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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약한영웅2’ 려운 “여기까지인 것 같아요” 교복 연기 은퇴하나 [IS인터뷰]

“원래는 더 내성적이었는데 바쿠를 연기하곤 좀 쾌활해진 느낌이 들어요. 그렇지 않나요?”차분한 템포로 한마디씩 적듯 말하는 청년이 만화로 그린 듯한 ‘짱’을 어떻게 소화했을까. 배우 려운이 반전 매력으로 ‘약한영웅 클래스2’(이하 ‘약한영웅2’)의 은장고 대장 ‘바쿠’, 박후민을 빚은 과정을 이야기했다.려운이 출연한 ‘약한영웅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겨 공개된 지 사흘 만에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로 직행했고 한국을 비롯해 브라질, 멕시코, 벨기에, 프랑스 등 전 세계 63개국 10위권에 안착했다.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려운은 “시즌1 반응이 좋아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더 좋은 반응이 나와 영광이다”면서 “각 캐릭터 한명 한명이 명확하게 드러났고, 계속 마음을 졸이며 보게 되는 긴장감을 좋아하신 거 같다”고 글로벌 인기 소감을 꼽았다.“박후민은 눈이 빛나고 정의로운 캐릭터인데 감독님이 제 눈이 마음에 드셨대요. 제가 나온 ‘어른 연습생’을 봤다고 하셨어요.”‘약한영웅’의 원작 웹툰 팬이라고 밝힌 려운은 박후민 역으로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그는 “당시엔 제가 좀 마른 상태였다. 워낙 ‘힘캐’다 보니 운동 열심히 하고, 많이 먹어 몸집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마라샹궈, 치킨 등을 “행복하게” 먹으며 운동을 병행해 10kg을 증량했으며 촬영 두 달 전부터 액션스쿨도 다녔다.려운은 “캐릭터마다 액션 스킬이 다른데 바쿠는 기술로 싸우는 게 아니라 힘이 굉장히 강해 주먹을 한방 한방 꽂는 ‘범죄도시’ 마동석 선배 스타일이었다”며 “평소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금방 잘 따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만족을 표했다. 또 “저도 약하진 않은 편이다. 고등학교 때 팔씨름을 되게 잘해서 덩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면 제가 다 이겼다”고 싱크로율을 밝혔다.실제 성격보다 호탕한 ‘대장’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을 두곤 “남자들의 로망이지 않나”라며 “마지막 패싸움 신에서 등 뒤에 친구들이 있는 게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떠올렸다. 이어 려운은 “일반 캐릭터처럼 정적이고 담백하게 가기보단 박후민의 개성을 보여주려면 만화적인 느낌으로 연기해야 할 것 같았다”며 일본 만화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바보스러우면서도 우직한 느낌을 참고했다고 부연했다. 극중 박후민이 빨간 머리로 염색하고 덩크슛 자세로 가격하는 등장신에서 슬리퍼, 반바지 차림새 아이디어도 제안했단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과는 정반대 스타일을 이번에 처음 해봤어요. 그간 강렬한 캐릭터 제안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이런 부분도 소화해 낼 수 있겠다’, ‘좀더 스펙트럼을 넓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려운은 ‘청춘’의 얼굴을 연기해 왔다. 유약한 사춘기의 고뇌를 그린 ‘18 어게인’, 학창 시절 추억마저 보정하는 ‘반짝이는 워터멜론’(이하 ‘워터멜론’)과 달리 박후민은 거친 눈빛으로 주먹다짐도 하며 어른인 체하는 10대의 방황을 보여줬다. 20대 후반이지만, 이 같은 결의 작품에 캐스팅되는 비결을 묻자 려운은 “아무래도 학생 역을 자주 하다 보니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저도 사실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제 교복 연기는 여기까지일 것 같아요.(웃음). ‘약한영웅2’는 ‘워터멜론’ 촬영 끝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합류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결과물을 보니 정말로 어린 배우들 옆에 극명하게 차이가 나던데요. 교생처럼 보여서 어렵겠구나 싶어요.”그럼에도 ‘워터멜론’ 이후 최현욱과의 재회, 박지훈, 최민영, 이민재 등 또래 남자 배우와의 현장이 줬던 즐거움과 새로운 연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 건 수확이다.“결말이 마음에 들면서도 뭉클해요. 바쿠 입장에선 해소되기보단 죄책감이 쌓인 느낌이거든요. 만약 시즌3가 나온다면 평화로웠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휘몰아칠 것도 같네요. 개인적으론 나중에 ‘존 윅’처럼 말수 없는 먼치킨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5.15 05:50
프로야구

"등에 엄청 큰 독수리 새길 겁니다" 한화 우승 다짐한 폰세, 그의 문신엔 스토리가 있다 [IS 멜버른]

"등에 엄청 큰 독수리 새길 겁니다."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선수 코디 폰세(31)의 몸에는 여러 문신이 새겨 있다. 의미도 다양하다. 왼쪽 팔 안쪽과 왼쪽 가슴, 왼쪽 허벅지엔 가족과 관련된 문신을 새겼고, 오른팔 전완근 쪽엔 한자 '熊(곰 웅)'을 비롯한 일본프로야구 시절의 문신이 가득하다. 아직 비어 있는 오른쪽 상완근엔 한국야구와 관련된 문신을 새기고 싶다고 말했다. 폰세는 한화의 새 외국인 선수다. 한화 구단은 영입 당시 1m98㎝의 장신 오른손 투수로,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를 넘을 정도로 강속구가 위력적인 투수라고 소개했다. 2020년과 2021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20경기에 등판해 1승 7패, 평균자책점 5.86의 성적을 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3시즌을 뛰었다. 특히 2022년엔 NPB 역대 7번째 노히트 노런 기록까지 세웠다. 한화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 중인 폰세는 9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세 번째 불펜 피칭을 하며 빠르게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불펜 피칭 후 만난 폰세는 "전체적으로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 아직 스프링캠프 기간이지만, 부족했던 부분을 연마하고 시즌 전까지 충족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 이 시간을 잘 활용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화에 합류한지 이제 막 2주가 지난 시점, 짧은 기간이지만 폰세는 팀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선수 특유의 유쾌한 성격을 앞세워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익살스러운 몸짓과 말투로 선수 및 스태프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웃음을 유발하고 있다. 폰세는 "개인적으로 장난을 많이 치는 유형이다. 선수들과 유대감을 더 형성하는 데 이 성격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말 배우기도 한창이다. 아직은 기본 인사밖에 할 수 없지만, '자신감'은 최고조다.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 일본어를 할 줄 안다는 그는 "단어 하나에도 (한국어까지) 4개의 언어가 떠올라 뒤죽박죽이다"라고 웃으면서도 "언어를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방법은, 발음이 안 좋든 문법적으로 안 맞는 계속해서 시도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자신의 다국어 습득 비결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오른팔 바깥 쪽에 적힌 한자 문신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에서 새긴 문신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일본에서 내 별명이 곰이었다. 곰을 뜻하는 한자를 새겼다"라고 답했다. 이어 손등에는 '힘'을 상징하는 '보라색 꽃'을, 전완근에는 일본의 사무라이 미야모토 무사시 문신을 일본에서 새겼다고 덧붙였다. 오른쪽 귀 밑에 새긴 숫자 '7'도 의미가 있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7번째' 노히트 노런 기록을 세운 기념이라고 전했다. "왼쪽 팔엔 가족 관련 문신을, 오른쪽 팔엔 내가 간 나라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새기고 있다"고 말한 그는 상완근과 반대쪽 목에도 의미 있는 문신을 새기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목에는 '1'을 새기고 싶다고 했다. KBO에는 현재 '퍼펙트 게임'을 한 선수는 없다. 자신이 첫 번째 주인공이 된다면, 목에 꼭 '1'을 새기겠다고 이야기했다. 등에는 번호 99번과 류현진의 사인을 받겠다고도 농담했다. 폰세는 "류현진을 향한 존경심이 정말 크다.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뛸 때 본 기억이 있는데,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라며 "미국에선 류현진이 '외국인 선수'였지 않나, 언어적인, 문화적인 문제가 있었을텐데 다 이겨내고 큰 업적을 새겼다. 나도 이곳의 '외국인 선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폰세는 류현진과 함께 팀의 우승을 이끌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만약에 우승을 하게 된다면 등 전체에 문신을 새기겠다"면서 "아마 큰 독수리를 새기지 않을까"라고 껄껄 웃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멜버른(호주)=윤승재 기자 2025.02.09 13:39
프로축구

포항의 겁 없는 도전 이끌 ‘호재’ 터졌다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이호재(포항 스틸러스)의 활약을 본 박태하 감독은 연신 엄지를 세웠다. 최근 저조한 득점이 고민이었던 포항은 이호재의 활약으로 겁 없는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지난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둔 박태하 감독은 최근 줄어든 득점에 대해 “해결할 방법이 금방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를 영입한 포항은 윙포워드 정재희의 맹활약으로 선두권에 진입했다. 조르지의 득점은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성적은 17경기 1골.박태하 감독은 후보로 활용하던 장신 공격수 이호재를 인천전에 선발로 내세웠다. 적중했다. 이호재는 후반 6분 정교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고, 후반 27분에는 약 30m를 홀로 질주한 뒤 강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1m 91cm의 장신 공격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매끄러운 드리블이었다. 이번 시즌 5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이호재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이때까지 경기력은 좋았으나 득점력이 아쉬웠던 것 같다. 멀티 골로 그 답답함을 없앨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며 후련한 마음을 전했다.지난 2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던 포항은 순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선두 울산 HD(승점 35)를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아직 시즌 절반 정도가 지났지만, 11년 만의 리그 우승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무엇보다 이호재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허용준까지 골 맛을 본 동시에 경기력까지 올라오면서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다. 스타일이 다른 허용준과 빼어난 호흡을 선보인 이호재는 본인이 선발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감독님의 전술을 따라가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했다”고 돌풍 비결을 짚은 이호재는 “우리가 박태하 감독님만의 축구를 유지한다면 성적이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형들과 호흡을 더 맞추면서 우승까지 노리는 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4.06.25 06:47
연예일반

['선재 업고 튀어' 종영]선재♥솔, 키 차이부터 코믹 연기까지 '설렘 유발'②

tvN 월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는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팝업스토어부터 최종회 단체 관람 이벤트, 대본집 발간까지 엄청난 화제성으로 이례적인 기록 행진을 벌여왔다.인기 비결의 중심에는 단연 주연 배우인 변우석과 김혜윤의 호연과 설레는 멜로 케미가 자리한다. 28일 ‘선재 업고 튀어’ 대망의 최종회만을 남겨 두고 시청자를 사로잡은 두 배우의 넘사벽 케미를 되짚어 봤다.◇ 고교시절→성인… 풋풋한 청춘부터 설레는 멜로까지‘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는 삶의 의지를 놓은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밴드 이클립스의 멤버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고교 시절인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로맨스다. 임솔은 류선재를 살릴 수 있는 총 3번의 타임슬립 기회를 얻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30대 성인이 된 현재와 고등학교, 대학생 시절의 과거를 오가며 애틋한 로맨스를 펼친다.변우석과 김혜윤은 과거의 교복을 입은 청춘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로맨스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서로를 향한 변치 않는 순애보를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설렘과 과몰입을 선사했다. 특히 변우석과 김혜윤은 각각 32살(1991년생), 27살(1996년생)임에도 전혀 위화감 없는 교복 핏을 선보이며 몰입도를 높였다. 김혜윤은 특유의 귀여움으로 10대 소녀의 밝고 명랑한 성격을 표현했고, 변우석은 모델 출신답게 훤칠한 비주얼로 순정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훈훈한 남주를 탁월하게 소화했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은 성인이 됐을 땐 조금 더 성숙해진 매력을 드러냈다. 김혜윤은 영화사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모습, 변우석은 톱스타로 성장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판타지 장르의 특성상 스토리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현실같이 믿게 해주는 연기가 필요한데, 김혜윤은 때론 깨발랄한 모습, 슬픈 장면에서는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자유자재로 보여줬다”며 “변우석 역시 손에 닿지 않는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의 이미지가 있으면서도 학생 시절의 어리숙하고 인간적인 면도 동시에 가진 선재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30cm 키 차이 설렘 폭발…코믹 연기 케미도 좋아 ‘선업튀’를 말할 때 변우석, 김혜윤의 연기 호흡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드라마 방영 내내 두 사람은 폭풍 설렘을 자아내는 비주얼 합으로 화제가 됐다. 190cm에 육박하는 장신인 변우석과 160cm로 아담한 김혜윤의 키 차이는 여러 차례 설레는 장면을 연출했다.특히 류선재와 임솔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함께 벚꽃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류선재의 백허그에 쏙 들어온 임솔의 모습은 두 사람의 키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설렘을 안겼다. 또 변우석과 김혜윤은 코믹과 진중함을 오가며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선보였다. 과거의 임솔이 자신의 절친과 친오빠가 사귀는 사이인 걸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 장면에서는, 류선재가 임솔의 열을 식혀주려는 듯 손가락 부채질을 해주며 찰떡같은 코믹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반면 임솔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죽게 되는 미래를 알게 된 류선재가 “너 구하고 죽은 거면 난 괜찮아. 상관없어”라며 죽음도 불사하는 미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등에서는 애절한 멜로 연기로 시청자를 눈물짓게 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류선재와 임솔 역할은 변우석과 김혜윤이 아니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정 평론가는 “변우석, 김혜윤이 가진 매력이 작품 속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변우석은 선재를 만나 어느 순간 자신의 매력을 확 끄집어낸 측면이 있고, 김혜윤은 변우석의 연기에 적재적소의 리액션을 해주며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뛰어난 극본과 매력적인 캐릭터, 좋은 배우가 만나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5.28 05:45
프로축구

[IS 인터뷰] “1·2·3선이 다 바뀌었어요” 그래서 더 빛나는 ‘기동 매직’

2019년부터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52)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늘 고민에 잠겼다. 함께했던 주축 선수들이 매번 이탈, 그들의 공백을 메우는 방도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울산 현대, 전북 현대에 이어지난 시즌을 3위로 마감한 포항은 수비진을 제외하고 앞선이 대거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중원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신진호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고, 득점을 책임졌던 허용준(베갈타 센다이)과 임상협(FC서울)도 팀을 떠났다. 여느 때와 같이 김기동호를 향해 우려의 시선이 모였다. 김기동 감독도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2023시즌을 앞둔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당당히 ‘우승’을 외쳤다. 앞서 3위를 했으니 준우승을 좇기도, 파이널 A 진출(K리그1 상위 6개 팀)을 목표로 두기도 애매한 터였다. 외부 시선은 달랐다. 포항을 우승 후보로 꼽는 축구인들이 많지 않았다. 현대가 두 팀(울산·전북)의 2강 체제가 올해도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기동 감독은 그 예측을 깨나가고 있다. K리그1 6경기가 진행된 현재, 12개 팀 중 울산 현대(6승)와 포항(4승 2무)만 무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포항의 순항, 특히 어려운 살림 속 팀을 이끌어가는 김 감독의 지도력이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최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동계 훈련을 힘들게 했다. 처음에는 조직력보다 체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은 자연히 다져진다고 봤다”고 비결을 밝혔다. “같은 선수로 시즌을 이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김기동 감독에게도 선수단 재편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선수를 뽑는 기준이 확실하고, 전술의 큰 틀을 유지하는 것이 고꾸라지지 않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김기동 감독은 “희생적인 선수,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를 택한다. 나는 튀는 선수보다 원팀에 적합한 선수를 바란다”며 “축구를 하면서 큰 틀이 바뀌면 전체적으로 흔들린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고수하고, 그 안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걱정이 컸던 올 시즌, 도리어 승부를 내는 힘이 더 좋아졌다. 포항은 6경기 중 3경기에서 극장골(90분 이후)로 승점을 쌓았다. ‘재미는 있지만, 다 써둔 기사를 엎어야 한다’는 기자의 푸념에 김기동 감독은 껄껄 웃으며 “아무리 (코치진이) 준비해도 선수가 골을 못 넣으면 의미가 없는데, 넣어줘서 서로 윈윈하고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이 나를 돕고, 우리가 분석을 잘해서 선수들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또한 6경기 중 4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결과를 바꿨다. 김기동 감독을 향해 ‘기동 매직’이란 표현을 넘어 ‘신들렸다’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지난 8일 지략가인 이정효 감독의 광주를 상대로 후반, 장신 공격수인 제카를 측면에 배치해 흐름을 뒤바꾼 것도 주목받았다. 김기동 감독은 “(교체 카드·전술 변화 등을) 미리 준비한다. 상대가 이렇게 나왔을 때, 어떻게 변형을 줄지 코치들과 계속 분석한다. 게다가 데이터를 갖고 경기에 나가기에 흐름에 따라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1·2·3선이 다 바뀌었다”고 김기동 감독은 하소연했지만, 그래서인지 ‘기동 매직’이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김희웅 기자 2023.04.13 12:33
프로농구

정규리그 14번째 우승...처음 만나 행복한 '윈-윈' 보여준 김단비-우리은행

김단비(33·1m80㎝)도, 아산 우리은행도 더 강해졌다. 2022~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우리은행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김단비 효과를 제대로 실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부산 BNK와 원정에서 76-52로 크게 이겨 남은 정규리그 5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위를 굳혔다. 우리은행 창단 후 통산 14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며, 이는 여자프로농구 최다 우승 기록(공동 2위는 용인 삼성생명, 인천 신한은행 6회)이다. 김단비는 2011~12시즌 신한은행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맛본 뒤 11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단비는 최근 13시즌 연속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왔다. 지난 시즌 신한은행에서 평균 19.33점으로 득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후 올 시즌 18.48점으로 우리은행 최고 득점을 올렸다. 영원한 우승 후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김단비의 공격 성향은 변하지 않았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스틸 모두 전체 톱5 안에 들어가 있다. 오히려 공격 지표 중에 더 좋아진 부분이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어시스트(평균 6.40개)다. 김단비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 수치다. 박혜진, 김정은 등 슈팅에 능한 동료를 이용하면서 플레이했다는 뜻이다. 3점슛 성공률(40.2%)도 지난 시즌(29.5%)과 비교해 수직 상승했다. 어려운 상황에 몰려 난사하듯 쏘지 않고, 안정적인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던진 게 많아졌다. 우리은행은 에이스 역할을 해낼 김단비를 영입한 후 그의 개성을 누르지 않고 마음껏 공격하도록 판을 만들어줬다. 지난 시즌까지 공격에서 큰몫을 했던 박혜진과 김정은 모두 평균 득점이 떨어졌다. 대신 김단비와 장신 가드 박지현에게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더 빠른 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공략하는 팀으로 컬러를 조금 바꿔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는 윈윈이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5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했고, 김단비는 개인 기록과 공헌도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남긴 시즌을 보냈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세 차례(1, 2, 4라운드)나 휩쓸었다. 김일두 해설위원은 김단비와 우리은행이 최고의 시너지를 낸 비결에 대해 “김단비와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김정은까지 주전이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라 호흡을 빨리 맞췄고 시너지가 컸다”고 분석했다. 2007~08시즌 신한은행에서 데뷔한 김단비는 무려 15시즌간 신한은행에서만 뛰다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새 팀에서 적응하기 힘들 법도 하지만,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전주원 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과거 신한은행에서 데뷔 후 5시즌간 함께 호흡을 맞췄던 사이라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김단비는 정규리그 우승 확정 뒤 ‘위성우 감독이 정신적인 부분을 잘 잡아주지 않나’라는 질문을 받자 농담을 섞어 “내 멘털을 가장 많이 흔드는 게 감독님”이라고 웃으며 말할 정도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로 위성우 감독에게 가장 먼저 물통을 들고 달려가 물을 뿌린 것도 김단비였다. 우리은행의 남은 목표는 플레이오프에서 통합 우승을 이루는 것이다. 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까지 선수들 모두 하나가 돼서 달려갈 생각”이라고 했다. 아직 정규리그 MVP를 받은 적이 없는 김단비는 “솔직히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4위 팀과 3월 11일부터 플레이오프(3전 2승제)를 치른다.이은경 기자 2023.02.14 11:44
스포츠일반

'에이스 본능' 발휘한 kt 허훈 "우리는 꼭 챔프전 가야하는 팀"

(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연습 때 오버할 정도로 자신감이 보였는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걸 증명했네요."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승리 비결로 '에이스' 허훈의 활약을 첫손에 꼽았다.허훈은 21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8점을 폭발하고 6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여 kt의 89-86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이날 경기는 허훈의 프로 데뷔 이후 첫 4강 PO 경기였다.특히 지난 시즌 6강 PO에서 kt에 3연패 탈락의 아픔을 안긴 인삼공사와의 '리턴 매치'라 허훈의 의욕은 더 컸다.PO 시작 전 미디어데이 때 4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묻는 말에 "지난 시즌 6강 PO에서 인삼공사에 3연패를 당해 '광탈(광속 탈락)'했다.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을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그 대결이 성사되자 허훈은 첫판부터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저었다. 화려한 돌파 등 개인기를 유감없이 뽐내고, 3점 슛도 4개를 꽂았다.경기를 마치고 허훈은 "PO에서 첫 경기가 중요한데, 출발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그는 "오늘 승리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단,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kt는 챔프전에 꼭 가야 하는 팀이다. 이겨서 기분이 좋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인삼공사가 '장신 라인업' 등 변칙 전술을 가동한 데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디 가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며 배포를 보였다.허훈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는 팬들의 응원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PO엔 팬들이 많이 오시고 응원도 남다르다. 한 골을 넣으면 난리가 난다. 그런 걸 즐긴다"면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힘이 난다"고 밝혔다.그러자 옆에 있던 동료 정성우는 이날 허훈의 활약에 대해 "스타성이 폭발하더라. 보는 사람이 신이 날 정도"라며 치켜세웠다.이날 kt의 승리엔 정성우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정성우는 창원 LG에서 뛰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팀을 옮겨 첫 PO 무대를 밟았는데, 첫 경기에서 16점을 넣어 허훈 다음으로 팀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이번 시즌 수비 5걸에 들 정도로 수비에 특화한 선수로 평가받지만, 이날 정성우는 3쿼터 후반부 접전에서 3점 슛 2방 등 공격력을 뽐내며 승리의 기운을 kt 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정성우는 "경기를 앞두고 손이 저릴 정도로 긴장했다. 수비나 궂은일 등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훈이에게 잘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초반에 슛이 한두 개 들어가다 보니 긴장도 풀리고 경기도 수월하게 풀렸다"며 기뻐했다.상대 간판 슈터 전성현에게 27점을 내준 점을 곱씹으면서는 "수비에선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분하다"고 털어놓은 그는 "저 때문에 경기가 힘들어진 것 같아 반성하고 있다. 보완해서 다음 경기엔 손쉬운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songa@yna.co.kr(끝) 2022.04.22 08:12
스포츠일반

KT 돌풍 이끄는 ‘베이비 헐크’ 하윤기

“(허)훈이 형이 그랬어요. ‘넌 우리 팀의 하기둥이야’라고요.”수원 올레빅토리움에서 만난 프로농구 수원 KT의 ‘괴물 신인’ 하윤기(22)가 웃으며 말했다. 키 2m3㎝,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 2m8㎝의 하윤기는 “고려대 시절 내 별명이 ‘프랑켄슈타인’이었다. 그런데 KT 형들은 ‘베이비 헐크’ ‘하윤귀요미’라 불러준다”며 웃었다.하윤기는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 2순위에 뽑힌 뒤 “프로에 가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윤기는 6경기에서 평균 11.2점, 5.2리바운드를 올려 KT를 3위(4승 2패)로 이끌고 있다. 하윤기는 “제가 다 바꾼 건 아니다. 형들의 공격력이 좋아서 난 리바운드, 블록슛 같은 궂은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하윤기는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앤드류 니콜슨의 훅슛을 볼록해 냈다. 또 정영삼의 레이업슛을 ‘파리채 블록’으로 막아냈다. 하윤기는 “그것(정영삼 레이업슛)을 제일 깔끔하게 잘 찍었다. 프로에서도 통할 줄 몰랐는데, 한 두개 찍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 선수보다 더 높이, 수직으로 떠서 볼만 보고 친다”고 블록슛 비결을 밝혔다.하윤기는 16일 서울 삼성전에서 아이제아 힉스에게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당했다. 그래도 그걸 블록해 보려는 패기를 선보였다. 하윤기는 “덩크 먹는 걸 싫어한다. 한 번 찍어보려고 떴다”고 했다.하윤기는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앤드류 니콜슨의 훅슛을 볼록해 냈다. 또 정영삼의 레이업슛을 ‘파리채 블록’으로 막아냈다. 하윤기는 “그것(정영삼 레이업슛)을 제일 깔끔하게 잘 찍었다. 프로에서도 통할 줄 몰랐는데, 한 두개 찍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 선수보다 더 높이, 수직으로 떠서 볼만 보고 친다”고 블록슛 비결을 밝혔다.하윤기는 16일 서울 삼성전에서 아이제아 힉스에게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당했다. 그래도 그걸 블록해 보려는 패기를 선보였다. 하윤기는 “덩크 먹는 걸 싫어한다. 한 번 찍어보려고 떴다”고 했다.하윤기는 학창 시절 잦은 부상 탓에 드래프트 1순위가 아닌 2순위로 밀렸다. 하윤기는 “고1 때 십자인대가 꺾여 수술했다. 이후 발목을 다쳤는데도 무릎이 아파서 쉬는 줄 알더라. 무릎 연골이 없다는 소문까지 났는데, 내 연골은 멀쩡하다. 건강하게 잘 뛰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뿐이다. 솔직히 신인 1순위 욕심은 났지만, 순위는 숫자일 뿐”이라고 했다.경험이 아직 부족한 하윤기는 특급 빅맨에게 혼쭐이 났다. 18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고려대 선배인 이승현(29·1m97㎝)에 막혀 4득점에 그쳤다. 하윤기는 “역시 두목 호랑이(이승현 별명)는 다르더라. 힘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떠올렸다. 원주 DB 김종규(30·2m7㎝)는 데뷔전을 치른 하윤기를 한 수 지도한 뒤 “윤기를 블록하면 ‘웰컴 투 KBL’이라고 말해주려 했는데, 힘들어서 못했다”고 했다. 리그의 빅맨들이 하윤기를 주목하고 있다.하윤기는 “데뷔전이라 아무 것도 모르고 뛰었다. 이후 더 불타올랐다. (선배들과) 다시 붙으면 쉽게 지지 않겠다”면서 “사실 종규 형이 롤모델이다. 잘 달리고 미들슛까지 갖춘 선수”라고 덧붙였다.그동안 빅맨 기근에 시달리던 KT는 하윤기 가세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윤기는 “훈이 형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공격이 더 강해질 거다. 경기당 리바운드 7~8개를 잡아서, KT의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KT는 올 시즌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하윤기는 ‘수원 농구명문’ 삼일상고 출신이다. 삼일상고는 양희종(안양 KGC), 송교창(KCC), 이현중(데이비슨대), 하승진(전 KCC) 등을 배출했다. 하윤기는 “모교를 방문한 하승진(2m21㎝) 대선배님을 상대한 적이 있다. 나보다 머리 하나만큼 더 크고, 공을 잡자마자 넣더라”고 했다.하윤기는 지난 6월 아시아컵에서 함께 활약한 이현중(21), 여준석(19·용산고)과 ‘한국농구 미래’로 꼽힌다. 하윤기는 “슈터 현중이는 기복이 전혀 없고, 준석이는 잘 뛰면서 3점슛까지 갖췄다. (당시 대표팀 주축이었던) 라건아가 ‘포스트에서 상대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최고란 마인드를 가져라’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0.28 07:54
축구

2m 공격수 뮬리치 "3연속골로 성남 3연승 이끈다"

프로축구 성남FC는 최근까지 제대로 된 훈련을 못했다. 지난달 5~10일 강원도 고성 전지 훈련 직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선수단 46명 중 22명(선수 14명, 스태프 8명)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당시 성남은 K리그1 10위에 처져있었다. 성남 선수단은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달 초 팀 훈련을 재개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안 그래도 부진한데, 코로나 악재까지 겹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거라고 내다봤다. 일부 팬은 "강등권인 11, 12위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며 한숨 쉬었다. 예상과 달리 성남은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 휴식기 이후 치른 4경기에서 1패(2승1무)만 당했다. 최근 치른 2경기(7일 포항 스틸러스전 1-0승, 14일 수원 삼성전 2-1승)는 모두 이겼다. 순위는 여전히 10위지만, 경쟁 팀보다 한 경기 덜 치러서 추후 순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성남(승점 25)과 6위 수원FC(승점 31)의 격차는 승점 6이다. 성남의 반전 성적의 중심엔 괴물 스트라이커 페이살 뮬리치(27·세르비아)가 있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던 뮬리치는 포항전과 수원전에서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둘 다 결승골이었다. 그는 시즌 10골로 득점 4위에 올라있다. 성남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21골을 넣었는데, 뮬리치가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지난 2월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뛰다 성남 유니폼을 입은 뮬리치는 압도적인 체격과 힘이 돋보여 별명이 '즈베르'(Zver·러시아어로 야수)였다. 키 2m3㎝(체중 102㎏)로 K리그에선 역대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보그단 밀리치(2m2㎝)보다도 1㎝ 더 크다. 공중볼 경합은 백전백승이고, 두 명과 몸싸움을 붙어도 거뜬하다. 삭발 헤어스타일에 덥수룩한 턱수염까지 길러서 험상궂은 표정만 지어도 상대는 움츠러든다. 뮬리치는 장신 공격수로는 드물게 발까지 빠르다. 그는 포항전에서 포항 수비수 그랜트의 볼 터치가 불안한 사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볼을 뺏은 뒤, 쏜살같이 드리블해 골을 터뜨렸다. 수원전에서 페널티박스 전방에서 번개같은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모두 상대 수비 예상보다 한 박자 빨리 움직여 성공한 골이다. 비시즌에 육상 코치를 섭외해 훈련하는 게 뮬리치 스피드의 비결이다. 그의 30m 스프린트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고였던 문선민(당시 상무)이 시속 36.4㎞였다. 뮬리치는 "유럽에서도 헤딩보다 드리블이 주 무기였다. '저 선수는 덩치가 크니 헤딩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는 큰코다쳤다"고 말했다. 성남은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리그 3연승에 도전한다. 이기면 중위 도약 발판을 놓을 수 있다. 뮬리치는 "인천전에서 3연속골 넣어서 팀 3연승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8.18 15:54
축구

2m 3㎝에 빠른 발까지…성남FC 공격수 뮬리치

“유럽에서 별명이 ‘즈베르’(Zver·러시아어로 야수)였다. K리그 적응을 마친 야수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 프로축구 성남FC 공격수 페이살 뮬리치(27·세르비아·사진)가 코로나19 휴식기에서 돌아오자마자 펄펄 날고 있다. 그는 22일 K리그1 1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시즌 5호 골(득점 7위)을 터뜨렸다. 3주 공백이 무색했다. 성남은 최근 리그 4경기(14~17라운드)를 쉬었다. 지난달 30일 FC서울전 직후 서울 황현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출전한 성남 선수들은 프로축구연맹 수칙에 따라 2주 자가격리 후 일주일간 회복훈련을 했다. 2월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이적한 뮬리치는 이 기간 집중적으로 훈련하며 리그와 팀에 녹아들었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팀이 경쟁팀보다 서너 경기 덜 치렀다. 두 경기마다 1골(12경기 5골) 페이스를 유지하면 득점 선두권 진입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뮬리치는 키 2m 3㎝(체중 102㎏)로 K리그 역대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보그단 밀리치(2m 2㎝)보다도 1㎝ 더 크다. 공중볼 경합은 백전백승이고, 두 명과 몸싸움을 붙어도 거뜬하다. 장신 공격수로는 드물게 발도 빠르다. 지난달 10일 광주FC전 당시 하프라인에서 상대 골문까지 혼자 드리블 돌파한 뒤 득점하는 장면을 두 차례나 연출했다. 당시 광주 수비진이 전력 질주에도 따라잡지 못했다. 뮬리치는 “유럽에서도 드리블이 주 무기였다. ‘저 선수는 덩치가 크니 헤딩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는 큰코다쳤다”고 자랑했다. 비시즌에 육상 코치를 섭외해 훈련하는 게 뮬리치 스피드의 비결이다. 그의 30m 스프린트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고였던 문선민(상무)이 시속 36.4㎞였다. 시즌 초에는 슬럼프도 겪었다. 무슬림인 뮬리치는 이슬람교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지키느라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올해 라마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였다. 그가 힘을 못 쓰자, 선두권이던 팀도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부진이 깊어질 무렵 코로나 휴식기가 결정됐다. 그는 “지금은 매일 경기해도 거뜬하다”고 큰소리쳤다 뮬리치는 지난달 광주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흥분해 상의를 벗어 던졌다. 그에 앞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은 것도 잊었다. ‘아차’ 했지만, 늦었다. 결국 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뮬리치는 “새로운 골 세리머니를 개발해 매 경기 득점하겠다. K리그를 집어삼키겠다”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5.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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