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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인터뷰 시작" 증인 윤지오 캐나다行, 빅 픽처 2막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공개 증언자 윤지오가 캐나다행을 결정했다. 어머니의 건강 문제가 가장 큰 이유지만 모든 것을 버려두고 홀연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윤지오의 '증언'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캐나다에서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라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마음이다.윤지오는 지난 14일 개최된 저서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향후 행보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13번째 증언'은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과정과 윤씨를 둘러싼 관련 의혹을 담은 책이다. 다양한 이야기 중 눈에 띄는 대목은 캐나다에 머물면서도 증언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 윤지오는 "외신과 인터뷰를 시작하려 한다. 국내는 신뢰하는 언론과만 소통할 것이다"라는 뜻을 확고히 했다.고 장자연은 지난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이 생전 쓴 기업인 및 언론인 명단이 담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회자되며 성 접대 의혹이 불거졌지만 사건은 무혐의로 종결됐다. 그 후 10년.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고 장자연 사건을 9개월째 조사 중인 상황에서 고인의 동료였던 윤지오는 "장자연이 작성한 문건은 유서가 아니다. 문건을 직접 봤고 성추행 피해도 목격했다"고 증언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16번째 증언을 마치고 떠나는 윤지오의 노력이 작지만 큰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윤지오는 "10년 전과 동일하게 정체된 분위기다. 연장이 2달 됐지만 나는 증언자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조사가 됐는지 모른다. 증인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바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언론에 나와서 정확한 조사를 촉구하는 것 밖에 없다. 내 역할은 이 정도다"라고 토로했다. 사건 조사 기한은 5월 말까지다. "외신 인터뷰 시작, 신뢰하는 언론과만 접촉"윤지오는 모친의 유방암 사실을 공개하며 캐나다행을 알렸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외신 인터뷰를 진행할 것이라 예고했다. 윤지오는 "지금까지 해온 것은 내 역량이었고 외신에서 보도한다면 국내에서도 오히려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 같다. 외신에서는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알고 싶다. 증언 이후 가해자들은 바뀌지 않았으나 피해자를 바라보는 시선 등 많은 것이 바뀌었다. 외신 인터뷰도 그만큼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그는 "'사실을 기록한 사건을 다룬 책을 쓴다'고 한 시점부터 내 행방을 추적하는 분들이 있었다. 난 혼자지만, 내가 상대해야 할 사람들은 A4 용지 한 장이 넘어가는, 30명에 가까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 위에 선 분들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공격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라면서도 "난 유일한 목격자가 아니라 유일한 증언자다. 나 자신을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나중에 지금 내 모습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단언했다. 우울증·이사·교통사고…위협 ing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성 상납을 제의받았을 때"라고 어려운 고백을 더한 윤지오다. 윤지오는 "언니 나이대가 되면서 처음 받았다. 한 번도 한 적 없지만, 그런 제안을 받은 것만으로도 수치스러웠다. '내가 뭔가 잘못해서, 내가 행실을 똑바로 안 했거나 언변이 부주의해서 쉽게 보인 것 아닐까' 스스로를 비난했다"며 "캐나다로 돌아간 뒤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2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으면서 나처럼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환자들과 대화할 수 있었고 많이 치유됐다"고 회상했다.잘 알려졌다시피 윤지오는 경찰에 공식적인 신변 보호를 요청했고, 개인 경호까지 뒀다. 10여 년간 수차례 느껴야 했던 위협이 만든 벽이다. 윤지오는 "사건 이후 10년간 주변의 위협에 위축된 삶을 살았다. 6~7번 몰래 이사를 하고, 단역이나 작은 일 밖에 할 수 없었다"며 "공개 증언을 하면서 제일 우려되는 건 보호가 철저히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며 증언을 포기할 것 같다는 점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조연경 기자
2019.04.16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