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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도 되지 않는 방출 재취업, 패자부활전을 기대한다 [류선규의 다른 생각]

2024년의 끝자락. 해마다 이 시기에는 구단의 연락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미계약 자유계약선수(FA)와 방출 선수가 적지 않다. 2024시즌을 마친 뒤 FA 권리를 행사한 20명 중 28일 기준 5명이 미계약 상태. 100여 명 쏟아진 방출 선수 시장에선 재취업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미계약 FA보다 더 벼랑 끝에 몰리는 건 '미계약 방출 선수'이다. 강진성(SSG 랜더스→키움 히어로즈) 김동엽(삼성 라이온즈→키움) 심창민(NC 다이노스→LG 트윈스)처럼 올겨울 새 소속팀을 찾은 선수도 있으나 그렇지 못한 선수가 태반이다. 입단 테스트라도 볼 수 있으면 그나마 낫다. 주로 퓨처스(2군)리그에 몸담은 선수는 언감생심이다. 마지막 희망을 품는 것조차 쉽지 않다.방출 선수의 최대 강점은 '가성비'이다. 연봉을 크게 낮춰 영입할 수 있기 때문에 FA나 외국인 선수 등과 비교해 실패에 따른 부담이 적다. 또 다른 강점은 바로 절실함. 방출의 아픔을 겪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야구에 임할 수 있다. 구단에서 선수단 교육을 수시로 하지만 몸소 보여주는 것만큼 효과가 큰 건 없다. 방출 선수들이 바로 이런 부분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어느 정도 기량만 뒷받침하면 그라운드 안팎에서 쓰임새가 다양한 셈이다. 필자는 2021시즌을 마친 뒤 방출 선수 시장에서 오른손 투수 노경은과 왼손 투수 고효준을 영입, 관련 효과를 체감했다. 솔선수범한 두 선수는 2022시즌 불펜으로 100이닝 이상 합작하며 SSG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비슷한 성공 사례가 쌓이면서 방출 선수 시장의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타 구단에서 방출 선수가 나오면 대략적인 정보를 확인하는 게 첫 번째. 몸 상태부터 1군에서 활용하지 않은 배경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판단 기준 중 하나인 워크에식(work ethic·성실함)도 마찬가지다. 방출 선수의 재취업 가능성이 높은 포지션은 경험이 중요한 불펜 투수나 백업 야수다. 특히 다다익선의 개념이 적용되는 불펜에 꽤 많은 구단이 주목한다.방출 선수는 새 소속팀을 찾더라도 '파리 목숨'이다. 영입 이후 2년 이상 기다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첫 시즌부터 잘해야 한다. 방출 선수로 성공 신화를 쓴 노경은과 고효준, 김진성(LG)은 재취업 첫해부터 두각을 드러내 소속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노경은과 김진성은 재취업한 구단에서 FA 계약까지 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올 시즌을 마친 뒤 SSG에서 방출된 고효준은 1983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지만, 은퇴 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해가 바뀌면 잠시 멈췄던 2군 훈련이 재개된다. 일부 구단에선 방출 선수를 대상으로 입단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 시기가 이들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만약 여기에서도 부름을 받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에선 '미계약 미아'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그라운드로 복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무척이나 추운 겨울, 한 명이라도 더 패자부활전의 기회가 주어지길 소망해 본다. 방출 선수의 성공 스토리만큼 극적인 게 있을까.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12.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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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품은 김도영부터 '삐끼삐끼'까지…조아제약 7관왕 대업 KIA

KBO리그 통합우승을 일군 KIA 타이거즈가 조아제약 시상식 7관왕 대업을 완성했다.KIA는 3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 임페리얼 홀에서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 대상을 주전 3루수 김도영(21)이 차지했다. 상금 1000만원과 트로피의 주인공이 된 김도영은 2009년 김상현, 2011년 윤석민, 2017년 양현종에 이어 타이거즈 소속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 조아제약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도영은 글로벌 셀럽을 위한 팬덤 플랫폼 팬캐스트 셀럽을 통해 진행한 인기상(득표율 61.37%)과 올해의 팬덤 플레이어상(득표율 78.12%)까지 품어 3관왕에 올랐다.이날 시상식의 첫 수상 부문인 프런트상 주인공도 KIA였다. KIA 프런트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통합우승의 밑그림을 그렸다. 지난 5월 미국 트레이닝 시설인 트레드 애슬레틱에 2군 투수 5명(유승철·김기훈·김현수·김민재·조대현)을 파견, 8월 이후를 대비한 게 대표적. 1군 주요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때 이들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실제 김기훈이 시즌 막판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을 펼쳤다.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전열에서 이탈한 직후에는 대만 시장을 물색, 발 빠르게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했다. 구단 역대 최다인 125만9249명의 홈 관중을 동원해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KIA는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최고구원투수상, 부임 첫해 통합우승을 해낸 이범호 감독이 감독상을 받았다. 시즌 31세이브를 챙긴 정해영은 1998년 이후 26년 만에 '타이거즈 구원왕'에 오르며 최고의 1년을 보냈다.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SSG 랜더스), 10승 25세이브를 챙긴 박영현(KT 위즈) 등 이번 시상식 최고의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뒀다. 2005년 선동열 감독, 2011년 류중일 감독(이상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취임 첫해 통합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업적을 달성한 이범호 감독도 단상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KIA 응원단은 SNS(소셜미디어) 핫이슈상의 주인공이었다. 올 시즌 삐끼삐끼(삼진을 잡았을 때 치어리더가 추는 짧은 춤) 신드롬을 일으키며 야구장에 흥을 더했는데 시상식장에서도 경쾌한 댄스로 수상을 자축했다. KIA 구단은 최근 단행한 그룹 인사에서 사장(이전 부사장)으로 승진한 최준영 대표이사까지 현장을 찾아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0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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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최고투수상 다승왕 원태인·네일 경합, 최고구원투수상 경쟁도 치열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이 12월 3일 열린다. 최고의 투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 류현진(37·한화 이글스) 토종 선수들과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 카일 하트(32·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들이 '최고 투수상'을 두고 열띤 경쟁을 펼친다. 원태인은 올해 15승(6패)을 거두며 곽빈(25·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왕에 올랐다. 국내 선수가 다승왕에 오른 건 2017년 양현종(36·KIA) 이후 7년 만이다. 원태인은 타자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 구장으로 사용하면서 평균자책점(ERA) 3.66의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원태인의 ERA는 국내 선수 중 가장 낮다.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복귀한 류현진도 관록투를 선보였다. 10승(8패)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시즌 초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5월 이후 완벽히 적응하며 3.87의 ERA를 작성했다. 외국인 에이스들의 활약도 좋았다. ERA 2.53으로 이 부문 전체 1위에 오른 네일은 12승(5패) 역투와 함께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강력한 무기 스위퍼를 앞세워 KBO리그를 평정한 네일은 시즌 막판 턱 관절 부상을 당한 후에도 불굴의 의지로 한국시리즈(KS) 마운드에 올라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트는 NC에서 13승 3패 ERA 2.69를 기록했다. 26경기에서 18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삼진왕에 올랐다. 다승(3위)과 ERA(2위)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03·1위) 피안타율(0.215·1위) 등 각종 세부 지표에서 상위권 성적을 냈다.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만의 특별한 상도 있다. 일간스포츠는 1994년부터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에게 ‘최고 구원투수상’을 시상, 불펜 투수들의 위상을 높여왔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오승환(2006·2008·2012·2013·2021년)을 비롯해 고우석(2022년) 서진용(2023년) 등 해당 시즌 팀의 뒷문을 탄탄하게 지킨 선수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이 부문은 정해영(23·KIA)이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다. 정해영은 올 시즌 53경기에 나와 31세이브, ERA 2.49를 기록하며 우승팀 KIA의 뒷문을 탄탄히 지켰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0세이브 이상 기록한 마무리 투수로 데뷔 첫 세이브왕을 수상했다.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40·SSG 랜더스)이 정해영의 대항마다. 올해 77경기에 나와 38홀드를 기록했다. KT 위즈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KT 위즈)도 초반 부진을 딛고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박영현은 66경기에 나와 10승(2패)과 25세이브를 동시에 올렸다. 마무리 투수임에도 승률 0.833로 승률왕에 올랐다. 고우석(26·마이애미 말린스)이 떠난 LG 트윈스의 뒷문을 지킨 유영찬(27)도 26세이브를 기록하며 최고 구원투수상 후보에 올랐다. 8승 4패 23세이브를 올린 한화의 마무리 주현상(32)도 최고 구원투수상에 도전한다. 윤승재 기자 2024.11.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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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김도영, 황금 장갑도 따놓은 당상?...KBO, 골든글러브 후보 81인 발표

'맡겨놓은' 트로피를 수집하러 갈 시간이다.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3루수 골든글러브에서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2024시즌 KBO 골든글러브 후보를 공개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후보는 총 81명이다. 지명타자를 포함해 총 10개 포지션에서 시상이 진행된다.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은 포지션마다 다르다. 투수의 경우 규정 이닝을 충족하거나 10승 이상, 30세이브, 30홀드 이상 중 한 가지 기준에 해당하면 된다. 포수와 야수는 해당 포지션에서 720이닝(경기수×5이닝) 이상 수비로 나선 모든 선수가 후보다. 지명타자는 규정타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97타석 이상을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다만 타이틀 홀더는 예외다. 정규시즌 개인 부문별 1위 선수는 자격요건과 관계없이 기준이 충족된 포지션의 후보로 자동 등록된다. 타이틀 홀더는 여러 포지션 출전으로 어느 포지션에서도 수비이닝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최다 수비이닝을 뛴 포지션의 후보가 된다. 수비이닝과 지명타자 타석을 비교해야 할 경우에는 각 해당 기준 대비 비율이 높은 포지션의 후보로 등록된다. 투수 부문에서 가장 많은 26명의 후보가 선정됐다. 통합 우승팀 KIA에서는 원투 펀치인 양현종과 제임스 네일 그리고 필승조인 전상현과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준우승을 이룬 삼성 라이온즈는 에이스 원태인과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데니 레에스가 후보다. LG 트윈스는 디트릭 엔스·손주영·임찬규를, 두산 베어스는 곽빈을, KT 위즈는 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과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후보에 올랐다.이외에도 SSG 랜더스는 김광현·드류 앤더슨·노경은, 롯데 자이언츠는 애런 윌커슨·박세웅· 찰리 반즈, 한화 이글스는 에이스 류현진과 자유계약선수(FA) 영입한 엄상백이, NC 다이노스는 탈삼진왕 카일 하트가, 키움 히어로즈는 재계약이 불발된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그리고 하영민이 후보로 선정됐다.포수 부문에서는 지난해 포수 최다 수상(8회) 신기록을 세웠던 양의지(두산)가 수비 이닝 부족으로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대신 박동원(LG), 강민호(삼성), 장성우(KT), 이지영(SSG), 최재훈(한화), 김형준(NC), 김재현(키움) 등 7명이 수상을 노린다.1루수에는 오스틴 딘(LG), 양석환(두산), 나승엽(롯데), 맷 데이비슨(NC), 최주환(키움) 등 5명이, 2루수에는 김선빈(KIA), 신민재(LG), 강승호(두산), 고승민(롯데), 박민우(NC), 김혜성(키움) 등 6명이 수상자 후보다. 3루수는 MVP 김도영이 단연 최유력 후보로 꼽힌다. 김도영 외에도 문보경(LG), 황재균·허경민(이상 KT), 최정(SSG), 노시환(한화), 서호철(NC), 송성민(키움) 등 8명이 투표 대상이다. 유격수에서는 박찬호(KIA), 이재현(삼성), 오지환(LG), 박성한(SSG), 박승욱(롯데), 이도윤(한화), 김주원(NC) 등 7명이 후보로 올랐다.외야수는 이번 투표에서 가장 치열한 포지션으로 꼽힌다.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구분 없이 3명이 선정되는 가운데 19명이 후보로 확정됐다.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최원준, 삼성 김지찬·구자욱, LG 박해민·홍창기, 두산 정수빈·조수행, KT 멜 로하스 주니어·배정대, SSG 최지훈·기예르모 에레디아·한유섬, 롯데 윤동희·빅터 레이예스·황성빈, NC 권희동·김성욱, 키움 이주형 등이다. 지명타자 부문은 최형우(KIA), 김재환(두산), 강백호(KT)의 3파전으로 꼽힌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건재했던 최형우는 타율 0.280 22홈런 109타점을, 지난해까지 부진하다 부활한 김재환은 타율 0.283 29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강백호 역시 최근 2년 부진을 씻고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을 남겼다.통합 우승을 이룬 KIA, 지난해 우승팀 LG는 모두 가장 많은 후보인 10명을 배출했다. 반면 2018년 이후 6년째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한화는 가장 적은 5명의 후보만 배출하는 데 그쳤다.골든글러브 선정 투표는 27일 오후 2시부터 12월 2일 오후 3시까지,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내달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영광의 수상자가 공개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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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양상" "에이전트 영향" 불펜에 불어닥친 FA 광풍 [IS 포커스]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불펜 시장에 광풍(狂風)이 불어닥쳤다.지난 6일 개장한 2025년 FA 시장 분위기를 불펜 투수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10일 발표된 중간계투 구승민(34)과 마무리 투수 김원중(31)의 롯데 자이언츠 잔류 계약이 시발점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2+2년 최대 21억원(계약금 3억원, 총연봉 12억원, 옵션 6억원)과 4년 최대 54억원(계약금 12억원, 총연봉 32억원, 옵션 10억원)에 사인했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는 "FA 등급(A)과 나이, 올 시즌 성적 등을 고려하면 시장이 열리기 전 예상보다 계약 규모가 크다"라고 입을 모았다.지난 11일에는 김원중과 함께 '불펜 빅2'로 분류된 장현식(29)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올해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 주역 장현식은 LG 트윈스와 4년, 총액 52억원(계약금 16억원, 총연봉 36억원)에 계약했다. 중간 계투가 FA 계약으로 50억원 이상 따낸 건 2014년 11월 안지만(당시 삼성 라이온즈 잔류·4년 65억원) 이후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 장현식은 성적에 따른 옵션 없이 전액을 보장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1984년생 노경은(40)은 원소속구단 SSG 랜더스로부터 다년 계약을 제안받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투수는 FA 시장에서 부르는 게 값이다. 다만 선발 투수보다 불펜 투수를 향한 평가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관리가 어려운 포지션 특성상 '혹사'라는 단어와 떼려야 뗄 수 없다. FA 자격을 취득한 투수라면 이미 많은 공을 던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FA 불펜 투수가 롱런한 경우도 많지 않아 대형 계약을 안기는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FA 시장에선 다르다. 불펜 투수들이 연일 상한가를 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A 구단 단장은 "선수들의 계약 수준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과열 양상"이라며 "리그의 선수층이 얇고 선수 육성도 잘 안되는 영향 같다. 올해만 하더라도 김도영(KIA)과 김영웅(삼성) 등 주목할 타자들은 꽤 있었지만, 투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불펜 투수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증된 선수를 구매하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B 구단 관계자는 "에이전트(공인대리인)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는 장현식과 김원중의 에이전트가 같지 않았나"라며 "사실상 정보를 독식한 상황에서 선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을 짜는 게 가능해졌다. 몸값을 올리는데 이보다 더 좋은 게 있을까. 그게 결과로 나오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향후 FA 시장에서도 불펜 투수의 거취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마무리 투수 출신 김강률(두산 베어스)과 이용찬(NC 다이노스) 스윙맨 임기영(KIA) 왼손 스페셜리스트 임정호(NC) 등이 FA 미계약 상태. C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7월 20% 증액한 구단별 샐러리캡(경쟁균형세) 혜택을 불펜 투수들이 누리고 있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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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A급 불펜 투수, 최정은 4년 보장+@...'쩐의 전쟁' 스토브리그 개막

포스트시즌(PS)이 막을 내린 뒤에도 팬들의 관심은 야구를 떠나기 어렵다. '쩐의 전쟁' 스토브리그(Stove League)가 바로 개장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시리즈(KS) 종료 닷새 이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해당 선수는 이틀 안에 권리 행사 여부를 결정하고, KBO 총재는 신청 마감 이튿날 FA 승인 선수를 발표한다. 이후 10개 팀 모두 원하는 선수와 FA 협상에 임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축 소속 선수와 일찌감치 비(非)FA 다년 계약을 하는 팀이 많아졌다. FA 장기 계약 사례도 늘었다. 시장에 '대어급' 매물이 줄어든 이유다.'1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은 나올 가능성이 있다.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그는 KBO리그 통산 홈런 부문 1위(495개)에 오른 거포다.적지 않은 나이가 장기 계약 걸림돌이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정은 무난히 4년 계약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2024 정규시즌에서 홈런 3위(37개)에 오를 만큼 여전히 강한 파워를 증명했다. '인천 야구'의 원클럽맨이라는 상징성도 최정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6년 전 최정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SSG 전신 SK 와이번스와 총액 106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개인 두 번째로 100억원 계약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34)도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2020년 12월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총액 7년, 최대 85억원에 계약했던 그는 4년 뒤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허경민은 올 시즌 타율 0.309를 기록했다. 부상 탓에 좋은 페이스가 끊기기 전까지 타율 1위를 지키기도 했다. PS 경험이 많고, 리더십을 갖췄다는 강점도 있다. 허경민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두산에 잔류하면 향후 3년 총액 20억원을 받게 된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포지션은 불펜 투수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다. 김원중(31)이 대표적이다. 그는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를 맡아 통산 132세이브를 쌓았다. 큰 키(1m92㎝)에서 뿌리는 150㎞/h 대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이 강점이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34)도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7시즌 동안 팀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며 통산 홀드 121개(역대 8위)를 기록했다. 2021시즌 홀드왕(34개) 장현식(29)도 있다. 그는 올 시즌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KS에서는 1~5차전 모두 등판해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노경은(40)도 빼놓을 수 없다. 40대 노장이지만 내구성이 뛰어나다. 그는 2024 정규시즌 홀드왕(39개)에 올랐다. 평균자책점(2.90)도 빼어났다.통산 177세이브를 올린 이용찬(35·NC 다이노스), 마무리 투수 경력이 있는 서진용(32·SSG)도 불펜이 약한 팀에선 눈독을 들일 투수들이다. 선발 투수 중에선 엄상백(28·KT 위즈)이 단연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스로 투수로 올 시즌을 포함해 두 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20대 나이가 큰 강점이다. 최원태(27·LG 트윈스)도 선발진 보강을 노리는 팀이 영입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 8시즌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정규시즌 10승을 기대할 수 있다. '내야 최대어'는 심우준(29)이다. 2021년 KT 통합 우승 주역으로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다. 올 시즌은 군 복무를 마친 뒤 향상된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유틸리티 플레이어' 류지혁(30)과 한화 이글스에서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하주석(29)도 FA 자격을 얻었다. 리그 출범 최초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프로야구가 스토브리그도 뜨겁게 보낼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3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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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억원 투자에도 빛 못 본 뒷문…박진만 감독 "계투진 보완해야" [IS 포커스]

뒷문 강화에 사활을 걸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또다시 불펜 고민에 빠졌다.삼성은 지난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KS) 5차전을 5-7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이 올해 좋은 활약을 해준 덕분에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 다만 불펜은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장기 레이스를 하면서 불펜 안정감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박진만 감독의 말처럼 삼성은 이번 시리즈 불펜 대결에서 KIA에 완패했다. KIA는 구원 평균자책점(ERA) 1.33(20과 3분의 1이닝 3자책점)으로 '철벽투'를 펼쳤지만, 삼성 구원진은 ERA 6.17(23과 3분의 1이닝 17실점 16자책점)로 무너졌다.선수층도, 투구의 질도 KIA가 우위였다. KIA는 장현식(5이닝 ERA 0) 곽도규(4이닝 ERA 0) 정해영(3과 3분의 1이닝 ERA 2.70) 김도현(3이닝 ERA 0) 등이 두루 호투했다. 고액 연봉 선수 없이도 차근차근 성장한 젊은 선수들이 부담을 나눠서 졌다. KIA와 달리 삼성은 올 시즌 전 외부 영입으로 뒷문을 보강했다. 지난해 구원 ERA 최하위(5.12)였던 삼성은 스토브리그에서 김재윤(4년 총액 58억원) 임창민(2년 총액 8억원) 오승환(2년 총액 22억원)을 붙잡았다. 삼성은 3명 합쳐 총액 88억원, 또 다른 언더스로 불펜 투수 김대우까지 합치면 92억원을 뒷문에 투자했다. 분명 소득은 있었다. 리그가 타고투저 환경으로 변했는데도 삼성은 구원 ERA를 4.94(3위)로 개선했다.거액 투자에도 한계는 있었다. 베테랑 중심 불펜진은 4월까진 2위(ERA 4.18)였지만, 5월 이후엔 ERA 5.25(5위)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의 후반기 ERA가 7.41에 달했다. 오승환은 결국 플레이오프와 KS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삼성은 5차전에서도 뒷문 싸움에서 패해 시리즈를 내줬다. KIA 선발 양현종에게 홈런 3개로 5득점을 뽑고 5-1로 출발했지만, 첫 번째 불펜 김태훈부터 5회 3실점 무너지며 흐름을 내줬다. 오승환이 없던 상황에서 믿었던 임창민과 김재윤도 모두 실점을 막지 못했다. 임창민은 6회 역전을 허용했다. 김재윤은 8회 박찬호에게 쐐기 1타점 2루타를 맞았다.삼성 구단이 이번에도 불펜 보강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서는 투수 중 검증된 구원 투수는 올해 25세이브, 통산 132세이브인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정도다. 삼성의 우승을 막은 장현식과 홀드왕(38개)인 노경은(SSG 랜더스)이 있으나, 나이 등 변수가 많은 자원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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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잡아야 하는 선수" 두 번째 FA 최고령 홀드왕의 거취 [IS 피플]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40·SSG 랜더스)은 내년 시즌 어느 구단의 유니폼을 입을까.노경은은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할 예정이다. 2019년 11월 롯데 자이언츠와 FA 2년 계약한 노경은은 2021시즌을 마친 뒤 방출됐다. 이후 테스트를 거쳐 SSG 유니폼을 입었는데 올해로 FA 자격 재취득 요건 '4년'을 채웠다.당초 2023시즌 뒤 FA 자격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21시즌 1군 등록일수가 78일에 머물렀다. 현행 KBO리그는 1군 등록일수 145일을 채워야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것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FA 자격 재취득이 1년 미뤄졌다.노경은은 SSG에서 반등했다. 2022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스윙맨으로 12승, 지난 시즌에는 전문 불펜으로 30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38홀드를 챙겨 2012시즌 박희수가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종전 34홀드)을 갈아치웠다. 그뿐만 아니라 2007년 류택현(당시 LG 트윈스)이 세운 리그 최고령 홀드왕 기록(종전 36세)마저 경신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은이는 많은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 히스토리가 있는 선수"라며 "내가 경기 끝나면 가장 늦게 가는 편인데, 그럴 때 보면 (노경은이) 항상 유산소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자기 관리하는 부분은 후배들이 보고 배워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감독으로선 미안하고 고마운 존재"라고 극찬했다.노경은의 거취가 흥미로운 건 그의 'FA 등급' 때문이다. 노경은은 FA B 등급이 유력하다. 만 35세 이상 신규 FA의 경우 C 등급으로 분류되지만, 노경은은 두 번째 권리 행사. 여러 이유로 C가 아닌 B 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KBO리그 FA 시장에서 B 등급은 보호 선수 25명 외 1명과 전년 연봉 100% 혹은 현금 보상만 하면 전년 연봉의 200%를 건네야 한다. 반면 C 등급은 전년 연봉의 150% 보상만 하면 돼 영입에 따른 출혈이 가장 적다. 한 공인대리인은 "FA B 등급과 C 등급의 차이는 엄청나다. 노경은의 FA 등급은 B 등급으로 알고 있다"라며 "계약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라고 말했다. 노경은의 2024시즌 연봉은 2억7000만원이다. 다른 구단이 그의 영입에 관심 있더라도 보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40대에 접어든 나이는 다년 계약의 두 번째 걸림돌. 노경은으로선 제2의 야구인생 기회를 준 SSG 잔류가 현실적인 목표일 수 있다. SSG 구단 관계자는 "노경은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선수"라며 "잡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선수단에 솔선수범하고 지난 3년 동안 좋은 퍼포먼스도 냈다. 우리 팀과 궁합이 잘 맞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2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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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1차전은 21일' 네일의 '괴물 회복력' 숨통 트인 호랑이 [IS 피플]

한국시리즈(KS)를 준비 중인 '호랑이 군단'에 숨통이 트였다. 최대 변수로 꼽힌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31·KIA 타이거즈)의 복귀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네일은 지난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국군체육부대(상무)와의 KS 대비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했다. 1회를 삼자 범퇴로 처리한 네일은 2회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좌월 홈런을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투구 수는 31개였다.네일은 지난 8월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턱 골절 문제로 이튿날 수술대에 오른 뒤 줄곧 재활 치료에 전념했다. 2015년 2월 중순 스프링캠프 라이브배팅 훈련 중 타구에 맞아 턱관절 미세골절 부상을 당한 노경은(당시 두산 베어스)이 1군 복귀까지 두 달 이상 걸렸다는 걸 고려해 "KS까지 복귀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인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네일은 몸 상태를 빠르게 추슬렀다. 상무와의 연습 경기는 부상 이후 첫 실전. 부상일 기준 46일 만에 성사된 복귀전에서 네일은 직구 최고 스피드 151㎞/h를 기록했다. 직구(포심 패스트볼·1구) 이외 투심 패스트볼(12구) 체인지업(5구) 컷 패스트볼(3구)에 장기인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스위퍼(10개)까지 섞어 몸 상태를 체크했다. 구속은 부상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상 후유증을 고려해 1회에는 마운드 앞에 안전망을 설치한 뒤 투구했다. 2회부터 네일은 이마저 없애고 '정상적으로' 공을 던졌다. 타구에 대한 공포감까지 극복하면서 KS 출격 청신호를 켰다. 올해 KS 1차전은 오는 2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윤희상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얼굴 부위의 부상은 회복한 뒤 투구하면 울림 현상이 있을 수 있다. 네일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거 같다"며 "현재 진행 중인 투구 빌드업이라면 KS 등판까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1선발(네일)이 돌아올 수 있다는 건 경기 외적으로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다"라고 말했다. 네일은 올 시즌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한 에이스. 부상 전까지 고공행진을 이끌며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이범호 KIA 감독은 상무 연습경기에서 네일 이후 양현종(2이닝 37구)과 에릭 라우어(2이닝 36구) 윤영철(2이닝 32구)을 연이어 내보냈다. 선발 투수 4명이 필요한 KS 투수 운영의 밑그림이 엿보인 대목이었다. 네일이 KS 로테이션에 합류한다면 황동하와 김도현 등 정규시즌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선발 자원을 계투로 전환, 불펜 뎁스(선수층)를 강화할 수 있다. 윤희상 위원은 "단기전에선 계획보다 빠르게 강판당하는 투수가 나올 수 있다. 불펜에서 3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건 큰 이점"이라며 "네일이 복귀하면 마운드 운영도 한층 유연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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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불펜 키플레이어로 떠오른 우규민 "우리가 PO 가면 진짜 단두대 매치" [준PO 3]

베테랑 우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우규민(39·KT 위즈)는 아직 한 번도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4년 LG 트윈스에서 데뷔,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한국 야구 대표 투수로 성장한 그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017년 스토브리그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고, 이후 지난해까지 대구를 홈으로 뛰었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KT 지명을 받아, 우리나이로 '마흔 살 시즌'에 새 유니폼을 입었다. 정규시즌 등판한 4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필승조 일원은 아니었다. KT의 올가을 레이스에서도 불펜 주축으로 평가받지 않았다. 그런 우규민이 지난 6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KT가 2-7로 리드를 내주며 패색이 짙어진 상황이었지만, 7회 2사부터 8회까지 1과 3분의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경기 뒤 이강철 감독은 패전(스코어 2-7) 속에서도 얻은 게 있었다"라며 우규민을 허리 싸움 중요한 순간에 내세울 계획을 전했다. 준PO는 무대를 수원으로 옮겨 3차전을 치른다. KT의 홈팀 훈련이 끝나고 만난 우규민은 "경기에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한 (무실점) 기록이기 때문에"라고 말끝을 흐리며 민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아직 몸 상태가 괜찮으니까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홀드왕(38개)에 오른 프로 무대 입단 동기 노경은(SSG 랜더스) 얘기를 꺼낸 우규민은 "친구지만 존경스럽다"라는 생각을 전하며, 자신도 주어진 임무를 잘 해내, '노장 투혼'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우규민은 LG 암흑기 멤버였고, LG가 강팀으로 올라선 뒤엔 리빌딩 과정에 있었던 삼성으로 이적했다. KS 무대를 밟지 못한 최고령 현역 투수다. 이 부문 최고령 야수는 지난해까지 그가 함께 배터리 호흡을 한 KBO리그 대표 포수 강민호(39)다. KT가 LG와의 준PO에서 업셋 시리즈를 해내면 정규시즌 2위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PO에 오른다. KS 무대에 한이 맺힌 두 선수의 맞대결도 성사될 수 있다. 우규민은 이제 3차전을 치르는 PO 결과에 대해서 말을 아끼면서도, 다음 라운드 진출이 결정되면 친정팀(삼성) 선수들에게 연락해 필승 의지를 드러내겠다고 웃어보였다. 우규민은 "우리가 PO 가면 진짜 단두대 매치다. 나와 (강)민호 둘 중 한 명은 죽는다"라고 웃어 보였다. 허리진 변수가 있는 KT. 산전수전 모두 겪은 우규민이 준PO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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