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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S시선] 의사들의 집단행동, 그리고 제약사 동원 의혹

“바이오 스타트업은 의사에게 밉보이면 회사 자체가 존폐 위기에 빠질 수 있다.”최근에 만난 한 바이오 기업 대표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의사에 따라서 공들여 쌓아온 업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니 그야말로 '섬뜩한 폭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의사의 무소불위 권력은 비단 바이오 업계에 한정된 게 아니다. 제약업계도 의사들의 권한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오죽하면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 ‘제약회사 영업사원 동원 의혹’까지 나왔을까.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에서 의사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 추산 4만명이 총궐기 대회에 참석했다. 여기에 제약사 영업사원 동원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집회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사 총궐기에 제약사 영업맨 필참’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의사들이 뒤에서 지켜보면서 제일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에게 약 다 밀어준다고 한다”, “거래처 의사가 약 바꾸겠다고 협박해서 강제 동원된다”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의사의 말 한마디에 제약사의 영업실적이 좌우되는 형국이니 쏟아진 불만들로 볼 수 있다. 이런 의혹이 ‘가짜뉴스’이면 좋겠지만 그동안 일어난 일부 의사들의 갑질 행태 때문에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제약사들이 의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골프 접대와 향응 제공으로 처벌을 받은 제약사가 수두룩하다. 전문의약품 판매가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에 제약사는 ‘을’이 되고, ‘갑’인 의사들의 요구를 경시할 수 없는 구조다. 또 의료와 관련한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 수술’이라는 기행적인 행위도 일어나곤 한다. 의협은 총궐기 집회에 전공의와 의대생, 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시도의사회, 시군구 의사회 등 지역단체에서 제약회사 직원을 요구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 일반 회원들의 일탈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약사 동원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는 등 의사들의 '불법 행위'를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를 상대로 ‘국민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강대강 대치’를 할 수 있는 건 의사집단이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의료와 관련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집단행동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집단행동을 강행하고 있는 의사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혹하다. 응급실의 파행 운영으로 환자가 목숨을 잃고, 암환자들의 수술이 기약 없이 연기되고 있다. 어떤 상황에도 국민보건 의무를 지닌 의사들이 있어야 할 곳은 환자의 곁이다. 정부가 전공의 7000여명에 대한 면허정지 절차에 돌입했다. 엄정한 처벌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김두용 기자 2024.03.05 07:00
경제

의협 “의료기기 영업사원에 대리수술 시킨 의사 징계 심의”

의료기기 영업사원에게 대리수술을 시킨 뒤 환자를 뇌사상태에 빠트린 전문의에 대해 의사단체가 징계 방침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발생한 부산 영도구 소재 정형외과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과 간호사ㆍ간호조무사 등에게 대리수술을 시킨 정형외과 전문의를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에 부의할 예정”이라고 7일 발표했다. 앞서 부산 영도경찰서는 정형외과 원장 A(46)씨와 의료기기 판매 영업사원 B(36)씨, 간호사 등 7명을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7일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5월 10일 부산 영도구 자신이 운영하는 정형외과에서 환자 C(44)씨의 어깨 부위 수술을 의료기기 영업사원인 B(36)씨와 간호사, 간호조무사에게 대신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리수술 이후 환자 C씨는 심정지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사고가 나자 병원 원무부장은 환자에게 수술 전 동의서를 받지 않은 사실을 숨기려고 환자의 서명을 위조해 동의서에 입력했다. 또 간호조무사는 진료기록을 조작하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을 압수 수색해 확보한 수술실 외부 폐쇄회로(CC)TV로 이들의 범행을 입증했다. CCTV를 보면 이날 피해자가 수술장에 들어가기 10여 분 전쯤인 오후 5시 32분께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장에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있다. 의사는 이후 수술 중간에 사복 차림으로 나타났다가 20분도 되지 않아 수술실을 뜨는 장면이 담겨있다. 경찰은 영업사원 B씨가 이전에도 해당 수술실에 9차례 출입한 영상을 확보해 대리수술 여부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의협은 “현행 의료법상 수술시 환자에게 수술에 관하여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고(제24조의2), 무면허의료행위가 금지(제27조제1항)되며, 진료기록부 등을 거짓으로 작성하지 않도록 규정(제22조제3항)하고 있다”며 “해당 회원의 위법여부 및 의료윤리 위배 사실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심의를 부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전문가로서의 자질과 면허행위에 대한 제재 및 관리는 해당 전문가단체가 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므로, 의사면허에 대한 관리 권한을 현재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방식에서 의료전문가단체 의협이 주도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정성균 의협 대변인은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 참여여부를 떠나, 사고발생 후 사실을 조작ㆍ은폐를 시도한 것은 의료인으로서의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위”라며, “이에 관한 자율정화 차원에서 의협 차원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조만간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쳐 중앙윤리위원회에 심의를 부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9.07 18:13
스포츠일반

파울받은 혼혈선수 “나도 한국사람이에요” 귀여운 항의

광저우 아시안게임 도중 한국 선수단의 한 관계자가 이런 농담을 던졌다. “천국과 지옥이 경기를 하면 어디가 이길까요?” 스포츠 관계자들은 답을 듣고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지옥이 이깁니다. 왜냐하면 심판들이 다 지옥에 있거든요.” 진 팀의 주요 레퍼토리는 ‘판정 탓’이다. 경기장 위에서 가장 고독한 존재, 잘하면 그냥 넘어가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욕을 먹는 존재가 바로 심판이다. 프로농구 코트 위 심판들은 어떤 일에 울고 웃을까. 한국프로농구(KBL) 최고령 한규돈(52·사진) 심판의 입을 통해 코트 밖 심판의 모습을 들어봤다. 한 심판은 프로농구가 출범한 1997년부터 지금까지 휘슬을 불고 있다. 그는 “심판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소리를 내진 않지만 좋은 화음이 나오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심판의 하루=이번 시즌 KBL에서 뛰고 있는 심판은 총 25명이다. 이들은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까지 서울 신사동 KBL 사옥으로 출근한다. 오전에는 박광호 심판위원장 주재로 전날 경기의 판정 장면을 분석한다. 논란이 된 판정 등을 놓고 토론을 벌인다. 오후 경기에 나서지 않는 심판들은 점심 식사 후 체육관에서 체력훈련을 한다. 강훈련이 2시간 넘게 이어진다. 한 심판은 “한 시즌에 심판당 40여 경기 정도 배정을 받는다. 좋은 판정은 체력에서 나온다. 판정을 내리기에 적합한 자리에 있기 위해서는 선수 못지않게 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후 체중이 2~3㎏ 줄어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어필에 대처하는 법=농구는 비교적 좁은 공간에서 심판과 선수들이 함께 뛴다. 그래서 다른 종목에 비해 선수들이 심판에게 직접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심판들은 항의하는 감독들로부터 “이리 와 봐” 등의 ‘반말’을 듣는 수모를 겪기도 한다. 지난 5월 은퇴한 이상민의 경우 ‘수다쟁이 애교 어필’로 유명했다. “형, 봤잖아요. 아니잖아요”라면서 찰싹 달라붙어서 어필했다. 2006~2007시즌 퍼비스 파스코(당시 LG)가 경기 도중 퇴장 판정에 격분해서 최한철 심판을 폭행했던 사건은 사상 최악의 어필이었다. 파스코는 프로농구에서 퇴출됐지만 이때 프로농구 판정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한 심판은 “최근 한 귀화혼혈 선수의 파울을 연속으로 지적하자 ‘왜 나만 미워해요. 나도 한국사람이에요’라고 하더라. 귀여운 항의였다”며 웃었다. 한 심판은 “아들뻘 선수들에게 늘 존댓말로 상황을 설명한다. 예의를 갖추면 흥분한 선수들도 대부분 인정한다. 오심을 피하려면 심판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보다는 자부심=한 심판은 농구 선수를 꿈꾸다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부상으로 꿈을 접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의료기기를 파는 영업사원으로 10년간 일하다가 94년 아마추어 농구 심판에 입문했다. 그는 “당시 보수가 경기당 3000~7000원이었다. 생계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97년 프로농구가 생기면서 심판 처우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15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한 심판의 연봉은 7000만원 정도다. 그는 “꼭 보수가 늘어서만은 아니다. 심판들의 직업 만족도가 많이 높아졌다. 앞으로 판정 시비를 줄이는 방법은 심판들의 자부심을 더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찬 기자 ▶ 2010 중앙일보 올해의 뉴스, 인물 투표하기 2010.12.2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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