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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패승패승승승' 유일한 우승팀 삼성, 2013 대역전 우승 재현할 수 있을까 [KS]

패패승패승승승. 벼랑 끝에 몰린 삼성 라이온즈가 2013년의 대역전 드라마를 재현하고자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4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2-9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시리즈 3패(1승)을 떠안았다. 1패만 더 하면 준우승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KS에서 1승 2패 후 1승 3패가 된 시리즈는 16차례 있었는데, 이 중 역전 우승을 한 팀은 단 1팀이다. 우승확률이 6.2%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 유일한 팀이 2013년 삼성이었다. 당시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했던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KS까지 오른 두산 베어스에 1승 3패로 몰리다 4승 3패를 만들며 우승했다. 삼성은 대구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내리 두산에 내준 뒤, 잠실로 무대를 옮긴 3차전 승리로 기사회생했지만 4차전에서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은 이후 3연승하며 통합우승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탄탄한 마운드가 강점이었다. 당시 삼성은 윤성환과 릭 밴델헐크, 배영수, 장원삼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선발진이 있었다. 안지만-심창민-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도 탄탄했다. 특히 6차전에서는 9이닝 동안 9명의 투수를 등판하는 '불펜데이'로 승리를 따냈다. 탄탄한 마운드를 입증했던 경기였다. 2024년 삼성이 11년 전 대역전극을 재현하려면 마운드의 부활이 절실하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선발진이 부상으로 붕괴되고 불펜진 역시 위용이 떨어졌다. 특히 선발진은 데니 레예스를 제외하고 줄이탈했다. 1선발 에이스 코너 시볼드가 시즌 막판 부상(견갑골)으로 PS 엔트리에서 낙마했고, 원태인이 지난 26일 4차전에서 투구 도중 어깨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됐다. 원태인은 병원에서 오른 어깨 관절 와순 손상과 회전근개 힘줄염 소견을 받고 남은 시리즈 출전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좌완 이승현과 황동재가 있지만, 이승현은 8월 햄스트링 부상 후 PS에서 복귀한 뒤 아직 선발 등판이 없다. 황동재 역시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무실점 호투했지만 3이닝에 그쳤고, 지난 KS 2차전에선 1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돼 우려를 낳았다.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다. 이 가운데 삼성은 벼랑 끝 5차전에서 '불펜 데이'를 치러야 한다. 좌완 이승현이 선발 마운드에 오를 확률이 높다. 부상 회복 뒤 긴 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는 만큼, 일찌감치 불펜 투수들을 준비시킬 가능성이 높다. 2013년 6차전에서 불펜 데이로 승리를 거둔 것처럼 11년 뒤 삼성이 이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코너에 몰렸다. 5차전에는 쓸 수 있는 전력을 다 쏟아 붓겠다. 잘 준비하겠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4.10.2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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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1선발 지키기부터!" 18승 페이스에도 덤덤, 삼성에 진심인 '에이스' 원태인 [IS 스타]

KBO리그 다승 공동 1위(5승 1패), 평균자책점(ERA) 2위(1.79). 특급 외국인 투수의 성적이 아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해 원태인은 2015년 윤성환(17승) 이후 9년 만에 한 시즌 15승 이상을 달성한 삼성의 토종 선발이 될 수 있다. 2015년은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왕조' 마지막 해였다. 2019년 삼성 입단 당시 "왕조 부흥의 주역이 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푸른 피 에이스'가 되고자 했던 그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원태인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개인 성적과 순위는 점차 떨어질 수 있다"라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컨디션과 구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삼성의) 1선발 자리는 놓치고 싶지 않다"라며 에이스를 향한 욕심을 내비쳤다. 사실 원태인 자신도 지금 같은 페이스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정규시즌에서 150이닝을 던졌고, 국가대표에 세 차례(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나 뽑히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 합류도 동료들보다 늦었다. 원태인도 "(시즌 준비를 늦게 하면서) 시즌 초반에 고전할 것 같았는데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원태인에겐 상승세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커브라는 제5의 무기가 생기면서 투구 패턴이 다채로워졌다. 지난겨울 원태인은 새로 부임한 정민태 투수 코치의 슬로 커브를 장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 3월엔 한국을 방문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로부터 초고속 커브도 배웠다.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완성했다.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위기 때마다 번뜩인다. 원태인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를 역이용하고 싶었다. 다양한 구종을 다른 각도와 스피드로 던지니까 타자들이 헷갈려 하더라. 투구의 선택지가 많아져서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노련미까지 장착하며 더 진화하고 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프로 6년 차 원태인은 해외 구단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 자격을 얻기까지 두 시즌을 남겨두고 있다. 원태인은 오래전부터 미국 혹은 일본 진출을 꿈꿨다. 그는 "해외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잡으면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포스팅까지) 얼마 남지 않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라면서도 "지금은 삼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어느덧 원태인은 토종 선발진의 맏형이 됐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승현(22·3경기 2승 1패 ERA 1.80) 이호성(20·5경기 1승 2패 ERA 4.00) 등 후배 선발 투수들의 활약도 원태인에겐 또 다른 자극이다. 원태인은 "동생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생긴다"라면서 "토종 에이스, 1선발 자리는 뺏길 수 없다. 더 잘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5.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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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부산] 류현진 마지막 점검...최원호 감독 "구속 충분, 회복 여부만 본다"

"오늘(17일) 투구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 경기가 끝난 후 회복이 괜찮을지만 좀 봐야 하겠다. 그래서 개막전 전에 5일을 쉬도록 맞췄다."정규시즌 개막전 등판을 앞둔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마지막 점검에 들어간다. 페이스는 이미 충분하다. 남은 건 회복 속도다.류현진은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한다. 개막전 등판을 예고한 그의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이다.류현진은 지난달 메이저리그(MLB) 잔류 대신 KBO리그 복귀를 전격 결정했다. 다소 결정이 늦은 만큼 서둘러 몸을 만들었다. 개막전 등판을 일찌감치 예고한 그는 구단 2차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합류했고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 등을 순조롭게 끝냈다. 이어 귀국 후 바로 후배 문동주와 청백전 맞대결을 시작으로 시범경기까지 차근차근 소화 중이다.한화가 처음 계획한대로 그의 투구 수도 차근차근 늘고 있다. 17일 롯데전은 그 마지막 단계다. 100구 안팎이 될 23일 개막전에 앞선 이날 예정 투구 수에 대해 최원호 감독은 "75구에서 80구"로 예고했다.17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최원호 감독은 "오늘(17일) 투구 내용은 큰 의미가 없다. 오늘 난타를 당한다고 개막전에 안 쓸 것도 아니다. 크게 볼 부분은 없다"며 "경기가 끝난 후 회복이 괜찮을지만 좀 봐야 하겠다. 그래서 개막전 전에 5일을 쉬도록 맞췄다. 몸 만드는 과정은 4일에 맞췄지만, 투구 수가 많아지는중이니 조절했다. 따로 피로감이 있진 않다고 한다"고 설명했다.다른 페이스 역시 한화의 기대 이상이다. 당초 계약 때만 해도 불안 요소가 없진 않았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 재활을 막 마치고 돌아온 터라 구속이 낮았고, 경기 당 이닝과 투구 수도 적었다.12일 KIA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우려를 씻을 정도로 낙관적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h까지 나왔고, 변화구 제구력도 준수했다. 투구 수도 차근차근 순조롭게 늘렸다.최 감독은 "구속은 저 정도면 충분하다. 평균 140㎞/h대 중반이 나오고, 최고는 140㎞/h대 후반이 나온다. 변화구 퀄리티가 높아 저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 제구가 좋다보니 타자들이 빨리 쳐야 한다. 그러니 타석당 투구 수도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도 증가한다"고 기뻐했다.구종 구사에 대해서도 감탄을 전했다. 최원호 감독은 "무서울 정도로 구종 비율 배분을 잘 한다. 직구와 변화구를 반반 던지고, 변화구는 3가지를 3분의 1씩 던진다. 수첩에 적어가며 던지는가 싶을 정도"라며 "타자 입장에선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확률이 높은 공 하나를 선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최원호 감독은 직관적인 비유로 류현진의 위력을 확인시켰다. 과거 느린 공으로도 10승 이상을 꾸준히 기록한 유희관, 그리고 윤성환이 그 대상이다. 최 감독은 "유희관이 과거 구속이 느렸는데도 살아남은 게 제구력 덕분이다. 그런 유희관이 145㎞/h를 던진다고 생각하면 치기 어렵다. 윤성환도 그랬다. 그런 투수들이 140㎞/h대 중반을 던지면 칠 수 없다"고 답했다.부산=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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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기적의 우승은 단 한 팀, KT는 2013 삼성이 될 수 있을까

1승 뒤 3연패. KT 위즈가 벼랑 끝에 몰렸다. KT는 지난 11일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4-15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KT는 시리즈 전적 1승 3패를 기록, 1패만 더 하면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한다. 우승을 위해선 3연승이 필요하다.KS 5~7차전 3연승으로 우승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역대 KS 전적에 따르면, 4차전까지 1승 3패를 거둔 팀은 총 17개 팀이다. 이 중 우승을 차지한 팀은 한 팀뿐이었다. 확률로 따지면 5.9%에 불과하다. 기적의 우승을 거둔 팀은 2013년 삼성 라이온즈였다. 당시 삼성은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했으나, 정규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KS까지 올라온 두산에 일격을 당하며 1승 3패를 기록, ‘업셋(정규시즌 순위 하위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상위 팀을 잡아내는 일)’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삼성은 5·6차전 ‘파격 운영’으로 벼랑 끝에서 탈출한 뒤, 기세를 몰아 7차전까지 승리하며 KS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5·6차전 삼성의 파격 운영은 탄탄한 선발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삼성은 릭 밴덴헐크라는 걸출한 외국인과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차우찬이라는 ‘토종 10승 4인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비록 KS에서는 정규시즌의 위용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삼성은 이들을 불펜으로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활로를 찾았다. 5차전에서 밴덴헐크가 구원 투수로 2이닝을 던졌다. 그는 하루만 쉬고 6차전에서 선발로 나섰고, 이어 배영수와 차우찬이 중간 투수로 투입됐다. 6차전에선 심창민, 권혁, 안지만 등 불펜진도 모두 가세해 총 9명의 투수가 승리를 합작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류중일 당시 삼성 감독의 승부수가 통해 드라마틱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KT 역시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윌리엄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 외국인 원투펀치와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있다. 세 선수 모두 1~3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이상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부상(갈비뼈 미세골절)을 딛고 돌아온 4선발 엄상백도 4차전에서 가능성을 봤다. 10년 전 삼성과 다른 점이 있다면 헐거운 불펜진이다. KT는 가을야구에서 손동현과 박영현, 이상동 등 젊은 필승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은 플레이오프부터 강행군을 펼친 탓에 크게 지쳐있다. 마무리 김재윤을 비롯한 그 외 불펜 자원은 추격조로 나서기 힘들 만큼 구위가 떨어져 있다. 2013년의 삼성처럼 파격 운영을 하기엔 선수층이 너무 얇다. KT로선 ‘선발 야구'와 필승조에 의존하는 정공법이 최선으로 보인다. 한 경기만 더 패하면 탈락하는 벼랑 끝에서 이강철 KT 감독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 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2패 뒤 3연승을 거둔 경험이 있다. (KS 5~7차전에서도) 좋은 기운이 올 것으로 믿는다”고 희망했다. 윤승재 기자 2023.11.1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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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커맨드와 포크볼...광속구 시대에 더 빛나는 장민재표 '느림의 미학'

장민재(33·한화 이글스)는 강속구가 각광 받는 시대에 ‘느린 공’으로 경쟁력을 증명하는 투수다. 2022시즌 기준 그의 포심 패스트볼(직구) 평균 구속은 136.9㎞/h에 불과하다. 등판한 32경기에서 3점(3.55) 대 평균자책점을 남겼고, 올 시즌도 8경기에서 2.76을 남겼다. 장민재는 지난 24일 홈(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등판한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6이닝 동안 5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타선이 그가 마운드를 지킬 때 1점 밖에 지원하지 못하면서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자신의 임무는 잘 해냈다. 25일 KIA전을 앞두고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장민재의 경쟁력을 꼽아 달라는 물음에 두 가지를 강조했다. 한 가지는 제구력. ‘투수 전문가’ 최원호 감독은 “현재 KBO리그 투수들 중에서 커맨드(command·구사 능력, 통제 능력)를 갖췄다고 볼 수 있는 투수는 거의 없다"라고 전제를 깔았다. 커맨드는 제구력(컨트롤)의 상위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단순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능력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로케이션에 꽂는 것.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야구팬이라면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을 던졌다’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해 이런 공을 뿌리고, 지속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투수는 많지 않다는 게 최 감독의 말이다.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은퇴한 투수 윤성환를 꼽았고, 외국인 선수 중에는 데이비드 허프를 언급했다. 최원호 감독은 장민재는 커맨드 능력을 갖춰가는 선수로 보는 것 같다. 아직 리그 역사에 손꼽힐 만큼 고급 컨트롤 능력을 갖춘 건 아니지만, 현재 최상위권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준이 높은 최원호 감독의 평가다. 장민재가 부진했던 시즌은 좁아진 스트라이크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다른 한 가지는 구종 가치다. 주 무기 포크볼 얘기다. 최원호 감독은 “사실상 (무엇을 던질지) 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지만, 최근 몇 시즌 동안 그 공(포크볼)을 공략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구종 가치가 높은 것”이라며 웃었다. 장민재는 지난 시즌 직구 구사율(40.7%)보다 포크볼 구사율(41.3%)이 더 높았다. 직구-포크볼 조합만으로 리그 강타자를 상대하기도 한다. 그만큼 타자의 눈과 판단력을 흔들 수 있는 공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커브나 슬라이더를 조금 더 많이 던지는 ‘피칭 디자인’을 통해 더 다양한 공 배합을 갖추게 됐다. 가운데로 몰리는 직구나 커브가 통타 당할 때도 물론 있지만, 포크볼만큼은 2할 대 초반 피안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장민재다. 선수 시절 통산 101승을 거둔 유희관 KBS N 스포츠 해설 위원은 ‘느림의 미학’이라는 표현을 야구계에 남겼다. 1~2년 차 젊은 투수들이 160㎞/h에 육박하는 강속구로 주목받는 상황. 장민재의 경쟁력은 더 빛난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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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천] 임찬규 3선발 '승진'···"넌 구속 때문에 망가진 거야"

오른손 투수 임찬규(31·LG 트윈스)가 승진했다. 연이은 쾌투로 3선발 자리를 꿰찼다.염경엽 LG 감독은 24일 인천 SSG 랜더스 원정 경기에 앞서 "(임찬규를) 끝날 때까지 3선발로 쓸 거다. 3선발 확정"이라고 공언했다. 임찬규는 전날 SSG전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 하며 시즌 4승(무패)째를 따냈다. 염 감독은 "어제 경기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안정권에 들어온 거 같다. 세게 던지려고 안 하고 가진 구종을 잘 섞어 완급조절 하는 투수로 자리를 잡아 가는 거 같다. 본인의 생각도 바뀌었고 피칭 디자인 자체를 바꿨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이상 꾸준히 할 거"라고 칭찬했다.임찬규는 올 시즌을 불펜으로 맞이했다. 중간에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롱 릴리프'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임시 선발로 로테이션에 포함한 뒤 맹활약,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다. 불펜 등판한 4경기 평균자책점이 5.63. 선발로 나선 6경기에선 평균자책점이 1.47로 더 안정적이다. 공교롭게도 LG는 3선발 김윤식(3승 1패 평균자책점 3.86)의 기복이 심하다. 염 감독은 임찬규에게 3선발을 맡기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염경엽 감독은 "찬규한테 '지금까지 너는 구속 때문에 망가진 거'라고 '머리에서 구속을 지워야 한다'고 얘기했다. 스프링캠프 때도 '네가 가진 장점이 뭔지 잘 생각해 봐'라고 했다"며 "다양한 구종으로 완급조절을 하는 피처가 돼야 결국 성공할 수 있다. 윤성환(전 삼성 라이온즈)이 공이 빨라서 성공했나. 캠프 때 그렇게 찬규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잘 되면서 잘 맞아떨어진 거다.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쪽으로 풀리니 서로 신뢰가 생겼다. 안 풀리면 아무 의미가 없는데 찬규 야구가 잘 풀린 게 크다"고 안도했다.임찬규는 지난해 23경기 등판,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시즌 뒤에는 좋은 조건을 제시받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찬규는 꼭 (투구 레퍼토리에) 커브가 들어가야 모든 구종이 산다"며 "본인이 강하게 안 던지면서 구속이 올라왔다는 게 굉장히 긍정적이다. 밸런스가 아주 잘 맞고 있다. 올라온 스피드(구속)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거다. 초반보다 2㎞/h 정도 올라갈 확률이 높다고 본다. 몸쪽 구사 비율을 높이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조언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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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해외 원정 도박 파문 속 두산의 업셋…이승엽·테임즈의 괴력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해외 원정 도박 삼성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과 일본 프로야구 한신 오승환이 과거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았다. 정규시즌 5연패를 달성한 삼성은 논란 끝에 세 선수를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정규시즌 5연속 우승을 일군 삼성은 KS에서 두산에 져 통합 5연패에 실패했다. 임창용과 오승환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일부 인정해 징계받았다. 삼성은 2015년 말 임창용을 방출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2016년 출전했는데, 7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안지만과는 계약을 해지했다. ②두산 14년 만의 우승 미러클 두산의 힘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3위(승률 0.549)였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SK(현 SSG), 넥센(현 키움)을 물리치고 KS에 올랐다. 1차전에서 삼성에 8-9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후 4연승을 거둬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역대 네 번째로 부임 첫해 KS 우승을 일군 사령탑이 됐다. 타율 0.571을 기록한 정수빈이 KS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에서 2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역대 최다 7년 연속 KS 진출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③이승엽 400홈런 삼성 이승엽은 6월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 5-0으로 앞선 3회 말 2사에서 상대 선발 구승민에게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뽑았다. 이승엽의 KBO리그 통산 400홈런(일본 159홈런 제외)이다. 리그 첫 기록이다. 포항 하늘에 400발의 폭죽이 터졌다. 이승엽은 2015년 올스타 팬 투표 1위를 차지했고, 역대 최다인 개인 10번째 골든글러브(지명타자 부분, 타율 0.332 26홈런 90타점)까지 차지했다. ④테임즈 40-40 달성 NC 에릭 테임즈가 정규시즌 142경기에서 47홈런-40도루를 기록, 역대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아울러 타율(0.381), 장타율(0.790), 출루율(0.497), 득점(130) 등 타격 4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정규시즌에만 두 차례나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을 기록했다. 테임즈(50표)는 2년 연속 50홈런을 돌파한 박병호(44표)를 제치고 역대 외국인 선수 세 번째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다. 삼성 구자욱은 신인상을 받았다. ⑤프리미어12 초대 우승 김인식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약체라는 평가를 뒤엎고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부상과 도박 파문으로 투수력이 약해졌지만, 차우찬과 이대은 등이 활약했다. 특히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한 오타니 쇼헤이의 호투에 막혀 8회까지 0-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9회 초 4점을 뽑아 대역전승을 이뤄내며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 비수를 꽂았다. 대표팀은 이틀 뒤 결승전에서 미국을 8-0으로 완파했다. 김현수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⑥FA 광풍 2015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21명의 계약 총액은 766억 2000만원이었다. 전년도 724억 9000만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총액이었다. 박석민이 삼성을 떠나 NC로 이적하면서 4년 총액 96억원에 계약, 역대 FA 최고 몸값을 기록했다. 롯데는 내부 FA 송승준(4년 40억원)은 물론, 손승락(4년 60억원)과 윤길현(4년 38억원) 등 외부 FA도 붙잡았다. 한화 역시 김태균(4년 84억원)을 잔류시킨 뒤 정우람(4년 84억원)을 영입했다. FA 최고 총액은 6년이 지난 2022년(989억원)에 다시 깨졌다. ⑦잇따른 메이저리그 진출 강정호가 1월 17일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와 계약, 포스팅 시스템(500만 2015달러)을 거쳐 MLB에 진출한 빅리그 야수 1호가 됐다. 4+1년에 최소 1200만 달러, 최대 1650만 달러의 계약이다. 시즌이 끝나고 11월에는 박병호가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포스팅 금액은 1285만 달러였고, 옵션까지 포함하면 5년 최대 18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이었다. 김현수는 2년 총액 700만 달러에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롯데 소속이었던 손아섭과 황재균은 차례로 포스팅을 통해 MLB 진출을 노렸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⑧'누워버린' 김기태 감독 4월 15일 잠실 LG전에서 당시 김기태 KIA 감독은 상대 선수가 '3피트 규정'을 어겼다고 항의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항의 가능 시간(5분)을 초과했고, 항의 후 모자를 그라운드에 놓고 갔다. 김기태 감독은 5월 13일 광주 KT전에서는 5-5로 맞선 9회 초 수비 때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로 보내는 시프트를 선보였다. 폭투를 방지하기 위한 작전이었는데, ‘경기 중 볼 인플레이가 될 때 포수를 제외한 모든 야수는 페어지역에 안에 있어야 한다’는 야구 규칙에 따라 이범호는 다시 3루로 돌아왔다. KIA는 연장 접전 끝에 9-8로 이겼다. ⑨KT 합류로 736만 관중 조범현 감독이 이끈 10구단 KT가 드디어 1군에 진입했다. 하지만 1군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 52승 91패 1무(승률 0.364)로 최하위에 그쳤다. 개막 한 달이 훌쩍 지나도록 승률 1할 초반에 허덕이자 과감한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롯데에 박세웅, 안중열, 이성민, 조현우 등 유망주를 내주고 장성우, 최대성, 이창진, 하준호 등 즉시 전력 선수를 받았다. 10구단 체제 첫 시즌 KBO리그는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736만 530명)을 세웠다. 이형석 기자 사진=IS 포토 2022.12.29 20:01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40홈런 유격수, 200안타 서건창…'야신'의 복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 찰리 노히트 노런 NC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은 6월 24일 잠실 LG전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9이닝을 소화하며 안타 없이 볼넷 3개만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아냈다. 리그 노히트 노런은 2000년 5월 송진우(당시 한화) 이후 14년 만이자 역대 11번째. 외국인 투수로는 사상 처음이었다. 다만 결말이 좋지 않았다. 찰리는 이듬해 6월 성적 부진에 심판 욕설 파문이 겹쳐 퇴출당했다. ②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 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대표팀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결승에서 난적 대만을 6-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회 선제점을 내줬지만, 5회 손아섭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경기를 뒤집었다. 원활한 선수 차출과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KBO리그가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중단된 뒤 재개했다. ③ '타고투저'가 집어삼킨 리그 2014년은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다. 리그에 3할 타자가 36명.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무려 42명이었다. 삼성은 역대 두 번째 3할대 팀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투수들은 어깨를 펴지 못했다. 리그 평균자책점이 5.21까지 치솟았고 단 한 명의 투수도 '규정이닝 2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나마 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주요 투수 타이틀도 외국인 선수의 몫이었다. ④ 빅리그 진출한 윤석민 2월 오른손 투수 윤석민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3년 계약했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MLB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윤석민은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어 KBO리그를 거쳐 빅리그에 직행한 역대 두 번째 투수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2014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로 저조한 성적을 남긴 뒤 이듬해 친정팀 KIA로 복귀했다. ⑤ 40홈런 유격수 강정호 넥센 강정호는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 17일 SK전에서 40홈런을 쏘아 올렸다. 1회 말 채병용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때려 리그 사상 첫 '유격수 40홈런' 금자탑을 쌓았다. 종전 유격수 최다 홈런은 1997년 이종범(당시 해태)의 30개였다. 한 시즌 40홈런은 역대 15번째. 국내 타자로는 역대 7번째 나온 대기록이었다. 강정호는 그해 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에 도전, 피츠버그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었다. ⑥ 거침없이 달린 NC NC는 정규시즌 70승 1무 57패(승률 0.551)를 기록, 리그 3위로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PS) 무대를 밟았다. KBO리그 1군 참가 후 최단 기간 PS 진출 기록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LG에 덜미가 잡혔지만,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타선을 이끈 쌍두마차 에릭 테임즈(타율 0.343 37홈런 121타점)와 나성범(타율 0.329 30홈런 101타점)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⑦ 사상 첫 200안타 대기록 넥센 서건창은 정규시즌 최종 SK전에서 200안타와 201안타를 차례로 때려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처음으로 200안타 고지를 정복했다. 그는 경기 뒤 "200안타를 치고 나서도 조금 얼떨떨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웃었다.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돼 겹경사를 누렸다. 2020년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당시 두산)가 역대 두 번째 200안타에 도전했지만, 199안타에서 멈췄다. 2014년은 정규시즌 팀당 128경기로 현행 144경기보다 16경기 적었다. ⑧ 사상 첫 900경기 출전 류택현 LG 왼손 불펜 류택현은 3월 29일 잠실 두산전에 등판, 사상 첫 투수 900경기 출전 대기록을 수립했다. 1994년 입단한 류택현은 42세 5개월 6일의 나이로 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7년 만에 경신됐다. 2021년 6월 정우람(한화)이 36세 17일의 나이로 역대 두 번째이자 최연소 9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⑨ '야신' 김성근 감독 복귀 3년 연속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문 한화는 2014시즌 뒤 김성근 감독과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했다. 김 감독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SK 감독으로 재임하며 세 차례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이끈 한화는 2015년 6위, 2016년 7위에 머물러 PS 진출에 실패했다. 2017년에도 시즌 초반 하위권으로 처지자 김성근 감독은 그해 5월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⑩ 통합 4연패 삼성 왕좌의 자리는 삼성의 차지였다.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을 4승 2패로 제압하고 4년 연속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이뤄내며 리그 최강 구단으로 군림했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의 일본 진출, 리드오프 배영섭의 입대가 맞물려 전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5월 중순 1위로 올라선 뒤 독주를 이어갔다.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와 윤성환·장원삼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리그 최고 수준이었다. 배중현 기자 사진=IS 포토 2022.12.29 12:00
야구

'5억 받고 승부조작' 윤성환, 징역 10월…135승 투수의 추락

돈을 받고 프로야구 경기 승부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윤성환(41)이 징역 10개월형을 받았다.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31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성환에게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성환은 2020시즌 뒤 자유계약선수로 방출됐다. 거액 도박설에 휩싸였던 그는 이를 부인했으나 승부조작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돼 조사를 받았다.윤성환은 2020년 9월 지인으로부터 "상대팀에 1회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을 실점하는 내용으로 승부를 조작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총 5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제로 승부조작이 이뤄지진 않았다.1심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존립 근거로 하는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훼손하고, 뛰어난 기량으로 멋진 승부를 펼치기를 기대하는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겼다"며 윤성환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과 추징금 2억350만원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은 통산 135승을 달성하고, 삼성 역대 투수 중 최다승 보유자다. 삼성 투수 최초의 영구결번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던 피고인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거액을 교부받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은 다른 선수의 승부조작 사건보다 더 막대할 것"이라고 질타했다.2심도 윤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실제 조작이 이뤄지진 않아 징역 10개월, 추징금 1억900여만원으로 처벌을 낮췄다. 대법원은 2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처벌을 확정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2022.03.31 13:31
야구

34세 양현종, 언제까지 에이스일까

양현종(33)은 홀대받는 걸까. 구단이 야박한 걸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이 계약에 진통을 겪고 있다. 입장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양측은 지난 14일 만났다. 이 자리에서 KIA 구단은 양현종에게 보장 금액보다 옵션(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액수가 더 큰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은 “섭섭하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양현종의 에이전트 최인국 스포스타즈 대표는 “선수가 바란다면 다른 방안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2007년 프로 데뷔 후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KIA에서만 뛴 양현종이 다른 팀과 협상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실현 가능성이 작더라도 예상밖의 대응이다.관건은 나이다. 양현종은 2022년 만 서른네 살이 된다. 기량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에이징 커브’가 우려되는 시점이다. KIA 입장에서는 옵션이라는 안전장치를 둘 수밖에 없었다. 대신 4년 계약을 양현종에게 제시했다. KBO리그에서 30대 중반을 앞둔 선발 투수에게 4년 계약을 안기는 사례는 드물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0승 이상을 기록한 35세 이상 국내 투수는 백정현(삼성 라이온즈, 만 34세 14승)이 유일했다.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5세 이상의 선발 투수가 4년 이상 계약을 따낸 건 두 번이다. ‘삼성 왕조’ 주역이었던 윤성환(은퇴)이 35세가 되는 2015년을 앞두고 삼성과 4년(80억원)에 계약했다. 이듬해에는 37세가 되는 송승준(은퇴)이 롯데 자이언츠와 4년(40억원) 동안 함께했다.윤성환은 제구력을 앞세우는 기교파 투수였다. 2015년 17승 8패,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하며 데뷔 후 최고 성적을 냈다. 2016~17시즌도 10승 이상 거뒀다. 반면 정통파 투수인 송승준은 FA 계약 첫 시즌인 2016년 부상과 부진으로 10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이후 3시즌 동안 14승 평균자책점 4.91에 그쳤다.33세가 되는 2017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65억원) 계약한 우규민은 두 번째 시즌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했다. 2016년 12월 역대 FA 투수 최고액(4년 95억원)에 LG 트윈스와 계약했던 차우찬도 35세가 된 2021년 어깨 부상에 시달리며 5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선발 투수에게 34~35세가 최대 고비인 건 틀림없다.양현종은 KBO리그에서 뛴 2020년 평균자책점 4.70에 그쳤다. 150이닝 이상 소화한 커리어 9시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2021년은 미국에서 뛰었지만, 기량이 나아졌다고 보긴 어렵다.KIA는 4년 계약을 제안하면서 오랫동안 에이스로 활약한 양현종을 예우했다고 생각한다. 계약 총액도 큰 이견은 없는 것 같다. 옵션이 많은 건 그의 나이를 고려한 것이지만, 양현종은 구단이 자신의 기량을 믿지 못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 평행선이 만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1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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