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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고 여파 '전략적 후퇴' 택하는 대기업들, 선제적 투자 제동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여파로 대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조정되고 있다. 전략상 후퇴를 선택하는 기업이 늘면서 미래 대비 선제적인 투자 계획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최근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고환율·고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존에 세운 투자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43만3000여㎡ 부지에 약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M17)을 증설할 계획이었다. 향후 2~3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에 대비해 클린룸(먼지·세균이 없는 생산시설)을 미리 확보해놓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은 이에 대해 "현재 검토 중이나 결정된 바 없다"고 종전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공장 증설이 보류된 데는 최근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설비투자 계획도 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내년 자본지출을 25%가량 줄여 16조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스마트폰부터 서버까지 모든 분야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감소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서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업체들도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는 장비 리드타임(주문부터 실제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 증가와 재고 상황을 고려해 시설투자(CAPEX) 계획은 기존 400억∼44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지난달 말 실적발표에서 "향후 수개 분기에 걸쳐 공급 증가를 조절하기 위해 조처하고 있다. 신규 공장·설비투자를 줄여 공급과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투자계획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이미 미국에 1조7천억원을 들여 배터리 단독공장을 짓기로 한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9일 투자계획 재검토에 대한 조회공시에서 "내용이 확정되면 1개월 이내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9 10:21
산업

최태원, '한국 기업 위기에 강하다' 자신한 이유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기업들이 위기에 강한 체질이라고 자신했다. 최태원 회장은 13일 제주도에서 2박3일 일정으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한 번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이자율을 계속 내리고, 돈을 풀어왔다"며 "계속 돈을 푸는 것으로 버텨왔던 것이 쌓인 데다 문제(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곡물가 상승)가 한꺼번에 겹쳐 터진 것"이라며 언젠가 올 위기였다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가중으로 내년까지 경기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한국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에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숱한 사건들이 많아서 한국 기업들은 이런 쇼크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기업 가운데 대한민국의 체질이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여 있다”며 “기업인은 위기가 항상 올 걸로 예측하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년 동안에도 한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2021년 코로나19 격변 속에서도 국내 1000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탄탄한 내실을 보였다. 한국CXO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별 기준으로 2021년 1000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020년 대비 55%나 증가한 145조52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6.3%에서 2021년 8.4%로 상승했다. 이 중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도 18곳에서 28곳으로 늘었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과 금리, 재료비 상승 등으로 어쩔 수 없는 전략상 후퇴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투자계획에 대해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부문을 원래 투자대로 그대로 밀기에는 계획에 잘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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