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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K이노엔 곽달원, 비만치료제 과감한 '중국 베팅' 정말 괜찮나

글로벌 시장에서 비만치료제가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의 ‘중국 베팅’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이 추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중국의 바이오 기업으로 인해 발목이 잡히면서 HK이노엔의 선택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비만치료제가 국내 업체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3세대 비만치료제라 할 수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신약이 인기를 끌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가 이 같은 기전의 신약으로 시장을 키우고 있는데, 수요 폭증으로 아직까지 국내에 도입조차 못하고 있다.이 같은 분위기에서 HK이노엔은 지난달 중국의 바이오 기업 사이윈드 바이오사이언스와 비만치료제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HK이노엔은 GLP-1 유사체인 ‘에크노글루타이드 ’의 국내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강력하게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LP-1 유사체는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약물을 뜻한다.곽달원 대표는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인 케이캡처럼 비만치료제도 HK이노엔의 대표 제품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HK이노엔은 자체 개발이 아닌 임상 중인 물질 도입을 택했다. HK이노엔은 “회사에서 오랫동안 공을 들여 차기 케이캡 후보를 물색했고,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비만치료제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이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 방식의 주사제로 중국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HK이노엔은 국내에서 제2형 당뇨 및 비만 임상 3상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고, 연내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 임상은 한미약품이 3상을 진행하고 있어 가장 빠르다. 만약 HK이노엔이 임상 3상에 들어간다면 신약 승인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시기상으로 두 번째로 비만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바이오 기업의 국내 신뢰도가 높지 않다는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지난달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이슈로 FDA 승인이 불발되자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보완 요구 서한을 받았고, 품질 관리 부분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항서제약은 중국 1위 제약기업으로 볼 수 있는데 이번 HLB 승인 불발 사태로 인해 중국 제약바이오기업의 신뢰도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임상을 진행 중”이라며 “그렇지만 국내에서 승인된 중국 회사의 신약은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중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미중 갈등 격화로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을 발의한 상황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물질을 도입할 때 중국뿐 아니라 호주 등 다른 지역에서 임상 한 결과가 있었고, 그 효과와 안정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1700억원에서 2030년 약 72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달원 대표는 “사이윈드와 긴밀히 협력해 에크노글루타이드를 국내 비만치료 시장에서 1000억원 이상 성과를 내는 제품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25 07:00
경제

최태원, SK그룹 '바이오 먹거리' 믿음 → 확신으로 마침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믿음이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2030년까지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로 성장시키겠다는 ‘최태원의 뚝심’이 실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바이오 계열사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신약 개발 등에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기업은 국내 최초로 2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SK바이오팜과 토종 코로나 백신 출시를 앞두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다. SK바이오팜은 지난 8일 2021년 최대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 4186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10.24%가 증가한 수치로 2011년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이 16.1배 이상이 뛴 셈이다. 영업이익도 953억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2395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도 835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2019년 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미국·유럽·일본·중국 등 주요 시장에 모두 진출하면서 사업을 확대 중이다. 미국은 직접 판매, 유럽과 일본은 파트너십, 중국은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지역별 맞춤형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매출 증가와 유럽 허가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령 등의 성과가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세노바메이트는 지난해 미국에서 782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2020년 대비 약 6배로 성장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현지에서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직접 판매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 회장의 장녀 최윤정 씨가 입사한 기업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지난 2019년 깜짝 방문으로 SK바이오팜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당시 SK바이오팜의 송년회에 예고 없이 방문한 그는 “이 세상에 꾸준히 하는 것보다 더 믿을 것은 없다. 신약개발의 여정을 같이 걸어온 여러분에게 감사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뒤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콕 찍은 영향으로 SK그룹은 국내 10대 대기업 중 유일하게 백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백신 성장 등에 힘입어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일 지난해 매출 9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 성장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4742억원으로 무려 1158%로 12배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3551억원으로 980%나 증가하는 등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로 공식 출번한 뒤 최대 실적을 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에 따른 원액 및 완제 생산이 실적 성장을 주도했다. 또 노바백스 백신 위탁생산 계약에 따른 원액 생산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노바백스 백신이 9일 국내에 첫 출하되기도 했다. 특히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국내 1호 백신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하는 노바백스는 독감 백신과 같은 합성항원 방식으로 식약처의 허가가 나면 바로 출시해서 안정적으로 국내에 공급할 수 있다”며 “가능한 한 빠른 기간에 상용화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11 07:01
경제

'1위 삼성 DNA'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목받는 이유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첫 2조원 매출 시대가 열렸다.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고령사회 진입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진단키트 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조원 시대를 활짝 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파른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만 2조4862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는 실적 둔화로 매출 3조원의 벽은 뚫지 못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특수한 상황에서 반짝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매출 1조56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20년 대비 34.62%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도 ‘1위 삼성이 하면 확실히 다르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창립 9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2021년 1조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2년에는 2조원의 벽도 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세포·유전자 및 메신저 리보핵산(mRNA), 위탁생산(CMO) 사업이 구체화되면 새로운 사업 가치가 부각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은 더욱 놀라운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2021년 영업이익이 5373억원으로 전년 대비 83.52%나 증가했다. 2017년 최초로 흑자가 발생한 이후 4년 만에 무려 8배나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3.4배 확대된 것보다 더 가파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전량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50% 빼기 1주’의 지분을 보유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억 달러(약 2조7655억원)를 들여 바이오젠이 보유한 지분을 사들이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100%를 갖게 됐다. 지분 인수를 계기로 삼성의 바이오 사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개발(CDMO) 역량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추가로 더해졌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으로, 임상과 허가, 상업화 등 전 주기에 걸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과 항암제 2종 등 바이오시밀러(복제약) 5종을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바이오시밀러는 4종이고, 급성췌장염 신약도 개발 중이다. 특히 글로벌 생산능력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 역량,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검증된 바이오시밀러 개발 역량, 신약 개발 가능성까지 더해져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 기반을 다지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입과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총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4공장(25만6000L)을 건설 중이다. 또 인천시 송도 11공구에 현재 사용 중인 부지(27만㎡)보다 규모가 큰 35만㎡의 제2캠퍼스 추가 부지 계약도 연내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수주 69건을 달성했다. 4공장 완공 전 선수주로 글로벌 빅 파마 3곳과 제품 5종 생산 계약을 맺었다. 모더나의 코로나19 mRNA 백신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와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1월 “2023년에 4공장이 전체 가동되면 총 생산능력이 62만L로 늘어나면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CMO로서 시장을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속도가 느린 업종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성장세는 독보적”이라며 “이 분야에서도 1위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DNA를 증명하며 놀라운 성장세와 비전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04 07:00
경제

다시 뛰는 제약·바이오…세계시장 겨냥 신약 화려한 라인업

제약·바이오 산업의 규모가 날로 커지면서 2022년 임인년에는 더욱 풍성한 결실이 기대되고 있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는 지난해 1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는 토종 코로나19 백신과 먹는 치료제의 탄생을 비롯해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신약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토종 코로나 백신·알약 치료제 기대 1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임상 3상 중인 GBP510의 경우 상반기 중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8월 3차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에 대해 정부는 이미 선구매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2상 중간결과 투약군의 99% 이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가 형성돼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세계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GBP510의 부스터샷 임상도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부스터샷에 대한 연구자 임상을 승인했다. 임상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만 19세 이상 50세 미만의 성인 55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임상에 대해 애초 2회 접종하는 방식으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3차 접종을 염두에 두고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허가된 다국적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의 3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역시 부스터샷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 중인 백신은 28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합성항원 방식으로 임상 3상에서 500여 명에게 접종을 완료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 임상 3상 참여자의 검체에서 중화항체를 분석하는 등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6대 대기업 총수와의 오찬에서 국산 백신 출시에 대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3상 임상실험 중으로 이를 마치면 전 세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빠른 기간에 상용화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국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개발 지원을 위해 올해 예산을 대폭 늘렸다. 이와 관련한 올해 예산은 5457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830억원(108%)이나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과 임상시험 지원에 3210억원을 투입한다. 먹는 치료제의 경우 일동제약이 임상 진행 중인 S-217622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3상 계획 승인을 받았고,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임상을 마치고 4월에 상용화를 한다는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물질은 하루에 한 번, 알약 하나를 5일간 복용하는 먹는 코로나 치료제다. 2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진출 겨냥 화려한 라인업 올해 세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대형제약사들의 신약들도 눈에 띈다. 먼저 한미약품은 13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2개의 후보물질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해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폐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FDA 시판허가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 진행 및 전이성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엑손 20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치료범위)으로 이 신약의 시판허가 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포지오티닙은 FDA에서 패스트트랙(신속심사) 대상 지정을 받은 바 있고, 현재까지 해당 적응증으로 FDA가 승인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국산 신약 33호로 허가받은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도 올해 1분기 중으로 생물의약품허가(BLA)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파트너 스펙트럼에 24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이번 투자는 스펙트럼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 스펙트럼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성공적인 상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도 FDA 승인을 바라보고 있다. 렉라자는 31호 국산 신약으로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을 방해해 폐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유한양행은 얀센에 렉라자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고,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렉라자가 FDA 승인을 받으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로의 비상을 꿈꾸는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글로벌 50위권 제약사로 진입하기 위해 끊임없이 긍정적, 창의적, 열정적 사고를 바탕으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가야 한다”고 신년 출사표를 던졌다. GC녹십자도 올해 주력사업인 혈액제제를 내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의 성과가 기대된다. GC녹십자는 지난해 2월 FDA에 GC5107의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희귀의약품 '헌터라제ICV'를 일본에서 허가받고,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를 중국에서 허가받는 등 해외 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대형 제약사는 아니지만 메지온의 ‘유데나필’도 FDA 승인을 바라보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이다. 유데나필은 혈관 확장 치료제다. 메지온은 폰탄 수술 이후 운동능력 향상을 돕는 유데나필에 대한 신약 허가 신청서를 지난해 5월 제출한 상황이다. 폰탄 수술은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심실이 하나뿐인 단심실증을 가진 환자를 위한 것이다. 아직 이에 대한 치료제가 없고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14 07:02
경제

K백신 임상 3상 돌입, 내년 출시될까

K백신을 향한 임상 3상이 시작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임상 3상 시험 피험자 투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내린 후 약 3주 만이고, 국내에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첫 임상 3상 투약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14개 의료기관과 유럽, 동남아 등 해외 기관에서 만 18세 이상 국내외 성인 4000여 명을 대상으로 GBP510의 임상시험을 수행할 방침이다. 후보물질은 다국적제약사 GSK의 면역증강제와 혼합해 28일 간격으로 2회 근육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손잡고 국가별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신청하고 있어 이르면 9월에 해외 임상에도 돌입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외 임상 3상에서 GBP510의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평가해 내년 상반기에 중간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후 국내 보건당국에 신속하게 허가를 받으면 내년에 국내 1호 코로나19 백신이 탄생할 전망이다. 그러나 GBP510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았던 합성항원 방식이라 임상의 유효성 판단 여부에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식약처에서 제안한 ‘비교임상’이라는 생소한 방식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된다. 임상시험은 원래 위약(가짜약)보다 시험백신의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자사 백신 후보물질 'GBP510'의 면역원성을 견줄 예정이다. 식약처는 위약을 맞을 임상 대상자를 모집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한해 기존 허가 백신과 시험 백신을 견줄 수 있는 '비교임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정부는 임상 참가자 독려를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까지 내걸었다. 인도네시아에서 글로벌 임상 2·3상을 승인받은 제넥신은 현지에서 총 1만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을 앞두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9.01 07:01
경제

[클릭 K바이오] 반려견 치매약 개발 곽병주 지엔티파마 "국내 최초 오리지널 신약 내겠다"

1000억개의 신경전달 세포인 ‘뉴런’ 등으로 이뤄진 인간의 뇌는 미지의 영역이다. 과학의 진화로 바이오제약 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1.4kg의 ‘작은 우주’인 뇌를 치료하는 방법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전무한 뇌졸중과 치매 등의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뚝심 있는 행보로 주목받는 지엔티파마의 곽병주 대표를 지난 22일 만났다. 글로벌 1호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출시 경기 용인의 지엔티파마 사옥에는 ‘반려견 치매 치료제 제다큐어 신약승인’이라는 큰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엔티파마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치매) 치료제 신약 제다큐어의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2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다.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셀레길린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로 알려졌지만 사실 인간의 파킨슨병에 쓰이던 약물이라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곽 대표는 “그동안 치매 연구의 동물실험 대상은 대부분 쥐였다. 연구 중 반려견의 치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임상을 진행했고, 신약 승인까지 받게 됐다”며 “반려견에게 치매 신약후보물질인 크리스데살라진이 이렇게까지 효과가 좋을지 몰랐다”고 미소를 지었다. 반려견의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인간의 치매와 유사하다. 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치매가 걸리면 주인을 못 알아보고, 잠을 못 자고, 길을 헤매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 인구는 지난해 15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견 치매 치료제인 제다큐어가 내달 본격 출시되면 반려인들의 고충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8살이 지나면 인지기능장애가 시작된다고 알려졌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에서 반려견 가족들에게 많은 문의를 받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제다큐어가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반겼다. 반려견의 경우 2018년 기준으로 11~12세의 28%, 15~16세의 68%가 치매 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수의사들의 반응이 뜨겁다. 곽 대표는 “치료제는 동물병원을 통해서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 수출도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논의 중”이라며 “4월이면 파트너의 실체가 드러날 것 같다. 이미 업체를 선정하는 등 국내 생산시설은 확보했다. 국내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해 수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제다큐어는 하루 한 알 복용을 권하고 가격은 아직 미정이다. 흔들림 없이 뇌졸중·치매 치료제 개발 ‘23년간 한 우물’ 지엔티파마의 반려견 치료제는 23년 동안 초심을 잃지 않고 뇌질환 연구에 정진했던 결실이다. 1998년 4월 8명의 교수가 세계 최초로 뇌졸중·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뜻을 모아 설립된 지엔티파마는 한 우물을 파고 있다. 곽 대표는 “반려견의 경우 인간의 뇌와 작용원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인간의 치매 치료제 개발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신경세포 사멸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생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활성산소와 염증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대표는 “활성산소와 염증 중 하나라도 막지 못하면 치료제 개발이 힘들다. 두 가지 경로로 치매 등이 발생하는 것을 알아냈고, 다중 표적으로 동시에 막을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해야 하는 게 쟁점이다”고 설명했다. 제다큐어가 바로 활성산소와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다중 표적약물이라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크리스데살라진을 투여하면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뇌신경세포 사멸이 유의적으로 줄어들고 인지기능이 개선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데살라진이 신경세포 사멸과 퇴행성 뇌질환(타우병증)을 막을 수 있다는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개 이상의 뇌세포 보호약물들이 뇌졸중 임상연구에서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2015년 혈전제거수술이 도입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곽 대표는 “지엔티파마의 뇌졸중 치료 후보물질인 넬로넴다즈는 2015년 혈전제거수술이 도입된 후 최초 재연되고 있는 임상이다. 쉽게 말해서 치료를 위해 혈관을 묶었다 풀었다 해야 되는데 혈관제거수술을 통해 혈전을 꺼낼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넬로넴다즈는 중국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그는 “그동안 모두 실패를 해왔던 분야이고, 새로운 임상 방식을 적용한 넬로넴다즈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반응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5년 내 국내 최초, 세계 최초 오리지널 뇌질환 신약 목표 전 세계 뇌질환 분야에서 상징적인 재단으로 꼽히는 미국 알츠하이머재단에서도 지엔티파마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도 투자하고 있는 재단이다. 곽 대표는 “재단에서 연구비 신청 제안이 들어왔고 제출한 임상의향서는 승인이 났다. 300만 달러 규모로 아주 크진 않지만 상징성이 있다”고 했다. 지엔티파마는 이를 계기로 각국의 재단과 센터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지엔티파마는 감히 흉내 내지 못하는 뚝심으로 미지의 영역 개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설립자의 뜻을 그대로 이어가며 세계 최초 뇌졸중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곽 대표는 “바이오기업들은 신약물질의 특허 기간(보통 20년) 등을 고려해 기술을 수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우리는 20년 넘는 시간에도 개발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다수의 바이오기업도 기술 수출 없이도 한눈팔지 않고 버틴 지엔티파마의 '외길 연구'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곽 대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오리지널 약을 세계에 내놓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엔티파마는 5년 내로 뇌졸중·치매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장애물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뇌졸중·치매 환자들은 독립적인 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상에서 보호자의 협조가 절실하다. 그리고 글로벌 3상 임상에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적인 임상 자금 수혈을 위해 올 연말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인간의 치매 치료제 임상의 경우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곽 대표는 “임상 기간을 기존 계획보다 4분의1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물의 경우 8주 투여로 효과를 증명했다. 사람에게는 6개월만 투여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제다큐어는 3년 내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곽 대표는 “5년 후 지엔티파마는 전 세계적으로 다 아는 바이오기업으로 위상이 올라갈 것이다. 뇌졸중 치료제도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을 것이다”며 변함없는 연구개발을 약속했다. 용인=김두용 기자 kim.duyong@joognang.co.kr 2021.02.26 07:01
경제

임상3상 중 러시아 코로나 백신 '2주 내 일반인 접종 시작'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의 일반인 대상 대중 접종이 시작된다.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반인 대상 접종이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한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의 알렉산드르 긴츠부르크 소장은 8일(한국시간) "앞으로 2주 이내에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에서 대중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백신을 생산하는 러시아 제약사들의 공급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달 말까지 대중 접종용으로 50만회 분량이 공급될 것이며, 12월에는 이보다 3배에 달하는 물량이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지 보건부는 현재까지 지역에 공급되는 백신은 의사·교사 등의 고위험군 접종을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긴츠부르크 소장의 발언은 백신 생산·공급량이 대폭 늘어나는 이달 말부터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인 대상 접종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지난 8월 11일 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등록)했다. 그러나 통상적인 백신 개발 절차와 달리 3단계 임상시험(3상)을 건너뛴 채 1, 2상 뒤 곧바로 국가 승인을 받으면서 효능과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러시아는 지난 9월부터 의료진·교사 등의 고위험군에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또 동시에 모스크바 시민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3상에 해당하는 '등록 후 시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달 14일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가 개발한 두 번째 코로나19 백신 '에피박코로나'도 공식 승인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11.08 17:44
경제

러시아, 중국 이어 미국도 임상 완료 전 코로나 백신 긴급 승인 기대

러시아, 중국에 이어 미국도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완료 전 긴급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보건당국은 이른바 '패스트트랙'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신속히 승인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브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FDA는 3상 임상시험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패스트트랙으로 승인하는 방안은 그 편익이 위험성을 능가할 때 집행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효과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피시험자가 가장 많고 엄격한 3상 임상시험을 통과한 뒤에 사용 승인을 받는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속한 백신 개발을 계속 타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 대선 직전 백신 유통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10월의 서프라이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과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최근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에서 3상 임상시험을 마치지 않은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과 메도스 비서실장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가 공동 개발 중인 백신이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는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상과 3상 시험을 동시에 진행 중이며 9월까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임상 3상이 끝나기 전에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이미 승인한 바 있다. 서방 전문가들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이 같은 속성개발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최고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속성 개발에 반대 의견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안전성과 효능을 완전히 증명하는 데에는 어떤 것도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8.31 11:17
연예

코로나 백신 개발 어디까지…"이례적 개발 속도, 올 연말 나올 가능성 높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에서 나오는 백신 개발 소식에 시민들이 웃다, 울다를 반복하고 있다. 12일 러시아에서 모스크바 세체노프 의대 산하 약품임상연구센터가 임상 1상 시험에서 백신의 안정성이 확인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하지만 같은 날 프랑스 정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감염병 전문가 아르노 퐁타네 교수는 100% 효과적인 백신이 내년까지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찬물을 끼얹었다. 과연 코로나19 백신은 나올 수 있을까.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백신 개발은 어디까지 와있을까. 국내에서 백신 개발 임상시험 단계에 들어간 곳은 2곳이다. 국제백신연구소와 바이오 기업 제넥신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서유석 제넥신 전무는 일간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이 아니면 해결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6월 말 임상을 시작했고, 소용량 1차 투입을 마친 뒤 중용량 투입에 들어갔다. 'GX-19'라는 자체 개발한 물질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DNA 백신 유형이다. 국내 백신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영국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백신은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중국 시노백이 개발 중인 백신도 브라질에서 임상 3상에 들어갔다. 대규모로 이뤄지는 임상 3상이 마지막 단계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말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서 전무는 “한국의 진행 상황은 옥스퍼드대, 시노백과 비교하면 6개월 정도 늦은 셈이다. 다른 국가에서 올해 말 코로나 백신이 나오는 게 가능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제백신연구소 제롬 김 사무총장도 올 연말 백신 출시를 예측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17개의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에 들어갔고,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바이러스 종식을 위해 국제백신연구소도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국제백신연구소의 한국후원회 4대 명예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내년 말까지 필요하다고 밝힌 백신의 양은 20억 도즈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 종의 백신 후보물질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무려 181억 달러(약 21조7000억원)를 투입해 백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국산 치료제·백신 개발 등을 위해 추가 경정 예산 1936억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인 집행계획을 보면 백신의 임상시험 지원에 490억원을 책정했다. 1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진행될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 지원대책 설명회에서 기업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이 공개될 예정이다. 해외에서 먼저 출시된다고 하더라도 ‘백신 자주권’을 위해 백신 개발은 지속할 전망이다. 서 전무는 “백신이 개발되는 회사의 자국민 접종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 또 전 세계적으로 50억명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넥신도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가격, 안정성, 편리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백신이 나와야 모두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백신 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다. 보통 백신의 개발 기간을 5년으로 잡는다. 만약 올해 백신이 나온다면 1년 만에 출시되는 셈이다. 서 전무는 “백신이 이렇게 빨리 나온 적이 없다. 그래서 효과와 안정성 부문에서 충분한 결과가 안 나오면 지연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들이 접종해도 부작용이 없어야 하는 등 안정성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개발 소요 기간이 치료제보다 더 길 수밖에 없다. 또 임상 규모가 크기 때문에 개발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간다. 여기에 코로나19는 변이가 쉬워서 백신 개발이 더욱 까다롭다. 변이가 쉬운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경우는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14 07:00
경제

[제약CEO] '신약 개발 외길' 일양약품 김동연…코로나19 승부수 통할까

국내보다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가능성으로 먼저 인정받은 기업이 있다. 김동연 대표이사가 2009년부터 이끌고 있는 일양약품이다. 일양약품에서 개발한 신약 ‘슈펙트’는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 물질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임상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건 아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 사옥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동연 대표를 만났다. 러시아서 임상 3상 준비…계획보다는 늦어져 슈펙트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은 렘데시비르보다 우수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러시아에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김 대표는 “러시아 임상 3상이 6월 안에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6월 첫째 주 슈펙트를 러시아로 보낼 예정이었지만 보내지 못했고, 임상 3상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김 대표는 러시아 및 인접국인 벨라루스 지역 내 11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경증·중등도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은 승인됐지만 환자 확보와 병원 섭외 등 아직 해야 할 절차가 많이 남아있어 6월 내 임상 개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김 대표는 “러시아 정부에서 인정한 코로나19 표준치료법과 슈펙트 투여군을 비교해 증상 완화, 회복 시간 단축 등 치료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이라며 "환자가 급증하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는 경증·중등도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로 병원 입원 기간을 줄이고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러시아 임상 3상에 대해 설명했다.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8000명~1만명에 달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일양약품에 SOS를 보냈고, 러시아의 슈펙트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 알팜에서 임상시험 비용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임상 3상은 의약품 개발의 마지막 단계라서 러시아의 임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일 수 있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언제 임상이 완료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약 '슈펙트' 해외서 먼저 인정…알약 치료제 나오나 슈펙트는 만성 골수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된 의약품이다. 슈펙트는 2012년 국내 신약으로 등록됐다. 슈펙트는 코로나19 치료제 성분을 분석하는 1차 플랫폼에 의해 그 가능성이 먼저 확인됐다. 김 대표는 “약물 재창출 작업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확인했다. 슈펙트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약인 글리벡이 사스·메르스 바이러스의 체내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논문이 있다”며 “사스·메르스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다. 이를 토대로 고려대 의대에 의뢰해 슈펙트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직접 살펴봤다”고 말했다. 사멸 효과는 뚜렷했다. 그는 “시험관 속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슈펙트를 투여했더니 48시간 만에 바이러스만 있는 대조군과 비교해 바이러스의 70%가 감소했다. 렘데시비르·칼레트라·클로로퀸·아비간보다 효능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러시아 임상 3상에서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인정받은 렘데시비르가 대조군에 포함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슈펙트는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지 못했다. 주입하는 약물이 아닌 정제형(알약)이라서 투약 여건이 마땅치 않았다. 김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두 차례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해 신청했지만 상황이 맞지 않았다. 치료 목적 사용 승인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정제형인 슈펙트를 복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나빠 실제 환자에게 투약이 어려웠다”며 “정식 임상시험을 고려했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면서 이조차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임상 3상에 성공한다면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7월 족제비로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러시아 임상, 국내 동물실험 등 결과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슈펙트의 국내 적응증 추가 신청할 예정이다. 식약처에서 승인하면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신약 신물질이 미래 판가름…노하우 많이 쌓았다" 김 대표는 2013년부터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그만큼 신약에 대한 열정이 높다. 김 대표는 일양약품에서도 여전히 신약 개발 관리의 중책을 맡고 있다. 그는 1976년 중앙연구소 입사로 일양약품과 인연을 맺었다. 2022년 3월까지 임기가 보장된 상황이라 오너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2008년 일양약품의 대표이사가 된 김 대표는 재임 기간 2개의 신약 개발에 앞장섰다. 놀텍과 슈펙트다. 항궤양제인 놀텍은 약효를 인정받아 중국과 러시아, 멕시코 등 38개국에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 최근 계약한 3건을 제외하고 놀텍이 글로벌 8개사와의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2억1020만 달러(2500억원)에 달한다. 슈펙트의 경우 계약금액이 공개된 5개사와 4000만 달러(476억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 하지만 놀텍의 경우 계약금으로 수취한 금액이 100만 달러(12억원)에 불과하다. 슈펙트도 계약 규모의 5%만 계약금으로 받았다. 일양약품의 글로벌 성과를 앞세운 김 대표는 “향후 제약사의 경쟁력은 신약 신물질로 판가름날 것으로 본다. 신약의 연구개발 기간이 길지만 성공하면 1000억원의 매출은 쉽게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놀텍과 슈펙트는 국내 매출만 각각 300억원, 78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일양약품은 2019년 232억원 연구개발비로 사용했다. 매출은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올해는 3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김 대표는 “신약을 개발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향후 우리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경증까지 잡는 정제형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6.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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