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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의 ‘굳은 표정’, 전사적 위기 대변...이재용 ‘승어부 전략’ 언제 나오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굳은 표정’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어닝쇼크’의 성적표에 미래 전망에도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이다. 내외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재용 회장의 ‘취임 2주년’ 메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장 취임 2주년, ‘쇄신 카드’ 있나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7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한 지 2주년을 맞이한다. 전사적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2주년을 겸해 언급되고 있는 ‘승어부(아버지를 능가함) 전략’에 대한 시선이 쏠리고 있다. 25일에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를 맞아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오찬이나 만찬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에도 추도식 참석 후 사장단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삼성전자는 이렇다 할 ‘과감한 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대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에 ‘어닝쇼크’의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주력인 반도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실적이 기대치에 밑돈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매출이 30조원 수준이고, 영업익은 4~5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반도체 성장이 꺾이면서 4분기 실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망한 성적표에 주가는 5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급기야 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실적 발표 후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까지 내야 했다. 전 부회장은 당면한 위기 극복 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보다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 3가지를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자랑했던 초격차 경쟁력을 잃어버리면서 미래 준비에도 실패한 것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나온 위기 극복 방안인 셈이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공식석상에서 이 회장의 얼굴도 굳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은 위기 극복과 관련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며 침묵을 지켰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귀국장에서 살짝 미소를 보이거나 ‘수고가 많다’는 식의 가벼운 인사말을 건넨 예년과 달리 근심이 가득했다”고 했다.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아 ‘쇄신’을 위한 인사나 조직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그룹 컨트롤타워의 재건 카드가 나올 수도 있다. 그동안 빠른 경영 판단을 위한 선택과 집중을 위해 컨트롤타워 부활이 거론된 바 있다. ‘컨트롤타워의 수장’ 후보로 꼽히는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은 이번 필리핀·싱가포르 출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TSMC와 격차 커져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 18일 준감위 정례회의에 앞서 “삼성은 현재 사면초가의 어려움 속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내부뿐 아니라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삼성은 경제 전문지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 직장' 순위에서 그동안 1위를 유지하다 올해는 3위로 2계단 하락했다. 실적이 예전 같지 않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놓친 데다 삼성전자의 첫 노동조합 파업 문제 등이 겹치면서 순위가 내려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삼성전자는 더 이상 반도체 1위 업체가 아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HBM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7조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4~5조원대보다 월등히 앞서는 수치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HBM3E(5세대) 납품 테스트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4분기에는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을 가져왔지만 1분기 만에 다시 TSMC에 내주는 게 유력하다. TSMC는 3분기 매출이 7596억900만 대만달러로 약 32조3000억원이라는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DS 매출 추정치는 많아야 30조원인 상황이다. TSMC도 엔비디아의 칩을 생산하며 AI 열풍에 올라선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1위 업체인 TSMC는 삼성전자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62.3%대 11.5%까지 벌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위기론은 다른 분야가 아닌 반도체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반도체 부문에서 쇄신 카드를 내놓아야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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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관의 이동 삼성의 컨트롤타워 '미전실' 부활하나

과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미전실)의 부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1일 김용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부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가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로 자리를 옮겼다. 김 부사장은 과거 삼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전실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 정현호 부회장이 사업지원 TF장으로 자리하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출범 이후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컨트롤타워 부활이 핵심 과제로 꼽혔다. 이로 인해 이번 인사를 컨트롤타워 부활과 연관시킨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1일 취재진과 만나 컨트롤타워 부활의 연관성에 대해 "사전에 교감한 게 없어 오늘 인사가 컨트롤타워와 관련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아직 준감위 안에서도 컨트롤타워 부활 관련해 정확하게 결정된 게 아니기 때문에 회사와 나눈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고 했다.삼성은 2017년 2월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을 폐지하고,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사업 부문별로 쪼개진 3개 TF를 운영 중이다. TF가 분산되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미래사업기획단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 바 있다. 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전자 대표이사 직속으로 운영되며 10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인사로 인해 경계현 사장이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측은 “미래사업기획단은 미전실과는 다른 조직으로 미래 먹거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1 17:55
경제

이재용 없는데 삼성 첫 파업 천막농성 돌입…손 놓고 있는 준법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처음으로 파업이 시작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1일 전상민 쟁의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쟁의대책위원회 소속 노조 간부 6명이 선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의 식당 앞에 투쟁천막을 치고 24시간 농성에 들어갔다. 과연 선제 파업 이후 총파업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열려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쟁의대책위는 ‘임투’, ‘승리’ ‘투쟁’, ‘단결’ 투쟁 구호를 외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노조는 ‘우리는 왜 농성을 시작했는가’라는 글을 통해 “우리가 2.3% 임금인상률 격차 때문에 이렇게 기나긴 투쟁을 하는 게 아니다. 회사의 운영이 투명하지 못하고 정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는 것”이라며 “임금협상을 위해 최초 14가지 자료를 요구했는데 회사는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 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당한 교섭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노사의 임금 협상 결렬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해 호실적 등을 근거로 성과인상률을 제외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회사는 이미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빠르게 몸집을 불려 전체 직원의 10% 수준인 2500여 명까지 조합원 수가 늘어났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1월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며 손을 맞잡기도 했다. 당시 회사는 노조 전임자의 업무수행을 위해 근로시간 면제 제도(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등 노조 활동 보장을 약속한 바 있다. 노사가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지만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준법위는 지난 15일 정기회의에서 삼성전자 등 7개 협약사의 노조 현황과 노사 교섭 상황을 점검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 상황은 논의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준법위와 협약을 체결한 협약사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그렇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지분 84.78%를 보유한 자회사다. 준법위는 삼성전자의 종속기업이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직접적으로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6.21 13:33
경제

특검 "이재용의 준법감시위 진정성 의심스러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평가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박영수 특검 측은 23일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양형 변론에서 이 부회장 측이 허위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준법감시위의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에 실효성 있는 준법감시제도를 주문하면서 올해 초 발족했다. 재판부는 준법감시위를 이 부회장의 양형에 반영하기 위해 이를 평가할 전문심리위원도 구성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뇌물 인정액이 50억원 이상 늘어나 형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검 소속 강백신 부장검사는 "재계 1위인 삼성 이재용과 대통령 사이는 상호 윈-윈의 대등한 지위에 있음이 명백하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도 적극적 뇌물 공여를 명시적으로 판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파기환송심 변론 과정에서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실과 다르게 수동적 뇌물공여 등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진지한 반성을 전제로 한 준법감시제도에 대한 양형 심리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이에 대해 "평가 시간을 더 달라는 건 기본적으로 소송지연을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특검이 증거로 제출한 판결문도 "쌍방 검토가 끝난 판결문인데 이걸 2시간이나 설명하겠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소송 지연 외에는 목적이 없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날 특검은 양형 관련해서도 "법률에 따른 양형이 아닌 3·5 법칙을 따르는 건 위법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3·5 법칙'은 재벌총수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석방하는 것을 뜻한다. 특검은 그러면서 "삼성물산 회계직원은 10억원 횡령 범행에 징역 4년이 선고됐다"며 "본건 범행은 횡령액만 80억원에 이르러 회계직원보다 낮은 형이 선고된다고 하면 누가 봐도 평등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30일 특검이 제출한 추가 증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내달 7일에는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진술을 듣기로 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1.24 08:09
경제

이재용 부회장 "아이들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세 경영권 승계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6일 오후 3시 서울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진행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무거운 표정으로 들어섰다. 사과의 의미를 담은 90도 인사를 모두 세 차례나 하면서 경영권 승계, 노사 문제,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 등에 대한 입장문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논란에 대해 사과하며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며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 받기도 전에 승계 논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판단에 얘기하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SDS 사건에서 시작된 승계 문제에 대한 질책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다. 헌법은 물론이고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을 하지 않겠다”며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쓰러진 뒤 회사 경영을 맡게 된 그는 “높게 도약하는 새로운 삼성이 되기 위해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현재의 절박한 위기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며 “이것이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충실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무노조 경영’ 포기도 공식화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제는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그동안 삼성 노조 상처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90도로 숙여 사과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삼성이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도 거듭 다짐했다. 그는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이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출범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서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 그 활동이 중단 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며 독립성 보장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하며 10분간의 입장문 발표를 마쳤다. 기자들의 질문은 별도로 받지 않았다. 이 부회장의 이번 대국민 사과는 준법감시위의 지난 3월 11일 권고에 따라 이뤄졌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당초 입장문만 발표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직접 사과한 뒤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파기환송 재판을 받고 있으며, 재판부의 권고에 따라 준법감시위를 출범시켰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5.06 17:08
경제

삼성전자 이재용 “경영권 승계 논란 없도록…노동3권 확실히 보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는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드리기도 했다"며 "이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도 부족함 있었고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서는 "이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두려워해왔다”며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를 언급한다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재판이 진행 중인 노사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한다. 그동안 삼성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삼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지난 3월 11일 권고했다. 대국민 사과의 1차 기한은 지난달 10일이었지만, 삼성 측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권고안 논의에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해 이달 11일로 연장됐다. 앞서 삼성은 지난해 8월 이 부회장 파기환송 선고 직후 "과거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업 본연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사과했고,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혐의 유죄 판결, 올해 2월엔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무단 열람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다음은 이재용 부회장 입장문 전문이다. 오늘의 삼성은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리기도 했습니다.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에도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희들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 저의 잘못입니다 . 사과 드립니다. 저는 오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삼성의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 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 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그 동안 가져온 제 소회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습니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삼성을 둘러싼 환경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의 룰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위기는 항상 우리 옆에 있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기업의 규모로 보나 IT 업의 특성으로 보나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춘 최고 수준의 경영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갖고 있는 절박한 위기의식입니다.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 와야 합니다.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회에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는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왔습니다.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데다가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노사' 문제에 대한 입장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책임을 통감합니다. 그 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 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 감시'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시민사회와 언론은 감시와 견제가 그 본연의 역할입니다.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입니다. 낮은 자세로 먼저 한걸음 다가서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습니다.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입니다. 그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삼성의 오늘은 과거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래'입니다. 임직원 모두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의 성원도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근 2-3개월 간에 걸친 전례 없는 위기상황에서 저는 진정한 국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절실히 느꼈습니다. 목숨을 걸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나선 의료진, 공동체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자원봉사자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많은 시민들, 이런 분들을 보면서 무한한 자긍심을 느꼈습니다. 또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제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0.05.06 15:44
경제

'코로나 극복' 광폭 행보 이재용 부회장, 준법감시위 숙제 시한 임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있다. 재계 1위 기업의 오너답게 통 큰 성금에 의료용품 지원, 일자리 창출 등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착한 경영’ 행보 중인 이 부회장은 조만간 과거 ‘나쁜 경영’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해 주목된다. 삼성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성금과 의료용품 등 300억원을 긴급 지원했다. 경북 영덕연수원도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가장 먼저 제공했다. 국내 마스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 기술을 아낌없이 내줬고, 인적 자원까지 투입했다. 마스크 금형 제작에 보통 1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삼성은 삼성전자 정밀금형개발센터에서 7일 만에 금형을 제작해 마스크 제조사에 제공했다. 또 삼성은 해외지사와 법인을 통해 구입한 마스크 33만개도 모두 기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협력사를 위해 온누리상품권 300억원 어치를 구입해 지급했고,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협력사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이 지금과 같이 힘들 때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해야 한다. 이번 일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는 이들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도 중단없이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취소하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2018년 자신이 밝혔던 3년간 4만명 직접 채용 규모를 줄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채 일정 연기는 불가피하지만 채용 규모는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의 수출입 규제 등으로 매출 규모가 급감했음에도 채용을 늘려나갔다. 2019년 반도체 불황에도 1년 새 삼성전자의 임직원은 2246명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임직원 수는 10만5257명으로 집계됐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에도 부지런히 현장을 누비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경북 구미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했다. 또 지난달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의 이런 위기 극복 행보와 함께 조만간 있을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입장 발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지난달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무노조 경영에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의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다.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 3대 의제를 선정해 의제별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을 담아 삼성그룹에 권고했다. 답변 시한은 오는 10일까지다. 이에 이 부회장이 어떤 ‘대국민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금은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는 말밖에 드리지 못한다. 부회장님은 평소대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4.03 07:00
경제

재판부 말 바꾸기로 '이재용 봐주기' 논란 격화

재판부의 입장 변화로 ‘이재용 봐주기’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1부(재판장 정준영)는 지난 17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4차 공판에서 삼성의 준법 감시제도 설치를 두고 “실질적이고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권고했던 준법감시위원회(이상 준법감시위) 설치로 의지를 보이자 감형 가능성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이는 재판부의 원래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판에서 재판부는 준법 감시제도를 권고하면서 “재판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함을 분명히 해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3개월 만에 말 바꾸기를 통해 양형 반영을 선언한 셈이다. 다만 ‘숙제’ 검사를 위해 ‘선생님’을 두기로 했다. 재판부는 삼성 측이 마련한 준법감시위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 3인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포함해 나머지 2명은 특검과 변호인 측에서 한 명씩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로써 전문심리위원의 준법감시위 평가 결과를 양형 심리에 반영할 가능성이 커졌다. 형소법 279조 2항에 따르면 소송절차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전문심리위원을 둘 수 있다. 또 이들은 전문 식견이 담긴 의견을 낼 수 있다. 재판부의 결정에 특검과 정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검은 “준비감시위를 분명히 양형 사유로 보고 있다. 재벌체제 혁신 없는 준법 감시제도와 전문심리위원 도입을 반대하고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은 “범행 후의 정황에 불과한 준법감시제도 강화가 80억대 뇌물사건에 집행유예를 선고할 결정적 양형인자로서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 법 상식”이라며 “만일 재판부의 권고를 이행했다고 해서 이재용 부회장의 형이 감경된다면 그 자체가 특혜이고, 사법정의 훼손이며 양형 거래나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손경식 CJ 회장의 불출석으로 공판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준법 경영 실천 의지에 힘을 주며 4차 공판 일정을 마무리 했다. 삼성의 변호인 측은 이날 20분 정도 준법감시위 활동과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양형 심리 반영 입장을 드러내왔기 때문에 앞으로 준법감시위 설치와 운영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준법감시위 설치는 대기업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 관행적으로 내놓은 개선안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인다. 삼성은 X파일 사건(2006년), 비자금 사건(2008년), 국정농단 사건(2017년) 등이 터졌을 때 쇄신안 카드를 내놓으며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방패로 활용한 바 있다. 전문심리위원단 구성 후 실효성 평가까지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라 이 부회장의 최종 선고 공판은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2월 중에 최종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이 됐다.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위가 2월 초 출범 예정인데 이후 전문심리위원단의 준법 감시제도의 실효성 평가까지는 다소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부회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취재진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 부회장은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감시위 출범이 감형 수단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생각은 어떠신지”, “준법감시위에 승계 관련 자료 제출하셨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날 시민단체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컸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은 “이재용을 구속하라”는 피켓을 들고 강하게 항의했다.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30여 명만 들어갈 수 있는 소법정의 방청권 쟁탈 경쟁도 치열했다. 방청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날부터 대기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1.20 06:01
경제

손경식 CJ 회장 불출석, 이재용 부회장 공판 전략에 빨간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구상에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공들였던 손경식 CJ 회장이 17일 ‘국정농단 사건’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손 회장은 17일 공판 때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됐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 6일 증인으로 손 회장을 신청했다. 손 회장도 “재판부에서 오라고 하면 국민 된 도리로서 가겠다”며 출석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손 회장은 공판을 사흘 앞두고 돌연 불출석 사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CJ 측은 “일본 출장 등 경영상의 이유로 도저히 출석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이 부회장은 원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4차 공판 전까지 ‘내부의 실효적인 준법감시 제도를 마련하라’고 했다. 재판부의 요구대로 삼성은 외부의 독립적인 준법감시위원회(이상 준법감시위)를 내달 초 출범할 계획이다. 위원장을 포함해 준법감시위 위원 7명도 꾸려졌다. 지난 13일에는 삼성전자 사장단이 준법실천 서약서에 서명까지 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손 회장이 공판에 출석해 이 부회장 측에게 옹호적인 증언을 해준다면 양형을 충분히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밑그림을 그렸지만 손 회장의 불출석 변수로 재판 전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 부회장과 이재현 CJ 회장은 사촌지간이다. 손 회장이 이재현의 외삼촌이기도 해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CJ가 선긋기에 나서면서 4차 공판에 사활에 건 삼성 변호인단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 공판의 쟁점은 승마 지원 여부다. 대법원은 말 세 필 구입금액(약 34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약 16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코어스포츠 용역대금(약 36억원)만 뇌물로 인정하는 등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승마 지원이 ‘수동적 뇌물공여’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손 회장의 증언이 절실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18년 1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 재판에 출석해 “2013년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증언을 받아낸다면 이 부회장의 승마 지원이 ‘수동적 뇌물공여’라는 데 힘이 실릴 수 있었다. 삼성 측은 준법경영 방안을 재판부에 제출하는 등 집행유예까지 양형을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징역형만 피한다면 삼성의 경영 리스크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17일 4차 공판에서 최종 선고가 내려지는 건 아니다. 이 부회장의 최종 선고 공판은 오는 2월에 열릴 전망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1.16 07:01
경제

삼성, ‘노조와해 단죄’에도 변한 게 없다?

삼성이 '노조 와해 단죄'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정착 노조는 변화의 바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삼성 노조는 지난 9일 서대문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 앞에서 노동자 시민단체와 함께 규탄 집회를 열고 삼성의 변화를 촉구했다. 삼성그룹 4개 노동조합은 “삼성은 부당 노동행위를 중단하고 면담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무수한 불법과 편법 행위를 하고도 법 위의 존재로 군림했던 삼성은 지금도 민주노조를 만들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갖은 수단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사건의 1심 판결 후 삼성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과거 회사 내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의 윤리 경영을 감시할 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도 내달 초 공식 출범할 예정이어서 건강한 노사문화 정립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준법감시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지형 지평 대표변호사는 “노조 문제 등도 모두 들여다볼 사안”이라고 말해 삼성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러나 삼성 노조는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우선 삼성에서 준법감시위 위원장으로 선택한 김지형 변호사가 '노조파괴'로 악명 높은 유성기업의 소송 변호사였다. 그는 판사 시절 삼성의 에버랜드 전환 사채 건을 무죄로 선고한 전력도 있다. 논란이 일자 김 변호사는 "유성기업 소송대리인 담당 변호사 지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박원우 금속노조 삼성지회 지회장은 “피해 당사자에게 사과는 단 한 마디도 없었다”며 “노조 와해 1심 판결 후 곧바로 항소했다. 이처럼 사과문은 여론을 의식한 쇼일 뿐이다.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을 고수해왔다. 1938년 창립(삼성상회) 시기부터 줄곧 무노조 경영원칙이 이어졌다. 한때 제일모직과 제일제당 공장 노조가 꾸려지기도 했지만, 결성 직후 압력에 의해 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내에는 4개의 복수 노조가 있다. 또 민주노총 산하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있고, 계열사인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증권, 에버랜드, 에스원에도 노조가 설립돼 있다. 법원은 지난달 13일 에버랜드 노조의 활동 방해로 기소된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혐의를 받은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이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하며 곧바로 항소장을 제출하는 등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의 노조 와해 사건은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지난 2013년 10월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을 폭로하면서 촉발됐다. 무노조 경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지 6년 만에 실형 선고가 내려졌지만 지루한 법정 공방은 현재 진행형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1.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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