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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AI 특허 최다...2위 LG전자, 3위 네이버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 대기업이 보유한 국내 AI 관련 특허도 15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특허청에 AI 관련 특허를 등록한 대기업 11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AI 관련 특허는 지난달 12일 기준 총 1503건이었다.대기업의 AI 특허 등록 건수는 2014년 3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 간 바둑 대결을 계기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타며 2020년 142건, 2021년 303건, 2022년 332건, 2023년 403건으로 증가했다.AI 특허 등록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총 387건을 등록했다. 삼성전자의 AI 특허 387건 중 44건은 공동출원 특허로 이중 서울대 산학협력단과의 공동출원이 11건이었다.이어 LG전자(154건), 네이버(90건), SK텔레콤(78건), 한국전력공사(54건), 한화시스템(52건), KT(45건), LIG넥스원(41건), 쿠팡(39건), 현대자동차(36건) 등의 순이었다.이들 기업이 가장 많이 등록한 AI 특허는 학습 방법(687건)이었고, 머신러닝(567건)과 딥러닝(130건), 음성인식(117건), 뉴로모픽 회로(81건) 등이 뒤를 이었다.국내 전체 AI 특허 등록 건수도 알파고 등장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 등으로 크게 늘었다.연도별로 보면 2014년 18건에서 2015년 16건, 2016년 60건, 2017년 146건, 2018년 307건, 2019년 767건, 2020년 1571건, 2021년 2992건, 2022년 3790건, 2023년 4559건으로 9년간 약 253배로 증가했다.특히 한국과학기술원(349건), 서울대(336건), 연세대(287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259건), 고려대(226건) 등 대학과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도 상당수를 차지했다.이들 중 공동출원 특허 등록 수가 가장 많은 출원인은 서울대(108건)였고, 이어 한국과학기술원(80건), 연세대(50건), 울산대(46건), 아산사회복지재단(45건) 등의 순이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7 08:53
연예일반

플레이브·이세돌이 연 버추얼 아이돌, 실험적 시도·트렌드를 넘다 [IS포커스]

버추얼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에 신선한 바람을 넘어 K팝 신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잡는 모습이다. 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등 버추얼 아이돌 성공 사례가 누적되는 가운데 관련 기술 및 산업 발전에 힘입어 후발 주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초창기엔 소수 ‘덕후’ 팬들의 관심 속 일종의 실험적 시도 정도로만 여겨졌으나 플레이브가 ‘인간 아이돌’을 제치고 음악방송 1위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키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놓자 관심이 높아졌다. 이미 VFX 기술을 지닌 IT 기업들이 K팝과의 결합을 시도하며 각기 다른 그룹을 준비하는 와중에 플레이브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폭발력을 더했고, 준비 과정을 마친 이들이 속속 데뷔하면서 버추얼 아이돌 파이 자체를 키워가는 모습이다. 박송아 대중음악 평론가는 “버추얼 아이돌은 기술 발전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증가로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일본, 한국, 중국에서 시작된 이 트렌드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다국어 자막, 해외 팬 이벤트,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고 각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제작 필요성도 요구된다”고 짚었다. ◇플레이브·이세계아이돌이 키운 버추얼 파이, 후발주자 누가 있나플레이브는 현 시점 명실상부 ‘글로벌 원톱’ 버추얼 아이돌이다. 지난해 3월 12일 첫 번째 싱글 앨범 ‘아스테룸’으로 데뷔한 이들은 단순 AI 가수와 차별화된 ‘인간미’를 장착한 소통으로 팬들을 사로잡았고, 미니 1집 타이틀곡 ‘여섯 번째 여름’부터 ‘메리 플리스마스’, 두 번째 미니앨범 타이틀곡 ‘웨이 포 러브’까지 연달아 히트시키며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다수의 곡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은 이들은 높은 인기에 힘입어 단독 팬미팅을 개최하고 ‘위버스콘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등 여느 인기 아이돌 못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의 기세도 심상치 않다. 2021년 데뷔, 플레이브의 ‘선배그룹’인 이들은 주로 아프리카tv, 트위치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며 일본 애니메이션 덕후들 사이에 주로 인기를 끌었는데 버추얼 아이돌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분위기 속 덩치를 크게 키웠다. 지금은 특정 멤버가 단독 콘서트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할 정도다. 릴파의 첫 단독 오프라인 콘서트는 오는 12, 13일 이틀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되는데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CGV에서 라이브 뷰잉도 진행된다. 신인 버추얼 아이돌의 데뷔도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3인조 걸그룹 핑크버스는 지난달 30일 데뷔 싱글 ‘콜 데빌’을 선보였는데 엔믹스, 이클립스, 있지 등의 음악작업에 나선 히트곡 메이커 더 허브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화제가 됐다. 5인조 버추얼 보이그룹 아크리아도 최근 메타콘텐트 페스티벌에서 프리 론칭,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하이브·SM도 뛰어든 버추얼 시장…트렌드 편승 아닌 차별화 필요 국내 1위 엔터기업 하이브도 버추얼 걸그룹 신디에잇을 론칭해 화제가 됐다. 신디에잇은 하이브가 인수한 인공지능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이 제작한 4인조 버추얼 걸그룹으로 지난달 27일 데뷔 싱글 ‘MVP’를 발표했다. 낸시랜드에서 매직 보이스 프리즘의 힘을 찾아 떠나는 신디에잇 멤버들의 여정을 담은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ATOTA’를 포함해 ‘마이 판타지’, ‘트루 컬러’까지 총 3곡이 수록됐다. 일찌감치 버추얼 시장에 눈을 떴던 SM엔터테인먼트는 3분기 정식 데뷔 예정인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를 지난달 29, 30일 진행된 에스파 단독 콘서트 ‘싱크 : 패러렐 라인’에 깜짝 등장시켜 화제가 됐다. 나이비스는 에스파가 데뷔하던 지난 2020년부터 이들의 세계관 안에 동행하는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는데, 콘서트에선 앞서 선보였던 것보다 훨씬 정교해진 3D 기술력으로 표현돼 시선을 모았다. 버추얼 아이돌이 환영받는 현실이지만 모든 이들의 성공 가능성을 낙관할 순 없다. 기술적으로는 계속 업그레이드 되겠지만 선발 주자를 넘어설 정도로 차별화된 매력의 후발 주자들이 나올지 현재로선 미지수다.특히 첫 발은 신선했지만 후속주자들도 비슷한 루트만 이어갈 경우 인간 아이돌 대비 신선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치명적 약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평론가는 “후발주자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와 스토리텔링이 필수적이다. 각 아이돌의 고유한 배경 이야기와 성격을 부각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제작해 팬들의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고 짚었다. 또 “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VR, AR,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VR 가상 콘서트, AR 실시간 소통, AI를 통한 맞춤형 콘텐츠 등을 선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IP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 역시 버추얼 아이돌 산업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지점이다. 이와 관련해 아크리아를 프리 론칭한 메타메타 콘텐츠전략부문 나병준 대표는 “시공간 제약이 없는 제작환경에서 캐릭터 IP·소설·웹툰·드라마·영화 등 다중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IP를 만들어 콘텐트 산업에 새로운 활동영역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업계 내 거대 규모의 부가가치 창출을 이뤄낼 예정”이라며 다양한 계획을 시사했다. 박 평론가는 “차별화된 콘텐츠, 적극적인 소통, 기술 혁신, 글로벌 전략, 협업, 지속적인 피드백 수용이 있어야 버추얼 아이돌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콘텐츠 IP로 자리잡게 할 수 있을 것”이라 버추얼 아이돌 산업의 미래를 전망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03 06:05
영화

다큐 황은정→‘이세돌’ 릴파, 여름 극장가 두드리는 유튜버★ [줌인]

여름 성수기를 맞아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차례로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유튜브 스타’들도 멀티플렉스를 업고 스크린 나들이에 나섰다.유튜브 채널 ‘사내뷰공업’의 대표 콘텐츠 ‘다큐 황은정’이 롯데시네마와 손을 잡았다. 롯데시네마는 7월 3일 ‘다큐 황은정: 스마트폰이 뭐길래’를 단독 개봉한다. 이는 유튜브 콘텐츠가 극장에서 확장 개봉하는 첫 사례로 눈길을 끈다.‘다큐 황은정’은 96년생 얼짱 지망생 황은정의 중학교 시절을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황은정은 실존 인물이 아닌, 107만 구독자를 보유한 ‘사내뷰공업’ 김소정 PD의 부캐릭터다. 2010년의 ‘노는 애’ 일상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이 콘텐츠는 주인공 황은정 뿐 아니라 그 시절 교실 풍경과 인물을 철저하게 고증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향수를 자극한다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황은정은 당시 유행했던 차림새와 표정, 말투로 실존 인물에 버금가는 존재감을 뽐내, 채널 공식이 아닌 황은정 개인 SNS 팔로워 5만 8000명을 모았다. 그를 제작하고 탄생시킨 김소정 PD는 지난해 5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실제 내가 당한 캐릭터”라고 털어놓으며 풍자하기 위해 내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단지 ‘그 시절 무서웠던 언니’가 아닌, 인기가 많고 싶던 질풍노도 사춘기 날 것의 모습을 담아가는 황은정은 점점 더 사랑받아 앞서 채널에 공개된 시리즈는 누적 20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4편을 끝으로 막을 내린 황은정 시리즈는 이번 롯데시네마와의 협업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전편에서 1년이 흐른 2011년을 배경으로 중학교 3학년이 된 황은정이 어머니께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이번 ‘다큐 황은정: 스마트폰이 뭐길래’는 롯데시네마의 새 얼터콘텐츠 ‘유튜브 무비’ 일환이다. 얼터콘텐츠란 기성 영화 포맷을 넘어선 대체 콘텐츠를 의미하며 공연실황, 스포츠중계 등을 극장에서 중계하는 것을 뜻한다. 팬데믹 시기 멀티플렉스의 새로운 수익 창구로 부상했다. 이번 기획에 대해 롯데시네마 엑스콘팀 측은 “‘사내뷰공업’을 첫 주자로 새로운 크리에이터와 제작한 신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자이자 주연인 김소정 PD는 오는 7월 3일부터 7일까지 롯데시네마 4개 지점에서 미니 팬미팅 10회차를 가질 예정이다. 유튜브에서 활동 중인 버추얼 아이돌 릴파는 메가박스와 CGV를 통해 팬들과 호흡한다. 오는 7월 12일과 13일 양일간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솔로 콘서트 ‘릴파콘: 고잉아웃-수퍼 콘서트’를 CGV와 메가박스에서 동시 중계하는 것. 릴파는 지난 2021년 데뷔한 6인조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세계 아이돌 멤버다. 인터넷 방송인 우왁굳이 기획한 서바이벌 오디션 콘텐츠를 거쳐 발탁됐다. 라이브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공개된 오디션으로 노래 실력은 물론 꾸밈없는 입담과 친근한 소통으로 팬덤을 형성해 릴파 개인 채널의 구독자 수만 46만명이다.이번 콘서트는 릴파의 첫 단독 오프라인 콘서트로 뜨거운 관심을 받아 지난 19일 진행된 예매는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이뤘다. 릴파는 지난 2023년 ‘이세계 페스티벌-버추얼 Part’로 CGV와 인연을 맺어 당시에도 높은 객석률을 기록해 그 열기를 이어가게 됐다.한편 CGV는 자사 얼터콘텐츠 사업부문 아이스콘(ICECON)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이돌과 트롯 가수, 팝가수 공연 실황에 이어 꾸준히 버추얼 아티스트를 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버추얼 아이돌 그룹 레볼루션 하트의 쇼케이스를 CGV에서 성료했으며 내달 6일에는 버추얼 보이그룹 싸이코드의 3집 컴백 쇼케이스를 앞두고 있다.CGV 관계자는 “문화 향유의 공간으로 나아가고자 영화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관객들이 상영관에서 영화 관람을 넘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함께 응원하고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27 06:05
연예일반

영화의 혁신인가 붕괴인가… AI와 영화의 미래 [줌인]

바둑기사 이세돌이 알파고(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와 대결을 펼칠 때만 해도 알지 못 했다. AI(인공지능)과 대결이 이세돌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세돌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대결 이후 약 8년. 사회 곳곳에선 이미 AI가 인간이 하던 영역을 대체했거나 인간과 협업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영화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예술의 영역 곳곳에 빠르게 AI가 들어오고 있다. 게다가 그 속도도 무척 빠르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첫 번째 영화를 발표한 이래 어쩌면 가장 큰 변화다.◇창작에 도전하는 AI“창작의 고통은 ‘자기 깃털을 뽑아서 비단을 만드는 학’처럼 명줄을 갉아먹는 느낌이 있어 이 부분만큼은 AI가 우리를 이기지 못할 것입니다.”‘알사탕’으로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는 최근 CJ ENM이 진행한 ‘2024 비저너리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창의성과 창작 능력은 인간이 가진 고유의 것이란 의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미 AI는 창작의 영역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AI에게 어떤 류의 이야기를 주문하면 단숨에 책 한 권, 시나리오 한편을 만들어낸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는 말처럼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들을 적절히 조합하고 짜깁기해 그럴듯한 읽을거리를 내놓는다. 그림도 마찬가지. 백 작가가 밝힌 창작의 의미는 독창성과 오리지널리티에 더 가까울 듯 하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에서 AI에 의한 변화는 뚜렷하다. 과거 영상 편집은 사람이 전 과정을 모두 직접 해야 하는 수작업 분야였다. 최근엔 달라졌다. 자르고 싶은 영상을 프로그램에 넣고 돌리면 공백을 프로그램이 알아서 판단해 잘라준다. 초벌 편집이 완성되는 셈이다. 영화를 찍기 전 그림을 배우, 스태프들이 공유하기 위해 제작되는 콘티 작업도 이젠 AI의 영역이 됐다. AI가 1차 콘티를 러프하게 완성하면 사람이 디테일한 부분만 잡는 식이다. 대역이 위험한 부분을 촬영한 뒤 배우의 얼굴을 덧입히거나, 굳이 대역조차 쓰지 않고 시각효과로 대체하는 것도 흔해졌다. 배우이자 교수, 창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유지태가 “곧 배우들이 자신의 초상권을 파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예고한 건 이 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영화 ‘아바타’ 시리즈에서는 배우들이 여러 표정을 연기하면 이를 바탕으로 외계 종족인 나비족이 된 그들의 얼굴을 CG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거쳤다. 이젠 배우를 캐스팅 한 뒤 AI에게 해당 배우의 표정과 목소리를 학습시키면 그가 직접 연기하지 않아도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 지난해 할리우드 배우 및 작가 조합이 감행했던 대대적인 파업은 이처럼 AI가 언제든 자신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AI, 경쟁자 아닌 협력자 될 수 있을까AI의 발달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기술의 발달이 작업 방식의 혁신을 가져와 영화 제작을 완전히 새로운 영역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영화 ‘러브레터’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 감독은 지난해 ‘키리에의 노래’ 개봉 당시 한국을 찾아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제까지 CG는 돈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때문에 자본의 논리에 좌우됐다. 하지만 AI 등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제 창작자가 자신이 상상하는 것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제는 개인이 집에서 자신의 노트북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은 영화를 만들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렇게 될 경우 할리우드 영화 시장은 분명 크게 흔들릴 것이다. 지금까지 경쟁이 되지 못 할 거라 생각했던 수많은 나라, 수많은 창작자들이 할리우드의 경쟁자가 될 것이므로.식상한 말이지만 결국 모든 기술은 빛과 어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양날의 칼 같은 AI 기술을 인간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지, 인간의 영역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예술계에서 AI는 인간의 경쟁자가 아닌 조력자가 될 수 있을지, 새로운 화두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0 06:00
연예일반

멜론 차트 9위까지 찍은 ‘이세계 아이돌’…알고보니 버추얼 걸그룹? [줌인]

‘버추얼 가수’의 대중화가 한 발짝 가까워졌다.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하 이세돌)을 통해서다.지난 18일 이세돌의 디지털 싱글 3집 ‘키딩’이 공개됐다. ‘키딩’은 공개 6시간 만에 국내 음원 사이트 멜론 톱100 차트 9위까지 순위가 상승했다. 인기 아이돌 팬덤의 총공이 시작되는 오전에도 ‘키딩’은 상위권에 랭크됐다. 22일 오전 10시 기준 ‘키딩’의 순위는 39위다.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같은 시간 기준 217만 회를 찍었다.이세돌의 신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결성 2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세돌의 IP를 활용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 아이돌’이 카카오웹툰에서 6월부터 연재되기 시작했다. 웹툰 출시 기념 오리지널 곡 ‘락다운’이 공개됐고, 이 곡은 24시간 동안 115만 6500회 스트리밍돼 멜론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국내 가수로는 28번째이자 버추얼 아이돌 최초로 명예의 전당에 올라선 것이다. 일반 아티스트와 비교해도 괄목할 만한 기록을 세우고 있는 이세돌은 데뷔 때부터 일약 스타덤에 오른 버추얼 유튜버 그룹이다. 온전한 가상의 인물인 버추얼 가수와 달리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사람이 가상의 캐릭터를 내세워 온라인 방송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2021년 8월 결성, 같은 해 12월 디지털 싱글 ‘리와인드’로 데뷔한 이세돌은 웬만한 대세 아이돌이 아니면 진입도 힘들다는 멜론 톱100에 36위까지 올랐으며 벅스에서는 1위까지 달성했다.이세돌은 유명 트위치 스트리머이자 유튜버(구독자 156만명)인 ‘우왁굳’이 기획해 만들었다. 2021년 우왁굳은 VR기반 버추얼 아이돌 오디션 공지 글을 올렸고, 가상현실 속에서 오디션이 진행됐다. 이세돌 멤버(아이네, 징버거, 릴파, 주르르, 고세구, 비챤) 6인 모두 실존 인물로, 정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단편적인 콘텐츠에서 끝날 줄 알았지만 예상치 못한 폭발적 인기에 이세돌은 진짜 걸그룹의 모양새를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이세돌을 위한 기획사 왁엔터테인먼트와 구독자 30만 명을 웃도는 멤버별 개인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졌고, 매 앨범마다 수준급의 뮤직비디오도 제작됐다. 안무도 완성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댄스 챌린지를 시도하거나 온라인 팬미팅이 개최됐다.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세돌의 진짜 매력은 노래에 있다. 청순한 콘셉트를 내세운 이세돌은 그에 걸맞은 아련한 감성이 돋보이는 곡을 발매해왔다. 데뷔곡 ‘리와인드’는 우왁굳과 시청자들이 함께 작사한 노래로 누군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그린 예쁜 가사와 화려한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이다. 최고 음이 3옥타브 '라' 일 정도로 음역대가 상당히 높지만, 이세돌은 시원한 보컬 실력을 자랑하며 노래를 완벽히 소화한다. 최근 발매된 ‘키딩’은 조금 더 밝은 분위기의 톡톡 튀고 키치한 느낌이 돋보인다. 이세돌이 이처럼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먼저 독창적 콘텐츠로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했던 우왁굳의 첫 오디션 방송으로 기존 구독자들 사이에서 이목을 끌었다는 점이다. 가상현실에서 진행된 서바이벌은 신선함과 함께 호기심을 유발했고, 이세돌이 결성된 후 발매된 곡들은 구독자가 아닌 대중이 들어도 좋다 느껴질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여기에 실제 사람이 아바타로 활동하며 유튜브에 댓글을 남기고 트위치로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며 견고한 팬층이 형성된 것도 큰 몫을 차지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기존 가수는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낼 때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성공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추얼 가수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며 “현재 AI를 활용한 버추얼 콘텐츠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고, 점점 가상현실에 대한 소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버추얼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8.23 07:54
골프일반

[뱁새 김용준 프로의 골프모험] 플레이 속도는 골프의 미래다

‘명인’은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가 쓴 소설이다. 그렇다. 소설 ‘설국’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그 가와바타 야스나리 말이다. 명인은 마지막 세습 혼인보인 슈사이 명인의 은퇴 대국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바둑을 두는 한국인이라면 ‘혼인보’ 대신 한자 그대로 읽은 ‘본인방’이라고 하면 익숙할 터이다. 뱁새 김용준 프로가 명인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벌써 30년이 다 되어 간다. 바둑도 둘 줄 아느냐고? 뱁새 김 프로는 골프를 알기 훨씬 전에 바둑에 푹 빠져 살았다. 대학시설 아마추어 바둑 고수 몇 명과 가까이 지낸 덕분이었다. 아마 5단 정도였던 고수에게 아홉 점이나 깔고 배우기 시작했다.고수끼리 대국이 벌어지면 뱁새는 관전을 하며 심부름도 하곤 했다. 용호상박인 승부가 끝나는 새벽 무렵이면 지도대국을 한 판씩 두어주곤 했기 때문이다. 그 지도대국을 받으려고 맥주도 사 나르고 연탄불에 쥐포도 구워 올렸던 것이다. 바둑 전문 채널도 없고 인터넷 바둑도 세상에 나오기 전이었다. 대국 후 고수가 해 주는 복기는 하수인 뱁새에게는 더없이 값진 것이었다. 복기란 승부를 끝낸 바둑을 되짚어 보는 것을 말한다. 고수가 빌려주는 바둑교본과 복기를 거름으로 삼아 뱁새는 까는 돌을 하나씩 줄여갔다. 그리곤 마침내 상수 가슴팍쯤까지 갈 수 있었다. 30여년 동안이나 세습 혼인보 자리를 지킨 슈사이 명인은 흑을 잡은 적이 없었다. 그 긴 세월을 백을 잡고 누구에게든 이겨야 했다. 덤도 받지 않은 채로. 그 시절 바둑 가문은 연구한 수를 공개하지 않고 비밀로 했다. 큰 승부에서 써먹기 위해서였다. 바둑은 먼저 두는 흑이 조금 유리하다. 그래서 나중에 두는 백에게 몇 집을 덤으로 준다. 덤은 현대 바둑에서 나온 제도이다. 슈사이 명인 시절에는 그런 덤이 없었던 것이다. 덤만큼 불리한 승부에서 숱한 도전을 물리치고 혼인보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그는 얼마나 많은 수련을 했을까? 그런 슈사이 명인이 고령으로 은퇴를 하게 됐다. 그것을 기념한 은퇴기였다. 그 대국에는 덤뿐 아니라 시간 제한도 없었다. 한 수 한 수 두기까지 두 고수는 번갈아 많은 시간을 썼다. 하루에 한 두 수만 두고 끝나는 날도 있었다. 대국이 중간에 몇 달씩 중단되기도 했다. 슈사이 명인의 건강이 나빠서이다. 언제 끝이 날지 모르니 TV로는 중계할 길이 없었다. 대국은 참관인이 기보(대국의 수순을 기록한 것)로 남겼다. 수 년 만에야 끝난 승부에서 명인은 패했다. 느닷없는 바둑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슈사이 명인 은퇴기가 벌어질 때쯤 일본기원은 제한시간을 도입했다. 그 시절에는 신문 기전이 많았다. 신문사가 주최하며 매일 신문에 기보를 실었다. 뱁새 기억으로 신문기전의 제한시간은 흑과 백 각각 여덟 시간씩이었다. 흑백이 시간을 모두 쓴다면 무려 열 여섯 시간이나 되었다. 물론 초읽기에 몰리며 버티는 시간은 빼고. 대마가 죽지 않는 한 하루에 바둑이 끝나는 일은 드물었다. 거의 다 이틀짜리 승부였다. 그러다가 TV가 중계하는 TV 기전이 생기기 시작했다. TV로 이틀짜리 승부를 생중계하는 것이 무리였다. 언제 착점(한 수를 놓는 것)을 할 지도 모르는 채 시청자를 한 없이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제한시간을 줄였다. 여덟 시간이던 것을 네 시간으로. 그래도 하루에 승부가 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제한시간을 다 쓰면 초읽기를 한다. 60초 안에 무조건 둬야만 하는 식으로 말이다. 초읽기가 끝났는데도 착수를 하지 않으면? 형세에 관계없이 반칙패이다. 절정 고수라면 마지막 초읽기로도 한 두 시간을 거뜬히 버텨냈다. 패 싸움(상대가 따 낸 자리를 다시 따내는 것)이라도 벌어질라치면? 승부는 한 없이 길어졌다. 그러다가 인터넷으로 바둑을 중계하는 시대가 열렸다. 누가 인터넷으로 하루 종일 바둑 중계만 보고 있겠는가? 바둑계는 한중일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제한시간을 더 줄였다. 큰 기전은 두 시간으로 작은 기전은 한 시간으로 말이다. 30분짜리 속기바둑(빨리 두는 바둑)도 나왔다. 이렇게 제한시간을 줄이면서 바둑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SNS) 시대에 각광받는 스포츠로 성장했다. 제한시간이 줄어들자 속기에 능한 프로 기사가 별안간 촉망 받기도 했다. ‘손오공’이란 별명을 가진 서능욱 9단이 좋은 예이다. 손바람을 내다가 덜컥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아 큰 승부에서 번번이 우승을 놓치던 그였다. 오죽하면 자신을 다스리느라 염주를 손에 들고 대국을 하기도 했을까? 그런 그가 제한시간을 파격적으로 줄이자 두각을 나타냈다. 전 세계가 주목한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 승부도 제한시간은 단 두 시간씩이었다. 스포츠 특히 ‘관람하는 스포츠’는 신속한 플레이가 생명이다. 관람은 현장에 가서 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관람하는 팬이 훨씬 많다. TV 시청자나 소셜 미디어 구독자가 느린 플레이를 외면하는 것은 말하나 마나이다. 시청자와 구독자가 안 보는 스포츠를 누가 후원하겠는가? 바둑뿐 아니라 여러 스포츠가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이미 오랜 전부터 애를 쓰고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세계 골프 규칙을 관장하는 두 단체는 지난 2019년에 규칙을 현대화 하면서 플레이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규칙을 관장하는 두 단체가 어디인지를 모른다면? 뱁새 칼럼 애독자가 절대 아니다. 몇 번이나 이야기 했으니 지난 칼럼을 꼭 찾아보기 바란다. 페이스 오브 플레이(Pace of Play, 신속한 경기 진행이라는 뜻)는 현대 골프가 지고 있는 숙명이다. 느리게 플레이 하는 프로 골퍼는 골프 세상이 커지는 것을 막는 장해물이다. 응원하거나 후원할 이유가 없다. ‘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2023.07.26 08:04
드라마

‘더 글로리’ 바둑 신 한 컷에 숨겨진 놀라운 의미

“침묵 속에서, 죽을 힘을 다해 싸우는 게 좋아서요. 상대가 공들여 지은 집을 무너뜨려야 이기는 것도 맘에 들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한 여자의 복수극에 바둑이라는 소재를 절묘하게 배치했다. 극 중 주인공인 문동은(송혜교 분)은 가해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에게 접근하기 위해 바둑을 배우기 시작한다.‘더 글로리’ 속 바둑은 단순히 복수를 위한 접근 방법이 아니다. 문동은의 복수를 상징한다. 바둑이 상대방의 ‘집’을 서서히 무너뜨리는 것처럼, 문동은도 자신이 짠 판 안에서 박연진과 가해자들의 삶을 서서히 조여 들어가며 무너뜨릴 것을 암시한다.문동은과 바둑을 두는 인물은 주여정(이도현 분)과 하도영 두 사람이다. 원래 동은은 이세돌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바둑을 잘 알지 못했지만, 여정에게 바둑을 배우며 천천히 복수를 준비해 간다. 이후 실력을 쌓은 동은은 도영이 자주 다니는 기원(바둑을 두는 곳)으로 찾아가 그의 호기심을 끄는 데 성공하고, 도영과 2만원을 걸고 내기 바둑을 두게 된다.동은과 도영의 대국 장면에서 카메라는 두 사람이 두는 수를 집중적으로 비춘다. 특히 동은이 바둑을 두는 방식은 앞으로 그가 ‘어떤 복수’를 설계해갈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장면에서 동은은 흑돌, 도영은 백돌을 쥐고 있다. 카메라는 도영에 가까운 가장자리의 부수기 쉬운 백집과 바둑판 중앙에 형성된 거대한 백집을 비춘다. 흑돌은 도영 바로 앞에 위치한 백집을 손쉽게 부술 수 있지만, 그냥 놔두고 가운데에 거대하게 지어진 백집을 차례차례 부숴간다. 프로 바둑기사 조연우 2단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더 글로리’의 동은과 도영의 대국에 대한 자세한 해석 영상을 올렸다. 조연우 기사는 “문동은이 이 장면에서 두는 수는 ‘응수타진’이며 상대방에게 ‘너 여기서 어떻게 받을래?’라고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백은 (동은의 수를) 차단하는 수와 (자신의 수를) 연결하는 수가 있는데, 차단하는 강수를 둔다. 하지만 동은이 곧바로 공격수를 두면서 도영의 집을 다 깨부순다”며 “백집이 진짜 다 박살났다. 상대가 정성껏 지은 집을 산산히 무너뜨린 것이다. 전 이 장면을 보며 동은이가 이런 복수를 보여주겠구나, 더 기대가 됐다”고 말했다. 조연우 기사는 ‘더 글로리’ 마지막 장면에서 동은과 여정이 둔 바둑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은과 여정은 네 귀에 착수를 하며 드라마가 끝난다. 바둑은 보통 200수에서 길면 300수 이상도 둔다”며 “이 장면에서는 딱 3수를 뒀다. 동은의 바둑은 이제 시작인 것이고, 동은의 복수도 이제 시작인 것”이라고 분석했다.동은의 본격적인 복수가 펼쳐질 ‘더 글로리’ 2부는 오는 3월 10일 공개된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1.25 06:30
경제

현대카드 부회장 "디지털 세상서 전통 대기업 만사형통 시절 지나"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디지털 및 플랫폼 세상에서 전통적인 대기업의 시대는 끝났다며 과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래전에 어떤 그룹이 무리하게 건설사를 인수하길래 그 그룹 인사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재계 순위를 올리기 위해서라고 했다"면서 "재계 순위가 왜 중요한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눈만 깜빡거렸다"고 회고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그 그룹은 지금은 해체가 되었다"면서 "대기업의 자본력과 조직력이 만사형통하던 시절은 지났고 디지털과 플랫폼의 세상에서 전통적인 대기업은 무력감마저 느낀다"고 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그런데도 아직 정장을 입고 대면 결재를 하는 고전적인 대기업이 부서에 지시해서 자기들도 배달의 민족과 같은 음식 배달앱,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앱을 만들어보겠다고 나서는 일이 있다"고 꼬집었다. 정 부회장은 "알파고가 이세돌 기사를 이겼을 때는 정부 주도의 태스크포스로 구글에 맞먹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고 한 적도 있다"면서 "멀쩡한 엘리트 집단도 집단적인 최면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구성원들이 동질적이고 외부에 대한 호기심과 감수성, 교류가 없을 때 더욱 그렇다"면서 "사실 외부에 대한 호기심과 감수성이 없다면 더는 미래를 위한 엘리트 집단이 아니며 과거의 전문가집단일 뿐"이라고도 지적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1.10 11:42
생활/문화

BJ 아바타에 1000만원을…메타버스로 확장한 NFT

'제2의 비트코인'으로 떠오른 NFT(대체불가토큰)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지금까지는 일부 디지털 매체에 한해 거래가 이뤄졌는데, 메타버스(확장 가상현실)로 영역을 넓히며 점차 일상과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NFT는 특정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을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탈중화한 블록체인 형태로 발행해 보관하는 형식이다. 동등한 가치의 재화와 맞바꿀 수 있는 화폐와 달리 고유의 인식 값을 부여해 대체할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모나리자'의 소유권을 갖는 행위가 온라인에서 벌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5월에는 이세돌이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에 거뒀던 승리 기록을 담은 NFT가 약 2억5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처럼 대중에 널리 알려진 작품과 사건 안에서만 거래가 발생했던 NFT가 최근 우리에게 익숙한 서비스로 녹아들고 있다. 지난 3일 온라인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는 인기 BJ '철구'의 아바타가 'AFT(아프리카토큰)마켓'에서 경매 시작가의 1100%에 달하는 2.55이더리움(당시 약 1370만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AFT마켓은 BJ의 잊을 수 없는 장면이나 e스포츠 명경기, BJ 캐릭터 상품을 NFT로 구매·투자하는 공간이다. 철구 아바타는 아프리카TV가 조만간 선보이는 메타버스 플랫폼 '프리블록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 단 하나뿐인 아바타라는 희소성이 있다. 글로벌 2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아시아 최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NFT 생태계 구축을 가속한다. 라인의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테크플러스는 지난달 제페토 일본 서비스에 NFT를 발행했다. 공식 맵 벚꽃정원 이미지 12종을 각 100개씩 총 1200개의 NFT로 쪼갰다. 해당 NFT는 일본 한정이며, 1개당 500엔에 1차 판매했다. 라인의 NFT마켓 베타버전에서 2차 유통되며, 이용자는 링크로 구매할 수 있다. 블록체인 시장조사업체 댑레이더에 따르면, 올해 3분기 NFT 거래액은 107억 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최대 거래소인 '오픈시'에서의 거래액은 전 세계 주식시장이 흔들린 지난 8~9월에도 30억 달러(약 3조원)대를 유지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12.07 07:00
스포츠일반

‘신공지능’ 신진서 vs ‘무결점’ 박정환

신진서 대 박정환. 최근 10년간 한국 바둑을 지배한 양대 강자가 맞붙는다. 이번 삼성화재배 결승은 명실상부 국내 최강, 세계 최강의 승부다. 국내 랭킹 1, 2위 신진서와 박정환은 ‘고 레이팅(Go Rating)’이 집계한 세계 랭킹도 10월 말 현재 1, 2위다. 이번 대회 전까지 커제에 이어 3위였던 박정환은 결승에 진출하며 2위에 올랐다. 인공지능과 가장 가까운 바둑을 둔다는 ‘신공지능’ 신진서 9단, 포석부터 끝내기까지 빈틈없는 바둑을 둔다는 ‘무결점 바둑’ 박정환 9단의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전은 1∼3일 3전 2승제로 열린다.신진서 9단은 국내 프로기사 최초의 밀레니엄 키드다. 2000년 부산 태생으로 2012년 영재바둑대회를 통해 입단했다. 22개월째 한국 랭킹 1위다. 국내 대회는 GS칼텍스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KBS바둑왕전, 용성전, 명인전 등 이미 5관왕이다. 본선이 진행 중인 우슬봉조 한국기원 선수권전까지 우승하면 전관왕을 차지한다.세계 대회에서도 무적이다. 올해 15연승을 포함해 세계 대회 16연승 중이다. 세계 기록이다. 이전 최고 기록이 이창호·이세돌의 14연승이다. 신진서는 지난해 11월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중국 1위 커제에 패한 이후 결심했다. 세계 대회에서 지지 않겠다고.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올해 삼성화배재는 32강전부터 모두 불계승했다. 앞서 세 경기는 초반부터 밀어붙여 중반에 끝내 버렸다. 중국 2위 양딩신과 붙은 4강전만 접전이 벌어졌는데, 끝내기에서 가공할 집중력을 보이며 항복을 끌어냈다. 4강전 직후 중국 바둑 팬들 사이에 “앞으로 신진서의 적수는 누가 될 것인가” 탄식이 나왔다.박정환 9단은 10년 가까이 한국 바둑의 간판이었다. 신진서 등장 전까지, 중국의 파상 공세에 거의 혼자 맞섰다. 1993년생으로 내년이면 우리 나이 서른이다. 20대 초반이 장악한 요즘 세계 바둑에서 놀랍게도 여전히 초일류 기사로 활약하고 있다. 2006년 입단했고, 2010년 당시 국내 최연소 9단(17세 11개월)이 됐다.박정환은 통산 1위 횟수가 74회로, 신진서의 30회를 크게 앞선다. 2012년 6월 한국 랭킹 1위에 처음 올랐고, 2013년 12월~2018년 10월 무려 59개월간 1위를 지켰다. 2018년까지 신진서와의 상대 전적은 10승 2패. ‘신진서가 아직은 박정환에 안 된다’던 시절이다. 그해 11월, 장기 집권을 무너뜨린 주인공이 신진서다. 이후 두 기사는 치열한 일인자 싸움을 벌였다. 2019년은 1위 자리를 6번씩 나눠 가졌다. 2020년 극적 반전이 일어났다. 분수령이 된 승부는 ‘슈퍼 7번기’. 이 특별 대국에서 신진서가 7번을 내리 이겼다. 그해 상대 전적은 14승 2패가 됐다. 현재 통산 전적은 25승 20패로 신진서가 우세하다.박정환은 삼성화재배 결승 진출이 처음이다. 이번 16강전과 8강전에서는 극적 역전승을 일궈냈다. 특히 롄샤오와의 8강전은 대국 중반까지 박정환의 인공지능 승률 그래프가 3%였다. 그 바둑을 기적 같이 뒤집었다. 바둑 팬 사이에 “하늘이 박정환을 돕는다”는 말이 돌았다.두 사람은 타이틀전에서 모두 8번 붙었다. 3승 5패로 박정환이 열세다. 최근 다섯 번을 신진서가 다 이겼지만 올여름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결승은 2승 3패, 지난달 용성전 결승도 1승 2패로 팽팽했다. 바둑계는 신진서에 맞설 상대는 아직 박정환밖에 없다고 본다.결승 1국은 1일 정오 시작한다.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삼성화재가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한다. 우승 상금 3억 원, 준우승 상금 1억 원이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1분 초읽기 5회.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2021.11.0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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