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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함영주 2기' 비은행 확대, 주주환원율 50%

하나금융지주의 ‘함영주 체제’ 2기가 본격 시작됐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 속 앞으로 3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대내외 불확실성을 잠재우고 ‘하나다운’ 성장을 위해 어떤 경영전략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업적 발판으로 임기 ‘3년 더’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영주 회장은 지난 25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체 주주 81.2%의 지지를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함 회장은 2028년 3월까지 3년 동안 하나금융을 이끌게 됐다.금융권에서 함 회장은 ‘영업통’으로 불린다. 고졸 출신 은행원으로 시작해 영업 하나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것은 그의 내로라할 업적이다.나아가 2022년 회장 자리에 오른 그는 하나금융을 진두지휘하며 주주들의 호응을 얻을 만한 업적을 이어가고 있다.하나금융은 함 회장 취임 후 창사 이래 최대 경영 실적과 역대 최고 주가를 갱신했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함 회장이 은행장 및 그룹 회장을 맡은 지난 10년 동안 그룹 당기순이익은 181% 성장했고, 총자산은 87%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조3305억원에서 지난해 역대 최대인 3조7388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도 2016년 436조8100억원에서 지난해 815조5110억원까지 커졌다. 또 하나은행은 지난 2022년 이후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수성했고, 하나카드의 해외여행 특화상품인 ‘트래블로그’ 카드는 그의 역작이 됐다.그의 연임 가능성은 앞서 지난해 12월 함 회장이 임기 만료 3개월을 앞두고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손보면서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만 68세이던 함 회장이 연임 시 임기를 다 채울 수 있도록 내용을 바꾼 것이었다.당시 하나금융은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한다’고 새 규범을 정했다. 기존 ‘해당일 이후’로 돼 있던 부분을 ‘해당 임기 이후’로 변경한 게 골자다. 2016년 하나금융에 지배구조 내부 규범이 제정된 이후로 이 부분이 수정된 건 처음이었다.새 규범 적용 대상에 현 회장은 뺀다는 부수 규범도 넣지 않아 금융권에서는 함 회장의 연임 의지가 강력하다는 말이 나왔다.함 회장의 유일한 걸림돌이던 채용 관련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고 주총 직전 일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그의 연임에 반대표 행사를 권고하기도 했지만, 함 회장이 그동안 보여준 경영 성과가 이를 무마 시켰다는 게 금융권 내 반응이다. 최대주주(9.23%)인 국민연금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연임에 직후 함 회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주주들의 찬성표에 화답했다.비은행 경쟁력 높여라하나금융의 향후 3년은 비은행 사업 확장과 주주환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함 회장은 주총 당시 “하나금융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영역 확장과 기술혁신, 미래 금융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며 “손님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밸류업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한 것이다.함 회장의 ‘영업 DNA’를 바탕으로 ‘영업’에 강점을 둔 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내 시각이다. 이미 하나은행장을 ‘영업통’ 이호성 행장으로 교체했고,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도 자칭 ‘영업사원 1호’로 영업 전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내 숙제인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향후 14개 계열사 간 협업 강화를 통해 그룹의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5.7%였다.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합병을 추진하고 나선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종합자산운용사인 하나자산운용과 부동산, 인프라 중심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증권은 전통 투자은행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S&T(세일즈&트레이딩) 경쟁우위를 유지한다. ‘트래블로그’로 히트를 친 하나카드는 수익성 강화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또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 특히 고연령층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내놓은 시니어 특화 통합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트래블로그와 함께 함 회장이 밝힌 “시장과 트렌드에 민첩하게 반응하겠다”는 다짐의 일환이다.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서는 전략적인 M&A 재추진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 계열사 현황을 고려할 때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만으로 한계가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하나금융 비은행부문 기여도가 2021년 32.9%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2022년 18.9%, 2023년 4.7%, 지난해 15.7%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게 근거로 제시된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인수 성공여부가 하나금융도 M&A 추진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하나금융은 KDB생명보험 인수를 검토하다가 포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함 회장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그룹 주가가 최고점을 경신했다”며 “주주환원책의 진정성과 하나금융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성과”라고 말하면서 주주환원책에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계획도 내놨다.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확대해 주주환원율을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38%였던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50%로 확대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를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PB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함 회장은 “민생경제의 근간이자 지역사회의 중심인 소상공인들의 성장을 돕는 동반자로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희망이 끊이지 않도록 상생금융 실천을 이어나가겠다”고도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4.01 07:30
산업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의 난입 '어떻게 대응하나'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PEF)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투명성·효율성 제고와 주주환원 증가 등 기업의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달콤한 말’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돈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함으로 사냥꾼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대기업 오너가 vs 사모펀드' 구도28일 열리는 고려아연의 정기 주주총회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 대주주와 사모펀드’의 대결 구도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첨예하게 대립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MBK)·영풍은 이사 선출과 19인의 이사 수 상한 등 7건의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고려아연은 7명의 이사 후보를 냈고, 경영권을 뺏으려는 MBK·영풍은 17명의 이사 후보를 제출한 상황이다. 고려아연의 기존 이사회 구성은 최 회장 측 11명과 MBK 측 1명이었다. 이번에 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5명을 포함해 최 회장 측은 7명을 이사 후보를 제출했다. MBK는 이사회 장악을 위해 이사 수 상한을 두지 말자는 제안과 함께 17명의 후보를 제안했다. 표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MBK는 영풍과 함께 공격을 퍼붓고 있다. 여론전에서 승리해 최대한 많은 의결권을 확보하겠다는 심산이다. MBK는 지난 26일 ㈜한화 주식 처분과 관련해 최 회장을 포함해 박기덕·정태웅 대표이사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MBK는 법무법인 한누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고, 최소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주장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한화 지분 7.25% 전량을 시간외대량매매로 한화에너지에 넘긴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누리는 “이사회 결의도 없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저가로 한화에너지에 처분한 거래는 경영진이 선관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해 고려아연에 최소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같은 주장에 고려아연은 “이미 공개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한화 주식 매각 배경에 관해 설명했지만 MBK는 앵무새처럼 왜곡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뿐 아니라 MBK는 고려아연 설립 이래 첫 분기 순손실 배경을 최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법률자문비용과 소송비용, 홍보비용 등의 지출을 회사로 전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 회장이 경영권 분쟁 이후 미국 정치권에 집중 로비를 벌이는 등 자리보전을 위해 100만 달러(약 14억5000만원)를 사용했다는 논리를 펼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MBK·영풍은 동어반복과 함께 재탕, 삼탕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제기한 소송과 의혹들만 수십 개”라고 꼬집었다. 현재 지분 구도는 MBK·영풍 측이 의결권 기준 41%로 34.4%의 최 회장 측에 앞서고 있다. 하지만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최 회장 측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MBK·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됐기 때문에 뒤집기가 힘든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은 27일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 인해 MBK·영풍 측은 41% 지분 중 25.4%에 해당하는 의결권이 지난 1월 임시 주총 때처럼 제한되게 됐다.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도 고려아연 측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홈플러스의 기습 기업회생 사건에서 ‘기업 사냥꾼’ 사모펀드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다. 사모펀드가 꾸린 펀드 아래 들어간 회사는 위기에 봉착하면 언제든지 ‘먹튀’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중동과 다른 국가의 자산가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홈플러스와 같은 기업을 사냥해왔다. ‘쩐주’가 외국인 자본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들의 수익 챙기기에 급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사모펀드들은 법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시의무 같은 게 없어서 마구잡이 소송 등을 일삼고, 법적 제약 없는 공격으로 기업들을 사냥해왔다”며 “사모펀드의 행태가 그동안 크게 관심을 받지 않았는데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 참여 목적 변경 ‘예의주시’ 기업들은 ‘기업 사냥꾼’ 행동주의 사모펀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언제 ‘칼’을 들이댈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들은 투자 목적으로 1%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며 대주주로서 주주 제안을 하며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콜마홀딩스의 경우 지난 14일 대주주인 사모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달튼)가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해 긴장감이 고조됐다. 달튼은 지분율 기존 5.02%에서 5.69%로 확대됐다고 밝히며 오는 31일 콜마홀딩스 정기 주총에 임성윤 달튼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하기도 했다. 달튼은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고려해 관계 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콜마홀딩스는 “이사 선임 시 이사회 내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응했다. 콜마홀딩스는 오너가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내심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는 후문이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콜마홀딩스 지분을 31.75%를 보유하고 있고, 특별관계자 지분을 더하면 48.45%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리더스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상위 사모펀드들이 인수한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 증가가 미미했다. ROE는 밸류업의 핵심 지표이기도 하다. 특히 MBK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기업은 인수 첫해보다 인수 3년 후 ROE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의 발단은 외국인투자 촉진법 등의 악용 탓이다. 단물만 삼키고 뱉는 사모펀드들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2025.03.28 06:30
산업

영풍 의결권 제한으로 승기 잡은 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 간 경영권 분쟁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법원이 영풍 측의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면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26일 영풍·MBK 연합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영풍·MBK는 영풍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 약 25.4%(526만450주)의 의결권을 오는 2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앞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 1월 23일 열린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해 고려아연의 호주 손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을 10% 이상 취득하게 해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했다.법원은 지난 7일 MBK가 낸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해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부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호주에 있는 SMC의 모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SMC 보유영풍 지분을 현물 배당받는 방식으로 새로운 상호주 관계를 형성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도록 재조치했다.그러자 영풍·MBK는 지난 17일 최 회장 측이 정기 주총에서 영풍·MBK의 의결권을 또다시 박탈해 주총을 파행으로 이끌려 한다며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을 냈다.법원은 SMH가 호주에 있는 외국 회사이지만 한국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행사 제한의 대상이 되는 주식회사의 형태에 해당한다고 봤다.또한 외국 회사여도 주식회사라면 상호주 관계일 때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상법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어줬다.이에 따라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 대결에서 승기를 잡고 경영권 분쟁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의 지분이 41% 수준인데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25.4%가 주총에서 힘을 못 쓰게 됐다. 28일 정기 주총도 지난 1월 23일 열린 임시주총과 마찬가지로 최 회장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당장 최 회장 측이 요구하는 이사수 19인 상한제 등의 안건이 줄줄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현재 고려아연의 이사진은 법원의 효력정지 등 영향으로 최 회장 측 5인과 영풍 장형진 고문 등 총 6인으로 구성돼 있다.최 회장 측은 우선 이사수를 19인으로 상한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뒤 감사 1인을 제외한 8인의 신임 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신규 이사 선임의 경우 지난 7일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집중투표제로 진행된다.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되면서 이번 이사 선임에서도 최 회장 측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최 회장 측은 이외에도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을 위한 정관 변경의 건' 등 총 7개의 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총에서 이사수를 19인으로 상한하는 안건이 통과된다면 영풍·MBK 측이 수시로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2025.03.27 18:14
금융·보험·재테크

금융지주 이번주 '슈퍼주총'... '주주환원·함영주' 관심사

오는 25~26일 연달아 열리는 주요 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주총)에서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에 지대한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 더불어 하나금융지주의 함영주 회장 연임 안건 통과도 앞두고 있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25일,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26일 각각 주총을 열 예정이다.올해도 마찬가지로 주총의 핵심 키워드는 주주환원에 맞춰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역시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따른 주주환원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이에 따라 KB금융은 1조7600억원(자사주 매입·소각 5200억원, 현금배당 1조2400억원), 신한지주는 1조7500억원(6500억원, 1조1000억원)의 배당 규모를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1조7000억원(7000억원, 1조원), 우리금융은 1조500억원(1500억원, 8000억~9000억원 예상) 규모를 배정했다. 모두 지난해보다 배당액을 늘린 것이다.특히 우리금융은 국내 상장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주목받았다. 즉 주주들이 세금 없이 배당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023년 메리츠금융이 처음 도입하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각 금융지주는 분기배당 기준일을 변경하는 안건도 다룬다. 올해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분기 배당도 ‘배당액 확정’ 이후에 배당받을 주주를 결정하는 분기배당 기준일을 지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향후 변경되는 분기배당 기준일을 꼼꼼하게 챙겨 봐야 한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연임도 이번 주총의 주요 관심사다. 앞서 예탁결제원이 외국인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중간 집계한 결과에서 함 회장에 대한 찬성표는 약 1억2360만주로, 외국인 주주 의결권(약 1억9300만주)의 63.7%가 동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 회장이 처음 선임될 당시인 2022년 외국인 주주의 과반이 반대표를 행사했던 것과 대조적이다.외국인 주주 의결권은 하나금융 전체 의결권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단순 계산했을 때 약 44%의 찬성표를 확보한 것이 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함 회장이 무리 없이 회장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책무구조도 도입에 따른 내부통제 위원회 신설도 주요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우리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이사회 재조직을 단행한다. 특히 감사위원을 전면 교체하고, 리스크관리위원회 인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사회 재편의 초점을 내부통제 강화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한금융도 주총 안건에도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이 포함됐다.이밖에 금융지주들은 이번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 진용을 개편한다.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대대적 개편을 공표한 우리금융 외에도 KB금융은 7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2명을 바꿀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2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금융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하나금융도 9명 중 2명이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3명으로 확대한다.다만 최근 ISS가 보고서를 통해 신한·하나·우리금융 이사 선임 안건에 대거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의견이 갈릴지 주목되고 있다. ISS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하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다. 전 세계 의결권 자문 시장에서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기관투자자 2000여 곳이 ISS의 자문을 받고 있는 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금융권 관계자는 “ISS의 반대 의견으로 인한 영향이 제로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5.03.24 07:30
산업

정부, '삼성 합병' 관련 메이슨에 438억 배상 국제중재 판정 패소

정부가 ‘삼성 합병’과 관련한 국제중재(ISDS) 판정 취소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정부는 미국 사모펀드 메이슨에 3200만 달러(약 438억원)를 배상할 위기에 놓였다. 21일 법무부는 싱가포르 국제상사법원(1심)이 전날 메이슨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2018년 제기한 ISDS 사건의 중재판정에 대해 정부가 제기한 취소소송에서 정부 패소 판결을 선고했다고 밝혔다.앞서 메이슨은 한국 정부가 옛 삼성물산 주주로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한 결과,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해 약 2억 달러(약 28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9월 ISDS를 제기했다.지난해 4월 중재판정부는 메이슨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3203만876달러 및 지연이자(2015년 7월 17일부터 5% 연 복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해 7월 중재지인 싱가포르 법원에 중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김두용 기자 2025.03.21 18:11
산업

국민연금, 효성그룹 주총 앞서 반대 목소리 이유는

국민연금이 효성그룹의 오너가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다. 17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와 HS효성첨단소재의 이사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일 수책위의 제4차 위원회에서 다룬 심의 결과다. 수책위는 오는 20일 각각 열리는 효성티앤씨와 HS효성첨단소재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 중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했다. 보수 한도 수준이 보수 금액에 비춰 과다하다는 판단에서다. 효성티앤씨는 100억원을 보수 한도를 책정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10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보수 한도를 줄일 계획인데 이마저도 과다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효성은 보수 한도를 꽉 채워 지급하지 않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기준으로 이사 보수를 7억8000만원 지급했다. HS효성첨단소재는 9억3000만원을 이사 보수로 사용했다. 또 국민연금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등기이사 연임과 관련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현준 회장의 효성중공업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반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조현준 회장은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의무 수행이 어려운 자에 해당하고,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효성중공업은 현재 우태희 대표이사를 비롯해 요코타 타케시 중공업 PU장과 박남용 건설 PU장 3명의 사내이사가 이사회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주총에서 조 회장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효성중공업 이사회는 조 회장의 선임과 관련해 “효성 섬유PG장, 무역PG장, 정보통신PG장, 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효성그룹의 회장으로서 선제적 투자 및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주도해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 및 책임경영 강화에 기여했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은 지주사 효성을 비롯한 계열사 효성티앤씨, 효성투자개발, FMK의 사내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오는 20일 열리는 POSCO홀딩스 정기 주주총회, 21일 열리는 하이트진로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된 각각의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김두용 기자 2025.03.17 07:30
산업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고려아연 '경영권 방어' 위법 여부 검토"

공정거래위원회가 영풍·MBK파트너스에 맞서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순환 출자 고리를 형성한 것과 관련해 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기도 했다.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7일 기자단 간담회에서 "사실 관계 확인, 자료 요청, 의견 청취 등 통상적 사건 처리 절차를 거쳐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려아연이 100% 지분을 보유한 호주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은 지난달 23일 임시 주주총회 전날 늦은 오후 고려아연 최씨 일가 등이 보유한 영풍 지분 중 10.33%를 575억원에 인수했다.이에 고려아연에서 자회사 선메탈홀딩스, 손자회사 SMC, 영풍, 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고리가 만들어졌다.고려아연은 A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손자회사를 거쳐 다른 B사의 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경우, B사가 가진 A사의 지분은 의결권이 없어지는 상법을 활용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막아 이사 수 제한 등 경영권 방어에 꼭 필요한 안건들을 통과시켰다.영풍·MBK의 적대적 M&A(인수·합병)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고려아연과 SMC 측 입장이다.SMC 측은 "MBK·영풍이 적대적 M&A에 성공할 경우 기존 제련 사업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까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SMC뿐만 아니라 호주 내 정·재계 및 지역 사회에서도 강한 우려를 표명해 온 사안"이라고 주장했다.최씨 일가로부터 약 30%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투자 측면에서도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영풍·MBK는 즉각 반발했다. SMC가 사업과 특별한 관련이 없는데도 모회사 회장의 이익을 위해 주식을 매입한 것을 업무상 배임죄로 보고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고려아연과 SMC의 주요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고 공정위에 신고했다.영풍·MBK 측은 "SMC는 영풍 주식 매수로 연평균 투자액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대규모 현금(575억원) 유출만 발생했을 뿐 사업상 아무런 이득이 없는 반면, 최윤범 회장은 해외 계열사를 불법적으로 동원해 그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하고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유지하는 막대한 이익을 도모해 SMC와 개인의 이익이 상충하는 가장 극명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꼬집었다.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 속 공정위가 조사에 나섰지만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한기정 위원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국내 계열사에 대한 상호 출자와 순환 출자는 원칙 금지된다"면서도 "해외 계열사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어 해외 계열사가 개입된 경우 규제 대상으로 인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17 15:26
산업

고려아연 최윤범, 온산제련소 찾아 임직원 격려…울산 시민에도 감사 메시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MBK 파트너스로부터 힘겹게 경영권을 지켜낸 뒤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내부 결속을 다진다.고려아연은 최 회장이 울산 온산제련소를 찾아 현안을 챙기고 임직원들을 격려한다고 31일 밝혔다.고려아연에 따르면 최 회장은 설 연휴 직후인 1월 31일과 2월 1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울산을 방문한다. 제련소 직원들과 울산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먼저 이날 오전 온산제련소 임원 및 팀장 회의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공장 현안을 청취했다. 국내외 경제 환경 등이 녹록지 않은 만큼 본업에 충실하는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주문했다.안전과 환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가장 안전하고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품질 유지에도 만전을 기할 때 고려아연의 정체성이 빛을 발할 것"이고 말했다.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핵심 소재 사업장인 올인원 니켈제련소 건설 현장과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 케이잼(KZAM) 등도 연이어 방문했다.특히 올인원 니켈제련소 건설 현장에서는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계획대로 준비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최 회장은 울산 시민들을 향한 메시지도 남겼다.최 회장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이야기가 있듯 적대적 M&A(인수·합병) 국면에서 울산의 지지와 성원이 큰 힘이 됐다"며 "향토기업 지키기에 앞장 서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영풍·MBK의 이사회 장악을 가까스로 막았다.전날 호주의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고려아연 최씨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한 영풍 지분 약 10.3%를 넘겨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해 지분율 열세를 극복했다.영풍은 탈법적인 출자 구조를 만들어냈다며 최 회장과 SMC 전·현직 이사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1.31 17:28
산업

기습 '의결권 제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파행...향후 법적 공방 불가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임시 주주총회가 ‘상호주 의결권 제한’ 변수로 파행으로 치달았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 측은 ‘순환출자 고리’ 상법 적용에 대해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 향후 법적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는 오전 9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주주들의 중복 위임장 확인 등으로 파행을 거듭한 끝에 오후 3시에 개최됐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겸 임시 주총 의장이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공표하자 영풍·MBK 측은 즉각 반발하며 “고려아연 임시 주총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보유한 당사 주식 526만2450주(약 25%)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음을 알려들린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상법 제369조 제3항을 들어 회사가 단독 또는 자회사를 통해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10%를 초과해 갖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갖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들었다. 전날 최윤범 회장 측은 22일 자로 상법상 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10.32%에 해당하는 주식회사 영풍 발행 공통주 19만226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최 회장 측이 지배하는 영풍정밀이 SMC에 장외거래로 영풍의 지분을 매도한 것이다. SMC는 고려아연이 호주에 세운 선메탈홀딩스를 통해 설립한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고려아연→ 선메탈홀딩스→ SMC→ 영풍→ 고려아연이라는 순환출자 고리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만약 의결권 제한이 적용되면 영풍·MBK 측의 영풍이 보유한 25.42%를 행사할 수 없게 된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34.35%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구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영풍 측의 강력한 요청으로 ‘임시 주총 연기’가 표결에 부쳐지는가 했지만, 표결이 철회되면서 주총이 다시 속행됐다. 하지만 임시 주총 결과가 법적 분쟁으로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 경영권 분쟁이 앞으로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총을 앞두고 ‘집중투표제 도입’이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무산되자 최후의 승부수로 ‘영풍 의결권 제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 회장 측은 SMC가 호주에 있는 해외 기업이지만 국내 활동에 대해서는 국내 상법 적용을 받는다고 주장하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적법하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은 전날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에서 SMC의 법적 성격을 ‘유한회사’로 밝혔으나 이날 오전에는 ‘주식회사’로 정정하기도 했다. 영풍·MBK 측은 기습적인 의결권 제한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영풍 지분을 취득한 SMC가 유한회사이자 외국회사이기 때문에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영풍·MBK 측은 "50년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의결권이 제한되니 강도당한 기분"이라며 "오로지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만을 위해 이뤄진 갑작스러운 SMC의 영풍 주식 취득으로 인해 영풍 그룹 내 신규 순환출자가 형성되는 등 공정거래법을 잠탈하는 탈법적 행위가 이루어졌고 그밖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각종 위법행위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임시 주총이 열린 그랜드하얏트호텔 로비는 이른 아침부터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측 관계자, 회사 직원들로 북적였다. 고려아연 노조원들은 입구 앞에서 ‘투기자본 MBK’, ‘집중투표제 도입’, ‘국가핵심기술을 지키자’ 등의 문구가 써진 피켓을 들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시위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2025.01.23 18:00
산업

법원, 영풍·MBK 손 들어줘 '집중투표 이사 선임' 불발

법원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서 영풍·MBK 연합의 손을 들어줬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이날 영풍·MBK 측이 제기한 의안상정 금지 가처분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렸다. 오는 23일 개최될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해선 안 된다는 영풍·MBK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영풍·MBK가 문제 삼은 의안은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 의안이 가결될 것을 전제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2호와 3호 의안이다.상법 제382조의2 1항에 따르면 집중투표는 소수주주가 집중투표를 청구하는 '시점'에 이미 정관으로 허용돼 있어야 하는데, 최 회장의 가족회사 유미개발은 정관 변경과 함께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했다. 영풍·MBK 측은 유미개발의 집중투표 방식을 통한 이사선임 청구는 상법 문언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고, 법원도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으로 2호와 3호 의안은 주총 안건으로 올라가지 않고 4호와 5호만 상정된다. 4호는 '이사 수 상한이 19인임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의 건', 5호는 '이사 수 상한이 없음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의 건'이다.다만 이사 수 상한을 두는 정관 변경(1-2호 의안)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출석 주주의 3분의 2가 동의해야 한다. MBK·영풍의 의결권 지분은 46.7%이기 때문에 부결될 수밖에 없다.이에 따라 이사를 선임하는 2∼5호 의안 중 5호 '이사 수 상한이 없음을 전제로 한 이사 선임의 건'이 상정되며, 1-1호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이 가결되더라도 이번 임시주총에서 이사 선임은 집중투표제가 아닌 과반수 득표제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영풍·MBK 측 이사 후보가 이사회에 진출할 것이 유력해졌다. 영풍·MBK 측 의결권 지분은 46.7%로 과반에 못 미치지만 의결권 행사를 마친 노르웨이연기금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지분과 주총 출석률 등을 고려하면 50% 달성은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영풍·MBK 측 이사 후보(14명)이 이사회 입성에 성공하면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12명 중 1명(장형진 영풍 고문)에 불과한 영풍·MBK 측 인사는 대폭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영풍·MBK는 법원 결정 이후 입장문을 내고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총이 단순 투표 방식으로 정정당당하고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두용 기자 2025.01.2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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