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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음주운전 적발되자 거짓말…프로농구 천기범 입건

음주운전을 하고 출동 경찰관에게 거짓말까지 한 현역 프로농구 선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프로농구 삼성썬더스 소속 천기범(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천씨는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중구 운서동 한 도로에서 술 취한 상태로 그랜저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일 오후 9시 20분께 "아파트단지 앞 계단에 걸쳐있는 차량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차량 뒷자리에 앉아 있는 천씨를 발견했다. 조수석에는 천씨의 일행인 20대 여성 A씨가 앉아있었다. 당시 천씨는 출동 경찰관에게 A씨가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A씨도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천씨가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이 당시 측정한 천씨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3% 이상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진술을 한 A씨도 범인은닉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며 "이들을 일단 귀가하도록 했으며 추후 다시 불러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22.01.21 17:27
경제

'치킨배달 참변' 가해 남녀, 사고 전날 처음 만나...벤츠는 법인車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 A씨(가운데)가 1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중구 중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심석용 기자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 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가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받는 A씨(33·여)는 14일 오후 1시 30분쯤 인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인천지법으로 이동했다. A씨는 패딩 점퍼에 달린 모자를 눌러써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전 중부서에서 "왜 음주운전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다. A씨는 "사고 직후 왜 구호 조치를 왜 하지 않았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 잇따른 물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이원중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9일 0시 55분쯤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한 채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던 B씨(54·남)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운전한 차량은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냈다.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A씨에게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사고 당시 벤츠 승용차에 함께 타고 있던 C씨(47·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벤츠는 C씨의 회사 법인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이 차량을 운전하게 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와 C씨는 사고 전날 처음 만나 저녁 식사에 동석하게 된 사이로 일행 2명과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건 당일 경찰 조사 중 호흡곤란·두통·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번 사고로 숨진 B씨의 딸이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며 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5만명 넘게 동의했다. B씨의 딸은 청원 글을 통해 "7남매 중 막내인 아버지가 죽었고 제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며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 없는 아버지를 위해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김지혜·심석용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2020.09.14 16:51
경제

인천 영종도 한 공원서 신원 알 수 없는 변사체 발견…경찰 수사

인천 영종도 한 공원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께 인천시 중구 영종도 한 공원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을 이 공원 관리인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이 관리인은 “플라스틱 같은 이상한 냄새가 나서 보니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었다”며 “마네킹인지 사람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감식반을 투입해 시신 상태와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발견 당시 시신 일부는 훼손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시신의 성별이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관리인 진술을 토대로 발견된 경위와 범죄 연루 가능성 등을 추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2020.05.26 13:20
경제

굶주린 아들 위해 사과·우유 훔치려던 아버지의 사연

굶주림에 지친 아들을 위해 마트에서 식료품을 훔친 30대 아버지의 사연이 전해져 지역 주민들의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인천 중부경찰서 영종지구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4시쯤 A씨(34)와 아들 B군(12)이 인천시 중구의 한 마트에서 우유와 사과 6개를 등 식료품 1만원 어치를 훔치다 적발됐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앞에서 눈물과 함께 잘못을 뉘우치며 사정을 설명했다. A씨는 6개월 전까지 택시 기사 일을 하며 홀어머니와 두 아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하지만 당뇨와 갑상선 질환 등 지병이 악화해 일을 그만둬야만 했다. A씨 가족은 임대주택에서 거주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A씨의 요양 기간이 길어지면서 끼니를 거르는 날이 많아졌다. 이날도 A씨는 아들이 배고픔을 호소하자 범행에 나섰다고 했다. A씨 부자의 사정을 듣게 된 마트 대표는 처벌 의사를 철회했고, 경찰은 이들을 인근 식당으로 데려가 국밥을 대접했다. 또 마트에서 A씨 사연을 듣게 된 한 시민은 A씨를 찾아가 현금 2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기도 했다. 이후 경찰로부터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 행정복지센터는 A씨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주기로 하고, B군에게는 무료급식 카드를 지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지병으로 하던 일을 못하게 된 상황에서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범행에 나서려 했던 것 같다"며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된 만큼 건강을 되찾고 일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2019.12.14 09:02
축구

[브리핑] 대전 서포터, 인천 구단 찾아 마스코트 폭행 사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마스코트를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두 명의 대전 시티즌 서포터들이 27일 인천 구단을 찾아 직접 사과했다. 이어 인천 중부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도 받았다. 대전은 이날 두 서포터에게 잔여 경기 경기장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29일 오전 10시30분 상벌위원회를 열어 인천 구단과 해당 서포터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2012.03.27 19:48
축구

그라운드 마스코트 폭행한 관중, 징역 살까?

사상 초유의 그라운드 내 마스코트 폭행사건이 경찰로 넘어갔다. 대전 서포터스 두 명은 지난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대전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그리고 인천의 마스코트인 두루미로 분장한 A(34)씨를 폭행했다. 1-2로 패한 대전 팬들을 향해 손짓으로 약올렸다는 이유였다. 폭행을 당한 A씨는 "전동차에서 떨어지면서 목을 부딪혔는데 지금 너무 아프다. 밤에 악몽도 꾸고 헛구역질과 구토 증세로 잠도 못잤다"며 "이벤트 회사에서 10년 간 일해왔는데, 이번 일로 사람 만나는 것이 무서워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6일 수사에 착수했다. 중부서 형사1팀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는 끝났다.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받았고 증언도 들었다"며 "현재 피의자 신원 파악을 대전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상해 혐의로 일반 상해죄보다 가중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해의 경우 형법 제257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과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동상해란 2인 이상이 상해를 가하면 적용되는 범죄로 정해진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도 강력한 조치를 약속했다. 연맹은 지난해 전북과 서울의 서포터스 충돌 때 홈 경기를 진행한 전북 구단에 벌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과 전북 팬 충돌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K-리그 30년 역사상 관중이 난입해 그라운드에서 마스코트를 폭행한 일은 없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앞선 사례가 없지만 징계수위는 높을 것이다"며 "연맹은 5일 이내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인천 구단과 서포터스에게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고 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경기장 경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 그러나 경기장 내 폭력은 그 이상의 문제"라며 "폭력을 행사한 두 서포터스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안전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용경기장의 취지가 훼손될까 걱정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사진=SBS ESPN 경기 영상 캡쳐 2012.03.27 07:36
축구

그라운드 마스코트 폭행한 관중, 징역 살까?

사상 초유의 그라운드 내 마스코트 폭행사건이 경찰로 넘어갔다. 대전 서포터스 두 명은 지난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대전 경기가 끝나고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그리고 인천의 마스코트인 두루미로 분장한 A(34)씨를 폭행했다. 1-2로 패한 대전 팬들을 향해 손짓으로 약올렸다는 이유였다. 폭행을 당한 A씨는 "전동차에서 떨어지면서 목을 부딪혔는데 지금 너무 아프다. 밤에 악몽도 꾸고 헛구역질과 구토 증세로 잠도 못잤다"며 "이벤트 회사에서 10년 간 일해왔는데, 이번 일로 사람 만나는 것이 무서워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6일 수사에 착수했다. 중부서 형사1팀 관계자는 "피해자 조사는 끝났다. 전치 2주의 진단서를 받았고 증언도 들었다"며 "현재 피의자 신원 파악을 대전 구단에 요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상해 혐의로 일반 상해죄보다 가중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해의 경우 형법 제257조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과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동상해란 2인 이상이 상해를 가하면 적용되는 범죄로 정해진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도 강력한 조치를 약속했다. 연맹은 지난해 전북과 서울의 서포터스 충돌 때 홈 경기를 진행한 전북 구단에 벌금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과 전북 팬 충돌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K-리그 30년 역사상 관중이 난입해 그라운드에서 마스코트를 폭행한 일은 없었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앞선 사례가 없지만 징계수위는 높을 것이다"며 "연맹은 5일 이내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인천 구단과 서포터스에게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고 했다. 인천 구단 관계자는 "경기장 경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은 있다. 그러나 경기장 내 폭력은 그 이상의 문제"라며 "폭력을 행사한 두 서포터스를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일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안전 펜스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용경기장의 취지가 훼손될까 걱정이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사진=SBS ESPN 경기 영상 캡쳐 2012.03.26 20:09
연예

절도 피해 노숙자, 알고보니 50억대 자산가?

인천 시내를 떠돌던 노숙자가 잃어버린 돈가방을 찾는 과정에서 수십억대 자산가임이 드러나 화제다. 22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새벽 노숙자 A(52)씨가 인천의 한 야외 계단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달라고 신고했고, 가방을 훔쳐 달아난 또 다른 노숙자 B(51)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A씨가 50억대 자산가인 정황이 포착됐다. A씨가 도난당한 가방에는 500만원 상당의 금시계와 현금 500만원이 들어있었는데 경찰이 돈의 출처를 의심해 A씨를 추궁하자 그는 수십억원이 자신의 은행계좌에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측은 A씨의 말의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상속받은 부동산을 현금화한 50억대 자산가이며, 매달 받는 정기이자만 1000만원이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미혼인 A씨는 1년여 전부터 자신의 금시계와 이자로 받은 돈이 든 검은색 가방과 함께 인천 공원과 회관 등을 떠돌며 노숙생활을 해왔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노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살이에 별 관심이 없고, 집이나 여관·호텔은 답답해서 잠을 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이 사건이 보도된 직후 자신은 노숙자도 아니고 50억대 자산가도 아니다며 모든 내용을 부인했다. 이에대해 경찰 관계자는 "A씨기 신변의 위험을 느낀 것 같다"며 "A씨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손예술 기자 [meister1@joongang.co.kr] 2011.09.22 19:21
연예

[청춘은 맨발이다-43] 바다에 빠진 코끼리

백 번 잘하고 한 번 잘못해서 망할 수 있다. 1960년대 최고 흥행 영화 '맨발의 청춘'을 제작한 극동흥업이 그랬다. 극동흥업은 나와 엄앵란 콤비·김기덕 감독 등을 앞세워 거침없이 사세를 확장했다. 60년대 초·중반 내가 주연한 '아낌없이 주련다' '가정교사' '맨발의 청춘' '떠날 때는 말없이' '불량 소녀 장미' '말띠 신부' '흑발의 청춘' '불타는 청춘' 등을 활기차게 쏟아냈다. 극동흥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아카데미극장의 경우 '맨발의 청춘' 하나로 1억원의 빚을 다 갚았다. 67년 무렵 극동흥업은 서울 시내 중심가의 빌딩 하나를 통째로 사고도 남는 자금을 축적했다. 극동흥업엔 어떤 영화든 잘 만들어내는 전천후 감독인 김기덕이 있었다. 차태진 사장과 함께 극동흥업을 창업하다시피 한 김기덕 감독은 찍기만 하면 흥행이 되는 극동흥업의 '달러 박스'였다. 든든한 우군을 가진 차 사장은 중부경찰서 맞은편 희망사라는 잡지사의 빌딩을 사서 사옥을 이전하려는 계획까지 세웠다. 김 감독에 따르면 그 와중에 홍콩 대규모 서커스단의 전국 투어를 유치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이 전면 수정됐다. 이 서커스단은 코끼리까지 보유하는 등 당시로서는 세계 3대 서커스에 들어갔다. 자금을 더 키우려는 욕심에 꼭 맞아떨어지는 이벤트였다. 피에로가 대포를 발사하면 그 속에 있던 사람이 공중으로 날아가는 등 60년대 당시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서커스들이 가득했다. 전국 투어의 출발점은 부산이었다. 대구와 각 도시를 거치며 북상해 화려하게 서울로 입성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홍콩 서커스단의 공연은 처음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자금 조달이 당시 외환관리법과 마찰을 빚으면서 차질이 발생했다. 계약을 마친 상태에서 홍콩 측과 이면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항도 있었다. 극동흥업은 미리 각 지역에서 매점 등을 운영할 업자를 선정하고, 이들로부터 선금을 받았다. 복잡한 사정들로 인해 공연 일정이 지연됐고, 계약 불이행과 관련한 피해 분쟁이 일어났다. 예정된 서커스단의 규모도 축소됐다. 결정타는 코끼리 사망 사건이었다. 부산항에서 하역하던 홍콩 서커스단의 코끼리가 바다에 빠져 죽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서커스는 서울까지 올라가지도 못했다. 지방 공연에서 가는 곳곳마다 죽을 쓴 탓에 극동흥업은 자본금을 모두 소진했다. 코미디 같은 일이지만 한국에 온 홍콩 서커스단 단장은 하루 아침에 날거지가 됐다. 본국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인천의 허름한 여관 방에서 생활하던 그는 PX에서 물건을 훔치다 잡혀 구속됐다. 단원과 동물들은 어떻게 됐는지 알 길이 없다. 이 공연과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망했다. 차 사장은 부도를 내고 해외로 도피했다. 극동흥업이 손해본 액수를 요즘 돈으로 환산하면 족히 수백 억은 됐을 것이다. 빚 청산 등 급한 불은 극동흥업의 달러 박스인 김 감독이 껐다. 그 자금은 영화계에서 나왔다. 차 사장이 영화계에서 인심을 잃지는 않았음을 볼 수 있는 단면이다. 극동흥업은 다음해 재기를 노렸다. 나를 비롯해 그 동안 극동흥업과 거래를 하던 배우들이 노 개런티로 김 감독이 연출한 일부 재기작에 출연해주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홍콩 서커스 후유증에 시달리던 극동흥업은 이후로도 근근이 명맥을 유지해갔으나 영화법 개정과 함께 문을 닫고 말았다. 정리=장상용 기자 [enisei@joongang.co.kr] 2011.06.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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