러닝타임 내에 관객을 웃기기도 울리기도 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인 만큼 김해숙 외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는 설명이다.김해숙 역시 복자에게서 다른 매력을 봤다. 수많은 엄마를 연기했지만 복자는 지금까지와 다른 엄마라 느껴졌다. 영혼으로 딸의 곁에 휴가를 온다는 발상 역시 신선하다고 판단했다.“저 역시 엄마다보니 엄마를 연기할 때 더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3일의 휴가’ 복자는 이때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엄마라 여겨졌고, 잘 표현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어요.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이 영혼으로라도 내 곁에 와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 누구나 한 번쯤은 하지 않나요. 그런 보편성도 좋았죠.”영화는 관객들을 억지로 울리지는 않는다. 당초 시나리오엔 슬픈 장면이 더 많았는데 촬영, 편집 과정에서 많이 덜어졌다. 복자와 진주 사이의 드라마가 엄청나게 특별하지도 않다. 누구나 한 번쯤은 엄마에게 외면받았다고 느낀 순간이, 엄마가 걸어온 전화를 받지 않은 순간이 있지 않나. 그런 소소함과 평범함이 쌓여 러닝타임 후반부에 차오르는 감정이 묵직하다.김해숙은 “우리 영화를 통해 소중한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소중한 사람에게 전화를 한 번 걸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면 금상첨화.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사실 이런 계기가 아니면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내는 것도 어렵다는 걸 김해숙도 알기 때문이다.“영화를 찍으면서 저도 복자와 진주의 감정에 동화되는 걸 느꼈거든요. 영화를 보시는 관객들도 그런 경험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는 게 힘들고 복잡해지면서 어쩐지 인간미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은데요. 그러다 보니 ‘사랑해’, ‘고마워’라는 말을 나중으로 미루게 되죠. ‘3일의 휴가’를 보시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도화지같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던 김해숙. 그는 “그 소망을 지금은 이룬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연기로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몇 년 전부터인가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거든요. 그 마음에 감사하고 보답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아직 제 안에는 꺼내고 싶은 제가 많아요. 앞으로도 같은 캐릭터를 반복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나가는 배우가 되겠습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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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3일의 휴가’ 예상보다 담백하고 신민아는 예쁘고 여운은 짙다

눈물즙을 짜내는 뻔하디 뻔한 영화가 아니다. ‘3일의 휴가’는 세상을 떠난 엄마와 남겨진 딸의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잡되, 사람이 사는 데 필요한 것들, 삶을 지탱하는 것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예상보다 담백하고, 웃음도 많다.‘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천국 백일장에 입선해 특별한 휴가를 받게 된 엄마 복자는 미국에서 교수일을 하는 딸을 보고자 하지만, 딸이 있는 곳은 자신이 운영하던 백반집. 자신을 볼 수도,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는 딸 진주의 옆에서 복장 터져하는 엄마 복자는 초반부터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를 연출한 육상효 감독에 따르면 원래 시나리오는 훨씬 슬펐다고. 육 감독은 이를 많이 덜어내고 영화에 보다 많은 웃음을 담았다. 그 덕에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모녀 이야기를 하면서도 영화는 슬픔에 매몰되지 않는다. 가족 이야기만 하면 ‘신파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영민한 선택이다.대신 영화는 엄마와 딸뿐 아니라 이들의 삶을 지탱해온 것들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것을 택했다. 공황장애 증상까지 겪으며 힘들어하던 진주가 시골 백반집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다고 하자 한걸음에 달려와준 친구나 복자의 레시피에 행복해하는 사람들. “너한테는 참기름 안 판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거냐”며 애정어린 골을 내는 이웃 주민. 한때는 복자의 이웃이었지만 이제는 진주의 이웃이 된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떠나간 복자와 살아 있는 진주 삶의 버팀목이 돼 준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옆에 있을 땐 당연해서 몰랐던 것들이, 막상 생활이 무너져 다시 세워야 할 때는 그렇게나 위로가 되는 법이다. 마치 헤어진 이후 방에서 홀로 울 때 엄마의 전화만이 그 적막을 깨주듯이 말이다. 그래서 ‘3일의 휴가’는 다 보고 나면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주변에 살고 있는, 삶을 지켜주는 존재를 되새겨보게 만든다. 복자는 자신이 정성들여 만들고 아껴 쓰던 아궁이, 그릇 같은 것들을 진주가 물려받아 소중히 사용하는 것을 보고 위로를 받는다. 복자가 휴가를 와서 가장 처음 만나는 건 딸 진주가 아닌 백반집 식기들이었다. 김해숙의 엄마 연기는 두 말 할 것도 없다. 무뚝뚝하면서도 딸에게 촌철살인을 남기기도, 때론 하고 싶은 말을 전하지 못 해 미어터지기도 하는 엄마의 여러 면면을 김해숙은 유려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시골 백반집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진주 역의 신민아는 영상 화보 같은 비주얼로 초반부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땅에 묻어 둔 김치 맛을 보는 것도, 무쇠솥에 커피콩을 볶는 것도 신민아가 하는 순간 아련해지는 마법이 있다. 여기에 복자를 현실로 안내하는 저승사자 역의 강기영과 진주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단짝 미진 역의 황보라는 적재적소에서 영화의 분위기를 환기한다.러닝타임보다 긴 여운이 남는 영화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한다. 12세 관람가. 105분.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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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3일의 휴가' 주역들의 귀여운 하트

육상효 감독,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3일의 휴가' VIP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로 오는 12월 6일 개봉.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1.27/ 2023.11.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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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고 싶다면… 김해숙X신민아 ‘3일의 휴가’[종합]

비단 모녀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영화 ‘3일의 휴가’는 주변에 있는 모든 소중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3일의 휴가’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육상효 감독과 출연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3일의 휴가’는 딸 진주(신민아)를 만나러 하늘에서 내려온 엄마 복자(김해숙)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모녀의 이야기가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 스토리로 기능한다.김해숙은 “‘만약 우리 엄마가 하늘에서 내려오면 어땠을까’, ‘내가 내려온다면 딸에게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했다”면서 “촬영을 하며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떠올렸다.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해야 할 말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 않나. 나 역시 어머니에게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해드렸다. 그 말을 살아계실 때 해드렸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고 이야기했다.딸 역의 신민아와 호흡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눴는데 내가 많은 엄마 역을 했지만, 우리 (신)민아를 사랑한다고 느꼈다. 연기를 할 때 진짜 모녀 같은 감정을 주고받았다. 정말 우리 딸 같은 감정으로 연기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신민아 역시 “진주가 아무것도 안 해도 선생님 덕분에 사연이 묻어난 것 같다. 감사하다. 선생님이 예뻐해 주셔서 나도 현장에서나 촬영이 끝나고 난 후에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가슴 깊이 남았다. 그런 부분이 영화에도 묻어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기영은 복자를 이승으로 안내하는 저승사자를 연기했다. 저승사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닌 평범한 회사원 같은 이미지다. 강기영은 “감독님이 평범한 여행사의 수습 직원 같은 느낌이라고 하셨다. 지극히 일상적으로 표현해보자고 하셔서 편하게 연기했다”고 설명했다.예비 엄마인 황보라는 “내가 서울에 올라와서 공부했기 때문에 엄마가 부산에서 왔다갔다 했다. 많이 싸웠던 기억이 있다. 어떤 장면에선 ‘우리 엄마도 저랬을까’ 싶어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면서 “나는 희생하는 엄마가 아닌 나를 생각하는 엄마가 되겠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마지막으로 김해숙은 “우리 같은 영화가 잘돼서 따뜻한 영화가 많이 나올 수 있길 바란다. 영화가 끝나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전화 한 통 하면서 돌아갈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했다.육상효 감독은 “슬픔의 눈물도 있지만 공감으로 흘리는 눈물도 있지 않나. 이 영화 속에 그런 공감의 눈물이 많길 바랐다”고 이야기했다.배우들의 호연과 소중한 이들을 생각하게 하는 뭉클한 서사가 돋보이는 영화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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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보며 많이 울어”…김해숙·신민아가 그리는 따스한 가족애 ‘3일의 휴가’ [종합]

신민아 김해숙 주연 영화 ‘3일의 휴가’가 올겨울 관객의 마음을 따스하게 데울 준비를 마쳤다. ‘3일의 휴가’ 제작보고회가 13일 오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육상효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참석했다.‘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방가? 방가!’ ‘나의 특별한 형제’ 등을 연출한 육상효 감독은 “사무실에서 ‘3일의 휴가’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한 번에 못 읽었다.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 감정이 움직이는 것 같아 해보고 싶었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김해숙은 “많은 엄마를 연기했지만, 하늘에서 휴가를 받고 딸을 만나기 위해 내려온 엄마는 처음”이라며 “맨 처음 떠올린 게 하늘에 있는 어머니였다. 이런 일이 있다면 어머니가 제일 먼저 내려오지 않을까 싶었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동화됐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에서 휴가를 받고 내려온 엄마라는 설정이 환상적이었다. 자식이라면 돌아가신 부모님을 한 번쯤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 그게 굉장히 강하게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또 김해숙은 “진주가 엄마를 생각하며 엄마가 해줬던 음식을 만든다. 집밥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인 것 같다. 나도 엄마가 해줬던 음식이 먹고 싶어 집에서 해보면 그 맛이 아니라 실망했을 때도 있었다. 그때 집밥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느꼈고 그런 그리움을 집밥으로 표현한 이야기가 신선했다”고 설명했다. 복자의 딸 진주 역을 연기한 신민아는 “엄마와 딸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솔직하지만 판타지적으로 풀어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꼭 엄마와 딸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후 ‘그때가 좋았지’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인 것 같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느낌인 것 같아 선택했다”고 말했다.이어 “진주는 엄마의 맛을 찾아 엄마가 운영하던 백반집으로 가서 엄마의 향기를 느끼는 인물”이라며 “엄청난 요리보다 칼질, 재료 다듬기 등을 위주로 연습했다. 평소 요리를 즐겨하지는 않지만 촬영하며 자기만의 레시피로 음식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언젠간 엄마한테 요리를 배워 친구들에게 대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모녀 호흡을 맞춘 김해숙과 신민아는 모든 엄마와 딸의 관계를 짚으며 ‘3일의 휴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해숙은 “나도 누군가의 딸이었고 지금은 누군가의 엄마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모든 걸 내주는 존재로 태어난 것 같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에 신민아도 “모녀 관계를 정의하긴 어렵지만 생각해보면 마음이 짠하다. 엄마뿐만 아니라 가족이라는 관계가 내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관계이기 때문에 가끔 너무 솔직하게 표현해서 미안할 때가 있다. 그래도 결국 기대게 되는 게 가족”이라고 덧붙였다.마지막으로 김해숙은 “언제부턴가 가족들이 함께 볼 작품이 사라지는 것 같다. 항상 옆에 있었기 때문에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 너무 바쁘게 살아온 나의 삶. 그 모든 것을 사랑하는 사람, 가족과 함께 극장에 와 힐링 타임을 가지며 깨닫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관전포인트를 짚었다.신민아는 “겨울 배경이 이렇게 예쁜 줄 몰랐다. 촬영하며 동화 속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극장으로 여행 온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보며 따뜻한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한편 ‘3일의 휴가’는 다음 달 6일 개봉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11.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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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3일의 휴가' 많이 기대해 주세요

배우 황보라, 신민아, 김해숙, 강기영, 육상효 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3일의 휴가'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 분)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 분)의 힐링 판타지 영화로 오는 12월 6일 개봉. 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2023.11.13/ 2023.11.1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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