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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인종차별 논란’ 사라진 사과문…‘보란 듯이’ 훈련 사진 올린 벤탄쿠르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훈련 사진을 올렸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보란 듯이 새로 올린 사진인데,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은 24시간이 지나면서 자동으로 자취를 감췄다.벤탄쿠르는 16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우루과이 대표팀 훈련 사진을 게재했다. 우루과이 축구협회가 올린 자신의 훈련 사진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링크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근황을 알렸다. 스토리에 올라왔던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은 24시간이 지남과 동시에 자동으로 삭제됐다.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스토리가 아닌 일반 SNS 게시물에는 이미 국내 팬들은 물론 전 세계적인 팬들의 비판 댓글이 끊임없이 달리고 있는 상황. 자신을 향한 전세계의 비판 여론을 인지하고도 사과문은 자동으로 삭제되는 시스템에 올리고, 보란 듯이 자신의 대표팀 훈련 사진을 새롭게 올린 셈이다.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에 대한 진정성조차 의심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앞서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에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발언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식의 명백한 인종차별적인 발언이었다. 벤탄쿠르의 이같은 발언은 곧장 전 세계적인 비판으로 이어졌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 영국 매체 더 선 등은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발언을 조명했다.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손흥민을 향해 사과의 뜻을 남겼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 사과한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며 “너를 사랑하고, 누구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적었다. 다만 손흥민의 애칭인 쏘니를 Sonny가 아닌 일본 브랜드 소니(Sony)로 두 차례나 적은 데다, 일반 게시물이 아닌 24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삭제되는 스토리에 올린 사과문이라 또 다른 비판 여론이 일었다.벤탄쿠르는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 손흥민을 향한 사과문이 자동으로 삭제된 뒤 보란 듯이 자신의 대표팀 훈련 사진을 게재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 일원으로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한 뒤, 다음 달 국내에서 열리는 팀 K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친선경기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김명석 기자 2024.06.1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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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이 그렇게 걱정했는데…’ 벤탄쿠르, “아시안은 다 똑같이 생겼어” 발언→SNS로 사과문 작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성 발언을 남긴 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고개를 숙였다. 특히 이번에는 ‘주장’ 손흥민을 소재로 한 농담을 건네며 더욱 논란이 됐다.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5일(한국시간)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나쁜 농담을 발언한 뒤 사과했다”라고 주목했다.벤탄쿠르는 최근 우루과이에서 방영되는 포르 라 카미세타 중 인종차별성 발언을 남겨 논란이 됐다. 중계 중 자신의 사촌들과의 대화에서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라고 발언한 것이다.영상 말미 그의 사촌은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모두 똑같이 생겼다. 아마 그의 유니폼이 아닐 수 있다”라고 농담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SNS에 사과문을 게시했다.벤탄쿠르는 “형제여, 이런 일이 벌어져서 미안하다. 나쁜 농담이었다”라고 반성한 뒤 “내가 형을 무시하거나, 상처 주지 않는다는 걸 알 것이다”라고 덧붙였다.손흥민을 둘러싼 인종차별성 언행은 여전히 EPL 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매체 역시 “지난해 11월에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인종차별적인 제스처를 취한 서포터스가 3년간 축구 경기 관람이 금지됐다”라고 조명했다. 과거 첼시, 웨스트햄 등 팬들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성 제스처를 한 것 역시 유명하다.같은 날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은 토트넘을 대표하는 동안 3차례나 인종차별의 표적이 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공교롭게도 이번에는 같은 팀원이 인종차별적 행위로 논란이 됐다. 더군다나 손흥민은 과거 벤탄쿠르의 장기 부상 당시 누구보다 걱정을 드러낸 선수 중 하나다. 벤탄쿠르는 2022~23시즌 중 십자인대 파열로 쓰러지며 장기 이탈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치료 중인 내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다. 너는 곧 돌아올 것이다”라며 쾌유의 메시지를 건넨 바 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우중 기자 2024.06.1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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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겹다” 분노한 벨링엄도 작심 발언…“끔찍한 일, 비니시우스 놓칠 수도 있다”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도 인종차별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높였다. “역겹다”는 강도 높은 발언으로 분노를 드러냈다.벨링엄은 맨체스터 시티와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오렐리앙 추아메니가 인종차별을 당한 지) 나는 몰랐다. 사건에 관해 인지하지도 못했다. 엄청난 문제이며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 인종차별을 당할 것을 알면서 경기를 준비하는 것은 선수에게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추아메니는 지난 14일(한국시간) 열린 마요르카와 리그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인종차별을 당했다. 마요르카 구단 역시 “레알과 경기에서 한 사람이 인종차별적인 제스처를 취한 영상이 확인됐다”며 “클럽은 축구 폭력 방지 프로토콜을 활성화했으며 이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발 벗고 나섰다. 한두 번이 아니다. 많은 축구선수들이 인종차별 피해를 보고 있는데, 레알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대표적이다. 비니시우스는 자주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고, 최근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벨링엄은 “(인종차별이) 역겹다. 관계자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니시우스는 주목받는 선수인데, 그가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 축구계는 그와 같은 선수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누구도 그런 대우(인종차별)를 받을 이유가 없다.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면서 사람들이 자신을 돌봐주길 바라지만, 현재로서는 충분히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니시우스는 지난해 5월 발렌시아와 경기 중 인종차별을 당했다. 당시 발렌시아 홈팬들은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라는 인종차별적 구호를 외쳤고, 비니시우스는 격분했다. 이후에도 비니시우스를 비롯해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은 줄지 않는 모양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달 “언어적 인종차별은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매일 집에 돌아갈 때 더욱 슬퍼진다. 아무도 나를 응원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미안하지만 나는 축구를 하고 싶고, 구단과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하고 싶다”며 눈물을 훔쳤다. 동료들의 아픔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벨링엄이 작심 발언을 한 이유다.김희웅 기자 2024.04.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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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러브' 금지한 FIFA, 차별 구호도 금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관중들의 문제적 언행에도 조사에 나섰다. 엘 우니베르살, 레포르마 등 멕시코 매체들은 23일(현지시간) FIFA가 22일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C조 1차전 멕시코와 폴란드의 경기에서 멕시코 관중들이 부적절한 내용의 노래를 부르거나 구호를 외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여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정확한 발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FIFA는 멕시코 축구연맹 측에 '경멸·차별·모욕적 언행으로 국가·사람·단체의 존엄이나 존엄을 침해한 행위'를 처벌하는 FIFA 규정 13조에 근거한 조사라고 통지했다고 전해졌다. 현지 매체들은 일부 구호 중 성 소수자 혐오적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FIFA가 이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관중은 심판에게 욕설하거나 폴란드 선수를 향해 야유를 보내며 다소 거친 표현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FIFA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대한 무관용 정책에 따라 징계 법규를 근거로만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폴란드와 멕시코는 이 경기에서 0-0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FIFA는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벌인 문제적 행동에도 엄격하다. 지난 9월에는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튀니지와 프랑스의 친선경기에서 관중석에서 히샬리송에게 바나나를 던지는 인종차별적 행동을 하자 곧바로 조사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도 폴 포그바와 우스만 뎀벨레에게 러시아 관중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자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관중들의 차별 행위를 제재하지만, 선수들이 이를 지적하는 것 또한 제재하고 있다. FIFA는 개최국 카타르의 문화를 존중한다며 유럽 대표팀 주장들이 준비했던 원 러브(One Love) 완장 착용을 금지했다. 원 러브 완장은 다양한 성 정체성을 포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각 주장은 제재에도 이를 착용하려 했지만, FIFA의 태도가 워낙 강경해 결국 포기했다. 23일 일본과 E조 1차전을 치렀던 독일은 완장 대신 입을 막는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2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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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손흥민 앞에서 눈 찢은 팬... 또 터진 인종차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손흥민(30·토트넘)이 또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첼시가 토트넘과 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한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나섰다”고 18일(한국시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끝난 첼시와 2022~23 EPL 2라운드 원정경기(2-2 무)에서 후반 코너킥을 차러 이동할 때 일부 홈 팬이 그를 향해 인종차별적인 행위를 했다. 첼시와 토트넘은 손흥민을 겨냥한 행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토트넘 팬이 많은 커뮤니티와 SNS(소셜미디어) 등에는 코너킥을 차러 이동하는 손흥민을 향해 한 남성이 눈을 옆으로 찢는 제스처를 하는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이 동작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행동 중 하나다. 손흥민은 이미 여러 차례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손흥민은 지난해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경기에서 반칙을 당했는데, 이 때문에 맨유의 득점이 취소됐다. 이에 감정이 상한 일부 맨유 팬들은 SNS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욕설로 비난한 바 있다. 이 중 12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벌였고, 사과 편지를 쓰도록 하는 '공동체 해결 명령'을 내렸다. 2018년 10월엔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카라바오(리그)컵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던 웨스트햄 팬이 기소돼 184파운드(29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울버햄튼(영국)에서 뛰는 황희찬은 지난 1일 포르투갈 알가르브에서 열린 SC 파렌세(포르투갈)와 친선 경기 도중 파렌세의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었다. 이에 황희찬은 "우리는 그저 (모두가) 같은 인간이다. 성숙한 태도로 이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는 그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 인종차별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행사에서 “어릴 때 독일에 간 뒤 상상하지 못한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고 고백했다. 시간이 지난 후 지난 시즌 EPL에서 23골을 터뜨리며 ‘월드클래스’에 올랐어도 그를 향한 차별적 행위는 여전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물론 일부이지만 ‘아시아인은 차별하고 무시해도 된다’는 잘못된 의식이 (유럽인들에게) 내재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서 교수는 “‘경기장 출입 금지’ 등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만 (인종차별을 해도 된다는) 서포터즈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며 “잠시 분노하는 게 아니라 지속해서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첼시 구단에 항의 서한을 보내는 등 여론 형성을 위한 집단행동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19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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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겨냥한 인종차별 행위 발생... 첼시, 조사 착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손흥민(30·토트넘)이 또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첼시가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토트넘과 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 행위가 발생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한국시간) 전했다. 디애슬레틱을 포함해 유로스포르트, 더 선 등 복수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이 지난 15일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끝난 첼시와 2022~23 EPL 2라운드 원정 경기(2-2 무)에서 후반 코너킥을 차러 이동할 때 일부 홈 팬들이 그를 향해 인종차별 행위를 했다. 첼시와 토트넘은 손흥민을 겨냥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SNS(소셜미디어) 등에는 코너킥을 차러 이동하는 손흥민을 향해 눈을 옆으로 찢는 제스처를 취한 한 남성이 찍힌 사진이 공유되고 있다. 이 제스처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이다. 그동안 손흥민은 여러 차례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됐다. 손흥민은 지난해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경기에서 반칙을 당했는데, 이 때문에 맨유의 득점이 취소됐다. 이에 감정이 상한 일부 맨유 팬들은 SNS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욕설로 비난한 바 있다. 이 중 12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벌였고, 이들을 정식으로 기소하는 대신 사과 편지를 쓰도록 하는 '공동체 해결 명령'을 내렸다 2018년 10월엔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카라바오(리그)컵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던 웨스트햄 팬은 기소돼 184파운드(29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울버햄튼에서 뛰는 황희찬은 지난 1일 포르투갈 알가르브의 알가르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 2부리그 소속 SC 파렌세와 친선 경기 도중 파렌세의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었다. 이에 황희찬은 "우리는 그저 (모두가) 같은 인간이다. 성숙한 태도로 이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는 동료, 후배들 그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 인종차별에 반대한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김영서 기자 2022.08.18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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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차별은 일부의 일탈이 아니다②

2019~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의 2라운드 경기에서 인터 밀란은 칼리아리를 만나 후반 중반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후반 27분 인터 밀란은 페널티킥을 얻어 냈고, 벨기에 국가대표이자 아프리카 콩고 혈통을 가진 로멜루 루카쿠가 키커로 나선다. 그러자 칼리아리의 홈구장 관중석에서 ‘원숭이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흑인인 루카쿠를 겨냥한 인종차별 행위였다. 야유에도 킥을 성공한 루카쿠는 세리모니 대신 항의의 표시로 관중석을 쳐다봤다. 경기 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구가 인종차별과의 싸움에서 후진(going backwards)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차별에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인종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강한 처벌도 불사하고 있다. 따라서 칼리아리는 팬들의 원숭이 구호로 벌금이나 승점 감점 등 징계를 받아야 할 처지였다. 하지만 이탈리아축구협회(FIGC)는 시끄럽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관중이 명확히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어 ‘인종차별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대신 FIGC는 파르마와의 경기에서 칼리아리 팬들이 경기장에 병을 투척했다며 5000유로(665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FIGC는 인종차별은 묵과한 대신, 병을 던진 행위에만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인터 밀란의 팬클럽 중 하나인 ‘쿠르바 노드(Curva Nord)’가 루카쿠에 보낸 공개편지는 충격적이다 못해 어이가 없다. 이들은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며 칼리아리 팬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히며, “인종차별이 심각한 북유럽과는 다르게 이탈리아에는 그러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원숭이 구호는 인종차별이 아니며, 도리어 루카쿠를 향한 ‘존경의 형태(form of respect)’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편지는 “우리는 항상 그러한 방식으로 응원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끝을 맺었다. 일부 극단적인 팬들만 이런 황당한 사고방식을 가진 것이 아니다. 이탈리아 축구를 규제하는 기관에도 인종차별은 뿌리 깊게 퍼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FIGC 회장 선거 유세 중 나온 발언이다. 카를로 타베키오는 자국 프로 축구에 외국인 선수가 너무 많다고 비판하며 "이전에는 바나나를 먹었던(previously ate bananas) 선수들이 1군 선수가 됐다"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에도 불구하고 타베키오는 축구협회장에 선출됐고, 유럽축구연맹(UEFA)은 그에게 6개월 자격 정지를 내렸다. 2019년 9월 밀라노에 본사를 둔 TV방송국 해설위원인 루치아노 파시라니는 인터 밀란의 루카쿠 영입은 성공이었다며 그의 재능을 칭찬하는 듯했다. 하지만 파시라니는 상대 팀이 루카쿠를 막기 위해서는 ‘10개의 바나나’를 피치에 던져, 그의 주의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막말을 던졌다. 꼭 이렇게 사람을 원숭이에 비교하거나 바나나를 언급해야 직성이 풀리는 것일까? 인종차별을 연구한 사회학자 마우로 발레리에 의하면 이탈리아 축구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곧잘 “말은 아프지 않다(words don’t hurt)”고 말한다고 한다. “세 치 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을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유소년 축구에도 인종차별이 상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2017년부터 두 시즌 동안 유소년 축구에서 보고된 차별사례는 약 80건이었다. 문제는 세리에A나 B에서 인종차별이 벌어지면 그나마 주목을 받지만, 하위 리그나 유소년리그에서 벌어지는 차별은 그냥 묻힌다는 것이다. 특히 유소년 경기는 증거를 기록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는 경기장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인종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기 더 어렵다고 한다. 분명 인종차별적인 구호가 관중석에서 나왔지만, 이들은 이를 차별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한참 성장하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에게도 자행되는 인종차별적인 폭언은 너무 가혹하다. 잉글랜드·프랑스 등과 달리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는 흑인 선수가 거의 없다. 아프리카 가나 혈통의 마리오 발로텔리는 천부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대표팀 에이스에 오른 특별한 선수였다. 그런 발로텔리마저도 역겨운 인종차별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그는 2019년 세리에A로 복귀할 때 “제가 마지막으로 여기 있었을 때 있었던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하며, 이탈리아가 그동안 변했기를 소망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참다 결국 터진 발로텔리는 원숭이 구호를 외친 베로나 관중석으로 축구공을 힘껏 차 버렸다. 이로 인해 그는 엘로 카드를 받았지만, 다른 나라 팬들은 발로텔리를 동정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이탈리아 사회는 발로텔리 같은 이민자의 자녀를 이탈리아인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실에 그들은 관심이 없다. 중요한 것은 피부색과 얼굴이다. 흑인이거나 아몬드 아이즈(almond eyes, 아몬드 모양의 눈으로 아시아인들의 눈을 의미)를 가진 사람은 진정한 이탈리아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2021년 유벤투스 여자축구팀은 아시아인을 조롱할 때 자주 쓰는 눈꼬리를 잡아당기는 트윗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이런 일은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이 낮은 이탈리아가 얼마나 인종차별에 무감각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탈리아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을 축구장에서 추방하기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종차별적인 구호는 관중석 전체가 아니라, 일정 집단에서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세리에A 축구장에 설치된 TV 카메라 등을 이용하면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는 관중을 잡아낼 수 있다. 이들을 식별하고 처벌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문제는 아무도 그러한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데에 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8.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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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당한 황희찬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될 일"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던 ‘황소’ 황희찬(26·울버햄튼)이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에서 활약하는 황희찬은 2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구단, 스태프, 동료, 팬분들까지 많은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우리는 그저 (모두가) 같은 인간이다. 성숙한 태도로 이 스포츠를 즐겨야 한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는 동료, 후배들 그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영어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고 했다. 황희찬은 지난 1일 포르투갈 알가르브의 알가르브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SC 파렌세(포르투갈)와 친선 경기 중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익스프레스앤드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황희찬은 경기 중 파렌세의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스프레스앤드스타는 “황희찬은 곧바로 주심과 울버햄튼 주장 코너 코디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하지만 당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울버햄튼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구단은 공식 SNS(소셜미디어)에 “파렌세와 친선경기에서 우리 팀의 한 선수가 인종 차별의 타깃이 된 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해당 사건을 보고하고 관련 기관의 조사를 요구할 것이다. 사안과 관련해 피해 선수를 철저하게 지원하겠다”라며 “모든 유형의 인종차별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한 건 황희찬이 처음이 아니다.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30)도 피해자다. 손흥민은 지난해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경기에서 반칙을 당했는데, 이 때문에 맨유의 득점이 취소됐다. 이에 감정이 상한 일부 맨유팬들은 SNS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욕설로 비난한 바 있다. 이중 12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벌였고, 이들을 정식으로 기소하는 대신 사과 편지를 쓰도록 하는 '공동체 해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어릴 때 독일에 간 뒤 상상하지 못한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 언젠가는 복수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축구는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다. 지난달에는 영국프로축구 내셔널리그(5부) 체스터필드FC와 EFL 리그2(4부) 브래드포드 시티 AFC의 친선경기에서도 인종차별 발언이 나와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다. 영국 검찰은 온라인에서도 인종차별 등 혐오와 적대감을 표출한 사람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는 명령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게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0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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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황희찬, 포르투갈 프리시즌 친선 경기서 인종차별 피해

‘황소’ 황희찬(26·울버햄튼)이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당한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튼은 1일(한국시간) 포르투갈 알가르브에 위치한 알가르브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포르투갈 2부리그 소속 SC 파렌세와 친선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울버햄튼의 프리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가벼운 부상으로 울버햄튼의 프리시즌 초반 3경기에 결장했던 황희찬은 이날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은 후반 23분 교체될 때까지 68분 동안 활약했다. 지난달 31일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과 친선 경기에 교체로 나와 컨디션을 끌어올렸던 황희찬은 프리시즌 2경기에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골 맛도 봤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11분에 동료가 얻어낸 페널티킥에 키커로 나서 침착한 슛으로 파렌세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런데 경기 중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G7, 익스프레스앤드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황희찬은 경기 중 파렌세의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익스프레스앤드스타는 “황희찬은 곧바로 주심과 울버햄튼 주장 코너 코디에게 사건을 보고했다. 하지만 당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울버햄튼은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구단은 공식 SNS(소셜미디어)에 “파렌세와 친선경기에서 우리 팀의 한 선수가 인종 차별의 타깃이 된 데 대해 크게 실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에 해당 사건을 보고하고 관련 기관의 조사를 요구할 것이다. 사안과 관련해 피해 선수를 철저하게 지원하겠다”라며 “모든 유형의 인종차별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가 인종차별을 당한 건 황희찬이 처음이 아니다.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30)도 피해자다. 손흥민은 지난해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경기에서 반칙을 당했는데, 이 때문에 맨유의 득점이 취소됐다. 이에 감정이 상한 일부 맨유팬들은 SNS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이 담긴 욕설로 비난한 바 있다. 이중 12명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벌였고, 이들을 정식으로 기소하는 대신 사과 편지를 쓰도록 하는 '공동체 해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어릴 때 독일에 간 뒤 상상하지 못한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 언젠가는 복수하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럽축구는 인종차별이 만연해 있다. 지난달에는 영국프로축구 내셔널리그(5부) 체스터필드FC와 EFL 리그2(4부) 브래드포드 시티 AFC의 친선경기에서도 인종차별 발언이 나와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다. 영국 검찰은 온라인에서도 인종차별 등 혐오와 적대감을 표출한 사람의 경기장 출입을 금지하는 명령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게 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08.0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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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이탈리아 축구가 둘째라면 서러워할 것, 인종차별①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대한민국은 연장 후반에 터진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에 2-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의 찌질한 복수는 바로 시작됐다. 다음날 당시 안정환의 소속팀이었던 이탈리아의 페루자 구단주는 그와의 계약 해지를 언급하며 “I have no intention of paying a salary to someone who has ruined Italian football(이탈리아 축구를 망친 안정환에게 월급을 줄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민족주의자라고 밝힌 구단주는 “안정환은 다시는 페루자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정환이 유럽인이었어도 저런 발언이 나왔을까? 일개 팬이 홧김에 보인 반응이 아니었기에 충격은 더 컸다. 세계 최고 프로축구리그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세리에A 구단주의 발언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극단적이고 경솔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이탈리아 축구에 뿌리 깊게 박힌 인종차별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당시 이탈리아 집에 있던 안정환의 승용차는 박살이 났다고 한다. 심지어 마피아는 그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불똥은 아시아인 전체로 퍼졌다. 이탈리아에 있던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모두 ‘한국인’ 취급당하며 모욕과 욕설에 시달려야 했다. 물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종차별이 없는 사회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다른 서유럽국가에 비해 인종차별이 유독 심하다. 2017년 미국의 싱크탱크인 퓨리서치센터는 서유럽 15개국 국민의 민족주의와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22개 질문의 대답을 바탕으로 퓨리서치센터는 0에서 10까지의 범위를 갖는 님(NIM: Nationalist, anti Immigrant & Minority) 척도를 만들었다. 님 척도의 숫자가 높을수록 타민족에 대한 거부감이 높음을 보여준다. 조사된 대부분의 나라에서 5.01 이상의 점수를 받은 국민의 점유율은 15%~25% 사이였다. 스웨덴은 단지 8%의 국민만이 5점 이상을 기록했고,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로 알려진 네덜란드는 16%를 보여줬다. 그에 반해 이탈리아는 5점 이상을 기록한 국민이 무려 38%로 나타났다. 서유럽에서 가장 인종차별적인 국가는 이탈리아였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다른 조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11년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탈리아 사회에서 외국인 혐오증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탈리아의 한 연구에 의하면 인터뷰 대상자의 55%가 인종차별적 행위를 정당화했다고 한다. 또한 로마에 위치한 정치사회연구소(Eurispes)가 2020년 펴낸 보고서에 의하면, 이탈리아인의 15.6%는 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대학살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 사회 지도층의 인종차별 발언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한테 “선탠까지 했다”는 상식 밖의 농담으로 구설에 올랐다. 우파정당인 북부연맹의 수장이자 상원 부의장인 로베르토 칼데롤리는 2013년 이탈리아 정부의 첫 흑인 장관이 된 세실 키엥게를 가리켜 “그녀를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는 막말을 던지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칼데롤리는 “농담이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이 밖에도 북부연맹의 한 여성의원은 아프리카인이 2명의 여성을 성폭행 한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키엥게 장관을 강간해야 한다”라는 끔찍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탈리아가 인종차별이 일상적인 나라라는 것을 감안해도, 키엥게 장관에 대한 언어 공격은 충격적이었다. 아울러 축구장에서 흑인 선수를 조롱하기 위해 바나나를 던지듯이, 키엥게 장관에게 바나나를 투척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은 남녀노소, 도시와 시골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좌우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18~19세기 유럽의 열강들이 식민지 쟁탈전을 벌일 때 통일도 못 이룬 이탈리아는 이에 합류할 수 없었다. 따라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식민지 국가들과 가진 문화적, 인적 교류를 이탈리아는 경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이들은 타 인종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캄파닐리즈모(campanilismo, 이탈리아어 종탑에서 파생된 단어로 지역마다 중심에 있는 성당 종탑의 종소리를 같이 듣고 사는 사람들의 강한 유대감을 의미)로 표현되는 이탈리아 특유의 지역주의와 가족주의 문화도 타 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갖게 하는 데 일조했다. 역사적으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아일랜드와 더불어 이민을 보내는 나라였지, 받아들이는 나라가 아니었다. 이러한 나라에 1980년대 후반 비 유럽 출신 노동자 유입이 본격화했다. 이탈리아는 빠르게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변화했고, 최근에는 지중해를 통해 난민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게다가 지금도 남아있는 파시즘의 유산과 베니토 무솔리니에 대한 향수, 그리고 이탈리아의 경제 침체에 이어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심리도 타 인종에 대한 거부감에 힘을 실었다. 안정환이 페루자에서 고통받은 지 20년이 지났지만, 이탈리아 사회나 축구리그에서 인종차별은 개선되지 않았다. 도리어 2019년 당시 인터 밀란 감독이었던 안토니오 콘테는 이탈리아 축구의 인종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주었다. 다음 칼럼에서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7.2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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