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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포항의 겁 없는 도전 이끌 ‘호재’ 터졌다

“굉장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이호재(포항 스틸러스)의 활약을 본 박태하 감독은 연신 엄지를 세웠다. 최근 저조한 득점이 고민이었던 포항은 이호재의 활약으로 겁 없는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지난 23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8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둔 박태하 감독은 최근 줄어든 득점에 대해 “해결할 방법이 금방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올 시즌을 앞두고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 조르지를 영입한 포항은 윙포워드 정재희의 맹활약으로 선두권에 진입했다. 조르지의 득점은 터질 듯 터지지 않았다. 성적은 17경기 1골.박태하 감독은 후보로 활용하던 장신 공격수 이호재를 인천전에 선발로 내세웠다. 적중했다. 이호재는 후반 6분 정교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고, 후반 27분에는 약 30m를 홀로 질주한 뒤 강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1m 91cm의 장신 공격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매끄러운 드리블이었다. 이번 시즌 5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이호재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이때까지 경기력은 좋았으나 득점력이 아쉬웠던 것 같다. 멀티 골로 그 답답함을 없앨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좋았다”며 후련한 마음을 전했다.지난 2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던 포항은 순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선두 울산 HD(승점 35)를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아직 시즌 절반 정도가 지났지만, 11년 만의 리그 우승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위치다.무엇보다 이호재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허용준까지 골 맛을 본 동시에 경기력까지 올라오면서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다. 스타일이 다른 허용준과 빼어난 호흡을 선보인 이호재는 본인이 선발 카드로 쓰일 수 있다는 것도 증명했다.“감독님의 전술을 따라가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했다”고 돌풍 비결을 짚은 이호재는 “우리가 박태하 감독님만의 축구를 유지한다면 성적이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다. 형들과 호흡을 더 맞추면서 우승까지 노리는 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김희웅 기자 2024.06.25 06:47
연예일반

['선재 업고 튀어' 종영]선재♥솔, 키 차이부터 코믹 연기까지 '설렘 유발'②

tvN 월화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는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팝업스토어부터 최종회 단체 관람 이벤트, 대본집 발간까지 엄청난 화제성으로 이례적인 기록 행진을 벌여왔다.인기 비결의 중심에는 단연 주연 배우인 변우석과 김혜윤의 호연과 설레는 멜로 케미가 자리한다. 28일 ‘선재 업고 튀어’ 대망의 최종회만을 남겨 두고 시청자를 사로잡은 두 배우의 넘사벽 케미를 되짚어 봤다.◇ 고교시절→성인… 풋풋한 청춘부터 설레는 멜로까지‘선재 업고 튀어’(이하 ‘선업튀’)는 삶의 의지를 놓은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밴드 이클립스의 멤버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고교 시절인 2008년으로 돌아가는 타임슬립 로맨스다. 임솔은 류선재를 살릴 수 있는 총 3번의 타임슬립 기회를 얻게 되고, 그렇게 두 사람은 30대 성인이 된 현재와 고등학교, 대학생 시절의 과거를 오가며 애틋한 로맨스를 펼친다.변우석과 김혜윤은 과거의 교복을 입은 청춘의 풋풋하고 싱그러운 로맨스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서로를 향한 변치 않는 순애보를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설렘과 과몰입을 선사했다. 특히 변우석과 김혜윤은 각각 32살(1991년생), 27살(1996년생)임에도 전혀 위화감 없는 교복 핏을 선보이며 몰입도를 높였다. 김혜윤은 특유의 귀여움으로 10대 소녀의 밝고 명랑한 성격을 표현했고, 변우석은 모델 출신답게 훤칠한 비주얼로 순정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훈훈한 남주를 탁월하게 소화했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은 성인이 됐을 땐 조금 더 성숙해진 매력을 드러냈다. 김혜윤은 영화사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모습, 변우석은 톱스타로 성장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판타지 장르의 특성상 스토리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현실같이 믿게 해주는 연기가 필요한데, 김혜윤은 때론 깨발랄한 모습, 슬픈 장면에서는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연기를 자유자재로 보여줬다”며 “변우석 역시 손에 닿지 않는 반짝반짝 빛나는 스타의 이미지가 있으면서도 학생 시절의 어리숙하고 인간적인 면도 동시에 가진 선재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30cm 키 차이 설렘 폭발…코믹 연기 케미도 좋아 ‘선업튀’를 말할 때 변우석, 김혜윤의 연기 호흡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드라마 방영 내내 두 사람은 폭풍 설렘을 자아내는 비주얼 합으로 화제가 됐다. 190cm에 육박하는 장신인 변우석과 160cm로 아담한 김혜윤의 키 차이는 여러 차례 설레는 장면을 연출했다.특히 류선재와 임솔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 함께 벚꽃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류선재의 백허그에 쏙 들어온 임솔의 모습은 두 사람의 키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설렘을 안겼다. 또 변우석과 김혜윤은 코믹과 진중함을 오가며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선보였다. 과거의 임솔이 자신의 절친과 친오빠가 사귀는 사이인 걸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 장면에서는, 류선재가 임솔의 열을 식혀주려는 듯 손가락 부채질을 해주며 찰떡같은 코믹 연기 호흡을 보여줬다.반면 임솔을 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죽게 되는 미래를 알게 된 류선재가 “너 구하고 죽은 거면 난 괜찮아. 상관없어”라며 죽음도 불사하는 미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 등에서는 애절한 멜로 연기로 시청자를 눈물짓게 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류선재와 임솔 역할은 변우석과 김혜윤이 아니면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정 평론가는 “변우석, 김혜윤이 가진 매력이 작품 속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변우석은 선재를 만나 어느 순간 자신의 매력을 확 끄집어낸 측면이 있고, 김혜윤은 변우석의 연기에 적재적소의 리액션을 해주며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했다”며 “뛰어난 극본과 매력적인 캐릭터, 좋은 배우가 만나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낸 작품”이라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5.28 05:45
프로축구

[IS 인터뷰] “1·2·3선이 다 바뀌었어요” 그래서 더 빛나는 ‘기동 매직’

2019년부터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52)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에도 늘 고민에 잠겼다. 함께했던 주축 선수들이 매번 이탈, 그들의 공백을 메우는 방도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울산 현대, 전북 현대에 이어지난 시즌을 3위로 마감한 포항은 수비진을 제외하고 앞선이 대거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중원에서 에이스 역할을 한 신진호가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고, 득점을 책임졌던 허용준(베갈타 센다이)과 임상협(FC서울)도 팀을 떠났다. 여느 때와 같이 김기동호를 향해 우려의 시선이 모였다. 김기동 감독도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하지만 김 감독은 2023시즌을 앞둔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당당히 ‘우승’을 외쳤다. 앞서 3위를 했으니 준우승을 좇기도, 파이널 A 진출(K리그1 상위 6개 팀)을 목표로 두기도 애매한 터였다. 외부 시선은 달랐다. 포항을 우승 후보로 꼽는 축구인들이 많지 않았다. 현대가 두 팀(울산·전북)의 2강 체제가 올해도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기동 감독은 그 예측을 깨나가고 있다. K리그1 6경기가 진행된 현재, 12개 팀 중 울산 현대(6승)와 포항(4승 2무)만 무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포항의 순항, 특히 어려운 살림 속 팀을 이끌어가는 김 감독의 지도력이 또 한 번 주목받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최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동계 훈련을 힘들게 했다. 처음에는 조직력보다 체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은 자연히 다져진다고 봤다”고 비결을 밝혔다. “같은 선수로 시즌을 이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김기동 감독에게도 선수단 재편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선수를 뽑는 기준이 확실하고, 전술의 큰 틀을 유지하는 것이 고꾸라지지 않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김기동 감독은 “희생적인 선수,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선수를 택한다. 나는 튀는 선수보다 원팀에 적합한 선수를 바란다”며 “축구를 하면서 큰 틀이 바뀌면 전체적으로 흔들린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고수하고, 그 안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걱정이 컸던 올 시즌, 도리어 승부를 내는 힘이 더 좋아졌다. 포항은 6경기 중 3경기에서 극장골(90분 이후)로 승점을 쌓았다. ‘재미는 있지만, 다 써둔 기사를 엎어야 한다’는 기자의 푸념에 김기동 감독은 껄껄 웃으며 “아무리 (코치진이) 준비해도 선수가 골을 못 넣으면 의미가 없는데, 넣어줘서 서로 윈윈하고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이 나를 돕고, 우리가 분석을 잘해서 선수들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또한 6경기 중 4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결과를 바꿨다. 김기동 감독을 향해 ‘기동 매직’이란 표현을 넘어 ‘신들렸다’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지난 8일 지략가인 이정효 감독의 광주를 상대로 후반, 장신 공격수인 제카를 측면에 배치해 흐름을 뒤바꾼 것도 주목받았다. 김기동 감독은 “(교체 카드·전술 변화 등을) 미리 준비한다. 상대가 이렇게 나왔을 때, 어떻게 변형을 줄지 코치들과 계속 분석한다. 게다가 데이터를 갖고 경기에 나가기에 흐름에 따라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1·2·3선이 다 바뀌었다”고 김기동 감독은 하소연했지만, 그래서인지 ‘기동 매직’이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 김희웅 기자 2023.04.13 12:33
프로농구

정규리그 14번째 우승...처음 만나 행복한 '윈-윈' 보여준 김단비-우리은행

김단비(33·1m80㎝)도, 아산 우리은행도 더 강해졌다. 2022~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우리은행은 올 시즌 새로 영입한 김단비 효과를 제대로 실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부산 BNK와 원정에서 76-52로 크게 이겨 남은 정규리그 5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위를 굳혔다. 우리은행 창단 후 통산 14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며, 이는 여자프로농구 최다 우승 기록(공동 2위는 용인 삼성생명, 인천 신한은행 6회)이다. 김단비는 2011~12시즌 신한은행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맛본 뒤 11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단비는 최근 13시즌 연속으로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이어왔다. 지난 시즌 신한은행에서 평균 19.33점으로 득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후 올 시즌 18.48점으로 우리은행 최고 득점을 올렸다. 영원한 우승 후보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김단비의 공격 성향은 변하지 않았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스틸 모두 전체 톱5 안에 들어가 있다. 오히려 공격 지표 중에 더 좋아진 부분이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어시스트(평균 6.40개)다. 김단비 커리어를 통틀어 최고 수치다. 박혜진, 김정은 등 슈팅에 능한 동료를 이용하면서 플레이했다는 뜻이다. 3점슛 성공률(40.2%)도 지난 시즌(29.5%)과 비교해 수직 상승했다. 어려운 상황에 몰려 난사하듯 쏘지 않고, 안정적인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 던진 게 많아졌다. 우리은행은 에이스 역할을 해낼 김단비를 영입한 후 그의 개성을 누르지 않고 마음껏 공격하도록 판을 만들어줬다. 지난 시즌까지 공격에서 큰몫을 했던 박혜진과 김정은 모두 평균 득점이 떨어졌다. 대신 김단비와 장신 가드 박지현에게 무게중심이 기울었다. 더 빠른 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공략하는 팀으로 컬러를 조금 바꿔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는 윈윈이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25경기 만에 우승을 확정했고, 김단비는 개인 기록과 공헌도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남긴 시즌을 보냈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세 차례(1, 2, 4라운드)나 휩쓸었다. 김일두 해설위원은 김단비와 우리은행이 최고의 시너지를 낸 비결에 대해 “김단비와 박혜진, 박지현, 최이샘, 김정은까지 주전이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라 호흡을 빨리 맞췄고 시너지가 컸다”고 분석했다. 2007~08시즌 신한은행에서 데뷔한 김단비는 무려 15시즌간 신한은행에서만 뛰다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새 팀에서 적응하기 힘들 법도 하지만,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과 전주원 코치 등 코칭스태프가 과거 신한은행에서 데뷔 후 5시즌간 함께 호흡을 맞췄던 사이라 빠른 적응이 가능했다. 김단비는 정규리그 우승 확정 뒤 ‘위성우 감독이 정신적인 부분을 잘 잡아주지 않나’라는 질문을 받자 농담을 섞어 “내 멘털을 가장 많이 흔드는 게 감독님”이라고 웃으며 말할 정도로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 정규리그 우승 세리머니로 위성우 감독에게 가장 먼저 물통을 들고 달려가 물을 뿌린 것도 김단비였다. 우리은행의 남은 목표는 플레이오프에서 통합 우승을 이루는 것이다. 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까지 선수들 모두 하나가 돼서 달려갈 생각”이라고 했다. 아직 정규리그 MVP를 받은 적이 없는 김단비는 “솔직히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4위 팀과 3월 11일부터 플레이오프(3전 2승제)를 치른다.이은경 기자 2023.02.14 11:44
스포츠일반

'에이스 본능' 발휘한 kt 허훈 "우리는 꼭 챔프전 가야하는 팀"

(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연습 때 오버할 정도로 자신감이 보였는데, 큰 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걸 증명했네요."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프로농구 수원 kt의 서동철 감독은 승리 비결로 '에이스' 허훈의 활약을 첫손에 꼽았다.허훈은 21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8점을 폭발하고 6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여 kt의 89-86 승리에 일등 공신이 됐다.이날 경기는 허훈의 프로 데뷔 이후 첫 4강 PO 경기였다.특히 지난 시즌 6강 PO에서 kt에 3연패 탈락의 아픔을 안긴 인삼공사와의 '리턴 매치'라 허훈의 의욕은 더 컸다.PO 시작 전 미디어데이 때 4강에서 만나고 싶은 팀을 묻는 말에 "지난 시즌 6강 PO에서 인삼공사에 3연패를 당해 '광탈(광속 탈락)'했다.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혔을 정도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그 대결이 성사되자 허훈은 첫판부터 물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저었다. 화려한 돌파 등 개인기를 유감없이 뽐내고, 3점 슛도 4개를 꽂았다.경기를 마치고 허훈은 "PO에서 첫 경기가 중요한데, 출발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그는 "오늘 승리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단, 당연히 이겨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kt는 챔프전에 꼭 가야 하는 팀이다. 이겨서 기분이 좋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인삼공사가 '장신 라인업' 등 변칙 전술을 가동한 데 대해서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디 가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며 배포를 보였다.허훈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는 팬들의 응원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PO엔 팬들이 많이 오시고 응원도 남다르다. 한 골을 넣으면 난리가 난다. 그런 걸 즐긴다"면서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고 힘이 난다"고 밝혔다.그러자 옆에 있던 동료 정성우는 이날 허훈의 활약에 대해 "스타성이 폭발하더라. 보는 사람이 신이 날 정도"라며 치켜세웠다.이날 kt의 승리엔 정성우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정성우는 창원 LG에서 뛰다 이번 시즌 처음으로 팀을 옮겨 첫 PO 무대를 밟았는데, 첫 경기에서 16점을 넣어 허훈 다음으로 팀에서 많은 득점을 올렸다.이번 시즌 수비 5걸에 들 정도로 수비에 특화한 선수로 평가받지만, 이날 정성우는 3쿼터 후반부 접전에서 3점 슛 2방 등 공격력을 뽐내며 승리의 기운을 kt 쪽으로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정성우는 "경기를 앞두고 손이 저릴 정도로 긴장했다. 수비나 궂은일 등 잘할 수 있는 것을 하고 훈이에게 잘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초반에 슛이 한두 개 들어가다 보니 긴장도 풀리고 경기도 수월하게 풀렸다"며 기뻐했다.상대 간판 슈터 전성현에게 27점을 내준 점을 곱씹으면서는 "수비에선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 분하다"고 털어놓은 그는 "저 때문에 경기가 힘들어진 것 같아 반성하고 있다. 보완해서 다음 경기엔 손쉬운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했다.songa@yna.co.kr(끝) 2022.04.22 08:12
스포츠일반

KT 돌풍 이끄는 ‘베이비 헐크’ 하윤기

“(허)훈이 형이 그랬어요. ‘넌 우리 팀의 하기둥이야’라고요.”수원 올레빅토리움에서 만난 프로농구 수원 KT의 ‘괴물 신인’ 하윤기(22)가 웃으며 말했다. 키 2m3㎝, 윙스팬(양팔을 벌린 길이) 2m8㎝의 하윤기는 “고려대 시절 내 별명이 ‘프랑켄슈타인’이었다. 그런데 KT 형들은 ‘베이비 헐크’ ‘하윤귀요미’라 불러준다”며 웃었다.하윤기는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 2순위에 뽑힌 뒤 “프로에 가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윤기는 6경기에서 평균 11.2점, 5.2리바운드를 올려 KT를 3위(4승 2패)로 이끌고 있다. 하윤기는 “제가 다 바꾼 건 아니다. 형들의 공격력이 좋아서 난 리바운드, 블록슛 같은 궂은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하윤기는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앤드류 니콜슨의 훅슛을 볼록해 냈다. 또 정영삼의 레이업슛을 ‘파리채 블록’으로 막아냈다. 하윤기는 “그것(정영삼 레이업슛)을 제일 깔끔하게 잘 찍었다. 프로에서도 통할 줄 몰랐는데, 한 두개 찍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 선수보다 더 높이, 수직으로 떠서 볼만 보고 친다”고 블록슛 비결을 밝혔다.하윤기는 16일 서울 삼성전에서 아이제아 힉스에게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당했다. 그래도 그걸 블록해 보려는 패기를 선보였다. 하윤기는 “덩크 먹는 걸 싫어한다. 한 번 찍어보려고 떴다”고 했다.하윤기는 지난 14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앤드류 니콜슨의 훅슛을 볼록해 냈다. 또 정영삼의 레이업슛을 ‘파리채 블록’으로 막아냈다. 하윤기는 “그것(정영삼 레이업슛)을 제일 깔끔하게 잘 찍었다. 프로에서도 통할 줄 몰랐는데, 한 두개 찍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공격 선수보다 더 높이, 수직으로 떠서 볼만 보고 친다”고 블록슛 비결을 밝혔다.하윤기는 16일 서울 삼성전에서 아이제아 힉스에게 ‘인 유어 페이스 덩크’를 당했다. 그래도 그걸 블록해 보려는 패기를 선보였다. 하윤기는 “덩크 먹는 걸 싫어한다. 한 번 찍어보려고 떴다”고 했다.하윤기는 학창 시절 잦은 부상 탓에 드래프트 1순위가 아닌 2순위로 밀렸다. 하윤기는 “고1 때 십자인대가 꺾여 수술했다. 이후 발목을 다쳤는데도 무릎이 아파서 쉬는 줄 알더라. 무릎 연골이 없다는 소문까지 났는데, 내 연골은 멀쩡하다. 건강하게 잘 뛰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뿐이다. 솔직히 신인 1순위 욕심은 났지만, 순위는 숫자일 뿐”이라고 했다.경험이 아직 부족한 하윤기는 특급 빅맨에게 혼쭐이 났다. 18일 고양 오리온전에서 고려대 선배인 이승현(29·1m97㎝)에 막혀 4득점에 그쳤다. 하윤기는 “역시 두목 호랑이(이승현 별명)는 다르더라. 힘이 장난이 아니다”라고 떠올렸다. 원주 DB 김종규(30·2m7㎝)는 데뷔전을 치른 하윤기를 한 수 지도한 뒤 “윤기를 블록하면 ‘웰컴 투 KBL’이라고 말해주려 했는데, 힘들어서 못했다”고 했다. 리그의 빅맨들이 하윤기를 주목하고 있다.하윤기는 “데뷔전이라 아무 것도 모르고 뛰었다. 이후 더 불타올랐다. (선배들과) 다시 붙으면 쉽게 지지 않겠다”면서 “사실 종규 형이 롤모델이다. 잘 달리고 미들슛까지 갖춘 선수”라고 덧붙였다.그동안 빅맨 기근에 시달리던 KT는 하윤기 가세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윤기는 “훈이 형이 부상에서 돌아오면 공격이 더 강해질 거다. 경기당 리바운드 7~8개를 잡아서, KT의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KT는 올 시즌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겼다. 하윤기는 ‘수원 농구명문’ 삼일상고 출신이다. 삼일상고는 양희종(안양 KGC), 송교창(KCC), 이현중(데이비슨대), 하승진(전 KCC) 등을 배출했다. 하윤기는 “모교를 방문한 하승진(2m21㎝) 대선배님을 상대한 적이 있다. 나보다 머리 하나만큼 더 크고, 공을 잡자마자 넣더라”고 했다.하윤기는 지난 6월 아시아컵에서 함께 활약한 이현중(21), 여준석(19·용산고)과 ‘한국농구 미래’로 꼽힌다. 하윤기는 “슈터 현중이는 기복이 전혀 없고, 준석이는 잘 뛰면서 3점슛까지 갖췄다. (당시 대표팀 주축이었던) 라건아가 ‘포스트에서 상대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최고란 마인드를 가져라’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0.28 07:54
축구

2m 공격수 뮬리치 "3연속골로 성남 3연승 이끈다"

프로축구 성남FC는 최근까지 제대로 된 훈련을 못했다. 지난달 5~10일 강원도 고성 전지 훈련 직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선수단 46명 중 22명(선수 14명, 스태프 8명)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당시 성남은 K리그1 10위에 처져있었다. 성남 선수단은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달 초 팀 훈련을 재개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안 그래도 부진한데, 코로나 악재까지 겹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거라고 내다봤다. 일부 팬은 "강등권인 11, 12위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며 한숨 쉬었다. 예상과 달리 성남은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 휴식기 이후 치른 4경기에서 1패(2승1무)만 당했다. 최근 치른 2경기(7일 포항 스틸러스전 1-0승, 14일 수원 삼성전 2-1승)는 모두 이겼다. 순위는 여전히 10위지만, 경쟁 팀보다 한 경기 덜 치러서 추후 순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성남(승점 25)과 6위 수원FC(승점 31)의 격차는 승점 6이다. 성남의 반전 성적의 중심엔 괴물 스트라이커 페이살 뮬리치(27·세르비아)가 있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던 뮬리치는 포항전과 수원전에서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둘 다 결승골이었다. 그는 시즌 10골로 득점 4위에 올라있다. 성남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21골을 넣었는데, 뮬리치가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지난 2월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뛰다 성남 유니폼을 입은 뮬리치는 압도적인 체격과 힘이 돋보여 별명이 '즈베르'(Zver·러시아어로 야수)였다. 키 2m3㎝(체중 102㎏)로 K리그에선 역대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보그단 밀리치(2m2㎝)보다도 1㎝ 더 크다. 공중볼 경합은 백전백승이고, 두 명과 몸싸움을 붙어도 거뜬하다. 삭발 헤어스타일에 덥수룩한 턱수염까지 길러서 험상궂은 표정만 지어도 상대는 움츠러든다. 뮬리치는 장신 공격수로는 드물게 발까지 빠르다. 그는 포항전에서 포항 수비수 그랜트의 볼 터치가 불안한 사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볼을 뺏은 뒤, 쏜살같이 드리블해 골을 터뜨렸다. 수원전에서 페널티박스 전방에서 번개같은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모두 상대 수비 예상보다 한 박자 빨리 움직여 성공한 골이다. 비시즌에 육상 코치를 섭외해 훈련하는 게 뮬리치 스피드의 비결이다. 그의 30m 스프린트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고였던 문선민(당시 상무)이 시속 36.4㎞였다. 뮬리치는 "유럽에서도 헤딩보다 드리블이 주 무기였다. '저 선수는 덩치가 크니 헤딩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는 큰코다쳤다"고 말했다. 성남은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리그 3연승에 도전한다. 이기면 중위 도약 발판을 놓을 수 있다. 뮬리치는 "인천전에서 3연속골 넣어서 팀 3연승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8.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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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3㎝에 빠른 발까지…성남FC 공격수 뮬리치

“유럽에서 별명이 ‘즈베르’(Zver·러시아어로 야수)였다. K리그 적응을 마친 야수의 무서움을 보여주겠다.” 프로축구 성남FC 공격수 페이살 뮬리치(27·세르비아·사진)가 코로나19 휴식기에서 돌아오자마자 펄펄 날고 있다. 그는 22일 K리그1 18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시즌 5호 골(득점 7위)을 터뜨렸다. 3주 공백이 무색했다. 성남은 최근 리그 4경기(14~17라운드)를 쉬었다. 지난달 30일 FC서울전 직후 서울 황현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출전한 성남 선수들은 프로축구연맹 수칙에 따라 2주 자가격리 후 일주일간 회복훈련을 했다. 2월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이적한 뮬리치는 이 기간 집중적으로 훈련하며 리그와 팀에 녹아들었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팀이 경쟁팀보다 서너 경기 덜 치렀다. 두 경기마다 1골(12경기 5골) 페이스를 유지하면 득점 선두권 진입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뮬리치는 키 2m 3㎝(체중 102㎏)로 K리그 역대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보그단 밀리치(2m 2㎝)보다도 1㎝ 더 크다. 공중볼 경합은 백전백승이고, 두 명과 몸싸움을 붙어도 거뜬하다. 장신 공격수로는 드물게 발도 빠르다. 지난달 10일 광주FC전 당시 하프라인에서 상대 골문까지 혼자 드리블 돌파한 뒤 득점하는 장면을 두 차례나 연출했다. 당시 광주 수비진이 전력 질주에도 따라잡지 못했다. 뮬리치는 “유럽에서도 드리블이 주 무기였다. ‘저 선수는 덩치가 크니 헤딩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는 큰코다쳤다”고 자랑했다. 비시즌에 육상 코치를 섭외해 훈련하는 게 뮬리치 스피드의 비결이다. 그의 30m 스프린트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고였던 문선민(상무)이 시속 36.4㎞였다. 시즌 초에는 슬럼프도 겪었다. 무슬림인 뮬리치는 이슬람교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지키느라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다. 올해 라마단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2일까지였다. 그가 힘을 못 쓰자, 선두권이던 팀도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부진이 깊어질 무렵 코로나 휴식기가 결정됐다. 그는 “지금은 매일 경기해도 거뜬하다”고 큰소리쳤다 뮬리치는 지난달 광주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흥분해 상의를 벗어 던졌다. 그에 앞서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은 것도 잊었다. ‘아차’ 했지만, 늦었다. 결국 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뮬리치는 “새로운 골 세리머니를 개발해 매 경기 득점하겠다. K리그를 집어삼키겠다”고 강조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5.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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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아, 네가 있어 고맙다” 레전드 한목소리

“선배님, 훌륭한 후배가 나오니 흐뭇하시죠.”(차범근(68) 전 축구대표팀 감독) “내가 뭐랬어. 얘는 크게 될 거라고 그랬지.”(이회택(75) 전 축구협회 부회장) 한국 축구의 간판 공격수 계보를 이어받은 ‘월드 클래스’ 후배 손흥민(29·토트넘) 이야기에 한국 축구 ‘레전드’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차 전 감독과 이 전 부회장, 그리고 김재한(74) 전 축구협회 부회장과 노흥섭(74) 전 축구협회 부회장이 10일 서울 평창동 차 전 감독 자택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네 명의 ‘레전드’는 “유럽보다 여전히 척박한 한국 축구의 토양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준 손흥민이 고맙고 기특하다”고 입을 모았다. 손흥민은 ‘레전드’ 못지않은 한국 축구의 개척자다. 그의 기록 하나하나가 한국 축구사를 다시 쓰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말 그대로 ‘물’이 올랐다. 그는 8일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 원정경기(토트넘 1-3 패)에서 골을 터뜨려 시즌 22호 골(컵대회 포함)이자 리그 17호 골을 기록했다. 차 전 감독이 1985~86시즌 바이어 레버쿠젠(독일) 소속으로 세운 한국인 유럽리그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17골)과 타이기록이다. 차 전 감독의 현역 시절 기록을 줄줄이 뛰어넘은 손흥민의 마지막 도전 과제다. 올 시즌 안에 새 타이틀을 손흥민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차범근 전 감독 얼굴에서는 흐뭇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손흥민 모든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후배가 나와서 내가 세웠던 기록을 하나하나 뛰어넘어 준 덕분에 ‘차범근’이라는 이름 석 자가 축구 팬 사이에 함께 회자한다. 내가 오히려 (손)흥민이 덕을 본 셈”이라며 활짝 웃었다. 세 선배는 “차 감독이 현역으로 뛰던 시절과 현재는 환경이 아주 다르다. (손흥민과 비교해도) 차 감독 손을 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차 전 감독은 “지금은 명실상부한 손흥민 시대다. (한국 축구) 역대 최고 선수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손흥민”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회택 전 부회장은 “(손흥민은) 스피드와 순발력, 슈팅력을 다 갖춘 만능형 공격수다. 2015년 토트넘에 이적할 당시만 해도 유연성이 살짝 부족했는데, 그사이 다 극복했다”고 칭찬했다. 또 “2017년 11월 콜롬비아 국가대표 평가전(한국 2-1 승)에서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가랑이 사이로 골을 넣는 모습에 무릎을 쳤다. ‘크게 되겠다’ 싶었는데 역시 기대대로 잘 커 줬다”고 칭찬했다. 현역 시절 ‘장신 골잡이’로 명성을 떨친 김재한 전 부회장은 손흥민 성공 비결로 ‘슈팅 밸런스’를 꼽았다. 김 전 부회장은 “손흥민이 출전했던 2009년 나이지리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단장 자격으로 동행했다. 훈련과 경기를 꼼꼼히 지켜봤다. 퍼스트 터치부터 슈팅까지 한 동작으로 매끄럽게 마무리하는 장면에 감탄한 기억이 난다. 발목 힘이 타고났다. 그 덕분에 어려서부터 대포알 슈팅을 펑펑 때렸는데, 정교하게 감아 차는 능력을 추가면서 위협적인 공격수가 됐다”고 옛 기억을 짚었다. 파죽지세로 차 전 감독 기록을 갈아치운 손흥민에게 남은 난공불락의 고지가 있다. 우승이다.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합쳐 한 번도 우승컵을 안아보지 못했다. 2019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을 때가 첫 우승 기회였는데, 리버풀(잉글랜드)을 넘지 못했다. 두 번째 기회였던 지난달 26일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전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에 무릎을 꿇었다. 차 전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세 차례 정상을 밟았다. 1979년 프랑크푸르트(독일) 소속으로 유로파리그의 전신인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우승했다. 이듬해에는 독일축구협회(DFB) 포칼(FA컵) 우승을 견인했다. 그리고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1988시즌 UEFA컵을 한 번 더 품에 안았다. 손흥민의 이적을 바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도 우승이 이유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바이에른 뮌헨(독일), 리버풀(잉글랜드) 등 손흥민에 관해 관심 갖는 빅 클럽으로 옮겨 우승이라는 커리어의 화룡점정을 바라는 것이다. 대선배들도 조심스럽게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이회택 전 부회장은 “공격 파트너인 해리 케인과 상승작용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포워드로서 한 단계 올라서려면 새로운 기회를 타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노흥섭 전 부회장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테르 밀란)이 떠난 뒤 손흥민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눈에 띄게 줄었다. 토트넘에서 파트너 케인과 호흡이 좋지만, 유럽 어느 팀에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타입”이라고 평가했다. 차 전 감독은 “어떤 판단을 하든지 전적으로 응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5.1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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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대 실점률 보여주마” 38세 거미손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거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위풍당당하게 골문을 지키는 그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 골키퍼 김영광(38) 얘기다. 1983년생인 그는 K리그 최고령 선수(염기훈, 김광석 동갑)다. 올 시즌이 데뷔 20주년. 팀 막내인 골키퍼 정명제(19)가 태어난 2002년 데뷔했다. 김영광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K리그 맏형이 될 때까지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여유 부린 적이 없다. 선발로 나서기 위해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준비했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여러 번 팀을 옮겼어도 주전을 놓친 적이 없는 그의 말투에는 자부심이 담겨있었다. 김영광은 올 시즌 성남 돌풍의 중심이다. 지난 시즌 10위 성남은 이번에도 강등권 팀으로 평가됐다. 눈에 띄는 전력 보강이 없었다. 예상이 빗나갔다. 성남(승점 11)은 2021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3승 2무 1패다. 우승 후보 전북 현대(승점 14), 울산 현대(승점 12)와 선두 경쟁 중이다. 6경기에서 3골만 내준 철벽 수비가 비결이다. 리그 최소 실점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울산, 2012년), 올림픽 8강(04년), 월드컵(06, 10년)을 경험한 백전노장 김영광이 그 중심이다. 그는 경기 내내 수비진을 향해 뭔가 지시한다. 사령탑 역할이다. 그래서일까. 늘 목이 쉰 상태다. 위기 때는 직접 나선다. 올 시즌 김영광의 선방률은 82.4%다. 5경기 이상 소화한 골키퍼 중 2위다.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는 3회로 조현우(울산)와 공동 2위다. 골키퍼로는 꿈의 수치인 0점대 실점률(0.5실점)을 기록 중이다. 김영광은 “필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를 보면 ‘죽어도 골 안 먹는다’는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김영광 노익장 비결은 쉼 없는 노력이다. 그의 키는 1m83㎝로, 2m급 장신 골키퍼가 즐비한 현대 축구에서 작은 편이다. 살아남기 위해 더 빨리 몸을 던지고, 더 높이 뛰어야만 했다. 20대 땐 밤마다 5시간씩 줄넘기 2단 뛰기를 수천 개 했다. 점프와 순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요즘도 특별훈련을 거르지 않는다. 백민철 성남 골키퍼 코치 도움으로 얼굴 정면으로 날아오는 강슛을 눈을 감지 않고 쳐내는 연습을 한다. 동체 시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얼굴에 맞는 한이 있어도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본다. 김영광은 “슈팅은 빗맞거나 수비 맞고 굴절되기 일쑤다. 끝까지 봐야 막는다. 지금도 실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김영광은 20년째 몸무게가 86~87㎏이다. 이 몸무게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다. 20대 못지않은 근육질 몸매다.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그는 주전 골키퍼 상징인 등 번호 1번 대신 41번을 단다. 신인 때 등 번호다. 그는 “지난해 성남에 입단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신인 때 번호를 택했다. 41번을 보며 이를 악문다. 이러다 41살까지 현역으로 뛸 거 같다”며 웃었다. 김영광은 통산 524경기에 출장했다. K리그 역대 4위다. 올 시즌 내 3위 최은성(은퇴, 532경기)과 2위 이동국(은퇴, 548경기)을 넘어설 전망이다. 김영광은 "이기는 데 모든 걸 걸겠다. 실점률이 낮으면 팀 상승세는 이어질 거다. 38세이라도 0점대 실점률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4.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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