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토론토, '1050만 달러' 키어마이어 재계약…2억 달러' 부르는 벨린저 외면할까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 영입전에 참가하는 등 전력 보강 의지를 내비쳤던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패닉 바이' 대신 견실한 소비로 겨울을 나기로 결심한 모양새다.미국 USA 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27일(한국시간) 토론토가 외야수 케빈 키어마이어(33)와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계약 규모는 1년 1050만 달러(136억원)다.키어마이어는 올해도 토론토에서 뛰었다. 데뷔 후 지난해까지 오롯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만 뛰다가 다년 계약이 종료된 후 토론토와 1년 900만 달러에 계약, 129경기 타율 0.265 출루율 0.322 장타율 0.419 8홈런 36타점을 남겼다.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키어마이어라 의미가 있다. MLB 역사상 최고 외야 수비수로 꼽히는 그는 뛰어난 운동 신경에도 부상이 잦았다. 커리어 통틀어 2015년(151경기 535타석)을 제외하면 올해가 최다 경기 출전 시즌(2019년과 동일)이다. 100안타를 넘겨본 것도 세 시즌이 전부인데 올해는 98안타로 이에 근접했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도 3.9(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로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장기인 수비는 당연히 제 몫을 했다. 중견수로 981과 3분의 1이닝을 뛴 그는 DRS(수비로 막은 실점) +18을 기록,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개인 통산 네 번째 수상이다. 토론토가 그와 재계약한 것도 건강과 여전한 수비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키어마이어 재계약은 FA(자유계약선수) 시장 대어였던 코디 벨린저의 행선지 문제와도 이어진다. 벨린저는 이번 겨울 야수 최대어로 꼽혔다. 올해 타율 0.307 153안타 26홈런 20도루 97타점 95득점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2017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2019년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탄 후 3년 연속 부진했으나 FA를 앞두고 부활에 성공했다.오타니에게 최대 7억 달러를 베팅했으나 영입에 실패한 토론토가 투자할 유력 선수로 여겨졌다. 벨린저는 외야 전 포지션과 1루수를 소화할 수 있던 선수라 키어마이어 대신 영입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문제는 값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빼어난 그는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맡고 있다. FA 시장이 열리자 벨린저 측은 몸값으로 최대 3억 달러를 요구했고, 최근 기준을 낮췄다고 전해졌으나 이 역시 2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키어마이어와 계약하면서 토론토가 벨린저를 영입할 가능성은 낮아지게 됐다. 토론토는 이미 또 다른 정상급 수비수 달튼 바쇼가 있어 벨린저에게 큰 비용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자연히 벨린저의 향후 행선지는 올해 소속팀이었던 시카고 컵스 정도로 좁혀질 전망이다.다만 아직 내야 보강 가능성은 남아있다. 토론토는 주전 3루수 맷 채프먼도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갔다. 채프먼을 재영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 캐나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넷’은 유틸리티 플레이어 영입 가능성도 남았다고 짚었다. 매체는 올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다저스에서 뛰었던 아메드 로사리오, 뉴욕 양키스에서 뛴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이름을 언급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27 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