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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개선을 위해”...‘데뷔 10년 차’ 박재정, 작사에 집중한 이유 [IS인터뷰]
“저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하고 싶었어요. 좋은 결과까지 얻어 더 없이 행복합니다.”자신의 음악에 완전히 빠져든 대중을 향해 가수 박재정은 이 같이 말했다. 박재정은 데뷔 10년 끝에 자신의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자신의 첫 정규 앨범 ‘얼론’을 발표했다. 무려 10개의 수록곡이 담긴 이번 앨범은 박재정의 음악적 역량을 가득 채워냈다. 특히 타이틀곡 ‘헤어지자 말해요’는 발매가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음원차트인 멜론과 지니에서 각각 4위, 3위를 기록하며 쟁쟁한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 향연에서 치열하게 리스너들의 귀를 빼앗고 있는 것. 박재정은 “(순위가 높은 것에 대해) 기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며 차트 상위권 진입에 대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그러면서 박재정의 얼굴에서 자신감이 새어나왔다. 그는 “인생을 살면서 ‘자기 확신’이 통한 순간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한 ‘헤어지자 말해요’가 큰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만족감 표현이었다. 박재정은 “‘헤어지자 말해요’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마지막에 작업한 곡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 대중이 원하는 발라드에 대해 계속 고민해왔다”며 “내 인생 경험을 최대한 객관화해서 가사를 쓰기로 했고 작곡 역시 좀 더 힘을 줘서 높은 고음으로 완성했다. 내 인생 가장 가장 높은 음을 낸 곡”이라고 고심의 흔적을 전했다.
이번 신보에 담긴 박재정의 열정은 인터뷰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곡의 성적을 신경쓰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박재정은 “내 음악을 직접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보고 싶었다. 가수로서 기본적인 바람이기 때문”이라며 “데뷔 후 10년간 쌓아온 나름의 내공을 모두 녹여냈다”고 설명했다.박재정표 작사, 작곡을 위해 노력한다는 그였다. 박재정은 “지난 10년간은 그냥 노래하는 사람, 예능에서 웃긴 사람 같은 단촐한 이미지였던 것 같다. 그런 대중의 인식을 깨기 위해서는 가수로서 박재정만의 매력, 특징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직접 작사 완성에 치중해 더 공부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라드 작사는 글만 봐도 이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만으로도 위로가 돼야 하고 그 위에 멜로디가 얹어졌을 때 더 큰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자신의 음악 철학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쓴 노래를 내가 부르니 가사가 노래로써 불릴 때 더욱 선명하게 잘 표현되는 것 같다. 즉 ‘언어의 해상도’가 더 높아지는 느낌이고 스스로 뿌듯함이 크다”고 말했다.
2013년 Mnet 경연 프로그램 ‘슈퍼스타K5’에서 우승하며 데뷔한 박재정은 큰 파동 없는 잔잔한 활동을 이어왔다. 박재정은 “데뷔 10년이 됐다고 해서 대단한 느낌은 없는 것 같다. 대중에게 있는 듯 없는 듯 한결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 선배 가수 김동률처럼”이라며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 언급했다. 박재정은 김동률 팬으로 유명하다. 그의 보컬 역시 김동률과 흡사해 박재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스트 김동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박재정은 “음악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존경하는 분이다. 선배님이 음악을 대하는 방식, 태도에 대해 많이 본받고 있다”며 “연예인보다 노래하는 사람, 그리고 대중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으로서 성장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박재정은 음악에 진심이다. 그는 수 차례 반복되는 음악 작업에 질리기보다 더 세세한 부분을 찾아내고 발전시키기 위해 애쓴다고 했다. 그는 “잠깐의 귀찮음 때문에 아쉬운 부분을 그냥 넘기고 녹음을 마무리하는 건 성격상 안된다”며 “녹음을 하고 며칠 이상 들어보는 습관이 있다. 들어본 후 아쉬운 점을 발견하게 되면 다시 작업에 들어간다. 작업 집착이 심한 편”이라고 자신의 음악 작업에 대해 복기했다.끝으로 박재정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 가수 활동을 하고 싶다. 인간 박재정으로서, 가수 박재정으로서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그 시작에 이번 곡이 좋은 출발 신호탄이 돼 준 것 같아서 기쁘다. 예능, 가수 가릴 것 없이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감동일 것 같다”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2023.07.18 0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