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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하던 선수가 삶은 닭고기를 먹자 생긴 변화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영어에는 “You are what you eat(당신이 먹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 이 격언은 1826년 프랑스 작가 장 알텔름 브리아-시바랭의 저서에서 유래했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Tell me what you eat and I will tell you what you are(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알려주면 당신이 무엇인지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 말은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의 몸을 구성하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과 피트니스에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몰락한 명가 전북 현대의 새 감독으로 취임한 우루과이 출신의 거스 포옛이 이를 실천하고 있다. 포옛은 지난 3일부터 태국의 휴양도시 후아힌에 캠프를 차리고 동계 훈련을 진행 중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포옛은 선수단의 식단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한다. 그는 선수들의 체지방을 관리하기 위해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를 철저히 차단한다. 예를 들어 지나친 양념이나 소금이 가미된 음식은 식단에서 배제하는 식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새로 부임한 감독이 특정 음식을 금지하는 행위는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들의 식단 조절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렇게 길지 않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아스널의 전설적인 감독이었던 아르센 벵거를 모르는 축구팬은 없을 것이다. 그는 아스널에 부임하기 전 1995년부터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의 감독으로 1년 동안 재직한 적이 있다. 당시 벵거는 일본의 음식 문화에 큰 영감을 받았다. 벵거는 “일본에는 뚱뚱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의 식단은 기본적으로 삶은 채소, 생선, 쌀입니다. 지방도 없고 설탕도 없죠. 이러한 식문화는 건강과 관련이 깊습니다.”라고 밝혔다.J리그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둔 벵거는 1996년 가을 아스널의 새 감독이 됐다. 당시 아스널 선수단은 악명 높은 음주 문화와 나쁜 식습관을 갖고 있었다.벵거가 아스널에 오기 전, 클럽을 8시즌 동안 지휘했던 감독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조지 그레이엄이었다. 당시 그레이엄은 훈련과 경기에서 열심히 할 것을 요구했을 뿐, 경기장 밖 선수들의 행동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선수들에게 술을 장려했다. 팀 결속력을 다지는데 선수들의 정기적인 단체 음주가 도움이 됐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이에 당시 주장이었던 토니 아담스는 화요일에 술을 마시는 ‘화요일 클럽(Tuesday Club)’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음주 클럽에 참여했다. 당시 영국 축구에는 “Win or Lose, We Booze(이기든 지든, 술을 마신다)”라는 모토가 있을 정도로, 음주는 오랫동안 선수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화요일 클럽은 이런 시대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음주 외에도 아스널 선수들은 경기 전 햄버거, 파이, 감자튀김, 초콜릿 등을 즐겨 먹었다. 이렇게 1990년대만 하더라도 경기력을 최적화하기 위한 엄격한 식단 조절이 없었다. 벵거는 학구적으로 축구에 접근했다. 그는 잉글랜드 선수들이 설탕과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야채를 충분히 먹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에 벵거는 식단, 영양, 피트니스에 대한 팀의 접근 방식을 혁신하기 시작했고, 식단 조절이 옳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그는 선수단에게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의 중요성도 설명했다.벵거는 선수들의 단체 음주를 금지했다. 선수 라운지에 있던 모든 술도 추방했다. 경기 전 식사로 파이와 ‘붉은색 육류(red meat)’ 대신 파스타와 삶은 닭고기가 제공됐다. 감자튀김과 초콜릿, 특히 마스(Mars) 초콜릿 바도 금지 품목에 올라갔다. 선수들이 디저트로 먹는 사과 파이에서도 커스터드(custard, 우유·설탕·계란·밀가루를 섞어 만든 소스)를 제거하여 더 건강하게 만들었다. 아스널 최고의 레프트 백이었던 나이젤 윈터번은 “당시에는 원정 경기를 갈 때 기차를 자주 이용했다. 이때 과자와 케이크 등이 가득 담긴 카트를 끄는 승무원이 열차 통로에 나타나면, 벵거 감독은 일어나서 (사 먹지 말라는 의미로) 손가락을 흔들었다”고 밝혔다. 현지 길거리 음식을 먹는 것도 물론 금지됐다.선수단은 벵거의 이런 행위에 처음에는 저항했다. 벵거의 회고에 따르면 그는 부임 후 첫 경기에 앞서 초콜릿 섭취를 금지시켰다고 한다. 당시 하프 타임 때 선수들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벵거는 왜 선수들이 조용한지 물었고, 선수들은 “배고파서 그래요”라고 답했다. 경기 후 홈구장으로 돌아가는 중 선수단은 “We want our chocolate back(초콜릿을 돌려받고 싶어요)”를 떼창 했다.선수들은 물론 금주에도 반대했다. “성인이 된 선수들이 술도 못 마시냐"라고 반발하자, 벵거는 “If you do the right things, you'll be able to play for longer and longer(올바른 방법을 사용하면 더 오래 플레이할 수 있어)”라고 반박했다. 이를 증명하듯 벵거의 뜻을 따른 선수들은 축구 선수의 전성기를 한참 지난 30대 중후반까지도 잘 뛰었다. 벵거의 아스널은 이후 EPL에서 세 차례, FA컵에서 일곱 차례 우승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5.0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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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왜 월드컵을 사우디에 갖다 바쳤나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지난 11일 국제축구연맹(FIFA)은 2034년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선정했다. 국내 언론은 이를 앞다퉈 보도하며 우려의 목소리도 같이 전했다. ‘스포츠워싱(Sportswashing, 스포츠를 통해 부정적 이미지 세탁)’이 가장 먼저 도마에 올랐다. 사우디는 열악한 여성 인권, 노동자 착취, 언론 탄압 문제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중동의 더위로 인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겨울 월드컵이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게다가 사우디는 이미 2034년 아시안게임(11월 29일~12월 14일)을 유치했기 때문에, 월드컵은 2035년 1월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추춘제 시스템을 갖춘 유럽 축구 리그들의 강한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국내의 언론은 주로 스포츠워싱과 월드컵 개최 시기에만 주목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에 반해 FIFA가 사우디를 월드컵 개최국으로 만들기 위해 도입한 꼼수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뉴욕타임스의 탐사 보도에 따르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사우디에 월드컵 개최권을 주기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세계 축구계의 수장이 수년간 특정 국가를 대신한 비공식 홍보 대사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사우디의 원래 목표는 2030 월드컵 개최였다. 이에 같은 아랍권인 이집트와 손을 잡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이들에게는 유럽 파트너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때 인판티노가 총대를 맸다. 그는 2020년 가을 로마로 달려가, 이탈리아 총리를 만나 3개국이 공동으로 월드컵을 개최하자는 깜짝 제안을 했다. 하지만 당시 이탈리아는 이집트와 불편한 관계였다. 2016년 카이로에서 이탈리아의 대학원생이 잔인하게 살해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18년에 일어난 자말 카슈끄지(사우디의 반정부 언론인이자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의 살해 사건에서 사우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유럽은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 이탈리아는 결국 이 제안을 거절했다.이후 인판티노는 사우디에게 그리스를 이어주기 위해, 2021년 9월 그리스 총리를 만나 공동 개최 건을 논의했다. 이때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가 2030 월드컵 유력 후보지로 부상했다. 그리스와의 파트너십으로는 사우디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이 없었다. 이에 사우디는 전략적으로 2034 대회 유치로 방향을 틀었다. 대륙별 순환 개최 규정에 따라 2030 대회를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가 개최하면 유럽과 아프리카는 2034 월드컵에서 자동 제외된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어서 FIFA의 깜짝 발표가 나왔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초대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30년 월드컵의 첫 3경기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열린다고 발표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2034 대회 개최지 후보에서 남미대륙은 자연스럽게 탈락했다. 게다가 2026 월드컵은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관계로 북중미 역시 2034 대회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FIFA는 이렇게 2034 월드컵은 아시아 또는 오세아니아에서 개최하게 만들었다.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에 가입한 이후, 오세아니아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나라는 뉴질랜드가 유일하다. 하지만 무려 48개국이 참가할 메가 축구 이벤트를 이 작은 섬나라에서 열 수는 없다. 따라서 2034 월드컵은 아시아에서 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한편 호주와 인도네시아는 공동으로 2034 월드컵 유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다시 한번 인판티노가 나섰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 축구 관계자 정상 회의에서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를 향해 “2034 월드컵을 위해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비록 인판티노는 명확하게 그의 의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회장의 의도를 파악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월드컵 유치 의사가 있던 인도네시아가 갑작스럽게 유치 계획을 철회한 것이다.FIFA의 꼼수는 이어졌다. 이들은 2034 대회 입찰 일정을 최소 3년 이상 앞당겨 잠재적 후보국들의 입찰을 방해한 데 이어, 관심 있는 국가는 2023년 10월 6~31일 사이에 유치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무리수까지 뒀다. 정부의 지원과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한 월드컵 같은 메가 이벤트를 유치하는 데 불과 25일의 시간만 허락한 것이다. 이 기간 안에 입찰한 국가는 FIFA의 공고가 나온 지 3일 만에 입찰서를 제출한 사우디가 유일했다.또한 FIFA 규정에 의하면 2034 월드컵을 개최하려면 최소 14개의 축구장이 필요하다. 특히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장 7개가 이미 있는 국가에만 자격이 주어진다.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 월드컵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축구장이 대회 후 쓸모가 없어진 경우)’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FIFA는 슬쩍 이 기준을 7개에서 4개로 완화시켰다. 입찰 당시 사우디는 관중석 4만 개 이상의 축구장이 4개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FIFA의 2030, 2034 월드컵 개최지 선정 절차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유일한 국가는 노르웨이였다. 독일과 스위스가 사우디의 변화 약속에 따라 신중한 찬성을 보였고,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2030, 2034 월드컵 개최국을 확정한 지난 11일 화상회의도 기이한 모습으로 진행되긴 마찬가지였다. 211개 회원국 대표들은 어떠한 토론도 없이, 박수로 투표를 대신한 것이다. 인판티노는 이를 두고 축구계가 “분열된 세계에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자화 자찬했으나, 토론이나 투표 없이 박수로 결정하는 형태는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비민주적 행위다.이렇게 2034 월드컵 선정 과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짜 맞추기로 진행됐다. 경쟁 없이 개최국이 된 사우디가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얼마나 느낄지 의문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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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의 Epi-Life] 늙은 농민의 나라

“예전에는 서울에서 농민 시위를 참 많이 했잖아요. 요즘은 잘 안 보이던데.”“우리 농민이 이제는 늙어서요, 서울에는 힘이 들어서 못 갑니다.”농촌 지역의 어느 행사장에서 농민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 5년 전 즈음입니다. 그동안에 농민은 더 늙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3년 현재 농민 중 60세 이상이 70%에 육박합니다. 70세 이상이 36.7%, 60대가 30.6%입니다. ‘늙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농촌에는 이미 와 있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싫어하잖아요. 차 막힌다고….”농민이 늙어서 이제는 서울에 못 간다는 말보다 이 말에 저는 가슴이 더 아렸습니다. 농민의 사정에 공감하지 않는 서울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느꼈다는 뜻일 것입니다.윤봉길 의사가 독립운동을 하러 중국 상해로 가기 전에 충남 예산에서 농민운동을 했습니다. 그는 <농민독본>이라는 책을 써서 이웃을 가르쳤습니다. <농민독본>의 ‘농민’ 편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합니다.“우리 조선은 농민의 나라입니다. 과거 4000여 년 동안의 역사를 돌아볼 때 어느 때에 비록 하루라도 농업을 아니 하고 살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역사의 첫머리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혀 농민의 나라인 것은 감출 수 없는 사실입니다.”제가 학교에서 배운 역사는 ‘태정태세문단세’의 왕조 역사였습니다. 고구려 신라 백제 고려 조선의 왕들이 무슨 일들을 했는지 외우는 것이 역사 공부의 9할이었습니다. 그들 왕이 한반도 역사의 주인공이라고 배웠습니다. 윤봉길 의사의 역사관은 달랐습니다. 이 땅의 주인은 농민이라고 농민에게 가르쳤습니다.산업화 이전 대한민국은 인구 분포상 농민의 나라인 것은 분명하였습니다. 1950년대 대한민국 인구의 80%가 농민이었습니다. 1970년대까지 선거 유세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저는 가난한 농민의 자식으로 태어나….”산업화는 농민을 도시로 밀어내어 노동자로 만들었습니다. 산업화 초기에는 도시에서 돈벌이를 하는 노동자여도 자신이 농민의 자식이라는 인식은 하고 살았습니다. 어버이와 삼촌, 이모, 고모, 사촌 등등 피붙이가 농촌에 살았고, 명절에 고향 농촌을 찾아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제가 서울에서 처음 목격한 농민 상경 시위는 1988년 ‘고추 투쟁’이었습니다. 고추 가격이 폭락하자 농민들이 고추를 트럭에 싣고 와서 민정당사 앞에 내려놓고 시위를 했습니다. 1990년대에 들면서 우루과이 라운드 사태로 농민이 서울에서 시위를 하는 것은 다반사였습니다. 서울 시민들도 농민 시위에 합세를 하거나 곁에서 응원을 하였습니다. 농민의 일이 곧 자신의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이때만 해도 대한민국은 농민이거나 농민의 자식으로 이루어진 나라였습니다.2024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 중 농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4%입니다. 도시의 노동자는 이제 농민의 자식이 아니라 노동자의 자식입니다. 노동자의 자식에게 농민의 사정은 먼먼 남의 일입니다. 농민이 서울에서 시위를 하면 농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려는 생각보다 당장에 여러 불편만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다 눈치가 있습니다. 늙은 농민은 더 이상 서울에 올라오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윤봉길 의사가 농민운동을 하다가 독립운동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농민을 잘살게 하려면 당장에 해야 할 일이 일제 착취를 종식시키는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저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간에게 먹을거리 생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농민독본>에 이런 구절이 있다는 것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우리나라가 돌연히 상공업 나라로 변하여 하루아침에 농업이 그 자취를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이 변치 못할 생명창고의 열쇠는 의연히 지구상 어느 나라의 농민이 잡고 있을 것입니다.”늙은 농민의 나라에서 우리는 먹고 살아야 합니다. 농민의 사정은 우리 먹을거리의 사정입니다. 노동자의 손자, 아니 증손자 현손자이어도 좋은 먹을거리를 확보하려면 농민의 사정을 살펴야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늙은 농민은 쌀값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2024.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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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받았다” 토트넘, 팬 거센 항의→손흥민 ‘인종차별’ 공식 입장문 낼까

토트넘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주장’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이 있었음에도 어떤 대응도 하지 않는 것에 팬들의 볼멘소리가 거듭 나온다.토트넘 공식 SNS(소셜미디어)에는 인종차별과 관련된 항의 댓글이 계속 달리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에 참가하는 미키 판 더 펜,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와 관련된 최근 게시글에도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주장 손흥민이 최근 인종차별을 당했다. 그것도 팀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벤탄쿠르는 최근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위해 대표팀에 소집돼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했다. 이때 진행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라고 요청했는데,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은 그의 사촌의 것일지도 모른다. 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는 학대성 발언을 남겼다. 논란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았고, 벤탄쿠르는 결국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벤탄쿠르는 “나는 네게 일어난 일에 사과하고 싶다. 그것은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성의 없는 사과문으로 뭇매를 맞았다. 벤탄쿠르가 글을 올릴 때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SONNY)’의 스펠링을 틀렸다는 점, 24시간이면 삭제되는 글이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구나 벤탄쿠르는 사과문이 사라진 뒤,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등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활동해 대중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화살은 토트넘에 향하고 있다. 구단 구성원 사이에 인종차별이 벌어진 것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토트넘 게시물에는 “(토트넘이) 아시아 팬들을 무시하는 방법. 나는 이 클럽에 충격을 받았다”는 한 팬의 댓글이 달렸다. 이외에도 “벽이랑 대화하는 것 같다.” “(토트넘은) 한국인과 아시아인을 차별하는 팀이다. 캡틴에 대한 존중은 없다.” “벤탄쿠르는 한국에 오지 마라.” 등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토트넘은 ‘침묵’이다. 내달 한국에 방문해 팀 K리그, 바이에른 뮌헨과 친선전을 앞둔 토트넘도 이번 사태와 관련된 어떠한 입장문도 올리지 않았고, 활발한 홍보 활동만 펼치고 있다. 프리시즌에 아시아를 타깃으로 수익 활동을 펼쳐야 하는 토트넘이 공식 입장문을 낼지, 벤탄쿠르에게 자체 징계를 내릴지가 현재 관심사다.김희웅 기자 2024.06.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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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논란’ 벤탄쿠르 사과문은 하루 뒤 삭제…팬들은 SNS서 설전 “개고기 먹는 것도 존중해” 도발까지

팀 동료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뒤 사과문을 게시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팬들은 소셜미디어(SNS)상에서 욕설을 주고받는 모양새다.벤탄쿠르는 최근 아시아인과 관련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기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상황은 이랬다. 현재 미국에서 열리는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위해 대표팀에 소집된 그는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했다. 이때 진행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라는 요청을 했는데, 이에 벤탄쿠르가 “손흥민의 유니폼은 그의 사촌의 것일지도 모른다. 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명백한 인종차별성 발언을 남긴 것이다.벤탄쿠르의 발언은 현지에서도 화제 됐다. 디 애슬레틱, 데일리 메일 등은 손흥민이 최근까지도 EPL에서 관중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벤탄쿠르의 행위를 지적했다.이에 벤탄쿠르는 곧장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네게 일어난 일에 사과하고 싶다. 그것은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라며 고개를 숙였다.하지만 축구 팬들 사이에선 벤탄쿠르의 ‘진정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드러냈다. 해당 게시글이 SNS 시스템상 24시간 뒤 삭제되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과문이 삭제된 뒤에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사진을 공유하는 등 사건에 대해 개의치 않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팬들은 벤탄쿠르의 다른 게시글에 댓글을 달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한국 팬들로 추정되는 계정들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일부 팬은 “한국은 개고기를 먹는 부문에서 챔피언일 것” “너네가 개고기를 먹는 것도 존중한다” 등 도발성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소속팀인 토트넘은 해당 사건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벤탄쿠르의 사진을 게시하며 팬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김우중 기자 2024.06.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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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 문제?’ 교체된 뒤 벤치 찬 벤탄쿠르, 이번에는 SON 소재 인종차별 논란 “형제여, 미안하다”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가 소속팀 ‘주장’ 손흥민과 관련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가 고개를 숙였다.벤탄쿠르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흥민 형제여, 나는 네게 일어난 일에 사과하고 싶다. 그것은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너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 너를 사랑한다”라고 적었다.벤탄쿠르가 이 사과문을 게시한 이유는 최근 그가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최근 그는 우루과이 대표팀에 승선, 미국에서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는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그의 사촌과 함께 출연했다. 영상 말미 그의 사촌은 벤탄쿠르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원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때 벤탄쿠르는 “사실 그 유니폼은 손흥민의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손흥민도, 그의 사촌도 똑같이 생겼다”라고 발언했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며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것이다. 벤탄쿠르 입장에선 친한 동료 사이에 이뤄진 농담이었지만, 분명히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었다. 해당 발언은 SNS 등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고, 결국 벤탄쿠르가 곧바로 SNS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고개를 숙였다.공교롭게도 현지 언론에서도 벤탄쿠르의 행위를 조명했다. 같은 날 디 애슬레틱, 데일리 메일 등은 손흥민이 여러 차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크리스탈 팰리스의 한 서포터가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성 제스처를 했다가 3년간 경기장 출입을 금지당했다는 소식도 재조명했다. 벤탄쿠르는 2023~24시즌 중엔 다소 과격한 행위로 논란이 된 기억이 있다. 상황은 이랬다. 그는 지난달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 EPL 34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10분 만에 교체돼 벤치로 향했다. 그는 곧바로 벤치를 3차례나 발로 차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옆에 앉은 브리안 힐의 불안한 모습이 함께 화제 됐다.김우중 기자 2024.06.1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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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클롭에게 박수 안 보내 ‘불화설’…“감독님과 결별, 안타까운 일” 해명

위르겐 클롭 리버풀 전 감독과 불화설에 휩싸인 다르윈 누녜스가 떠난 스승에 관해 입을 열었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27일(한국시간) “누녜스는 클롭 감독의 고별전에서 박수를 보내지 않아 비난받았다”면서 “누녜스는 클롭 감독에 관한 악감정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그의 발언을 전했다.누녜스는 리버풀과 울버햄프턴의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경기는 클롭 감독의 고별전이기도 했는데, 경기 후 ‘가드 오브 아너’ 행사가 열렸다. 선수단이 양쪽으로 도열해 길을 만들었고, 그 사이를 클롭 감독이 지나갔다. 이때 모든 선수가 박수를 보냈는데, 누녜스 홀로 심드렁한 표정을 짓고 있어 논란이 됐다.이후 누녜스는 이 사건과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최근 누녜스가 침묵을 깼다. 우루과이 매체 폴리데포르티보와 인터뷰에 나선 그는 “우리는 모두 클롭 감독과 결별에 약간 충격을 받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그가 (팀을) 떠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이어 “개인적으로 클롭 감독이 (올 시즌) 큰 성과를 거두고 떠나길 바랐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선수들에게도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그가 세계 최고가 되길 바란다”며 행운을 빌었다. 클롭 감독을 떠나보내는 자리에서 박수를 왜 보내지 않았는지에 관한 즉답은 없었지만, 충분히 그를 향한 누녜스의 마음이 어떤지는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희웅 기자 2024.05.2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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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 미드필더진 영향력 부족…베라티 왜 팔았나?” 프랑스 전설의 의문

프랑스의 ‘전설’ 빅상트 리자라쥐가 파리 생제르맹(PSG)의 행보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다.리자라쥐는 지난 17일 저녁(한국시간) 프랑스 방송 텔레풋에 출연, 최근 마르코 베라티(알 아라비)와 결별한 PSG의 행보에 대해 의아함을 드러냈다. 그는 “PSG의 미드필더진 구성이 궁금해진다. 마누엘 우가르테(우루과이)가 없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베라티와 같은) 영향력을 가지지 못했다. 워렌 자이르-에메리(프랑스) 비티냐(포르투갈)는 기술적으로 충분한 선수들이 아니다. 왜 베라티와 결별했는가?”라고 말했다. 여름 이적시장 내내 루이스 엔리케 PSG 신임 감독 체제에서 배제된 베라티는 지난 14일 카타르 스타 리그 알 아라비와 3년 계약을 맺으며 11년간 몸담은 파리와의 결별을 전했다. 이틀 뒤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PSG와 OGC 니스의 2023~24시즌 리그1 5라운드에선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리자라쥐는 베라티의 작별 인사를 두고 “고별식은 멋졌지만, 과정은 폭력적이었다. PSG는 그를 떠나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했다”면서 “베라티가 피지컬적으로 결함이 있지만, PSG는 그의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PSG에는 그만한 기술력을 가진 선수가 없다”고 꼬집었다.실제로 PSG는 리그1 개막 후 2승 2무 1패로 무난한 성적을 올렸다. 킬리안 음바페 외엔 확실한 득점 자원이 부족하고, 엔리케 감독의 4-3-3 전형에서 중원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16일 니스전에선 자이르-에메리·카를로스 솔레르·비티냐가 선발 출전했지만 영양가가 떨어졌다. 실점 요인은 테렘 모피의 빠른 발을 저지하지 못한 PSG 수비진에도 있지만, 미드필더진이 공격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 팀은 2-3으로 졌다.같은 날 알랭 로슈 전 PSG 스카우터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로슈는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를 통해 “솔레르는 평범하고, 비티냐는 창의성이 부족하다. 자이르-에메리는 풀백들의 오버래핑을 커버하기 위해 뛰어다니느라 바쁘다”고 지적했다. 이때 이강인의 존재가 떠오른다. 그는 지난달 대퇴사두근 부상 이후 최근에야 훈련장에 복귀했다. 시즌 초반에는 측면 공격수로 활약했으나, 그사이 PSG는 우스만 뎀벨레·랑당 콜로 무아니(이상 프랑스)를 품으며 공격진을 보강한 상태다. 엔리케 감독은 아직 ‘미드필더’ 이강인 카드를 꺼내 들지 않았다.관건은 이강인의 복귀 여부다. 그는 16일 니스전을 앞두고 훈련에 복귀했으나, 소집 명단에서는 빠졌다. PSG의 다음 일정은 오는 20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 리그 F조 1차전이다. 다만 이강인은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위해 해당 경기 이후 중국으로 향한다. PSG 입장에선 부상과 국가대표팀 차출로 다시 한번 이강인을 놓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한편 현지 매체들은 이강인의 출전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후스코어드, 90min, 레퀴프 등은 PSG가 기존의 자이르-에메리·카를로스 솔레르·비티냐로 중원을 구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우중 기자 2023.09.1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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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돌이→NM 동료’ 이강인, 자신+자부 “나 볼 잘 다뤄… PSG는 세계서 가장 큰 클럽”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이 새 팀에 합류한 소감을 밝혔다. 설렘이 가득했다.PSG는 9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이강인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 이강인은 한국 선수 최초로 PS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강인은 “내 목표는 항상 팀을 최대한 도와 매 경기 승리하고 최대한 많은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늘 피치 위에서 나타났던 ‘승리욕’이 입단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다.2007년 6살에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 나왔던 축구 신동이 세계 최고의 팀으로 이적하자, 국내 축구 팬들 역시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PSG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는 명성을 지닌 팀이다. PSG는 그동안 이강인이 뛰었던 팀과 레벨이 다르다. 발렌시아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강인은 이후 마요르카에서 뛰었는데, 두 팀 모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중하위권 정도의 팀이다. 하지만 PSG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로 분류된다. 프랑스 리그1에서는 최강팀이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까지 도전할 수 있는 팀이다. 이강인 역시 “어렸을 때부터 PSG를 알고 있었다. PSG는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라며 “나도 프랑스 리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매우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고, 경쟁이 치열한 리그”라며 엄지를 세웠다.프랑스 팬들에게 이강인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스페인 무대에서는 두각을 드러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진 못했다. 이강인은 “나는 양쪽 날개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미드필더이며 경기장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나는 공을 다루는 데 능숙한 선수”라고 자신하며 “우승에 대한 욕심과 갈증이 많다. 팀 전체에 보탬이 되고 싶고,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확실히 ‘트로피’와 가까워질 전망이다. PSG에는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세계 최강 공격진이 버티고 있다. 중원, 수비진에도 월드클래스 동료들이 즐비하다. 이들의 존재는 이강인이 기량을 펼치고 성장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네이마르, 음바페 등 공격수들과 호흡도 기대 요소다. 이강인은 중원에서 볼을 소유하고 뿌려주는 패스가 일품이다. 네이마르 등 발 빠른 공격진들과 손발을 맞춘다면 역대급 공격 포인트 적립도 기대할 수 있다. 공격진 역시 기회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어 이강인의 득점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강인의 송곳 같은 크로스와 창의적인 패스가 그간 동료들의 아쉬운 마무리로 빛을 덜 봤는데, PSG에서는 최고 수준의 피니셔들이 버티고 있어 도움 적립도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이강인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있는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PSG에 합류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 새로운 모험을 빨리 시작하고 싶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PSG는 이강인 영입에 ‘진심’이었다. 애초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강력히 연결됐다. 아틀레티코는 지난 1월 이강인에게 이적을 제안했지만, 마요르카의 반대에 막혔다. 이후 꾸준히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돈’을 쓰는 데 박했다. 아틀레티코는 이적료 1500만 유로(214억원)에 선수 한 명을 제시했지만, 마요르카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이때 PSG가 나타났다. PSG는 통 크게 2200만 유로(314억원)를 제시했다. 마요르카를 만족시키는 동시, 이강인도 미소 지을 만한 금액이었다. 선수 입장에서는 본인의 가치를 그만큼 인정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PSG의 제안 덕에 ‘아름다운 이별’이 가능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구단 역대 가장 많은 이적료 수익을 안겨준 선수가 됐다. 이적료 총액은 2위지만, 마요르카 구단에 실질적으로 전달되는 수익은 역대 최고다. PSG와 마요르카는 이강인 이적료로 2200만 유로에 옵션을 더하는 형태로 합의했다. 옵션은 이강인의 개인 기록과 PSG의 팀 성적 등을 기준으로 발동된다. 이적료만 놓고 보면 지난 2004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던 사무엘 에투의 2500만 유로(355억원)에 이어 구단 2위다. 다만 당시 마요르카는 에투의 이적료 절반을 레알 마드리드와 나눴다. 실질적인 이적료는 1250만 유로(178억원)였던 것이다. 이강인의 이적료는 이를 크게 상회한다. 이강인 입장에서도 PSG 이적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이번 이적은 루이스 캄포스 PSG 스포츠 디렉터가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찍이 이강인을 영입 후보에 올렸고,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현지에서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세르히오 라모스 등이 퇴단하고 새 판 짜기에 돌입한 PSG에 이강인이 주축 멤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PSG는 이강인을 품기 위해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계약 조항에 따라 이강인은 이적료의 일부인 440만 유로(약 63억원)를 손에 넣게 됐다. 급여도 대폭 상승한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연봉 50만 유로(7억원)를 수령했다. 팀 내 에이스 노릇을 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PSG에서는 1년에 400만 유로(57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5년 장기 계약은 이강인에 관한 PSG의 믿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PSG에서는 마요르카와 달리 험난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세계 최고의 팀 중 하나로 꼽히는 PSG는 초호화 선수단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만 해도 NMN 라인(네이마르·음바페·리오넬 메시)가 공격 라인을 구성했다. 유럽에서 이름값 있는 선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여러 선수가 합류했고, 이강인과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도 영입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예상한 PSG의 예상 베스트11에 이강인의 이름이 빠졌다. 매체는 PSG의 최전방을 네이마르, 음바페, 아센시오가 맡으리라 봤다. 중원은 마누엘 우가르테와 마르코 베라티, 양 측면에는 누노 멘데스와 아슈라프 하키미가 서리라 점쳤다. 아직 PSG 이적을 확정하지 않은 에르난데스가 포함된 것을 보면, 이강인을 후보로 분류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만큼 주전 경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루이스 엔리케 PSG 신임 감독이 4-3-3 포메이션을 선호한다는 지적도 있다. 만약 포백을 활용하면, 예상 라인업보다 수비진 숫자가 줄고 중원 숫자가 늘면서 이강인이 한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생긴다. 이강인은 PSG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아울러 프랑스 문화와 언어에 적응이 어려울 수 있지만, 엔리케 감독이 스페인 출신이라 소통에 문제는 전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의 커리어는 전환점을 맞았다. 발렌시아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12년 만에 스페인을 떠나 프랑스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리그 자체는 스페인의 수준이 높지만, PSG는 비단 프랑스 정복에 만족하지 않는 팀이다. 유럽을 넘어 세계 최고의 자리를 노리는 클럽이다. 이강인에게는 새로운 도전인 셈이다. 언어부터 문화, 뛰는 팀의 환경, 동료 모든 게 바뀐다. 이강인에게는 PSG에서 적응하고 제 기량을 펼쳐 스쿼드의 한자리를 꿰차는 게 우선 과제다. 지난해 일본 투어를 한 PSG는 올여름에도 일본을 방문한다. 오는 25일 오사카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인 알 나스르와 격돌한다. 28일 J리그 세레소 오사카와 경기를 치르고, 내달 1일에는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친선전을 끝으로 일본 투어를 마무리한다. 일본에서 PSG 유니폼을 입은 이강인이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김희웅 기자 2023.07.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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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here we go’ 김민재, 10일 내 뮌헨 입성 전망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바이에른 뮌헨(독일)의 유니폼과 함께 사진을 찍을 날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유럽 축구계에 능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2일(한국시간) 다시 한번 김민재의 뮌헨행에 대해 다뤘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뮌헨은 향후 10일 이내에 김민재의 이적 허용 금액(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다”며 “이들은 김민재와 계약할 모든 절차를 마쳤다. 지난주에 밝힌 내용과 같이 김민재는 뮌헨과 5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이는 지난달 29일 로마노가 전한 내용의 후속 보도인 셈이다. 앞서 그는 “뮌헨은 김민재와 최종 구두 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5년”이라면서 “구단 소식통에 따르면 김민재는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다. 다음 단계는 뮌헨의 바이아웃 지불”이라고 설명했다. 특유의 ‘here we go’라는 표현도 덧붙였다. 이는 실제로 이적 성사가 임박했을 때 작성하는 그의 표현이다.스카이스포츠 독일판에서 활동하는 플로리안 플레텐베르그 기자도 비슷한 내용의 보도를 전했다. 플레텐베르그는 지난달 29일 자신이 전한 SNS 게시글을 리트윗하며 “김민재의 뮌헨 입단이 임박했다”면서 “뮌헨은 김민재와 5년 계약을 맺었다. 그의 연봉은 1000만~1200만 유로(약 143~172억원) 정도다”고 전했다. 이어 뮌헨이 약 5000만 유로(약 720억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길고 긴 ‘김민재 사가’가 최종장에 접어든 모양새다. 김민재는 2022년 7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입성했다. 그는 하늘색 유니폼을 입으며 나폴리에 합류했는데, 당시 구단의 대표 수비수였던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 자원으로 영입된 모양새였다. 첫 영입 당시 나폴리 현지 팬들은 유럽 변방에서 뛴 아시아 수비수를 환영하지 않았다. 담배 브랜드인 ‘KIM’을 인용, “KIM, 세 갑에 10유로(약 1만4000원)”이라는 냉소 섞인 반응을 보여줬다. 당시 김민재의 이적료가 1800만 유로(약 260억원)였는데, 팬들은 검증되지 않은 수비수에 저만한 금액을 지불한 구단에 의구심을 드러냈다.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모든 의구심을 지웠다. 그는 2022~23시즌 리그 35경기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빛났다. 부진했던 경기를 찾기 힘들 정도의 활약이었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폿몹, 소파스코어 등은 연일 김민재의 높은 평점을 조명했다. 날고 기는 세리에 A 유명 공격수들도 김민재 앞에서 고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김민재는 팀이 치른 10경기 중 9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부동의 수비수로 활약했다. 비록 마지막 경기였던 UCL 8강 2차전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해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던 점이 유일한 흠이었다. 하지만 구단 역사상 첫 UCL 8강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리그에서는 일찌감치 경쟁자 없는 우승 레이스를 질주했다. 11월 월드컵 휴식기를 앞두고 13승 2무. 나폴리의 적수는 없었다. 구단은 故디에고 마라도나가 활약한 1989~90시즌 이후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품은 적이 없는데, 김민재의 영입과 함께 33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다. 나폴리는 후반기 4패를 추가했지만, 리그 우승 전선에는 영향이 없었다.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품은 나폴리 시내는 하늘색 물결로 가득 찼다. 김민재는 세리에 A 사무국이 선정하는 2022~23 리그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팀에도 이름을 올리며 뛰어난 활약을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달 입국 당시 수비수상 트로피와 함께 팬들 앞에서 웃은 바 있다.한편 김민재의 뛰어난 활약은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지역에 퍼졌다. 먼저 관심을 보인 건 영국이었다. 특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유나이티드 두 구단이 김민재를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먼저 앞서간 건 맨유였다. 라파엘 바란·리산드로 마르티네스 외 1군 수비수가 부족한 맨유는 적극적으로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맨유는 시즌 내내 더뎌진 구단 인수 협상 문제로 이적시장 활동에 제동을 걸렸다. 맨시티는 요수코 그바르디올 등 여러 후보군과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김민재와 멀어졌다. 이때 등장한 것이 뮌헨이었다. 2022~23 분데스리가 챔피언 뮌헨은 UCL에서 아쉬운 모습을 남기며 새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마침 기존 수비수 뱅자맹 파바르·뤼카 에르난데스가 모두 팀을 떠날 것으로 전망돼 김민재의 ‘무혈입성’이 예측됐다. 이미 트랜스퍼마르크는 김민재를 뮌헨의 2023~24시즌 예상 선발 명단에 포함시켜 놓기도 했다. 독일 매체 역시 ‘김민재 맞이’에 돌입한 모양새다. 독일 스포르트1은 2일 ‘뮌헨의 새 선수의 이름은 무엇인가’라며 “독일권에서는 ‘민재 김’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과 독일의 이름 구조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성이 앞에 오고, 이름이 뒤로 간다. 그의 이름은 ‘김민재’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독일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손흥민의 유니폼 마킹과 비교하는 등 상세한 예시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미 김민재의 뮌헨행 입성을 전제로 둔 모양새다.김우중 기자 2023.07.0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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