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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미나리', 아름답고 보편적인 영화"…오스카 레이스 지원 사격
'기생충'으로 오스카를 휩쓴 봉준호 감독이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의 오스카 레이스를 지원 사격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봉준호 감독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의 FYC(For Your Consideration) 페스티벌을 통해 정이삭 감독과 화상 대담을 나눴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영화를 찍는 것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는 봉 감독은 "이 영화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음, 향수로 버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감독님의 캐릭터인 꼬마의 시점으로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점들이 분산돼 있다. 내리에션이나 해설도 넣지 않았다.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것이 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스티븐 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에서 스티븐 연과 호흡을 맞췄다. 또한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에서 아버지 역으로 스티븐 연을 캐스팅했다. 정이삭 감독은 "스티븐 연은 미국에서 조금 특이한 사랑미다"라며 '미나리' 속에서 스티븐 연이 연기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에 관해 설명했다. 이에 봉 감독은 "'옥자'에서 스티븐 연 캐릭터는 거짓말을 하지만 오히려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다. 스티븐은 이렇게 사랑스러운 면을 갖고있다. 그러나 '미나리'에서 스티븐이 보여준 연기는 차원이 달랐다. 새로운 면을 봤다. 정말 아버지 같은 아버지였다"고 극찬했다. 봉 감독은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유력 후보인 윤여정도 언급했다. 그는 "윤여정은 한국에서도 독특한 배우다. 전통적인 한국의 엄마나 할머니는 아니다. '미나리'에서도 전무후무한, 잊지 못할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고 밝혔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의 연출과 각본에 참여한 정이삭 감독은 이미 '문유랑가보'로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한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B가 제작을 담당했으며,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더 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A24가 북미 배급을 맡았다. 선댄스영화제 최고상인 심사위원상, 관객상을 받은 '미나리'는 2021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꼽히고 있다. 오스카 레이스의 신호탄인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2관왕에 등극했고, 인디애나 기자협회에서도 10개 부문의 후보에 선정되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내년 4월 열리는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2.18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