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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팀은 36년만, 오타니는 7년만...다저스 우승 퍼레이드 '25만명 군집'

4년 만에 우승한 LA 다저스를 만나기 위해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시내를 가득 메웠다.다저스 구단은 2일(한국시간) LA 시내에서 팀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WS) 우승을 축하하는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다저스 선수단과 그 가족, 프런트 직원들을 태운 8대의 버스는 이날 LA 시내를 돌아다니며 팬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LA 시민들에겐 갈증을 풀어줄만한 축제였다. 다저스는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이 기간 WS 우승은 2020년 한 번 뿐이었다. 설상가상 2020년엔 코로나19로 팬들을 만날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팬들은 홈에서 포스트시즌을 볼 수도 없었다. 챔피언십 시리즈와 WS는 일부 관중을 받았으나 중립구장인 텍사스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열렸다. 우승 후에도 코로나19로 퍼레이드는 열리지 않으면서 LA 시민들은 1988년 이후 우승 퍼레이드를 보지 못하고 기다렸다.마침내 올 시즌 그 갈증이 풀렸다. 시즌 전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 대형 영입을 연달아 성사시킨 다저스는 정규시즌을 98승 64패로 마쳐 승률 1위를 기록한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한 단계씩 올라간 끝에 뉴욕 양키스와 WS도 지난 10월 31일 4승 1패로 마감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2일 열린 퍼레이드에는 LA 시민 25만 명이 거리를 메웠고, 축하 행사가 열리는 다저스타디움에도 4만 2000명의 관중이 방문했다.현 선수단 중 가장 오래 다저스를 지켰던 클레이턴 커쇼는 "여태껏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멋진 일"이라며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지난 몇 년 동안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 잘 대해줬다. 팬들이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함께 축하할 수 있는 일들이 생겼다"고 기뻐했다.부상에서 돌아와 WS 최우수선수(MVP)가 된 프레디 프리먼은 팬들에게 "3개월 전, 아들(막내 맥스)이 아팠다가 돌아왔을 때 팬들은 우리 가족과 나를 응원했다"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우승을 차지해 다행이다. 내년에도 이 일을 해내고 싶다"고 전했다. 오타니에게도 우승 퍼레이드는 첫 경험이다.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해 MLB로 진출한 오타니는 앞선 6년 동안 가을야구를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선수 개인은 신인왕과 만장일치 MVP 2회를 수상, 리그 간판 스타로 떠올랐으나 혼자 힘으론 우승을 만들 수 없었다. 오타니는 "여기 있게 돼 영광이다. 축하드린다 LA. 팬들께 감사 드린다"고 영어로 직접 전했다.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코치, 구단, 선수들과 함께 축하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구는 선수와 팬의 것"이라며 "2020에는 이럴 기회가 없었다. 이런 퍼레이드가 필요했고, 드디어 시작했다"고 기뻐했다. 2020년 우승 후 이적했다가 돌아온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키케 에르난데스는 "2020년 팬 페스티벌 당시 2020년대는 LA의 것이 될 거라 말한 적 있다. 2020년대에 우리보더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한 팀이 누구인가? 전혀 없다"고 자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02 09:23
프로야구

[김인식 클래식] KIA 우승의 결정적 두 장면, 초보답지 않은 이범호 감독의 판단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24 한국시리즈(KS)는 승부에 돌입하기 전부터 '호랑이' 쪽으로 판세가 기울었다.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 코너 시볼드(11승 6패 평균자책점 3.43)가 오른 어깨 부상으로 미국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삼성이 원태인과 데니 레예스 두 명으로 플레이오프(5전 3승제)를 통과한 후 7전 4승제 KS 승부까지 이기는 건 쉽지 않다. 삼성은 후반에 2~3점을 리드해도 임창민, 김재윤으로 KIA 강타선을 봉쇄하기에는 버거워 보였다. 그렇다고 LG 트윈스처럼 PS에서 보직 전환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처럼 확실한 구원 투수를 보유한 것도 아니었다. 반면 KIA는 '좌우 놀이'를 할 정도로 불펜의 양과 질에서 우위였다. 특히 곽도규와 이준영, 최지민, 김기훈, 김대유 등 왼손 불펜이 넘쳤다. 올해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나머지 4개 팀 중 두산 베어스 이병헌 정도를 제외하면 믿을만한 왼손 투수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KIA의 우승에서 이범호 감독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KS에서도 두 장면이 눈에 띄었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23일 재개된 1차전 0-1로 뒤진 7회 말 무사 1루 공격 상황이었다. 좌타자 최원준 타석에서 삼성이 왼손 투수 이승현 대신 오른손 투수 김태훈으로 교체했다. 최원준은 초구에 희생 번트 동작을 취했다가 공이 높게 들어오자 방망이를 뺐다. 이범호 감독은 1볼에서 강공 작전으로 전환했고, 최원준이 우전 안타를 쳐 찬스를 연결했다. 최원준의 안타는 승리를 불러오는 결정타 같았다. KIA는 7회 공격에서 4점을 뽑아 5-1로 이겼다. 사령탑은 경기 중에 결정적인 순간을 맞는다. 그때 순간적인 판단력이 중요하다. 젊은 초보 사령탑이 그런 큰 경기에서 자신감 있게 작전을 바꾼 게 대단하다. 가장 인상적이었고, KS 흐름을 바꾼 장면이다. 또 3승 1패로 앞선 5차전에서는 선발 투수 양현종이 홈런 3개를 허용하며 3회 초 2사까지 5실점 하며 부진했다. 투구 수는 41개. 여기서 6차전 승부를 고려하지 않고 과감하게 마운드를 바꿨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불펜 소모를 막고자 양현종을 계속 끌고 갈 수 있었는데 투수를 교체했다. 이후 KIA로 기운이 넘어온 거 같다. 여기서도 결단력이 돋보였다. 기존의 감독을 뛰어넘었다. 많은 이들이 1차전 우천 서스펜디드 게임을 놓고 삼성의 운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기가 계속 진행됐더라도 삼성의 불펜이 약해 1-0 리드, 무사 1·2루 찬스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삼성이 플레이오프에서 예상 외로 LG를 물리친 건 포수 강민호의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강민호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지만, 이전과 확실히 차이가 나더라. 약한 투수들을 이만큼 끌고 온 것도 강민호의 뛰어난 볼 배합 덕분이다. 다만 KS에서는 체력 한계 탓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이번 PS를 보며 꼭 한 가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10개 구단 모두 투수 기량이 너무 떨어진다. 번트 수비나 견제만 봐도 투수의 제구력을 판단할 수 있다. 경기당 볼넷이 너무 많지 않나.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투수 전력이 올라와야 한다. 전 국가대표 감독정리=이형석 기자 2024.11.01 07:11
메이저리그

'만찢남' 오타니의 서사에 현실감이 생겼다...초라한 WS 성적→시즌2 기대감 UP

완벽한 서사를 위해 남겨둔 작은 여운.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아직 이룰 게 남아 있다. '꿈의 대결' 승자는 LA 다저스였다.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5차전에서 7-6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시리즈 4승(1패)을 채웠다. 43년 만에 성사된 MLB 대표 인기 구단 사이 클라이맥스 대결에서 웃었다. 다저스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MLB 정상에 올랐다. 풀시즌(162경기) 기준으로는 1988년 이후 36년 만이다. 오타니도 꿈을 이뤘다. 지난 6시즌 동안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뛰며 2번(2021·2023)이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지만 포스트시즌(PS0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오타니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역대 북미 스포츠 최고 계약(10년·7억 달러)으로 다저스행을 선택했다. 우승할 수 있는 팀을 원했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시즌, 오타니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인 투·타 겸업을 하지 못했지만, 지명타자로 공격에만 집중해 MLB 최초 50(54홈런)-50(59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다시 한번 전인미답 대기록을 달성했다. 오타니의 가을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부터 홈런을 치는 등 PS 16경기에서 3홈런·10타점을 기록했지만 임팩트는 팀 동료 프레디 프리먼에 밀린 게 사실이다. 다저스가 우승을 확정한 WS 5차전에서도 안타를 치지 못했다. WS 타율은 0.105였다. WS 2차전에서 당한 어깨 부상에 발목 잡혔다. 오타니는 일본 리그에서 뛰었던 2016년, 니혼햄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받았다. MLB 진출 첫 시즌(2018) 아메리칸리스(AL) 신인상을 수상했고, 3년 뒤 투수와 타자로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만장일치 MVP까지 수상했다. 2023년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리그(AL) 홈런왕에 오르며 두 번째 만장일치 MVP가 됐다. 그사이 국제무대에서도 '시대의 아이콘' 역량을 증명했다. 2023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을 상대해 일본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9회 마무리 투수로 나서 당시 에인절스 팀 동료이자 MLB 넘버원 타자였던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만화 주인공이라고 해도 억지 같은 설정. 그야말로 모든 걸 이룬 선수 같았다. 그런 오타니에게 올해 PS는 완벽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가올 시즌, 오타니가 걸어갈 길에 관심이 모인다. 자신이 꿈꾸던 WS 우승은 해냈지만, MVP 수상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오타니는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가장 긴 시즌을 치른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이어 "프레디(프리먼)·무키(베츠)뿐 아니라 1번에서 9번까지 모두 제 역할을 해냈다. 부상과 개인사로 빠져 있던 선수들도 있었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야구를 했다. 이 팀에서 1년 동안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 팀원과 스태프 모두 자랑스럽다"라고도 전했다. 아내 마미코와 애견 데코핀 그리고 다저스팬들을 향해서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차분한 일본 리그의 우승 세리머니와 달리 화끈했던 다저스의 뒷풀이를 경험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31 20:08
프로야구

대표팀 합류 요청에 '야간' 잠실행...임찬규 "원래 원태인 자리, 무게감 느낀다" [IS 피플]

에이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을 감수했다. 프리미어12 출전을 앞둔 임찬규(32·LG 트윈스)는 진지하다. 임찬규는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 처음으로 합류했다. 임찬규는 원래 소집 명단(35명)에 포함되지 않다. 그러나 대표팀 에이스로 기대받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오른 어깨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탓에 대체 선수로 발탁됐다. 임찬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이후 두 번째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임찬규는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합류 요청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다. 그날(10월 26일) 임찬규는 야구계 선배 김태균(현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충남 홍성군에서 개최한 유소년 야구캠프에 멘토로 나섰다. 늦은 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잠실구장으로 가서 공을 던져봤다고. 임찬규는 "몸에 문제가 있으면 대표팀과 야구팬 모두에게 민폐가 아닌가. 그래서 확인했는데 문제가 없었다"라며 웃었다. 임찬규는 젊은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고영표와 함께 투수조 '고참 라인'이다. 임찬규는 "6년 전 AG에 나갈 때는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게 된 게 마냥 좋았다. 이번엔 더 침착하게, 더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다. (많은 이닝을) 책임을 지는 선발 투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평소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임찬규. 대표팀 첫 훈련을 마치고 임한 인터뷰는 사뭇 진지했다. 그가 독기를 품은 이유가 있다. 임찬규는 "원래 이 자리가 원태인 선수 자리였다. 그런 점에 대해 무게감을 느낀 게 사실"이라고 했다. 중요한 경기에 '필승 카드'로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임찬규는 올가을 '가을 사나이' 면모를 발휘했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PO)에선 2차전과 5차전에 등판, 1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자책저만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올랐다. 삼성과의 PO 3차전에도 5와 3분의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좋은 기세를 국제대회까지 이어가려 한다. 임찬규는 "대표팀 합류 전에 염경엽 (LG) 감독님이 '네 공은 처음 보는 타자들은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하던 대로 완급 조절을 잘 하면 될 것'이라며 힘을 주셨다. (3월 18일 고척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도 (5이닝 2실점으로) 괜찮았고, KBO리그에서도 외국인 타자들을 상대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컨디션을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대만과의 B조 예선 1차전을 시작으로 쿠바·일본·도미니카공화국·호주를 차례로 상대한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에 진출할 수 있다. 임찬규의 목표는 도쿄돔 마운드에 서는 것이다. 슈퍼라운드엔 무조건 나가겠다는 뜻. 임찬규는 "도쿄돔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내가 잘 던지고, 우리는 (예선을) 잘 통과해서 도쿄돔에서 공을 던져보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31 17:15
메이저리그

에이스 없이, 오타니 활약 없이...0-5 뒤집고 드라마 쓴 다저스, 4년 만에 WS 정상 섰다

이변은 없었다. 그리고 이변으로 마무리됐다. LA 다저스가 5점 차 열세를 딛고 통산 8번째 우승을 이뤘다.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 5차전에서 7-6 대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대량 실점해 0-5로 끌려갔던 다저스는 상대 실책을 틈타 동점을 이뤘고, 8회 무사만루 기회를 살려내며 역전까지 성공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경기 초반만 해도 양키스의 압도적 우세였다. 시리즈 3차전까지 3패를 내주고 밀려났던 양키스는 4차전 홈런 3방을 앞세워 4-11로 승리해 기세를 가져왔다. 이어 31일 5차전에서도 초반 타선이 폭발했다. 다저스 선발 잭 플래허티를 상대로 1회 말 1사 때 후안 소토의 볼넷, 애런 저지의 투런 포로 앞서갔다. 이어 4번 타자 재즈 치좀 주니어가 백투백 홈런으로 3점 차를 만들었다.양키스는 결국 2회 플래허티를 끌어내렸다. 4차전 결승 만루홈런을 친 앤서니 볼피가 2루타로 치고 나간 뒤 알렉스 버듀고의 우전 적시타로 득점했다. 양키스는 3회 말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우월 솔로포까지 추가, 0-5로 달아났다. 사실상 끝난 경기처럼 보였다. 그런데 5회 다저스가 드라마를 썼다. 4회 투구 중 손가락에서 피가 난 양키스 선발 투수 게릿 콜은 5회 초 선두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4회까지 노히트를 이어가던 그의 첫 피안타였다. 이후 양키스 수비진이 흔들렸다. 중견수 저지가 토미 에드먼의 뜬공 타구를 놓쳤고, 이어 윌 스미스가 유격수 앞 땅볼을 쳤다. 그런데 유격수 볼피가 3루로 향하는 에르난데스를 저격하다 송구 실책을 범했다.무사 만루여도 콜은 강력했다. 개빈 럭스에게 시속 99마일(159km)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콜은 오타니 쇼헤이도 떨어지는 너클 커브로 돌려보냈다. 남은 아웃 카운트는 단 하나. 그런데 다시 한 번 수비가 흔들렸다. 무키 베츠에게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한 콜은 1루수 앤서니 리조가 밟을 거로 생각하고 멈췄지만, 리조 역시 콜이 올 줄 알고 1루 베이스를 밟지 않았다. 결국 베츠가 살아나고 다저스의 첫 득점이 나왔다.다저스는 댐을 무너뜨리듯 추가 득점을 터뜨렸다. 프레디 프리먼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가운데 담장까지 날아가는 대형 2루타로 동점 2타점을 터뜨렸다.원점이 된 경기, 양키스가 먼저 반격했다. 양키스는 6회 말 브루스더 그라테롤을 상대로 볼넷 2개를 얻었고, 진루타 후 희생 플라이로 다시 한 점을 짜냈다. 이어 마운드는 다시 콜이 올라왔고, 6회 2사까지 다저스를 막아냈다. 이어 7회엔 토미 케인리가 나와 실점을 봉합했다.양키스가 그대로 한 점 리드를 막는 듯 했지만, 8회 결국 불펜이 무너졌다. 다저스는 8회 초 선두 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좌전 안타를 때렸고, 에드먼도 유격수 볼피의 옆으로 빠진 안타를 때렸다. 그러자 케인리가 흔들렸고, 스미스에게도 볼넷을 내줬다. 포스트시즌 내내 철벽 뒷문이었던 양키스 마무리 루크 위버가 나섰으나 무사 만루 무실점은 불가능했다. 다저스는 럭스가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고, 오타니마저 포수 타격 방해로 기회를 이어갔다. 다시 베츠가 무리하지 않고 희생 플라이로 한 점씩을 뽑았다. 결국 7-6. 다저스가 마침내 리드를 가져온 순간이다.선발 투수 플래허티가 1과 3분의 1이닝만 던지고 무너진 다저스는 불펜진이 총동원됐다. 앤서니 반다가 3분의 2이닝, 라이언 브레이저가 1이닝(1실점) 마이클 코펙이 1이닝, 알렉스 베시아가 1이닝, 그라테롤이 3분의 2이닝(1실점)으로 나눠 던졌다. 하지만 6회 2사. 여전히 아웃 카운트가 많이 남았고 투수가 없었다.이번 가을 투혼을 보여온 블레이크 트레이넨이 다시 나섰다. 6회 위기를 봉합한 트레이넨은 7회는 물론 소토-저지-치좀-스탠튼-리조가 줄줄이 나온 8회마저 막아냈다. 그래도 투수가 부족했다. 시리즈를 끝내고자 한 다저스는 결국 7차전 선발로 예상됐던 워커 뷸러를 하루 휴식 뒤 올렸고, 월드시리즈마다 호투했던 뷸러가 다시 한 번 팀 승리를 지켰다. 직구 제구가 다소 흔들렸던 뷸러는 너클 커브를 살렸다. 첫 타자 볼피는 너클 커브로 3루수 땅볼, 다음 타자인 오스틴 웰스와 버듀고는 같은 공으로 헛스윙 삼진 잡고 우승을 완성했다.다저스는 이로서 2020년에 이어 4년 만에 통산 8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단축시즌을 제외하면 1988년 이후 36년 만에 다시 한 번 완벽한 우승을 이뤄냈다. 양키스와 12번의 매치업에선 4번째 우승이다. WS 최우수선수(MVP)는 2021년 5, 6차전부터 이번 시리즈 4차전까지 WS 6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 신기록을 쓴 프리먼이 타냈다. 프리먼은 이날도 2타점을 추가, 이번 시리즈 12타점으로 MLB 역대 타이기록도 이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1 13:32
프로야구

쏟아진 A급 불펜 투수, 최정은 4년 보장+@...'쩐의 전쟁' 스토브리그 개막

포스트시즌(PS)이 막을 내린 뒤에도 팬들의 관심은 야구를 떠나기 어렵다. '쩐의 전쟁' 스토브리그(Stove League)가 바로 개장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시리즈(KS) 종료 닷새 이내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해당 선수는 이틀 안에 권리 행사 여부를 결정하고, KBO 총재는 신청 마감 이튿날 FA 승인 선수를 발표한다. 이후 10개 팀 모두 원하는 선수와 FA 협상에 임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축 소속 선수와 일찌감치 비(非)FA 다년 계약을 하는 팀이 많아졌다. FA 장기 계약 사례도 늘었다. 시장에 '대어급' 매물이 줄어든 이유다.'100억원 이상' 대형 계약은 나올 가능성이 있다. SSG 랜더스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그는 KBO리그 통산 홈런 부문 1위(495개)에 오른 거포다.적지 않은 나이가 장기 계약 걸림돌이 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정은 무난히 4년 계약을 보장받을 전망이다. 2024 정규시즌에서 홈런 3위(37개)에 오를 만큼 여전히 강한 파워를 증명했다. '인천 야구'의 원클럽맨이라는 상징성도 최정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6년 전 최정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SSG 전신 SK 와이번스와 총액 106억원에 계약한 바 있다. 개인 두 번째로 100억원 계약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34)도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2020년 12월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총액 7년, 최대 85억원에 계약했던 그는 4년 뒤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허경민은 올 시즌 타율 0.309를 기록했다. 부상 탓에 좋은 페이스가 끊기기 전까지 타율 1위를 지키기도 했다. PS 경험이 많고, 리더십을 갖췄다는 강점도 있다. 허경민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두산에 잔류하면 향후 3년 총액 20억원을 받게 된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포지션은 불펜 투수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가 많다. 김원중(31)이 대표적이다. 그는 2020년부터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를 맡아 통산 132세이브를 쌓았다. 큰 키(1m92㎝)에서 뿌리는 150㎞/h 대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이 강점이다. 롯데 셋업맨 구승민(34)도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7시즌 동안 팀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며 통산 홀드 121개(역대 8위)를 기록했다. 2021시즌 홀드왕(34개) 장현식(29)도 있다. 그는 올 시즌 KIA 타이거즈 통합 우승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KS에서는 1~5차전 모두 등판해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노경은(40)도 빼놓을 수 없다. 40대 노장이지만 내구성이 뛰어나다. 그는 2024 정규시즌 홀드왕(39개)에 올랐다. 평균자책점(2.90)도 빼어났다.통산 177세이브를 올린 이용찬(35·NC 다이노스), 마무리 투수 경력이 있는 서진용(32·SSG)도 불펜이 약한 팀에선 눈독을 들일 투수들이다. 선발 투수 중에선 엄상백(28·KT 위즈)이 단연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강속구를 뿌리는 사이드암스로 투수로 올 시즌을 포함해 두 차례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20대 나이가 큰 강점이다. 최원태(27·LG 트윈스)도 선발진 보강을 노리는 팀이 영입을 고려할 만하다. 최근 8시즌 연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정규시즌 10승을 기대할 수 있다. '내야 최대어'는 심우준(29)이다. 2021년 KT 통합 우승 주역으로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다. 올 시즌은 군 복무를 마친 뒤 향상된 타격 능력을 증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유틸리티 플레이어' 류지혁(30)과 한화 이글스에서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하주석(29)도 FA 자격을 얻었다. 리그 출범 최초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KBO리그.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프로야구가 스토브리그도 뜨겁게 보낼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31 05:45
프로야구

통합우승 이룬 심재학 KIA 단장 "우리 우승은 하루로 끝나, 또다시 시작" [IS 인터뷰]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KBO리그 통합우승은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지원하는 프런트 수장인 심재학 KIA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올 시즌을 돌아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마음 놓고 본 경기가 많지 않다"라고 돌아봤다.KIA의 2024년은 다사다난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코앞에 둔 시점에 김종국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팀을 떠났다. 심재학 단장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르고 이범호 1군 타격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 통합우승 닻을 올렸다. 심 단장은 감독 면접을 이범호 코치 단 한 명만 진행했다. 위기는 시즌을 시작한 뒤에도 끊이지 않았다. 부상자가 쏟아졌다. 시범경기부터 중심 타자 나성범이 다쳤고 3월 말 1루수 황대인이 쓰러졌다. 5월에는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이밖에 선발 투수 이의리(팔꿈치) 마무리 투수 정해영(어깨 염증) 1루수 이우성(햄스트링) 중심 타자 최형우(내복사근) 등이 차례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8월 말에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경기 중 타구에 얼굴을 맞고 수술대에 오르는 불상사가 벌어졌다.심재학 단장은 지난 28일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한 뒤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다치는 선수마다 (재활 치료가) 짧은 부상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KIA는 부상 변수를 뎁스(선수층)로 극복했다. 폭넓은 선수 기용은 KS에서도 빛을 발했다. 심 단장은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대체 선수들이 너무 잘 막아줬다. 특히 국내 선발이 무너졌을 때 백업 선수들(황동하·김도현)이 그 자리를 채워주면서 잘 버텼다"라고 평가했다. 프런트는 전폭적으로 선수단을 지원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트레이닝 시설인 트레드 애슬레틱에 2군 투수 5명(유승철·김기훈·김현수·김민재·조대현)을 파견, 8월 이후를 대비했다. 1군 주요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때 이들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실제 김기훈이 시즌 막판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을 펼쳤다.네일이 전열에서 이탈한 직후에는 대만 시장을 물색, 발 빠르게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했다. 심재학 단장은 "어떻게 하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현장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는 게 정말 어려웠는데 팀원들이 잘했다"라며 공을 돌렸다. 심재학 단장은 30일 이범호 감독과 만나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선수 등 내년 시즌 계획을 공유할 계획이다. 통합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2연패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우리의 우승은 하루로 끝났다. 또다시 시작"이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30 13:54
메이저리그

'어깨 탈구 후 장타 실종' 오타니, 1단타 침묵...우승 앞뒀던 다저스, 양키스에 일격 맞았다 '피홈런 펑펑펑'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첫 우승이 마지막 1승을 앞두고 다시 미뤄졌다. 어깨 부분 탈구 이후 오타니가 잠잠해진 가운데 뉴욕 양키스가 처음으로 일격을 가했다.다저스는3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선승제) 4차전을 4-11로 패했다. 다저스는 이날 전까지 3경기에서 모두 승리, 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긴 상태였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없어 불펜 투수로만 경기를 소화하는 불펜 데이를 시도했고, 양키스가 이를 공략해 홈런 3방을 때려내며 승리를 가져갔다.2018년 MLB 데뷔 후 포스트시즌에 올라보지 못하다가 올 시즌 첫 가을 야구에서 WS까지 진출, 우승이 기대됐던 오타니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부진했다. 앞서 27일 WS 2차전 도루 실패 과정에서 왼쪽 어깨 아탈구(부분 탈구)를 당한 오타니는 처치 후 3차전부터 정상 복귀했다. 하지만 3차전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고 30일 4차전 역시 4타수 1안타만 기록했다. 안타 1개도 빗맞아 나온 타구였다. 어깨 부상 후 특기였던 강한 타구를 만들지 못하는 중이다. 오타니가 침묵하는 동안 양키스는 장타로 다저스를 두들겼다. 앞선 3경기에서 중심 타자 후안 소토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만 의존하던 양키스는 4차전에선 유격수 앤서니 볼피가 역전 만루홈런으로 포함해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3득점 폭발했다. 앞서 침묵해오던 포수 오스틴 웰스도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고 1번 타자 글레이버 토레스도 스리런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다저스는 프레디 프리먼 홀로 분투했다.프리먼은 1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포를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 4호포를 친 그는 2021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 WS에서 친 홈런까지 포함해 WS 6경기 연속 대포를 이어갔다. 조지 스프링어(토론토 블루제이스·2017~2019년 WS 5경기 연속 홈런)를 넘어 이 부문 단독 신기록을 썼다.다저스가 승리했다면 프리먼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타고 마무리됐겠지만, 양키스가 반격했다. 양키스는 2회 말 한 점을 쫓은 후 3회 말 볼피의 만루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4-5 한 점 차로 쫓기던 6회 말 웰스가 솔로포를 쳤고, 8회 말엔 3루 주자 볼피의 홈 쇄도와 토레스의 3점 포로 쐐기를 박았다. 반격을 당한 오타니는 오늘(31일)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을 상대로 다시 한 번 데뷔 첫 우승에 도전한다. 앞서 26일 1차전 등판했던 콜은 당시 6이닝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오타니와 라이벌 맞대결 기대를 모은 애런 저지는 이날도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에 그쳤지만, 부활 기미도 보였다. 볼넷 1개와 사구 1개로 팀 대승에 힘을 보탰다.차승윤 기자 2024.10.30 12:57
프로야구

'빅게임 피처' 임찬규의 놀라운 후반기 기세, 11월 프리미어까지

LG 트윈스 오른손 투수 임찬규(31)가 후반기 놀라운 기세를 바탕으로 6년 만에 대표팀에 합류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을 대체할 선수로 임찬규를 확정했다"며 "선발투수 대체 선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29일 밝혔다.대표팀은 아직 최종 명단(28인)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선발 투수가 부족해 임찬규의 승선은 거의 확정적이다. 임찬규는 올해 정규시즌 10승 6패 평균자책점(ERA) 3.83을 기록, 데뷔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특히 후반기 11차례 등판에서 5승 3패 ERA 3.55을 기록했다. 후반기 ERA는 리그 전체 3위였다. 이 기간 국내 선수로만 한정하면 가장 낮은 1위다. 올 가을에는 위기에 빠진 팀을 여러 차례 구했다. 포스트시즌(PS)에 3차례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08로 호투했다. 지난 6일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2실점(1자책) 호투로 7-2 승리를 이끈 임찬규는 2승 2패로 맞선 지난 11일 5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PO 진출을 이끈 바 있다. 임찬규는 "지금까지 엘리미네이션 경기 때 좋았던 기억이 없었다"라며 "이제는 좀 터프한 경기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벼랑 끝에 몰린 LG를 건져냈다. 임찬규는 구속이 빠르진 않지만 체인지업과 커브의 구속차를 영리하게 활용, 공의 위력을 더한다.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이 2.82개로 제구력도 수준급이다.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원태인이 다치자마자, 염경엽 LG 감독에게 전화해 '임찬규를 대표팀에 뽑아도 괜찮겠나'라고 물었다"며 "임찬규와도 통화했다. 임찬규가 대표팀 합류 제의에 흔쾌하게 응했다"고 선발 과정을 소개했다. 임찬규의 대표팀 합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6년 만이다. 당시 홍콩전에서 4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았지만 4피안타 2실점 했다. 당시 아쉬움을 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B조)은 11월 13일 대만,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는다.류중일 감독은 "지난해부터 임찬규의 구속이 올라왔더라. 잘해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4.10.30 12:33
프로야구

88억원 투자에도 빛 못 본 뒷문…박진만 감독 "계투진 보완해야" [IS 포커스]

뒷문 강화에 사활을 걸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또다시 불펜 고민에 빠졌다.삼성은 지난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한국시리즈(KS) 5차전을 5-7로 패배,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젊은 선수들이 올해 좋은 활약을 해준 덕분에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 다만 불펜은 보완해야 할 것 같다. 장기 레이스를 하면서 불펜 안정감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박진만 감독의 말처럼 삼성은 이번 시리즈 불펜 대결에서 KIA에 완패했다. KIA는 구원 평균자책점(ERA) 1.33(20과 3분의 1이닝 3자책점)으로 '철벽투'를 펼쳤지만, 삼성 구원진은 ERA 6.17(23과 3분의 1이닝 17실점 16자책점)로 무너졌다.선수층도, 투구의 질도 KIA가 우위였다. KIA는 장현식(5이닝 ERA 0) 곽도규(4이닝 ERA 0) 정해영(3과 3분의 1이닝 ERA 2.70) 김도현(3이닝 ERA 0) 등이 두루 호투했다. 고액 연봉 선수 없이도 차근차근 성장한 젊은 선수들이 부담을 나눠서 졌다. KIA와 달리 삼성은 올 시즌 전 외부 영입으로 뒷문을 보강했다. 지난해 구원 ERA 최하위(5.12)였던 삼성은 스토브리그에서 김재윤(4년 총액 58억원) 임창민(2년 총액 8억원) 오승환(2년 총액 22억원)을 붙잡았다. 삼성은 3명 합쳐 총액 88억원, 또 다른 언더스로 불펜 투수 김대우까지 합치면 92억원을 뒷문에 투자했다. 분명 소득은 있었다. 리그가 타고투저 환경으로 변했는데도 삼성은 구원 ERA를 4.94(3위)로 개선했다.거액 투자에도 한계는 있었다. 베테랑 중심 불펜진은 4월까진 2위(ERA 4.18)였지만, 5월 이후엔 ERA 5.25(5위)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특히 마무리 오승환의 후반기 ERA가 7.41에 달했다. 오승환은 결국 플레이오프와 KS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삼성은 5차전에서도 뒷문 싸움에서 패해 시리즈를 내줬다. KIA 선발 양현종에게 홈런 3개로 5득점을 뽑고 5-1로 출발했지만, 첫 번째 불펜 김태훈부터 5회 3실점 무너지며 흐름을 내줬다. 오승환이 없던 상황에서 믿었던 임창민과 김재윤도 모두 실점을 막지 못했다. 임창민은 6회 역전을 허용했다. 김재윤은 8회 박찬호에게 쐐기 1타점 2루타를 맞았다.삼성 구단이 이번에도 불펜 보강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서는 투수 중 검증된 구원 투수는 올해 25세이브, 통산 132세이브인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정도다. 삼성의 우승을 막은 장현식과 홀드왕(38개)인 노경은(SSG 랜더스)이 있으나, 나이 등 변수가 많은 자원이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3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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