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20건
부동산

끝없이 싸우는 영끌족 vs 폭락이…"사실은 모두가 패자라고요?"

최근 집값이 내려가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과 집값이 폭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폭락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영끌족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그동안 집을 사지 않은 이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식이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누가 영끌족 되라고 시켰나. 집값 더 내려가야 한다" "넌 평생 집 못 살 것"이라며 비난과 저주의 말을 퍼붓고 있다. 서로 조롱하는 세태 40대 남성 A 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영끌 누가 하래?'라는 제목의 글인데 "투자를 빙자한 도박 해놓고 누구 탓을 하냐? 한국은행에서 빅스텝하면 가관이겠다. 이 글 본 폭등이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손절매하길 바란다"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입장이 다른 이들끼리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비난하고 있어서다. 이 글의 내용에 동조하는 이들은 "누가 칼 들고 집 사라고 협박했냐?" "(금리를) 1% 올려야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반면 다른 생각을 가진 회원들은 "무주택자의 설움 폭발한다" "난 영끌족인데 힘들지 않다. 글쓴이는 왜 화를 내나?"라며 치고받았다. 익명 게시판이기는 하지만 회사명이 노출되는 앱인데도, 댓글 중에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한 욕설도 있었다. A 씨는 "댓글 가운데 '영끌이랑, 폭락이랑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라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영끌족도 아니고, 집값 폭락을 원하는 소위 폭락이도 아닌데, 댓글만 봐도 입맛이 썼다. 나라가 반으로 갈라졌다"고 했다. 블라인드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나 금리 인상 기사 게시판에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넌 평생 집 못 살 것"이라며 저주를 퍼붓고, 반대편에서는 "폭락해서 망하라"고 받아친다. 1년 사이 '극과 극' 부동산 탓 그만큼 시대가 불안하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1% 떨어졌다. 이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1.39%)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영끌족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는 경기도는 전월 대비 1.10%, 인천은 1.29% 떨어져 월간 하락 폭이 1%를 넘었다. 최근 주택시장은 금리 인상 지속으로 매수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었다. 시세보다 대폭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만 일부 거래되며 가격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아파트는 서울이 이달 1.24% 떨어지면서 하락률이 1%대로 올라섰다. 2008년 12월(-1.73%)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보다 0.58%p(포인트) 급등한 3.9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은행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된다. 코픽스가 4%대에 육박한 것은 2010년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자금시장 경색에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오른 결과다. 업계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조만간 8%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정반대였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전년인 2020년 말 대비 14.97% 오르면서 2002년(16.43%)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고, 자가 마련을 원하는 수요가 폭등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2020년 대비 2021년 보유주택 수가 늘어난 사람은 139만3000명에 달한다. 그중 103만6000명은 무주택자에서 유주택자로 전환된 사람으로 고점에 물렸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스트레스가 분노로 전문가들은 영끌족과 폭락이 모두 피해자이며, 피해자끼리 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한국인에게 집이 가진 복잡하고 다양한 개념부터 톺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문화평론가는 "한국인은 집을 수도권 요지에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는 자녀 교육의 문제, 경제 활동의 문제, 집권당의 정책까지 매우 다양한 이슈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야기한 시스템과 전체 구조를 바꿀 생각을 해야지, 같은 피해자끼리 상처를 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도 꼬집었다. 정 문화평론가는 "집값 폭등과 폭락의 문제는 현 상황을 야기한 정책과 시스템, 구조 돌아봐야 한다. 이런 잘못된 구조를 바로 잡지 않고 영끌족과 폭락이들이 서로 악플을 다는 것은 엉뚱하게 피해자끼리 싸우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 개인에게 거대한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는 잘 보이지 않고 늘 가까운 '희생양'은 눈에 잘 들어온다. 비판의 방향과 상대를 정확하게 잡아야 사회가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뉴스에 악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갈등과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분노의 표시가 악플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서로를 향한 도 넘은 비난의 목소리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악플은 화풀이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는 있겠지만, 시장의 건전한 발전에는 도움이 안 된다"며 "금리가 집값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금리 추이를 보고 집 구매 시기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1.21 07:00
경제

[랜드IS] '연봉 올려준대요'…중흥의 굳은 약속, 믿어보는 대우건설

대우건설 기업 인수 합병(M&A)을 추진 중인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노조에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대우건설 임금 수준을 이른바 건설사 '빅5' 수준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M&A로 대우건설 내부 반발이 거세자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일단 중흥건설을 믿어보겠다"는 분위기다. 중흥건설 측이 비교적 진실성 있게 처우 개선을 약속했고, 추가회담에서 이를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기 때문이다. '처우 개선' 카드 꺼내 든 중흥건설 김보현 중흥그룹 부사장은 지난달 심상철 대우건설 노조 위원장과 가진 첫 회담에서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보장과 구성원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대우건설의 급여를 건설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제안을 했다. 처우 개선은 그동안 대우건설 직원들이 가장 목말랐던 부분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관리 체제 아래 있던 약 5년 동안 임금 상승 폭에 제한을 받아왔다. 지난 8월 기본 연봉을 평균 6.9% 인상하기로 임금교섭을 타결하면서 격차는 다소 줄긴 했지만, 잃어버린 5년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대우건설 노조와 직원들의 주장이다. 연봉 차이가 빅5 건설사보다 최대 10~20%까지 벌어지는데, 중흥건설에 인수 합병된다는 소식까지 들리자 이직을 선택한 이들도 적지 않다고 알려진다. 이런 분위기는 직장인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블라인드에 '동종 대비 낮은 연봉, 진급 정체가 심한 회사' '급여 경쟁력이 낮다' '점점 하락하는 (회사) 평판과 오르지 않는 급여' 등 임금과 처우에 대한 불만 글을 상당수 올렸다. 한 대우건설 직원은 본지에 "지난 수년간 연봉이 올라가지 않았다. 중흥건설의 '립서비스' 일 수도 있지만, 일단 빅5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올려주겠다는 중흥건설의 말을 믿어보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회사 분위기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흥건설 임금 낮은데…대우건설만 올려줄까? 양사가 내놓은 처우 개선에 대한 추후 일정은 사뭇 구체적이다. 대우건설 노조와 중흥그룹은 내주 추가 회담을 열고 경영 조건 및 구성원 처우에 대한 협의를 명문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는 지난달 말 1차 회담을 가진 뒤 대의원 결의를 통해 중흥그룹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의 실적을 내는 만큼 중흥건설의 보상을 기대하는 눈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과천주공5단지 재건축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사업 부분에서 첫 3조원을 넘어섰다. 실적이야 나와봐야 알겠지만, 올해는 창사 후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3년간 평균 1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올린다는 약속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가에 대한 물음표도 따라붙는다. 시공능력평가 1~5위 건설회사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삼성물산이 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9500만원, SK에코플랜트와 현대건설이 8500만원가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흥건설이 약속했다는 빅5 건설사의 평균 연봉은 9300만원 수준이다. 현재 대우건설의 평균 연봉은 8200만원 수준이다. 빅5 건설사의 평균보다 1000만원가량 낮은 수준으로, 10대 건설사 중 중간 수준에 속한다. 매년 전 직원의 급여를 평균 330만원 이상 올려야 도달이 가능하다. 사실상 모기업인 중흥건설의 임금도 걸림돌이다. 중흥건설의 2020년 평균 연봉은 6300만원 수준이었다. 대우건설의 평균 연봉 8500만원보다 2200만원가량 낮다. 중흥건설의 부장급 연봉도 평균 7900만원 선에 그친다. 중흥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중흥토건의 평균 연봉은 5482만원이다. 중흥건설 직원들이 대우건설만 처우를 급격하게 올리는 것을 과연 두고만 보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모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든 M&A를 할 때는 처우 개선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령 인수 후 몇 년간 정리해고 금지나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안정적인 근로자 지위 보장을 약속하는 식이다. 그래야 조직원들의 반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동종업계인 모기업의 연봉 수준이 낮다면 내부적으로 갈등이 있을 수 있다. (형평성 차원에서) 단계적인 임금상승 약속을 모두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흥그룹 측은 이에 대해 "단계별 임금 인상과 복지 등의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대우건설 품을 의지는 확실 그동안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지 못해 방황했던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흥그룹은 이르면 이달 중 실사를 완료하고, 내달 초 안에 KDB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계약(SPA)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견되지 않아 입찰가인 2조1000억원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대우건설을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인수 목적"이라고 밝혀왔다. 중흥그룹은 현재 284%(2020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중흥그룹과 비슷한 수준(105.1%)으로 낮춰 자산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과거부터 호남 지역에 적을 둔 기업과의 M&A와 관련한 악연이 많았다. 중흥그룹과는 다른 결과를 낼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11.15 07:00
경제

'직원 이탈 러시' 사모펀드 매각 본격화…에이블씨엔씨의 지난 1년 무슨 일이

국내 1세대 화장품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가 진통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후 9번째 대표이사가 바뀐 가운데 일반 직원들도 계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사모펀드에 넘어간 뒤 '낙하산 인사'가 쏟아지면서 조직 체계와 문화가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조직원 이탈 가속화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공개한 에이블씨엔씨의 연간 퇴사율은 42.23%다. 이에 따르면 400명 미만의 직원 중 최근 1년 동안 퇴사한 인력은 163명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입사자는 98명으로 25.39%에 그쳤다. 회사를 나간 인력이 입사한 사람보다 배 가까이 많았다. 에이블씨엔씨 직원 이탈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오랜 시간 회사 홍보를 책임져 온 이사급 임원이 퇴사했고, 이후 입사 1년 안팎의 과장과 차장이 회사를 떠났다.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내부 홍보 조직은 사실상 와해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에이블씨엔씨는 추가로 홍보 전문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 PR 대행사를 기용했다. 비단 홍보팀만의 일은 아니다. 상품기획·영업·마케팅·디자인 등 각 부서 전반에서 상당한 인력 이탈이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는 참다못해 스스로 뛰쳐나갔고, 나머지는 사측의 보이지 않는 압력 끝에 사표를 냈다고 들었다. 1~2년 사이 사실상 인력 구조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대표도 바뀌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1일 조정열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으로 15개월 만에 사임하고 김유진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대표집행임원(이하 신임대표)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 PE가 인수한 뒤 약 4년 동안 무려 9번이나 수장을 교체하거나 변화를 줬다. 직원과 대표가 수시로 바뀌면 조직도 방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블라인드에는 에이블씨엔씨 전·현 직원들의 부정적인 평가 글이 잔뜩 올라와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현 직원이라고 밝힌 블라인드 회원은 "사모펀드라 대충 외형 키워서 팔 생각뿐이다. 직원 복지나 중장기 전략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일갈했다. 또 다른 회원은 "임원진과 상사가 실무를 전혀 모른다. 브랜드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말고는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향후 추가 직원 이탈을 예상할 수 있는 글도 있었다. 한 에이블씨엔씨 직원은 "다들 언제 탈출할지 눈치작전 중이다. 잦은 조직개편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내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구조 조정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IMM PE가 K뷰티 업계를 잘 모르다 보니, 외부에서 데려오는 사람마다 검증이 되지 않았다"며 "직원들 내부적으로는 '사모펀드가 높은 연봉을 주고 데려온 이들이 하나같이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매각…시간문제일 뿐 업계는 에이블씨엔씨가 사실상 매각 수순에 들어갔다고 평가한다. 김 신임 대표의 선임은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김 신임 대표가 겸직하는 IMM오퍼레이션즈그룹은 에이블씨엔씨 최대 주주인 IMM PE의 포트폴리오 및 회사의 전략과 방향성을 관리하는 법인이다. 그동안 외부에서 대표를 맞이했던 IMM PE가 새로운 후보를 찾기보다 회사의 전략 방향성에 대해 이해가 높은 인력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능력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인 그는 2009년 IMM PE에 합류해 할리스에프앤비, 레진코믹스, 태림포장 등의 거래를 주도했다. 할리스커피 매각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2017년 할리스에프앤비 경영권을 잡은 김 대표는 기존 가맹점 중심의 사업 모델을 직영점 위주로 바꿔 매출을 크게 늘렸고, 지난해 매각으로 투자금의 2배(1450억원) 가까운 수익을 냈다. IMM PE는 김 신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들은 "에이블씨엔씨와 IMM오퍼레이션즈그룹 대표를 겸직함으로 보다 빠르게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IMM PE가 에이블씨엔씨의 외형을 얼마나 키우느냐에 집중돼 있다. 뷰티 업계는 사드 후폭풍에 이어 코로나19로 지난해 직격탄을 맞았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68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기존 방향성과 같이 온라인과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 및 매장 관리, 재고 관리 등의 운영 개선을 가속할 계획이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유진 신임 대표가 왔다는 건 결국 에이블씨엔씨를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할리스커피도 대표로 부임한 뒤 매각까지 약 2년이 걸렸던 만큼 에이블씨엔씨도 되파는데 최대 2년 정도는 소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6.29 07:00
연예

신화 에릭·김동완 갈등 일단락…“수년간 악의적 비방 법적 책임 묻겠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 에릭과 김동완의 팀 활동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된 가운데, 신화 측이 악의적인 비방글 등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선다. 에릭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서로의 이미지, 자존심 모두 신화를 위해 내려놓고 대화에 나서준 동완이 고맙고, 멤버들도 고맙다”며 김동완과 화해했음을 알렸다. 에릭은 “앞으로는 우리끼리 비교하고 잘잘못 따지며 싸우지 말고, 이 에너지로 신화와 신화창조(팬클럽)를 지키기 위해 싸우자”면서 팬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김동완도 인스타그램에 에릭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고 전하고 신화의 활동과 무대를 잘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3년간 팀을 이어온 신화의 리더 에릭과 멤버 김동완은 팀 활동 과정에서 서로에게 갖게 된 불만을 최근 각자의 인스타그램에 표출하며 설전을 벌였다. 이후 두 사람은 만남을 갖고 서로에 대한 그간의 오해를 풀고 갈등을 봉합했다. 아울러 이들의 독립 레이블 신화컴퍼니는 온라인 여러 익명 게시판의 악의적 비방과 인신공격, 동료들과 가족을 향한 심각한 모독 행위 등으로 멤버들의 불화나 오해가 생기기도 했다며 “이후 익명게시판을 통한 모욕과 비방, 가족을 향한 모독, 사실과 다른 카더라 식의 명예훼손은 멤버 전원의 이름을 걸고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익명게시판의 어떤 의견도 수용치 않고, 어떤 지원도 받지 않겠다며 신화 공식 팬카페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적극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2021.03.17 09:41
연예

"팬 신화창조 덕분"…신화, 불화설 잠재우고 완전체 컴백 기대↑ [종합]

23년의 신화가 계속된다. 리더 에릭이 김동완과의 불화설을 극복하고 함께 신화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에릭은 17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서로의 이미지 자존심 모두 신화를 위해 내려놓고 대화에 나서준 동완이 고맙고. 둘의 싸움 중재해준 동생들 그리고 멤버들 고맙고. 신화 본인들 보다 더 많은 시간 신화를 위해 고민해주고 신경써준 장언이형 고맙다"면서 김동완과 상황 수습에 나서준 이들에 감사를 전했다. 특히 "잠자고 있던 진짜 신화창조가 깨어나면 일어나는 일들"이라며 "무엇보다 각자 인생 살아가다 신화 위기란 소식듣고 발벗고 달려나와 순식간에 상황 정리 시켜버린 신창들"이라며 팬들에 애정을 드러냈다. 불화설을 잠재운 글과 함께 완전체 6인이 다 함께 모인 단톡방 캡쳐도 올렸다. 에릭은 지난 6년간 단톡방에 김동완이 없었고, 스케줄을 조율하다 지쳐 본인 또한 최근 3개월간 대화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불화설의 내막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을 계기로 다 모인 멤버들의 모습은 새로운 신화의 컴백을 기대하게 한다. 에릭은 "이렇게 빨리 정리 진정 시키고 단합 될줄은 몰랐다. 앞으론 우리끼리 비교하고 잘잘못 따지며 싸우지 말고, 이 에너지로 신화와 신화창조를 지키기 위해 싸우자"라고 다짐했다. 앞서 김동완 또한 "에릭과의 대화는 잘했다. 더불어 함께 자리해 준 멤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신화로 보냈고 신화 멤버들은 그 시간을 함께한 친구이자 가족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멤버 모두가 언제나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언제나 사이가 나빴던 것도 아니었다"면서 그간의 오해를 잘 풀었다고 밝혔다. 소속사 신화컴퍼니는 이번을 계기로 신화를 향한 각종 비방이나 정신적 피해를 주는 행위를 두고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신화는 익명게시판의 어떤 의견도 수용치 않겠다. 익명게시판의 어떤 지원도 받지 않겠다. 익명게시판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신화창조와 동일시하지 않겠다"면서 신화의 이름을 걸고 강력하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1998년 데뷔한 신화는 국내 최장수 아이돌 그룹으로 아이돌 후배들의 롤모델이 됐다. '으쌰으쌰' '해결사' 'TOP' '브랜드 뉴' '와일드 아이즈' '표적' 등 많은 히트곡을 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3.17 09:00
스포츠일반

학폭 피해자 왜 ‘포털 익명게시판’에 몰렸나

프로배구 흥국생명 이재영, 다영 자매와 OK금융그룹 송명근·심경섭은 ‘학폭’(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코트를 떠났다. 시작은 피해자의 폭로였는데, 이들이 피해를 공개한 통로는 정부기관의 신고센터가 아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그중에서도 ‘네이트판’이었다. ‘네이트판’은 2006년부터 포털 네이트가 운영 중인 인터넷 커뮤니티다. 누구나 익명으로 고민이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글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표시할 수도 있고, 관련 토론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곳이 ‘학폭 폭로의 장’으로 떠올랐다. 스포츠계 인권 보호와 비리 근절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있다. 고 최숙현 철인 3종 경기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8월 출범했다. 이곳에도 신고가 접수되기는 했다. 18일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338건이었다. 가장 많은 분야는 폭력이었고, 신고·상담자로는 가족과 체육계 관계인이 많았다. 센터는 신고 접수 후 조사를 거쳐 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요구 ▶수사기관 고발 ▶피해자 구제 조치 ▶환경 개선 권고 등의 조처를 한다. 지금까지 처리한 사건은 25건. 그 가운데 징계 결정까지 내려진 건 3건이다. 문제는 신고 후 심의위를 거치는 처리 과정이 더디다는 점이다. 한 올림픽 구기 종목 A선수는 “최근 스포츠윤리센터에 부정 관련 사안을 신고했다. 하지만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헌일 청주대 체육학과 교수는 “피해자는 당장 탈출이 시급할 텐데, 신고 후에도 계속 단계를 밟아야 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또 다른 관계 기관과 공조 시스템이 잘 이뤄지는지도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는 폭로 창구로 정부 기관 대신 ‘네이트판’으로 몰렸다. 특히나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폭로에 따른 파급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게다가 익명 게시판을 채택하고 있어 신원이 드러날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박선웅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는 “문제가 반복돼도 ‘꼬리 자르기’만 하는 모습에, 스포츠계의 신뢰가 사라졌다. 글을 올리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되도록 많은 이가 알게 되기를 원할 거다. 또한 보복을 우려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블라인드 형태의 폭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포츠윤리센터 예산은 연간 53억1200만원이며, 인원은 이사장 등 27명이다. 조사 인력은 팀장 3명과 조사관 7명이며, 건당 수당을 받는 비정규직 전문 조사위원이 11명이다. 업무가 과중한 점도 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센터 이숙진 이사장과 노동조합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체육 철학자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사건이 터지면 ‘기구’부터 만들 뿐, 구조적인 시스템 문제는 짚어보지 않는다. 사실 ‘스포츠윤리센터’보다 ‘스포츠윤리교육센터’를 먼저 만들었어야 했다"며 “코로나19임시선별소처럼, 사건이 터진 뒤 피해자가 신고하기만 기다리는 것 같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우 조병규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16일 네이트판 글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에 기댄 허위고발로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 김정호 교수는 “물론 허위고발은 객관적 조사를 거쳐 조처를 해야 한다. 그래도 먼저 피해자 중심으로 사안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윤리센터 측은 “센터 출범 7개월 만에 성과를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아직 홍보가 덜 된 측면도 있다”며 “신고 대표전화가 1670-2876이니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1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체육계 가혹행위 관련 대한체육회의 추진방향’ 답변서에 “청소년기에 무심코 저지른 행동에 대해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한 부분도 일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해서도 적절한 징벌 및 규제 이후 반성하고 교화하여 사회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숱한 체육계 폭력에도 대한체육회의 안일한 인식은 여전하고, 개선의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가해자의 권리 보호는 가해자가 제때 제대로 된 처벌을 받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가능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박린·남수현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2.19 08:17
스포츠일반

학폭 피해자는 왜 '포털 익명게시판'에 몰려갔나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 다영 자매와 OK금융그룹 송명근·심경섭은 ‘학폭’(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지면서 코트를 떠났다. 발단은 피해자의 폭로였는데, 이들이 피해를 공개한 통로는 정부기관의 신고센터가 아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그 중에서도 ‘네이트판’이었다. ‘네이트판’은 2006년부터 포털 네이트가 운영 중인 인터넷 커뮤니티다. 누구나 익명으로 고민이나 사회 문제 등 다양한 글을 올릴 수 있다. 여기에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표시할 수도 있고, 관련 토론도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곳이 ‘학폭 폭로의 장’으로 떠올랐다. 스포츠계 인권 보호와 비리 근절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가 있다. 고 최숙현 철인 3종 경기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8월 출범했다. 이곳에도 신고가 접수되기는 했다. 18일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12월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338건이었다. 가장 많은 분야는 폭력이었고, 신고·상담자로는 가족과 체육계 관계인이 많았다. 센터는 신고 접수 후 조사를 거쳐 심의위원회에서 ▶징계 요구 ▶수사기관 고발 ▶피해자 구제 조치 ▶환경 개선 권고 등의 조처를 한다. 지금까지 처리한 사건은 25건. 그 가운데 징계 결정까지 내려진 건 3건이다. 문제는 신고 후 심의위를 거치는 처리 과정이 더디다는 점이다. 한 올림픽 구기 종목A선수는 “최근 스포츠윤리센터에 부정 관련 사안을 신고했다. 하지만 결과가 언제쯤 나올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헌일 청주대 체육학과 교수는 “피해자는 당장 탈출이 시급할 텐데, 신고 후에도 계속 단계를 밟아야 한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또 다른 관계 기관과 공조 시스템이 잘 이뤄지는지도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는 폭로 창구로 정부 기관 대신 ‘네이트판’으로 몰렸다. 특히나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폭로에 따른 파급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게다가 익명 게시판을 채택하고 있어 신원이 드러날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박선웅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는 “문제가 반복돼도 ‘꼬리 자르기’만 하는 모습에, 스포츠계의 신뢰가 사라졌다. 글을 올리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되도록 많은 이가 알게 되기를 원할 거다. 또한 보복을 우려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블라인드 형태의 폭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포츠윤리센터 예산은 연간 53억1200만원이며, 인원은 이사장 등 27명이다. 조사 인력은 팀장 3명과 조사관 7명이며, 건당 수당을 받는 비정규직 전문 조사위원이 11명이다. 업무가 과중한 점도 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센터 이숙진 이사장과 노동조합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체육 철학자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사건이 터지면 ‘기구’부터 만들 뿐, 구조적인 시스템 문제는 짚어보지 않는다. 사실 ‘스포츠윤리센터’보다 ‘스포츠윤리교육센터’를 먼저 만들었어야 했다"며 “코로나19임시선별소처럼, 사건이 터진 뒤 피해자가 신고하기만 기다리는 것 같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우 조병규의 ‘학폭’ 의혹을 제기한 16일 네이트판 글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에 기댄 허위고발로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 김정호 교수는 “물론 허위고발은 객관적 조사를 거쳐 조처를 해야 한다. 그래도 먼저 피해자 중심으로 사안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윤리센터 측은 “센터 출범 7개월 만에 성과를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아직 홍보가 덜 된 측면도 있다”며 “신고 대표전화가 1670-2876이니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2.18 17:53
연예

'삼광빌라!' 이장우♥진기주, 한보름 집착에 위기…사랑 지킬까

'오! 삼광빌라!' 이장우와 진기주가 계속되는 한보름의 집착에 곤혹을 겪었다. 알콩달콩 로맨스 앞날에 물음표가 던져졌다. 시청률은 자체 최고 기록인 32.9%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가구 기준) 13일 방송된 KBS 2TV 주말극 '오! 삼광빌라!' 26회에는 마침내 마음의 거리를 좁힌 진기주(이빛채운)와 황신혜(김정원)의 눈물 어린 대화가 그려졌다. 황신혜는 전남편 엄효섭(박필홍) 때문에 몸도 마음도 병들었던 과거사를 털어놓으며 어린 딸을 돌보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오랜 세월 자책하며 살아온 엄마에게 진기주는 "대표님 잘못 아니에요. 저 원망 안했어요"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다음 날, 황신혜네 아침식탁에는 칼 바람이 불었다. 일전의 의상 분실 사건과 사내에 퍼진 혼외자 논란으로 진기주와 한보름(장서아)의 갈등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 그럼에도 이제 자매가 된 두 사람이 친해지길 바라는 황신혜는 냉랭한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주말 여행을 제안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렀다. "자매인데, 언니가 사귀었던 남자를 동생이 사귀는 건 좀 아니지 않나?"라며 억지를 부리는 한보름에게 진기주는 자꾸 이장우(우재희)와 연인이었던 것처럼 이야기하면 스스로 착각에 빠지지 않겠냐며 차분하게 응수했다. '착각'이라는 말에 흥분해 거친 말을 쏟아내며 폭주하는 한보름 때문에 황신혜와 진기주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한보름은 끝도 없이 망가지며 주변사람들을 걱정시켰다. 그래야 진기주를 환영 받지 못하는 불편한 존재로 만들 수 있기 때문. 보란 듯이 독한 술을 마시고, 검은 속내를 품은 전성우(황나로)를 가까이했다. 한보름을 친동생처럼 생각하며 아꼈던 이장우는 술잔을 빼앗고 걱정을 쏟아내며 전성우를 멀리하라고 따끔하게 조언했다. 그럼에도 좀처럼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보름은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난동을 부렸고, 그녀를 말리는 이장우와 진기주는 점점 지쳐갔다. 과연, 모질게 얽힌 삼각관계 속에서도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 가운데, 진기주를 키워준 엄마 전인화(이순정)는 모든 비밀을 짊어진 채 떠나라고 압박하는 황신혜의 엄마 정재순(이춘석)을 향해 반격을 개시했다. 정재순이 진기주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에 자신이 깊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황신혜에게 들킬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 정재순이 익명게시판 글을 캡처해서 자신에게 보내줬다는 사실뿐 아니라, 진기주를 손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 같다며 최근 그 문제로 몇 차례 연락을 받았다는 것까지 황신혜에게 알렸다. 전인화의 의도대로 황신혜는 곧바로 정재순을 몰아세우며 이것저것 캐묻기 시작했다. 전인화가 황신혜를 통해 '이제는 가만히 당하지 만은 않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진기주를 지키는 것이었다. '포스트 제임스'의 삶을 사는 정보석(우정후)은 조금씩 변화를 보였다. 자신 앞에서 잔뜩 움츠러든 직원들을 보며 까다롭고 엄격했던 지난 날을 반성하기 시작한 것. 천천히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하나씩 나쁜 습관을 바꿔나갔고, 이혼 후유증으로 조울증을 앓고 있는 전 부인 진경(정민재)을 걱정하면서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오! 삼광빌라!'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12.14 08:52
경제

진실공방으로 번진 이스타-제주항공 M&A…포기 못하는 이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셧다운과 구조조정 책임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서 각사 직원들 간의 갈등으로 번지면서 더욱 짙은 안갯속에 빠진 모양새다. 그럼에도 M&A가 파기되지 않고 있는 것은 두 항공사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직접 양측을 만나면서 협상 분위기가 반전될지 주목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 ‘셧다운’ 지시?…갈등 고조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셧다운과 구조조정을 지시한 사실이 공개되며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인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제주항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제주항공이 말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다른 회사를 없애는 것이었냐. 너무 악의적이다” “이스타포트, 수습, 인턴까지 다 자르고 셧다운까지 시켰으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 등 제주항공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반대로 “인수 무산되면 제주 역시 계약금 등의 명목으로 200억∼300억원의 손실이 나는데 망하라는 심보로 그 돈을 낼 회사가 어디 있느냐” 등 제주항공 편에서 반박하는 글도 올라오며 양사 직원들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인다. 앞서 3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3월 말 ‘셧다운’을 앞두고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에게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말한 전화 통화 내용을 확보해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며 제주항공을 규탄했다. 김현미도 나서… M&A 결국 성사되나 M&A를 질질 끌어가던 두 항공사 간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고는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M&A를 성사해야 할 이유가 있어 무산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제주항공에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의 ‘지분 헌납’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금액 등)이 담긴 2차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M&A 문제의 핵심인 '체납 임금'을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파산 위기에 처한 이스타항공은 여전히 제주항공과의 인수를 성사시키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스타항공으로서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속 참담한 항공 시장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 이외에 딱히 없다.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M&A가 무산되면 당초 정부가 제주항공에 지원하려고 했던 1700억원의 지급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이유가 있다. 지난달 29일 김 장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체불 임금 문제가 해결돼야 M&A가 종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런 것들이 종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금융이 지원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올해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제주항공이 정부 지원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더군다나 김 장관이 직접 사태를 수습하고 나서 M&A 무산 가능성이 더욱 옅어졌다. 김 장관은 최근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의원을 차례로 만나 M&A 성사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노조에 의해 제시된 쟁점 등에 대해 7일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인수 포기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이던 제주항공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7.06 07:00
경제

[단독] "회장님 순회 오신다. 황금연휴 출근해라"…패션기업 한세그룹 '갑질' 의혹

국내 패션∙문화 기업인 한세예스24홀딩스가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 기간에 직원들을 백화점 매장 판매 지원에 동원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한세예스24홀딩는 한세실업·한세엠케이·한세드림·예스24·동아출판 등 패션과 문화콘텐트를 이끌어가는 기업 중 하나다. 일간스포츠가 단독 확보한 이메일과 공지에 따르면 한세예스24홀딩스 경영지원부 고위 간부는 각 계열사 부서장과 본부장들에게 연휴 기간 매장 판매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팀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 간부는 "회장님께서 매장 지원 리스트를 보고 순회를 오실 예정이다. 어디를 가실지 모르니 자리를 지켜달라"면서 영업부서 등 현장 판매직과 무관한 사업부·생산부·지원부서의 직원들까지 돌아가면서 매장에 나올 것을 요구했다. "회장님 오신다"…생산부∙사업부도 연휴 판매 동원 한세예스24홀딩스 경영지원부의 한 간부는 지난 27일 오전 각 계열사 본부장과 부서장에게 전체 메일을 돌렸다. 이 간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걷혀가고 있으나 아직 많은 패션 회사가 비상"이라면서 "이번 5월 황금연휴기를 맞이해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백화점 등 매장의 판매를 지원할 수 있도록 팀을 구성해달라"고 했다. 이메일에 따르면 이 간부는 법인별 영업부서 외에도 지원부·생산부·사업부 등에서 주요 매장과 점포를 선정해 지원을 나가도록 요구했다. 그러면서 "회장님께서 순회를 나가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간부는 다음 날인 28일 구체적인 지원 일정을 추가로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팀장 직급 이상은 각 사업부별로 4~5명가량의 팀을 구성해 연휴 중 이틀 동안 매장을 순회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목표는 고객, 매니저와 대화하며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반 팀원들에게는 집에서 가까운 백화점 매장을 중심으로 연휴 중 하루는 참석해 판매 지원을 하라고 하달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부별 팀 배정 시 팀별 1~2명 정도 배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기간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요구한 매장 지원 날짜는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로, 어린이날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 기간이다. 부처님오신날인 30일은 법정공휴일이고, 노동절인 5월 1일은 법정 휴일이다. 2~3일은 토요일과 일요일로 약정 휴일이다. 노무법인 노동과 인권 박성우 노무사는 "노동절 휴일은 휴일 대체가 불가능하다. 300인 이상 사업체이거나 기존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근무를 채택한 사업체라면 석가탄신일과 토요일, 일요일은 쉬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휴일제도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근로자가 휴일 근무를 동의하더라도 사업자는 반드시 휴일 근로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박 노무사는 "통상 휴일 근무는 통상임금의 50% 가산된 휴일 근무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 휴일에 일하고도 이를 지급하지 않으면 이 역시 법 위반"이라고 했다. 관건은 휴일 근무가 사용자 측의 강요인지 직원의 동의로 이뤄진 것인지다. 박 노무사는 "회사 간부의 요구로 명시적인 동의없이 휴일 출근을 하게됐다면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동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좋은 방법은 노동청에 익명으로 근로감독청원 신청을 하는 것이다. 근로감독청원을 받은 노동청은 사안을 검토해 기업에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하라고 통보한다. 한세예스24홀딩스 수준의 기업에서 휴일 근무 강요가 이뤄졌다면 사정 당국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엄연한 노동법 위반… 직원들은 한숨만 한세예스24홀딩스 소속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연휴 동원령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한 한세예스24홀딩스 직원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저녁 6시까지 매장 근무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미리 공지하지 않았다. 연휴를 3일 앞둔 27일에 공지를 해 직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 판매직이나 영업부서도 아닌 직원이 백화점에서 의류를 판매해야 한다. 특히 5월 1일은 '메이데이'인 노동절 아닌가"라며 "'아직 회장님이 어느 매장에 갈지 모른다. (회장님이 방문하는) 매장 지원자는 자리를 지키고 있고, 연휴가 끝나고 뒷말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공지도 받았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익명게시판 앱 '블라인드'의 한세예스24홀딩스 게시판은 회사 측의 휴일 매장 지원 요구로 시끄러웠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한 계열사 직원은 "인간적으로 휴일에 부려먹으려면 식대와 교통비라도 달라"고 하자 다른 직원이 "그건 준다더라. 눈물 나게 고맙다"고 썼다. 또 다른 계열사 직원은 "이번 연휴에 코로나19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뉴스에서도 난리 아닌가. 이 시국에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는 매장 매원이라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원들은 가족도 없고, 계획도 없고, 그냥 까라면 가야 하나. 진짜 너무 우울해서 우울증 걸릴 거 같다", "(판매직도 아닌) 우리가 나간다고 매출이 달라지는가"라는 하소연도 눈에 띄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요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세예스24홀딩스는 '건강한 조직문화 구현 및 종업원 만족도 제고로 선망하는 기업상 수립'을 주요 미션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최근 사내에서 벌어지는 모습은 한세예스24홀딩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오해다. 과거에 영업부가 주말에 매장을 돌았던 건이 와전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세예스24홀딩스는 지주사로서 계열사 직원들에게 ‘휴일 근무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권유는 할 수 있으나 지시는 할 수 없다”며 “만약 그런 이메일이 외부에 유출됐다면 바로 잡는 정정 이메일이 다시 직원들에게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4.29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