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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도 곧 서른' KT, 주춤한 미디어·콘텐츠 사업 AI·숏폼이 '봄날의 햇살'

KT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극중 1996년생. 내년이면 서른이다. 통신사의 한계를 넘어선 메가 히트작의 탄생으로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이 핑크빛 희망과 달리 부진에 침묵하고 있다. KT는 반등을 위해 그룹사 위주의 콘텐츠 밸류체인을 탈피하고 서비스 전반에 AI를 도입하는 대대적 사업 재편에 나선다. 통신 및 AI와 더불어 3대 주력 사업 입지를 되찾겠다는 포부다.제작 손실 확대에 IPTV도 ‘주춤’KT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플랫폼·AI 콘텐츠·사업 모델 혁신을 3대 축으로 하는 ‘KT 미디어 뉴웨이’ 전략을 발표했다.이날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은 “최근 유료방송 정체와 소수 글로벌 OTT를 중심으로 콘텐츠 밸류체인이 형성돼 장기적으로 콘텐츠 산업 전체가 축소되는 기류로 가고 있다”며 “재무적인 임팩트를 단기적으로 줄 수 있겠지만 지금은 방향 전환이 더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회사가 앞서 설정한 2025년 미디어·콘텐츠 사업 매출 5조원 목표를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KT의 미디어·콘텐츠 사업은 초반 흥행이 무색한 부진에 빠지며 전문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KT스튜디오지니는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우영우’로 2022년 넷플릭스 20개국 1위, 글로벌 3위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오리지널 시리즈로는 두 번째 스윙만에 홈런을 날린 셈이다. 덕분에 설립 2년 만에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하지만 후속타가 이어지지 않았다. 2023년 ‘더 글로리’로 연기력을 입증한 임지연과 톱스타 김태희를 전면에 내세운 스릴러물 ‘마당이 있는 집’과 제2의 ‘스카이캐슬’ 신드롬을 노린 ‘행복배틀’이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유어 아너’, ‘야한 사진관’, ‘나미브’ 등 2024년 독점작들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이처럼 차세대 IP를 발굴하기 위해 감내한 대규모 투자는 되레 KT스튜디오지니의 발목을 잡았다. 별도 기준 순손실이 2023년 45억원에서 2024년 76억원으로 불었다. 같은 기간 매출도 20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뚝 떨어졌다.든든한 버팀목인 IPTV도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3년 하반기 처음 성장세가 꺾인 뒤 2개 반기 연속 감소했다.침체기에 빠진 케이블TV와 달리 초고속 인터넷과 함께 몸집을 키우던 IPTV의 회선 증가율은 같은 기간 1% 미만으로 쪼그라들었다. IPTV 시장에서 KT는 유일하게 20%가 넘는 점유율로 경쟁사인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를 압도하고 있다. 숏폼부터 AI 도입 시도이처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KT는 넷플릭스와 같은 과감한 투자가 아닌 효율과 속도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그 중심에 AI가 있다.KT는 선제적으로 콘텐츠 밸류체인에 AI를 접목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콘텐츠 AX(AI 전환) 전문 조직 ‘AI 스튜디오 랩’을 신설한 이유다.AI 스튜디오 랩은 투자 심사부터 기획, 제작·편집, 마케팅·유통에 이르는 콘텐츠 사업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접근이 용이한 숏폼(짧은 동영상) 영역부터 실험한다. KT스튜디오지니는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역할을 재정의한다.올해 KT에 합류한 신종수 미디어전략본부장은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본격적으로 AI로 제작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AI로 차별화한 숏폼 드라마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숏폼은 굉장히 적은 비용과 짧은 제작 기간, 극도의 효율성이 요구된다”며 “이런 숏폼에서의 시도가 향후 롱폼 콘텐츠의 AI 도입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덧붙였다.B2C(기업-개인 거래) 차원의 변화도 준비 중이다. 480만개의 KT 셋톱박스가 전략적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을 만나 단순 음성 리모컨에서 콘텐츠 큐레이터로 변신한다. 상반기부터 한국형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도입한다.윤진현 KT 플랫폼기술본부장은 “한국 특유의 상황에 대한 환각 현상을 최소화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며 “멀티 턴(연속 대화)뿐 아니라 멀티 모달(사진·음성·영상)까지 AI가 커버하는 쪽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KT는 폐쇄적이었던 콘텐츠 밸류체인을 개방형으로 바꾼다. 독점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OTT에도 푼다.그간 KT는 원천 IP(스토리위즈·밀리의서재)부터 콘텐츠 기획 및 제작(KT스튜디오지니), 채널 운영(KT ENA)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콘텐츠 소유권을 온전히 쥐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앞으로는 넷플릭스와 티빙 등 OTT에 동시 제공하는 방식을 지향한다.지난 7일 공개한 김민호·김동준 주연의 ‘신병 3’가 티빙과 지니 TV에서 동시 송출되고 있다. 앞서 3월 전혜진·조민수 출연 ‘라이딩 인생’도 티빙과 지니 TV 무료 VOD로 공개했다. 플랫폼이 아닌 IP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콘텐츠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신병’은 KT가 ‘우영우’ 이후 적극 미는 IP다. ‘신병 3’는 굿데이터 펀덱스 조사에서 4월 2주 차 TV 화제성 1위에 올랐다. 시청률은 2회 1.35%에서 3회 2.32%로 상승했다. ‘신병’ 시리즈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신병: 더 무비’ 영화도 제작 중이다. 콘텐츠 포맷을 확장하고 해외 로컬 프로덕션을 시도할 예정이다. 오리지널 시리즈 선전 기대올해도 다수의 KT스튜디오지니 오리지널 콘텐츠가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5월 중순 강하늘과 고민시 주연의 ‘당신의 맛’이 방영을 시작한다. 하반기에는 엄정화와 송승헌이 호흡을 맞춘 ‘금쪽같은 내스타’, 전여빈과 주연이 출연하는 ‘착한 여자 부세미’가 시청자들과 만난다.정근욱 KT스튜디오지니 대표는 “대부분의 스튜디오는 레거시 미디어만 대상으로 하지만 현재 미디어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는 쪽은 디지털·소셜미디어”라며 “IP를 만들고 키우는 전략을 숏폼 전문 스튜디오로 가시화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신병 3’의 하이라이트 숏폼 제작에는 AI를 활용하기도 했다.이외에도 KT는 실시간 채널과 VOD 중심의 IPTV 사업 모델을 손본다. 숏폼과 더불어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채널) 서비스를 신규로 선보인다. 상반기 중 지니 TV에서 시범 운영하고 성과가 나오면 글로벌 진출을 검토한다.김채희 미디어부문장은 “약 1400만 미디어 서비스 고객과 풍부한 미디어 사업 역량을 보유한 KT그룹은 AI 기반으로 미디어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가겠다”며 “AI 혁신과 새로운 IP 확장 전략에 KT그룹의 역량까지 결합해 KT 미디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4.17 08:00
산업

총수 1분기 주식재산, 한화 김승연 웃고 셀트리온 서정진 울고

올해 1분기 주식평가액에서 김승연 한화 회장은 웃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울었다. 기업전문분석 한국CXO연구소는 9일 대기업 집단 중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이상인 그룹 총수 43명을 대상으로 1분기 주식 평가액 변동(1월 2일과 3월 31일 종가 기준)을 조사했다고 밝혔다.43개 그룹 총수의 3월 말 주식 평가액은 총 57조7401억원으로, 1월 초(57조9212억원)와 비교해 1811억원(0.3%↓) 줄었다. 27명은 평가액이 증가했고, 16명은 감소했다.김승연 한화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1월 초 5175억원에서 3월 말 7552억원으로 2377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45.9%으로 단연 최고였다.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의 주가가 2만7050원에서 4만950원으로 3개월 사이 51.4%나 오르며 평가액 증가를 견인했다.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증가율 39.3%),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35.6%), 이순형 세아 회장(33.9%)의 주식 재산도 1분기 동안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주식 재산은 2조5816억원에서 3조971억원으로 3개월 사이 5155억원(20.0%) 증가했다.다음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1조9099억원에서 12조2312억원으로 3213억원(2.7%)가량 주식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평가됐다.43개 그룹 총수 중 1분기 주식가치 감소율이 가장 큰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 의장의 주식 평가액은 1조489억원에서 8115억원으로 2374억원 줄어들어 감소율은 22.6%에 이른다.이어 장형진 영풍 고문(18.6%↓),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5.3%↓),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12.6%↓), 정의선 현대차 회장(11.5%↓), 구광모 LG 회장(10.5%↓) 순으로 하락했다.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큰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으로, 서 회장의 주식재산은 3개월 사이 6537억원(6.3%↓) 줄어들었다.정의선 현대차 회장(4930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752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2373억원↓)도 올 1분기에만 주식재산이 2000억원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3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조 이상인 총수는 15명으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빠지며 올해 초보다 1명 줄어들었다.주식재산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2312억원)이 유지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7770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4조1249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982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6334억원) 순이었다.최태원 SK 회장(1조6851억원), 구광모 LG 회장(1조6212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5233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190억원), 이재현 CJ 회장(1조4691억원), 김남정 동원 회장(1조4269억원), 조현준 효성 회장(1조2805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자(1조2449억원),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1조1707억원)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의 그룹 총수가 아니어서 이번 조사에는 제외됐다. 3월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1조9152억원에 달했다. 김두용 기자 2025.04.09 17:59
산업

쿠팡 "PB 납품 중소협력사 630곳…고용인원 2만7000명"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제조, 납품하는 파트너사 수가 600곳을 넘어섰다.쿠팡은 자체 브랜드 자회사 '씨피엘비'(CPLB)에 PB상품을 납품하는 전국 중소 제조사 파트너가 지난해 말 기준 630곳으로 늘어났다고 6일 밝혔다. 이는 2019년 160곳과 비교해 파트너 수가 4배 늘어난 것이다. CPLB와 함께하는 중소 제조사는 꾸준히 증가, 2021년 380여곳에서 2023년 말 550곳을 돌파했다.올 2월 기준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인원은 2만7000명으로 지난해 초(2만3000명) 대비 4000명 늘어나며 업체 수 증가율 대비 최대 인력 증가폭을 나타냈다. 지난해 초 CPLB 신규 파트너 중소 제조사가 약 100곳 늘어날 때 고용인원이 3000명 늘었는데, 최근 1년간은 신규 파트너 업체 수(80곳) 대비 고용인원이 4000명 늘어났기 때문이다. CPLB 중소 제조사들의 고용인력은 지난 2022년 초 대비 올해 64% 증가했다.CPLB 중소 제조사들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약 20%를 기록했다. PB 중소 제조사들이 가파른 매출 성장세로 고용 창출력이 높아진 셈이다. 소비자가 쿠팡의 PB상품을 구매하면 할수록 중소 제조사의 고용과 매출이 덩달아 늘고,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진다.곰곰·탐사·코멧·비타할로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CPLB의 파트너사 10곳 중 9곳은 중소 제조사들이다. 중소 제조사들의 판매 상품 품목 수는 수만개이며, 이들은 쿠팡 PB상품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소제조사들은 경상도, 전라도 등 비서울 지역에 80% 이상이 포진하고 있다.중소 제조사들은 PB상품 생산을 위한 추가 투자를 통해 생산시설 등을 늘리며 고용과 매출이 늘고 있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식품 제조사 '놀이터컴퍼니' 매출은 2019년 80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으로 상승했다. 곰곰 한알육수, 곤약젤리, 비타할로 석류 콜라겐 등 상품들이 인기를 얻으면서다. 쿠팡에서 성장으로 직원 수는 같은 기간 15명에서 35명으로 늘었고, 공장 규모는 5배 키웠다.CPLB 관계자는 “중소 제조사들이 성장할수록 고용이 늘어나고 지역 경제까지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제품을 제조하는 다양한 파트너사들을 발굴해 다양한 가성비 제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5.04.06 14:31
금융·보험·재테크

조직 만들고 카드 출시…'시니어' 키우는 시중은행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시니어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권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시니어 고객은 금융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자녀에게로 상속이나 증여가 이뤄지는 ‘핵심’ 고객층이다.은행 내부 시니어 조직 마련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초 신한은행은 시니어 관련 사업을 키우기 위한 내부 ‘시니어TF’를 신설했다. 시니어TF는 12개 부서에서 차출된 15명 인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시니어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신한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시니어 고객 대상 ‘신한 50+ 걸어요’ 서비스의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을 개선하거나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제휴사를 확대하는 업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 50+걸어요’는 만 50세 이상 고객이 매일 목표 걸음을 달성하면 캐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또 60세 이상 퇴직자 등 연금 수령 고객을 위한 특화 상품 패키지를 구축하거나 기존 시니어 관련 상품 라인업 재점검을 통해 신규 상품 개발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산관리 대표 브랜드 ‘신한 프리미어’ 고객을 위한 특화 공간인 플래그십 센터를 올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선보인다. KB국민은행 내부에도 ‘시니어사업TF’가 신설됐다. KB금융그룹 전체 계열사가 참여하고 국민은행이 주도하는 팀이다. 국민은행 WM추진부와 KB라이프생명,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이 속해 있다. 시니어사업TF는 올해 상반기에 시니어 사업 방향을 확정하고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이번 사업은 KB라이프생명 대표 출신의 이환주 국민은행장이 특기를 살려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행장은 KB라이프생명 대표 시절 신사업인 요양산업에 금융사 최초로 진출해 시니어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하나은행은 시니어를 위한 브랜딩에 가장 먼저 나선 곳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시니어 세대를 위한 통합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했다. 올 1월부터는 하나은행 WM본부 내 ‘하나더넥스트사업부’를 강화해 ‘하나더넥스트본부’로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 고객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만든 것이다.하나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전문채널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도 서울 중구 을지로금융센터에서 운영하며 고객 선점에 나섰다.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는 이달 서울 서초동, 상반기 중 서울 영등포와 둔촌동에 추가로 오픈한다. 라운지에서는 초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은퇴 자금 분석·미래 자산 포트폴리오 설계·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한 자산이전 준비 등 노후 준비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시니어를 위한 일자리 특화 교육 프로그램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도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2022년 8월부터 4050세대를 의미하는 ‘뉴시니어’ 경력 인재의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진행해 온 중장년 재취업 지원 사업이다.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에서 진행된다.우리은행도 시니어 전담 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 부서 내에 생애 주기 마케팅팀을 신설했다. 다만 시니어 관련 사업이 보험 사업과 연관성이 큰 만큼 우리금융지주가 추진 중인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향후 시니어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시중은행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은 대한민국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그룹”이라며 “그동안 시니어 관련 사업을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상황에 맞게 조직화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쏟아지는 ‘시니어 카드’NH농협카드가 발간한 소비 트렌드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5060세대의 카드 이용액은 2023년 2분기 10조3545억원에서 작년 2분기 11조1730억원으로 1년 새 7.9%가 늘었다. 전체 고객의 이용액 증가율(4.6%)을 크게 웃돈다. 이용 건수 역시 같은 기간 2억9790만 건에서 3억2590만 건으로 늘었다.시니어의 소비가 늘어나자 이를 잡기 위한 특화 카드도 덩달아 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하나카드가 ‘하나 더 넥스트 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은행의 시니어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에서 이름을 따왔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하나 더 넥스트 멤버스’ 카드는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거나 은퇴 후 인생 2막을 사는 시니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심해 준비한 ‘하나 더 넥스트’ 브랜드의 카드상품”이라고 설명했다.이 카드는 아파트관리비, 전기요금, 4대 사회보험·손해보험 결제 시 이용액의 10%가 적립된다. 시니어가 주로 이용하는 병원·약국을 비롯해 인터파크티켓과 영화 등 문화생활 관련 결제에도 같은 적립률이 적용된다. 다른 시니어 카드들도 비슷한 분야에서 혜택을 주고 있다. KB국민카드의 ‘골든라이프올림카드’는 병원·약국에서 결제 시 5% 청구 할인이 가능하다. 골프 등 건강 관련 결제 시 1~2% 추가 적립도 이뤄진다. 또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시니어플러스카드’ 역시 병원·약국 1.5%, 해외 결제 3%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신한카드는 올 상반기 시니어 특화카드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기존 국민연금증카드를 리뉴얼해 5060세대를 집중 공략한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구 감소 속 고령 인구는 증가 추세라는 점에서 시니어 사업에 가능성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카드뿐 아니라 보험 등 연계시킬 수 있는 상품들이 다양해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5.03.11 07:00
경제일반

스타벅스 "국내 판매 아메리카노 10잔 중 1잔은 디카페인"

국내 스타벅스에서 팔리는 아메리카노 중 디카페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를 넘었다.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이 3천270만잔으로 전년보다 55% 늘었다고 11일 밝혔다.판매량과 판매 증가율은 디카페인 음료 판매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최고다.디카페인 음료는 지난해 5월 누적 판매량 1억잔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1억2천800만잔이 팔렸다.디카페인 대표 음료인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는 지난해 전체 음료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전체 아메리카노 판매량 중 디카페인 아메리카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에는 8.9%였으나 지난해는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아메리카노 10잔 중 1잔이 디카페인으로 판매되는 셈이다.이처럼 스타벅스의 디카페인 음료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오후에도 카페인 부담 없이 커피를 즐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훌륭한 대체재가 되기 때문이다.스타벅스가 지난해 음료 구매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명 중 1명 이상은 시간대에 따라 카페인 함량을 조절한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69%는 오후 3시 이후부터 디카페인 커피를 즐기거나 카페인이 포함되지 않은 음료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신동우 스타벅스 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은 "디카페인 음료의 꾸준한 성장은 건강을 고려해 카페인 부담 없이 커피를 즐기기를 원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디카페인 음료를 선택하는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2025.02.11 09:31
IT

챗GPT 아버지 손잡은 카카오 정신아, 제2 국민 앱 예고

국민 메신저를 앞세운 카카오가 생성형 AI(인공지능) 선구자 오픈AI와의 동맹을 전격 발표했다. 이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 스며드는 AI를 목표로 연내 B2C(기업-소비자 거래) 영역에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포부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국경을 초월한 AI 리더와의 파트너십으로 성장이 지체됐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 제2 국민 앱을 탄생을 예고했다.올트먼 "카카오와 AI 비전 공유"정신아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미디어데이에서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했다.카카오는 급변하는 AI 생태계에 발맞춰 직접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대신 글로벌 리더와 손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정 대표는 "자본이 곧 경쟁력인 환경에서 남들이 AI 모델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카카오는 어떻게 하면 최고의 AI 모델을 가장 빠르게 확보해 이용자들에게 최적의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카카오의 5000만 이용자를 위한 공동 프로덕트(상품·서비스)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고의 AI 기술을 가진 오픈AI와의 협업은 카카오가 국내에서 가장 앞선 AI 기술을 확보하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챗GPT의 아버지로 이름을 알린 샘 올트먼 CEO도 카카오의 기대에 화답했다. 이날 무대에 올라 인사하는 과정에서는 정 대표와 악수하고 포옹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올트먼 CEO는 "에너지, 인터넷, 반도체 환경을 보면 한국은 AI에 굉장히 적합한 국가"라며 "카카오는 AI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항상 좋아했다. 특히 탐구할 부분이 풍부한 메시징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협업 논의를 이어왔다. 지금은 메신저를 비롯해 쇼핑,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AI를 접목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단계로, 아직 청사진을 구체화하지는 않았다.정 대표는 "카카오톡과 챗GPT가 상호작용하는 등의 형상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올트먼 CEO는 지난 3일 깜짝 발표한 신규 툴 '딥 리서치'의 접목 가능성이 제기되자 "챗GPT는 대화는 하지만 대신 일을 하지는 못했다"며 "딥 리서치는 심도 몇시간 또는 며칠이 걸리는 작업을 몇 분안에 대신 처리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개발했고 올해 사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답했다.딥 리서치는 데이터 분석과 웹 브라우징에 특화해 리서치 애널리스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는 툴로, 오픈AI의 추론모델인 'o3'로 구동된다.오픈AI에 따르면 100개 이상의 광범위한 주제 안에서 3000개 이상의 객관식·단답식 문제를 내는 정확도 테스트에서 최근 다크호스로 떠오른 중국 딥시크의 'R1'은 9.4%에 그쳤지만 딥 리서치는 26.6%를 달성했다.이날 카카오의 AI 메이트 서비스 '카나나'도 베일을 벗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카카오가 작년 10월 선보인 카나나는 대화의 맥락 안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딱 맞는 답변을 제시한다.개인 메이트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나뉘는데, 그룹 대화에서 나눈 일정과 준비물 등을 잊지 않도록 메시지를 보내거나 스터디 모임에서 함께 읽은 논문에서 추출한 퀴지를 내고 채점을 하는 등 개인 맞춤형 기능을 뒷받침한다.카나나 출시에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품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카카오의 생각이다.정 대표는 "지난해 연말 비공개 테스트를 하면서 바꿀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상반기 공개를 시도하겠지만 이용자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면 계속해서 정답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나나 출시·AI 전환 시기는별개 앱으로 출시를 계획 중인 카나나는 오픈AI와의 파트너십으로 카톡과의 캐니벌라이제이션(자기 잠식) 우려를 일부 떨쳐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카톡이 아닌 한국 문화와 언어를 고려하지 않은 해외 AI 에이전트 이용자들을 타깃으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와 명확히 역할을 나눈 카나나 덕에 카카오는 추가적인 광고 지면 효과도 노릴 수 있다.일단 카카오는 오픈AI와 재무적 관점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공동 프로덕트를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 오픈AI는 네이버 등 다른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놨다.연내 등판할 카나나와 카카오 서비스의 AI 전환 속도에 실적 반등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카카오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이 지난해 1분기 2배에 달했지만 3분기 한 자릿수(5.0%)로 뚝 떨어졌고, 4분기에는 35%가량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국내 광고·커머스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게임 등 콘텐츠 자회사들은 신작 부재 등으로 침체에 빠졌다.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톡 개편과 AI 사업 전략에 주목한다"며 "B2C AU 서비스를 전개하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AI의 성능이 낮고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아 대중화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05 07:00
프로야구

2030 여성팬 관심·구매력 증가...'1000만 관중 시대' 프로야구 속사정

1000만 관중 시대 원동력은 2030 여성팬 증가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년 리그 관람객 및 일반 야구팬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전문 조사업체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총 80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팬 성향 조사를 진행했다. 본 조사에서는 ‘1000만 관중 돌파’라는 기록과 함께 유의미한 수치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온·오프라인 조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점으로는 2023년에 비해 2024 KBO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온라인 조사 결과 17.3%p(32.4%에서 49.7%로 상승), 오프라인 조사 결과 7.7%p(56.6%에서 64.3%로 상승) 증가했다. 또한 온라인 조사에 의하면 2023년 결과 대비 2024년 직관 비율이 약 12%p 증가한 점도 관중 수 기록과 함께 상승한 지표로 해석된다.2024년에 도입된 새로운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ABS’(94.9%), ‘피치클락’(88.2%), ‘수비 시프트 제한’(82.2%), ‘베이스 크기 확대’(81.7%) 순이었다. 이 중 KBO리그 운영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제도로는 ‘ABS’(88.7%)로, ‘ABS’ 제도가 인지도가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리그 운영에도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응답자의 86.4%가 이러한 새로운 제도 도입이 경기 관람을 유인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인식했다.선호하는 경기 시작 시간으로는 평일은 오후 6시 30분, 토요일 오후 5시, 일요일 오후 2시로 현행 시작 시간대에 긍정적이었다. 여름철에는 평일 오후 6시 30분, 주말 오후 5시를 선호하였다. 그 외에도, KBO리그 팬이 인식하는 응원석 좌석 1개당 적정 가격은 1만 9376원으로 나타나, 2024 시즌 실제 객단가인 1만 4648원보다 더 높은 점이 눈에 띄었다.이와 함께, 사상 처음으로 관중 1000만 시대를 연 2024 KBO 리그의 관중 증가에 2030 여성의 높아진 관심이 한몫 한 것으로 나타났다.2024년 야구장을 찾은 만 15세 이상 관람객 4000명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한 결과, 2023년보다 KBO리그에 관심이 증가했다는 전체 응답이 64.3%였던 것에 비하여 20대 여성은 13.6%p 높은 77.9%의 관심 증가율을 보였다.2030 여성은 단순히 야구장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응원팀 용품 구매에도 평균치에 웃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이들이 2024년 응원팀의 용품을 구매한 비용은 20대 여성 연평균 약 23만7000원, 30대 여성 연평균 약 27만3000원으로 전체 관람객의 용품 구매 비용(약 23만5000원)보다 많았다.20대 여성은 KBO 리그와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접촉하는 매체 또한 전체 관람객과는 차이가 있었다. 전체 관람객은 주로 유튜브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정보를 찾아보는 반면, 20대 여성은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정보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활용 비율은 2023년 조사에서는 68.0%, 2024년 조사에서는 76.6%로 더 증가한 결과이다. 이는 KBO가 작년 티빙(TVING)과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하며, 야구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숏폼 영상을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의 영향으로 보인다.KBO 리그 생중계 시청 매체에서도 전체 응답자는 생중계를 시청하는 매체로 여전히 ‘TV’(77.4%)를 가장 많이 꼽았으나, 20대는 ‘모바일’을 통해 시청한다는 응답이 76.7%, 30대는 70.4%로 가장 높았다. 특히, 20대의 ‘모바일’ 생중계 시청 비율은 2023년 조사의 72.9%보다 더 높아진 수치이다.KBO 관련 콘텐츠를 시청하는 매체는 ‘유튜브’(66.5%), ‘포털사이트’(44.4%), ‘인스타그램’(17.6%) 등의 순이었으며 이러한 경향은 전 연령층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단, 20대에서는 인스타그램 이용 비율이 32.6%로 상대적으로 높았다.2024년 시즌 관중 1000만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관중들이 성원해준 KBO리그는 본 조사를 바탕으로 2025년에도 기존 팬들에게는 보다 큰 편의성을, 신규 팬에게는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노력할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2025.01.24 14:49
영화

소지섭 또 해냈다…취향 타는 ‘서브스턴스’ 역주행이 값진 이유 [IS포커스]

소지섭이 투자자인 인디영화 수입사 찬란이 선보인 영화 ‘서브스턴스’의 심상치 않은 역주행 흐름에 국내 영화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지난달 11일 개봉한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블러디 스릴러로, 2024년 칸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이다. 주인공을 맡은 데미 무어가 전라 노출까지 감행하며 연기 투혼을 펼쳐 호평받았다. 그 덕에 데미 무어는 지난 6일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기 인생 45년 만에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22일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브스턴스’는 누적 26만 관객을 돌파, 개봉 6주 차임에도 전체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다. 데미 무어의 “어느 날 미친 대본을 발견했고 그게 ‘서브스턴스’였다. 이런 여자를 연기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라는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 영상이 SNS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국내에서도 박스오피스 순위가 역주행하기 시작했다.이는 작품이 가진 ‘취향 장벽’을 넘어선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서브스턴스’는 신체를 기괴하게 훼손·변형하는 ‘바디 호러’ 장르라 여성관객들에겐 진입장벽이 있다고 여겨졌다. 실제 젊은 여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수상한 약을 맞은 주인공 엘리자베스가 점점 끔찍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잔혹하게 묘사하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까지 받았던 터다. 그런데 오히려 2030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역주행의 가장 큰 비결은 외모지상주의와 노화를 혐오하는 에이지즘에 저항하는 작품의 메시지로 꼽힌다. 극중 엘리자베스가 약속 시간에 쫓기면서도 빨간 립스틱을 바르며 예뻐 보이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엔 거칠게 닦아내는 장면 등은 여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으로 ‘밈’이 되기도 했다. 코미디언 강유미가 패러디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44만 회 이상 재생됐다. 양경미 영화 평론가는 “젊고 멋지게 살고 싶은 건 남녀 마찬가지지만, 여성이 보다 나이듦에 대한 아쉬움이 큰 게 현실이다. ‘본질’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내면에 충실 하자는 주제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라며 “또 웬만한 호러에 적응한 젊은 관객도 신선하게 느낄 ‘마라맛’ 영상과 ‘샤이닝’, ‘블랙스완’ 등 명작을 오마주 한 장면 등 분석 거리가 많은 점도 입소문 요소가 됐다”라고 분석했다.‘서브스턴스’가 역주행하면서 관객들의 달라진 눈높이도 확인됐다. 양 평론가는 “최근 관객들은 시각적 볼거리뿐 아니라, 메시지, 영화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찾아낼 수 있는 장면 등에 반응한다. 복합적 만족을 줄 수 있는 작품이 흥행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이 같은 역주행으로 한때 171개로 축소됐던 ‘서브스턴스’의 스크린 수는 300여 개로 증가했다. 지난 주말(1월 3주차)에는 3만 1302명이 관람해 전주 대비 76.8%의 관객 증가율을 보였다. 흥행 뒷심을 보이면서 수입사 찬란과 투자자로 참여한 소지섭의 안목이 다시금 영화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소지섭은 소속사 51K와 찬란 대표의 인연을 통해 지난 2014년 ‘필로미나의 기적’을 시작으로, ‘미드소마’, ‘유전’,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등 국내에서 쉬이 접하기 힘든 독립영화 약 30편 이상을 수입하는 데 투자해 왔다. 소지섭의 이런 투자 행보에 대해 영화 마니아들은 그가 국내 스크린 다양성에 기여한다며 ‘대지섭’이라는 찬사까지 하고 있다. 생경한 작품이 많은 탓에 100만 관객을 넘기기는 쉽지 않지만 지난해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악마와의 토크쇼’는 국내에서 각각 20만 명, 10만 명이 감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소지섭의 소신도 재조명되고 있다. 2022년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소지섭은 “사실 비용이 많이 든다. 투자수익은 거의 마이너스다”라면서도 “좋은 영화가 많아 소개하고 싶어서 한다. ‘덕분에 좋은 영화 봤다’는 이야기가 가장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최근에는 연달아 관객들의 눈에 띄는 작품을 배출했던 터라 소지섭이 투자수익이 회복세를 탔을지도 궁금증이 모인다.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으나 ‘서브스턴스’는 판권 구입과 홍보에 들인 비용이 높아 걱정했던 것에 비해 역주행에 성공하며 소지섭에게도 희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한다는 수입사 관계자의 전언이다.찬란 측은 “‘서브스턴스’는 이야기가 명확하며 뛰어난 연기와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재밌는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 수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평소 수입에 있어 완성도를 우선으로 고려하되, 관객을 극장으로 모을 수 있는 홍보 포인트가 있는지도 살핀다. 앞으로도 보석 같은 영화를 발견해서 소개고자 한다”고 말했다. 찬란은 올해도 작품 10여 편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1.23 06:05
산업

삼성전자 감소액 1위, SK하이닉스 증가액 1위 1년 사이 시총 희비

지난해 삼성전자의 시총이 156조원 이상 감소하는 등 국내 시가총액이 249조원이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조 클럽’ 기업도 19곳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3일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주식 2749곳을 조사한 결과, 국내 시총이 작년 1월 2일 기준 2503조원에서 올해 1월 2일 기준 2254조원으로 9.9% 감소했다고 밝혔다. 주식 종목 1904곳이 하락하면서 10곳 중 7곳이 감소 현상을 보였다. 가장 큰 규모로 감소한 건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시총 475조1946억원에서 318조7863억원으로 무려 156조4083억원 이상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가 20조6146억원이나 시총이 줄어 뒤를 이었다.시총이 1조원 넘게 내려앉은 기업은 51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LG에너지솔루션 19조5390억원을 비롯해 LG화학(17조7186억원↓), 에코프로비엠(17조4086억원↓), 포스코퓨처엠(16조5848억원↓), 삼성SDI(15조6439억원↓)의 시총은 10조원 이상 하락했다.시총 '1조 클럽'에 해당하는 주식은 259곳에서 240곳으로 19곳이 감소했다. 이는 재작년 1월 246곳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적은 수치다.작년 한해 시총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56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7곳은 시총 외형이 10조원 이상 불었다.삼성전자와 반대로 SK하이닉스는 20조원 이상 증가세를 보이며 외형이 가장 불어난 종목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103조6675억원에서 124조634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 외 HD현대중공업(14조3812억원↑), HD현대일렉트릭(11조7838억원↑), 알테오젠(11조2207억원↑), KB금융(11조192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조320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조20억원↑) 등이 우상향했다.'1조 클럽' 기업 중 시총 증가율이 100% 이상 오른 기업은 24곳이었다. 이 중 외형을 가장 많이 키운 기업은 무려 408.1% 증가한 HD현대일렉트릭이다.시총 순위를 보면 톱5는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가 1~5위를 기록했다. 반면 20위권의 나머지 기업은 모두 순위가 바뀌었다. HD현대중공업(36위→10위), 메리츠금융지주(33위→15위), 고려아연(41위→16위), 삼성생명(24위→17위), 삼성화재(31위→19위), SK이노베이션(22위→20위)은 2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반대로 에코프로(19위→55위), 에코프로비엠(12위→42위), 포스코퓨처엠(13위→40위), LG전자(20위→30위), 삼성SDI(11위→23위), 카카오(14위→21위)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조선·해운업을 비롯해 금융, 제약 업종의 일부 종목들은 주가 상승으로 시총이 증가했지만, 이차전지, 건설, 철강, 화학 업종 등은 냉기류가 강해 업종 간 주식 온도 차이가 극명했다"고 분석했다.김두용 기자 2025.01.13 08:51
산업

백화점도 '양극화'…상위 12개 점포가 매출 전체의 절반 넘어

지난해 백화점 점포별로 매출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잘 나가는' 일부 수도권 매장만 매출이 늘고, 부진한 지방 점포는 폐점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AK 등 5대 백화점 68개 점포의 전체 거래액은 39조8002억원으로 전년(39조4281억원)보다 0.9% 증가에 그쳤다.백화점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역기저 현상과 보복 소비 심리에 2021∼2022년 2년 연속 전년 대비 10% 이상 고성장을 했다. 그러나 지난 2023년 성장률이 1.7%에 불과하더니 지난해에는 1% 아래로 뚝 떨어졌다. 문제는 매출이 높은 점포에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수도권과 광역시급 대형 점포만 성장했고, 지방 점포는 대부분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냈다.실제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한 점포 수는 신세계와 현대가 각 4개 점, 롯데 3개 점, 갤러리아 1개 점 등 12개였다. 이중 신세계 센텀시티와 대구점, 롯데 부산본점 등 3개를 제외하면 모두 수도권에 있는 점포들이다. 해당 12개 점포의 지난해 거래액은 21조936억원으로 전년(20조929억원) 대비 5.0% 늘어 전체 거래액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0%에서 53.0%로 2%포인트 높아졌다.각사별 1조원 클럽 점포의 매출 비중은 롯데가 2023년 43.7→45.5%, 신세계가 63.6→65.1%로 각각 올라갔다. 현대(55.2→57.1%)와 갤러리아(39.2→41.9%)도 비슷한 추이다.이들 12개 점포를 제외한 나머지 56개 점포의 거래액은 2023년 19조3352억원에서 지난해 18조7066억원으로 3.3%나 뒷걸음질 쳤다. 56개 점포의 80%가 넘는 45개가 역성장한 셈이다. 대부분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는 점포들이다. 36개 점포는 2년 연속 거래액이 감소해 극심한 부진을 나타냈다.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수도권-지방 점포 간 양극화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입점사들의 매출 상위 점포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이는 다시 상위 점포의 매출 집중도를 높이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졌다"며 "업체를 불문하고 지방 점포의 매각, 폐업, 업종전환 등 구조조정 시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안민구 기자 2025.01.0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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