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지는 게 짜증나, 매년 더 승리 원하게 돼"...오타니, 루징팀 LAA와 이별 암시?
"지는 게 짜증난다. 해가 지날수록 승리를 원하게 된다(It sucks to lose. He wants to win, so it gets stronger every year)."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과연 내년에도 지금의 유니폼을 입고 있을까.미국 디 애슬레틱 등 현지 매체들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리는 2023 올스타전을 위해 참석한 오타니의 작심 발언을 전했다.오타니는 이번 올스타전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다.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선정돼 3년 연속 행사에 참여했다. 앞서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을 이끌고 대회 우승을 차지, 대회 MVP(최우수선수)를 탔다. 이후 WBC 후유증 없이 최고의 정규시즌을 만드는 중이다. 타자로 타율 0.302 출루율 0.387 장타율 0.663 OPS 1.050 32홈런을 기록했고 투수로도 17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32 132탈삼진을 남겼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아메리칸리그 MVP 1순위다.
그러나 오타니의 활약에도 소속팀 에인절스에는 희망의 불꽃이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에인절스는 전반기를 승률 5할에 미치지 못하는 45승 46패(승률 0.495)로 마쳤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전반기 마지막 10경기에서 무려 1승 9패 추락을 기록했다. 오타니와 함께 타선을 이끌던 마이크 트라웃도 손목 부상으로 긴 기간 이탈할 예정이다. 사실상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 가능성은 좌절됐다고 봐야 한다. 오타니는 2018년 에인절스 입단 후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2018년 신인왕을 수상했고 2021년 MVP, 2022년 MVP 2위를 기록했다. 2019년 타자로만 활약한 걸 고려하면 2020년 이외에 모든 시즌 에인절스를 이끌며 리그 최고 활약을 펼친 셈이다.그러나 입단 후 월드시리즈는 고사하고 와일드카드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아무리 오타니여도 좌절할 수밖에 없다. 디 애슬레틱은 이날 "취재진이 너무 많이 몰렸고 오타니가 뭐라고 말하는지 듣기조차 어려웠다"면서도 "한 가지 명확한 메시지가 있었다. 바로 '지는 것에 지쳤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오타니는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을 통해 "(지는 것에 지쳤다는)마음이 매년 커진다. 지는 게 짜증난다. 해가 지날수록 승리를 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트레이드 가능성 및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이적에 대해서는 "아직 FA를 경험해보지 못해 알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다만 에인절스에서 기억을 떠올리면 오타니의 향후 행선지도 결국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높은 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소 5억 달러 이상이 거론되는 몸값을 감당할 재정이 있어야 하는 건 물론이다. 현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LA 다저스나 뉴욕 메츠 등이 꾸준히 등장하는 이유다. 에인절스는 최근까지도 오타니를 올해 트레이드하는 일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만 그런 에인절스 수뇌부도 1승 9패 추락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에인절스와 오타니의 결별이 다가오는 가운데 구단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오고 있다. 다만 기존 입장대로 그를 팔지 않고 마지막 반년을 함께 하더라도 붉은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의 모습은 그게 마지막일 것으로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11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